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그 여관을 떠나서는 바로 시장 거리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도시의 구 시장 거리로 알려진 그 거리가 파리세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명소로 알려져 있음이 그 이유. 그렇게 결정을 내려서는 몇 시간 동안 계속 걸어, 파리세 중앙 거리에 이른 이후에 그 중앙 거리의 한 구역 내에 위치한 대문을 통해 시장 거리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 이전에는 아침 일찍, 파리세의 항만에 위치하고 있다는 철강 제조 시설에 이르려 하였다. 그 제조 시설 내의 한 곳에 시설의 역사와 철강 제조 원리를 알 수 있는 전시관이 있어서 그 전시관을 들러보려 하였음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제조 시설이 위치한 구역 사이를 따라 난 길을 한참 걸어 보아도, 제조 시설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아, 그 일을 두고 어떻게 된 일인지에 대해 한참 동안 의문을 품다가, 제조 시설에서 일하고 있던 어떤 아저씨로부터 조언을 듣고 나서야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아내고, 그 길을 따라 나서면서 전시관에 이를 수 있었다.
  전시관에 이르는 길은 제조 시설의 공장 구역 사이로 난 길이 아니라, 그 서쪽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사무 구역 안으로 들어서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 북쪽 길을 따라 나 있는 사무 구역으로의 진입을 위한 길이 아닌, 그 서쪽을 따라 나 있는 길을 거쳐, 만날 수 있는 전시 및 홍보를 위한 구역에 이르러야만 했다.
  전시관 내는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다. 그 곳과 직접 통하는 전동 차량도 없었을 뿐더러-그래서 이동하려면 어떻게든 개인 수레를 이용하거나 걸어가야만 했다. 공장 지대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 내부 시설 역시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이었음이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만, 아주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명부에 들른 사람마다 이름을 기록해야만 했는데, 두 사람 이전에 몇 사람이 방문한 흔적이 보였다-, 그래서 항시 고요하기만 한 곳은 아니었을 것으로 여기어지지만,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해, 전시관 내에는 나와 셀레아(Selea) 이외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혹시 모르지, 견학 오는 아이들이 있으면 그 아이들로 인해 붐비게 될 지."
  그 광경에 대해, 내가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을 만한 곳이라고 평을 하자, 그에 대해 셀레아가 붐비는 때가 있기는 할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에 이어 그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견학 오는 아이들이 있기라도 해서, 그들로 인해 시설이 붐비는 때가 있기에, 그 보람이라도 있어서 전시관을 시설 측에서 운영하고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그 공장 지대를 떠난 이후에는 곧바로 발걸음을 옮기어 시장 거리로 나아갔다. 물론, 파리세에서 가장 큰 시장 거리로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기는 하지만, 소문대로 사람들로 붐비거나 하는 곳은 아니었다. 소로에나 근처에 있던 산골 시장 거리와 은근히 비슷한 분위기 같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소로에나에서는 결코 볼 수 없던 싱싱한 생선들-소로에나에서는 훈제 생선들만 구경할 수 있었다. 바다에서 산까지 생선을 보내려면 장기 보존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을 얼마든지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시장 거리이기도 했다. 직접 사 갈 생각은 없었지만-소로에나까지 가져오는 도중에 상해 버릴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신기하다는 생각에 구경은 열심히 했다.
  점심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고서, 마지막 행선지인 파리세의 해안 지대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 걸어서 가기에는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마력을 들여 날개를 펼친 후, 비행을 행하게 되었다. 지표면에 있을 때에는 지표면에서 방출되는 열 때문인지, 상당히 더워, 조금 걷기만 하더라도 몸 전체가 땀으로 젖을 지경에 이르렀으나, 고속으로 비행을 이어가니, 그저 시원할 따름이었다. 그 동안 흘렸던 땀도 거의 대부분 말라 없어졌다.

  해안 지대에서는 바다 구경과 불꽃놀이 구경을 한 일이 거의 전부였다. 다만, 여름을 맞이해, 바다 구경을 온 사람들로 나름 붐비는 편이었던 파리세의 해안 지대에 있으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즐거움에 나와 셀레아도 동조를 하게 된 것인지, 즐거운 표정을 지으면서 바다와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러한 바다 구경을 3 일 째에는 오후 늦게까지 하다가, 밤 늦을 즈음에 비행을 통해 소로에나로 돌아왔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더위도 참 많이 느끼기는 하였으나, 재미있는 구경 거리도 많이 체험했고, 그토록 원했던 여름 바다 구경도 원 없이 할 수 있었음이 너무도 좋았다.
  "지난 번에 아스룬(Asrun) 에 있을 때보다는 좋았지?"
  "응, 아스룬도 그리 나쁜 곳은 아닌데, 너무 심심한 곳이어서......."
  셀레아는 이전에 아스룬에 들른 적이 있었다고 한다. 아스룬도 나름 좋은 곳이라 하지만, 워낙 적막한 데다가, 곳곳에 폐허가 널려 있는 모습이 쓸쓸한 느낌을 주기에 너무도 좋았던 탓에 그리 보람 있는 여행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 여행 직후의 여행이었던지라 셀레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었을 것임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