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에 자라고 있던 해바라기 풀이 어느덧 크게 자라났다. 이제 꽃이 피어날 때이려나. 이번에는 자주 날씨가 추워지고, 그것이 4 월까지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바라기가 선명한 초록빛을 띠며 잘 자라주어서 갑자기 생겨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준 그 풀들에 대한 고마움이 느껴질 정도이다. 자칫하면 이번 490 년에는 해바라기를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10 년 연속으로 해바라기 꽃을 뒤뜰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레사(Lesa), 해바라기에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여전하구나."
  그 때 내 친구 유니다(Junida) 가 나에게 다가와서 나에게 말을 걸었고, 이에 나는 잠시 그를 향해 돌아선 후에 언제나 그렇다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유니다에게 올해는 남쪽의 케라시엘(Keraciel) 저지대로 가지 않느냐고 묻자, 유니다는 가지 않겠다고 화답하였다. 그 이후, 그는 가급적이면 기차 여행은 하겠지만 그 곳으로 갈 일은 없다는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어라? 거기는 도시답지 않은 한적함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잖아."
  "요즘에는 안 그래." 이에 유니다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곧바로 나에게 그 이유로써 그 저지대에 인간들이 모이면서 하나의 작은 도시들을 마련하기 시작하였고, 그와 함께 저지대가 더 이상 한적한 곳이 되지는 않게 되었다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이에 나는 "그렇구나." 라고 말하고서 곧바로 그에게,
  "아쉽네, 그러면 이번에는 어디로 갈 거야?"
  이에 유니다는 차분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서 이번에는 반드시 어디론가로 갈 것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이번에 심은 해바라기는 몇 송이나 되느냐고 물었다.
  "10 송이. 전 해의 2 배야." 그 물음에 그렇게 답을 하고서 유니다의 그렇게 많이 심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나는 그 이유에 대해 그렇게 답하였다.
  "10 은 완전한 수를 의미한다고 하잖아, 신의 숫자라고도 하고. 올해는 신의 가호를 받아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것을 기원하지 위해 그렇게 심은 거야. 씨앗을 마련하면 너에게 주고 싶은데, 몇 개 가질래?"
  이에 유니다는 필요 없다고 화답하고서 별 모양 꽃의 그림은 여행을 마칠 무렵에 꼭 그려서 가지고 오겠음을 알린 후에 집으로 돌아갔다. 이에 나는 약속했다고 말하고서 이번에는 반드시 그려오라는 말을 그에게 전하였다. 그 이후, 나는 정말 그가 별 모양 꽃을 그려올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마음 속에 품으면서 해바라기에 물을 계속 주었다. 그러면서 말하였다.
  "지난 여행이 있을 때마다 그려오겠다고 약속만 해 놓고, 그 아이는 항상 잊고는 했지. 이번에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으려나, 그 모습을 기대하면서 지켜봐야지. 그려온다면 정말 좋을 거야."
  그 이후, 나는 꽃들에게 물을 다 준 것을 확인한 후에 곧바로 양동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양동이를 창고 안에 넣어놓은 다음에 노트 한 권과 필기구 하나를 들고, 잠시 해바라기들을 조용히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나는 필기구로 해바라기의 상태를 기록한 이후에 다시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 무렵에 적어놓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490년 7월 3일 -
해바라기들이 이전보다 더욱 크게 자랐다. 하지만 아직 꽃봉오리는 피어나지 않은 상태. 이대로 꽃이 피어나려면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