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하늘 위를 향해 나아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떠오른 소망.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날개를 펴기로 결심을 하였다. 근처에 있는 산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간 다음에 두 팔을 벌렸다. 그와 함께 펼쳐진 날개를 파닥거리며 두 손을 아래로 내리고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그 후 날개를 계속 움직이며 더욱 높은 곳을 향해 날아
오르기 시작하였다. 계속 위로 오르기를 반복하다가 잠시 하늘 아래를 바라보았다. 하늘 아래의 수많은 나무들이 자그마하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이제 어느 정도 높이 올라갔다고 판단을
내린 다음에 높이 올라가는 일을 그만두고 공중에 떠 있으려 하였다. 그러다가 앞쪽을 바라보며 그 방향으로 날아가려 하였다.
커다랗고 하얀 구름들이 나의 곁으로 다가갔다. 스치듯이 지나갔다. 하늘의 높은 곳에 떠 있는 구름들, 그들의 모습은 왠지 몰라도 무척 밝아 보였다. 기쁜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잘
모르겠지만 분명 그러할 듯해 보인다. 그 구름들을 지나치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앞으로 커다란 구름 하나가 나를 향해 날아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구름 속에 있는 동안 날개의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하여서 날아다니기에 조금 어려운 바가 있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무사히 구름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
뒤쪽을 바라보려 하였다. 내가 빠져나간 다음에 구름에 혹시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다행스럽게도 구름은 이전 때와 거의 비슷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나 때문에 구름의 모습에 이상이 생기면 어찌하나하며 걱정하였었는데.......
구름을 빠져나간 다음에 잠시 공중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려 하였다. 그 때 하늘 위로 이상한 무언가가 나의 눈앞을 지나치려 하였다. 구름 위에 떠 있으며, 거대해 보이는 이상한 물체는
왼쪽에 보이는 면 위쪽에 판 모양의 물체가 기울어진 채 붙어 있었다. 그 바로 뒤편에는 키가 커 보이는 누군가가 종이인 듯해 보이는 하얀 물체를 한 손으로 들고 이상한 물체의 윗 부분을 다른
손으로 잡으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다른 손으로 잡은 이상한 물체의 윗 부분이 들어 올려졌다. 덮개의 역할을 행하는 부분인 듯 싶었다. 그 후, 그는 종이를 올려놓은 다음에 덮개인 듯한 물체를
다시 아래로 내렸다. 조금 시간이 지났을 때, 빛이 하나의 선을 그리며 물체의 윗 부분과 다른 부분 사이의 공간을 지나치려 하였다. 물체의 모습을 보고 있다가 이번에는 물체 바로 뒤에 있는
이에게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였다. 곱슬거리며 길이가 짧은 검은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이는 안경을 쓰고 하얀색의 상의와 검은색의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상의 위에는 검은색의 옷을 껴입고
있었다. 세상에는 없는 모습이었다. 태고 시대에 살았던 이의 모습일까? 잘 모르겠다. 보통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새와 같은 날개를 가진 이가 아닌한 하늘을 날 수 없는데 어떻게 그는 구름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이는 확실히 이상한 일이었다. 사막에서 볼 수 있는 신기루와도 같은 환상으로 여기어도 괜찮을 수 있었지만 너무도 분명한 모습이었기에 함부로 신기루이리라는
말은 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 대신 영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영혼이라면 분명한 모습을 보이면서 구름 위에 떠 있을 수 있으니.
빛이 사라졌을 때 물체의 왼편에 붙어있는 판 위로 종이가 나왔다. 그러자 그는 나온 종이를 곧바로 손에 들었다. 종이에 어떠한 내용이 쓰여져 있는지를 보고 싶었지만 그로 인하여 나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종이를 보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무슨 내용의 종이인지에 대해서는 궁금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단 영혼인 듯한 이를 향해 다가가서 그와 잠시
이야기를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잘 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그가 어떠한 이인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마음 먹은 바를
마련하고서 곧바로 그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잠시 후 그의 바로 앞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가 다가왔음을 의식하지 못하는지 다른 종이를 물체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그 동안에 계속 그의 뒷 모습 사이로 드러나는
물체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덮개 역할을 하는 물체 바로 아래로 투명해 보이는 물질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 위에는 하얀 종이와 종이를 올리는 그의 손이 있었다. 잠시 후, 종이가 투명해 보이는
물질은 그가 덮개인 듯한 물체를 손으로 내림으로써 그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덮개 역할을 하는 물체를 아래로 내린 다음에 그는 물체의 왼쪽 부분에 손을 올리고서 손가락으로 물체의 한
부분을 눌렀다. 그와 함께 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한 줄기의 빛이 물체의 왼편에서부터 오른편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물체의 윗 부분과 그 아래 부분 사이로 드러났다.
한 동안 그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가 그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서 그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나는 다시 한
번 그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그래도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채 오른편에 위치한 기울어진 판 위로 나온 종이에 시선을 향하고 그 종이를 손으로 든 다음에 물체의 윗 부분을 위로 올리고
그 사이에 있는 종이를 물체 윗 부분을 들어올린 손으로 들었다. 그 이후에 그는 종이들을 구름 왼편에 싾아 놓았다.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있다가 더욱 크게 목소리를 내어서 그가 듣도록 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서 그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말을 건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답답하다고 여기면서도 계속 말을 걸다 보면 결국에는 그에
응해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계속 그에게 말을 건네 보았다. 그가 서 있는 구름이 움직이고 있었을 때에는 그 구름을 따라가며 말을 걸려 하였다. 하지만 결국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려 하였고, 그와 함께 구름은 떠나가 버렸다.
그로 인하여 마침내 나는 태고 시대에 살았을 듯한 이가 무엇을 하려 하였는지에 대해서도, 그가 들고 있는 종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고 말았다. 이후 나는 잠시 동안 하늘
위를 맴돌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포기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하루가 끝나가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에 대해 궁금하다는 생각은 사라지려 하지 않았다. 몇 번이나 불렀건만 어째서
그는 나를 보려 하지도 않고 말을 건네려 하지도 않았을까? 혹시 과거에 있었던 일로 인하여 말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The End
Lynesia : Lyne(s) (밤하늘) + Sia (오르다) -> 밤하늘 위로 오르다
Ebrilca : Eb (일어서다) + Rilk (용사) -> 일어서는 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