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phid 4th - 2. Indaco e Sangue : 5


  상글랑트의 두 팔이 본 모습을 드러내고, 그와 함께 공격 장치가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글랑트를 마주하고 있던 클라리스, 미라-그리고 미라 곁의 리피-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그저 상글랑트의 날개를 펼친 모습에 시선을 집중하기만 할 뿐,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어떠한 말도 건네지 않고 있었다.

  Comment...... comment..... comment osez-vous me pousser jusqu'ici.......! Toutefois, c'est dommage que vous pensez pouvoir enfin me battre! Rarararara...... Vous devez savoir : Pensez-vous que détruire cette île poubelle est mon tout? Oh, jamais, cette destruction n'est que le commencement. Je vais tout détruire, de cet endroit à votre résidences et éventuellement tout sur cette planète! Et je consacrerai tous les restes et âmes au seigneur des altesses!!!

어떻게...... 어떻게...... 너희들이 이렇게까지......! 하지만, 결국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 줄 알고 있다니, 참 안 됐구나! 하하하하하....... 이것만은 알아야 할 것이야 : 이 쓰레기 같은 섬을 없애버리는 것이 나의 전부일 것만 같나? 아니, 그럴 리가, 이것은 그저 시작일 뿐. 나는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다, 이 곳부터 너희들의 거주지 그리고 이 행성의 모든 것을! 그리고 나는 모든 잔해들 그리고 혼들을 드높은 분께 바칠 것이야!!!

  그러한 외침에 누구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답을 할 틈이 있지도 않았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상글랑트의 양 팔에 장착된 푸른 공격 장치에서부터 원기둥 모양의 푸른 광탄들이 여러 방향으로 난사되고 있었던 것. 두 팔에서 광탄들을 흩뿌리고 있으면서 상글랑트는 전방의 여러 방향으로 회전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미라는 그 광탄들을 피해 나아가면서 하늘색 빛을 발하는 칼날들을 양팔의 푸른 빛을 발하는 장치들을 향해 발사해 나아가며 상글랑트의 공격에 맞서고 있었으며, 클라리스는 상글랑트의 정면 쪽에서 하얀 빛으로 구형의 보호막을 생성해서 자신을 광탄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었다.
  "리피! 올 수 있으면 이리로 와!"
  그 무렵, 클라리스가 생성한 보호막에서부터 리피에게 보호막 안으로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외침에 미라를 따르고 있던 리피가 답했다, 상글랑트가 광탄 난사를 멈추고 잠깐 시간적 여유가 생겼을 때에 그의 곁으로 오겠음을 밝혔다.
  난사되는 광탄들은 처음에는 나와 아네샤의 눈앞에는 오지 않고 있었지만 상글랑트가 회전하면서 광탄들을 흩뿌리기 시작하면서 나와 아네샤에게도 광탄들이 날아오기 시작했고, 그래서 그 광탄들을 피하기 위해 움직여야만 했다. 광탄들을 피하면서 아네샤 역시 그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써 하늘색 바람 줄기들을 파랗게 빛나는 발사 장치들을 타격해 가기 시작했고, 이어서 나 역시 파란 번개 줄기들로 파랗게 빛나는 장치들로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상글랑트가 클라리스의 보호막 앞에 멈추었을 때, 상글랑트의 광탄 공격이 멈추면서 그것의 개방되었던 두 팔이 다시 닫히고, 이어서 상글랑트가 그 두 팔을 들어 올리더니, 기수 부분에서부터 음파가 발사되기 시작했으며, 음파 발사와 함께 괴성이 울려 퍼졌다.

ROUOOOOOOOOOOAAAAAAAAAAAAAAAHHHHHHHHHHHHHHHH!!!!

  처음 공격 행동에 들어갔을 때보다 더욱 격렬한 괴성과 함께 상글랑트의 본체 상단과 하단에 장착된 날개의 정면 부분에 자리잡은 장치들이 파랗게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날개마다 6 개씩 장착된 커다란 파란 눈처럼 생긴 공격 장치들은 모두 광선 발사 장치들이었으며, 이들은 작동되기 시작하자마자 상글랑트가 위치한 그 전방을 향해 거대한 빛 기둥을 굉음과 함께 분출해 나아가려 하였다. 주변 일대를 격렬한 소음 지대로 변이시켜 가면서 분출되는 빛 줄기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빛이 되어 갔으며, 그 빛 줄기 사이의 공간을 겨우 찾아 그 공간에 머무르는 것으로 피해를 간신히 면해야 했다. 빛 기둥들이 생성한 빛 사이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빛에 둘러싸이면서 내 주변으로는 빛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나는 아네샤가 걱정이 되었고, 그래서 소정령 간 통신을 통해 아네샤에게 연락을 하려 하였다, 무사하다면 연락에 응할 것임이 분명했다.
  "라르나! 나 지금 무사해! 무슨 일이야?"
  "아네샤, 지금 어디에 있어?"
  이후, 빛 기둥 사이, 빛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연락을 하자마자 바로 아네샤가 응했고, 이에 나는 바로 아네샤에게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네샤로부터 라르나가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서 자신은 보호막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음을 밝혔다. 광선의 출력이 막대해서 보호막을 지속 생성하는 것으로 견디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라르나는 지금 어디에서 뭐하고 있어?"
  "나? 나는 지금 빛 기둥 사이의 작은 틈새에 있어, 어찌하다 보니, 운이 좋아서 말야."
  그 물음에 나는 바로 그렇게 화답했다. 이에 아네샤는 정말 다행이라고 화답을 하더니, 이후로는 당분간은 나에게 많은 것을 맡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호막의 지속 생성으로 인해 마력의 소모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모든 상황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마력 회복에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알았어, 저 빛이 진정되고 나면 아네샤는 물러나서 쉬고 있어, 그 동안 내가 네 몫까지 해 줄 테니까!"
  다행히도 연락을 마칠 즈음, 빛 기둥이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의 경과와 상관 없이 아네샤에게 내가 이전에 말했던 바대로 뒤로 물러나서 쉬고 있어줄 것을 당부했고, 이에 아네샤는 알았다고 화답을 하고 일단 나의 뒤쪽으로 물러섰다. 한편, 그간 상글랑트가 날개에서부터 발사한 빛 줄기들이 사라지면서 상글랑트는 섬의 북쪽 방향을 향해 후진 비행을 행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두 날개를 젖히면서 그의 오른쪽 날개 쪽을 향해 비행해 나아가려 하였다.
- 상글랑트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미라가 그것을 추격하려는 듯이 그것을 쫓아가기 시작했고, 클라리스 역시 자신이 생성했던 보호막이 사라지도록 하고서 바로 미라를 따라 그것을 추격하기 위한 비행을 개시했다. 가능한 빠른 속도로 나아가려 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먼지 비행해 나아간 미라를 앞질러 가게 되었다.

  "클라리스 씨! 미라 씨! 저기를 봐요!"
  그 무렵, 오른편에서 리피의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를 향해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고, 이후, 미라로부터 무슨 일이냐고 화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 나의 눈앞으로 하나의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상글랑트의 몸체 상단과 하단에 한 쌍씩 장착된 날개 안쪽의 구형 장치들이 다시 푸른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각 장치들에서부터 푸른 광선들이 곡선을 그리며 지면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렇게 지면을 향해 낙하해 간 광선들은 이후, 지면과 격돌하면서 폭음과 함께 지면에 충격파와 더불어 푸른 반구체들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광선들이 섬의 지면을 향해 발사되었기에 이들이 지면에 격돌하면서 섬은 그야말로 그 빛들로 뒤덮이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이 섬을 버리면서 아예 부수어 버리기로 작정을 했나......?'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상글랑트가 더 이상 섬에 머무르려 하지 않고 있으며, 섬을 버리면서 섬의 모든 것들을 파괴해 버릴 생각 역시 갖고 있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 몸체의 바로 앞에 도달하는 그 때, 상글랑트는 공격을 멈추고, 두 팔을 들어올린 다음에 그 두 팔을 뻗기 시작했다. 뻗어간 두 팔은 보호막으로 위험을 모면했을 클라리스 그리고 빛 줄기들 사이를 간신히 피해냈을 미라가 있는 전방 일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지만 전방 일대에 있는 이들 중에서 그 공격에 당한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두 팔을 잠시 앞으로 휘두른 이후, 상글랑트는 두 팔을 다시 굽히면서 두 팔의 끝 부분들을 다시 개방시켰다. 푸른 빛을 발하는 공격 장치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니, 그것을 보자마자 바로 그 공격 장치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파란 번개 줄기들을 각 장치들을 향해 발사해 이들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광탄들이 발사되기 시작하면서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 역시 마치 그에 호응하는 듯이 각자가 거느리고 있던 하얀색, 하늘색 기운들에서부터 광탄들을 발사하고, 그와 동시에 자신들 역시 새하얀 빛의 검들, 그리고 하늘색 빛의 칼날들을 공격 장치들을 향해 생성하고 투척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계속 움직이며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던 탓인지 이번에는 클라리스도 미라처럼 적극적으로 비행을 이어가면서 광탄들 사이를 피해 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으며, 미라 이상으로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세 사람에게서 집중 타격을, 그것도 다수의 번개 줄기, 칼날들을 맞고 있다 보니, 공격 장치들의 상태는 금방 안 좋아진 듯해 보였으니, 안정적으로 깜박이던 그 외형이 불안정하게 깜박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상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글랑트는 각 팔의 장치들에서 계속 광탄들을 발사했으며, 이후에는 그 광탄들은 이전의 광탄들과 달리 일정 거리 이상 나아가면 폭발해 푸른 빛의 구체를 생성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 그 폭발에 더욱 주의를 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럼에도 미라와 리피는 물론, 클라리스도 보호막을 이용하지 않고, 광탄들이 날아가는 궤적, 그리고 폭발의 흔적 사이를 계속 곡선 상의 궤적을 그리는 움직임을 가지며 어떻게든 피해 지나가는 것으로 위험에 자신의 신체 능력으로 대응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나 역시 폭발로 인해 생성된 구체들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기를 반복하면서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계속 타격을 가하고 있었다.
  집중 타격을 받은 그 영향으로 양팔 내부의 공격 장치들이 결국 오른팔의 것부터 하나씩 폭파되어 불꽃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왼팔의 장치도 이어서 클라리스, 미라의 마법 공격에 의해 타격을 받아 모두 폭파되어 불꽃을 터뜨리고 있었다. 두 장치들이 폭발하면서 그 충격으로 두 팔이 잠깐 그 위쪽으로 들어올려지고 있었고, 이후, 상글랑트는 두 장치들이 타격을 받아 폭파된 것 때문인지 "Comment osez-vous!!!" 라는 기괴한 외침과 함께 두 팔을 급격히 아래로 내렸다, 빛 줄기들을 발사하기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미라! 리피! 이번에는 모두 내 곁으로 와!!!"
  그 때, 클라리스가 미라 그리고 리피에게 자신의 곁으로 오라고 외쳤고, 이후, 미라와 리피가 자신의 곁으로 오자마자 클라리스는 두 팔을 자신의 앞쪽으로 내밀면서 두 팔에서 생겨나는 새하얀 빛으로 그들까지 감쌀 수 있는 구형의 보호막을 생성하려 하였다. 빛 줄기의 발사를 대비한 행동이었을 것으로 하늘 일대를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빛 줄기들이 발사되었을 때, 그 사이에서 보호막으로 겨우 버티고 있었고, 그 이후에도 마력을 소모해 가며, 적을 공격해 나아가던 미라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미라의 곁에 있던 리피의 모습을 보면서 그 때만큼은 그들을 보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을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이후, 예상했던 대로 빛 줄기들이 발사되기 시작했고, 그 무렵, 나는 빛 줄기들이 발사되려 할 즈음에 간신히 몸체의 뒤쪽을 향해 나아가서는 그 뒤쪽으로 접근해서 빛 줄기들에 의한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빛 줄기가 발사될 무렵, 비행체의 뒤쪽, 날개 뒤쪽의 배기구들에서도 불꽃이 방출되기 시작했다. 뒤쪽으로의 움직임을 감지했는지, 본체와 날개 뒤쪽의 배기구에서 불꽃들이 한 번에 발사되어 주변 일대가 순식간에 불꽃으로 둘러싸이게 되었다.
  날개를 앞으로 향한 채로 후진을 하면서 불꽃 사이에 있으면서 화염을 뿜어내는 배기구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하나씩 배기구들을 공격해 나아가려 하였다. 곡선을 그리는 바람 줄기들을 계속 발사해 가며 배기구들을 타격해 갔다. 내 주변 일대로 비행체들이 날아들거나 하지도 않았기에 나는 불을 뿜어내는 배기구들을 향한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배기구의 화염 분출이 멈추고 상글랑트에게서 괴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앞쪽에서 빛 줄기들이 발사되는 듯한 모습이 보이면서 잠시 날갯짓을 하면서 상글랑트의 우측면을 향해 나아가 보았다. 상글랑트가 자신의 몸체 상단 그리고 하단에 장착된 날개의 발사 장치에서부터 하나씩 거대한 빛 줄기들을 발사하고 있었으며, 클라리스 일행은 그 빛 줄기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듯해 보였다.
  상글랑트의 괴성이 다시 울려 퍼지면서 빛 줄기들이 지속적으로 발사되고 있었다. 도중에 한 번 포격음이 더 울려 퍼진 것으로 보아, 본래는 포격에 사용된 에너지가 거의 소진되고 있는 도중에 다시 에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는 것은 빛 줄기 사이에 있을 클라리스 일행이 버티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을 것이다, 버티지 못했다면 광선 발사를 한 방향을 향해 지속할 의미가 없었을 테니.
  상글랑트가 배기구에 불꽃을 뿜어내지 않는 그 틈을 노려 오른손에 든 지팡이에 번개의 기운을 집중시키고서, 번개의 기운이 모여 파랗게 빛나기 시작한 지팡이의 끝에서 번개 줄기들을 계속 발사해 배기구들을 타격해 나아가려 하였고, 여기에 그간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아네샤가 날개를 펼친 채로 나의 곁으로 날아와서는 나의 곁에 이르러서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바람의 줄기로 배기구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니, 그 모습을 보며 나의 오른편 곁으로 다가온 그에게 물었다.
  "아네샤, 이제 다 회복된 거야?"
  "어느 정도는. 완전히 회복된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내 기운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네." 배기구에서 불꽃을 뿜어내기 시작한 시기라 그 불꽃들을 피하느라 대답은 그저 그렇게 간단히 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배기구에서 연속으로 화염구들을 뿜어내고 있었으며, 여러 방향으로 수시로 발사 방향을 바꿔가며 화염구들을 분사하고 있었기에 피하는 데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라르나, 본래 배기구에서 화염을 저렇게 조절해가며 분출하는 경우도 있나?"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기는 해." 그 화염들을 피해 가면서 바람 톱날들을 발사해 자신의 바로 앞에 있던 배기구들에 타격을 가하고 있으면서 아네샤가 물었고, 이 물음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했다. 이런 경우는 배기구에서 불꽃을 뿜어내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기는 했다. 배기구에서 화염을 저런 식으로 발사하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원리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는 없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당장에는 그것이 중요한 사항은 아니었다.
  앞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네샤가 알려준 바에 의하면 앞쪽에서도 날개의 장치에서 빛들이 여러 형태, 다양한 간격으로 발사되어 여러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였다, 클라리스, 미라가 그 공격들을 피해 가면서 마력으로 생성한 칼날들로 날개 부분에 타격을 가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빛 줄기를 방출할 때보다는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인 것 같아."
  "그러하겠지." 이후, 내가 건네는 말에 아네샤가 바로 그렇게 화답했다. 그러는 동안 날개의 배기구들이 하나둘씩 폭파되고 중앙의 배기구들 역시 폭발과 함께 폭풍을 분출하면서 충격을 일으켜 그로 인해 상글랑트의 몸체가 격렬히 흔들리고 있었다. 날개 앞쪽의 장치들 역시 하나둘씩 폭파되고 있었는지, 앞쪽에서도 폭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후, 배기구가 하나만 남고, 배기구의 대형 화염 분사가 막 끝났을 무렵, 나는 배기구들을 완전히 파괴할 기회가 왔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팡이에 내 몸에 내재된 기운을 번개 기운으로 전환해 지팡이의 끝에 모이게 하였고, 그 번개 기운이 모이면서 지팡이는 파랗게 빛나는 칼날의 형상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 칼날로 배기구를 파괴하고 몸체에 구멍을 뚫어버리려 하였던 것. 그 전에 아네샤가 바람의 기운을 모아 배기구 쪽에 폭발하도록 하고, 그 이후에 내가 칼날로 일격을 가하기로 했다.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까, 바로 시작할게!"
  그 무렵, 배기구의 바로 앞에 있던 아네샤가 두 팔에 기운을 모으면서 바로 시작하겠음을 밝히면서 그와 동시에 두 팔의 기운을 모아 하나의 하늘색 빛을 발하는 구체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후, 아네샤는 자신과 주변 대기의 기운을 끌어모아 생성한 자신의 머리 크기만한-혹은 축구공 크기만한- 구체를 왼손 위에 올린 채, 왼팔을 자신의 뒤쪽으로, 곧 던질 것처럼 높이 들었고, 그 이후 곧바로 그 구체를 괴물의 배기구, 한 가운데 쪽을 향해 던졌다. 이후, 구체는 하늘색 긴 꼬리를 그려 마치 작은 혜성과도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구체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점차 가속하면서 날아가는 동안 거대한 송곳의 모습처럼 변한 구체는 이후, 배기구의 한 가운데 즈음에 격돌, 그에 이어 배기구 한 가운데에서 폭발과 함께 붉은 불꽃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때 마침 배기구에서 화염이 분사되려 하던 참이어서 그러한지 폭발이 시작되자마자 열기와 폭풍이 배기구 주변에서 급격히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폭발은 나와 아네샤가 있던 배기구 바로 앞까지 퍼질 기세였기에 폭발이 커져가는 광경을 보자마자 나와 아네샤 모두 배기구 옆으로 나아가면서 그 폭발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나는 오른쪽, 그리고 아네샤는 왼쪽 방향으로 날아가서 서로 멀어졌다가 이후, 배기구 바로 위쪽의 한 지점에서 다시 마주했다.
  대량의 대기 기운이 응집된 구체가 마침 불을 뿜기 직전이었던 배기구와 격돌하면서 터져 나오는 대기의 기운이 화염을 크게 일으켰고, 그것이 대규모 폭발로 이어졌고, 그것이 배기구 내부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었다. 나와 아네샤가 상공 한 지점에서 만났을 무렵, 배기구의 안쪽에서 더욱 큰 폭발이 일어나, 열기와 폭풍이 더욱 크게 발생하고, 마침내는 배기구 안쪽에서 한 차례의 큰 폭발이 발생해 몸체의 배기구 안쪽이 그 충격으로 인해 부서졌으며, 더 나아가 배기구가 있는 쪽에서 충격파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본체와 날개의 배기구들을 일제히 폭파시키고 있었다.
  배기구들이 폭발로 인해 파괴되면서 그로 인해 상글랑트의 뒤쪽은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지만, 그것의 동력원은 아직 무사했던 모양으로 동력원의 힘으로 어떻게든 부유 상태는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앞쪽의 클라리스 일행은 상글랑트의 날개에서부터 분출되는 광선들을 피해가며, 날개의 장치들을 공격해 나아가고 있었다. 앞 다리 내부의 모든 장치들이 폭파된 이후, 그로 인해 격노한 탓인지 날개의 장치에서 다양한 형태의 푸른 광선들이 클라리스 등의 일행을 향해 발사되고 있었으며, 공격 범위도 푸른 광탄들을 흩뿌리는 공격의 경우에는 상글랑트의 전방을 비롯한 여러 방향에 이를 정도로 광대했다. 빛 줄기 발사의 유형도 다양해져서 이전에는 거대한 빛 줄기를 일정 시간 동안 방출하는 형태가 주였으나, 앞 다리 내부의 장치들이 파괴된 이후에는 가는 광선들을 연속으로 발사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
  장치들이 발사하는 광탄, 광선들을 피해 가면서 클라리스, 미라는 계속 날개 내부의 파랗게 빛을 내는 장치들을 칼날들을 발사해 가며, 자신들이 소환한 기운에서부터 광탄들을 계속 발사해 가면서 집중 타격을 이어갔고, 날개들 내부의 장치들 역시 하나둘씩 푸른 불꽃을 터뜨리면서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날개쪽의 배기구들이 폭발을 일으켰고, 마침내 대형 배기구의 폭발이 발생하면서 그 여파로 상글랑트의 몸체 뒤쪽의 모든 배기구들이 폭파되면서 그 충격으로 상글랑트가 펼친 모든 날개들이 불길에 휩싸이게 되었다.
  상글랑트의 몸체 뒷 부분이 불길에 휩싸이는 광경을 보고 나서는 바로 다시 비행을 해서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의 왼편 곁으로 왔고, 두 팔을 앞으로 휘두르는 공격을 피해내면서 미라 그리고 리피와 마주하게 되었다.
  "방금 전에 폭발이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불길이 일어나는 모습도 보았어요. 이제는 저것이 더 움직이지는 못할 거예요."
  "맞아요, 동력을 이용해서 간신히 떠 있을 따름일 테니."
  이에 내가 미라의 말에 그러할 것이라 답했다. 그리고 이제 몸체의 장갑을 뚫고 동력원을 공격해 파괴시키면 될 것이라 말하는 그 때, 나의 근방에 있던 클라리스가 나 그리고 미라에게 말했다.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을 거예요."
  "아니, 무슨 이유로.......?" 그 목소리에 의아함을 느끼는 아네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나 역시 그 목소리에 클라리스 쪽으로 시선을 향하니, 다시 빛의 보호막을 펼치기 위해 빛의 기운을 끌어 모으는 클라리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손을 앞으로 모으면서 기운을 끌어 모았던, 이전 때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칼집에 꽂아 두었던 자신의 검을 두 손으로 들고, 칼날에 빛의 기운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그 응집되어 가는 빛의 기운으로써 보호막을 생성하려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보호막의 빛을 퍼뜨려서 상글랑트의 장갑에 피해를 가하겠다, 라는 것이려나, 그 때처럼.......?'
  보호막을 위해 빛의 기운을 다시 끌어 모으는 클라리스의 모습을 보면서 이전에 커다란 날개를 가진 비행체와 맞설 무렵에 보호막을 펼치고 그 빛을 퍼뜨려 병기들을 사라지게 만들었던 클라리스의 모습이 문득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때와 같이 빛으로 눈 앞에 보이는 기계 병기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겠노라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았다.

  한편, 배기구 쪽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불길에 휩싸인 상글랑트는 사실상 동력을 이용해 간신히 떠 있을 따름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공격의 의지를 멈추려 하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기수 부분을 개방시키고, 그에 이어 그 내부에 자리잡고 있었을 거대한, 그리고 투명한 구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구슬처럼 생겼다고 여기고 있었지만 이후에 그 모습을 자세히 보니, 그 안에 발화 장치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어서 고대 문명이 만들어낸 전구의 일종처럼 보이기도. 이후, 그 '전구' 의 몸체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동력원에서부터 기운을 끌어모아 빛의 일종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상글랑트가 그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클라리스의 오른편 곁에 있던 미라가 그를 앞질러 나아가서는 왼팔을 하늘 위로 올렸다. 이후, 하늘을 향하기 시작한 그의 왼쪽 손바닥에서 빛의 기운이 하늘색을 띠기 시작하면서 그에게로 모이고, 그렇게 모인 빛이 그의 좌우 옆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리고 다섯 그리고 여섯. 그렇게 여섯 개의 빛이 생성되어 미라의 바로 앞 일대에 정착, 이후, 그 빛들은 하나씩 거대한 덩어리를 거쳐 곧바로 사람의 형상을 갖추더니, 미라의 그것과 같은 나비의 날개와 같은 두 쌍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려나.' 그 모습을 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있을 즈음, 미라는 왼팔을 내리고, 검을 쥐고 있던 자신의 오른손을 앞으로 내미는 모습을 보였고, 그것을 명령 삼은 듯한 하늘색 빛의 형상들은 그 이후에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각자의 손바닥에서 하늘색 광탄들을 발사해 상글랑트의 전구를 향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상글랑트의 기수에 드러난 '전구' 가 미라의 '분신' 들에 의해 광탄 타격을 받기 시작한 이후, 미라는 상글랑트의 바로 앞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전구' 를 검으로 공격하기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이후, 미라가 상글랑트의 '전구' 를 하늘색 빛으로 이루어진 검의 날로 찌르려 하는 그 순간, 리피에게서 위험하다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피는 클라리스의 오른 어깨 곁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가, 상글랑트의 기수에 자리잡은 '전구' 의 빛이 커지는 모습을 보면서 위험을 직감한 것이었다. 모종의 아쉬움을 느낀 듯해 보이는 것도 잠시, 이후 미라는 자신이 만들어 낸 형상들이 사라지도록 하고서 다급히 클라리스의 곁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나 역시 아네샤에게 클라리스의 바로 뒤쪽에 있도록 하자고 청했다.
  "더 공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아."
  "그 이후로 우리도 뭔가 해야할 것 같지 않아?"
  "이번만큼은 클라리스 씨께 맡기는 편이 좋을 거야." 아네샤가 나와 아네샤도 뭔가를 해야할 것 같다는 말에 나는 이번 만큼은 클라리스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함이 옳다고 답했다. 그러는 동안 클라리스는 자신의 칼날에 칼날이 새하얗게 빛나는 무언가로 보일 정도로 모인 빛의 기운을 퍼뜨려서 투명한 빛의 보호막을 생성했다. 모인 기운의 양이 많아서 그랬는지, 클라리스 자신을 비롯한 주변의 넓은 일대를 감쌀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보호막이 펼쳐지고 있었다. 보호막이 투명해서인지 빛으로 보호막이 펼쳐지기는 했지만 건너편의 광경이 눈앞에 보이고 있었다.

  "아네샤, 이전에 거대 비행체와 맞설 때에 혹시, 거대한 빛이 퍼져 나아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지?'
  "봤어, 클라리스 씨께서 발생시키신 것이잖아." 그렇게 클라리스가 빛의 보호막을 일으키기 시작할 무렵, 내가 말한 바가 무슨 말인지 혹시 아네샤가 모를 것 같아서 아네샤에게 이전에 클라리스가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병기들을 향해 보호막을 폭발시키고, 그 충격으로 병기들이 소멸한 일에 대해 언급하려 하였고, 그러면서 우선 이전에 상대했던 거대 비행체의 좌측 날개 부근에서 빛이 퍼져 나아간 광경을 본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고, 이후, 아네샤로부터 봤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클라리스 씨께서 보호막을 펼치신 것을 빛으로 전환해서 퍼뜨렸고, 그 빛이 퍼지면서 클라리스 씨의 바로 앞에 있던 병기들이 그 충격으로 사멸하게 된 것이잖아."
  이후, 아네샤는 그 현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지를 말해 주었고, 나름 상세히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그 현상에 대해 굳이 말해 줄 필요는 없을 것이라 여길 수 있었다. 다만, 그 현상이 어떤 원리를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 아네샤는 조금은 이상하게 알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혹시 그것이 태양풍(Haivala) 의 원리 비슷한 것 아냐, 태양풍 이후에 대기가 충격을 받고, 그에 수반해서 전자 맥동파(ZrimaPuls ; ZP) 가 발생한다고 하잖아, 기계 장치들을 내부에서 파괴시킨다는 그 파동 말야, 그것과 비슷한 원리가 아닐까 싶기도 했었어."
  "그것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나는 바로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클라리스가 보호막을 통해 빛의 기운을 방출한 현상은 전자 맥동파라기보다는 별이 죽으면서 몸을 구성하던 기운을 퍼뜨리는 현상, 즉 신성 폭발(Nova) 에 가까워 보였다. 그 강한 충격을 기계 병기들이 견디지 못해 부서져 갔으리라는 것이다. 전자 맥동파였다면 기계 내부 장치는 손상될 지언정, 외부 자체는 멀쩡했을 것인데, 그 당시의 기계들은 잔해들만 흩어져 내리고 있었다.

  대화가 끝날 무렵, 상글랑트가 괴성을 내지르더니, 그 괴성과 함께 기수의 '전구' 부분에서부터 빛 줄기가 방출되기 시작했다. 빛 줄기이기는 했지만 그 직경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그 직경만 하더라도 상글랑트의 좌우 너비, 그 이상에 이를 정도였으니. 그래서 빛 줄기라기보다는 직선형을 이루는 하나의 거대한 기운의 파동(Zenihn Energinevl) 이 발사된다고 표현하는 편이 나았다.
  그 파동이 다가오는 순간, 구형 보호막을 생성했던 클라리스는 아직 빛의 기운이 남아있던 검을 오른손으로 잡고서, 잠시 주문의 영창을 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클라리스는 검을 든 오른팔을 뻗어 오른손과 검의 끝이 상글랑트의 기수를 향하도록 하니, 보호막을 이루고 있던 빛의 기운이 일제히 보호막이 펼쳐진, 클라리스와 일행이 있던 그 주변 일대를 중심으로 세찬 바람 소리와 함께 퍼져 나아가기 시작했으며, 빛이 퍼져 나아가면서 일행이 위치한 일대에서부터 바람이, 아니 폭풍이 불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때의 폭풍이 어찌나 거센지 자칫하면 폭풍에 휩쓸려 나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빛이 퍼지는 것과 함께 퍼져 나아가는 바람의 속도가 그 정도였으니, 폭발의 급격함은 폭풍의 기세가 보여주는 강함, 그 이상에 이르렀을 것이다. 퍼져 나아가는 빛이 상글랑트가 방출해 나아간 빛 줄기와 격돌하면서 일행이 위치한 전방 일대에서는 상글랑트가 방출한 빛이 밀려나면서 그로 인해 클라리스가 방출한 빛에 상글랑트의 기운이 더해지며 더욱 강한 빛의 폭발이 일어나 상글랑트의 몸체를 덮치고 있었다. 빛이 처음 퍼져 나아갈 때만 하더라도 그림자의 모습만 보이던 상글랑트는 잠시 후, 그 몸체가 부서져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빛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었다.
  이후, 빛 속에서 어떤 그림자가 검을 들고 앞서 나아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클라리스였다. 상글랑트의 몸체를 향해 돌격해 나아가려 하는 클라리스의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바로 클라리스를 향해 나아가면서 그가 어떻게 상글랑트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 할 것인지를 보려 하였다. 그 전에 나는 혹시 위험에 처할 수 있었던 만큼, 보호막을 펼쳤다.

  보호막을 구성하고 있던 빛이 사방으로 퍼져 나아간 이후, 클라리스는 자신의 두 날개를 뒤로 젖힌 채로 상글랑트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먼 너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있었으나, 잠시 후, 부서져 가는 상글랑트의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폭발에 의해 발생한 폭풍에 휩싸이며, 부서져 가면서 뒤집히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기수 부분의 '전구' 는 이미 부서져 있었으며, 기수 부분에 생겨난 균열을 중심으로 계속 부서져 가고 있었던 것.
  클라리스는 그런 상글랑트의 바로 위에 이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형체와 평행선 상의 궤적을 그리며 나아가고 있다가 상글랑트가 더 이상 뒤집히지 않고 기수 부분을 클라리스가 위치한 그 앞쪽에 드러내기 시작하자, 바로 사선을 그리는 궤적을 그리면서 상글랑트의 기수를 향해 날아 내려가려 하였고,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그런 그를 따라 상글랑트의 근방에 이르려 하였다.

A...... ah....... arr...... arré..... arrête..... ça......

으...... 으....... 그....... 그만...... 그만 해.......

  그 무렵, 상글랑트에게서 신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남성의 것인지, 여성의 것인지 모를 괴이한 기계음이 내는 신음 소리는 무언가를 애원하고 있는 듯해 보였지만-아무래도 살려달라는 말이었던 것 같았다-, 클라리스는 그러한 기계적인 음성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상글랑트의 기수 부분으로 다가가서 그 칼날을 전구가 자리잡고 있던 전구 부분의 안쪽으로 칼날을 찔러 넣으려 하였다. 그 때, 그의 오른편 뒤쪽에서 미라가 날개를 뒤로 젖힌 채로 그런 클라리스의 곁으로 다가가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클라리스는 처음에는 미라를 제지하려 하였으나, 미라가 강하게 요청하고 있으며, 그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 검격을 멈추고 상글랑트의 몸체 왼편으로 물러나, 상글랑트의 정면 쪽으로 미라가 바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클라리스의 마무리 일격을 제지하면서까지 미라가 상글랑트를 향해 먼저 다가가려 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곧 그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클라리스를 대신해 미라의 우측 근방에 있으면서 그가 상글랑트의 정면 쪽으로 돌격해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상글랑트의 정면 부분이 점차 파손되어 그 형체가 바스라지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정면 부분의 장갑이 파동 그리고 열기에 의해 닳고 바스라지면서 형상이 서서히 해체되어 가다가 미라가 접근해 올 무렵에는 '전구' 부분이 파손되면서 생겨난 구멍이 마치 꽃이 벌어지듯 벌어진 모습을 보이니, 그 시점에서 아마 그 내부 역시 그런 미라의 앞에 노출이 되었을 것이다. 미라는 상글랑트의 벌어진 틈 안으로 파고들자마자 바로 자신의 검을 든 오른팔이 그 안쪽으로 파고들도록 하였다. 빛의 기운에 의해 생성된 칼날이 상글랑트의 몸체 내부로 파고들어 그 안쪽을 찌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내부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기는 했지만, 내부 기판이었을 것 같아 보였다.
  그 후, 미라는 검을 두 손으로 잡고, 장갑 안쪽의 내부 기판, 그 안쪽으로 깊숙히 파고든 검의 자루를 세게 휘둘러 칼날이 기판 안쪽의 오른쪽 부분으로 움직이도록 하고서 다시 왼쪽으로 거세게 휘둘러 검을 기계 병기의 몸체에서 빼냈다. 검이 몸체에서 빠져나가자마자 폭발이 발생하면서 기판이 깨지고, 그것을 보자마자 잠시 생성한 보호막으로 기판이 깨져 생성된 파편을 막아낸 이후, 미라는 검을 두 손으로 든 채로 장갑 안쪽의 장치를 향해 나아가, 그 검으로 장치를 강하게 내리치려 하였다. 그 때,

Je ne pensais pas...... que les filles comme toi faisaient ça.
너희 같은...... 여자애들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남성적인 목소리가 들려오긴 했지만, 기계 장치가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면서 그것마저 내버렸는지, 여성적인 느낌의 기계적인 목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런 기계적인 상글랑트의 목소리 이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미라의 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Tu penses qu'elle ne pouvait pas le faire? C'est juste ta pensée. En effet, elle n'est ni une reine, ni une princesse. Mais, elle a une épée qui a été fabriquée à partir d'anciennes épées royales. Cela signifie qu'elle a le droit de t'exécuter." (그가 겁쟁이일 줄 알았나? 물론, 그는 여왕도 공주도 아니야. 하지만 그는 오래된 왕가의 검에서 만들어진 검을 갖고 있어. 그 말인 즉, 그는 너를 처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이지)
  "Tu veux avoir vivre pour elle?" (그를 위한 삶을 추구하고 있나?)
  "En effet." 이후, 상글랑트가 건네는 물음에 미라는 바로 그렇게 화답했다. '당연하지' 정도의 뜻을 가진 말이었으려나. 이후, 상글랑트에게서 이런 말이 들려왔다.
  "Tu peux avoir faim d'amour pour elle." (사랑에 빠져 있나 보군) 이라 말하더니, 곧바로,
  "Villies comme toi n'y pouvez rien." (너 같은 빌리(윌리) 들이란 어쩔 수가 없는 것들이야) 이란 말을 건네었고, 상글랑트의 발언을 도발로 받아들였을-어투가 약간 도발적으로 들리기는 했다- 그 말을 들은 미라가 자신의 검으로 상글랑트의 내부 장치를 강하게 내리쳤다. 예상보다 강하게 내리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에, 이를 두고 이전의 도발적인 발언으로 인해 미라가 격분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무슨 단어가 그를 도발했던 것일지, 그 때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다만, 짐작되는 바라면 있었다.
  '혹시 빌리(Villie) 라는 말에 격분한 것이려나.'
  "Que l'enfer soit avec toi. (지옥으로 꺼져 버려)" 미라가 검으로 장치를 내리쳐서 폭파시킨 이후에 기계 병기를 보면서 한 말이었다. 이후, 그는 상글랑트에게 "L'après est à elle. (이후의 일은 그의 몫이야)" 라는 말을 남기고서 뒤쪽으로 물러났다. 클라리스에게 남은 일들을 맡기려 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았다. 이후, 약속이라도 한 듯이 클라리스가 미라를 대신해 그의 바로 앞에 이르렀다. 그리고 미라가 장치를 깨뜨린 그 너머의 모습을 잠시 보려 하였다.
  미라가 두 개의 장치를 깨뜨리면서 드러난 것, 그것은 거대한 원통과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그 원통은 고대 문명에 관한 기록에서 한 번씩 모습을 드러내었던 그 '토카막(Tokamak)' 과 닮은 모습을 갖고 있었다. 병기의 심장부에 해당되는 그 장치, 그것은 랑슬로 그리고 (사실은) 상글랑트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 영혼과 육신이 플라즈마화한 채, 동력원이 되고 있다는 그 장치로서, 나를 비롯한 일행이 파괴해야 할 마지막 목표가 된 물건이었다. 그 장치의 모습을 목도하자마자 클라리스가 말했다.
  "이것이 그 수 많은 영혼들이 갇혀 있는 '감옥' 에 해당되는 장치이겠지요."
  그리고 잠시 후, 이제 곧 끝날 때가 된 것 같다고 클라리스가 말을 건네는 그 때, 빛에 휩싸인 채, 겨우 떠 있을 뿐이었던 상글랑트의 형체가 장갑이 계속 바스라지는 채로 클라리스로부터 먼 어딘가를 향해 바람에 휩쓸리며 날아가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날아가기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형체는 나의 눈앞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으며, 이어서 클라리스가 상글랑트가 바람에 휩쓸린 그 방향을 향해 속도를 내어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27. 3. 508 A.R. 00:45(?)

  상글랑트가 날아가는 것을 따라가지 않아 그것이 어디로 어떻게 날아갔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란 내가 위치한 그 앞쪽-북쪽 방향-으로 날아갔다는 것, 그리고 클라리스가 그런 개체가 날아가는 방향을 따라 날아갔다는 것 정도. 클라리스가 날아간 방향을 따라 나아가려고 해도 북쪽 방향을 따라 계속 나아가 보았지만 그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 후, 해수면과 인접해 나아가던 아네샤가 나의 바로 앞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나에게 말을 건네려 하였다 :
  "라르나, 클라리스 씨와 잔해를 발견했어!" 그리고서 그는 나에게 자신을 따라오라 말하니, 그 말에 바로 그를 따라 나서기 시작했다. 그가 나아간 곳은 다름 아닌 북쪽 상공의 한 지점으로 그 바로 아래로는 작은 바위섬 그리고 건물들의 잔해가 위치하고 있었다. 그 잔해 더미와 바위 위에서 상글랑트는 심장만 남은 채로 심장의 동력에 의지해 간신히 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모양으로 그렇게 떠 있는 잔해에 아직도 폭발의 열기가 남아 있었는지 잔해 위로 검은 연기를 비롯해 아지랑이까지 피어오르고 있었다.
  클라리스는 검을 든 채로 미미한 불길이 남은 상글랑트의 잔해 (이후로는 '상글랑트의 심장 (Sãglãtï Ankhazm)' 이라 칭하도록 하겠다) 과 마주하고 있었다. 검은 여전히 하얀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그와 더불어 빛의 기운을 주변 일대로 뿜어내며, 주변 일대의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Je ne...... peux pas y croire, com......ment puis-je être vaincu.......

이럴...... 이럴 리가 없다, 내...... 내가 패망했다니.......

  "대충 '이럴 수가, 내가 패하다니(Na midimnasi, -alma na jihy)' 이런 뜻이려나."
  그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상글랑트가 대략 그렇게 뇌까리고 있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처참히 패배할 것이라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미 그의 목소리는 기계적인 여성의 목소리로 변질되어 있었고, 이전까지의 남성적인 목소리는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이것이 상글랑트의 원래 목소리일지도.
  "Cela ne peut pas arriver, je suis membre de la race qui a atteint l'évolution. Mais, pourquoi....... devrais-je être détruit par une tribu vulgaire comme vous?" (이럴 수는 없다, 나는 진화를 이루어낸 종족의 일원이란 말이다. 그런데 왜...... 너희 같은 하찮은 종족에게 파괴되어야 하나?)
  그러는 동안 클라리스는 말 없이 그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할 뿐, 달리 말을 건네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기계가 내는 여성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모종의 말을 계속 뇌까리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기능의 이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었는지 목소리에 잡음이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Oui, je suis vaincu. J'aurais raison de l'accepter. Mais, vous devez savoir ceci : Moi ou nous avons évolué selon le destin inévitable. Vous saurez que : Tous les humains comme vous doivent suivre le destin qui nous avons subi." (그래, 나는 졌다. 받아들여야 하겠지, 하지만 이것은 말해야겠다. 나, 우리는 진화의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을. 그리고 알아야 해, 너희 같은 인간들은 고통받을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을 말야)
  이후, 잠시 어떤 목소리도 내지 않다가 상글랑트의 심장은 이후,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L'humanité qui vous recherchez n'est rien de plus qu'un mirage. Est-ce que l'humanité, la morale, l'éthique, la poursuite du bien vous ont protégé? La charité, la miséricorde qui vous ont vraiment sauvé?" (너희가 추구하는 인간성이란 그저 환상에 지하지 않아. 인간성, 도덕, 윤리 그리고 선의 추구가 너희를 지켜주었나? 자비, 선행이 너희들을 진정 구원해 주었나?)
  이후에도 클라리스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검의 빛은 더욱 환해지고 있었으며, 더 많은 빛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Vous savez peut-être que les choses que l'homme cherchait n'ont pas sauvé l'homme. À tout ce désastre, ces civilisations n'ont-elles pas fini par n'être qu'un château de carte-" (그런 것들이 인류를 구원할 수 없었음을 깨달아야 해. 그 모든 재앙 앞에서 문명이란 것들은 결국 카드의 성 (모래성) 에)
  거기서 상글랑트의 목소리가 말을 다 이으려 할 즈음, 클라리스가 자신의 오른손에 든 검을 들고 그 검의 칼끝이 심장을 찌르도록 하였다. 그로 인해 칼날이 심장의 표면 안쪽으로 깊숙히 찔러 들어가고, 이어서 칼날에 모인 빛의 기운이 그대로 심장의 안쪽으로 주입되면서 심장 쪽에서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상글랑트의 단말마 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안, 자신이 쥐고 있던 검을 손에 놓으며 클라리스가 말했다.
  "J'ai bien entendu ça." 차갑게 쏘아 붙이는 그 목소리, '잘 들었다 (Na shar tethita)'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 그 말 이후로 클라리스는 폭발해 가는 상글랑트의 '심장' 에서 잠깐 멀어져서는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려 하였다. 그리고 폭발이 더욱 커지고 심장의 외부 장갑 부분이 한 부분씩 파열되면서 그 내부에서 하얀 불꽃들이 '심장' 의 표면 밖으로 터져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는 클라리스에게서 차갑게 쏘아 붙이는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려 퍼졌다.
  "Va au diable." 마지막의 단어를 통해서 대략 짐작이 가능했다, '지옥으로 가 버려라 (Narakaye garala)' 정도의 뜻을 가졌을 것.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상글랑트에게서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심장' 에서부터 마치 작은 별이 흩어져 폭파되는 것 같이 굉음과 함께 '심장' 을 구성하고 있던 모든 부분들이 빛과 함께 흩어져 날아가 버렸다. 심장은 대략 내 키의 반 정도에 불과했지만, 그 폭발은 어지간히 먼 거리에 있지 않으면 휩쓸릴 정도로 컸다. '심장' 이 그간 얼마나 많은 플라즈마를 품고, 얼마나 많은 기운을 생성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서, 이는 곧, 얼마나 많은 육신과 영혼들이 플라즈마화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폭발이 발생하자마자 '심장' 의 바로 앞에 있던 클라리스와 미라 그리고 리피는 '심장' 과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으로 산개하는 듯이 물러났으며, '심장' 의 왼편에 있으면서 그것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던 나와 아네샤 역시 행여 폭발이 다가올 가능성에 대비해 두 방향으로 흩어지는 듯이 이전에 머무르고 있던 곳에서 날갯짓을 하면서 물러나려 하였다.
  그렇게 나의 뒤쪽 방향으로 물러나다가 잠시 고개를 돌리고 '심장' 쪽을 바라보려 할 무렵, 그런 나의 시선으로 폭발에 의해 격렬한 빛이 주변 일대로 흩어져 가는 모습이 닿고 있었으며, 이후에 내가 폭발과 충분히 멀리 떨어진 곳에 이르렀다고 여기며, 비행을 멈추고 다시 폭발이 일어난 지점을 바라보려 하니, 그런 나의 눈 앞으로 빛이 불꽃이 사라진 이후에도 남아 잠시 동안 상공 일대를 마치 작은 태양이라도 된 것처럼 환하게 비추고 있는 모습이 다가왔다. 어둠에 드리워진 상공 일대는 물론, 지표면까지 잠시나마 태양이 떠오른 것처럼 환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그 심장의 크기가...... 직경이 대략 1 메테르(Meter) 정도였던가."
  그 무렵, 나의 오른편 곁으로 아네샤가 날갯짓을 하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심장 부분이 폭발할 시점에서 흩어졌던 아네샤가 그렇게 내 곁으로 돌아오면서 건네는 물음에 나는 대략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 직경이 내 키의 반 혹은 그 이상이었으니, 그 크기는 대략 0.8 ~ 1.2 메테르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는데, 아네샤는 그것보다 더욱 폭 좁게 1 메테르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
  "그 작은 몸뚱아리에서 그렇게 큰 폭발이 일어날 정도면......."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말에 나는 굉장히 많은 양의 기운이 심장에 포함되어 있었을 것으로 상글랑트가 그 기운을 플라즈마화하면서 다양한 광선을 비롯한 에너지 병기의 활용에 쓰였을 텐데, 거의 무한정에 가까울 정도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내 추측을 말해 주기도.
  "...... 그 모든 것이 죽여버린 인간의 영혼과 피에서 나온 것이겠지? 그런데, 이러한 플라즈마를 이용해 전기나 에너지를 만드는 것을 플라즈마 발전(Vicamozrimanazartrî, VZN) 이라 했던가. 어딘가에서는 원자의 융합을 행한다고 해서 원자 융합 (Atomafusia, AF) 이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원자 융합?" 원자 융합이라는 말은 거기서 처음 들었고, 무슨 말인가, 해서 아네샤에게 그것에 대해 물음을 건네 보니, 자신도 어디선가 들은 말이었다고 전하면서 노이어 (Neuer, Noyër) 라는 이름의 어떤 학자가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융합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형태의 발전으로서 플라즈마가 그 과정에 생성된다고 해서 '플라즈마 발전' 이라 통칭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펼친 바 있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이러한 플라즈마 발전의 원료는 대개 바닷물과 같은 흔한 물질이라고.
  "그렇다면 굳이 피를 이용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그렇지, 그럼에도 피를 이용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후, 아네샤는 말을 아꼈다. 더 말이 없어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알 것 같았고, 그래서 더 말을 이어달라 하지는 않았다. 이후, 아네샤는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가 어디 착지하면 그 곳으로 가자고 청했고, 여기에 나는 조용히 알겠다는 화답을 하였다.

  그 무렵, 상글랑트의 심장을 찔러 폭파시킨 클라리스의 오른쪽 곁으로 리피와 함께 미라가 다가왔고, 이후, 미라가 클라리스에게 물음을 건네자, 클라리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써 답을 대신하였다. 그 이후, 그 다음으로 미라의 왼쪽 어깨 위에 앉아있던 리피가 그의 어깨 위를 벗어나 클라리스에게 다가왔다.
  "아직 영혼들은 해방되지 않았나요?"
  그 물음에도 클라리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써 답을 하였다. 그 때, 미라가 클라리스를 대신해 하지만 곧 그들은 해방될 것이라 말을 전했다. 이후, 상글랑트의 '심장' 이 폭파되면서 생겨났던 빛이 완전히 사라져 갈 무렵, 클라리스는 다른 말 없이 날갯짓을 하면서 자신이 있던 북쪽 인근의 잔해 그리고 바위 섬을 향해 날아 내려가기 시작했고, 이에 미라와 리피가 그런 그를 따라 나서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그들과 약간 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그들을 따라 나서려 하였고, 아네샤가 그런 나를 따랐다. 그리고 잠시 후, 클라리스가 어느 바위 섬의 지표면 위에 착지하는 모습이 보였으며, 그 모습을 보기 시작할 그 무렵, 나의 눈앞으로 자그마한 무언가가 반짝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나는 바위 섬의 지표면에서 북동쪽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클라리스의 바로 앞으로 아네샤와 함께 바로 다가가려 하였고, 이후, 나는 그가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그의 앞으로 다가가면서 보려 하였다. 검의 자루로서, 아마도 그가 본래 갖고 있었을 검의 자루였을 것이다. 이미 날은 사라지고, 녹다 남은 자루만 남은 검을 든 채로 클라리스는 손바닥에 올린 자루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아, 라르나 씨, 아네샤 씨." 이후, 나와 아네샤가 접근해 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클라리스는 바로 환하게 미소를 띠면서 나와 아네샤를 맞이하려 하였고, 이후, 내가 그런 클라리스에게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묻자, 이 물음에 클라리스가 차분하면서 환하게 화답했다.
  "칼자루를 들고 있었어요, 이미 사명을 마친 검의 자루를 말이지요."
  "사명을 마친 검이라니요?" 이에 아네샤가 클라리스의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물으려 하였고, 그 물음에 클라리스는 "그렇지요." 라고 우선 답을 한 이후에 '사명을 마친 검' 이란 말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를 말하려 하였다.
  "이야기는 이미 리에타(Lieta) 를 통해 들어서 알고 계셨을 거예요. 이 검은 이 곳으로 모종의 과정을 거쳐서 들어온 전설의 도검들, 이미 녹이 슬어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도검들의 잔해를 융합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것들이에요. 비록 외관은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 전설의 도검들을 품고 있었던 만큼, 그 도검들이 가졌을 사명을 이어가고 있을 물건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 도검은 아흐튀흐(Arthur) 라는 이름을 가졌던 전설의 왕이 가졌던 도검들과 창을 이어받은 물건이에요."
  이후, 검을 든 손을 내리고 섬의 북쪽 해안가 쪽을 향해 다가가면서 클라리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칼리부흐(Calibour), 클라랑(Clarant) 그리고 롱고미낭(Longominant) 이라 하였지요. 칼리부흐는 아흐튀흐가 왕이 되기 전에 얻은 전설의 검, 클라랑은 왕궁의 보고에 있던 검이며, 롱고미낭은 왕이 성배 원정에서 보검을 대신해 주로 사용하였던 전투용 창이었지요. 메드로 왕자가 롱고미낭으로 자신을 처형하려 하자, 보검이라 칭해진 칼리부흐에 자신의 피를 묻히기 싫어했냐고 욕한 다음에 기사들을 허세만 가득한 겁쟁이들이라 욕하면서 카믈로(Camelot) 왕국을 저주하며 죽어갔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해요."
  라니아(Lania) 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그 이후로 왕은 크나큰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자신의 계승자가 죽었을 뿐더러, 유일한 아들마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죽었으며, 왕은 아들의 성정을 되돌리지 못했고, 그것이 자신의 과오 때문이었다 여기며 그것에 대한 가책에 빠졌기 때문일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검들과 창을 모르간 르 페(Morgane le Fée) 에게 맡기려 하였다, 이는 왕이 자신에게는 더 이상 보검과 창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밝히고 있음은 물론, 미래에 왕이 될 자에게 모르간 혹은 그의 후예들이 자신의 검들과 창을 가질 수 있도록 함을 원했음을 의미했을 것이다.
  "이러한 물건이 우연히 발견되었고, 이것을 리에타가 하나의 검으로 만들어준 것이었지요?"
  "그랬지요."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클라리스가 바로 답했다. 그리고서 클라리스는 그래서 그 검은 사실상 왕의 보검과 다를 바 없는 물건이었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러한 보검을 왜 그렇게 소모하였는지, 그러할만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알고 싶어하였고, 그러면서 클라리스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그런 물건을 이런 데에 소모하신 이유가 있나요? 그 기계 병기의 심장이 대체 뭐라고-."
  "그간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원수를 갚기 위한 일이자, 또 랑슬로(Lancelot) 를 위한 일이기도 했어요."
  "예!?" 그 대답을 듣자마자 나와 아네샤 모두 놀라고 말았다. 그 때, 해안가를 조용히 바라보던 클라리스가 다시 일행을 향해 돌아서고서는 차분한 표정 그리고 차분한 어투를 유지하면서 그렇게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던 나와 아네샤를 향해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아마도 두 분께서는 알아듣지 못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빛 방울에게서 들려온 대화에서 알 수 있었어요. 과거에는 자신의 동료들을 죽여간 반역자였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간 타락한 살인마가 되었지만, 그런 랑슬로 역시 결국에는 그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감정을 노린 사악한 존재들에 의해 이용당한 존재에 불과했던 것이었어요. 뵈브 상글랑트(Veuve Sanglante), '피의 과부거미(Vedova Insanguinata)' 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요, 당신들의 말로는 '피베되바(Pivedoeva = Pivedova)' 정도가 되려나요. 아마도 '과부거미' 가 그간 이용해 왔던 존재들 중 하나였을 거예요."

  클라리스가 밝힌 바에 의하면, 랑슬로는 카믈로가 자리잡은 섬의 건너편 대륙의 외지를 떠돌다 이름 없는 묘지에 묻혔지만, 그래서인지 귀네베흐 그리고 자신들이 죽인 동료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그 영혼은 묘지의 망령으로 남아 있었으며, '과부거미' 는 이러한 랑슬로의 미련을 알아차리고 그 망령에게 자신의 의사를 접근시키려 하였고, 랑슬로는 자신에게 접근해 온 존재의 유혹에 너무도 쉽게 넘어갔으며, 그리하여 랑슬로는 과부거미의 명령에 의해 무고한 생명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살육을 반복하는 타락한 존재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 푸른 빛 방울이 품고 있었던 그 대화 내용에는 이러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었지요."
  그리고서 클라리스는 랑슬로에게 귀네베흐의 부활을 내세웠고, 육신이 재생해 가는 귀네베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자신의 의사를 자의적으로 따르도록 했을 것이라 말하고서, 그리하여 귀네베흐의 부활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이라도 할 수 있으며,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고귀한 아름다운 여인을 되살리는 일은 그 어떠한 죄악을 저지르더라도 용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힌 채로 살육을 반복하는 살인마가 되었을 것이라 이어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이미 누군가의 정실 부인이었던 사람, 그것도 주군의 부인을 말이지요?"
  이어 아네샤가 랑슬로에 대해 비꼬는 듯한 물음을 건네자 클라리스는 조용히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서 클라리스는 앞서 자신이 말했듯이, 그 사랑으로 인해 주군의 신뢰는 물론, 동료들마저 잃어야 했고, 그로 인해 자신의 곁에 있는 그 어떤 것도 지켜내지 못하는 것을 늘 의식하고 있었기에 귀네베흐의 부활에 더욱 집착하고 있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잃었던 것을 되찾고, 그를 지킬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자신의 존재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리란 것이었다.
  "...... 그렇다면, 그 역시 -존재의 의미 (Raison d'Être)- 에 집착했던 한 사람에 불과했다는 것이네, 그렇겠지?"
  이후, 뒤쪽에서 클라리스의 우측 곁으로 미라 그리고 리피가 다가오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미라가 그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그러자 클라리스는 미라의 그 물음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화답을 하고서 기계 장치에서 귀네베흐가 나와서 자신의 눈앞에 이르렀을 때의 랑슬로가 가졌을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 귀네베흐가 실은 허상이었고, 더 나아가 과부거미에 의해 생성되었을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사악한 형상에 불과했음을 알았을 때의 심정은......."
  "아마도 그 어느 때보다도 절망스러웠을 것 같기는 해." 이후, 클라리스가 이어가는 말에 미라가 그가 어떤 말을 했을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고, 이에 클라리스는 그 말이 맞다고 답했다. 절망 속에서 자신을 도와주겠다고 하였을 존재-'과부거미'-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자신이 해 왔던 일이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지에 대한 회의감과 후회 등이 밀려 왔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서,
  "랑슬로를 구원하기에는 너무도 늦기는 했지만, 이로써 다시는 랑슬로와 같은 존재가 적어도, 이 행성에서는 다시 생기지 않을 수 있을 거야."
  라고 미라에게 이어 말하기도 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와중에 나는 클라리스, 미라의 왼편 곁에 머무르고 있던 아네샤를 놓아 두고, 섬의 남쪽, 일행이 나아간 방향의 뒤쪽 방향을 향해 돌아서려 하였다. 그리고 그 방향에 남아있던 빛에서부터 한 무리의 빛 줄기들이 아직 어둠이 사라지지 않은 감빛 하늘 사이로 무리지어 마치 유성의 무리와도 같이 빛을 그리며 나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네샤! 저기를 봐! 저기, 저 하늘 위!"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나는 섬의 북동쪽 해안가를 향해 뛰어가면서 아네샤를 불러, 그가 빛을 볼 수 있도록 하였고, 이에 아네샤가 놀라면서 섬의 가운데 쪽을 뛰어와 나에게 다가와서 하늘 위에 무엇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내가 바로 방금 전에 하늘 위에서 무엇을 보았는지에 대해 알리려 하였다.
  "하늘 위에 별들이 날아다니고 있어!"
  "정말이야?" 이에 아네샤는 이렇게 외치면서 고개를 들어 하늘 위를 보기 시작했고, 그에 이어 그 역시 감빛 하늘 위로 새하얀 빛 줄기들이 북쪽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새하얀 빛 줄기들만 보였으나, 조금 더 시간이 지날 무렵에는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 빛 줄기들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하면서 감빛 하늘 위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과부거미' 의 심장에 속박되어있던 영혼들이 '과부거미' 의 심장이 폭발하면서 해방되어 빛 무리의 모습으로 북쪽 아와레 쪽의 하늘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제 우리도 돌아가자, 더 여기에 머무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남은 이야기는 마을로 가서 하자고."
  그 때, 미라 역시 클라리스 그리고 리피에게 돌아가자고 청했고, 그리하여 나를 비롯해 바위 섬에 머무르고 있던 이들 모두가 바위 섬을 떠나 북쪽 바다 너머 아와레(Aware) 의 해안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27. 3. 508 A.R. 01:33(?)

  북쪽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내가 앞장서 나아가고, 그 뒤를 아네샤가 따라 나서고 있었으며, 아네샤의 곁에서 클라리스, 미라-미라가 왼쪽, 클라리스가 오른쪽-가 따라 나서고 있었다. 리피는 클라리스, 미라 사이에 있으면서 나름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그들을 따라 나서려 하고 있었다. 그 무렵, 일행은 수많은 빛 줄기들 사이를 날아가고 있었으며, 유성군이 날아가는 모습과 함께 날아가고 있는 광경을 보면서 나름의 감상에 젖기도 했다, 그간의 험난한 싸움 끝에 찾아온 수많은 빛 무리들의 아름다운 모습은 그간의 긴장하고 있던 내 마음을 풀어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검이 칼날을 잃을 것임은 이미 각오해 두고 있었던 것이네, 그렇지?"
  "응, 막대한 양의 기운이 그 심장에 저장되어 있었다면, 그것이 폭주 후에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칼날이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럼에도 '성검' 의 후계자라면, '성검' 이 마땅히 해야할, 사악한 존재에 속박된 영혼을 해방시키는 사명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검을 잃을 각오를 하고, 검으로 직접 그 '심장' 을 찌른 거야."
  "앞으로 리에타가 검을 새로 만들어주기는 하겠지만....... 그 검을 '성검' 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이후, 미라가 걱정스러워 하면서 곁에 있던 클라리스에게 묻자, 클라리스가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그 물음에 화답했다.
  "라니아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셨어, 세상에 처음부터 '명검' 이라든가 혹은 '성검', '마검' 처럼 특별한 존재로 태어나는 무구는 없대, 세상의 수많은 전설이나 무용담에서 등장하는 명검이나 성검, 마검 등은 처음에는 여타 평범한 도검들과 다를 바 없었으리라는 거야, 그러다가 무구의 주인이 가지는 행적들이 쌓이면서, 무구에 관한 일화들이 세간에 하나둘씩 알려지면서 그것이 그 무구들에 '성검', '성창' 이나 '마검' 등의 명칭을 부여하게 된다는 거야, 그러니까, 리에타가 만들어내는 검은 처음부터 성검은 아니겠지만, 그것을 누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성검이 될 수도 있고, 그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야."
  "그렇다면, 클라리스,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검이 이전에 사라진 성검의 계보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겠지?"
  "물론!" 이후, 미라가 건네는 물음에 클라리스가 다시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면 리에타를 찾아가 검의 제작을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그 때, 유성군과도 같은 빛들이 나아가는 방향을 거스르며 글라이더를 타고 온 고양이 귀 여성 몇 명과 날개를 펼친 요정들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클라리스 씨, 저기 저 앞에 리에타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맞아요, 리에타네요,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려 한 것인지......." 이후, 글라이더를 타고 오는 고양이 귀를 가진 여성들을 보던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클라리스 역시 잠시 그들을 둘러보다가 검은 고양이 귀를 가진 이들 중 한 명을 알아보면서 답했다. 그 무리 중 하나가 리에타였던 것으로 그 모습을 보자마자 클라리스는 아무래도 일행을 마중나오려고 온 것 같아 보인다고 그에 대해 말하기도 하였다.
  "클라리스! 미라! 리피!!!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야옹~ 참으로 다행이야옹~"
  아닌 것이 아니라, 그 무리가 다가왔을 무렵, 무리 중에서 이러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에 나는 리에타가 그들 중에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행 중에서도 뒤쪽에 있던 리에타부터 그와 마주하지 않았고, 그를 대신하여, 일행 중에서 앞장서 온 이의 글라이더에서 다시 클라리스, 미라를 맞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라리스, 그 동안 위험한 데에 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어, 무사해서 다행이야~."
  얼핏 보았을 때, 긴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머리 위에 한 쌍의 고양이 귀를 달고 있는 이가 하얀 글라이더, 좌우 부분에 포신이 장착된 글라이더를 타면서 일행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하얀 블라우스와 검은색을 띠는 치마를 입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로서-치마 안에는 검은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니, 검은색을 띠는 머리카락 사이로 주황색 머리카락들이 무늬를 그리고 있었으며, 고양이 귀 역시 오른쪽은 검은색, 왼쪽은 주황색을 띠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리에타와 비슷한 나이 대처럼 보이는 소녀로서, 상당히 밝은 인상에 다소 장난기 어린 듯한 인상을 가진 이였다. - 뒤쪽에는 보라색을 띠는 긴 머리카락, 그리고 하늘색을 띠는 셔츠와 바지 차림이 눈에 띄는 이로서, 클라리스, 미라의 것과 같은 날개를 가진 요정으로 대충 옷을 입은 듯해 보여서 아무래도 잠옷을 입은 채로 무작정 따라온 것 같아 보였다.
  그들 곁에는 세 명의 요정들이 그들을 따라 나서고 있었으며, 그들 중에는 엘피(Elpy) 와 피다(Pida) 의 모습도 보였다.

  "네가 여기에는 웬 일이야?" 클라리스가 앞장서 오는 긴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고양이 소녀를 보자마자 그에게 물었고, 이 물음에 그는 라니아로부터 그들의 소식을 듣고 난 이후에 바로 두 사람을 찾으러 나갔음을 밝히고서, 클라리스와 미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서 라니아를 찾아가 보니, 남쪽 바다 너머 위험한 곳, 늘 검은 구름이 드리워진 곳으로 나아갔다고 하였으며, 그들의 행방 및 사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에 한 번 가 볼 것을 제안하니, 그렇게 해서 클라리스, 미라 그리고 리피를 찾아 나선 것이었다고 한다. 이에 리에타 그리고 고양이 소녀가 같이 가겠다고 나섰고, 그렇게 해서 세 사람이 해군 기지 그리고 섬에 이르려 한 것이었다고.
  "처음에는 그 해군 기지였던 곳, 그 유적에 있었어. 그 곳에서 리에타가 구름 너머로 나아가려 했고, 거기서 일행이 싸우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 거야. 너와 미라 등이 섬으로 나아가 한창 싸우고 있음을 리에타를 통해 알게 되기는 했지만 한창 싸우는 도중에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고, 너에게도 부담이 됐을 거야, 그래서 싸움이 한창 이어지고 있을 무렵에는 그 인근에 있기로 하면서 클라리스, 미라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섬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이어서 빛들이 유적 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래도 무언가 일이 생긴 것 같아서 섬 쪽으로 나아가 보았지."
  "그러다가 나 그리고 미라와 마주하게 된 것이로구나, 그렇지?"
  "그런 것이지." 이후, 미라가 건네는 물음에 소녀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서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한 이후에 구름 안쪽에 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구름과 섬 모두 보이지 않음을 말하고서 미라에게 구름은 사건이 해결되면서 없어졌다고 보면 되겠지만, 섬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음을 건네니, 미라가 그런 그에게 대답으로써 섬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리려 하였다 :
  "섬은 폭파되었어."
  "섬이 폭파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이에 소녀가 화들짝 놀라면서 물었고, 그 물음에 클라리스는 말 그대로의 의미라고 말하고서, 섬에 자리잡고 있던 기계 병기가 폭주하면서 섬의 표면을 공격했고, 그 충격으로 섬이 폭발과 함께 부서진 것 같다고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한 언급을 이어갔다.
  "어떤 상태인지 한 번 보고 있다가 갈게, 클라리스하고 미라는 리에타 등과 함께 먼저 집으로 가 있어!"
  "아니야, 나는 너와 같이 갈게." 이에 소녀는 섬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한 번 정도는 봐야 하겠다고 말하고서 바로 글라이더를 섬이 있던 방향으로 움직이려 하였고, 그의 움직임을 본 클라리스가 바로 그를 따라 나서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본 나 역시 같이 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를 따라 나서려 하는 그 때, 아네샤가 나를 불러서 물었다.
  "라르나, 어디를 가려고? 그 섬에?"
  "응, 먼저 돌아가, 나는 저기 가시는 그 분들과 함께 있다가 갈게."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내가 그에게 클라리스 등과 함께 있다가 가도록 하겠다고 답하고서 바로 클라리스를 따라 나섰다. 이후, 나는 곧 클라리스 그리고 그와 친분이 있는 듯해 보이는 고양이 소녀의 글라이더 사이에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려 하였다. 그 때, 클라리스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그 소녀가 물었다.
  "클라리스, 저 분은 누구시니? 근래에는 본 적이 없는 사람 같은데."
  "외지에서 오신 분이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이어가시다가 여기로 오시게 되었을 텐데, 그러는 도중에 우리의 일에 도움을 주시고 계시지. 덕분에 섬에 자리잡고 있던 괴물과 그 무리를 궤멸시킬 수 있었어. 원래는 동료 한 분과 같이 오셨지만 그 분께서는 먼저 아와레로 리에타 등과 함께 나아가셨을 거야."
  "그 특별한 목적이라는 것이......"
  "인류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일이라 하셨어. 세니티아 행성계의 옛 주인이라 할 수 있었던, 하지만 이제는 세니티아 행성계를 비롯한 주변의 성계들, 그러니까 세니티아 성계권에서도 사실상 사라져 버린 존재, '인류' 를 찾아나서기 위해 여행을 이어가시고 계신 것 같아."
  "인간이라면, 세니티아 행성계를 비롯한 세니티아 성계권에서는 이미 찾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잖아, 여기에서도 진정한 의미의 인류는 멸종된 것이나 다를 바 없고. 우리도 인간과 닮았다고 하더라도, 너는 애초에 요정이고, 나 역시 고양이의 특성을 이어받은 이들일 따름이라......"
  "그나마도 이제는 요정이라 할 수 있잖아, 그렇지 않아?"
  대화가 잠시 이어진 이후, 클라리스가 건네는 물음에 소녀는 "그렇지." 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이후, 소녀는 잠시 동안이나마 동행하고 있으면서 이것저것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어서 우선 이름부터 알려주겠음을 밝혔다. 그간 동행하던 이들의 이름은 알고 있어도, 그의 이름 자체는 잘 모르고 있는 사항이었는데, 거기서 그의 이름을 온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이름은 '키아라(Chiara, Kiara)' 로 클라리스, 리에타와 친분이 있는 이들 중 한 명으로 마을의 경비를 맡고 있는 용감한 소녀들 중 한 명이었다.

  섬의 상태에 관한 의문을 품고 있었던지라 키아라는 다급히 글라이더를 가속시켜 섬이 있던 자리로 나아가려 하였다. 이전까지 보였던 섬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지만 바다의 한 지점에 섬의 조각으로 추정되는 바위들이 흩어진 모습이 보여서 그 일대가 섬이었음을 짐작케 해 주고 있었다. 뵈브 상글랑트 (피의 과부거미) 의 폭격이 가진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그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알 수 있었으니, 내가 한창 과부거미와 맞서고 있을 때에는 섬이 빛에 휩싸이는 모습까지만을 볼 수 있었지만 그 이후 내 눈에 보이는 대로 섬은 그렇게 파괴되고 말았던 것이었다.
  "설마, 이 흩어진 바위 덩어리들이 그 섬이라는 것.......?"
  "이 자리가 분명 섬이 있던 곳이었어, 분명 그러할 거야." 이후, 키아라가 건네는 물음에 클라리스는 그러할 것이라 바로 답을 하였다. 이후, 키아라가 섬이 이렇게 될 것을 예상했느냐고 묻자, 클라리스는 그러할 것 같았다고 간단히 답을 하고서 이어서 딱히 달리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이로써 섬에 무엇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후의 사람들이 직접 볼 수는 없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며 말하고 있었다. 섬으로 나아가면서 클라리스는 안개가 걷히면서 섬의 실상을 사람들이 볼 수 있을 것임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사건이 끝나고 섬이 폭파되면서 불가능한 일이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섬이 폭파되었다고 말했던 것이로구나, 방금 전에 네가."
  "그런 것이지." 이후, 허탈해 하는 듯한 키아라의 목소리에 클라리스가 아쉬움을 담아 답을 하였고, 이후, 그는 이제 돌아가자고 청하고서 계속 섬이 있던 해역에 머무를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돌아가야 할 이유를 말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클라리스 그리고 키아라를 따라 나는 에즈리스 그리고 아와레를 향하는 방향으로 바다 위의 상공을 비행하기 시작했다. 도중에 이제는 고요해진 해군 기지를 지나치고 있었지만 해군 기지 역시 지난 전투 이후에는 특별할만한 곳이라 딱히 말할 것은 없었던지라 바로 지나쳐 나아갔다. 전투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몇 시간에 걸쳐서 이른 곳이었지만 막상 섬과 해군 기지에서 아와레에 도달할 때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대략 40 여 분 정도 비행을 하고 나서 나는 클라리스, 키아라와 함께 아와레의 남쪽 선착장에 이를 수 있었다.

  "클라리스! 키아라! 무사했구나!"
  "이제는 더 이상 위협이 될 만한 것도 없는데, 당연히 무사하지~."
  그 무렵, 선착장 너머의 상공에서부터 이전에 보았던 보라색 머리카락의 소녀가 다시 모습을 클라리스 그리고 키아라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전의 잠옷을 입은 모습과 달리 다시 옷을 갖춰 입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요정 소녀는 그 당시에 하얀 블라우스 위에 멜빵이 달려 있으며 치맛단이 허벅지를 드러낼 정도로 짧은 하늘색 오버롤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잠에서 온전히 깨어 다시 옷차림을 갖추고 나중에 돌아오기로 한 클라리스 등을 맞이하려 했었던 것 같았다.
  "얼른 내려와서 라니아 아주머니 집으로 가 봐! 아주머니께서 급히 찾으실 테니까."
  "알았어, 그렇지 않더라도 아주머니 집에 가 보려 했었는데."
  이에 키아라는 바로 그의 집으로 가 보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고, 그 이후로 선착장 바로 위쪽에 이르자마자 글라이더를 하강시키면서 선착장 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클라리스는 그가 선착장 쪽으로 나아가는 것과 때를 같이 해 선착장의 방파제의 한 가운데 즈음에 착지했고, 그 이후, 나는 선착장의 창고 건물들 중 하나 위에 올라섰다가 창고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로써 선착장 위에 이르러하였고, 소녀 역시 선착장의 창고들이 위치한 그 위의 상공에서 클라리스를 지켜보다가 클라리스가 지면 위에 이르자마자 그가 있는 바로 근처로 내려갔다가 클라리스와 함께 북쪽 길목의 어딘가를 향해 뛰어가려 하였다. 그 무렵, 그런 그들을 엘피, 리피, 피다가 맞이하였고, 클라리스 그리고 소녀는 그 요정들과 함께 마을의 북쪽 구역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나서야 나 역시 선착장의 한 곳으로 날아 내려와 착지했다.
  그 무렵, 선착장의 북쪽 길목, 그 동쪽 근방에 위치한 리에타의 대장간에서는 대장간의 창가 안쪽에 있던 리에타 그리고 아네샤가 창가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아네샤가 있는 쪽으로 뛰어가려 하였다.

  "라르나, 무사했구나, 기다리고 있었어."
  그리고서 아네샤는 중요한 이야기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고, 리에타가 세니티아에 있는 것들이 궁금하다고 해서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음을 밝혔다. 그 무렵, 리에타가 아네샤를 찾아온 나의 모습을 보더니, 더욱 밝게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거기 있는 이가 라르나였던가옹? 나에게 와 보라옹, 세니티아에 대해 나에게 몇 가지 이야기 좀 해 달라옹~."
  당시의 창가에 두 팔을 올린 채로 아네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리에타에 대해 말하자면, 눈동자를 가득 메울 정도로 커진 동공이 낯선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눈이 커진 만큼, 표정에서도 낯선 세상에 관한 흥미로움이 가득 느껴지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그에게 세니티아의 아데시아-아르나이(Adesia-Arnay) 지역 일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그리고 아르나이 항구를 오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었다. 세니티아는 오랫동안 세니티아 성계권의 중심지이자 상징적인 곳이기는 했지만, 외부와의 교류 자체는 활발하지 않았고, 그래서 세니티아 성계권의 사실상 중심지는 세니티아가 아닌 외부와의 교류가 많았던 베라티사(Beratisa) 성계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까지 오갈 정도였지만 근래 들어서 베라티사(Beratisa), 조하르(Zohar) 그리고 아르데이스(Ardeis) 등과의 교류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어서 아르나이(Arnay) 그리고 라르니온(Larnion) 서부의 알라치(Alaci), 게제사(Gezesa) 와 알미차(Almitsa) 의 주요 도시인 파브니드(Favnid) 등에서도 그 일대 출신의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고,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깃거리들도 많아지고 있어서 그 이야기들을 추려서 리에타에게 몇 가지 해 주었다.
  그렇게 한창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을 무렵, 미라가 리피, 피다를 데리고 나와 아네샤를 찾아왔고, 그 이후, 그는 나와 아네샤 그리고 리에타를 불러오려 하였다.
  "라르나 씨, 아네샤 씨, 라니아 아주머니께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전하셨어요. 가능한 빠른 시기 내에 가 주셨으면 좋겠네요. 아, 리에타, 너도 듣고 있지? 너도 오라고 했으니까, '빨리 가'!!!"
  여기서 한 가지 재미난 사항이 있었는데, 미라가 나와 아네샤를 대상으로 어딘가로 가라는 말을 전할 때에는 가능한 빨리 가 달라고 청하는 어조로 대한 반면, 절친이었던 리에타에게는 빨리 가라고 드러내놓고 종용하고 있었다. 그 때, 먼저 북쪽 길목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던 아네샤가 물었다.
  "미라 씨께서는 우리와 친해지면 우리에게도 똑같이 대하시려나."
  "잘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모르겠다고 답하는 것으로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서로 사람과 사람 간의 마음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한들, 서로 같이 놀며 자란 사이와 오랫동안 인연이 없다고 손님으로서 만난 이후에 인연을 가진 사이를 대하는 것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내가 미라와 동행하면서 그간 궁금했던 사항에 대해 한 가지 물어보려 하였다. 클라리스와 동행했던 보라색 머리카락의 소녀가 누구인지 알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미라는 자신도 알고 있다고 답하고서 자신보다도 클라리스와 오랫동안 친구였던 소녀들 중 한 명이었을 것임을 밝힌 이후에, 그는 나와도 친하다고 말하고서 아무래도 같은 요정 종족이기에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나에게 말했다. 이후, 미라는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이 '미냐(Mignia, Minya)' 였음을 밝혔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겨 갈 무렵, 이전에 모습을 드러낸 빛 무리들이 아와레의 선착장 인근 상공을 지나 아와레 마을 그리고 그 너머의 에즈리스(Ezris) 내륙 지방 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과부거미' 의 음모에 의해 희생당했던 영혼들이 빛 무리가 되어 행성계의 육지인 아와레, 에즈리스를 날아다니기 시작한 것이었다. 빛 무리의 모습으로 영혼들은 그렇게 마을 인근의 상공을 지나친 이후, 북쪽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면서 그 광경을 보았던 나의 눈앞에서 사라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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