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넬리스 일대로 여행을 가겠다고 작정을 하면서 먼 길 떠나간 시아란(Siaran) 과 동행하면서 그와 함께 라넬리스 일대를 2 박 3 일의 여행 동안 돌아다녔었다. 목적지는 파리세(Parisse) 라는 곳으로서, 라넬리스의 동부 지역 중에서도 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파리세 만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도시이다.
  파리세는 도시이며, 상당히 넓은 구역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나, 시가지 구역이 차지하는 부분은 동쪽 끝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는 교외이거나, 어촌 구역으로서, 시가지 구역에 이르렀다가, 서쪽과 남쪽의 어촌 혹은 교외 구역에 이르면서 그 분위기 차이로 인해 같은 도시에 있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여행은 7 월 31 일부터 8 월 2 일까지 이어갔으며, 31 일 새벽에 출발해서, 2 일의 늦은 밤에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써 마무리되었다. 새벽에 출발하기 전, 30 일 저녁에 어지간한 준비를 마쳤으며, 그 이후로 시아란이 내 집에 항시 머무르며, 여행을 나설 때를 기다리려 하였다. 그 때, 당시 나는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것을 시아란에게 당장에 보여주고 싶지 않아, 시아란이 모든 것을 정리했다면서 내 집으로 왔을 때, 그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처음 행선지는 소로에나 인근의 기차 역으로, 기차에 타기 위해서는 6 시 30 분까지는 기차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다-기차를 타기 위해 들인 돈만 하더라도 530 크로네에 해당된다. 이 돈을 그냥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두 사람 모두 기차 역에 이르는 데에 모두 필사적이었다-. 다행히도 일행 모두 6 시 10 분에 모두 기차 역에 도착해서 기차에 빨리 탑승했기에, 기차 탑승에 문제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기차를 탄 이후, 10 시 40 분에 해당되는 시각이 되었을 때, 일행은 엘젠(Elsen) 산맥에 위치한 비행 시설에 도착할 수 있었으며-라넬리스까지 나아가는 비행선의 탑승 시각이 10 시 45 분이었다-, 그 비행선을 이용해 라넬리스에 위치한 파리세에 12 시 즈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첫 날은 파리세의 동쪽 끝에 위치한 '태양 맞이 전망대' 라는 곳으로 나아가는 일정을 잡았으며, 다른 이동 수단을 활용하지 않고, 오직 '걸어서' 전망대까지 나아가기로 하고, 오직 시아란과 동행하면서 동쪽을 향해 무작정 걸어가는 몇 시간 가량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아란은 이전에도 몇 시간을 걷고 헤매며, 소로에나 인근의 한 작은 마을에 이른 경험을 갖고 있었고, 파리세의 태양 맞이 전망대는 그저, 파리세 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드라코스(Dracos) 해안 지대' 로 가는 그 반대 방향으로만 나아가면 된다는 정보도 있어서 시아란의 길 찾아가는 능력과 그 정보가 뒷받침된다는 믿음으로 인해, 길 가는 데에는 큰 부담은 없었다.
  갈림길이 여럿 있었다지만, 결국 나아가는 길은 한 방향 평행선이었으니,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든 간에 큰 상관은 없었고, 그래서 무리 없이 파리세의 태양 맞이 전망대에 이를 수 있었다. 전망대에 이르자마자 시아란은 바로 두 사람이 짐을 풀고 쉴 수 있을만한 곳을 먼저 찾았으며, 그러면서 전망대 광장 남쪽에 위치한 마을 거리에 있는 여관을 발견해, 일행 모두가 그 곳에서 짐을 풀었다.
  저녁 식사는 짐을 풀고, 해안의 모습과 더불어, 그 주변 일대를 한 동안 가만히 감상하고 있던 시아란이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식당으로 가면서 하게 되었다. 저녁 식사로는 내가 그토록 먹기를 원했던 조리하지 않은 생선살을 먹게 되었는데, 그 양이 워낙 많았고, 또 초가 들어간 고추국물의 맛에 질려서 다 먹지는 못했다. 그 시큼하면서 매운 맛에 적응하지 못한 시아란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친 이후, 날이 어두워졌을 때, 시아란은 잠시 전망대 광장의 동쪽 끝에 위치한 등대 겸 전망대에 이르렀으며, 그러는 동안 꼭대기에 위치한 등이 회전하면서 그와 함께 푸르스름한 색을 띠는 빛 줄기가 동쪽의 바다 그리고 그 주변 일대를 향해 방출되어 가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셀레아, 저 광경 뭔가 떠오르는 것 같지 않아?"
  시아란과 함께 등대가 빛을 발하는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그 때, 좌측에 서 있던 시아란이 등대를 왼손으로 가리키면서 그 등대에 관한 물음을 건네려 하였고, 이에 나는 우선 시아란이 떠올린 바가 무엇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그에게 그에 관해 알려달라고 부탁의 말을 전하였다.
  "등대에서부터 푸른 광선이 발사되는 것 같아, 마력을 품은 수정을 올려놓은 지팡이가 푸른 빛 줄기를 하늘 저편을 향해 발사하는 것처럼."
  등대의 푸른 빛을 보면서 마치 광선이 발사되는 것처럼 보였다는 시아란의 말에 나 역시 바로 활짝 웃으면서 박수를 치며 공감을 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내 생각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