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tiA - 4-2. Sleeping Beauty : 3


  그리하여 나는 그간 빛이 탑 위에 머무르고 있다가 사라지고, 내가 그 빛의 일부를 원판에 들이는 광경을 계속 지켜보았을 카리나와 세니아 그리고 잔느 공주와 더불어 그간 머무르고 있던 유적을 떠나기로 하였다. - 그간 지나왔던 길을 따라 다시 유적 내부의 탑으로 돌아간 이후에 그 탑의 아래까지 다시 내려가고서, 그 이후로는 다시 상가 구역과 8 갈래 길목을 거쳐 입구 구역까지 순조롭게 돌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유적의 입구라 할 수 있는 나무 굴 밖으로 나가는 순간, 밖으로 나오는 나를 비롯한 일행을 반기는 이가 있었다. 다름 아닌 붉은 갑주 차림을 한 남자, 프레도였다.
  "기다리고 있었어, 먼저 밖으로 나갔다고는 해도, 걱정이 되어서 말야."
  그리고 나와 내가 데리고 나온 잔느 공주의 모습을 잠시 보더니, 다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하자,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카리나가 환하게 웃으며 화답하였다 :
  "걱정할 것 없어요, 그 정도 따위로 여기 있는 이들이 다칠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서 역으로 카리나가 프레도에게 그간 별 일 없었느냐고 묻자, 프레도는 역시 별 일 없었다고 답을 하고서, 다만 한밤중이었다보니 추운 와중에도 졸려서 큰일이었다고 말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잠깐이라도, 시내에 있으시지 그러셨어요?"
  그 때, 카리나가 추운 와중에도 계속 밖에 있던 프레도의 안위를 걱정해서 세니아가 프레도에게 물었고, 이 물음에 프레도는 자신도 언제든 그렇게 하고픈 생각이 있었지만, 언제 일행이 밖으로 나올지 몰라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음을 밝혔다. 이에 세니아는 그런 그를 보며 어서 시내로 가자고 청하면서 앞장서서 서쪽 길목을 따라 시내의 동부 경계를 향해 나아갔다.
  그렇게 길을 나아가는 동안에 세니아는 화면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판이 박힌 은빛 팔찌를 잔느 공주에게 팔찌를 돌려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바에 의하면 그 팔찌에 무슨 기능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잔느 공주에게 물어보거나 하지는 못했다고. 이에 나는 그 행동을 두고 차마 묻지 못했던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게 관련된 질문을 하였으나, 그로부터 들려온 대답은 뜻밖의 것이었다. : 그저 그것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간 많은 시간이 지나갔으리라 여기었지만, 이제 때는 겨우 새벽 직전이었으며, 한밤중에도 등불이 밝던 여느 가게들 역시 어두워져 샤르기스(Shargis) 중심 거리에서는 정말로 시청 부근의 통나무집 여관 그리고 베르쉬카(Vershka) 에만 등불이 남은 상태였다.
  시청 부근의 중심가에 들어서면서 내가 프레도에게 도시의 어디에 사느냐고 물었으나, 프레도는 자신은 샤르기아(Shargia) 에 살지 않는다고 말하고서, 붉은 바위의 산 일대에서 거주하고 있음을 밝힌 이후에 곧바로 샤르기스 역을 통해 붉은 바위의 산으로 갈 생각이 있음을 이어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서 첫 차가 올 때까지 여관 1 층의 찻집에 머무를 생각이 있음을 밝힌 이후에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물었다. :
  "아가씨들은 어디로 갈 생각인가."
  나는 그 물음에 세니아가 통나무집 여관 부근의 베르쉬카에 있을 것이라 답할 것이라 에상하고 있었으니, 통나무집 여관 주인이 근래에 수상한 전조를 보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상, 그의 여관을 드나들 생각은 없었을 것임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에상과 달리, 세니아가 건네는 대답은 자신만큼은 통나무집 여관에 갈 생각이 있음을 밝혔다.
  "통나무집 여관에 있어 보려 해요."
  "여관 주인이 수상해서 통나무집 여관에 있지 않을 것이라 했잖아."
  이에 세니아는 한 번 알아보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하면서 만약에 그가 어디 갔다왔느냐고 묻는다면 무언가를 들려주려고 한다고 이어서 자신이 할 일을 밝히기도 하면서 자신이 앞장서서 등불이 여전히 밝은 시청 건너편의 통나무집 여관을 향해 나아가기도 하였다-당시 일행은 동쪽 방향을 통해 시청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베르쉬카는 통나무집 여관의 서쪽 방향에 자리잡고 있었다-.



  새벽 시간대여서 그러한지, 여관의 1 층에 자리잡은 찻집 내부는 조용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었다. 밤 늦은 시간 대여서 그러한지, 좌우측의 등만 켜놓은 공간 내부는 어둑하면서도 온화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었으며, 계산대 안쪽에서 들려오는 차분한 느낌을 주는 음악은 그러한 분위기에 소리를 더해주고 있었으니, 그 안에 있으면 필경 종일 들뜨고 긴장되었던 마음을 온화함으로 가라앉아야만 했다.
  그래야만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우선 앞장서 안으로 들어서는 세니아부터 수상한 행적을 드러내었고, 흉흉한 소문이 돌았던 여관 주인에 대해 수상하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나와 카리나 역시 앞으로 싸움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서 긴장을 늦추지 않았으니, 안에 있으면서 실내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는 없었던 것이었다.
  그 당시 찻집 내부의 공간에 대해 말하자면, 밤 늦은 시간대라면 본래 운영을 이어가고 있더라도 밤새 머무르고픈 적은 이들을 제외하면 손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을 터인데,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방문자들이 거의 없다시피했다, 그간 시장이나 거리에서 퍼진 여관 주인에 대한 흉흉한 소문 때문이었을 것이었다.

  "어서들 와요, 기다리고 있었다고요!"
  세니아가 문을 박차다시피 열어 젖히고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계산대에 머무르고 있던 여관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전 때와 마찬가지로 온화한 인상에 밝은 목소리로 그 밤 늦은 시간대에도 그는 갑작스레 찾아온 손님들을 반기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아, 숙박 예약만 하시고 떠나신 분 아니십니까, 여기는 무슨 일이지요, 뭐 잊은 것이라고 있습니까."
  그러다가 그는 자신의 바로 앞으로 다가온 이를 알아보고서는 갑자기 비꼬는 듯한 어투로 세니아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밝은 어조는 유지하고 있었지만 어투만 들어보더라도 세니아에게 시비를 걸 수 있어 보였다.
  "딱히 잊은 것은 없습니다만."
  그러한 시비성 어투에도 불구하고 세니아는 차분히 답을 하였다, 더 말을 이으려 하기는 하였으나,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멈추었다. 그러자 여관 주인은 마치 그런 세니아의 마음을 읽어내기라도 했는지, 바로 그에게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
  "어디에 갔다왔는지를 알리고 싶어하시는군요, 알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런 당신의 기대대로 물음을 건네보도록 하지요, 어디에 있다 오셨습니까."
  그러자 세니아는 바로 샤르기스 부근의 유적지에 있다 왔음을 밝히고서, 그 내부 깊은 곳, 병기들의 습격으로 인해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곳에 있다 왔음을 이어 밝혔다. 그리고 내부에서 수많은 것들을 보아왔음을 밝히고서, 그 안에 100 여명의 고대인들이 잠들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고, 곧 시청에 그들을 발견해 깨울 것을 요청할 예정이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하시군요," 그 말을 듣자마자 여관 주인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면서 그 100 여명의 고대인들이 어떻게 지하 내부에 잠들게 되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직접 관계하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요."
  이후, 세니아는 유적에서 발견된 기록을 통해 그들이 '푸투로(Futuro)' 라는 계획에 의해 머나먼 우주로의 여행을 이어가기 위한 동면을 명분으로 멸망해 가는 모성에서 잠들게 되었으며, 그들이 깨어나면 다시 태어난 모성의 새로운 인류가 될 예정이 있었음을 밝힌 이후에 자신이 그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바는 그 정도임을 밝혔다, 그러자 여관 주인이 다시 물었다.
  "대체 왜 더 이야기를 해 줄 수 없는 것인가요,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이 물음에 세니아는 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여관 주인은 잠시 가만히 있더니, 서비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입에 담아서는 안 될 거친 시비성 어투로 그를 쏘아 붙이려 하였다. :
  "하아,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군요, 그들, 그리고 자신의 마력을 이용하시려 하시는 것은 아닙니까."
  "그러할리가요, 제가 가진 마력이 무엇이 그리 대단하다고……."
  곁에서 지켜보는 나, 그리고 카리나에게도 실로 어이 없는 발언이었으나, 그럼에도 세니아는 평온하게-아무래도 꾹 참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계획에 대해 알게된 바를 더 말해주려 하였다.
  "그 계획을 주도한 이는 '수현 파크(Suhyân Pak)' 라는 이름을 가진 이였어요, 그가 100 여명의 고대인들을 잠들게 하고, 또 도시를 보전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지요. 하지만 그런 그에게는 다른 마음이 있었고, 그로 인해 100 명의 고대인들은 예정대로 깨어나지 못하게 되었고, 그 시대로부터 수천년 동안 계속 잠들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서, 그는 수현 파크라는 이름을 가진 이가 탑에 낙서해 놓은 바가 있었으며, 동행한 동료 중 한 명이 그 낙서를 직접 읽어본 적이 있음을 밝히고서, 그는 알아보지 못하는 만큼, 그에게 이후에 그 뜻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겠음을 이어 그에게 알리기도 하였다.

  평범하지 않은 학업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여관 주인이라면 알 수 없을 법한 말들을 내가 원어 그대로 읽는 목소리를 세니아는 자신이 왼팔에 차고 있던 팔찌를 통해 들려주고 있었다-내가 읽는 동안 팔찌를 통해 녹음을 이어갔던 모양-, 본래의 여관 주인이라면 그 목소리가 전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지 않을까 싶었으나,
  "하아! 그 말을 못마땅한 발언으로 여기고 계셨던 것입니까, 실로 당연한 말씀 아닙니까."
  "이 발언들, 알아들을 수 있어요!?"
  이에 세니아는 바로 그런 그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이는 여관 주인이 아닐 것이라 바로 추측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세니아는 아직까지는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왜 제가 이 '인류에게 허락된 세 가지 언어(*)들 중 하나' 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셨습니까, 편견이 지나치시군요, 아가씨."
  그리고서 여관 주인은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그 말이 정녕 틀렸다고 여기고 있었느냐고 묻고서, 그에 이어 이렇게 말을 이어가려 하고 있었다. :
  "우주의 생명, 그 근본이 뒤틀리고 썩었음은 진리 아닙니까, 그래서 소위 빛의 정령이라 칭해지는 이가 생명을 되살리고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고 한들, 그 세상 역시 타락할 것이요, 결국 멸망의 과정을 거침은 당연한 이치 아니겠습니까. 생명에게 선함이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사람들이 사는 거리에서 어떻게 장사를 해요!?"
  그러자 바로 분노하며 카리나가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고, 이에 여관 주인은 사악하게 웃으며 답하였다.
  "인간의 세계에 있기 위해서는 인간의 법을 따르는 것이 진리 아닌지. 비록 이렇게 하찮은 자들 사이에 있습니다만, 마음만큼은 언제나 세피라 로타(Sefira Rota) 와 그 주인님의 뜻을 따르고 있지요, 그리고 이제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세피라 로타(Sefira Rota) 라면, 이전에 포헤 느와흐(Forêt Noire) 가 협력하고 있다고 하는 그 존재의 이름이었다. 그의 이름을 거론한 이상, 여관 주인 혹은 그의 몸을 빌린 자는 적일 수밖에 없을 것임이 분명했다. 그 이름을 들으며, 어디서 그 이름을 들었느냐고 카리나가 물었으나, 여관 주인은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대신하여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
  "여기에 있구나, 세피라 로타의 적 되는 자여! 진리의 적이자, 세계의 적이여!"
  그 때, 여관 정문을 열며, 잔느 공주가 뛰쳐 들어왔다, 그러면서 나와 카리나, 그리고 세니아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
  "Ar'sana nim! Karina nim! Senia nim! Mus'n iriyeyo? Mwânga anjo'n iri issâyo? (아르사나 님! 카리나 님! 세니아 님! 무슨 이리예요? 뭔가 안조은 이리 이써요?)"
  아무래도 여관 안쪽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려옴에 따라 이상함을 느끼고 무엇 때문인지를 알아내려고 안으로 들어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투 능력이 있지 않을 잔느 공주가 언제 위험이 닥쳐올지 모르는 현장에 갑자기 뛰쳐 들어오는 모습에 당황하고 있을 그 때, 여관 주인이 잔느 공주의 모습을 보더니, 그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Mangharl Jang Hyânsu gat'ni! Nomi mus'n jisrl hangëji!? Yimi jukâßâya hal nyâni âtëke!? (망할 장 현수 가트니! 노미 무슨 지슬 한거지!? 이미 주커써야 할 녀니 어터케!?)"
  난데 없이, 그는 보통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소르나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하였고, 그러면서 그가 잔느 공주에 대해 '죽었어야 할 자' 로 칭했음을 밝혔다. 고대 유적에 오래토록 잠들어 있으면서 기억하는 이 하나 없었을 이를 바로 알아본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그에게 빙의해 여관 주인 행세를 했을 것임을 그 광경을 보며 바로 확신할 수 있었다. 여관 주인에게 빙의한 영혼의 정체는 아마도 수현 파크라는 인물의 추종자라든가, 그와 친분이 있던 이였을 것임이 틀림 없었다.
  "이 사람을 죽어야 할 사람이라 말했다면, 혹시 '수현 파크' 라는 사람도 알고 계신가요?"
  이후, 그 말을 듣자마자 세니아가 여관 주인에게 '수현 파크' 라는 인물에 대해 아는지 여부를 물었고, 그 물음에 여관 주인은 당연하다고 답을 하고서, 우주를 인류라는 '해충' 으로부터 해방시키려 한 위대한 존재 아니냐고 다그치는 듯이 되묻고 있었다. 그리고 잔느 공주를 바라보면서  통역 없이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Särown scider'rl wihä yi sesangesën âpsëjëyaharl gëßi ita. Nâr'rl pirotan äsäkidr'n nargafazcin scidäy ßrägidrl! Irën uju'i omurldr'rl wihä ârlmana man'n yidri hyisängdœâtn'nga! Yi bârlegat'n gëtdr'n modu ciwo âpsäl piryoga itdan gâscida! (새로운 시대를 위해 이 세상에선 엎서저야할 거씨 이타. 너를 피로탄 애새키드른 나르가파진 시대이 쓰래기들! 우주의 오물드를 위해 얼마나 마는 이드리 히생되엇는가! 이 벌레가튼 것드른 모두 치워 엎샐 피료가 잇단 거시다!)"
  그렇게 여관 주인이 광기 어린 목소리를 내고 있을 즈음, 나는 정말 잔느 공주가 위험에 처할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리고서 바로 일행의 근처로 다가온 잔느 공주에게 이렇게 요청하는 말을 건네며, 그가 밖으로 나가도록 하였다 :
  "잔느 공주님, 밖에 있어요, 여기는 위험해요! (Princess Janne! Be out of here! Dangerous!)"
  워낙 다급한 상황이었기에 통역을 통해 대화를 할 여지가 없었고, 그래서 브리태나 어로 위험을 알렸다. 그러는 동안 일행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해서였는지, 여관 주인은 라테나 어로 외쳤다 :

Venit tempus, nomen magnorum, iudicabo vos, contra veritatis!
(Wenit tempus, nomen magnorum, yudikabo wos, kontra weritatis)
(때가 되었으니, 위대한 자의 이름으로 너희 세상의 적을 심판하겠다!)

Ulciscar meam sociorum occidi!
(Ulkiskar meam sokiorung okkidi!)
(죽어간 동료들의 원수를 갚아주마!)
Morere! insecta!
(Morere! insekta!)
(죽어라, 벌레 같은 것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눈앞에 펼쳐지며, 주변 일대를 뒤덮었고, 그 이후로 한 동안 나의 눈앞으로는 빛 이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사라지면서 눈앞으로 이전의 여관과는 다른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이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었던 도시의 풍경, 괴물들이 돌아다니는 그 거리보다도 더욱 황폐한 도시의 거리가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 펼쳐져 있었다, 아니, 도시가 통상적인 하늘이 아닌 우주 공간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일행의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곳은 십자로의 한 가운데, 상공의 앞쪽 먼 저편에서 하나의 거대한 형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앞 부분에 붉은 구슬이 마치 눈처럼 장착되어 있는 거대 병기로서 은회색을 띠는 장갑을 갖춘 이 병기는 거대한 한 쌍의 날개를 가진 거대한 새와 비슷한 형상을 갖추고 있었으며, 그 날개의 하단에 다수의 포격 장치들이 장착되어 있었다.
  빠른 속도로 접근해 오는 해당 병기를 비롯해 회색을 띠는 새 형상의 전투 비행기들도 있었다, 일행과 비스무리한 크기의 이 병기들이 거대한 병기의 뒤를 따라 나아가고 있었다.
  거대 병기가 앞장서 나아가고 있었으며, 해당 병기는 일행에게 접근해 오자마자 눈에 해당되었을 붉은 구체에서부터 붉은 빛들을 흩뿌리기 시작하니, 이 빛들은 지면에 닿으면 바로 폭발하여 주변 일대에 폭풍과 불꽃을 일으키고 더 나아가 불길을 일으키기에 이르고 있었다. 불길을 일으키며 일행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병기는 이후, 일행의 바로 앞에 머무르려 하였다.
  이후, 회색을 띠는 전투 비행기들이 먼저 다가와 날개에 장착된 포구에서 빛 줄기를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였고, 이에 앞장서 있던 세니아가 검에서부터 불길을 일으켜 그 불길로 빛 줄기를 발사하며 일행 주변을 오가려 하는 전투 비행기의 날개 등을 쏘아 맞히려 하면서 반격을 가하였다. 이에 나도 하얀 빛 줄기들을 잇달아 발사하며 전투 비행기들을 격추시키려 하였고, 카리나 역시 갈고리를 이용해 비행기를 맞혀 피해를 가하려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비행기들을 격추시킨 이후-10 여기 정도가 거대 병기를 따라 나섰다-, 우선 날개 위쪽의 포격 장치들이 포물선을 그리는 빛 덩어리들을 발사해 지면에 폭발을 일으키려 하면서 지표면에 자리잡은 일행에게 위협을 가하려 하였고, 그 공격에 3 명의 일행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내면서 날개 하단의 포대들, 그리고 비행체의 하단, 중심부에 자리잡은 장치에 집중 타격을 가하는 것으로써 맞섰다.
  이후, 대형 병기는 각 날개의 하단 중앙 부분의 문을 열고서 그 문에서부터 미사일을 하나씩 발사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미사일들은 수직 하강을 하다가 한 지점에서 멈추더니, 이어서 앞 부분을 개방하고서 해당 부분에서부터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을 이어 발사하기 시작하였다. 추적하는 특성을 갖고 있었기에 나아갈 때마다 이들의 움직임을 잘 피해 나아가야만 했다. 광선을 모두 발사한 이후, 미사일은 지면으로 수직 하강해 폭발, 주변 일대에 폭풍과 불꽃을 일으키면서 파괴되었다.
  나는 병기의 날개 하단에 장착된 포대들을 하나씩 타격해 나아가려 하였고, 세니아는 앞 부분의 붉은 구슬을 곡선을 그리는 화염 줄기와 화염구로 집중 타격을 가하였다. 그러는 동안 카리나는 왼손에서부터 빛의 기운을 일으켜, 그 빛의 기운이 실의 형태를 이루도록 하고 있었다. 그 끝에 달린 갈고리가 상공에 자리잡고 있는 비행형 병기의 날개에 닿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었다.
  처음에는 당연하게도 빗나갔다-나와 세니아 모두 빗나갈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몇 번의 시도를 거듭하면서 운이었는지, 아니었는지 그 갈고리의 날이 좌익의 앞 부분에 닿았다. 그러는 동안 비행형 병기들은 일행이 서 있는 그 주변 상공 일대를 돌고 있었으며, 그래서 카리나 역시 실에 매달려 있으면서 그런 비행형 병기의 움직임에 끌려 다니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카리나는 줄기차게 실을 타고 위로 오르려 하였으며, 결국 비행체의 날개 위쪽에 이르고 있었다.
  "가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가능하네."
  그 광경을 보며, 세니아는 여유가 없는 와중에도 카리나가 기어이 실을 타고 비행체 위로 올라가는 모습에 나름의 경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후, 카리나는 병기의 오른쪽 날개의 한 가운데 즈음되는 부분에 앉아 있으면서 자신의 치마 왼쪽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작은 빛의 구슬처럼 생긴 것으로 그 구슬을 꺼내자마자 그는 그 구슬을 자신이 앉은 그 앞에 그 구슬을 박았다.
  이후, 카리나는 동체의 기수 부분을 거쳐 왼쪽 날개를 향해 뛰어가서는 그 날개의 한 가운데 부근에 앉아서 같은 구슬을 주머니에서 꺼낸 후에 그것을 박아 넣었고, 그 이후에 다시 오른쪽 날개의 앞 부분으로 뛰어가서는 그 부분 위에 앉아 빛의 기운으로 못을 생성해, 자신의 바로 앞에 그것을 박고 있었다.
  이후, 그는 다시 빛으로 실을 생성해 못을 휘감도록 하니, 곧 그 휘감긴 실이 풀려서 지면에 닿기 시작하고, 그것을 본 카리나가 그 실을 타고 지표면을 향해 바로 내려가려 하였다. 하지만 그 때에 좌우 방향에서 회색을 띠는 새 모양의 비행체들이 날아와 카리나가 있는 쪽으로 접근해 가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카리나는 실에 매달린 채로 좌우를 한 번씩 바라보며 다트를 던져가며 이들을 격추시키려 하였지만 다급히 던지는 다트의 수는 아무래도 적을 수밖에 없어서 적의 숫자와 동시에 가해지는 공세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이에 내가 상공의 비행체들을 격추시켜가며 카리나를 도우려 하였지만, 결국 실이 끊어지면서 그로 인해 카리나는 추락하게 되었다. 이에 세니아가 다급히 병기의 바로 아래까지 뛰쳐 나아가며 추락하는 카리나를 두 손으로 붙잡으니, 그렇게 카리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혼자 나섰으면 어찌 될 뻔했겠어?"
  카리나를 위험에서 구출하면서 세니아가 물음을 건넬 그 때, 갑자기 카리나가 빛의 구체를 박아 넣은 비행체의 양 날개 부분에서 한 번씩 초록색 빛이 무언가가 격렬히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폭발하더니, 구형의 투명한 빛의 장막, 벌집 모양의 무늬를 그리는 구체 형태의 막들이 비행체의 날개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안팎의 모든 공격을 차단하는 방어막이야, 날개를 타격할 수 없지만, 날개 역시 포대에서 발사된 것들이 방어막을 벗어날 수 없어, 방어막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날개가 우리를 공격할 수는 없을 걸."
  양 날개에서 빛이 터지는 광경이 보이자마자 카리나가 그 광경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카리나가 날개 위로 오르면서 하려했던 것은 이러한 것이었다. 방어막이 존재하는 동안 방어막 내부에 있는 것들의 공격이 방어막에 의해 차단되는 것으로써 이들의 공세를 차단하도록 하였던 것. 이리하여 병기는 당분간 기수의 붉은 구슬과 하단 중앙의 구슬 모양 장치 이외에는 어떤 것도 일행에게 공격을 가할 수 없게 되었다, 날개의 장치들이 병기가 가하는 공격의 대다수를 차지했던만큼, 사실상 거의 모든 공격이 차단되었다고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카리나가 갖고 있던 구슬들은 사실은 소르나(Sorna) 의 술법을 구현한 물건으로서, 소르나가 천문대를 떠날 무렵, 위급할 시에 사용하라고 몇 개 준 것이었다고 한다. 카리나가 천문대를 떠난 이후에도 사용할 일 없이 주머니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그제서야 구슬들을 사용할 기회가 생겼다고. - 그에 의하면 8 개의 구슬이 남았다고 했으니, 소르나로부터 10 개의 구슬을 받았던 것 같다.

  기수의 구체, 그리고 병기 하단의 중앙 부분에 자리잡은 구체가 가하는 굵은 빛 줄기-지표면에 닿을 때마다 불길이 일어나고 있었다-를 피해가면서 기수, 그리고 날개 하단의 구체에 집중 타격을 가하였고, 그러는 동안 병기의 각 날개의 하단 부분에 있는 포대들이 포격을 개시했지만, 이들은 모두 빛의 장막에 막혀서 지면에 닿거나 하지 못하고 있었다. 포대들의 공격이 구체의 표면에 의해 막히고 있음은 그 표면이 노랗게 깜박이고 있음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빛의 장막이 일으키는 노란 깜박임은 곧 화기 공격이 막에 닿았음을 의미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집중 타격은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었고, 그와 더불어 병기의 외형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선 하단의 장치들이 하나둘씩 먼저 불길을 일으키면서 폭발하고, 이어서 기수의 구체형 장치가 터지는 불꽃을 퍼뜨리기를 반복하다가 한 차례 큰 폭발을 일으키며, 주변 일대로 화염과 빛을 분출, 그 이후로 비행체의 상단 중앙의 장치에서도 폭발이 발생하며-하단 장치의 폭발 이후로 유폭으로 인해 상단 장치 역시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기수의 장치와 비행체 상단의 장치가 동시에 한 차례씩 큰 폭발을 일으켜, 폭발과 함께 분리된 날개들은 각각의 절단면에서 격렬한 화염을 일으키며 지상의 십자로를 향해 각자 다른 방향으로 추락해 갔다-그 시점에서 포격을 차단하던 빛의 장막들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추락한 날개들이 지표면에 격돌해 폭발하자마자 그 격돌된 곳에서부터 생성된 빛이 다시 주변 일대로 퍼져가며, 여관 주인이 두 눈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할 때처럼 나를 비롯한 일행의 눈앞을 가렸다.

(*) 라테나(Latena), 그레카(Greka), 상스크리타(Sangskry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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