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아이가 걱정스러운 감정을 드러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광장의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그 아이를 향해 다가가 보려 하였다. 리자(Llisa) 였다. 평소에는 여느 아이들보다도 차분하였는데, 갑자기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생겨서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가 궁금하였다. 그래서 일단 리자를 향해 다가가 보기로 마음을 먹고서 곁으로 다가간 다음에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함부로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일단 그 아이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기를 기다려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때 리자가 옆의 시선을 느낀 듯,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나의 모습을 보면서 차분하면서도 밝은 목소리로 물음을 건네었다.
  "아, 날리지아로구나. 무슨 일이니?"
  "응, 네가 걱정스러워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서."
  리자가 건네는 물음에 바로 답을 하였다. 그리고 리사의 모습을 보면서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리자, 지금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겠어?"
  그러자 리자는 바로 "응." 이라고 답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이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으응, 오늘 만났던 친구 때문에 생긴 걱정이야. 다름이 아니라, 아자이아(Aseia) 가 어제 밤 즈음에 돌아온 이후에 공포에 떨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어. 어디에서 무엇을 보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무서운 것을 보고 온 듯해 보여. 그래서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를 알아내려고 하였지만 그 아이가 공포에 질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내지 못하고 있는 탓에 이렇게 걱정을 하고 있었던 거야."
  그 후 그녀는 계속해서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채 고개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위로를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리자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두 손을 그 아이를 향해 올린 다음에 끌어 안았다. 그러면서 말하였다.
  "괜찮을 거야, 리자.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잖아. 아자이아도 어느 정도 진정하였을 거야. 다시 한 번 그 아이를 찾아가 보자. 이제는 무언가 알아낼 수 있는 바가 있을 거야."
  그러자 그녀는 계속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채로 정말 그러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고 이에 나는 웃으면서 내가 말한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리라는 답을 하였다. 그 이후에 리자는 다시 한 번 아자이아를 찾아가 보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함께 가자는 말을 전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미소를 띠며 그렇게 하자는 말을 한 다음에 함께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후에 아자이아의 집으로 들어섰다.
  아자이아의 집으로 들어선 이후에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있는 아자이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그 아이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말을 걸려 할 차에 그 아이가 미소를 띠고 있는 채, 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물음을 건네었다.
  "응? 날리지아잖아.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어?"
  이에 나는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말해주는 형식으로써 답을 하였다. 그러자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었구나." 라는 말을 한 다음에 나와 내 곁으로 다가온 리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밤중에 산 아래 계곡을 지나게 되었어. 그러다가 우연히 산 아래 계곡에 널려 있는 하얀 뼈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모습일 것으로 여기고 지나치려 하는데 갑자기 이들이 있는 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거야.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돌아보는데 그 뼈들이 다시 살아나서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어. 그리고 나를 쫓아오고 있었어. 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서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마침내 근처에 있는 동굴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고서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 바로 도망쳐 나왔어. 그 다음에는 날아다니기만 하다가 그 때의 기억을 품은 채로 돌아왔는데, 그 모습을 리자가 보았던 거야."
  아자이아의 이야기를 듣고서 리자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듯, 위로를 해 주려는 듯한 목소리로 "그랬구나." 라는 답을 하였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자상한 어조로 말하였다.
  "무서웠겠구나. 오래 전에 죽은 이들이라고 하지만 가만히 쓰러져 있는 모습이라도 무서워 보이는데, 살아 움직여서 다가왔다니. 하지만 이제 괜찮아. 그들은 이 곳을 찾아오려 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설령 찾아온다 할지라도 나와 날리지아 같은 아이들이 너를 지켜줄 거야.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해."
  그러자 아자이아는 웃으면서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어두운 곳에 홀로 있는 동안 그 광경을 보았기에 정말 무서웠다고 말하고서 모두 함께 있다면 결코 무섭지 않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물음을 건네었다. 혼자 있을 때 그러한 이들을 다시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이에 다시 한 번 리자가 이전 때와 같은 목소리로 대답을 해 주었다.
  "두려워하기만 하지 말고, 한 번 이들과 용기를 내서 맞서 봐. 너라면 해골과 맞서서 지지는 않잖아. 잘 사용하는 무기를 들고 나가고 살아 움직이며 너를 쫓아오는 해골을 만났을 때에는 다른 무언가의 모습을 떠올리며 맞서면 좋을 거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해골들이 두렵지 않게 여기어질 거야."
  다행스럽게도 아자이아는 그 말을 좋게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나와 리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집을 나서면서 기분이 밝아짐을 느꼈다. 내가 한 일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아자이아가 내가 찾아온 이후로 다시 행복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자이아의 마음 속에 있었던 나쁜 무언가를 몰아내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나에게 자책감을 계속 전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리자와 헤어지면서 고마웠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 미안하다는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아니야, 나는 다른 한 일이 없었는데."
  "그렇지 않아.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자이아의 집으로 찾아가지도 못하였을 거야. 내가 아자이아의 집을 다시 찾아갈 수 있게 하였다는 점 만으로도 너는 큰 일을 해낸 거야."
  미안하다는 말에 리자가 바로 답을 하였다. 이에 나는 바로 고맙다는 말을 전한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하고서 헤어졌다. 그리고 마을 밖을 향해 나아가서는 그 앞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아자이아가 해골을 만났을 때의 모습이 어떠하였을 것인지에 대해 나름대로 구상을 해 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그 해골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해골들이 실제로는 다른 이유로 아자이아를 만나려 하였는데, 이를 두고 그 아이가 오해를 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나는 한 가지 마음을 먹었다. 언젠가 아자이아가 있었던 곳으로 가 보기로, 그리고 그 해골들을 만나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내어서 아자이아에게 말해주겠다고. 그리고 곧바로 이를 밖으로 드러내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아자이아가 갔던 곳으로 내가 가 보도록 하겠어."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