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고, 여섯 날이 지났다.
  하지만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급변하는 것은 아니다. 하늘이 우주가 되고, 지상이 바다가 되며, 도시가 과거에 있었던 우주 기지가 되지 않았다. 세상은 이전과 변함 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변함 없이 활기차게 뛰어놀고, 배움을 찾는 사람들은 변함 없이 연구관으로 들어가 지식 탐구를 행하며, 집의 주인되는 사람들은 변함 없이 가사에 신경을 쓴다. 그렇게 이 세상은 언제나처럼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 무언가 특별한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이 세상의 모습은 언제나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한 세상 속에서 나는, 이전 때와 변함 없이 침대에서 책을 보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제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와서 잠시 집에 머물렀다가 떠나갔는데, 그 사람을 맞이하는 일을 끝마치고서 갑자기 몰려온 피로를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 풀었다가 이제서야 침대에서 일어난 후, 나는 조용히 집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어제의 손님이었던 이가 집 앞에 서 있는 큰 나무의 굵은 줄기에 기대어 서 있다가 나를 보자마자 반갑다는 듯이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왼팔을 들고 왼손을 흔드는 모습을 나에게 보였다.
  그 후, 나는 그에게 다가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헤어졌는데, 그 때, 그가 나에게 건네었던 말 중에는 계곡으로 내려와 좋은 사람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던 이야기를 한 일은 잘 기억하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 그 말을 전하고서 그는 곧바로 그 때 받았던 선물은 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내가 해 주었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을까.
  그 물음에 나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건네었기에 지금은 나의 집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그 대답에 이어서 이전에 받았던 선물을 원할만한 이가 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에게 건네었다는 말을 그에게 전하였다. 이에 그는 활짝 웃으면서 좋은 일을 하였다는 말을 전한 다음에 그 사람과는 많이 친해졌느냐고 물었다.
  "굉장히 친해졌어. 선물을 전해준 일을 두고 너무 고마워 하더라. 그러면서 물었어. 나는 그 물건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나는 그 물건이 필요하지 않았기에 괜찮다고 답했지. 그리고 가지기를 원하였던 물건인만큼 어서 가지라고 말했어. 이에 그가 나에게 선물을 건네받고서 다시 얻지 못할 물건이어도 괜찮겠냐고 물었지. 이에 나는 괜찮다고 답했어. 나는 그가 쉽게 얻을 수 없는 물건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도 된다고 말한 다음에."
  그 물음에 그렇게 답을 한 이후, 나는 그로부터 분명 좋은 한 해를 맞이할 수 있으리라는 그의 생각을 접한 후에 그와 헤어졌다.

  언제나 변함 없는 세상 속에서 나는 무언가 한 가지 일을 행하였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는 누군가와 친해지는 계기를 얻을 수 있었다. 좀처럼 얻기 힘든 물건을 건네받은 그는 지금 나에게 받은 물건을 어떻게 간직하고 있을까? 일단은 소중히 간직하고 있으리라고 믿어 보겠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