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phid 4th - 2. Indaco e Sangue : 4


  "Je suis désolé mais je vais l'emporter avec moi." (안 됐지만, 이것은 내가 가져야겠어)
  검을 빼앗은 후, 미라는 왼손에 든 그 검은 검의 칼날 끝이 그를 향하도록 하면서 말한 이후에 다시 제단의 방진 주변으로 돌아가서 그 일대를 둘러보다가 방진 일대에 갑주의 형상을 갖춘 인간형 병기들이 제단 주변에 모여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리 할 줄 알았어." 그로부터 그러한 혼잣말이 나왔고, 이후, 병기들이 검을 들고 달려들기 시작하자, 이들과 대치를 개시, 처음에는 왼손에 든 랑슬로의 검은 날을 가진 검을 내밀고서는 이렇게 외치는 것으로써 위협을 가하려 하였다 :
  "Vous voyez que l'épée de votre seigneur est maintenant à moi!" (봐라, 네 주인의 검은 이제 내가 차지했다!)
  이렇게 외치자 병기들은 잠시 주춤하였지만 곧 미라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고, 이에 미라는 오른손에 든 검에 하늘색 기운으로 이루어진 날을 일으켜서 그 날로 병기들을 베어내려 하였다. 남쪽 방향에서 온 병기가 가장 먼저 다가와서 그에게 검격을 가하려 하였고, 몇 번 검을 부딪친 이후에 빈 틈이 보이자 미라는 그 병기의 흉갑을 칼날로 찔러내었다. 이후, 그 칼날을 빼낸 이후에 동쪽 방향에서 온 병기를 상대하기 시작, 그 병기 역시 몇 번 검격을 주고 받은 끝에 갑주의 배 부분을 오른쪽 방향으로 강하게 가로로 베어내면서 그 병기 역시 쓰러뜨리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서쪽의 병기 역시 이전의 병기들과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베어내면서 제단으로 다가온 병기들을 모두 제압하게 되었다.
  이후, 먼저 다가와 흉갑-그리고 심장 부분-을 찔린 인간형 병기는 잠시 주춤하다가 붉은 불꽃을 분출하면서 폭발해 형체가 해체되었고, 이어서 그 이후에 미라가 상대하고서 쓰러진 병기들 역시 지면에서 폭발해 불길과 잔해를 남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끝이 아니었으니, 그 이후로 5 기의 인간형 병기들이 제단의 남쪽 일대 다섯 방향에서부터 1 기씩 검, 미늘창(Halberd) 을 들고 돌격해 오고 있었다.
  아직 끝이 아니었다고 외치면서도 미라는 먼저 돌격해 오는 검을 든 이들부터 상대하기 시작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3 기의 병기들을 하나씩 쓰러뜨렸다. 그 다음으로는 미늘창을 든 이들이 오고 있었으며, 이들은 긴 무기를 들고 있었던 데다가 동시에 다가오고 있었기에 정면에서 대결하면 미라가 불리할 수도 있었다.
  "미라, 이들 중 하나는 내게 맡겨!" 이후, 클라리스가 미라에게 그렇게 말하고서 미늘창을 든 병기를 향해 다가갔고, 이후, 클라리스는 먼저 다가온 병기가 미늘창을 가로로 휘두르는 것을 피한 이후에 그대로 오른손에 검을 들고, 왼발을 앞으로 내밀면서 미끄러져 나아가다가 병기에게 접근해 가자마자 그 왼발을 들어 병기의 정강이 부분을 가격-이 무렵, 왼발이 빛에 감싸여 있었으니, 랑슬로를 가격할 때와 거의 같은 상태였던 것 같았다-, 그리고 미늘창으로 그를 내리치려 하다가 오른 무릎에 충격을 받았는지, 미늘창을 높이 든 채로 병기가 주춤하기 시작하자 바로 일어나려 하면서 오른손에 든 검으로 흉갑의 왼쪽 아래 부분을 하얗게 빛나는 검의 날로 찌르려 하였다. 검의 날이 병기의 몸을 관통하고서 병기의 몸에 한 번 폭발을 일으키자, 클라리스는 그 이후에 칼날을 병기의 몸체에서 빼내고서 오른쪽 방향으로의 가로 베기를 비롯해 몇 번 그 몸체를 강하게 베어냈고, 이후, 그 병기는 미늘창을 놓치면서 뒤로 넘어진 이후에 붉은 불꽃을 터뜨리며 폭발, 앞서 온 이들과 마찬가지로 불길과 잔해를 남기게 되었다.
  한편, 미라는 자신의 앞으로 다가와 가로로 미늘창을 휘두르는 병기의 공격을 병기를 뛰어 넘으면서 피해낸 이후에 병기가 돌아설 틈도 없이 바로 두 손으로 검을 쥐고서 그 날로 병기의 등을 찔렀고, 이후, 병기는 폭발을 몇 번 거듭 일으키다가 그가 병기의 몸체게 박힌 칼날을 빼내자마자 붉은 불꽃을 그 몸체에서부터 터뜨리면서 쓰러지고서 다시 폭발하며 불길을 일으켰다. 그렇게 랑슬로가 쓰러질 무렵에 제단에 있었던 이들을 습격하려 한 이들의 움직임이 제압되었다.

  8 기의 갑주형 병기들을 모두 쓰러뜨린 이후,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는 동시에 다른 방향에서부터 랑슬로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랑슬로는 아직 활동할 수 있었는지, 다시 일어서려 하였으며, 그 광경을 보자마자 미라는 그의 근처에서 오른손에 든 검을 앞으로 내민 채로 경계하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그와 달리 클라리스는 검을 든 채로 랑슬로의 바로 앞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그런 그를 보면서 랑슬로가 말했다.
  "Vous devriez penser que c'est fini après." (이것으로 끝이라 생각하고 있겠지)
  그리고서 그는 바로 일어서려 하면서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Après avoir conclu un contrat avec eux, j'ai gagné le tout nouveau corps, le corps solide qui peut supporter après avoir été tué par des lames, même après avoir été touché par des fléches et des balles! Vous ne deviez jamais savoir que je peux me relever comme -" (계약을 마치면 나는 새로운 몸을 얻을 것이다, 검격, 화살 심지어 포탄마저 견딜 수 있는 강인한 몸을! 너희들은 내가 어떻게 될 것인지 - )
  하지만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클라리스가 그런 그의 갑주를 빛에 감싸인 검으로 몇 차례 베어내면서 말했다.
  "Suffisant." (그만 해) 그리고서 이전에 자신이 왼쪽 치마 주머니 안에 넣어둔 빛을 다시 꺼내 그 빛을 왼손에 들고서는 자신이 갑주에 칼을 찔러서 생긴 틈에다가 밀어 넣었다. 이후, 빛은 어둠의 기운에 닿자마자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랑슬로는 괴로움의 비명을 지르다가 빛이 폭발해 하얀 불꽃을 터뜨리는 것과 동시에 그 충격으로 인해 제단의 뒤쪽, 귀네베흐가 위치한 그 근처까지 날아가고서는 그 지면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귀네베흐의 바로 앞에서 내동댕이 쳐지는 듯이 쓰러진 이후, 랑슬로는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듯해 보였으나, 클라리스, 미라 모두 제단의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 그렇게 쓰러진 랑슬로의 근처로 접근하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그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했을 법한 행동으로 과연 랑슬로는 그 이후에도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려 하고 있었다. 왼손을 하늘을 향해 뻗으면서 불길에 휩싸인 육신을 어떻게든 일으키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Néanmoins....... ce n'est pas encore la fin. Tant que Guenevere est avec moi, je ne peux pas meure!" (그래도......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귀네베흐가 나와 함께 있는 한, 아직 죽을 수는 없어!)
  그리고서 그는 앞으로 돌아눕더니, 이어서 '귀네베흐' 가 자리잡은 곳으로 기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손을 장치의 안에서 잠들고 있을 '귀네베흐' 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리고 조용히 신음 소리 섞인 목소리를 내며 그 '귀네베흐' 에게 말했다.
  "Guenevere....... Pardon moi....... J'espérais que vous seriez ressuscité....... (귀네베흐...... 미안하오...... 그대를 되살리고 싶었소......)"
  "방금 전에 뭐라고 말하고 있었던 거야, 처음에는 '귀네베흐, 미안해요' 이런 뜻이었던 것 같은데."
  그 무렵, 상공에서 제단을 관찰하고 있던 나의 왼편 곁으로 아네샤가 다가와서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그 어구 이후로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처음에는 '바람' 그리고 마지막에는 '부활' 을 의미하는 듯한 단어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 그를 부활시키기를 바라는 것에 관해 말했을 것이라 짐작을 할 수 있기는 했다.
  "귀네베흐, 미안하오, 당신을 되살리고 싶었소 - 이런 식으로 말하려 했던 것 같아."
  그 무렵, 랑슬로는 한 동안 불길에 휩싸인 채, 앞으로 쓰러져 있다가 겨우 몸을 다시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그러는 그 때, 그런 그를 향해 하나의 존재가 제단의 저편에서부터 다가오고 있었다. 사람의 형상으로 긴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는 하얀 셔츠와 하얀 겉옷으로 이루어진 전반적으로 새하얀 정장 차림을 하고-심지어 구두도 하얀색이었다- 랑슬로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으니, 전반적으로 검은색 바탕에 붉은 무늬가 그려진 갑주의 모습을 보이는 랑슬로와는 외관적인 면에서 사뭇 큰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고 했지만, 성스럽거나 순수한 느낌의 하얀색과는 사뭇 느낌이 달라 보였다. 비정함을 극명히 드러내는 색깔 같아 보였던 것이다.
  "C'est dommage car je n'ai pas pu y arriver." (이루어내지 못해 참 유감스럽군요)
  "저 남자, 목소리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지 않아?"
  그 무렵,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아네샤가 나를 잠시 부르면서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그 푸른 빛 방울이 들려주었던 남자의 목소리를 다시 떠올리기 위해 기억에 남겨둔 그 목소리를 소정령을 통해 다시 재생하려 하였다. 그리고 이런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Je suis ton sauveur. Je peux réaliser tout ce que tu veux. Que veux-tu? Vieux chevalier.

  "...... 맞아, 처음에 랑슬로를 조롱하는 듯이 불렀던 그 남자의 목소리야."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고 나서 확신할 수 있었다, 이전에 푸른 빛 방울에게서 들은 랑슬로를 조롱하는 말을 하며 불렀다가, 그를 회유해 이용하려 하였던 남자의 목소리로, 이후에 그 본래 목소리로 추정되는 기계적인 목소리도 들은 바 있었다.
  "본래는 사람의 목소리는 아니었을 것이고, 당연히 본래 모습도 사람이 아닌 기계였겠지, 지금 랑슬로는 인간이 아닌 기계 병기들과 함께 있으니까."
  그리고서 그 남자에 대해 본래는 '귀네베흐' 와 마찬가지로 기계 병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그에 대해 말했고, 그 남자의 형상을 가진 이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을 해서 랑슬로의 마음을 이용한 것 같다고 그에 대해 추측을 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랑슬로가 아니라 그 남자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지?"
  "당연하지!"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바로 당연한 사항이라고 답을 하고서 우선 리피에게 그것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동안에도 하얀 옷을 입은 남자와 검은 갑주를 입은 기사 간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직접 알기 어려운 말들에 의한 대화가 그들로부터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

Vous n'avez pas besoin de dire cela, je m'y attndais déjà, Lancelot du Lac. Je suis celui qui doit être désolé, monsieur. Vous nous avez beaucoup coopéré, cepandant cela va jusqu'au bout comme ça. (그런 말씀 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요, 랑슬로 뒤 락. 참으로 유감스럽군요, 나으리. 당신께서는 저희와 함께 많은 것을 해 오셨습니다만, 결국 이렇게 끝낼 수밖에 없으니)
Aller à la fin? Que voulez-vous dire? (끝내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Textuellement, je veux dire que votre rôle a pris fin cette fois. (다시 말씀드리자면, 당신의 역할은 이것으로 끝이란 말이지요)
Mon rôle est terminé maintenant. Alors, comment serai-je? (내 역할이 끝이라, 그러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게냐?)
Veuillez garder vos yeux sur ceci. (이것을 보십시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동안 제단 주변에 있던 리피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서 그 목소리를 들어보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충분히 들어 봤어." 라고 답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랑슬로를 회유해 자신의 편으로 삼으려 한 남자의 목소리가 틀림 없다고 남자의 목소리에 대해 언급을 하였다.
  "알아차리셨네요, 저도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랑슬로가 아니라 우선 그 남자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우선 여러분들께 말씀드리려 찾아온 거예요."
  "클라리스, 미라 씨라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후, 내가 건네는 물음에 리피는 "예!" 라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러는 동안 클라리스와 미라 역시 두 사람이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주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질 무렵, 미라는 남자와 가까운 쪽에 서 있으면서 팔짱을 끼고 있다가 대화가 그렇게 한창 이어질 무렵에 심각해진 표정을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두 사람이 들을 수 있으니- 말했다.
  "....... 저 남자의 목소리, 그 때에 랑슬로를 꼬셨던 그 남자의 목소리잖아!"
  그리고서 미라는 클라리스에게 랑슬로가 아니라 그 남자가 진짜 원흉에 가깝다고 말하고서, 랑슬로가 아니라 그 남자를 우선 처치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자신의 오른손에 쥔 검의 기운을 더욱 격렬하게 빛나도록 하면서 클라리스에게 기회가 되면 랑슬로가 아닌 남자를 덮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이러한 대화들이 오가고 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랑슬로와 남자는 '귀네베흐' 가 있는 그 일대를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 무렵, 랑슬로의 바로 앞에 있는 동면 장치에 잠들어 있는(?) 귀네베흐의 형상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여타 기계 장치들과 마찬가지로 귀네베흐는 두 눈에서부터 붉은 빛을 번뜩이며, 자신의 바로 앞에 쓰러졌던 랑슬로를 내려다 보려 하고 있었다.
  "Gu...... Guenevere.......? Êtes-vous réveillé?" (귀...... 귀네베흐......? 되살아난 겐가?)
  이미 타락해서 사악한 느낌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는 했지만, 귀네베흐를 부르는 그 때 이후로는 애절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한들, 그가 남의 정실 부인과 교제를 행하려 하였다는 점, 그리고 그로 인해 동료 기사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를 지었음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랑슬로가 나름 애타게 그를 불렀던 모양이지만, 랑슬로의 그러한 부름에도 귀네베흐에게는 어떠한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물론 그는 진짜 귀네베흐는 아니었을 것이고, 이미 치명상을 입고 죽어가는 처지에 놓인 랑슬로를 굳이 위해 줄 필요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Guenevere...... Pourquoi ne me répondez-vous pas?" (귀네베흐...... 왜 대답이 없소?)
  그렇게 대답이 없는 귀네베흐에게 랑슬로는 다시 한 번 그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아마도 왜 대답을 하지 않느냐, 왜 말이 없느냐라는 의미의 말을 건네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장치 안의 형상은 그를 내려다 보기만 할 뿐, 그에게 어떠한 답도 말하지 않고 있었다.
  "S'il vous plaît, ditez-moi quelque chose! Juste pour vous, je suis allé jusque-là!" (부디, 뭐라 한 마디 말이라고 해 보시오, 그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테니!)
  "Elle semble n'avoir rien à dire pour vous." (당신께 드릴 말씀은 없는 듯하군요)
  그 광경을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그의 애절하기 이를데 없는(?) 목소리를 듣고 있다가 그를 향해 다가가면서 말했다. 그리고서 겨우 일어나서 그를 향해 돌아서려 하는 랑슬로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더니, 그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려 하였다.

Je pense qu'elle a très déçu votre échec. (그는 당신의 실패에 몹시 실망하신 듯합니다)
Échec? Oui, j'ai échoué. Cependant, pouvez-vous être sûr que mon échec m'a fait abandonner? (실패라고? 그래, 나는 실패했다네. 하지만 내가 실패했다고 포기할 것 같나?)
Alors, qu'est-ce qui l'a fait tomber amoureuse de vous? Ce doit être votre compétence. (그렇다면, 그가 어떻게 당신을 사랑하게 된 줄 아십니까? 당신의 재능 때문이었소)
Ma compétence...... Est-ce que cette compétence l'a vraiment fait tomber amoureuse de moi? ...... Non! Je ne peux pas croire ça! Je ne peux pas l'admettre! Non! NON! NOOOOOOOOON!!! (나의 재능....... 그의 사랑은 정말 나의 재능만을 바라보고 있었단 말인가!? ...... 아니야, 이건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그러니까, 귀네베흐는 애초에 랑슬로의 검술이라든가, 실력을 보고 그에게 다가왔지, 다른 이유로 다가온 것은 아니라는 거야. 그의 랑슬로를 위한 사랑은 어디까지나 형식적일 따름이고, 그를 향한 진심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지."
  "분명, 랑슬로를 더 이상 봐 주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말한 것이겠지만, 정론이기는 하네, 애초에 그는 누군가의 부인이었잖아, 그랬는데, 무슨 사랑을 논해?"
  그 무렵, 클라리스가 그와 남자의 대화를 들으며, 그 대화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었으며, 미라가 그런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랑슬로에 대한 비아냥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죽하면 남자의 랑슬로의 심기를 짓밟는 듯한 그의 발언을 두고 '정론' 이라 칭할 정도였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다가 랑슬로가 갑자기 계속 '아냐!' 라고 외치고 있을 따름이었으며, 곁에서 지켜보던 클라리스, 미라 역시 그 남자가 이제 랑슬로를 버리려 하는 것 같다고 추측을 하고 있었다. 이후, 미라는 '그러할 것 같았어'라고 클라리스의 추측에 대해 화답을 하고서는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
  "애초에 그의 검술을 바라보고 그에게 접근했던 터라, 그의 능력이 무너진 이상, 더 이상 그를 원하지는 않겠지, 그 '귀네베흐' 처럼 말야."

Oui, oui, je vois, pardonnez-moi. Je plaisantais juste avec vous. Vous avez échoué une fois et vous pourriez décevoir Guenevere à ce moment-là. Mais, il y a encore une chance pour vous. (예, 예,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농담을 해 드렸을 뿐입니다 당신께서는 이제 한 번 실패하셨고, 그로 인해 귀네베흐가 실망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Une chance? Qu'est-ce que c'est? Puis-je la ressusciter par cela? (기회? 그게 뭔가? 그것으로 그를 되살릴 수 있는가?)
Sûrement. Vous saurez bientôt la chance, veuillez patienter. (물론이지요, 그 기회가 무엇인지 곧 알게 될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샹스(Chance) 라면, 기회이겠지?"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써 대답을 대신하고서는 그에 이어서 '앙코흐 윈 샹스 푸흐 부 (Encore une chance pour vous ; Ãkokh ün shã pukh vu)' 란 말을 한 것으로 보아 하건대, 또 한 번의 기회가 있다고 남자가 귀네베흐의 마음을 되돌릴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고, 이에 랑슬로가 무엇을 하면 되겠느냐고 다급히 말한 것 같다고 그들의 대화가 어떤 내용인지에 대한 대략의 추측을 해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기회는 무엇을 의미할 것인지에 대해 짐작은 돼?"
  "이전에 그 남자가 랑슬로를 더 이상 원치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렸던 것을 생각해 보건대, 그 남자가 요구한 바는 아마도......"

  그 무렵, '귀네베흐' 가 자리잡은 동면 장치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동면 장치의 내부를 채우고 있던 액체가 수위가 점차 낮아지는 식으로 없어지면서 그 표면의 전면 부분이 개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동면 장치의 개방과 함께 어두운 색을 띠고 있던 여성의 형상은 곧 금색의 빛을 발하는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붉은 빛을 띠고 있던 두 눈 역시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형상은 긴 머리카락을 갖고 있었으며, 가는 허리 그리고 그것에 대비되는 상당히 룩은 허벅지가 매끈하게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한 쌍의 가슴이 풍만하게 부풀어 있기까지 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니,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찬란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여신상 같아 보였다.
  '랑슬로가 상상했던 귀네베흐의 모습을 그들 나름대로 재현한 것이었으려나.'
  그것이 랑슬로의 상상에서 유래된 모습인지, 아니면 아흐튀흐 왕, 그리고 랑슬로가 만났던 실제 귀네베흐의 모습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모습이 실제 귀네베흐의 모습이라면 진정 미인이었을 것임은 틀림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간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그것은 진짜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고, 그래서 진짜 모습이 드러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Guenevere....... Vous êtes réveillé! J'ai attendu cela jusqu`à maintenant." (귀네베흐...... 되살아났구료! 지금까지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소)
  눈앞의 형상은 어떻게 보더라도 인간의 형상은 아니었겠지만, 그럼에도 랑슬로는 그를 귀네베흐로 굳게 믿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보는 랑슬로의 표정을 직접 알아볼 수는 없었겠지만, 그 목소리에서 나는 이전까지는 드러내지 않았던 환희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Après la journée....... je n'ai jamais pensé que je pourrais vous revoir, j'ai pensé que ça devait être impossible. Cepandant, j'ai trouvé une rayon d'espoir et décidé de suivre la voie dont le rayon brillait." (그 날 이후로....... 당신을 다시 보지 못할 것이고,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 여기고 있었소. 하지만 한 줄기 희망을 찾아냈고, 그 빛이 비추는 길을 따라 나아갔소)
  "다시 못 불 줄 알았고, 불가능한 일인 줄 알았지만, 희망의 한 줄기 빛을 찾았고, 그 빛을 따라 나아가려 하였다는 말이네요."
  "희망의 빛이라...... 희망의 빛이라는 게 검은색을 띨 수도 있었나 보네요."
  이 무렵, 리피가 랑슬로가 그 당시에 무슨 말을 했었는지에 대해 알려주려 하였고, 이에 아네샤가 랑슬로에 대한 비아냥의 감정을 드러내려 하면서 그의 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 이후, 아네샤가 말을 마치려 할 즈음에 랑슬로는 그의 바로 앞에서 무릎을 땅에 대면서 앉으며 자신의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J'ai contracté le péché impardonnable et pourrais commettre d'innombrables crimes. Cepandant, je m'en fiche. Je vous l'ai déjà dit, Si c'est la chose pour vous, je peux tout faire, même si c'est le péché." (용서받지 못할 죄들을 저질렀고, 수많은 죄악을 범했지만, 문제될 것은 없소. 이전부터 말씀드렸듯, 당신을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소이다, 비록 그것이 죄악이 될지라도 말이오)
  "용서 받지 못할 수많은 죄악을 저질렀지만, 자신은 이전에도 말했듯이, 그것이 죄악이라도, 귀네베흐를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 - 이런 말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전이라면 카믈로(Camelot, Kamêlo) 의 기사로 있을 무렵에 했던 말이려나요. 그렇다면, 랑슬로는 그 때부터 이미 저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네요."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리피는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그래서 카믈로의 동료 기사들을 거리낌 없이 죽이고, 반역자의 길을 걸으려 하였던 것일 수도 있음을 이어 말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랑슬로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귀네베흐에게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일까.
  "Au jour où j'ai vendu mon âme aux démons et maintenant je leur appartiens. Mais, je vais bien. Si vous voulez, pour vous, je peux même sacrifier ma vie!" (그 날, 나는 악마들에게 영혼을 팔고, 그들의 권속이 되었지만 괜찮소, 그대가 원한다면, 그대를 위해 나는 나의 생명이라도 바칠 것이오이다!)
  리피의 해석에 의하면 자신은 악마들에게 영혼을 팔아, 악마의 권속에 포함되었지만, 그 정도로 그치지 않고, 귀네베흐가 원한다면, 자신의 생명까지도 바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랑슬로가 귀네베흐에게 자신을 위해 무엇이든 했다는 식으로 말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귀네베흐에게서는 어떠한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랑슬로는 이러한 귀네베흐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 같아 보였지만, 귀네베흐의 본성이라면 랑슬로에 대한 애정을 가질 리 없으니,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Je vous apprécie. Grâce à vos efforts, je pourrais enfin la revoir." (고맙네, 그대 덕분에 마침내 그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네)
  이후, 랑슬로는 하얀 옷의 남자를 향해 다시 돌아서고서는 그를 향해 고마움의 예를 표하는 듯한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남자는 그런 그를 보며 조용히 미소를 짓더니, 그런 그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으면서 그에게 정중한 목소리를 내며 말을 건네려 하였다.
  "Je suis content que vous soyez heuruex de sa résurrection. Mais, c'est dommage qu'elle ne se réjouisse plus de vous voir. Neanmoins, vous pouvez faire qu'une seule chose pour elle. Maintenant, je voudrais faire ça." (그의 부활을 기뻐하심에 저 또한 감격스럽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당신을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는 듯하군요. 그럼에도 그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이것일 듯하군요)
  그의 부활에 랑슬로가 기뻐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그가 다시 미소를 되찾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쉽다는 말, 그리고 그럼에도 랑슬로에게 한 가지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하다는 말이 이어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 하얀 옷의 남자는 랑슬로에게,
  "Faites demi-tour pour elle, elle vous montrera bientôt sa joie." (그를 향해 돌아서 주시지요, 그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라는 말을 건네었고, 이에 랑슬로는 다시 '귀네베흐' 를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눈앞으로 귀네베흐가 미소를 짓고, 이어서 상처 입고 겨우 일어서 있던 랑슬로를 노란 빛에 감싸인 자신의 두 팔로 조용히 감싸 안으려 하였다.
  마치 자신을 사랑하였던 사람을 기억하는 것처럼 그를 다시 끌어 안으려 하는 귀네베흐의 모습에 랑슬로는 진심으로 감격을 하였는지, 자신을 안으며 미소를 짓는 여인의 모습을 보려 하면서 진심 어린 감격의 목소리를 내면서 말했다.
  "Je ne sais pas encore de quoi vous avez besoin. Mais, de toute façon, je suis heuruex que vous ayez retrouvé votre plaisir." (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는 아직 모르겠소. 하지만 어찌됐든, 당신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어 다행이오)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의 기뻐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나 반가웠다는 듯한 말을 그에게 건네는 랑슬로, 하지만 잠시 후, 그가,
  "Que puis-je faire pour vous?"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소?)
  라 귀네베흐에게 말을 건네는 순간, 귀네베흐가 랑슬로를 안고 있던 자신의 두 팔을 가만히 내리고, 이어서 그의 표정이 갑작스럽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온화한 듯해 보였던 미소는 이윽고 사악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그의 얼굴 모습도 아름다운 여성이 아닌 해골의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랑슬로가 그에게 기쁨의 말을 한 이후부터 아름다운 여성의 미소가 해골의 사악한 미소로 변할 때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해골이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아무렇게 자라난 송곳니들을 드러내면서 해골이 입을 벌리는 순간, 여성의 형상에서부터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 비명 소리는 처음에는 여성의 비명 소리였지만, 곧 그것은 여러 남성, 여성의 비명이 뒤섞인 끔찍한 소리가 되어 갔으며, 비명 소리가 기괴해지는 순간, 귀네베흐의 두 팔이 다시금 랑슬로를 끌어안으려 하였다. 그제서야 랑슬로는 기괴하게 변해가는 '귀네베흐' 의 모습에 경악을 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귀네베흐가 랑슬로를 두 팔로 끌어안는 그 순간, 랑슬로의 몸체에서부터 폭발이 거듭 일어나면서 불꽃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불꽃은 해골의 형상으로 변해 버린 '귀네베흐' 를 향해 흡수되어 가고 있었다. 랑슬로의 몸에서 불꽃이 발생해서 귀네베흐의 몸으로 흡수되어 가는 동안, 랑슬로에게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참혹하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한 단말마는 멀찌감치 지켜보고 있던 나와 아네샤에게까지 울려 퍼지고 있었으며, 그 소리가 얼마나 끔찍한지 리피는 그 소리에 귀를 틀어막을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랑슬로에게서 더 이상 불꽃이 빠져나가지 않고, 갑주가 빛을 잃을 무렵이 되어서야 비명은 비로소 그쳤다. 이후, '귀네베흐' 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아 버렸을 랑슬로를 으스러뜨리려 하는 듯이 억세게 끌어 안았고, 그와 함께 랑슬로의 갑주는 힘없는 금속성 소리와 함께 부서져 갔다. 갑주 안에는 육신이 남아있지 않은 듯했다. 원래 육신이 없었거나 아니면 육신이 있었지만 기운이 흡수되는 와중에 태워지거나 하는 식으로 사멸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그렇게 랑슬로가 사멸한 이후, 그의 눈앞에서 금색 해골의 형상을 보였던 '귀네베흐' 는 이윽고 검붉은 해골의 모습으로 변하더니, 이어서 변형을 일으키면서 검붉은색 띠는 하나의 거대한 구체와 같은 형상으로 변하고, 그 때에 하얀 옷을 입은 남자가 그 구체의 바로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자신의 근처에 기운 없이 쓰러진 랑슬로의 갑주를 오른발로 걷어차서 지면에 흩어버린 그 이후, 그는 일행의 바로 앞에 서서는 무언가 말을 건네려 하였다.
  "Vous avez vu ce qui est arrivé à ces gaspillage. Mais malheureusement, vous ne savez toujours pas quelle est cette masse. Très bien, je vais bientôt enseigner ce que c'est." (저 하찮은 것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시고 계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것이 무슨 일인지 아직 알지 못하시는 듯하군요. 좋습니다, 곧 가르쳐 드리지요)
  그러는 동안 그간 긴장을 풀고, 막간의 연극 아닌 연극을 지켜보고 있던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 모두 각자의 검을 다시 들고 눈앞에 선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려 하였다. 그리고 여차하면 검으로 남자를 벨 기세를 드러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던 남자는 마치 두 사람을 조롱하는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그들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
  "Vous ne feriez pas mieux de regarder si effrayant, je suis celui contre qui vous lutterez de toute façon. Je vous dis de ne pas perdre de force devant votre adversaire." (두렵지 않으시는 듯하군요, 어쨌든 제가 여러분들과 맞서게 되었음에도 말입니다. 그대들의 가장 큰 시련 앞에서도 기죽지 말 것을 충고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이러한 도발성 발언에 클라리스, 미라 그리고 그들의 근처 상공에 이른 리피 모두 어떠한 응답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든 말든 어떠한 관심도 없었는지 계속 자신의 이야기만 계속 이어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Quoi qu'il en soit, je vais continuer mon discours. J'ai utilisé Lancelot jusqu'à présent, il a fait plus que ce à quoi je m'attendais. Grâce à lui, j'ai pu m'amuser beaucoup, bien que il ne pouvait pas être complet son amant." (아무튼, 이야기를 이어가지요, 저는 랑슬로를 이렇게 이용했고, 일은 제 예상보다도 더욱 잘 됐지요. 그 덕분에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온전히 그의 연인이 되지는 못했습니다만)

  "Tu dites que la chose n'est pas Guenevere, alors." (그렇다면 그것은 귀네베흐가 아니란 말이겠네)
  "Je veux que vous m'écoutez, mademoiselles. Je viens de dire que la chose n'est pas complet son amant, non que la chose n'est pas son amant."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습니까, 아가씨들, 저는 그것이 완전한 그의 연인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지, 그의 연인이 아니라고 말씀드린 것은 아닙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왼편에 서 있던 미라가 그에게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면서 말을 걸었고, 그 말에 남자는 능청스럽게 화답했다. 대략 해석해 보자면, 그 존재는 귀네베흐가 아니라는 말에 남자가 그 존재는 온전한 그의 여인이 아니었을 뿐, 그의 여인이 아니었다고 단언한 적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그 이야기에 대한 대략적인 해석을 들려주자마자 아네샤가 의아해 하면서 물었다, 무슨 말인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모양으로 나 역시 이해가 잘 되지 않았음은 다름이 없어 "그러게 말야." 라고 화답을 하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Pas complet son amant? Qu'est-ce que tu racontes?" (완전한 그의 연인이 아니라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이에 미라가 바로 그에게 따지는 듯이 물었다. 그 역시 남자가 하는 말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이에 남자는 그러한 미라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마치 그가 자신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려 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어서 미라 그리고 그의 오른편 곁에서 팔짱을 끼며 가만히 그를 지켜보던 클라리스를 향해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Je dois dire plus facilement. La chose est une partie de l'énergie de Guenevere. La figure que vous avez regardée juste avant était l'image que Lancelot a aimée. Il est fait de l'énergie, l'énergie de vrai Guenevere." (쉽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군요. 그것은 귀네베흐의 에너지입니다. 당신들이 방금 전에 보신 랑슬로가 사랑했던 형상, 그것은 에너지, 진짜 귀네베흐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란 말이지요)
  여기에 그는 이러한 말도 덧붙이고 있었다.
  "Et c'est aussi mon énergie." (그리고 그것은 저의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남자의 뒤에 있던 것은 진짜 귀네베흐가 가진 기운의 일부로서, 진짜 귀네베흐는 그 기운의 일부를 이용해 랑슬로가 사랑했던 귀네베흐의 모습을 생성했던 것이었다는 말이었다. 더 나아가, 그 남성은 그 에너지는 자신의 에너지이기도 하다는 말도 건네고 있었다. 그 말에 의하면 진짜 귀네베흐라 칭해지는 기계 병기 그리고 클라리스, 미라의 바로 앞에 있던 남자는 같은 기운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었으며, 이러한 말을 통해 남자는 자신과 귀네베흐가 서로 관련성이 있음을 밝히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한 그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아네샤가 그 남자에 대해 나에게 이러한 추측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귀네베흐와 그 남자는 동일한 존재일 수도 있잖아."
  남자는 자신이 귀네베흐와 동일한 기운(Jiîn, Energia) 을 사용한다고 말했었다. 물론 같은 동력원에서 같은 기운을 공유하는 존재들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기계 병기들이 서로의 기운을 공유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 같은 기운을 사용한다고 말한다면 내릴 수 있는 추측은 한 가지, 어떠한 기계 병기와 눈 앞의 사람이 실은 동일한 존재라는 것. 실제로 기계 병기가 홀로그라피(Holografy) 와 같은 인간의 형상을 자신의 분신으로 내세운 전적이 있으므로 이러한 추측이 딱히 무리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할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그게 맞을 거야, 저 기계 병기들이 같은 기운을 공유할 이들도 아니고, 누군가와 같은 기운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 누군가와 동일한 존재임을 의미하겠지. 그리고, 기계 병기들이 인간의 모습을 어떻게든 형상화해서 자신의 분신으로 내세우는 경우도 있어, 분명 그러한 경우이겠지."
  "귀네베흐의 것이 곧 내 것이다라....... 그렇게 자신의 정체에 관한 고백을 했네."
  한편, 미라 역시 클라리스의 곁으로 돌아가면서 클라리스에게 말하고서,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클라리스는 그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화답했다. 이어서 미라는 그 남자를 가리키면서 클라리스에게 바로 이렇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랑슬로를 귀네베흐를 되살리겠다고 하면서 기계 병기들의 편으로 끌어들인 이가 저것이지 않았나? 그렇다면 어딘가에 숨은 본체가 서로 다른 분신을 운용하면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랑슬로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의 악행을 부추겼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이후, 미라가 그의 행동에 관한 추측을 하려 할 때, 리피가 미라에게 다가가서 "그러하겠지요." 라고 말하고서, 방금 전에 아름다운 여성에서 해골로 변했던 형상과 그 남자 모두 같은 존재가 만들어낸 분신으로서 사실상 같은 존재가 두 가지 인격을 연기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런 사정을 랑슬로가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그래서 두 존재를 서로 다른 존재로 여기면서 남자의 뜻에 따라 '귀네베흐' 를 되살리겠다면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어 말하기도 했다.
  "랑슬로의 악행을 용서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우리들의 앞에 있는 저 귀네베흐라 할 수 있어요."
  그리고서 리피는 눈 앞에 보이는 남자를 '귀네베흐' 라 칭하고서 랑슬로의 만행을 용서할 수는 없겠지만, 그 만행의 원흉은 결국 귀네베흐의 탐욕이었음을 밝힌 이후에 그를 처치하는 것으로써 그간 그 남자가 랑슬로의 검을 빌어 행한 만행에 대한 응보를 가함은 물론, 그의 뱃속에 들어가 고통받고 있는 영혼들을 해방시켜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어 밝히기도 했다.
  "Tu es une si petite fée et tu oses m'accuser comme un axe du mal." (너 같은 새파란 정령들 따위가 나를 감히 악의 원흉이라 칭하다니)
  그 때, 남자가 미라의 오른쪽 곁에 이른 리피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전까지 상대를 깔보고 조롱하는 듯해 보였던 남자의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목소리도 분노 어린 목소리로 변해가고 있었다-그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이 마치 귀네베흐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는 느낌이 들어, 이를 통해 귀네베흐의 형상과 그 남자가 동일한 존재임을 확실히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더니, 이윽고 남자, 귀네베흐는 클라리스, 미라 그리고 리피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이렇게 저주하는 듯한 말을 쏟아 내었다.
  "Vous moquez de moi maintenant, alors, savourez-le. Quand je révélerai mon vrai pouvoir, votre rire sera bientôt de la peur." (지금 나를 비웃었겠지, 그래, 실컷 웃어라, 나의 진정한 힘이 발휘되는 순간, 그 웃음은 비명으로 변할 것이다)
  클라리스 등의 3 명은 랑슬로의 배후에 '귀네베흐' 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고, '귀네베흐' 에게 분노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마치 그들이 자신을 비웃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으리라 멋대로 판단을 하고 있으면서 그렇게 말했던 모양이었다. 들으나 마나, '내 진정한 힘을 맛 보아라 (Nai camkhimal nyecala!)' 이런 식의 발언이었을 것이다. 참으로 뻔한 소리에 그저 헛웃음이 나오려 하는데, 그 말을 들으며 그간 비웃음 따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미라가 오른손에 검을 들면서 그를 조롱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Tu voules dire : Peur et agenouillez-vous devant mon visage laid d'ÉNORME ROBOT, CORRECT?" (내 흉칙한 기계 형상 앞에서 무릎 꿇어라,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이지, 그렇지 않아!?)
  마지막 어구에서 목소리를 일부러 유난히 기괴하게 내고 있었음에서 그를 도발하고 조롱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말이었음이 확실해 보였다. 마지막에는 격분까지 하고 있었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 말을 들으며 어이 없음의 한계를 제대로 넘어섰던 모양이었다.
  "Tu penses que nous aurions peur de ça? Comment pitié!" (그 딴 것을 우리가 무서워할 줄 알았어? 이 하찮은 자식이!)
  그리고서 그는 자신이 든 검의 날이 남자를 향하도록 하면서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러는 동안 그간 팔짱을 끼며 사태를 관망하던 클라리스 역시 다시 검을 들었고, 리피 역시 클라리스, 미라의 뒤에 있으면서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한 대비를 행하려 하는 듯해 보였다. 그러한 그들의 행동에 나 역시 그들의 행동에 가세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었고, 그러면서 그들의 근방 상공에 이르려 하였으며, 아네샤 역시 그런 나를 따라 남자가 자리잡은 그 부근의 상공에 있으면서 '귀네베흐' 가 본 모습을 드러낼 때를 기다리려 하였다.
  "Bien. Le temps est venu. Je vous laisserai faire partie de mon pouvoir!" (좋다, 때가 되었군. 내 힘의 일부를 보여주마!)
  "Essaye-le, si tu veux. Tu ne le fais jamais comme tu le souhaites." (그래, 할 테면 해 봐, 네 뜻대로 되지는 않을 테니까)
  이에 클라리스가 아닌 미라가 화답했다. 이후, 남자는 오른팔을 어깨 높이로 벌리더니, 이어서 여인의 모습, 그리고 해골의 모습을 보였던 붉은 구체가 남자의 몸에 흡수되어 가면서 그 크기가 점차 줄어들어 가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체가 소멸하면서 남자의 몸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으며, 이어서 남자가 붉은 불길에 타오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불길이 사라지면서 남자는 나신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적당히 근육이 붙은 단단해 보이는 몸을 가진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카리나가 자신의 검을 든 오른팔을 앞으로 내밀고 있었으며, 클라리스 역시 자신의 검을 든 오른팔을 내린 채로 남자의 모습을 조용히 응시하고만 있었다. 남자의 옷을 벗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당황할 수도 있었을 법해 보이지만, 나와 아네샤, 리피도 그렇고, 모두 본 모습은 인간이 아닌 기계 괴물일 것으로 여기고 있었으며, 애초에 적을 바라보듯, 대상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가 옷을 벗든 말든, 그런 것은 나와 아네샤, 그리고 클라리스 등에게는 신경 쓸 것도 아닌 일이었다.
  "Qu'est-ce que tu fais? Pensais-tu VRAIMENT que ton nu nous surpredrait?" (무슨 짓이지? 설마 그런 벗은 몸으로 우리를 놀래키겠다고 '정말로' 작정했냐?)
  그렇게 그가 옷을 태워 없애버린 것에 한 동안 일행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그 이후, 미라가 그런 그의 모습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 대해 반응했을 리는 없고, 그저 그의 나름 파격적인 모습에 대한 일행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대변하려 한 행동이었을 것으로 여기어지고 있다. - 해당 발언의 뜻은 나중에 리피가 알려준 바에 따르면 '무슨 짓이냐? 설마 네 녀석의 나신으로 우리를 놀래키겠다고 작정한 것이었나?' 정도의 뜻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일행의 반응에도 아랑곳 않는 듯이 남자는 이후, 조용히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이어서 두 팔을 양 옆으로 벌리면서 공중으로 떠올랐고, 이후, 그가 서 있는 자리를 중심으로 핏빛 방진이 생성되었다. 그 직경은 딱 그의 신장 정도.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클라리스는 미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라, 일단 검을 다시 꽂아 둬, 당분간은 검을 사용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야."
  이후, 클라리스가 다시 검을 자신의 왼쪽 허리의 칼집에 넣어 두자, 미라 역시 그를 따라 자신의 검에서 기운을 거두고, 이어서 검을 다시 칼집에 꽂아 넣은 이후에 왼손에서 하얗게 빛나는 빛의 기운을 생성해서 자신의 곁에 두려 하였다. 남자가 변신한 이후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빛 기둥은 금방 사라져 버렸고, 그와 함께 붉은 기운을 흡수한 '귀네베흐' 의 모습도 일행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 직후, 클라리스가 무언가를 직감한 듯이 제단을 향해 돌아서더니, 바로 옆에 서 있던 미라에게 말했다.
  "준비해, 금방이니까."
  "알았어." 그 이후,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두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고, 이어서 클라리스는 자신의 근방에 나와 아네샤가 접근해 오자, 나를 올려 보면서 이렇게 당부했다.
  "제단 쪽에서 기운이 감지되었어요, 제단 한 가운데 쪽에서 곧 그 자가 변신한 괴물이 제단을 무너뜨리면서 깨어나겠지요. 그 때가 되면 곧바로 괴물에게 접근해 주세요, 때가 되면 저희들도 같이 괴물의 바로 앞으로 나설 거예요."
  "클라리스 씨!!! 제단이 흔들리고 있어요!!!"
  그러다가 클라리스의 당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갑자기 제단이 위치한 그 일대가 무섭게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진동과 함께 굉음이 울려 퍼졌으며, 굉음에 의한 진동이 하늘에까지 미쳐 내가 위치한 상공 일대까지 격렬히 떨리고 있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클라리스가 예상한 바 그대로, 제단의 마법진이 그려진 타일 바닥이 들어 올려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을 이루는 타일들의 배열이 돌무더기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해체되면서 땅 속에서 그간 잠들어 있었을 개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어두운 회색을 띠는 것으로 기계로 이루어진 거미 괴물이 바닥을 뚫고 솟아오르고 있었다. 몸체의 머리, 가슴(Marakhazm) 부분은 다리의 개수에 맞춰진 팔각 모양의 몸체를 가진 전차와 닮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포탑을 제외한 본체 부분의 높이가 내 키 만할 정도였으니, 이전의 그 비행선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거대한 병기였다.
  본체의 좌우 부분에 달려 지면을 오가는 기능을 수행하는 4 쌍의 다리는 각 다리의 바닥에 닿는 부분만 하더라도 내 키의 4 배 가량에 이르고 있었다. 본체 위의 포탑에는 포신은 장착되어 있지 않았지만 좌우 부분에 미사일이 발사될 법한 발사대들이 장착되어 있었으며, 한 가운데에는 대에 매달린 원통형 포신이 자리잡고 있어서 포신을 통한 광선 공격을 할 수 있어 보였다. 전차 하단의 정면에는 안면부가 위치하고 있었으니, 거미처럼 여러 눈들이 자리잡은 그 아래로 커다란 입이 예리한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간 랑슬로가 소환해서 죽여 버린 무고한 사람들의 영혼들이 자리잡고 있었을 토카막(Tokamak), 이전에 만났던 그 어린 소년의 영혼이 멈춰 달라 부탁했던 그 토카막은 머리가슴에 해당되는 본체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본체의 뒤쪽에는 마치 거미의 몸통을 모사한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몸체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몸체의 표면 곳곳에는 포구들이 하나씩 자리잡고 있었으니, 각 포구들은 미사일 혹은 광탄을 상공 일대를 향해 발사해 개체의 위쪽에 자리잡은 병기들을 격추시키려 함에 그 목적이 있어 보였다.
  커다란 거미의 모습을 갖춘 기계 괴물은 벽돌들을 뚫고 솟아오른 이후에 남쪽 근방의 바닥을 향해 다리를 굽히면서 착지했으며, 개체가 착지할 즈음에 다시 한 번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충격파와 함께 주변 일대의 지면이 진동하였다. 커다란 개체가 격렬히 착지하면서 그 충격으로 주변 일대의 지면이 진동을 일으킨 것이었다. 그렇게 병기가 착지를 하자마자 나는 바로 병기의 본체 바로 앞에 있는 얼굴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하였으며, 아네샤가 그런 나의 뒤를 따라 나섰다. 그러는 동안 클라리스, 리피 그리고 미라 역시 이런 나와 아네샤의 바로 뒤를 따르며 기계 거미의 근처에 이르고 있었다.   그렇게 내가 기계 거미의 바로 앞에 이르렀을 때, 기계 거미로부터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더 이상 이전의 '귀네베흐' 가 드러낸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아니었으며, 뒤틀리고 기계적으로 변한 괴물의 음성이 인간의 언어를 말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그간 젊은 남자의 모습을 보였던 개체의 본래 목소리였던 것일지도.

Nous, êtres forts qui ont élu de la nature en effet avons le droit de prendre les organes intellectuels de l'humanité qui a mal évolué. C'est inévitable la vraie loi de la nature! Oui! Les êtres bas comme humains doivent naître pour CONSACRER leurs biomatériaux à des ÊTRES ÉLEVÉS, comme nous, DES MACHINES!
우리, 선택받은 강인한 종족들은 마땅히 올바르지 못하게 진화한 인간의 뇌장을 차지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그렇다! 인간 같은 저급한 종족은 드높은 종족에게 생체 조직을 바치는 사명을 띠고 태어난 것이다, 우리 기계들에게 말이다!

  그리고서 그는 이렇게 외치려 하였다.

Par les droits de l'élu de la nature, je tuerai de plus EN PLUS d'hommes qui sont des déchets d'univers et prendrai leur énergie dans mon corps pour accomplir ma mission de faire l'univers sans l'humanité!
자연의 선택을 받은 자의 권리로서, 나는 인간, 우주의 쓰레기들을 처단하고 내 몸을 그들의 에너지로 채워 인류 없는 우주를 만든다는 사명을 달성하겠다!

  그렇게 거미 괴물이 목소리를 낼 무렵, 미라가,
  "Choisi par la nature? Tu penses que les machines sont comme ça!? (자연의 선택? 기계들에게 그게 가당한 일인 줄 아나!?)"
  라고 외쳤지만, 아마도 거미 괴물로 변해 버린 그 남자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거나 들려도 별 의미 없는 말이었을 것이다. 이후, 거미 괴물은 목소리를 높여 이렇게 외쳤다.

Donc...... Donnez-moi...... VOS...... ÉNERGIES!!!! ROUOOOOOOOOOOAAAAAAAAAAAHHHHHHHHHHHH!!!!!
그러니...... 에너지를....... 바쳐라아아아아!!!! 구우와아아앙아아앙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앙아아앙아아아!!!!!

  마지막의 외침과 함께 거미 괴물은 몸체의 하단에 자리잡은 입을 벌리면서 머리를 들었다가 그 머리를 다시 내리며, 괴성을 내기 시작했고, 그것을 공격 개시의 신호로 여긴 나는 그 입을 공격 목표로 정하자마자 바로 지팡이를 향해 번개 줄기를 발사, 그 입 안에 번개 줄기가 들어가도록 하였다. 잠시 후, 입 안으로 파고든 번개 줄기가 입가에서 폭발해 푸른 빛을 퍼뜨리는 광경이 보였다. 그에 이어 아네샤 역시 그의 양 앞 다리를 타격하기 시작했다.
  한편, 클라리스는 거미 괴물의 머리가슴 부분 위쪽에 있으면서 자신이 생성한 빛의 기운이 노란 광탄들을 발사해 배의 구멍들을 타격하도록 하고 있으면서 자신은 머리가슴의 포대, 그리고 등 부분을 자신의 두 손에서부터 생성된 하얀색을 띠는 빛의 칼날들을 발사해 그 칼날들이 머리가슴의 포대와 배의 구멍난 부분을 찌르려 하고 있었다. 미라는 일행의 우측 앞에 있으면서 오른손에서 생성한 빛의 기운이 거미 괴물의 오른쪽 다리가 있는 방향에 있도록 하면서 하늘색 광탄들을 발사해 다리의 관절 부분들을 타격하도록 하면서 자신은 거미 괴물의 왼쪽 다리들의 관절들을 하늘색 빛으로 이루어진 달 모양의 칼날들을 손에서부터 생성한 이후에 발사하고 있었다. 그 빛의 칼날들은 미라의 손들에서 발사된 이후, 거미 괴물의 다리들을 추적해 그것들을 베어내는 듯이 타격해 갔다.
  이후, 거미 괴물로부터 공격이 시작되었다. 우선 거미 괴물은 자시의 등, 배 부분의 끝이 하늘을 향하도록 그 부분을 들어올리더니, 상공에 있는 일행을 향하기 시작한 일행들을 향해 각 구멍에서부터 3 발씩 푸른 광탄들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구형의 광탄들은 일행을 향해 여러 방향으로 난사되어 직선 상으로 나아가다가 일행이 위치한 그 일대에 이르면서 하나씩 폭발, 어두운 푸른색을 띠는 빛을 폭발시켜 어른의 키만한 직경의 구체를 생성하고 있었다. 그에 이어 거미 괴물은 다리를 이용해 자신의 뒤쪽-시가지 폐허의 북쪽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머리가슴 부분의 좌우측에 위치한 포대에서부터 추적형 미사일들을 몇 발씩 계속 발사하해 그것을 통한 공격을 행하려 하기도 했다.
  그것들을 피해 나아가면서 거미 괴물을 향한 공격을 이어가는 동안 소정령 간 통신을 통해 다시 마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간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통신을 하지 못했다는 마녀의 목소리는 나에게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보고 있음을 밝혔다.
  "그 거미 괴물은 N 형 병기, 네르우스 엣 테로르(Nervus et Terror), 그들의 말로는 아마도 네흐페 테르흐(Nerf et Terreur) 라 칭해지는 유형의 병기예요. 자세히는 NV 계열일 것으로 추정되고, 이름은 확인했어요, '베도바 인산귀나타(Vedova Insanguinata)' 혹은 '뵈브 상글랑트(Veuve Sanglante, Voev Sãglãtê)' 라 칭해지는 병기일 거예요. 거미 괴물의 형상을 갖추고 있으며, 인간의 피와 살을 탐하는 특징을 가지는 대형 병기군의 일종이라고 해요."
  "N 형 병기라는 것이, 인간의 피와 살을 탐하는 그런 특징이 있지 않았나? 그 조하르 성계에 발견됐다는 병기가 NS 계열이었던가 그랬었잖아."
  "그랬었지요." 이후, 당시에는 나의 왼편 곁에 있던-내 주변 일대를 오가느라 자주 위치가 바뀌었다- 아네샤가 건넨 물음에 마녀의 목소리가 화답했다. 이후, 아네샤가 통신을 통해 마녀의 목소리에게 뭔가 질문을 행하려 하였지만 이후의 상황 때문에 질문을 이어갈 여력이 나오지 않았다.
  그 무렵, 뵈브 상글랑트-이후에는 상글랑트(Sanglante) 로 칭한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한 번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숨을 들이쉬는 듯한 동작을 취하다가 숨을 내쉬면서 입에서부터 검은 구체 형상의 쇳 덩어리들을 내뿜기 시작했다. 아마도 공뢰였을 그 폭탄들을 뿜어내는 그 모습이 그야말로 괴물이 입에서 무언가를 '토해내는' 모습 같았다. 그렇게 괴물이 토해내듯이 사출한 폭탄들의 개수는 눈으로 보았을 때, 대략 60 여 개체 즈음은 되어 보였다.
  검보라색 폭탄들이 괴물에게서 날아오기 시작하자 나는 우선 빛의 기운에서부터 발사되는 번개 화살, 작살들과 나의 지팡이에서 발사되는 번개 줄기들로 이들을 격추, 폭파시키려 하였으며, 아네샤 역시 하늘색을 띠는 바람의 기운으로 이들을 격추시키는 데에 정신을 집중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마녀의 목소리가 뭐라 말을 하고 있기는 했었지만 당시의 상황에 집중하고 있었으며, 폭탄들이 사출되고 이를 격추시키려 하면서 계속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기에 그가 뭐라 말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앞서 나아간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는 미사일과 더불어 등에 위치한 포대에서부터 한 줄기씩 발사되는 붉은 광선들을 피해내는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지속해서 거미 괴물 상글랑트를 공격해 나아가고 있었으니, 이들의 공격 목표는 이전과 다름이 없었으며, 다만, 미라의 경우에는 다리 좌우 부분 근처를 미사일을 피하면서 수시로 오가느라 공격 목표가 상글랑트의 왼쪽 다리, 오른쪽 다리들을 오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폭탄 사출을 멈추고서 상글랑트는 다시 자신의 앞쪽, 남쪽 방향으로 걸어 나아가기 시작했고, 그러는 동안 그가 토하듯이 사출한 폭탄들이 계속 나와 아네샤가 위치한 일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단순한 마법탄 공격으로는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았지만 바람 줄기, 번개 줄기에 의해 강타를 당했을 때에는 움직임을 멈추고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일행의 근처에 이르러서 타격을 받아 붉게 달아오르는 폭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아네샤 모두 뭐라 말할 것도 없이 폭발할 것임을 알아차리면서 각자 다른 방향으로 붉게 달아오른 폭탄들을 피해 가려 하였다. 나는 상글랑트의 우측 머리가슴 부분, 미라가 위치한 그 근방 쪽으로, 그리고 아네샤는 그것의 몸통 부분 쪽으로 나아가면서 위험을 면하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폭음이 터져 나오고, 대기의 진동과 함께 폭탄들이 터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폭발에 휩쓸렸던 폭탄들 중에서 무사했던 개체들이 다시 붉게 달아올랐으며, 이들 역시 폭발하는, 연쇄적인 폭발이 이어지고 있었다. 폭발이 거듭 일어나면서 한 동안 일행이 위치하고 있던 일대의 상공은 붉은 화염이 터지고 화염 속에서 파편들이 여기저기 날아가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어야 했다. 그러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 폭탄들의 연쇄 폭발이 모두 끝난 시점에서야 나는 상글랑트의 머리 부근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며, 이는 아네샤도 같았다. 같은 시기에 괴물의 머리 바로 앞에서 흩어진 만큼, 돌아올 때에는 거의 같은 시기에 돌아왔으며, 돌아올 무렵에 아네샤는 내가 위치한, 그 왼편의 근방에 있게 되었다.
  그 이후, 다시 한 번 상글랑트의 입가에서 폭탄들이 사출되기 시작했으며, 그 모습을 보자마자 아네샤가 바로 두 팔을 양 옆으로 벌리면서 자신의 주변 일대로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서 그 바람으로 폭탄들을 상글랑트가 위치한 일대로 날려 보내려 하였다.
  "이 폭탄들, 전에 만났던 그 거대 비행체의 폭탄들처럼 날려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이전에 일행이 격파했던 그 거대 비행체가 폭탄들을 사출했을 때처럼 같은 방식으로 바람을 통해 폭탄들을 날려 보내, 이들을 폭파시키는 것으로써 병기에 피해를 줄 수 있어 보인다는 것. 우선 그렇게 말하고서 아네샤는 바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어 말하기 시작했다.
  "가급적이면 세게 날려 보내, 괴물의 몸체에 부딪칠 수 있도록 말야! 아무래도 폭탄들은 일정 이상의 충격을 받으면 폭발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바람, 번개 줄기에 의해 강타를 받은 폭탄들, 그리고 폭발에 휩싸였던 폭탄들이 붉게 달아올랐던 모습을 보면서 아네샤는 상글랑트가 사출해 간 폭탄들이 충격을 받으면 폭발을 일으키는 특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서 세게 날려 보내, 몸체에 강하게 부딪치도록 할 것을 요구하였다. 만약 그가 말한 대로 폭탄들이 몸체에 세게 부딪쳐서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이를 통해 바람, 번개 줄기 수십여 발 분의 피해를 가할 수 있음을 기대할 수 있었던 만큼, 시도가 성공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물론 실패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실패한다고 해서 손해볼 것은 없어 보였다.
  두 팔을 앞으로 내밀고 두 팔을 지팡이를 쥐고 있던 오른손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겹쳐서는 오른손에 두 팔의 기운을 집중시켰고, 이어서 지팡이의 끝 부분으로 그간 집중시켰던 기운을 방출해 회오리 바람의 형태로 나와 아네샤가 있는 쪽으로 나아가는 폭탄들이 그대로 상글랑트의 몸체로 나아가도록 하기 시작했다. 상글랑트는 폭탄을 거세게 사출해 폭탄들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지만 거세게 일어나는 회오리 바람에 저항할 수 있도록 계속 폭탄들을 밀어내는 무언가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날아가던 폭탄들은 곧 움직임을 멈추더니 상글랑트의 몸체 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아네샤 역시 두 팔을 앞으로 내밀고, 두 손에서부터 하나씩 바람 기운을 방출해 한 쌍의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으며, 그렇게 일어난 회오리 바람은 나의 회오리 바람과 더불어 거대한 회오리 바람이 되어 상글랑트에게서 사출되는 폭탄들을 거세게 그의 몸체 쪽으로 밀어내려 하였다.
  이들 중 모두가 상글랑트의 몸체에 닿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많은 개수의 폭탄들이 상글랑트의 몸체에 부딪치며 날아갔으며, 이들의 움직임은 상글랑트의 머리가슴 부분, 그리고 뒤쪽의 몸통 부분까지 나아가고 있었다. 거세게 상글랑트의 몸체 쪽으로 날아가 몸체에 부딪친 개체들은 그로 인해 강타를 받게 되었는지, 곧바로 각자의 몸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으며, 이어서 이들은 상글랑트의 몸체 곳곳에 충격파, 불꽃을 터뜨리는 폭발을 일으키며 몸체의 여러 부분에 피해를 내고 있었다.
  폭탄들 중 일부는 상글랑트의 입가로 날아가기도 했으며, 입가에 부딪쳐서 붉게 달아오르자마자 폭발을 일으켜 입가에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당시 날아간 폭탄들의 개체 수는 대략 60 여 개체였으며, 이들의 폭발은 거대한 거미 괴물의 몸체 곳곳에서 일어나 거미 괴물의 여러 부분에 경미하다면 경미한 피해를 입히고 있었을 따름이었으나, 입가만큼은 상당히 큰 피해를 입었는지, 그 부분에서는 불길과 더불어 연기가 피어오르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바로 그 기세를 타서 입가를 공격 목표로 정하고 지팡이를 든 오른팔이 그 입가를 향하도록 한 이후에 지팡이의 끝 부분에 바람의 기운을 잠시 집중시킨 이후에 그 기운을 방출, 번개 줄기의 형태로 방출해 나아가려 하였다.
  잠시 후, 파란 색을 띠는 2 쌍의 번개 줄기들이 한 다발의 형태로 묶인 채로 기계 병기의 입가로 나아가 그 입 안쪽에 부딪쳤으며, 굉음과 함께 파란 빛이 폭발하면서 입가 안쪽에 충격을 가하려 하였다. 이후, 상글랑트는 다시 한 번 폭탄들을 사출하려 한 것처럼 보였으나-입에서 발생하는 폭발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사출되자마자 번개 줄기에 의해 타격을 받아 폭발하면서 그 폭발이 입 안쪽에 충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괴물의 입 쪽에서 붉은 화염이 터져 나오면서 입 부분이 그 충격으로 인해 조각나며 불길에 휩싸인 파편들을 흩뿌렸다. 이후, 입이 있던 자리에는 구멍이 뚫리고, 구멍 안쪽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계인 만큼, 발성은 반드시 입에서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고, 그 이후로도 괴물의 괴성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입가가 터지면서 괴물은 다시 북쪽으로 뒷걸음질을 하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다시 몸통의 구멍, 포구에서부터 포물선 상의 궤적을 그리는 푸른 광탄들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몸통을 들어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했으며, 그래서인지 광탄들의 궤적 역시 직선에서 포물선으로 바뀌었다. 여러 광탄들이 일행이 있는 쪽으로 완만한 포물선 상의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이후에 폭발해 구상의 푸른 불꽃을 터뜨리며 일행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들 포탄의 궤적은 나와 아네샤보다는 좌, 우측의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를 더 많이 향하고 있었으니, 자신의 측면에 위치한 그들의 견제가 진짜 목적이었던 모양.
  광탄들이 나아가는 곳이나 폭발은 처음 공격 때와 변함이 없었기에 클라리스도, 미라도 처음 때와 비슷하게 이들을 피해가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각자가 발사하는 빛의 칼날들, 초승달형 칼날들로 몸통의 포구들과 다리의 관절들을 계속 공격해 나아갔다. 그렇게 타격이 이어지면서 포구들도 하나씩 폭발하기 시작했고, 다리 역시 가장 많이 타격을 받은 오른쪽 가운데 다리들부터 하나씩 검붉은 화염을 터뜨리는 폭발과 함께 떨어져 나아가기 시작했다. 다리가 떨어져 나갈 때마다 폭발에 의한 충격으로 상글랑트의 몸체가 한 번씩 들썩이고 있었다.
  나는 입가에서 구멍이 뚫린 쪽으로 계속 타격을 가하고 있었지만, 어느덧 불길은 걷히고 구멍이 뚫린 부분은 기계 장치 내부의 장갑판이 생성되어 막아내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포탑 부분의 앞 부분이 개방되면서 그 내부에서부터 주황색 구체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그 이후로 그 구체에서부터 주황색 빛 줄기가 방출되어서 새로운 공격 수단이 되기도. 그렇다고 해도, 빛 줄기는 직선 상의 궤적만을 그리고 있었을 따름으로 그 주변에 있으면 피해를 입지 않았기에 크게 신경을 쓰거나 하지는 않았다.
  빛 줄기 방출 이후, 상글랑트는 뒤로 급격히 움직이더니, 이어서 자신의 앞 다리 한 쌍을 급히 들어올리기 시작했다-해당 부분들은 관절이 워낙 튼튼해 잘 부서지지 않아 클라리스, 미라 역시 공략을 일단 뒤로 미루어 둔 상태였다-. 그러더니, 그 다리들을 빠르게 움직여 앞쪽에 있는 나와 아네샤를 베려는 듯이 나와 아네샤가 있는 쪽으로 다리를 휘둘렀고, 이에 나도 그렇고, 아네샤 역시 다급히 그 공격을 피해 움직여서 그 공격을 피해냈다.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다들 놀랐고, 그래서 잠시 동안 공격을 다시 취하지 못하기도 했었다.

  상글랑트의 다리는 수차례 타격에도 건재했던 앞 다리 한 쌍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 부서져 있었으니, 몸체 왼쪽에는 뒷다리 하나가 남았고, 오른쪽에는 가운데의 다리들 중 하나가 남았지만 이들 모두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곧 부서질 것임이 분명했기에 사실상 상글랑트에게는 앞 다리 한 쌍만 남았다고 볼 수 있었다.
  앞 다리에 의한 공격을 하고 난 이후, 상글랑트는 다시 구체에 붉은 기운을 충전하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한 차례의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하고, 이어서 자신이 자리잡은 그 전방을 향해 주황색을 띠는 크나큰 빛 줄기들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큰 기운을 연속으로 분출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빛 줄기들을 발사할 때마다 충격음과 함께 몸이 들썩거릴 정도로 반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렇게 나아간 빛 덩어리들은 포물선 각도로 나아가다가 폭발해서 폭발한 그 일대에 크나큰 불 덩어리를 생성하고 있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포효하는 음성을 듣고 전방 일대에 공격이 있을 것임을 미리 감지한 클라리스, 미라를 비롯한 일행이 미리 괴물의 왼편 근처와 오른편 근처로 나아가서 이러한 폭발 공격은 일행에게 거의 피해를 주지 못했을 것이다.
  괴물의 몸체, 그 오른편으로 나아간 클라리스와 미라는 몸체 오른쪽에 남은 다리 하나를 그 관절 부분을 검으로 내리쳐서 부숴뜨리는 것으로 절단하려 하고 있었으며, 폭음을 일으키고 작은 불꽃들을 주변 일대로 퍼뜨리면서 결국 그 다리마저 부러지고 말았다. 그 이후로 남은 다리는 몸체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결국 부서지면서 그 몸체가 지면에 격돌하고 말았다. 몸체가 지면에 격돌하면서 상글랑트가 위치한 그 주변 일대의 지면에 진동과 함께 충격파가 일어나, 그 충격파로 주변 일대의 돌과 잔해 더미들이 그 파동에 휩싸이기도 했다.
  앞 다리를 제외한 모든 다리들을 잃고 움직이지 못하게 된 상태에서 상글랑트는 다시 한 번 포효의 음성을 내고 그와 함께 몸체를 들어올리며 몸체의 구멍에서 푸른 광탄들을 발사해 그 광탄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도록 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아네샤가 하늘색을 띠는 바람 줄기들을 생성해 이들로써 구멍이 있는 자리에 타격을 가해 그 부분들을 하나둘씩 타격해 나아갔고, 클라리스, 미라 역시 공격의 주요 수단이 되었을 그 부분들을 자신들이 일으키는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도검들, 그리고 하늘색 빛으로 이루어진 초승달 모양의 칼날들로 타격해 나아가니, 그로써 구명들은 붉은 불꽃을 일으키면서 하나둘씩 폭파되어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구체에서부터 한 번씩 방출되는 빛 줄기를 피해가면서 구체를 지팡이에서부터 발사되는 추적의 특성을 가진 파랗게 빛나는 번개 줄기들로 계속 타격해 나아가고 있었으며, 이후에는 클라리스가 이런 나의 움직임에 가세, 새하얀 빛을 발하는 자신의 검으로 그 주황색 구체를 찌르고, 자신의 왼손에서부터 새하얀 빛으로 생성한 도검들을 계속 발사해 이들이 구체를 향해 나아가 구체를 찌르도록 하고 있었다. 뒤쪽 몸통의 구멍들이 거의 다 폭파되어 가면서 그 쪽에 많은 이들이 자리잡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던 모양. 그러는 동안에도 간혹 푸른 광탄들 중 일부가 나와 클라리스를 향해 나아가고 있기는 하였지만 이들이 크나큰 위협을 가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아네샤는 상글랑트의 왼편 근방의 상공에 있으면서 다리의 절단면들을 향해 하늘색 바람 줄기들을 잇달아 발사하고, 소정령 역시 바람 칼날들과 고리들을 잇달아 발사하도록 해서 이들이 절단면을 향해 나아가서는 부딪쳐 폭발하도록 하고 있었다. 절단면 내부로 마법 등에 의해 생성된 물체들이 파고들어 피해를 가하도록 하는 것은 아네샤의 전투 상 주특기는 아니었고, 이는 당시에는 동행하고 있지 않았던 리마라(Limara) 의 주특기라 할 수 있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그의 특기를 이용하려고 했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상글랑트의 공격 수단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면서 상글랑트는 계속 울음 소리를 내고 있었으며, 그 때마다 한 무리-대개 10 여기-의 비행체들이 날아와 광탄들을 각자의 전방 일대를 향해 흩뿌리며 돌격해 오기도 했다. 직선 상의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 이들도 있었고, 상공 일대에서 일행을 마치 독수리 떼라도 된 마냥 둘러싸며 다가오려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돌격해 올 때마다 아네샤의 바람 줄기나 미라의 초승달 모양 칼날들에 의해 궤뚫리며 격추되고 있었을 뿐이었던지라 일행에게 큰 위협이 되거나 하지는 않고 있었다.
  더 나아가 기계 거미 떼들이 금속 다리로 지면을 질주하면서 불길한 소리를 내며, 큰 거미-어미 거미?-의 뒤에서부터 다가오기도 하였으나, 이들은 포탄 공격을 상공을 향해 발사하는 정도의 위협만 가할 수 있었던지라 이들 역시 큰 의미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우선 머리가슴 부분 위의 포탑 부분에 자리잡은 구체부터 먼저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에 마치 거대한 폭탄이 터지기라도 하는 듯이 폭음과 함께 충격파와 불꽃을 터뜨리고 있었으며, 이어서 아네샤가 집중 타격을 가하고 있던 몸체의 좌측에 있던 다리의 절단면들 역시 하나둘씩 폭발을 일으켜, 폭음과 함께 불꽃을 활화산이 용암을 분출시키는 듯이, 분출시켰다. 그 폭발의 충격 역시 상당했는지 상글랑트의 몸체가 잠시 들썩거리며 자신의 오른쪽 방향으로 급격히 기울어지기도 했다. 그 광경을 보며 전복되는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그런 사태는 다행히도 들어올려진 상글랑트의 몸체가 다시 바로 지면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니, 그것으로써 그 사태는 모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어서 미라가 푸른 광탄들을 피해 가면서 계속 공격해 폭파시키고 있던 상글랑트의 몸체 뒤쪽인 몸통 부분 역시 모든 구멍이 폭파되고, 공격 부위였던 구멍 부분들이 폭파되고 불길을 일으킨 그 여파로 몸통 내부가 불안정해졌다가 폭주를 일으키고 있었는지 몸통의 구멍 부분, 공격 부위들이 부서진 자리 곳곳에서 연기에 불길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이렇게 불안정해진 몸통의 모습을 본 이후, 그간 몸통 부분에 줄기차게 타격을 가하던 미라가 검을 든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서, 그 검을 마법의 매개체 삼아 검에서 방출된 하늘색 기운으로 초승달 모양의 칼날들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정도가 아닌 수십 여의 칼날들이 미라가 위치한 그 앞의 상공 일대에 흩어져서 격렬히 회전하기 시작하자마자 그의 앞에서 회전하며 멈춰 있던 칼날들을 미라는 잠시 검을 든 오른손을 내렸다가 다시 들어 그들을 향하도록 하였고, 이후, 그 칼날들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 각각의 칼날들이 하늘색 빛을 발하는 하나의 구체와 같은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며, 나는 미라가 그 구체의 형태를 이루기 시작한 하늘색 형체들을 빛 줄기의 형태로 변형시켜 몸통을 향해 발사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났을 무렵, 미라는 손을 조금 높이 들어 자신이 쥐고 있던 검의 끝이 상공을 향하도록 했다가 곧바로 지시를 내리는 것처럼 그 검을 오른쪽 방향으로 휘둘렀고, 그와 동시에 구체의 형체를 갖춘 하늘색 형체들이 빛 줄기와도 같이 곧바로 거미 괴물, 상글랑트의 몸통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미라의 바로 앞에서 생성된 10 여 하늘색 빛 줄기들이 상글랑트의 몸통에 하나둘씩 차례로 꽂혀 나아가는 광경이 보였고, 이어서 빛 줄기들이 꽂힌 부분마다 폭음과 함께 큰 폭발을 일으켜 하늘색 빛을 폭발시키고 있었다.
  빛 줄기가 꽂힌 순서대로 빛이 폭발하면서 하늘색 빛과 함께 충격파가 폭발한 자리마다 퍼져 갔다. 이러한 폭발로 장갑이 깨어지면서 그 내부에도 영향이 가해졌을 것이었고, 그 여파로 그 몸통의 장갑이 깨어지고 몸통 내부에서 붉은 화염이 폭음 그리고 충격파와 함께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충격파가 잇달아 터져 나오면서 그 여파로 상글랑트의 몸통이 격렬히 흔들리고 있었다.
  그렇게 몸통이 폭발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할 무렵, 나는 곧바로 번개 줄기를 본체의 포탑 부분 앞쪽에 생성된 구체가 폭발하면서 생겨난 구멍 안쪽으로 파란 번개 줄기들을 발사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5 ~ 6 개의 번개 줄기들을 지팡이에서 다발로 발사해 구멍 안의 내부 장치로 파고들게 하는 형태로 기계 내부에 타격을 가하려 한 것. 그리고 잠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포탑 부분 역시 그 내부에서부터 폭발이 일어나 붉은 화염을 장갑 내부에서부터 터뜨리기 시작하니, 그로 인해 외부의 장갑판이 폭발로 인해 부서져 가기 시작했다. 폭발은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일어나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큰 폭발이 일어나 외부 장갑이 그 폭발로 인해 깨어져 가기 시작했다. 한 동안 폭발이 이어지다가 머리가슴 부분과 몸통 부분이 동시에 폭발하면서 그야말로 온 몸이 폭발에 의해 붉은 빛의 그리고 주황색 빛의 화염에 휩싸이고 격렬한 폭음과 함께 충격파가 발생, 주변 일대까지 격렬히 진동하기에 이르렀다.

  병기가 온전히 파괴되는 것처럼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병기의 내부까지 전부 폭파되는 정황은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병기가 완전히 폭발했을 것이라 여기어지지는 않았고, 이는 클라리스나 리피도 같았던 모양이었다. 그 거미 괴물의 몸체가 폭파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와 아네샤의 양 옆으로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와 리피가 다가왔을 때, 리피가 아네샤 그리고 나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 안심하기에는 일러요!"
  그리고 리피가 예견한 바대로 열기 그리고 연기가 걷혀 가면서 연기에 휩싸여 있었을 거미 괴물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니, 그 외형은 더 이상 거미 괴물이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것의 형체는 아직 완전히 부서진 것은 아니었다. 폭발로 기존의 장갑이 부서진 이후, 상글랑트는 세로 방향으로 길다란, 그리고 직사각형에 삼각형을 결합한 오각형처럼 보이는 몸체 위로 그 몸체와 모습이 비슷하고 크기만 다른 포탑이 자리잡고 있는 형태로 그 모습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 폭발 이후로도 몸체 앞쪽의 앞 다리 한 쌍과 동체 한 가운데에 장착되어 있던 길다란 기둥 위에 포신이 장착된 형태를 갖춘 포대의 모습만큼은 온전히 남아 있었다. 포탑의 정면에는 개폐구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모습을 보면서 그 내부에서 구체가 생성되었을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몸통 부분은 완전히 파괴되었지만 그 흔적처럼 길다란 꼬리와 같은 개체가 몸체 뒤에 붙어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 때의 몸통 안에 그 개체와 숨겨져 있었던 모양으로 그 꼬리 모양 개체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이후, 기계적인 목소리의 여러 목소리가 뒤섞인 듯한 포효와 함께 몸체의 하단에서부터 불길이 치솟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병기는 이륙을 개시, 그리고 일행이 위치한 그 높이로 떠오르면서 몸체의 양 옆에 하나씩 좌우 방향으로 길고 폭도 상당히 넓은 사다리꼴 모양 날개가 생성되는 모습이 보였다. 그 한 쌍의 날개가 생성되면서 그와 동시에 후면에 장착된 꼬리 부분을 길게 늘였다. 꼬리 부분을 길게 늘이면서 그것은 길다란 꼬리의 관절 사이로 가는 몸체의 좌우 부분 한 가운데에 하나씩 광선 발사 장치로 추정되는 구체들이 박혀 있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그 꼬리는 비행을 이어가는 동안 위, 아래 방향으로 반복해서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상글랑트가 비행을 개시, 그리고 자신의 앞 다리들을 뒤로 접으면서 그 끝을 날개의 한 가운데 부분, 그 아래쪽에 붙여 놓으려 하는 동안, 각 날개들의 동체와 먼 부분, 동체와 가까운 부분, 그리고 가까운 부분들의 표면이 개방되면서 각 개방된 부분들의 내부에서 붉은색을 띠는 반구체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마치 생체 조직이라도 된 것처럼-실제로는 유리 광택을 내는 개체로 생체와는 관련이 없었다- 빛을 맥동시키는 반구체들은 주기적으로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을 띠며 깜박거리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글랑트는 본격적으로 비행을 개시하였다.

  이전의 거미 괴물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 하지만 뼈만 남은 꼬리와도 같은 꼬리를 드러내는 여전히 괴물 같은 모습을 보이며, 상글랑트는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의 반대 방향, 그리고 일행이 바라보는 방향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단에 불꽃을 일으키며 상승했던 괴물은 이후, 뒤쪽의 배기 장치에서부터 불꽃을 뿜어내면서 고속으로 뒤쪽, 제단이 자리잡은 그 북쪽 너머의 시가지를 향해 후진 비행을 개시하고, 이에 아네샤가 그런 비행체를 따라잡기 위해 날개를 뒤로 젖혀 가면서 빠른 속도로 비행체를 향해 날아가려 하였다. 아네샤의 움직임에 나 역시 그런 아네샤를 따라 가능한 빠르게 비행을 이어가면서 기계 괴물 상글랑트를 추격해 나아가려 하였다.
- 그 이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왼편에 클라리스, 미라 그리고 리피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그들 역시 머지 않아 따라 잡을 수 있었던 모양.

  몸에서부터 하늘색 빛으로 꼬리를 그려낼 정도로 비행을 이어가며 아네샤가 마침내 괴물의 기수 앞으로 다가가고, 그러면서 자신의 오른손에서 그간 모였던 기운을 한 번에 방출, 하늘색 기운을 띠는 하얀 빛을 발하는 구체를 그 기수를 향해 날려 보냈다. 그 구체는 내가 아네샤의 바로 앞에 도달할 무렵에 기수에 격돌해서 폭발하였고, 폭발 이후, 바람의 기운이 급격히 폭발하면서 퍼져 나아가 잠시 주변 일대로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생성되기도 하였다.
  폭발 이후 생겨난 구름이 걷히면서 그 기수의 모습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기수 부분은 구멍이 날 정도의 피해를 입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 앞 부분이 멀리서도 눈에 보일 정도로 심하게 찌그러져 있어서 그 타격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상글랑트는 처음 일행과 대면하자마자 우선 한 번의 큰 타격을 받았다.

Vous êtes allé jusque-là. Mais, je suis toujours en vie!

잘도 여기까지 왔군.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상글랑트는 수많은 사람들-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들이 다수 섞여 있었다-이 내는 외침과 함께 공격을 개시, 자신의 뒤쪽 방향으로 물러나려 하면서 우선 자신의 동체 한 가운데에 장착되어 있던 그 포신에서부터 붉은 광선을 자신의 정면에 위치하고 있던 나와 아네샤가 있는 방향을 향해 발사하려 하였다. 그 광선은 아무런 피해를 내지 않고 있었지만 이후 발사될 포탄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장치에 해당되었던 만큼, 광선이 자신을 향해 발사되었다면 일단 자신이 본래 있던 곳에서 피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광선이 발사되자마자 나와 아네샤는 괴물의 정면 앞에서 벗어나 좌우 부근으로 흩어졌으며, 이후 나는 그 포대를, 그리고 아네샤는 자신의 오른쪽 앞에 보이는 왼쪽 날개의 공격 장치들을 각자의 수단-나는 지팡이에서 발사되는 추적의 특성을 가지는 푸른 번개 줄기들, 그리고 아네샤는 손에서 발사되는 역시 추적의 특성을 가지는 하늘색 바람 줄기들-들로써 타격하는 것으로써 맞서려 하였다.
  붉은 광탄들을 발사해 나아가던 포신은 몇 번의 타격 이후에 폭발한 이후에 그 잔해가 불길에 휩싸인 채 떨어지면서 제거되었지만 상글랑트의 공격은 이제 시작이었다. 우선 날개의 3 개 부분 위쪽에 장착된 장치들이 빛을 발하면서 광탄들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 노란색으로 빛날 때에만 광탄들이 흩어지는 공격이 이어지고 있었으니, 장치의 색깔에 따라 다른 공격 유형이 나타나는 듯해 보였으며, 장치들의 색들을 서로 달리 하는 것으로써 3 가지 유형의 공격을 혼합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이러한 공격에 나는 괴물이 위치한 그 주변 일대로 모종의 무늬를 그리는 대형을 이루며 퍼져 나아가는 광탄들을 피해 가면서 오른쪽 날개의 장치들을 번개 줄기들로 타격해 장치들을 하나둘씩 제거해 나아가려 하였다.

  상글랑트의 공격 방식은 이러하였다, 양 날개의 공격 장치들에서부터 광탄들을 발사한 이후에 이어서 동체의 좌우 부분을 개방한 후에 광탄들을 피하느라 정신 없었을 상대를 노리며 다수의 유도성 미사일들을 발사해 나아가는 것이었다. 미사일들은 한 번 적을 추적한 이후에는 다시 적을 추적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움직임이 매우 빨라 행동을 기민하게 하지 않으면 미사일에 맞을 위험이 매우 컸다. 그래서 미사일들이 발사되었을 때에 만큼은 상글랑트의 앞쪽 일대를 빠르게 움직이면서 미사일들을 피해 나아가려 하였다.
  날개의 장치들이 초록색을 띠고 있을 때에는 장치가 위치한 그 앞쪽과 뒤쪽으로 상당히 굵은 초록색 빛 줄기를 하나씩 방출해 가려 하였고, 붉은색을 띠고 있을 때에는 각 장치의 전방, 후방으로 3 발씩 붉은 불덩어리들이 발사되었다. 상글랑트의 날개는 이러한 3 가지 공격을 반복해 갔고, 공격이 있을 때마다 그것에 걸맞는 방법으로 대응해 나아가야 했다. 이 에너지 덩어리들은 너무 많거나 너무 강해서 직접 막아내기는 힘들었고, 전부 피하는 것으로 대응해 나아가야 했지만 적어도 장치들이 빨간색, 초록색일 때의 공격은 잘 대응해 갈 수 있었다. 노란색을 때의 공격은 정말 싫었다.
  처음에는 각 날개의 3 가지 장치들이 각자 다른 공격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고, 그래서 그것에 맞는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여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날개에서 그러한 서로 다른 공격들을 이어가는 경우는 없었다.

  그렇게 날개의 광탄, 미사일 공격을 한 동안 반복해 나아가다가 상글랑트가 갑자기 꼬리를 높이 들어올리기 시작했고, 그 이후, 꼬리의 각 관절 사이 부분에 장착된 공격 장치들에서부터 하늘색 불덩어리들과 같은 광탄들을 발사해 내가 위치한 그 일대의 상공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윽고 그 광탄들이 내가 위치한 그 일대의 상공에 이르자마자 폭발해서 하늘색 불꽃과 빛을 각 미사일들이 폭발한 각 근방에 퍼져 나아가도록 하고 있었지만 상글랑트부터 시작해서 그것을 추적해 나아가는 일행 모두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기에 폭발이 있고 나서 잠깐의 시간 이후로는 일행 모두가 그 폭발이 일어난 일대를 지나쳐 가게 되었다.
  꼬리 쪽의 장치들 역시 일행이 위치한 일대로 화망을 생성하고 있었기에 마냥 무시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날개의 장치들, 그리고 동체의 미사일 발사 장치들에 신경을 쓰느라 당장에는 건드리거나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경우에는 날개의 장치들을 우선 공략해 나아가고 있었고, 동체의 미사일 발사 장치들을 미사일들을 격추시키면서 그 도중에 타격해 나아가고 있었으며, 아네샤의 경우에는 주로 나의 우측에 있으면서 주기적으로 날개의 장치들과 동체의 미사일 발사대들을 공격해 나아가고 있었다.

  상글랑트의 움직임은 처음에는 북방을 향하고 있었고, 움직임도 빨라서 금방 섬의 북방 해안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후, 상글랑트는 섬의 북방 해안에 이르자마자 몸체 하단의 장치에서 불꽃을 다시 일으키면서 상공의 보다 높은 곳에 이르려 하였다. 괴물은 이후, 자신이 머무르던 섬이 한 눈에 보일 정도의 높이에 이르고서 상승을 멈춘 이후에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 그 이후로 섬을 계속 맴도는 움직임을 보이려 하였다. 괴물의 이러한 움직임의 변화에 나와 아네샤 역시 그런 괴물의 움직임을 따라잡기 위한 이동을 이어가려 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병기의 날개 바로 앞에, 그리고 아네샤는 자신이 그간 장치들을 타격하고 있던 오른쪽 날개의 장치들 사이에 위치하려 하였다. 상글랑트의 움직이는 속도는 확실히 이전에 비하면 줄어들고 있었기에 따라잡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장치들의 내구성이 상당히 컸기에 금방 부서지거나 하지는 않았겠지만 지속적으로 타격을 받았을 왼편 날개의 장치들은 금방 그 외견이 금방 부서질 것처럼 불안정해져 가고 있었으며, 결국 이들 중에서 동체와 가까운 쪽에 위치한 개체와 멀리 있는 개체는 지속적으로 이어졌을 타격을 끝내 감당하지 못하고 붉은 불꽃을 뿜어내며 파괴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있는 쪽의 장치들 동체와 가까이 있는 것들부터 같은 방식으로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렇게 날개의 장치들이 하나씩 무력화되어 가면서 동체의 미사일 발사대들을 공격할 여유가 생겼고, 결국 미사일 발사대들 역시 하나둘씩 폭파되어 가기 시작, 그 내부에 수납되었을 수많은 미사일들까지 폭파되면서 그 여파로 발사대의 크기에 비해 더욱 큰 폭발이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미사일 발사대의 폭발은 우측에서도 이어지고 있었으며, 그 폭발 이후로 미사일이 발사되는 부분들이 하나둘씩 연쇄로 폭파되어 결국 모두 폭파되는 것으로 이어지니, 그 이후로 상글랑트는 다시는 본체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하지는 못했던 모양.
  여기에 그 시점에서 그간 뒤쪽에 있었을 클라리스, 미라, 리피까지 나의 왼편 근처에서 상글랑트의 꼬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으며, 이들은 상글랑트에게 다가가자마자 바로 그 꼬리의 장치들을 하얗게 빛나는 도검들, 그리고 하늘색 빛을 발하는 칼날들을 발사해 나아가면서 타격해 갔다. 이들은 격렬히 상글랑트의 꼬리 좌우 부분 주변을 오가면서 날아다니며 장치들을 공격해 나아갔으며, 그로 인해 꼬리의 장치들이 하나둘씩 폭파되고 불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위아래로 흔들리기만 하던 꼬리가 좌우로 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COMMENT OSEZ-VOUS!!!!
너희들이 감히!!!!

  그간 날개의 장치들이 타격을 받아 폭파되고, 본체의 미사일 발사 장치들이 파괴되어 못 쓰게 되었을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상글랑트가 클라리스, 미라가 꼬리 부분에 타격을 가할 때에는 격하게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의미였던 것일지, 그렇게 괴물이 비명을 내지르는 동안에도 클라리스, 미라는 계속 괴물의 꼬리가 위치한 상공 일대에 있으려 하면서 장치들을 계속 타격해서 파괴해 가고 있었다. 이에 상글랑트 역시 꼬리를 여기저기 휘두르고, 장치에서 더 많은 포탄들을 꼬리의 마디 사이의 장치들에서부터 발사해 나아가면서 꼬리의 좌우 부근을 계속 오가면서 장치들을 공격해 나아가는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를 격추시키려 하였지만 클라리스 등이 워낙 빠르게 날아다니고 있었던 탓인지 거의 맞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들이 꼬리 부분을 공격해 나아갈 무렵, 나는 파괴되고 남은 우측 날개의 장치들에서 발사되는 광탄들 그리고 빛 줄기들을 피해 가면서 남은 공격 장치를 마저 파괴해 가려 하고 있었다. 좌측 날개 앞의 아네샤 역시 동체에 가까운 부분의 장치만 남긴 상태였으며, 남은 장치 역시 연기, 불길을 일으켜서 거의 폭파되기 직전이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왼쪽 날개의 장치들을 동체에 가까운 것과 먼 것부터 파괴하고 마지막으로 가운데의 장치 하나를 집중 타격하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장치는 금방 불길에 휩이기 시작해 조금 더 있으면 폭파될 것 같았다. 날개의 남은 장치들은 왼쪽 날개의 것부터 먼저 폭파되었으며, 오른쪽 날개의 가운데에 자리잡은 장치 역시 거의 동시에 폭파되었고, 각 날개의 모든 장치들이 파괴되었을 때, 날개의 내부에서도 폭발이 발생하기 시작해, 날개의 모든 부분을 뒤덮을 정도로 거세게 불길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 모든 날개에서 거의 동시에 나타나고 있었다. 잇달아 발생하는 폭음의 끝에 양 날개에서 동시에 굉음과 함께 불꽃이 폭발하는 듯이 흩어져 가고, 그 불꽃이 사라지고 연기가 구름처럼 걷힌 그 너머로 외장이 벗겨지면서 그대로 표출된 날개의 내부 장치들, 그리고 각 날개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주황색을 띠는 반구체와 같은 형상의 동력원들이 자리잡은 모습이 보였다.
  동력원들이 노출되기 시작하자마자 나와 아네샤 모두 각자의 앞에 자리잡은 날개의 동력원들을 서로 약속한 듯이 번개, 바람 줄기들을 각자 그리고 각자의 소정령에서 동력원을 잇는 곡선을 그려 가면서 타격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상글랑트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아서 각 동력원에서부터 자신의 전방 일대를 향해 붉은 광탄들을 아무렇게나 흩뿌리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나와 아네샤를 직접적으로 노리며 발사된 것은 아니었으나, 일정한 규칙을 가지며 발사된 것이 아니어서 발사되고 나아가는 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없었고, 여러 방향으로 넓게 퍼져 나아가고 있었기에 광탄들을 피해가며 눈앞의 거체를 공격해 나아가는 내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되는 공격 수단이기는 했다.
  그러나 상글랑트에게서 발사되는 광탄들이 위협적이라고는 해도 못 피할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에는 거의 다 피해내고, 계속 반격을 가해 동력원에 타격을 가하려 하니, 그로 인해 날개의 동력원이 불길을 일으키고 이어서 불꽃을 터뜨리며 폭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폭음과 함께 충격파가 발산되면서 그 여파로 날개의 모든 부분에 폭발이 번져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왼쪽 날개 역시 폭발을 거듭하면서 파괴되려 하고 있었다.
  상글랑트의 양 날개들 모두가 폭발을 일으키고, 그 폭발이 거듭되어 부서지려 할 즈음, 날개와 동체의 접합 부분이 동시에 폭발을 일으키고, 그 폭발로 인해 폭발을 거듭해 가던 날개들이 동체에서 분리되었다. 동체에서 분리된 날개들은 더 이상 정상 가동을 할 수 없었기에 폭발을 거듭하면서 지면 혹은 그 부근의 해수면으로 떨어질 따름이었다. 당시 상글랑트는 섬의 동쪽 해안 부근에 있었으며, 그래서 몸체에서 분리된 왼쪽 날개는 바다 쪽으로, 오른쪽 날개는 내륙 쪽으로 추락해서 폭발, 지면에 불기둥을, 그리고 수면에 물기둥을 일으켰다.
  날개들이 몸체에서 떨어지면서 날개의 하단을 향해 접혀 있던 앞 다리 한 쌍 역시 폭발의 여파를 받았다. 하지만 그 정도 폭발에도 앞 다리들은 무사했는지, 접혀 있던 다리가 다시 펼쳐져 통상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정도로 끝났다.

  상공에서 커다란 금속 날개들이 떨어지는 동안에도 클라리스, 미라의 꼬리를 향한 타격은 계속 이어졌고, 꼬리 관절 사이의 거의 모든 공격 장치들이 파괴되어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 이후, 결국 상글랑트는 꼬리를 격렬히 흔들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꼬리 부분에서도 폭발이 거듭 일어나며, 꼬리의 관절 부분, 그리고 관절 사이의 장치들이 잇달아 파괴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 마침내 본체와 꼬리를 연결하는 부분마저 폭발하면서 폭발을 거듭해 나아가던 꼬리 부분마저 몸체에서 분리되어 지면이 있는 쪽으로 추락해 갔다. 그 꼬리 부분은 섬의 북쪽 해안가로 떨어졌으며, 해안에 닿자마자 폭음과 함께 모래를 거칠게 들어올려, 그로 인해 잠깐 동안이나마 다수의 작은 불, 모래 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그간 숨기고 있었던 양 날개와 몸통 안쪽에 있던 꼬리 부분마저 잃은 후, 상글랑트는 잠시 동안 동체 부분만 남긴 채, 공중에 떠 있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한 번 동체 하단의 장치에서부터 불기둥을 일으키면서 상공의 더욱 높은 곳으로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으며, 이에 이번에는 미라가 그런 상글랑트를 따라 잡으려 하였다. 이에 리피 역시 가능한 빠르게 속도를 내면서 그런 미라를 따라 나서려 하였고, 클라리스 역시 미라 그리고 리피를 따르면서 섬의 한 가운데 바로 위쪽의 아주 높은 상공 일대에 이르려 하는 상글랑트의 모습을 올려다 보려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섬의 상공 높은 일대에서 푸른 기운을 띠는 하얀 빛 줄기 하나가 발사되기 시작하였다. 어지간한 나무의 기둥 못지 않은 직경을 가지는 거대한 빛의 기둥과도 같은 줄기는 폐허의 중심지에 해당되는 광장의 폐허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으며, 곧 지면에 격돌해 분수대가 위치하던 일대에 격돌하면서 그 일대에 충격파와 함께 빛을 퍼뜨리려 하고 있었다. 그 이후에도 건물의 잔해들이 늘어선 섬의 곳곳에 빛 줄기들이 발사되려 하고 있었다. 섬의 상공 일대에 거대한 빛 줄기들이 마치 비가 쏟아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곳곳에서 내려오고 있어서 섬의 상공 어디든 한 곳에 계속 머무르고 있기만 해서는 위험했다.
  "아네샤! 어디든 일단 가자! 섬의 상공에 머무르고 있으면 안 돼!!!"
  우선 그렇게 외치고서 내가 먼저 아네샤에게 그렇게 당부의 외침을 전하고서 북쪽 방향으로 가능한 빠르게 속도를 내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이후, 나는 잠시 고개를 뒤쪽으로 돌려 아네샤가 내 당부를 따라 나처럼 비행을 하고 있는지를 보려 하였고, 다행히도 아네샤는 내가 부탁한 대로 나를 따라, 내가 위치한 그 위쪽에서 나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비가 내리는 듯이 쏟아져 내리는 빛 줄기들 사이를 돌파하면서 섬의 북쪽 해안을 지나쳐 그 너머의 바다로 나아가는 그 틈에 잠시 고개를 위로 올려 보았다. 상글랑트를 쫓아 나아가던 미라와 리피 그리고 그들을 따라 나서던 클라리스의 행방이 궁금했던 것이 그 이유로 빛 줄기들을 피해 다급히 상공을 비행해 나아가면서 그간 그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그들의 행방이 걱정이 되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들이라면 무사할 것이라 믿고 있기는 했지만 상황은 늘 예상대로 전개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 할 수 있을는지, 내가 나아가는 방향을 따라 높은 상공에서 두 사람이 날개를 펼치며 날아가는 모습이 얼마 지나지 않아 상공에 보였고, 그렇게 그들의 무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뒤쪽에서는 폭음이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었으며, 소리를 듣고 고개를 잠깐 돌려 뒤쪽을 바라보니, 섬의 유적지를 비롯한 여러 지역들이 빛 줄기에 의해 생성되었을 충격파와 빛의 폭발에 휩싸여 그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변해가고 있었다. 모든 것이 폭발에 나아가고 있었다. 마치 섬의 모든 것들을 증발시키려 하는 듯이 빛 줄기들에 의한 폭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이전까지 타격을 받아 부속 장치들이 파괴된 그 영향으로 상글랑트가 폭주에 가까운 행동을 취하기 시작한 듯해 보였다.
  빛 줄기 폭격이 이어진 이후에는 미사일들이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상공에서 얼마나 많은 미사일들이 발사되었는지, 그것은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수없이 많은 미사일들이 쏟아져 내린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으며, 그 개수를 굳이 말해 보자면 대략 수백, 수천은 되어 보였다. 이들은 근방에서는 도저히 피할 방법이 없으니, 그 근방에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었으므로 우선은 미사일이 착탄되기 전에 그 일대를 벗어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 아네샤는 상공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나는 직진해서 강행 돌파하는 쪽을 택했다. 직진 쪽이 당연히 더 위험해 보였고, 그래서 아네샤도 강행 돌파를 시도하려는 나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고는 하였지만 한 번 그렇게 미사일들의 착탄지들을 지나쳐 나아가 보겠다고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날개를 뒤로 젖히고 가능한 속도를 내어 미사일이 착탄될 일대의 상공을 돌파해 나아가려 했다. 위험 지대는 북쪽 해안 부근에서는 더 멀리 퍼지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금방 지나칠 수 있었으며, 그 이후로 방향을 전환해 섬의 중심 쪽으로 나아가면서 고도를 높이려 하였다, 바로 빛 줄기와 미사일로 섬 일대에 폭격을 가했던 개체, 상글랑트를 향해 나아가려 하였던 것. 그러는 동안 상글랑트에게 접근해 나아가려는 나의 왼편 곁으로 아네샤의 모습이 보였다. 상황을 지켜보다가 내가 미사일들의 착탄지 일대를 지나치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위치한 그 가까운 곳에 있으려 하였다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섬의 북쪽 방향을 바라보면서 클라리스, 미라-그리고 미라의 오른 어깨 부근에 있던 리피도-가 섬의 상공 높은 곳에서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의 상글랑트와 대치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상글랑트는 날개를 모두 잃은 본체의 상단과 하단에 한 쌍의 날개가 새롭게 붙어 있었으며, 기수 부분에 장착된 양 팔로 자신의 바로 앞에 있던 두 사람을 위협하고 있었다. 이후, 나와 아네샤가 서쪽에 위치한 클라리스의 옆을 지나쳐 상글랑트가 위치한 그 위쪽 부근에 이를 무렵, 상글랑트는 자신의 양 팔 끝에 달린 손톱을 펼치기 시작했다. 각각의 손톱은 세 갈래로 펼쳐졌으며, 그 사이로 푸른 빛을 발하는 원기둥 모양의 장치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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