435. 6. 4 - Wandering Faeries


  여느 때처럼 고기 사냥을 마친 후에 고기를 잘 다듬고 연기로 그을려서 아르나이(Arnej) 로 내려가 팔기 위해 준비를 해 놓자마자 밤이 되었고, 그 밤을 맞이하여 나는 이제 잠들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아데시아(Adesia) 에 위치한 집으로 고기를 끌고 가, 고기를 집 근처의 나무 상자에 넣어두고 안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려 하였다. 그리고 나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으려 하는데, 창가에 두 개의 빛이 떠도는 모습이 나의 눈앞에 나타났다.
  새하얀 빛이지만 태양의 빛처럼 무지개 색을 띠는 듯해 보이기도 하는 그 빛. 그 한 쌍의 빛을 보면서 나는 평범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나는 두 어린 빛의 요정들이 창가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왼쪽에 있는 이는 검푸른색의 무릎의 낮은 높이까지 내려가는 감빛 머리카락과 푸른빛의 큰 눈동자, 그리고 나비 날개 형상의 투명한 날개를 가진 어린 빛의 요정으로서, 나와 비슷하게 민소매인 하얀 옷과 짧은 하얀색 치마를 입고 있다. 허리에는 띠를 두르고 있는데 등에 있는 끝 부분은 리본처럼 묶고 있는 이였으며, 오른쪽에 있는 이는 여름날의 나뭇잎 색깔과 같고 역시 무릎까지 내려가는 감색 머리카락과 초록빛 큰 눈동자를 가진 귀여운 외모의 빛의 요정으로서, 소매가 약간 짧은 하얀색의 약간 투명한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나를 보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랐다가 곧 내가 위험한 이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고 환한 목소리를 내어 말하자, 겨우 안심하면서 창가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잠에서 깨고, 거실의 원형 식탁에 두 요정을 위해 빵을 한 조각씩 주었다. 그리고 식탁 오른편의 둥근 의자에 앉아서 그들의 이름부터 물었고, 그러면서 그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찾아왔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 아이들의 이름은 창가 왼편에 있던 이가 미레타(Miretta), 그리고 오른편에 있는 이가 로레타(Loretta) 로서, 요정의 나라로 돌아가려다가 길을 잃어버린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자주 함께 여행을 다니고는 했었는데, 그 중에서도 로레타는 숲의 사정에 밝아 길을 잘 찾는 편이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늦게까지 놀다가 날이 어두워져 길을 찾으려 하니, 길 찾기가 어려워져 결국 길을 헤매게 된 듯해 보였다. 그런 그들의 요정의 나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길을 찾아볼 테니, 같이 가자고 말하였다. 그리고 잠시 길을 떠날 준비를 행하려 하였다.
  준비물은 왼쪽 허리에 채우는 칼과 오른쪽 허리에 채우는 천 주머니. 주머니 안에는 하얗게 빛나는 수정이 들어있었는데, 이것을 사람들은 '생명의 빛(Fos Tis Zois)' 이라 칭하고는 하였다. 요정의 숲에서만 발견되는 수정으로서, 생명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죽음의 힘으로부터 가진 자를 수호한다는 것으로서, 선한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물건. 이전부터 우연히 발견하고서 혹시 있을 일을 대비해 항시 소지하고 있었다.
  검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으로서,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검 '실페디아(Sylphedia)' 의 일종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실페디아 디 뫼르더(Sylphedia Die Moerder)' 라 칭하였지만, 그 유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또 검의 능력 역시 여느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검과 큰 차이가 없어 나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번개 구를 하나 불러와 그것이 어둠을 비추며 나아가도록 하는 동안 칼을 소지한 나를 보며 미레타가 물음을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항시, 그 무기를 소지하시는가 봐요."
  "응, 언제 위험한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까."
  이에 나는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어 화답하고서 이전에 내가 길을 나아간 경험을 바탕으로 요정의 나라를 찾아내려 하였다. 그리고 밤에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동물의 습격에 대비해 조심스럽게 움직이려 하였다. 행여 곰이라도 나타나는 순간에는 뛰어야 했다. 정면 대결을 벌일 시에는 나라도 위험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대비를 하며 내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길 잃으면 곰도 나타나고, 하니까 위험하지, 다음부터는 조심해."
  "예, 조심할게요." 이에 로레타가 그런 나에게 화답하고서, 미레타에게 다음부터는 무모하게 앞장서지 말라고 다그치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내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미레타와 자주 길을 다니고, 미레타가 길을 항상 주도하는가 봐."
  "예, 그러하지요. 미레타가 워낙 적극적인 아이라서요."
  이에 그렇다고 답을 하는 로레타. 그리고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가끔 생긴다는 말을 한 이후에 지금의 경우는 그 중 하나에 속한다는 언급도 하였다.
  그렇게 길을 찾은 끝에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결국 나는 요정의 나라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나무들마다 무지개 색을 띠는 꽃들이 피어나 있고, 나무 뿌리 부근이나 풀밭의 곳곳에 하얀 수정들이 박혀있는 곳. 그 곳에 이르자마자 미레타는 길을 찾아준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그는 나에게 요정의 여왕을 만나보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길을 찾아준 일에 대해 반드시 사례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미레타, 그리고 로레타를 따라 요정의 나라, 북쪽에 위치한 수정 궁전으로 나아가, 그 곳의 옥좌에 앉아있던 여왕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여왕이라지만 나와 동갑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였다. 초록색의 무릎 높이까지 내려가는 긴 머리카락과 에메랄드 색을 띠는 투명하고 큰 눈동자를 가진 소녀. 초록색의 소매가 짧으며 치맛단이 길어 발목 근처에 이르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수정 옥좌에 앉아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요정의 여왕. 그러다가 미레타, 로레타가 자신의 좌우에 자리잡고, 이어서 내가 옥좌를 향해 걸어오자, 나의 모습을 보며, 혹시 아데시아 산에 사는 바람의 정령이 아닌가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몇 번의 절차를 거쳐, 나는 옥좌의 바로 앞에 위치한 다음에 내가 누구인지를 소개하고, 이어서 그 답례로 요정의 여왕이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소개를 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이름은 파렐린 폰 페네아(Farelin von Feenea). 요정의 숲을 다스리는 여왕으로서, 평상시에는 숲 일대와 요정의 샘 일대를 거닐지만, 이번에는 불안한 일이 생겨 마침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이를 찾고 있었음을 언급하기도 한 이후에 검을 소지한 나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요청을 들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나에게 건네기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그 여왕으로부터 한 가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근래에 동쪽의 '금지된 구역' 에서부터 검은 기운이 새어나와 요정의 숲에 이르렀다는 이야기. 그러면서 그 금지된 구역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주지 않겠느냐고 나에게 물음을 건네기도 하였다.
  걱정으로 마음이 상하는 여왕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결국 그 요청을 들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요정들을 다스리고 보살피는 역할을 맡는 여왕이 근심으로 요정들이 걱정하도록 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에 요정의 여왕은 고맙다고 화답하고서 그 일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답례는 반드시 해 주겠음을 언급하고서 나에게 한 가지 물건을 가져갈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두 팔을 앞으로 내밀고 작은 빛의 기운을 일으켜 하나의 구를 이루도록 하였다. 그 이후, 그 구를 나에게 건네면서 어둠을 비추는 등으로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고마워요, 여왕님." 이에 나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미레타, 로레타에 대해 물음을 건네었다. 그들이 요정의 여왕과 무척 가까워 보인다는 생각에 의한 일이었다. 그러자 요정의 여왕은 밝은 목소리로 자신의 근처에서 자신을 도와주는 이들임을 밝히고서 그들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가끔, 저에게 바깥 세상 소식을 알리기 위해 나서기도 하지요. 그러다가 길을 잃어 곤혹을 치르기도 하는데, 이번에도 그런 곤혹을 치른 듯 싶네요."
  그러자 나는 그런 그들에 대해 미소를 지었고, 이어서 미레타가 당황하며 부끄럽다고 외치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니까, 로레타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것 아니겠니?"
  이에 로레타가 미레타를 놀리면서 한 동안 서로 즐겁게 미소를 짓는 광경이 나타났다. 그러는 동안 나도 그 즐거운 분위기에 이끌려 미소를 지으며 그 광경을 한 동안 재미있게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때가 되고, 결국 나는 요정의 나라를 떠나며 여왕의 인사를 듣고, 나를 요정의 나라, 그 입구까지 바래준 미레타, 그리고 로레타의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서 나는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하다가, 그 일에 대해서는 일단 잠든 후에 생각해 보자고 결심하면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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