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504 년 6 월 13 일 루나렐 력 5 월 10 일 - 오르네아스 바다 상공
  "그렇게 하나의 검이 또 부러진 건가."
  "이제는." 상황이 정리되고, 다시 하늘과 바다가 조용해지자, 라이마가 건네는 말에 내가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라이마에게 이제 어디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이 즈음이면, 오르네아스(Orneas) 바다의 한 가운데일 거야."
  그 물음에 그렇게 화답하는 라이마. 그리고 이제 라르니온 근해와는 많이 멀어졌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오르네아스 바다라면, 이제 서쪽으로 계속 가면 적어도 이 밤중에, 라넬리스에 위치하고 있는 바르코스의 전선 기지에 이를 수 있는 거지? 그 전선 기지는 어디에 있으려나."
  그 이후, 내가 그렇게 말하자 라이마는 차분한 목소리로 진입 통로는 바다의 동굴이며, 그 동굴을 통해 수중으로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나에게 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다의 동굴로 들어가야 한다면, 바르코스 군단의 기지는 유적과 수중 통로에 자리잡고 있겠네."
  그 말을 듣고서 나는 라넬리스 근해에서부터 오르네아스 해역의 중심까지 이어지는 수중 통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렇게 그에게 물었고, 이에 그는 그렇다고 화답을 한 이후에 길고 긴 수중 여행이 될 것이니 그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하고 있는 편이 좋다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 수중 미로와 수중 도시의 곳곳에 군단이 숨어있거나 해서는 안 되는데 말야."
  이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말한 다음에 그에게 물 속의 통로에서 일어나는 특이 현상은 아직 없느냐고 그에게 묻자, 라이마는 아직은 그렇다고 화답을 한 이후에, 수중 통로의 어디까지 바르코스의 군단이 진주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는 화답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말이 나온 김에 이전에 부탁했던 율리엔에게 연락해서, 그로부터 로베르라는 이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있다가 알리도록 하겠음을 나에게 밝히고서 조금만 기다려 줄 것을 당부한 다음에 라파라엘을 통한 통신을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의 화답을 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가 통신을 마치고 나와 이야기를 할 때를 조용히 기다리려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비행을 이어가며, 나는 대륙을 향해 비행을 이어가, 오르네아스의 한 가운데를 지나치려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몇 마리 하얀 새들이 바다를 건너 먼 곳으로 나아가려는 듯이 나를 지나쳐 가고 있었다. 이들은 새 거주지를 향한 생각만 하고 있었는지, 가장 나이가 많을 이를 앞세우면서 대열을 이루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이 새들이 이렇게 평온히 날고 있는 세상인데, 이런 세상을 그런 이들은 왜 해치려 하는 것인지."
  그 모습을 본 기억을 잠시 품으며,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상기하면서 그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그러다가 해야할 일을 떠올리면서 짜증의 감정을 표출하며 목소리를 내었다.
  "세상을 침략하겠다는 이들은 꼭, 파괴라는 것을 한단 말이야, 그 파괴를 통해 새로운 창조를 한다고 말하면서도 창조도 제대로 하지 않으려 하는 주제에."
  여태껏 세상을 정복하겠다고 나선 이들의 행동에 대해 본 경험을 통해 나온 생각, 그 생각을 말로써 드러내면서 나는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파란 선으로 시선을 향하는 채, 두 눈을 뜨고 있으면서 내가 이전부터 보아왔던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그것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 시작하였다.
  유명한 정복자가 있었다. 어디서 어떠한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왕의 명령을 받고, 미지의 대륙을 정복하여, 그 곳의 문명을 파괴하고, 그 문명 속에서 살아가던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았다는 것, 그것이었다. 그러면서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빼앗고, 그들의 삶도 빼앗았으며, 그러면서 번영과 행복도 영원히 되찾지 못하도록 하였을 것이다. 그 정복 이후, 정복자의 후손들이 자신들의 문명을 폐허에 심어놓고, 그 후예들이 그것들을 남겨 놓았겠지만, 그 불행이 있은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들을 위한 창조는 더욱 아니었다. 도시는 다시 건설되었고, 겨우 평화의 나날도 돌아왔겠지만, 그 와중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사실을 불러왔음이 정복자들이 나쁜 이유가 아니다. 그 희생을 겪으면서 순박했던 사람들의 마음에는 어둠이 깃들어, 그 어둠으로 인해 상처를 입고도, 그 어둠에 물들어 순박했던 세상 자체가 자신을 정복했던 이들이 근원과 닮아 가는 모습을 보이는 현상을 불러왔음이 정복자들이 나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걸레가 한 번 더러워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없듯이, 한 번 어둠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어떻게든 어둠이 남을 수밖에 없고, 이는 인간이 후세로서 태어나는 한, 되돌릴 수 없다. 그러하기에 그 어둠을 전한 일 자체가 나쁜 것이다.
  언젠가 '냉혹한 군주의 모범' 에 관한 책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사상에는 동감을 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 사상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을 상기하며, 그런 사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동기는 이해할 수 있었다. 언제 배신당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면 누구도 믿지 말아야 함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다. 본래는 그런 세상이 아니었겠지만, 침략과 문명의 붕괴, 그리고 혼란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입은 상처의 기억과 침략자들의 정신이 사람들의 마음에 남았기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다.
  바르코스에게 정복당한 파라일라도 결국 바르코스에게서 해방되겠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바르코스와 닮아 가는 자기 자신을 어찌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평화를 끝내 되찾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 왕은 어떻게든 파라일라를 원래대로 돌려놓겠지만, 그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침략을 당해 모두가 상처 입는 일이 없어야 하는 것이 최선이고, 세니티아만큼은 그런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적어도, 그런 일이 세니티아에는 있으면 안 돼, 어떤 일이 있어도......!"
  그런 생각을 하며 그렇게 혼잣말을 할 무렵, 내 곁에서 비행을 하고 있던 라이마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하고 있어?" 라고 물은 다음에 그에 이어서 율리엔으로부터 로베르의 진술을 들었다는 소식이 왔음을 밝히고서 소식을 들으라고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그래, 무슨 이야기인데?" 이에 내가 그 이야기에 대해 기대를 하면서 묻자, 라이마는 "일단 진정하고." 라는 화답을 하고서 차분한 목소리로 파라일라의 로베르가 진술한 '인간의 개조' 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건네려 하였다. 우선, 그는 로베르가 그 현상을 목격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려 하였다.
  "우리가 예상한 대로 일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었어, 바르코스 측에서는 기존의 신민들을 구 신민, 그리고 파라일라의 점령지에 살고 있던 이들을 신 신민이라 칭하고 있고, 신 신민들을 위험사상 소지 등을 이유로 괴롭히고 있다고 해. 그리고, 여러 이유를 빌미로 붙잡아 비닐로 질식시키거나 수용소에 가두어 고문을 행하며 죽이면서 사람들을 살해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어."
  그 이후, 그는 로베르가 바르코스 군에 대해 그렇게 사람들을 살해한 이후에는 바르코스의 군사 시설 내로 시신들을 이송하여 그 뇌를 추출해 기계 병기에 이식하여 기계 병기의 의사 판단 회로의 중추 역할을 맡기는 일을 행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진술을 했음을 밝힌 다음에 처음에는 생체 뇌를 그대로 활용하였다가, 그 실험이 실패로 끝난 이후, 뇌의 세포를 하나의 전자 회로 내에 이식시키는 기술의 개발 이후에는 그런 방식으로 뇌를 기계 병기의 중추로서 활용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말을 그가 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하였다.
  "뇌의 활용은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아니야, 그들 역시 미지의 우주 비행체로부터 입수하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지, 그런데 그 기술 자체는 라르니온의 인간의 뇌를 기계의 중추로 활용하는 기술과 원리 자체가 일치해서, 서로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어."
  이야기를 한 이후, 그는 그런 언급을 하고서 그 이야기를 들은 나의,
  "그렇다면, 그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나선 이는 누구지? 그 바르코스의 왕인가?"
  라는 물음에, "그렇지." 라고 화답하고서 기술의 연구 자체는 키에렌(Kyeren) 혹은 디론 3 세(Dyron III) 라는 이름을 가지는 현 바르코스 국왕 대 이전부터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디론 3 세가 키에렌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기 전까지는 그 기술이 전혀 활용되지 않다가, 그 왕이 자기 자신을 키에렌이라 칭하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적극 활용되기 시작, 자신을 반대하는 사상을 가진 이들과 지식인, 그리고 점령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납치 및 생체 실험과 기계 이식을 위해 학살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갑자기 왜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세니티아를 점령하면, 세니티아의 이들을 대상으로, 그런 행동을 보이겠지?"
  그 이후, 내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분명 그러하겠지." 라고 화답하는 라이마. 그리고서 전선 기지 하나를 함락시켜서 그나마 상황이 나아질 수 있었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래도 서둘러야 함은 틀림없겠지,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되기 전에 전선 기지를 무너뜨려야 전선 기지에 의한 위협이 사라질 수 있을 테니까, 서두르자!"
  라는 말을 건네며, 자신이 앞장서서 서쪽의 해역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나도 대기를 돌파, 그로 인해 생기는 격렬한 바람을 헤치면서 그를 따라 그 해역으로의 전진을 시도하기 시작하였다.

AR 504 년 6 월 13 일 루나렐 력 5 월 10 일 - 오르네아스 서부 해역 상공
  비행을 이어간 끝에 어느덧 나는 오르네아스의 서부 해역에 이를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태양은 남쪽 하늘을 지나 서쪽을 향해 점차 나아가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서쪽 하늘이 점차 노랗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상공 아래의 평온히 바다를 지나는 돛단배 한 척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나의 우측 곁에 머무르고 있던 라이마가 배를 따라 나아가는 나에게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배에 타고 싶은 거야?"
  "응, 분명 그래." 그 물음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였다. 하지만, 그 배는 여객선인 관계로 함부로 타기는 곤란해서 타지 못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자 자신이 배에 탄 사람들에게 잘 이야기를 해 보겠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배에 내려갔다 오겠음을 알리고서 배를 향해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나는 라이마가 일을 행하는 상황을 보기 위해 그 배의 왼편 근처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배에 시선을 향하는 채, 배에 착지한 라이마가 배의 갑판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배를 움직이는 이들과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배 위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지만, 무슨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들리지 않았기에 분명히 알기가 힘들었다.
  그러다가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 라이마가 나의 곁으로 다시 날아와 돌아왔다. 그 이후, 라이마는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어 배를 탈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음을 밝히고서 요금은 자신이 책임을 지고 꼭 내겠다고 약속했다고 그 일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나는 밝게 목소리를 내어,
  "정말?" 이라고 말하고서, 기쁨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지팡이를 오른손에 쥔 채, 라이마를 끌어안으며 "고마워!" 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라이마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 나에게,
  "할 수밖에 없는 일이잖아."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그는 마침 배가 고프기도 해서 식사를 할 곳이 필요했다고 언급한 다음에 계속 비행을 하였는데 쉴 곳이 필요하기도 하다는 말을 하고서, 나의 왼손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잡고서 나를 이끌고 배를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배의 갑판, 그 중앙 부분의 좌측 가장자리에는 한 남자가 새하얀 셔츠와 검은 바지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모습을 보이며 조용히 서 있었다. 머리에 쇠로 만들어져 있으며 눈까지 가리는 은색 투구를 쓴 그 청년으로 시선을 향하며 나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유별난 무언가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저 특별해 보이기 위해 그런 투구를 쓰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그 이후, 나는 중앙의 갑판에 서 있던 그 투구를 쓴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의한 일. 그러면서 그 남자에게 다가간 이후, 나는 인사부터 하였다. 그러자 그 남자는 나를 향해 돌아선 이후에 나의 모습에 대해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말하였다.
  "아, 아가씨들, 안녕들 하신가. 나에게는 무슨 일로 찾아왔지?"
  이에 내가 그에게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무언가 특별해 보인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무슨 일을 하는지 혹시 알려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자는 그 대답으로써 라넬리스에 위치한 술집에서 일하던 사람으로서, 휴가 차, 다른 지역을 방문하고 있었음을 밝힌 이후에 투구를 벗어 두 손으로 들면서 말하였다.
  "이 투구는 그 곳에서 얻어온 거야, 본래는 기계 인형의 머리 역할을 하던 것인데, 어떤 분께서 그것을 개조해 투구로 만들어 주시고, 나에게 주셨지. 그러면서 가질 수 있게 된 거야."
  "기계 인형의 머리?" 이에 검은색을 띠는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모습을 보이는 남자의 모습을 보며 라이마가 그렇게 물었고, 이에 그는 그렇다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특별하거나 한 사람은 아니지만, 술집에 가면 행여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언급을 하고서 투구를 왼손으로 든 채, 오른손을 높이 들어 인사를 하고서 "좋은 여행 돼라." 라는 말을 건넨 이후에 배의 안으로 들어갔다.
  "뭐, 기계 인형의 전부가 세미라미스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 테니까."
  그 이후, 갑판의 좌측 가장자리에 이른 후, 그와 함께 가장자리에 머무르는 나의 왼편에 머무르며 라이마가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리고, 배가 고팠는지 갑판의 내벽에 기대어 앉고서 왼손으로 배를 살짝 움켜쥐며 '배가 고프네.' 라는 한 마디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내가 그 목소리를 듣고서 이제 정규 식사시간도, 매점 이용도 끝났을 텐데, 무언가 먹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미소를 띠며 라이마가 "그렇지." 라는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마을에 이르면 아침 식사라도 하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하자, 너무 배가 고프다."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그는 나에게 돈이 있냐고 물었고, 물론 만약의 일을 대비해 꽤 많은 노자를 갖고 있던 나는 "응." 이라고 답하고서 10000 크란 정도가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미소를 띠며 라이마는 "그러면 안심이네." 라는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나는 잠시 하늘로 시선을 향하면서 별들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커다란 십자가의 형상을 이루는 별들의 모임을 새파란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 속에서 발견한 이후에 그 근처에 은하수를 이루는 별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광경을 보며 혼잣말을 하였다.
  "그 모습을 보니, 하늘의 고니이겠구나, 그러고 보니, 그 고니에 관한 전설이 하나 있기는 있었지. 푸른 별의 정령들에게 저주를 받은 연인들이 고니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떨어져 있는 별이 되어 1 년에 한 번씩만 한 사람이 고니의 등에 타고 다른 사람의 곁에 이를 수 있다는 그런 전설."
  "그것, 여름에 보이는 대표적인 별들에 대한 전설 중 가장 유명한 것 아니었어?"
  그 때, 라이마가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 나에게 물었고, 그 두 별과 고니의 심장에 해당되는 별을 이어 '예렌난 가르사세아르테(Jeren-nan Gar-sase-arte - 여름의 큰 삼각형)' 라 칭하고, 그 삼각형이 은하수를 가로지르기에 은하수를 사이에 둔 두 별들이 마치 서로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게 한다 하여, 만들어진 것은 그런 전설일 것이라는 말을 건네는 모습도 보였다.
  "어떻게 알았어, 그런 걸?" 이에 내가 그렇게 묻자, 라이마는 책에 나온 내용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그는 그런 전설이 유명해진 것은 그 정도로 별들이 밝게 보여, 사람들이 자주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언급을 한 다음에 빛을 발하는 만큼, 아름다운 혼들이 그 별들에 자리잡고 있을 수는 있을 것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그는 나에게,
  "별들에 대한 전설은 선대의 마녀들이 많이 만들어 내었어, 별들이 일정한 형상을 이루는 줄 알고, 별들이 이루는 형상을 구체화하고, 그것에 대한 전설을 여럿 만들어 낸 것이, 흔히 말하는 '성좌의 전설', 그 시초라 말할 수 있어. 그 이전에도 별들을 구별하기 위해 별들에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었고, 또 그것들에 대한 전설이 몇 만들어지면서 밤하늘에 대한 전설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수백 개에 이르게 되었지."
  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그야말로 '전설의 하늘' 인 것이라고 밤하늘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내가 미소를 지으며 죽어서 하늘에 오르면 그 전설 속의 모든 이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을 지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라이마는 "가능하겠지." 라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한 다음에 생명이 다할 때까지 열심히 살면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자신은 잔다는 말을 건네고서 옆으로 돌아누워 잠드는 모습을 보였고, 그 이후, 나 역시 벽에 그대로 기대면서 지팡이을 오른팔로 안은 채, 웅크려 앉았다. 그러면서 주변을 살피며 나 혹은 라이마를 해치려 하는 자가 있는지를 보고, 그 이후에도 계속 주변을 살피며 앉아 있으려 하였다. 언제 누가 일행을 습격할지 모르는 상황이 다가올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배를 습격하는 일은 언제나 일어나는 일은 아니잖아?"
  그러다가 내가 무의미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다소 격해진 해수면 위를 지나가기 시작했는지, 배가 다소 출렁이기 시작하였다.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 상황이었지만, 그런 배 위에 있다 보니, 조금 머리가 아파 오는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였다.
  그런 배 위에 앉아 있으면서 나는 어렸을 적에 루시아, 그리고 파렐리아라는 두 자매와 함께 있을 때를 떠올려 보았다. 그러면서 그들 중 언니였던 루시아가 나에게 남겼던 말을 떠올려 보았다. '자신이 뜻하는 바가 올바른 것이었는지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선한 이의 뜻을 따라야 하며, 악한 이의 뜻에 따라서는 안 된다..' 라는 말, 그 말을 문득 떠올리면서 나는 루시아가 실제로 그에 관한 일을 겪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으려 하였다. 사람이란 자신이 겪은 바를 통해 다른 이에게 말을 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며, 루시아 역시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있기에, 그런 이들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 간주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계속 한 곳에 앉아 있는 채, 시간을 보냈지만, 밤하늘 어디에도 습격을 위해 나에게 다가오는 이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나타나지 않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원래부터 매우 낮은데, 그 낮은 확률에 걸릴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다가 더 시간이 지날 무렵, 라이마가 잠에서 깨어나더니 다시 앉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나에게 자신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 말까지 건네자, 내가 배 위에 있다고 바로 답을 하였다. 그러자 라이마는 주변을 돌아보며 "그렇구나." 라고 답을 한 이후에 이전에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두운 궁전 안에서 은색 갑주를 입은 병사와 검으로 대결하는 그런 꿈 속에 있었어."
  그 이후, 그 병사는 일반적인 기계 병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갑주가 은색을 띠고 있었으며, 두 눈이 붉게 빛나고 있었음을 밝힌 다음에 자기 자신을 호적수라 생각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는 말을 나에게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나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꿈일 것이라 여기면서, 그 꿈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줄 것을 그에게 당부하는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리고서,
  "그런 꿈은 의외로 자신이 생각하는 불길한 생각이 구체화되는 한 모습일 따름이니까, 그것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해서는 안 돼, 알았지?"
  라고 그를 격려하는 말도 건네려 하였다. 이에 라이마는 고맙다고 일단 답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꿈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지 편안한 표정을 짓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피곤했지?" 라고 물은 이후에 이번에는 자신이 망을 볼 테니, 편히 잠들고 있으라고 말하고서 자신이 나를 잘 지켜주겠다고 약속하는 말도 건네었다. 이후, 나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곧바로 갑판에 웅크린 채, 잠이 들었다.
  그렇게 내가 잠들고 있는 동안, 나의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라이마가 급히 잠에서 깨어나거나, 나의 주변에 무언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 적이 한 번도 없었음이 그러한 사실을 입증시켜주고 있었다.
  물론, 잠의 마지막 즈음에 한 번의 파란이 있기는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파란이 그런 나의 감정을 크게 흔들어 잠에서 깨어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