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니, 아직 여름이 끝나지는 않은 듯 싶다. 그래서일까, 바깥에는 아직도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한 동안 세상을 뜨겁게 만들고 있던 열기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였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는 한 계절이 끝나기에는 이른 시기인 듯 하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푸른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 하늘이 이제는 하얀 구름에 덮여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확언은 어려웠지만 이를 두고 비가 올지도 모른다고 여기기도 하였다.
  날씨가 이렇다 보니, 멀리 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오늘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 동안 하지 않던 집 내부의 정리를 단행한 후에 의자를 방에 있는 창문 근처에 두고서 바깥 세상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몇몇 아이들이 공을 던지고 받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하다가 밝은 목소리로 혼자서 말하였다.
  "정말 아직 여름이 끝나려면 멀었나 봐."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하는 광경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이 마을에서는 가을이 되면 마을을 돌아다니는 이들의 숫자가 무척 적어진다. 심지어, 밖에 나오는 이들의 모습이 하루 종일 보이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우울한 계절을 알아보기 때문일까나?
  "이제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나날도 몇 남지 않았구나."
  그러한 생각을 하고 나니 곧바로 혼자 말이 나왔다. 그와 함께 나 자신의 감정이 우울해짐을 느꼈다. 그 때 창가에서 누군가가 내가 서 있는 창가 근처에 이르더니 그 곳에 머무르면서 이 곳으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에리아(Eria) 였다. 설마, 내가 이 곳에 있는 모습을 알아보고 있는 것일까?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이를 알아본 이후,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에 그가 창가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나자, 창가 바로 앞에 이르더니 허리를 숙이고 무릎 위로 손을 올린 채 창가를 향해 고개를 기울이며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에리아, 무슨 일이야?"
  그 모습을 보며 내가 물었다. 이에 에리아는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하고서 한 가지 제안을 하였다.
  "창가를 보고 있다가 엘루아가 무척 우울해 하길래, 다가와 봤어. 아직 여름도 끝나지 않았는데 무슨 이유로 우울해 하고 있는 거야? 마침 잘 되었다. 며칠 전부터 내가 좋아하는 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는데, 같이 가지 않을래?"
  그 모습을 보며 내가 답하였다.
  "그래, 기분 전환도 할 겸, 나가보는 일도 좋겠네. 기다리고 있어, 곧 준비할 테니."
  답을 하고서 잠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한 다음에 집의 정문을 열고 밖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창가에서 기다리고 있던 에리아를 따라 마을 바깥으로 나아갔다. 그가 나아간 곳은 가느다란 초록 줄기와 가지 위에 여덟 갈래의 잎이 나 있는 꽃들이 피어있는 곳이었다. 코스모스라 칭해지는 3 가지 색 중 하나를 띠고 있는 꽃들. 에리아가 좋아하는 꽃들이었다. 나도 그 온화한 색깔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에리아와 함께 머무르고 있는 동안 나는 꽃이 핀 광경을 바라보며 걷기도 하고 직접 꽃을 만져보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꽃 줄기로 만들어진 팔찌를 만들어서 팔에 걸어준 이후에 잠시 동안 이어진 코스모스 꽃이 피어난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을 끝마치고 나와 에리아는 다시 마을로 돌아갔다. 그리고 마을의 입구에 이르자마자 나는 에리아와 헤어지고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창가 근처에 놓은 의자에 앉고서 창가를 바라보며 혼자서 말하였다.
  "활발하게 마을을 돌아다니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몇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에리아 덕분에 그 감정을 잊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 여기어지네."
  그러다가 에리아가 만들어 준 코스모스 꽃 팔찌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