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ission 5-0 : 1


  하나야스(Khanayas) 의 현 중심 도시는 하나야스 지역의 북쪽 해안을 마주하고 있는 대도시인 '하미르(Hamir)' 이며, 하미르는 크게 서부 해안가의 하미르 본 지구(Hamir Pelaeri), 그리고 동부 해안가의 '하야라 지구(Khayara Eri)' 로 구성되며, 하나야스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하나야스의 본래 중심지는 남쪽 내륙의 산악 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하미시(Hamisy) 이며, 하미시 그리고 그 남쪽의 산악 지대인 하나엘리스(Hanaelis) 곳곳에는 하나야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유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렇듯, 하나야스는 산지와 평지 곳곳의 문화 유적지들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 유적들은 하나야스 본연의 문명과는 거리가 있으며, 이 유적지들은 하나야스에 원래 남아있던 것으로, 행성계의 현 주민들이 거주하기 전에 있었던 문명의 산물들이다. 하나야스의 역사는 주변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샤르기아(Shargia) 그리고 가브릴리아(Gabrilia) 와 다를 것이 없지만, 하나야스가 특별한 것은 이 지대에서는 초현대적 기술 문명의 산물들부터 고대 문명 시대를 연상케하는 석조 유적지까지 다양한 형태의 유적, 유물들이 발견되었고, 이러한 유물들에 관한 연구 결과로 선 주민 시대(Afisaramidrï Hesha) 가 하나의 기술 문명 시대가 아닌 여러 작은 시대로 구분되고 있음이 밝혀졌음에 있다. 그래서 이 행성계의 사람들에게 하나야스는 행성계 선 주민들의 역사를 상징하는 곳으로서 명망이 높다.
  하미르의 중앙 거리, 그 한 가운데에 해당되는 곳에는 크나큰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Hamirï -'thmakathedral). 하미르 시가가 건설될 무렵에 건설되기 시작된 성당으로서, 내부에는 예배당과 문화 역사 전시장이 있고, 내부에는 성직자들의 무덤이 있으며, 한 때는 무덤에서 망령의 기운이 떠돈다는 소문이 돌아 그로 인해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괜찮아진 듯해 보인다.
  시가지의 중앙 구역을 지나치고 나면,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큰 강과 마주하게 되며, 이 강을 '하미리 강(Hamiry Galam)' 이라 칭한다. 강가 주변으로는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고, 의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되어 있으며, 그와 더불어 가로등 역시 배치되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어두운 하늘 아래의 길을 비추면서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 주기도 하니, 둘러보기에 좋은 곳일 것이다.
  다만, 우선 가야할 곳인 하나엘리스 산의 등대-하나야스의 탑은 '등대' 라 칭해진다-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하나엘리스 산악 지역에 위치한 하미시로 갈 필요가 있었으므로, 하나야스의 큰 도시인 하미르는 거쳐가는 곳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하미르 역에 도착할 무렵에는 이미 밤을 맞이하고 있었기에 숙박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우선 숙박할 곳부터 찾아 다니기로 하였다.

  세니아가 이후, 무나일로 돌아가기로 하면서 샤르기스 역에서 기차를 탄 이는 나와 카리나 둘 뿐이었다. 도중에는 별 다른 일이 없었으나, 기차를 타고 있는 동안 새하얀 눈으로 덮힌 숲과 풀밭, 그리고 얼음으로 덮힌 강물이 보이는 풍경에서 눈이 사라져 가고, 초록색과 푸른색이 보이는 이전보다는 더욱 따뜻한 풍경으로 변해 가는 모습을 창가를 통해 볼 수 있었다.
  나에티아나(Naetiana) 와 만난 때는 기차에서 내려 하미르 역에 당도하였을 때였다. 노랗게 빛나는 별 장식이 달린 지팡이를 들고 있는 새하얀 옷차림-가장자리가 노란색을 띠는 짧은 소매를 가지며, 허리까지 내려가지 않는 하얀 옷, 역시 바탕이 하얗고, 가장자리가 노란색인 짧은 치마, 그리고 노란 허리띠-과 푸른색을 띤 긴 머리카락과 눈, 그리고 머리에 매고 있는 금빛 별 모양이 달린 장식을 보며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나에티아나는 일행-그 중에서 카리나-을 보자마자 바로 반가워 하면서 다가왔다.
  "그 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었어요?"
  이후, 내티아나가 건네는 물음에 나는 샤르기스에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리고, 잔느 공주라 칭해지는 옛 시대의 사람을 발견했음을 밝힌 이후에 샤르기스에서 근교의 유적을 재조사하면서 잔느 공주가 참조인으로서 참가하게 되었음을 밝히고서, 세니아는 계속 그의 곁에 남으려 하였지만,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다시 무나일로 돌아갔음을 밝혔다. 이후의 행방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으나, 무나일에 있는 세나의 집으로 갔을 것임을 바로 알아차리고 있었다.
  "딱히 갈 곳이 없다면 대개 세나의 집에 머무르려 하지 않나요?"

  하나야스 자체는 크나큰 지역이고, 그래서 중심 도시인 하미르에서 옛 문명의 도시라 할 수 있는 하미시로 가려면 길고 긴 산악 도로를 따라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 꽤 먼 곳이고, 산지의 굽이진 길목을 산악 기차를 통해 수차례 오가야 했던지라 나아가는 데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며, 나에티아나에 의하면 그 소요 시간은 평시에는 6 시간, 야간 마지막 열차는 8 시간으로, 그래서 밤중에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하는 여정을 거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후, 카리나가 야간 열차가 평상시의 열차보다 느린 것에는 무슨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나에티아나는 야간에는 새벽 시간대인 6 시에 도착하도록 운행 시간을 맞춰 운행을 함이 그 이유임을 밝혔다.
  "그래서 야간 기차를 타면, 기차에 타고 있는 동안 자고 있다가 아침이 되면 목적지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게 이유를 말하고서, 나에티아나는 야간 열차 운행에 대해 이어 말을 건네었다.

  나에티아나가 알려준 바에 의하면 하미르 역이 위치한 곳은 도시의 중심부로서, 하미시로 갈 수 있는 기차를 탈 수 있는 역은 다른 곳에 있고, 해당 역 소재지는 하미리 강가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기차를 타려면 그 곳으로 가야 한다고 하였으며, 출발 시각은 대체로 잘 맞고, 기차가 떠나면 표 환불이 되지 않기에 시간은 반드시 엄수해야 한다고 하였다.
  "차표 예약은 아침에 해당 역으로 가면 거기서 할게요."
  나에티아나에 의하면 그 지역의 이름은 갈라마(Galama) 지구로 칭해지며, 역 이름도 '하미릐 갈라마(Hamirï Galama)', 줄여서 '갈라마(Galama)' 역이다. 강 너머에 있으므로 제법 걸어갈 필요가 있는 곳이라 하였다.

  "숙박은 어디서 할 수 있어, 숙박할 수 있는 곳은 있지?"
  이 물음에 내티아나는 딱히 대답을 하거나 하지는 못했다. 만약에 대답한 사람이 현지인이라면 이런저런 사유로 인해-어떤 곳인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거나- 이름을 말하지 못하거나, 마땅히 아는 곳이 없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고, 또, 인심이 험하거나 치안이 좋지 않은 행성계의 지역이라면 수상하게 여길 수도 있겠으나-그런 곳에서는 차라리 길바닥에서 자는 편이 낫다-, 대답한 사람이 나에티아나라면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뻔했다.
  "숙박지도 정하지 않고, 그렇다면, 길바닥에서 자고 있었지!? 돈 안 내고 몰래 자려다가 들켜 쫓겨나서 나무 위에서 자고 있었던 것 아냐!?"
  내티아나는 온화한 성향의 인물이라 장난질을 치거나 할 그런 인물은 아니었다. 다만, 엉뚱한 행동을 워낙 자주하고 다녔고, 무전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 간혹 여행 중에 몰래 어느 집에서 잠들었다가 쫓겨나는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분명 그러한 행동일 것이라 여기었던 것.
  내티아나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이는 아니었고, 곧바로 자신이 무전 여행 중이었으며, 호텔의 빈 방에 몰래 잠들었다가 잠든 채로 쫓겨났음을 밝혔다, 자고 일어나 보니, 길 사이의 의자에 누워 있었다는 모양. 그 이후로 그는 여러 나날을 하미르에서 보내고 있었으며, 돈은 현지에서 일하면서 벌고, 목욕은 공공 욕탕에서 하며 대체로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잠은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잤다고.
  "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티(Naety - 나에티아나의 애칭) 는 본래 새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프라에미엘(Praemiel) 은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렇지?"

  나에티아나-애칭은 내티-와 프라에미엘-애칭은 프라미(Pramy)-은 하늘 나라(-anïnala)라 칭해지는 세상의 천사들이라고 한다, 천사로서 인간 세상의 모습을 체험하기 위해 세상에 잠시 내려온 이들이라고 하며, 그래서 그들마다 날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에는 날개도 없었고, 외견도 행성계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도 않았으며, 말도 행성계의 말을 아주 잘 쓰고 있어서 실체를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이들이 천사였음을 알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어떤 어린 아이가 가마일 산의 계곡에서 놀다가 실수로 발을 헛디뎌 계곡의 물에 빠지게 된 일이 그것. 그 때, 프라에미엘이 급류 속으로 뛰어내려서는 어떻게든 헤엄쳐서 아이를 끌어 안으려 하였다. 급류 때문에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던지라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보게 되었으니, 프라에미엘이 하늘색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광경을 보게 된 것.
  나에티아나는 프라에미엘과 동행하고 있었음을 통해 같은 부류의 존재였을 것이라 여기었고, 그 무렵에 실체가 드러났다, 천사들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율이 있었고, 해당 규율에 따라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는 그 시점에서 그의 금빛 날개를 볼 수 있었다. 천사들임이 드러났지만, 그 이후 나에티아나와 프라에미엘은 이전 때처럼 자신들을 대해줄 것을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요청했고, 그 이후로 나를 비롯한 가마일 산 천문대 출신의 사람들은 그들과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 사실, 이전에도 프라에미엘과 나에티아나, 모두 온화하며, 바른 성품에 예의까지 바른 소녀들로서, 장난기 없는 순수한 성품을 드러내고 있었던지라, 이러한 면모 때문에 사람이 아니라 천사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은 이전에도 있어왔다. 사실, 이들에게는 의외의 일면이 있었다고 하지만, 여기서 밝힐 것은 아니다.
- 아무튼, 숙박에 대해서는 나와 카리나도 돈이 그리 많지 않았고-기차를 이용하기 위한 돈이 있었지만, 이 돈은 오로지 교통에만 활용하기로 하여, 소지금에서는 제외하고 있었다-, 그래서 해안가의 양산과 같이 놓인 의자에 누워 잠들기로 했다, 이불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나에티아나에게 그런 것이 있었을 리가…… 그렇게 결정을 하면서 카리나로부터 '너 때문이야' 라고 나에티아나에게 말하는 광경을 보기도.

  "프라미는 지금 어디에 있어?"
  일행이 중심가 북쪽의 해안가를 걷고 있을 무렵, 카리나가 나에티아나에게 프라에미엘의 행방을 물었으나, 그로부터 아직 잘 모른다는 대답을 들었다. 확실한 것은 하나야스에서는 없다는 것. 그래서 가브릴리아(Gabrilia) 에는 있을 것이라 여기고, 그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밤과 새벽을 해변에서 보내려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어서 그렇게 한산하지만은 않은 해변가, 그 한 가운데에 놓인 의자에 자리잡고 한참 동안 잠들고 있을 무렵, 내가 있는 그 바로 위에서 나에티아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르사나 님, 카리나 님, 머무를만한 곳을 찾았어요!"
  "머무를만한 곳이라고? 어디야?" 그 때, 카리나가 그런 나에티아나에게 되물었고, 이에 나에티아나는 어디인지에 대해 묻자, 그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해 주었다, 근방에 찻집을 찾았는데, 밤새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서 그 곳에 들어가 있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잠들고 있던 나 역시 눈을 뜨고, 대화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니, 나와 카리나가 위치한 그 위로 나에티아나가 금색 날개를 펼치고, 날개가 빛을 발하도록 하고 있으면서 나와 카리나를 내려다 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와 카리나가 잠들려 하는 동안 나에티아나가 해안가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찾아낼 수 있었다고. 당시 일행이 머무르고 있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대략 200 메테르 가량-에 있음을 밝히고서 가 보자고 청했다.
  나에티아나에 대해 확실한 사항이 하나 있다면,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분명 밤새 머무를 수 있을만한 곳으로 여기고 가 보자고 청했을 것이었고, 그리하여 나는 카리나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에티아나가 찾았다는 곳을 향해 나아가기로 하였다. 나에티아나는 찻집으로 칭한 자신이 찾은 곳을 발견할 때까지는 상공 일대를 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일행과 동행할 때에는 날개를 감추고, 일행과 동행하고 있었다, 나와 카리나보다도 늦게 발걸음을 옮겼다.

  다소 화려한 분위기의 찻집으로 입구 우측의 내벽에 붙은 채로 소파 모양의 의자들과 함께 사각 탁자들이 놓여 있었고, 소파 건너편에는 의자가 하나씩 놓여 있었다. 좌측에도 우측에서처럼 소파들이 배치되어 있었지만, 형태는 조금 달랐다, 창가를 등지는 방향으로 붙어 있었던 것. 입구 좌측 근방에는 일직선 상을 이루는 길다란 탁자가 놓여 있고, 탁자 주변으로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의자들이 놓여 있어서 그 의자에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 소파들, 그리고 긴 탁자 사이로 여러 원탁들이 놓여 있었으며, 원탁마다 주변에2, 3 개씩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그 의자들은 소파 앞의 의자들과는 다르게 외형이 소파처럼 되어 있어서 편안히 앉을 수 있는 느낌이 있었다.
  한밤중이었던 만큼, 한창 시간 대처럼 사람들이 붐비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소파, 탁자의 의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각자의 일을 하거나, 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휴양지였지만, 도시 근방에 있는 곳인 만큼, 도시 근방에서 놀러 오거나, 일하러 온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숙박할 곳을 찾지 못했는지, 소파에 앉은 채로 잠든 사람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카리나에 의하면 어쩌다 우연히 술집-칵테일 전문점(Dalkakhoriey Jib) 이었다고 한다-에 들러서 그런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고 하였다. 다만, 그들 중 다수는 취해서 그러한 것 같아 보였다고.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내가 물었다.
  "카리나, 술집에는 어떻게 들어갈 수 있었던 거야?"
  그러자 카리나가 답하기를, 칵테일이라는 것을 먹고 싶어서 들어가 봤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칵테일은 먹어 보지도 못하고, 다른 것들만 이것저것 먹고 나왔다고 한다. 이유는 나도 그렇지만, 술이 들은 것을 어찌할 수 없었음이었다고.
  "아르사나 님께서는 술집에 들어가 보신 적 있으세요?"
  "그런 적 없어." 그리고서 본래 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힌 이후에 어머니도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어머니를 따라 들어가거나 한 적도 없었음을 이어 질문을 한 나에티아나에게 밝히기도 하였다.

  일행은 우측에 있는 소파들의 대열…… 이 아닌 입구 좌측의 길다란 탁자 좌측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던 원탁들 중에서도 긴 탁자의 가운데 부분과 가까운 원탁에 자리를 잡기로 하고, 본래 2 개였던 의자에 왼쪽 근처에 있던 탁상의 의자 하나를 빌려서-그 탁상을 차지하는 이가 없었기 때문- 세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하였다. 입구를 등지는 방향에는 나와 나에티아나가, 그리고 그 건너편에는 카리나가 앉았다.
  주문은 내가 하기로 했다, 나는 그냥 커피 한 잔, 카리나는 우유 커피, 그리고 나에티아나는 사과 주스를 주문하기로 했고, 주문 요청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앞에 있는 계산대로 나아가 다소 피곤해 보이던 직원에게 일행이 말한 대로의 주문을 했다, 물론 내 것도 포함해서. 그 때, 썼던 돈은 11 게(G).
  "언젠가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올 거예요, 너무 걱정 말아요."
  주문을 마치고 다시 자리로 돌아올 무렵, 나의 우측 자리에 앉아 있던 나에티아나로부터 격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문을 하면서 남은 돈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어 보였던 모양으로 주문을 마치고, 표정이 굳어 있어서 그 모습을 보며, 나에티아나가 그렇게 여기었던 것 같다.
  이전에도 나에티아나로부터 자주 격려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를 비롯한 일행이 이런저런 일로 인해 표정이 어두울 때마다 기분이 안 좋을 것으로 여기고, 늘 격려의 말을 했었고, 처음에는 그것을 귀찮아 하기도 했었지만, 시간이 지나, 나에티아나와 아주 친해지면서 그런 일은 없어졌고, 격려의 말을 들을 때마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금방 풀릴 정도에 이르렀다. 안 좋은 일에 대해 걱정을 해 주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저런 면모가 있다고 하더라도, 근본이 확실함은 틀림 없었다.
  "피곤해져서 그랬어, 딱히 걱정은 들지 않았는데. 그래도 고마워."
  그 격려의 말에 나는 바로 기분이 좋아지면서 답을 하였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돈에 대해서는 딱히 걱정한 바는 없었다. 돈이 그리 많이 남지 않기는 했지만, 앞으로 있을 일들을 잘 해결하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음이 그 이유. 지난 번까지는 사건 해결에 대한 보상금을 요청할 수 있기는 했어도, 요청을 하지 않았지만, 돈 사정이 사정이라, 이번부터는 요청을 반드시 하기로 했다.
  "첫 차가 오는 시각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밤에 출발하기로 했으니까, 오늘은 그냥 여기서 적당히 시간 보내고 있자."
  이후, 나는 바로 자려 하면서 그렇게 제안을 했다. 하지만 그냥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하미르 역시 명소들이 곳곳에 있고, 그래서 그 명소들을 둘러 보면서 마음을 잠시나마 안정시키려 했던 것. 그러면서 앉은 채로 잠을 청하려 했다. 카리나는 아예 책상 위에 엎드렸던 것 같다. 하지만 나에티아나가 어떻게 잠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나에티아나는 내가 잠들려 할 때에는 자고 있지 않았으며, 나에티아나가 자는 방식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음악판을 통해 울려퍼지도록 한 음악이었을 것이다, 평상시에 들을 수 있는 것과 다른 느낌의 음악이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고, 이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카리나는 여전히 잠들고 있었으며, 나에티아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여전히 드나드는 곳에 천장에 매달리는 기행을 선보이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밖에 나갔을 것이라 생각하며 나는 우선 세수를 위해 건물 내부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는 건물 밖의 지붕 한 곳에 나에티아나가 웅크리며 잠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날개를 통해 날아가서는 옥상의 바닥에서 잠들려 했던 모양. 그런 나에티아나의 엉뚱한 면모를 보면서 그런 그에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올라갈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이 없어서 그가 깨어나서 지면으로 다시 내려올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딱히 할 일이 없다 보니, 그저 해안을 조용히 거닐고만 있었다, 여전히 감빛을 띠는 하늘 위로 수많은 별들이 떠돌고 있었으며, 수면 위로 하나야스의 산정에 자리잡은 나무의 빛이 내려와 물결치는 수면의 일부를 새하얗게 물들여 가는 풍경이 바람을 맞는 나의 눈앞에 보였다.
  먼 너머로는 가마일 산에서 바다를 내려다 볼 때와 같은 검은 산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구름에 드리워져 있었다고는 하지만, 해안가에서 보던 것인지라 가마일 산에서 보였던 것보다는 더욱 크고 선명히 보이고 있었다. '검은 섬' 이라 칭해지는 금지된 구역이었을 것으로, 하미르 해안은 하미르의 북방에 자리잡고 있으며, 행성계의 8 개 지역들은 검은 섬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형태를 갖고 있기에 한 방향에서는 반드시 검은 섬이 보이기 마련이었다.

  해안가의 모래밭에 서서 조용히 물결치는 바다의 모습을 바라보는 동안, 어딘가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의 근원을 살펴 보니, 내가 방금 전에 나섰던 그 찻집에서의 소리였고, 이를 찻집에 다가가서 찻집의 지붕 양 가장자리 아래에 발성기를 달아놓은 모습을 보면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들려오는 음악은 내가 찻집 안에서 들었던 그 음악과 같았으니, 그 음악을 발성기를 통해 밖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하였던 모양. 아마도 나에티아나 역시 그 음악을 듣고 있었을 것임이 틀림 없어 보였다.
  이후, 조용히 찻집을 지나, 그 왼편-서쪽이었을 것이다-을 따라 길가를 거닐고 있다가 낙서가 적혀 있는 어느 벽을 보게 되었다. 담장 혹은 건물의 일부였을 것으로 보이는 무너지다 만 벽의 낙서는 하얀 글자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무언가 문구를 보여주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세히 보니, 내가 읽을 수 있는 글자여서 다가가서 읽어보니, 그 문구는 대략 이러하였다 :

HOC TANTVM FACITO .....
  "'호크 탄퉁 파키토 이우익스우이(Hok tantũ fakito)'…… 아마도 마지막의 지워진 부분은 이름이겠지."(*)
  자세한 사항에 대해 아직은 알 수 없었지만, 문구 마지막의 지워진 부분이 어떤 존재의 이름일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 어떤 이인지에 대해 알 수 있는 방안은 없었지만, 문구의 의미를 살펴 보자면, 그 존재는 아무래도 괴물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문구를 보면서, 일단은 괴물의 존재가 있음을 의식할 필요는 있다고 여기었다. 벽면에서 그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았으니, 그 이상 할 일이 없었음이 그 이유였다.
  그 무너지다 만 붉은 벽 너머로 보이는 것은 원형 광장으로 주변 일대로 광장의 둥그런 경계선을 따라 굽어진 의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놓여 있었다. 그와 더불어 광장의 북쪽 건너편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무대가 자리잡고 있어서 무대 시설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배경의 화려해 보이는 시설들의 모습이 보인 것은 물론. 아침 이른 시간이라 무대 자체는 비워져 있었다, 누가 올라서서 노래를 하더라도 모를 정도.
  '이러할 때, 누가 몰래 노래를 부르거나 하면 웃기기는 할 것 같아.'
  그저 비어있기만 한 무대를 바라보며, 그렇게 의미 없는 기대를 하다가 조용하기만 할 따름인 새벽 거리를 잠시 둘러보고서 내가 머무르고 있던 찻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오래 소요되지는 않았는지, 찻집과 그 주변 일대의 분위기는 크게 차이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찻집을 입구에서 가만히 바라보니, 카리나가 여전히 탁상에 엎드린 채로 잠들고 있었고, 바깥의 옥상에서는 날개를 통해 옥상 위로 올라갔을 나에티아나가 잠들고 있었다.
  나에티아나는 있는 곳으로 올라가지를 못하겠으니, 스스로 깨어나기를 바라기로 하고, 이후, 바로 찻집 안으로 들어가서 본래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한 동안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다가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고 여기어질 때가 되자, 나의 바로 건너편에 여전히 엎드려 잠들고 있던 카리나를 조용히 부르는 것으로써 여전히 잠들고 있는 그를 깨우려 하였다 :
  "카리나, 새벽이야, 어서 일어나야지~."
  한참 곤히 잠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도, 내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을 하니까, 그 목소리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바로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자는 척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반 즈음 눈을 뜬 모습을 보이면서 바로 앞으로 다가온 나를 바라보려 하면서 나에게 벌써 아침이냐고 묻고 있었다. 이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한 이후에 어서 일어나라고 종용하는 듯이 말했다.
  그리하여 카리나는 나의 부름을 받아 일어나서 찻집을 나서게 되었다-자리 정리는 내가 했다-. 그리고서 밖으로 나와서 나에티아나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는 그 때, 입구 좌측 부근에 머무르고 있던 나에게 그 옆에 서 있던 카리나가 나에티아나는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말로 직접 답하지는 않고, 바로 직접 손가락을 들어 위쪽을 가리켰다, 그 방향에 그가 있다는 것이었다.
  "날개로 날아가서 옥상 위에 있는 거야?"
  이에 카리나가 바로 그렇게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서 나는 그가 내려오기를 기다려 보자고 말하고서, 조금 있으면 내려올지도 모른다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려 하였다. 카리나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고 있었지만 주변 일대를 둘러보다가 나에티아나가 머무르는 옥상 일대를 보면서 그가 그 곳에 정말로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높은 데에 올라가고 싶었구나, 내티."
  그가 높이 올라간 모습을 보며, 나는 아무래도 나무 같은 높은 데에 올라가 있는 성향이 있는 나에티아나가 나와 카리나가 머무르고 있던 찻집의 옥상이라는 높은 곳에 머무르려고 올라갔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카리나도 거의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일행이 찻집 밖으로 나갈 무렵-당시에 나에티아나를 중심으로 내가 좌측, 그리고 카리나가 우측 근방에 있으면서 나란히 걷고 있었다-, 어느덧 하늘은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으며, 날이 밝아오고 있었는지, 고요하기만 하던 거리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이들은 각자 그들이 가야할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며, 일부는 거리의 한 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길 위를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으니, 새벽을 맞이해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었을 것이었다.
  "내티, 이런 아침에는 어디로 가야 해?"
  그러자 나에티아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벼룩 시장 구역에 가 보자고 청했다. 벼룩 시장 구역은 해안가 근방의 '리베르타스 예술 광장(Libertas Aramïyrin Plaza)' 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처음 가 본 곳이라 어디가 좋은 곳인지를 대답해 주기 어려운데, 내가 질문을 하니까, 어떻게든 대답을 해 줘야 할 필요가 있으니, 아는 대로 추천을 해 주지 않았나, 그렇게 여기고 있었다.
  "내티, 모르겠으면 모르겠다고 말 해, 언제 우리가 모른다고 답해서 그것에 대해 책망한 적 있어?"
  "죄송해요……" 그 무렵, 카리나 역시 나에티아나는 하미르 시가지 일대에 대해 잘 알거나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렇게 말했고, 이에 나에티아나는 죄송하다고 답을 하였고, 그러면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음을 밝혔다. 그러자 카리나는 다른 말 없이, 그를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인간 세상에서 살기 쉽지 않아, 그렇지?"

  이후, 일행은 찻집이 위치한 해안 근방에 위치한, 무대가 자리잡은 광장에 이르게 되었다. 그 광장은 새벽에 잠깐 가 본 적이 있는 곳으로, 근처에 자리잡은 무너지다 만 붉은 벽돌 벽의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그 벽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를 하기로 하였기에, 당장에 하지는 않았다. 광장의 이름은 찻집을 떠나, 이른 아침에 거리를 함께 걷는 도중에 나에티아나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 이 곳의 이름이 리베르타스 광장이었구나.'
  아침이라 그러한지 별 것 없었던 광장이었다. 그래서 광장을 바로 지나치고서 그 너머의 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동안 눈앞으로 하미르의 본 시가지 거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모든 건물들이 한결 같이 하얀-정확히는 밝은 잿빛- 벽면에 붉은 지붕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을 갖춘 모습이 다소 수수해 보여도 일관되어 보여서 바라보는 느낌이 좋았다. 건물들이 자리잡은 사이로 나 있는 길가에는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등들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 등은 밤이 되면 각자 서로 다른 색을 띠며 빛나도록 되어 있어서 밤 때가 되면 빛을 발하면서 화려한 야경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하였다. - 그래서 밤에 찾아왔을 때에도 상당히 화려한 야경을 구경할 수 있었지만, 머무를 곳에 있기를 원했던지라, 그 당시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거리에 이르러 길가의 우측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는 동안 나에티아나로부터 질문이 하나 들어왔다, 상당히 의외인 질문이었던지라, 질문을 듣자마자 바로 놀라면서 나에티아나를 향해 한 번 고개를 돌려보기까지 했을 정도.
  "아르사나 님, 지하 유적지에서 공주님을 만나뵈셨지요, 공주님께서는 어떤 분이셨나요?"
  "…… 내티!!!"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놀라서, 그저 나에티아나의 애칭을 부르기만 할 뿐이었다. 그래서 카리나가 나를 대신해서 그에게 되물었으니, 샤르기스에서 공주를 구출한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았느냐는 것이었다.
  "내티, 샤르기스에서 우리가 공주를 구출한 것은 어떻게 알았니?"
  그러자 나에티아나가 답하기를, 세니아가 알려주었다고 답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겠다고 생각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구나." 라고 그에게 차분히 목소리를 내며 말을 건네었다.
  "나는, 또…… 내티가, 그 일에 관심을 갖지 않을 줄만 알아가지고……"
  어떻게 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 그간 다른 이들과 교류가 있는지 알 수도 없었던 나에티아나에게 어떻게 그 일에 대한 정보가 들어왔는지를 알 수 없었기에 놀랐던 나는 세니아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교류가 없지는 않았음을 깨닫고, 놀라움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그간의 심정에 대해 간단히 말로 전하고서, 그에게 그가 언급했던 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티아나가 건넨 질문에 대한 답으로써 하기 시작하였다.
  "샤르기스의 유적지에서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래서 옛 행성계의 사람으로 행성계의 공용어부터 잘 모르는 그에게 행성계의 현재 속 모든 것이 낯설 거야. 그래서 세상 물정을 배워가려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그리고서 나를 비롯한 일행과 함께 있을 동안에는 순종적으로 일행을 따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음을 밝혔고, 뒤이어 카리나가 나에티아나에게 공주는 나를 비롯한 일행을 마치 윗 사람처럼 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 이후에 기본적으로 윗사람이라기보다는 은인이지만, 자신을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지상으로 돌아가게 해 준 이들에 대한 예로서 일행을 윗 사람으로서 대우하고 있는 듯해 보였음을 밝혔다.
  나와 카리나는 하미르 일대에 처음 갔던지라, 이미 거리에 있어본 경험이 있었던 나에티아나의 안내에 의지하려 하였고, 그것에 따라 나에티아나가 앞장서고, 나와 카리나는 그 뒤를 따라 광장을 지나, 남쪽 길을 따라 나아가고 있었다. 길가의 나란히 선 나무들이 가지마다 무성한 이파리들을 자랑하는 길을 따라 나아가며, 일행은 남쪽으로, 그리고 서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도시의 중서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벼룩 시장(Marushoja, Byarïkshoja)' 으로 가기 위함이라고.
  "물건들 둘러보는 재미도 있고, 아침에 이용할 수 있는 곳들도 있어서, 아침에 어디 갈 만한 데가 없으면 잠시 그런 곳에 있어도 괜찮아서 추천해요."
  "그 대신, 바다나 강 구경은 어때? 새벽 내내 찻집에만 있었는데, 또 찻집에 가는 것은 곤란하잖아, 그렇지?"
  이후, 카리나가 건네는 물음에 나에티아나 역시 아차 싶었는지, 바로 흠칫한 듯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서 카리나를 향해 돌아서더니, 이어서 그렇다면 강가로 가 보지 않겠느냐고 다시 제안을 하였고, 그리하여 일행은 카리나가 나에티아나에게 건의를 한 대로, 남쪽 길을 따라 나아가기 시작했다, 도시의 어느 곳이든 간에 남쪽으로 나아가면 강가를 향할 수 있다고 하니, 누가 앞장서는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그래서 카리나가 앞장 서고, 나와 나에티아나가 그 뒤를 따라 나아가게 되었다.
  당시 일행은 시가지의 중서부 즈음에서 길을 걷고 있었으며, 주택가와 주택가 사이를 지나고, 또 지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공원도 지나고, 수많은 의자들이 놓인 곳의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강가로 가능한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에 바로바로 지나쳐 가고 있었다. 그렇게 길을 지나는 동안 특별한 구경 거리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그 시간을 이용해 일행 사이에서 이전에 끊겼던 잔느 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다른 이들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고, 깨어날 수 있는지는 불명이라고 들었어요."
  "그랬지, 지하 유적에 잠든 이들 중에서 깨어난 유일한 이가 잔느 공주님이셔."
  이후, 나에티아나가 건네는 물음에 내가 답을 하였고, 이어서 내가 물으니, 세니아가 잔느 공주를 어떻게 보살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들어보았느냐고 물었고, 이에 세니아가 세세히 답을 해 주었음을 밝혔다. 현재, 그는 잔느 공주와 함께 시청사에 머무르고 있으며, 세니아는 샤르기스 시청의 유적 조사 작업의 참관자로서, 그리고 잔느 공주는 해당 작업의 조력자로서 참가하게 되었다고 하며, 본격 조사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사전 답사는 곧 진행될 것이며, 사전 답사 때에는 일부 시청 관계자들 그리고 마을 경비대 사람들과 함께 조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해 주었다.
  "그러면 다음 날 바로 가게 될 것이란 이야기잖아, 그렇지?"
  이에 카리나가 물음을 건네자, 나에티아나는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말하고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한 번이라도 그를 직접 볼 수 있다면 그것을 통해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어 말하기도. 그에 이어, 나에티아나가 밝힌 바에 의하면 세니아는 사전 작업 때에 유적에 남은 동면 장치들과 동면 장치에 잠든 이들의 신체 상태의 점검을 했으면 한다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고 한다.
  "그들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구출하겠다는 의도이지 않을까."
  이에 나는 바로 그렇게 나에티아나에게 질문을 하였고, 이에 나에티아나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하고서, 그렇게 추측을 한 이유를 말해줄 것을 나에게 요청하였다. 그러자 나는 바로 이렇게 답을 하였다 :
  "어쩐지…… 잔느 공주님이라면 그렇게 하실 것 같다고 생각을 했었어."

  그러는 동안 일행의 발걸음은 남쪽의 길을 계속 걸어 나아가, 마침내 강가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야스 정상의 빛이 조금 더 밝아지며, 주변 일대가 더욱 밝아지고 있었다. 시간이 새벽을 지나, 아침을 향해 다가가고 있음을 그 일대의 풍경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늘의 색을 비추는 듯이 푸른색을 띠는 강물이 맑게 주변 일대를 비추고, 강 너머에서부터 바람이 선선히 불어오며 일행이 서 있는 일대의 풀밭을 조금씩 흔들고 있었다. 팔각형들의 배열, 그리고 그 사이의 정사각형들의 배열을 드러내는 듯한 하얀 돌길 가장자리로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가로등들이 서 있으면서 꼭대기의 수정에서부터 하얀색을 비롯해 여러 색 빛을 발하며, 주변 일대를 꾸며주는 모습이 보였으며, 가로등이 위치한 사이마다 하나씩 돌로 만들어진 긴 의자들이 하나씩 배치되어 있어서 길을 걷다가 발이 아파오기 시작한 사람들을 배려하고 있었다.
  새벽과 아침 사이, 돌아다니기에 참 좋은 시간이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낮 활동이 있을 때는 아니라서 그러한지, 강가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수는 많다고 할 수 없었다. 다만, 도시 부근의 길이다보니, 한 번씩 길 위를 뛰어다니거나 산책을 하며 일행이 서 있는 곳을 지나쳐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이후로 나는 이런 길 위를 한 동안 조용히 걸어보려 하였다.

  새벽의 다소 차갑고 맑은 공기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다. 하미리 강가(Hamiry Galam-yopi)는 봄철이 되면 나뭇가지마다 꽃이 피고, 꽃이 지면서 흩날리는 꽃잎들이 장관을 이룬다는 곳이라 한다. 당시는 이미 봄은 지났고, 그래서 그 풍경을 보거나 할 수는 없었지만, 여름이다보니, 볼 수 있는 것도 있었다. 강가의 길마다 갈대들이 무성히 자라나서 초록색 결을 바람이 일어날 때마다 만들고 있었다.
  이 강가의 길은 도시의 남쪽 가장자리를 따라 길게 이어지고 있으며, 동쪽으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하미르 동부 해안로로 이어지며, 서쪽으로 나아가면 산간 거주 구역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산간 거주 구역들의 집들 중에는 외벽이 아름답게 꾸며진 집들이 많아서 둘러보기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다만, 산간 거주 구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길의 서쪽 끝까지 나아가야 하는데, 꽤 먼 길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서쪽 산간 구역까지 나아가기에는 시간이 다소 모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달리 갈 수 있는 곳들도 많으니까, 괜찮아요."
  앞으로 갈 길에 대해 소개를 하면서 나에티아나가 한 말이었다. 그러면서 중앙 거리의 대성당과 벼룩 시장을 비롯하여, 중앙 거리의 서쪽 근방에 자리잡은 '문화의 거리' 에서는 다수의 음악판들을 수록한 박물관으로서 음악판들을 직접 골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고, 이외에 여러 흥미로운 곳들이 있음을 밝히기도. - 그 중에 공포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하였지만, 일행 중에 그런 곳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중앙 거리 쪽까지 나아가 보자." 이후, 나는 일행에게 그렇게 요청을 하고, 발걸음을 옮겨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부터 다시 나에티아나가 앞장 서기 시작하였다. 어디서 내려가야 할 것인지를 나에티아나라면 정해줄 수 있을 것이라 여기었기 때문. 하지만 나에티아나는 자신도 강가를 끝에서 끝까지 걸어보거나, 시가지들의 모든 구역들이 익숙하지는 않아서 자신이 앞서 가더라도 딱히 의미가 있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하면서 다만, 길 곳곳에 이정표들이 있으므로 그것을 토대로 길을 찾아가면 될 것이라 말하였다.
  그리고 그가 말한 대로, 길을 나아가다 한 번씩 이정표들이 하나씩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이정표들을 토대로 길의 지점이 어디와 가까운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 중앙 구역의 교차로를 "중앙 대로(Haon -'thmagil)" 이라 하는 만큼, 길을 나아가다가 '중앙 대로' 를 이정표에서 찾아서 내려가면 될 것이라 여기었다.
  "소르나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
  길을 나아가는 동안 카리나가 나에티아나에게 소르나의 행방에 대해 혹시 알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으나, 나에티아나는 그간 그의 행방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 잘 몰랐다고 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서 옛 천문대 인원들이 떠난 이후, 근래 들어 잘 보이지 않았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하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리고서 그가 묻기를, 최근에 일행과 연락한 적이 있었느냐는 것이었다.
  "나와 연락을 했었어, 원거리 통신을 통해서."
  이후, 카리나가 통신 상태로 가늠해 봐서는 행성계 내에 있음은 틀림 없다고 말한 이후에 일행에게 바로 다가갈 수 없는 모종의 정황 같은 것이 있어 보인다고 말하였다. 물론 그 정황에 대해 아느냐는 나에티아나의 대답에는 누구도 그렇다고 응할 수 없었다.

  하미르에 나름 오래 지냈다는 만큼, 나에티아나는 하미르의 시가지에서 아는 곳들이 많았다. 대성당이나 음악 박물관(Hamirï Musikamusia) 과 같은 유명한 장소 이외에도 아는 곳이 있을 정도. 그가 아는 곳 중에는 구 문명의 산물들을 전시하는 지하 가게, 각종 보석들을 취급하는 가게, 보석의 원석들을 보여주는 곳, 특이한 음식들을 만들어서 내놓는 식당 등이 있었다.
  "이 중에는 세나(Sena) 님께서 알려주신 것도 있어요, 덕분에 갔다올 수 있었지요."
  나에티아나가 나에게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며, 그 곳에 대해 알려주기를, 중앙 대로 남서쪽 부근의 상가 건물 2 층에 있는 찻집으로 찻집 전체에 걸쳐 거대한 모형이 하나 설치되어 있다고 하였다. 옛 시대의 유적지에서 볼 수 있었다는 거대한 곡선 철로들을 재현해 놓은 것으로 기차 모형도 설치되어 있고, 실제로 가동할 수도 있는 곳이라 하였다. 당시에는 간판이 없어서 쉽게 갈 수 없고, 아는 사람들만 가던 곳을 세나가 소개해서 갈 수 있게 되었다고. - 지금은 간판이 가게 창가에 붙어서 찻집에 대해 밖에서도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아, 맞다, 오늘 밤에 하미시(Hamisy) 행 기차를 타신다고 하셨지요?"
  이 물음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써 답을 하고서, 마지막 열차를 타고 갈 예정임을 이어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충분히 밤 시간 때까지 충분히 좌석이 남아있을지 여부에 대해 물었고, 이 물음에 나에티아나의 표정이 급히 굳어지고 있었다.
  "그 시간 대에 역에 가면 남는 좌석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서 하미시는 하나야스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곳 중 하나라, 하미르를 거쳐 하미시로 가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이들 중 대다수는 밤에 출발해 오전에 도착할 수 있는 열차 시간을 택하며, 그들 대다수는 미리 좌석 이용권을 구매하고 있음을 밝혀서, 그 시간 대에서는 좌석 이용권 구매는 어려울 수 있다고. 다만, 이러한 좌석 이용권 예약은 자신이 맡아서 할 테니, 그것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다.
  "지금 바로 갈라마(Galama) 역으로 갈까요."
  이후, 나에티아나는 자신이 혼자 갈라마 역으로 가겠음을 밝히고서, 가능한 빨리 역으로 가서 좌석들을 맡아 놓겠음을 밝혔고, 이에 카리나가 차비로 소지하고 있던 돈을 나에티아나에게 넘기면서-좌석 요금은 나에티아나가 알려 주었다- 그에게 부탁한다고 화답을 하였다. 나도 카리나처럼 나에티아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기었으니, 아무래도 날개를 가진 이의 제안이라 쉽게 거절할 수는 없었던 것.
  그리하여, 나에티아나는 그간 감추고 있던 금색 날개를 펼치고 갈라마 역이 있다는 서쪽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강가의 길에는 나와 카리나만 남아있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하늘이 조금 더 밝아지며, 하늘의 색이 감청색에서 진청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하늘의 색은 다시 하늘색으로 변하며, 아침이 왔음을 알릴 것임이 분명했다.
  아침 시간이 다가오면서 길을 걷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었다, 운동하러 뛰어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길 위를 조용히 걷는 이들도 있었으며,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있었다. 긴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책을 읽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책을 읽는 이들을 보면 지적인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실상을 보면 통속 소설이나 연애담을 보는 이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 경험담으로, 학교에서 상급생 시절, 후배 학생들이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을 보다가, 무슨 책을 읽는지 궁금해서 몰래 다가가서 책을 보니, 그런 책을 읽고 있어서 보면서 조용히 웃음을 지은 적이 있었다.
  "그런 책을 보는 후배를 보며, 너는 어떻게 했어?"
  그 이야기를 듣고서 카리나가 건네는 물음에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그저 웃어줄 뿐이었다고 답을 하였다. 이후, 카리나가 정말이냐고 살짝 추궁하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사실임을 밝혔다.
  "친한 사이끼리 대화하는 데에 거짓말을 내가 할 리가 없잖아."

  나에티아나가 좌석 이용권을 구매한다고 떠난 이후로 잠시 서쪽 방향-중앙 거리를 향하는-을 따라 나아가고 있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이후에 그런 일행의 곁으로 나에티아나가 날개를 펼치면서 날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내려다 보면 금방 보였을 테니,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터. 나에티아나는 손에 3 장의 좌석 이용권을 들고 있었고, 각 이용권은 같은 목적지, 출발 시간을 가지며, 이용권에 대응되는 좌석 위치-를 나타내는 숫자-만이 달랐을 뿐이었다. 이 이용권을 보자마자 나와 카리나가 하나씩 이용권을 가져갔고, 그리하여 일행은 하나씩 이용권을 소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행이 하나씩 이용권을 소지하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잃어버리거나 하시면 안 돼요, 알았지요?"
  이용권을 하나씩 일행 구성원들이 소지하게 된 이후, 나에티아나가 바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후, 일행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길을 다시 걷기 시작하였고, 그러다가 마침내 중앙 대로를 가리키는 표지판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후, 카리나가 이제 거리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표지판이 있는 곳마다 큰 길이 있어서 그 길을 통해 주변 일대의 여러 곳으로 갈 수 있다. 나를 비롯한 일행 역시 어렵지 않게 표지판을 따라 길을 나아가, 그렇게 중앙 대로를 향하고 있다는 큰 길로 나아갈 수 있었고, 뒤이어 건너편에 위치한 십자로, 그리고 그 건너편 멀리서 보이는 성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성당이 위치한 일대는 원형 광장을 이루고 있으며, 성당은 광장의 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을 것이다.
  중앙 대로라 칭해진다는 십자로를 거쳐, 그 너머에 자리잡은 원형 광장에 이르렀다. 하르미스 광장(Harmis Plaza) 이라 칭해지는 곳으로, 광장의 중심은 원형 대열을 이루는 풀밭으로 둘러싸인 분수대가 자리잡고 있으며, 원형 구조물 위로 자리잡은 기둥의 끝에 천사의 상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왼팔을 높이 올리고 있는 천사의 상, 중심의 기둥을 둘러싸는 마치 원형의 거대한 샘과 같은 분수대를 향해 다가가니, 천사의 상 아래로 물이 흘러내려 그 물이 샘을 향하고 있었다.
  대성당은 그 분수대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마치 거대한 성채와도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성의 외곽 부분처럼 보이는 정문 부분 너머로 구형 지붕을 가진 본관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정문 부분의 정면에는 세 개의 문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당연하게도 가운데 문이 가장 컸다. 정문 중에서 가장 거대한 그 문만이 개방되어 있었으며, 대성당을 방문하려는 방문객들은 그 큰 문을 통해 성당 내부로 들어가고 있었다.
  "하미시로 가고 나면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가 있지?"
  분수대를 지나치는 동안 카리나가 나에티아나에게 물었고, 이 물음에 나에티아나가 답을 하였다, 하미시에는 전통 의상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많음을 밝히고, 자신도 아는 곳이 있음을 밝혔다, 적극적으로 의상 판매에 나서려 하는 일면이 있어서, 옷이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이 방문해 오면 이것저것 입혀 보려 할 것이라고 자신이 알던 가게의 주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 가게의 위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주인 이름은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가게 주인 이름은 '후아나 로사 레야(Juana Rosa Rella, Huana Rosa Reya)'. 하미시 지역은 공용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할 수도 있으며, 철자의 발음이 표준 라테나 식과 다른 경우도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예를 들어 Jesus 는 '제수스(Jesus)', '예수스(Iesus)' 가 아닌 '헤수스(Hesus, Khesus)' 로 읽혀진다고.
  "그런 말을 배우거나 한 적은 없지 않아?" 이에 카리나가 걱정을 하면서 물음을 건네자, 나에티아나가 바로 다급히 답을 하니, 하미시 사람들 중 대다수는 공용어 사용에도 문제가 없으니, 그것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만났던 후아나도 그 중 한 명이라고.
  "또, 만나 봐야 할 사람이 있다면……" 이후, 나에티아나는 한 사람을 더 거론하니, 하미시의 중앙 상가 거리 한 곳에 위치한 고물상의 주인으로 '안드레아 베델라 수르나(Andrea Bedela Surna)', 그리고 고물상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 안드레아의 친구인 '카를라 마리아 제나(Carla Maria Giena, Karla Maria Jena)' 라는 사람으로, 수르나와 제나는 고향이 서로 다르지만, 하미시에서 서로 만나 같이 일하면서 친해진 사람들임을 밝히고서, 일행이 앞으로 할 일, 비행을 비롯해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준다는 거지?"
  이에 카리나가 나에티아나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묻자, 나에티아나가 바로 답을 하니, 그들은 활공기(행글라이더, Jaharinal-i) 들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임을 밝히고서, 그 활공기를 이용하면 활공기에 매달려 있음을 전제로 공중 비행이 가능할 것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화답을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그 활공기가 필요해질 수 있으니, 한 번 정도는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라 말하면서 해당 장소를 들러줄 것을 권하기도 했다.
  "아르사나 님과 카리나 님께서는 활공기에 대해 잘 아시고 계시겠지요?"
  "당연하지." 이에 카리나가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비행을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장치가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나에티아나는 활짝 웃으면서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흔히 알려진 손잡이를 타고 탑승하는 장치 뿐만이 아니라, 자전거(Cykla, S'zraca) 처럼 탑승할 수 있는 것도 있음을 밝히고서 어떤 형태를 원하는 지에 대해서는 고물상 수르나에게 직접 문의해 보면 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어느새 일행은 원형 광장의 너머에 위치한 성당의 바로 앞에 이르게 되었다. 마치 성채와도 같은 외견의 대성당, 그 정문을 아침부터 방문해 온 사람들과 함께 지나, 그 너머에 자리잡은 본당으로 들어섰다. 원형 지붕을 가진 화려하게 꾸며진 하얀 건물로서, 아치 기둥들이 나란히 자리잡은 새하얀 내부 역시 아름다운 모습으로 입구와 맞닿은 공간으로 입구 방향을 기준으로 가로 방향으로 배치된 목제 의자들이 나란히 배치된 공간과 그 너머에는 입구 방향에서 세로 방향으로 배치된 나무 의자들로 둘러싸인 회랑, 그리고 성자들 그리고 종교의 상징물들이 자리잡은 단이 자리잡고 있었다. 천장은 하얗고, 바닥은 하얗고 검은 돌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하나의 거대한 무늬를 그려내고 있었다-샤흐(Shakh) 판에서 볼 수 있는 무늬와 비슷했다-. 예배당의 좌우에 자리잡은 기둥 사이로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으며, 이 계단들을 통해 위층의 통로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일행이 대성당을 방문했을 시기는 한창 아침 예배가 개시되고 있을 때로 의자들에 성직자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었으며, 성직자들에 의한 예배 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서 분위기가 다소 분주했다. 이런 공간 내부에서 나에티아나는 좌측 기둥 사이의 공간에 자리잡은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가려 하였다. 본래 예배 시간 도중에는 내부의 다른 공간으로 들어서지는 못한다고 하였으나, 나에티아나가 내부 관계자와 나름 가까웠는지, 허가를 받고 들어설 수 있었다.

  위층의 통로 주변의 벽에도 수많은 성상들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창마다 색유리로 성자들의 모습을 묘사한 창들의 모습이 보였으며, 창가 너머에서부터 들어온 햇빛이 색유리를 지나며, 여러 색을 띠는 빛으로 변하는 광경이 아름다웠다. 그와 더불어, 위층의 통로에서 아래 층의 예배당을 내려다 보는 것으로써 예배당의 주 공간 일대를 넓게 바라볼 수 있었으며, 그 내려다 볼 때의 느낌이 있었다.
  "어때요, 이렇게 위층에서 내려다 보는 모습."
  그렇게 위층에서 통로 우측 가장자리의 난간을 두 손으로 잡으며, 아래 층을 내려다 보는 동안 좌측에서 나에티아나가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물음을 건네는 듯이 건네는 그 말을 들려오는 그 때, 카리나로부터 나에티아나를 향해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이런 곳으로 언제나 올라갈 수 있음을 허락 받을 수 있었던 거야?"
  나의 우측에 있던 카리나가 건네는 물음에 이어, 나에티아나의 답을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 대답인 즉, 일행이 하미르로 오기 며칠 전, 자신이 금색 날개로 비행하는 모습을 어떤 아이들이 발견하였고, 천사들이 나타났다며 신나 했었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비행을 하며 돌아다녔는데, 그들이 천사에 관한 소식을 성당 사람들에게 알렸고, 그로 인해 천사라는 사실을 새벽 즈음에 성당의 성직자들, 그리고 당시에 성당에 모인 사람들-대다수가 아이들이었다- 앞에 보여준 그 보상으로 성당의 상시 출입을 허가 받을 수 있었다고.
  "도시의 사람들 중에 내티를 아는 이들도 생겼겠네, 그렇지 않아?"
  이후, 카리나가 건네는 물음에 나에티아나는 멋쩍은 듯이 웃으면서 답을 하였다. 자신의 신분을 알게 된 이후로 그것에 대해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된 사람은 없었으며, 몇몇 거리의 아이들과 친해지며, 그들 덕분에 알게 된 곳들-중앙 대로 남서쪽의 상가 건물에 대해 알게 된 것도 그 시점이었다고 한다-도 생겨났음은 좋았다고 한다. 다만, 아이들이 비행을 요청을 하더라도 해 주지 않는다고, 처음에는 요청이 몇 차례 있었지만 늘 거절하는 모습을 본 이후로 그런 요청은 더 이상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아이들도 눈치가 있기는 했을 거야, 저 언니가 귀찮아하는 일임을 몇 번 보면서 알아차렸겠지."
  이야기를 들으며 카리나가 말했다. 그 때, 그 말을 들었는지, 나에티아나가 당황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처음에는 비행 요청을 들어주기는 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예배 시간이 되었는지,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회중석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며, 이어서 단에 성직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니, 그간 떠들석했던 회중석이 바로 조용해지기 시작하였다, 본격적인 예배가 시작되었던 것. 그 때, 일행이 서 있던 방향의 왼편에서부터 어떤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검은 수녀복 차림을 한 수녀가 일행에게 무언가를 전하기 위해 다가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배 시간이니, 모두 내려가 주세요, 아니면 밖으로 나가셔야 해요."
  사실, 2 층 공간은 예배 시간에는 출입이 허가되지 않았지만, 나에티아나를 보며, 관계자들이 잠시 동안 출입을 허가해 준 것이며, 본격 예배 시간이 되면 누구라도 예외 없이 내려가야 했다. 그렇게 나가야 한다고 하니, 모두 다급히 1 층의 공간으로 다시 내려갔다. 수녀 역시 기도에 참여하는 만큼, 같이 내려갔으며, 1 층으로 내려가자마자 수녀는 바로 단 쪽의 회중석으로 나아갔다.
  일행은 내려간 이상, 예배에 참여하기로 했고, 남은 회중석 자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성당은 하나의 성채가 연상될 정도로 컸음에도 하미르의 거의 모든 사람들에 성당을 찾아온 외지인들도 예배에 참여할 정도인 만큼, 마땅한 회중석 차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3 사람이 나란히 앉을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인해 일행은 서로 흩어져서 앉았다가 예배가 끝나면 다시 모이기로 했다, 서로 헤어진 이후에도 잘 모였던 전적이 많았던 만큼, 한 동안 헤어져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지만, 나에티아나는 그럼에도 걱정이 되고 있는 듯했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주의 하세요." 라는 당부의 말이 들려왔다.

  단의 벽면에 자리잡은 오르간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시작으로 성가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고, 이어서 기도문을 낭송하는 소리가 성당 전체에 걸쳐 울려 퍼지려 하고 있었다.
  "멋져." 앳되기 이를데 없는 소녀들이 사제복 차림을 하고 단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카리나가 조용히 목소리를 내었다. 이전까지 성당에 있은 적이 없어서인지 이러한 예배 혹은 미사가 이루어지는 광경이 그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ASPERGES ME, DOMINE, HYSSOPO ET MUNDABOR. (Asperjes me, domine, hyßopo et mundabor)
주여, 히솝과 함께 저를 정화하소서, 깨끗해지겠나이다. (Nal hyßopa adbi mayuhyala, '-an'ya, tum na mayuhyila)

LAVAMIS ME, ET SUPER NIVEM DEALBABOR. (Lavamis me, et super nivem dealbabor)
저를 씻어주소서, 눈보다도 깨끗해지겠나이다. (Nal shisihyala, tum na n'n woda mayuhyala)

MISERERE MEI, DEUS, (Miserere mei, deus)
저희에게 자비를 주소서, 신이시여. (Na yekhe saran'l sayuala, -an'ya)

SECUNDUM MAGNAM MISERICORDIAM TUAM. (Sekundum manyam miserikordiam tuam)
그대의 크나큰 사랑으로. (Gdai -'thmain saran' yero)



  라테나(Latena) 어로 부르는 노래, 소녀들이 부르는 노래의 내용은 이러하였다, 곡명까지는 알아보지 못했으나, 나에티아나가 알려준 바에 의하면 '정화(Asperges)' 라고. 교회의 12 대 찬송가 중 하나라 하였다.
  초고대 시대의 교회는 공용어로 라테나 어를 채택하고 있었으며, 이는 라테나 어가 공용어였던 시대에 교회가 창설되었음에서 유래가 된 것이라 하였다. 라테나 어가 공용어였던 시대는 오래 전에 끝이 났으나, 옛 시대는 교회가 하늘 그리고 천사들의 대행자로서, 사람들의 질서를 관장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교회의 공용어가 라테나 어였던 만큼, 여전히 적지 않은 이들에게 전승될 수 있었다고. 또한, 교회의 공용어였던 탓인지, 신성한 느낌을 주는 어구를 쓸 때, 해당 언어를 활용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 글자의 발음 변천이 적었기 때문인지, 논리적인 언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탈격(Ablaßï) 의 활용에 관하여 이러한 인식에 대한 반발도 많다.

  이렇게 대중 앞에서 노래를 선보이는 경우는 초고대 시대에는 흔한 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대와 같이 사람들이 많지 않을 뿐더러, 공연에 대한 관심도 역시 그러하였기에, 요즘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면,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넓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일은 이제는 교회의 성가를 부르는 것 이외에는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시대가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소극장들에서 보다 많은 공연이 이루어지는 쪽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대극장에서의 공연이 주류가 되면 그만큼 소극장들은 그 그늘에 가려질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었다.
  예배 도중에 들려오는 노래는 성가를 부르는 이들만 부르는 것이 아니었고, 앞쪽 회중석에 앉은 수사들은 물론, 회중석에 앉은 사람들 중에서도 부르는 이들이 있어서 다소 난잡해도 보다 다채로운 느낌이 와닿고 있었다.
  그 이후로 기도 절차 및 강연이 이어지고 있었고, 이것이 지루하다고 여기어질 수 있었겠지만, 일행 중 누구도 잠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샤르기스에서 헤어진 세니아(Senia), 그리고 무나일에 여전히 남아있을 세나(Sena) 등이 생각나기도 했으며, 그들이 같이 있었으면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교회의 예배당 회중석에 앉아있을 때에만 생각난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나가면 아침 시간이겠지?"
  "그러하겠지." 그렇게 한참 예배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카리나가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이에 카리나는 아침이 되면 바로 세나, 세니아에게 연락해서 그들이 올 수 있도록 해 보자고 요청을 하였고, 이에 나도 그것에 대해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와 더불어 언젠가는 일행이 모두 모여서 가야할 곳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마음 속에 들어오기도 했다.
  아침 이른 시간이기도 하거니와, 성가 합창 때와는 달리, 아무래도 기도와 강연은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이다보니, 본의 아니게 잠에 빠지는 이들이 있을 수 있었다. 당연히 교회 예배를 비롯한 종교 행사에서는 신성한 행사 도중에 잠에 빠지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일반 대중에게는 이러한 규칙을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가급적이면 잠에 빠지지 않을 수 있기를 권하고 있지만, 피곤할 수 있는 시간대였고, 참여한 사람들 수를 질서 하에 두는 것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서 곳곳에서 잠에 빠지는 이들의 모습이 보였고, 이러한 이들은 일행이 앉은 주변 일대에도 보였다. - 당연한 이야기이겠으나, 수도원 등에서는 잠에 빠지는 행위를 엄격히 금한다는 규율을 수사들에게 철저하게 적용하며, 실제로 잠들다가 벌로 본래 번을 대신해 번을 보는 수사들의 모습을 수도원에서 본 적이 있었다.
  "수녀로 있은 적은 없었다며?"
  "수도원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었어."
  "수도원에서도 일한 적이 있다고?"
  예배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예배당을 나서기 시작할 무렵, 회중석의 목제 의자들에서 일어나면서 카리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면서 카리나는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 나에게 수도원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나는 수도원 내부의 관리인으로서 일한 적이 있었으며, 그러면서 시편을 낭송하면서 시간을 재는 수사들과 잠을 깨우는 명령과 그것에 화답하며 일어나는 수사들, 그리고 줄지어 예배당으로 나아가는 수사들의 모습을 근처에서 지켜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는 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매일 같이 수도원에서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었네, 어찌하다가 그렇게 된 거야?"
  "내가 자청했어, 관리소 측에서 매일 같이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이에 카리나는 조용히 미소를 짓는 것으로써 답을 대신하였다. 아닌 것이 아니라, 그 당시에는 저녁에 일찍 잤으며,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4, 5 시 즈음에는 항상 일어났었고, 그래서 아침 기도 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침 기도 시각이 새벽, 3 시 경인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늘, 그 시간 대만 되면 'Benedicamus domino (Benedikamus domino)' 와 'Deo, Gratias (Deo, gratias)' 와 함께 졸면서 깨어나고는 했다.
  "암만 그 시절이라 하더라도 3 시 경은 너무 하다고 생각했었어."
  처음에는 3 시라는 새벽 시간대에 일어나야 하는 수도원의 규율이 그래서 못 마땅했지만-늘 반 즈음 조는 상태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도 일어나지 않을 그런 이른 시간에 빛을 믿음으로 밝힌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새벽 일찍 일어나는 수사들을 존경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그 이후로는 반드시 그 시간 대는 아니더라도 일찍 일어나겠노라 다짐한 적도 있었지만, 한창 샤하르에서 학교 생활할 적에도 그렇게 일찍 일어난 적은 없었다. - 수사들이 수도회에 속하지 않고 그저, 돈벌이를 위해 일하게 된 어린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도원의 규율에 따라, 늘 일찍 일어나는 나의 처지를 동정해서 아침 잠 시간을 주는 배려를 해 주어서 불만은 금방 사그라질 수 있었다.

  본래 시간 전례의 1 시경에 해당되는 시각에 개최된 예배, 그 예배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날은 이미 훤히 밝아오고 있었다. 어느새 중앙 거리에는 일터로 가기 위해 주변 일대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니, 아침 시간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요즘의 식당들은 대개 10 ~ 11 시 즈음에 문을 열지 않나?"
  "아침 시간 대에 문을 여는 것도 있어, 대개는 샌드위치(Sandvic) 집들이기는 하지만."
  중앙 거리의 식당들은 대개 아침 시간 대에 개방하지 않았지만, 광장의 남서쪽 근방에 산드비츠 집이 있어서 그 집으로 가 보려 하였다. 계란 샌드위치 전문점이라 빵 안에 계란 부침 그리고 치즈 소스가 기본으로 들어가며, 여기에 종류에 따라 베이컨(Bakon), 소시지(Kolbas), 연어(Salmon) 등을 추가할 수 있으며, 부가 사항으로 샐러드(Salad) 등이 있다고 하였다.
  나에티아나는 우유만 추가하겠다고 하였으며, 나와 카리나는 베이컨을 샌드위치에 추가하기로 하였다. 해당 샌드위치 전문점은 나에티아나가 먼저 알게 된 곳으로, 하나야스에는 제법 흔한 샌드위치 전문점이라 하나야스에만 있는 줄 알았지만, 근래에 샤하리아, 샤르기아-샤하르, 샤르기스-에도 생겼다는 사실을 근래에 알게 된 바 있었다. -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슈라일(Shurail) 에도 생겼다.
  "말씀하신 대로 주문하러 갈게요~."
  이후, 나에티아나가 언급된 그 가게로 가서 직접 샌드위치들을 요청 받은대로 주문하러 가겠음을 밝히면서 일행의 곁을 떠났고, 잠시 광장 건너편의 십자로 부근에 서 있으면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즈음, 남쪽 방향의 하늘 높은 곳에서 글라이더 하나가 조용히 날아오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모꼴을 띠는 글라이더로 누군가가 두 손으로 잡고 있는 듯해 보였다. 잡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니, 긴 머리카락을 가진 이일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 - 글라이더의 상단 부분을 보니, 위에 총포가 장착되어 있어서 해당 총포로 포격을 가할 수 있어 보였으니, 전투용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보였다.
  '어떤 사람이 타고 있으려나.'
  누군가가 북쪽 하늘을 향해 글라이더를 타고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글라이더가 검은 섬을 향해 나아가려 하는 모습이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글라이더는 검은 섬 주변 일대를 조용히 맴돌고 있다가 다시 남쪽 방향으로 날아가려 하였다. 글라이더는 남쪽 방향으로 날아가서 그 방향에 자리잡은 산악 지대로 나아갔다. 산악 지방에 자리잡은 곳으로 갔다고 한다면, 분명 그 산악 지방에 있는 도시인 하미시(Hamisy) 로 나아갔을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그 모습을 지켜보며 궁금했지만, 그 당시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아르사나, 무엇을 그렇게 보고 있는 거야?"
  그렇게 한참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무렵, 카리나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이에 나는 놀라면서 카리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때, 카리나는 그런 나를 보면서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간 카리나는 내가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모양으로 그가 건네는 물음에 어떤 사람이 글라이더를 타고 검은 섬 일대를 둘러보다가 다시 하미시 쪽으로 돌아가는 광경을 보았으며, 해당 글라이더는 검은 섬에 착지하지는 않고, 돌아갔음을 밝혔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카리나는 "그렇구나." 라고 밝게 목소리를 내며 화답을 하고서, 그에 이어, 글라이더에 탄 사람에 대해, 그렇게 해야만 했음을 알지 않느냐고 되묻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기사, 검은 섬의 지표면을 함부로 밟을 수는 없었을 테니까, 그 검은 기운이 유해하다는 이야기도 있었잖아, 너도 이전부터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봐서 알 거야."
  "그랬겠지." 그러한 사실을 모를 내가 아니었고, 그래서 바로 그렇게 답을 하였다. 그러면서 남쪽의 산악 지대로 나아가는 글라이더를 보며, 하미시로 가면 글라이더를 탔을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나에티아나가 샌드위치들을 받아왔고-자신의 것까지 포함해서- 가로등 근처의 긴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잠시 식사 시간을 가졌다. - 그 도중에 나는 나에티아나로부터 찻집 중에는 볶음밥(Rißoto) 이나 파스타(Pasta) 류를 취급하는 곳도 있어서 식당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 몇 시간 남았지?"
  차표에 기록된 출발 시간은 22 시, 무려 12 ~ 13 시간 전으로 갈라마 역에서 기차를 타기 전에 이곳저곳 둘러보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그래서 잠시 의자에 계속 앉아 있으면서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 카리나 등과 함께 대화를 이어가 보려 하였다. 이미 중앙 거리의 대성당은 방문했고, 남은 곳으로는 벼룩 시장과 문화의 거리, 그리고 음악판 박물관 등이 있었다. 중앙 대로 부근의 찻집도 있다지만, 이른 아침 시간부터 찻집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문화의 거리부터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나에티아나의 말에 의하면 문화의 거리의 중심지에 해당되는 분수대 부근에 음악 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분수대를 찾아가기로 했다, 분수대는 중앙 대로의 서쪽길을 따라 가면 바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기에, 서쪽 길을 따라 발걸음을 계속 옮겨 나아갔다.

  문화의 거리는 나름 화사하게 꾸며진 건물들로 둘러싸인 벽돌들이 배치된 길들이 교차하는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분수대를 중심으로 남북을 따라 나 있는 길에는 인공 하천 하나가 길을 따라 나아가고 있었으니, 아무래도 강물에서 물을 가져온 듯해 보였다. 강이 맑았는지 물의 빛깔이 투명했고, 물이 지나는 하얀 유리 길의 바닥이 선명하게 비추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물길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나씩 하얀 수정으로 만들어진 조각상들이 놓여 있었으며, 꽤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각되어 있어서 보기에 좋아 보였다. 나에티아나의 말에 의하면 밤이 되면 이 조각상들이 은은하게 빛을 낸다고. 문화의 거리는 남북 방향으로 서부 해안과 하미르 강가의 서부 지대를 잇는 길목이라고 한다.
  문화의 거리, 그 중심지라 할 만한 분수대는 이른 시간대였지만 그럼에도 9 시 즈음이었다보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있었고, 가게 문을 열려 하는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활발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이는 이러한 광경이 거리에 활기를 더하고 있음이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분수대 일대는 소형이라고 하지만 아치형 돔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돔 아래로 수정으로 만들어진 막대기형 장식들이 달려 있어서 일대의 외관을 꾸며주고 있었다. 이들이 밤이 되면 하얀 빛을 발하거나 무지개색 빛을 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불꽃의 형상을 일으키기도 하면서 야경을 꾸며주는 역할을 행한다고 한다. 음악 박물관은 그 분수대가 위치한 그 북서쪽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니, 그 방향을 따라 나아가 보기로 했다.
  "이 문화의 거리는 사람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에요, 대개는 좋은 분위기의 찻집과 분수대 남쪽에 자리잡은 대극장, 그리고 명망 있는 식당 등을 들르기 위해 사람들이 거리를 찾아오지만, 소소하게 운영되는 박물관들이나 소극장들이 주로 거리 북부에 밀집해 있어서 그런 곳을 둘러보아도 좋아요. 음반 박물관은 제가 우연히 어떤 분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서 가게 된 곳인데, 둘러보고 나서 마음에 들어서 혹시 천문대에 계셨던 분들께서도 좋아하실 것 같아 추천 드려 봤어요."
  이러한 추천의 말에 카리나가 나에티아나에게 그 소극장들을 얼마나 둘러 보았느냐는 물음을 건네었고, 그는 마땅히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지, 무척 난감해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을 따름이었지만 카리나는 그런 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밝고 명랑한 곳을 좋아하는 내티에게 소극장들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몰라, 어둡고, 방문하는 이들도 적고 해서 심심할 수도 있거든."
  "그런 점에서는 세나와 내티가 꽤 닮은 것 같아."
  이어, 내가 문득 세나의 기질이 생각나서 말을 건네자, 카리나는 곧바로 동의하는 화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세나가 외관으로는 차분하고 온화해 보여도, 실제로는 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러운 것을 무척 좋아함을 알고 있음을 이어 밝혔다. 그런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바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으니, 카리나가 세나에 대해 하는 말이라면, 누구보다 정확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실제로 카리나는 세나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내던 사이였다.

  북서쪽 길목의 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데다가, 간판도 잘 눈에 띄지 않아서 처음 분수대의 북서쪽 길목에 갔을 때에는 잘 찾아가지를 못했다. 나에티아나가 간판이 있는 곳을 알려 주어서 간신히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그 시점이 나와 카리나가 이미 해당 구역을 지나친 이후였을 정도. 그렇게 길을 한참 나아가고 있을 즈음, 이전에 모습을 드러내었던 그 글라이더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정확히는 모양이 비슷한 글라이더였겠지만.
  "글라이더 비행이 그 일대에서는 흔한 것 같아, 그렇지 않을까."
  "자주 있는 일이라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 광경을 보고 내가 말을 건네자, 나에티아나가 자신도 들은 이야기라며, 그렇게 답을 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카리나가 일행이 서 있던 그 뒤쪽-분수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가 나와 나에티아나에게 글라이더가 내려왔음을 알렸고, 무슨 일인가 싶었던 내가 카리나를 따라 분수대를 향해 다시 나아갔다.
  글라이더를 타고 있던 이는 갈색을 띠는 비행복-재킷- 차림을 한 이로서, 머리에는 안전모에 보호경까지 갖추고 있어서 정식 비행사 같아 보인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인상이었다. 늙은 인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잊은 듯이 활동적인 듯해 보이는 남성이었다.
  "이왕 쉬어가려 한다면, 이런 도시에서 쉬어가는 편이 좋지."
  라고 말하는 노인을 향해 다가가는 순간, 노인의 시선이 나와 마주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나를 보면서 무언가 느낀 바가 있었던 모양. 그렇게 한참 내 모습을 바라보던 노인은 결국 무언가 기억이 났다고 해도, 잘 기억이 나거나 하지는 못했는지, 난감해 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나를 향해 다가와서는 나를 보며 물었다.
  "…… 자네, 이름이 어떻게 되나?"
  "아르사나라 합니다." 이 물음에 나는 바로 그렇게 답을 했고, 그렇게 하자마자 노인은 바로 결국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었는지, "아하!" 라는 감탄의 목소리를 내었고, 그 이후에 바로 내 모습을 보며 이렇게 물었다.
  "자네, 과거에 샤르기스의 유적 탐사단에 있던 아르사나가 아닌가!?"
  "마…… 맞아요." 샤르기스 탐사단의 일부로서 활동했던 과거를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더욱이, 바로 전에는 샤르기스 유적지 탐사에 나서기도 했으니-, 뜻 밖의 장소에서 뜻 밖의 인물에 의해 그 과거가 거론되는 것에 놀랐고, 그러면서 당황하는 심정으로 답을 하였다. 이후, 노인의 표정이 바로 밝아지더니,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손을 내밀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악수를 하려 하였던 모양.
  "오랜만에 보게 되네, 나는 탐사단에 있던 '알프레드 바야흐(Alfred Bayakh)' 라 하며, 애칭으로 '프레드(Fred)' 라 하지. 지금은 하미시에서 적적하네 사는 노인네일 뿐이기는 하다만."
    프레드, 아니 알프레드는 탐사대 이후로는 그저 평범한 노인으로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당시의 위험한 일을 겪은 것을 두고 하미시의 사람들이 두고두고 영웅으로 회자하고는 해서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 자신의 바람과 맞지 않는 일을 자주 겪는다고. 그리고서 그는 탐험에 나설 당시, 최연소 요원으로 어린아이, 그것도 여자아이가 있다고 해서 은연 중에 관심을 많이 샀었음을 밝히고서, 그래서 한 번 그 모습을 본 적이 있기도 함을 밝혔다. 그 때, 자신에게도 밝게 인사를 한 적이 있었다고 말한 이후에 나에게 혹시 기억하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나에게는 그러한 기억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그렇다고 답을 해 줄 수 없었다. - 이에 대해 나에티아나는 어렸을 적의 일을 기억하지 못해서 그러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요번에 하나야스로 가서 어디 가려 하고 있나?"
  나는 하미시로 가려 하고 있었으며, 샤르기스의 여관에서 하나야스 일대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하미시 유적지 일대가 출입 금지 구역이 된 소식을 들은 바 있어서 사건의 해결을 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그래놓고, 새벽, 아침 무렵에는 이러한 목적을 잊고 있었다, 하미시에서 나에티아나가 상기시켜 주기도 했지만, 하미시에 거주하는 노인을 만나지 않았다면 한 동안 잊은 채로 있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하였기에, 바로 하미시로 가려 하고 있음을 밝혔다.
  "하미시로 가려 하고 있어요."
  "내 고향이구먼. 그래, 남은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 하자꾸나."
  이후, 알프레드라 자신을 칭한 노인은 글라이더를 왼편의 하늘로 떠나보낸 뒤에-이렇게 날아간 글라이더는 자신이 기억한 곳으로 돌아가며, 호출 장치를 통해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글라이더 소지 시에 호출 장치 관리에 대한 유의 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데 모인 일행에게 어디로 갈 생각인지에 대해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음악 박물관을 찾고 있음을 밝히고서, 일행 중 한 명이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밝혔다.
  음악 박물관 입구라는 작은 문 근처에 나에티아나가 있었다,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었기에, 근처에 있음을 알리기 위해 그 일대에 서 있었던 것. 알프레드는 입구 근처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을 보더니, 자신의 바로 앞에서 걸어가고 있던 나를 보며 물었다.
  "여기 있는 아가씨도 자네의 동료인가?"
  "예, 맞아요." 이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음악 박물관 입구가 낯선 이들에게는 쉽게 알아보기 어려운 곳이라, 입구 근처에 일행이 왔음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그 부근에 계속 서 있었다고 그의 역할에 대해 설명을 해 주자, 알프레드가 말했다.
  "그러니까, 표지판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군, 그렇지 않나."
  다소 못마땅하게 들리기는 하였으나, 틀린 말은 아니었고, 나에티아나 본인도 표지판 역할이라는 말에 대해 딱히 거부감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크게 문제가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후, 나에티아나의 인도를 받으며, 입구 건너편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박물관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지하로 가는 계단길은 좁아서 두 사람이 나란히 갈 수 없을 지경이었으나-아이들이라면 나란히 갈 수 있을 듯하기는 했다- 그에 반하여 계단길 끝의 문 너머로 보이는 박물관 내부 공간은 상당히 넓어서 의외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내부 공간의 중앙에는 수정을 가공해 만든 진열장 내부에 수많은 물품들이 진열되어 화려한 풍경들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각종 오래된 물품들과 서적들이 보존되고 있다는 곳으로 진열장 내부에는 현 시대에는 만들어질 수 있을지 알 수도 없을 수많은 형형색색의 인형들과 화려한 색을 띠는 표지를 갖춘 책들-이들의 색이 서로 모이면서 화려한 풍경들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 전시되고 있었지만, 보존을 더욱 중요시하였기 때문인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어서 실물을 만져볼 기회는 없었다. - 공기와의 접촉조차 차단하도록 내부 구조를 만들었다고 한다.
  변두리 부분에는 하얀 진열장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각 진열장에는 음악판들이 보관되고 있었다. 커다란 음악판과 음악판을 품고 있었을 종이곽, 그리고 설명문이 하나의 묶음으로서 전시되고 있었다. 이들 역시 직접 건드려 보거나 할 수는 없었으며, 이는 보존을 위한 것이라고. 관리인의 발언에 의하면 해당 음악판들은 유적지에서 발굴된 것이라하며, 작동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역사적 가치가 있어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고. 다만, 일부 음악판들, 근래에 만들어진 것들은 목제 진열장에 전시되고 있으며, 이들은 실제로 다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과연, 입구의 왼편에 나무로 만들어진 책장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책장마다 빽빽하게 음악판을 품은 종이곽들이 꽂혀 있었다. 책장마다 하나씩 근처에 음악 기기가 놓여 있어서 판을 놓고 음악을 연주해 보라 할 수 있었다. 음악판을 올려 놓고, 기기를 작동시키면 음악판이 돌아가고, 바늘이 놓이면서 그와 동시에 음악을 연주하게 되는 것이었다. 판은 긁혀서 상처가 나게 되면 음악 연주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관리에 필히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 그래서 손톱이 긴 사람은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에서 실제로 본 광경이다.
  "음악 수업에서 음악판을 다루는 일이 있다면 분명 손톱 상태 점검을 했을 것 같아."
  음악판을 바라보며 옛 시절을 생각하고 있을 무렵, 카리나가 물음을 건네었고, 이 물음에 나는 바로 이렇게 답을 하였다.
  "실기 수업 때에는 손톱 점검은 반드시 했어, 그리고 손톱이 길면 수업 참가 자격을 가질 수 없었지. 그 이후로 어떻게 하면 되는 지에 대해서는 교사들의 성향에 따라 달랐어, 결석 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손톱을 깎으라 하는 경우도 있었지, 손톱 깎기를 주면서 말야. 결석 처리를 당해도, 사전에 손톱을 깎으라고 통보를 반드시 하고, 애초에 원칙이 그러하기에, 뭐라 할 말이 없기는 했어."
  음악 수업 중에는 실기 수업이 있었으며, 음악판들을 실제로 다루어 볼 수 있는 수업이었고, 학교 측에서 소장하는 음악판들을 실제로 다루는 만큼, 음악판을 긁을 수 있는 손톱에 대해서는 유난히 민감했었다. 다만, 무나일의 학교에 있었던 카리나는 이러한 수업까지 받은 적은 없었고, 그래서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놀라기도 했다. 명문 학교이냐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샤하르 시내에는 몇 개의 학교가 있으며, 내가 다녔던 곳은 중앙 학교로서 샤하리아 측에서 직접 관리하는 곳이었다.
  이러한 음악판들을 하나씩 둘러보는 동안 알프레드는 공간의 중앙 즈음에서 주변 일대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 무렵, 나에티아나가 알프레드에게 둘러본 적이 있었느냐고 묻자, 알프레드는 있었다고 답을 하였다. 우연히 시내에 와서 흥미로운 곳에 대해 물어보니, 여러 곳을 추천했으며, 음악 박물관은 그 추천 받은 곳들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근방에 옛 문명에 관한 잡동사니들을 이것저것 취급하는 곳이 있지, 이전보다 조금 더 젊었을 적에 갔던 곳이라 지금도 남아있을지 모르겠군."
  그리고서 형형색색의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으며, 대다수는 장식품들이었음을 밝혔다. 이러한 유물들 중에는 그 내부에 나름의 기계 장치가 있는 것들도 있어서 본래는 기계로서의 활용법이 있었겠지만, 활용법 자체가 실전되어 이제는 기계 장치 모양의 장식품이 되어 있을 따름이라고.
  "그 위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 한 번 가 볼 텐가."
  이에 나는 알았다고 답을 하고서, 그와 함께 가 보기로 했다. 음악 박물관은 이후에도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바로 나갔다. 그 당시 시각은 10 시 정도였다.

  박물관에서 나가, 알프레드의 인도를 받으며, 길을 걸어 나아가다가 그가 한 곳에 멈추어, 길의 우측-북쪽 방향-을 향해 돌아서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는 알프레드의 모습을 보며, 그를 따라 나아가 보았다. 그 때, 뒤에서 이러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나에티아나로부터 그 가게가 알프레드가 이전에 언급하였던 그 가게일 것이라고 말을 건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소 소박해 보이는 가게의 내부에는 수많은 형형색색의 물품들이 쌓여 있었으며, 형형색색에 모습도 각자 다른 이 물품들은 알프레드가 말한 바대로, 장식품으로서 판매되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인형들도 있었지만, 인형들은 주된 물품은 아니라고 하였던 모양으로 아닌 것이 아니라, 인형들은 따로 취급하는 곳이 있었으며, 인형을 위한 옷을 만들어주는 곳을 겸한다. - 세나가 이러한 가게에서 인형을 구입한 적이 있었고, 속옷 차림의 인형들을 이것저것 사서 이들을 위한 옷을 직접 만들어 준 적도 있었으며, 그러면서 나에게 아무래도 모종의 사고로 인해 옷이 없어져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기도 했다.

  가게를 잠시 둘러보고 일행이 다시 밖으로 나갈 무렵, 알프레드가 나에게 부탁을 하니, 시가지를 자주 둘러보면서 아는 곳이 적지 않기는 하지만, 거주민도 아닐 뿐더러, 늙은 자신이 일행의 여행에 이래저래 간섭하는 것은 무례한 일 같다고 여기어서 그러하였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와 함께 대화를 할 수 있을만한 곳을 찾으려 하였고, 이후, 나에티아나의 추천을 받아 분수대 남쪽 길로서, 강가와 길목 사이의 중앙 즈음에 위치한 길목, 그 동쪽 근방에 위치한 찻집으로 가게 되었다, 찻집의 간판에 쓰인 찻집의 이름은 '아델라(Adela)', 상당히 큰 곳으로 나에티아나의 말에 의하면 한창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분주한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하였으나, 아직 아침 시간이라 그러한지, 찻집 안쪽의 분위기는 고요한 편이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그렇게 모여든다고 하던데."
  "지금이 저녁 시간이냐." 그 고요한 분위기를 보면서 나에티아나가 건네는 말에 카리나가 바로 놀리는 듯이 답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내가 잠시 찻집의 광경을 둘러보다가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있을만한 긴 탁자 하나-정확히는 네모난 탁자를 2 개 붙여 놓은 것이었다-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위치는 입구 기준으로 좌측 공간의 한 가운데 즈음. 그 탁자를 발견하고서 나는 그 자리에 앉을 것을 일행에게 청했고, 그리하여 카리나, 나에티아나 그리고 알프레드 모두 그 자리를 찾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우유 커피, 카리나는 레모네이드(Limoada), 나에티아나는 따뜻한 우유, 그리고 알프레드는 자몽 주스(Polemasuci) 를 주문하였다. 알프레드는 늘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검은 커피(Semykafe) 나 자몽 주스, 에이드를 좋아한다고. 일전에 자몽 주스를 마신 적이 있었으며, 사람들이 좋아한다기에 마셔봤지만, 나만 그러하였는지는 몰라도 쓴 맛이 강하게 느껴져서 잘 마시지는 않았었다.
  대체로 알프레드는 쓴 맛과 강한 맛을 좋아하는 취향을 갖고 있었고, 검은 커피를 마실 때에도 커피를 진하게 타서 독하게 마시는 취향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정말 궁금하다면 자신의 집으로 와 볼 것을 권유하기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했던 음료들이 차례로 들어왔고, 이에 나에티아나부터 하나씩 잔을 받아 들었다. 카리나 그리고 나에티아나를 비롯한 일행 모두 나름 만족하면서 음료를 즐기고 있었던 것 같아서 지켜보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아르사나라고 했던가, 하미시 산악 마을 인근의 유적지 일대가 목적지라고 했었지."
  "예." 입구 방향을 기준으로 우측에 위치한 자리에 앉아있던 알프레드가 묻자, 그와 마주보며 앉아있던 내가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 그 일대가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나아가려 하였던 것임을 이어 밝혔고, 알프레드 역시 만날 수 있다면 만날 생각도 갖고 있었음을 밝히기도. 그러자 알프레드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을 만날 생각도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우선 말하고서, 이어 말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신문을 통해 잇달아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는 알프레드의 표정이 급히 굳어지고 있었다, 보통 심각한 사항이 아니었던 모양.

  처음에 들어온 것은 관광 구역으로 지정된 하미시의 산악 유적 일대에 '특별 여행 경보(Speciain Danirï Money)' 가 발령되었다는 소식이었다. 해당 소식 이후로 산악 유적지는 하미시 시청의 명령에 의해 출입 금지 조치가 되었으며, 산악 마을은 여전히 출입이 가능했지만 하미시 시청의 명령에 의해 경비대가 파견되어 분위기가 이전에 비해 삼엄해졌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악령들은 유적지에만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후,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카리나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고, 이 물음에 알프레드를 대신해 나에티아나가 하미시 산악 마을을 다녀왔다는 사람의 증언이 있었다고 답을 하고서, 유적지 인근의 상공에서 유적지에서 발견된 이들과 같은 부류의 악령들이 떠돌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상공에서의 침공 가능성이 우려되기 시작하면서 산악 마을 일대에 경비대 배치가 이루어지게 된 것임을 이어 밝히기도 하였다.
  그 이야기 이후로 알프레드의 이야기가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하미시 산악 유적지 일대에 특별 여행 경보가 발령되기 전에 어느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유적지 내부의 금지된 구역을 호기심 삼아 탐험해 나아가던 어떤 사람이 그 일대를 오가는 도중에 악령을 발견하였고, 이 악령에 의해 추격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왔고, 이는 단순히 금지된 구역을 돌아다녔을 뿐으로 넘길 사항이 아니라 자세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하여 특별 여행 경보가 발령된 것이었다.
  이후, 악령 출현 사태에 대한 진상 조사를 위해 유적 내부에서 진행된 산악 유적지 내부 조사 도중에 조사원들이 악령들에 의해 추격을 당했다는 소식이 뒤이어 이어졌으며, 그 이후로 어둠 속에서 유적지 내부에 기거하던 악령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으며, 유적지 인근 상공에서 악령의 무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면서 이전에 나에티아나가 전한 이야기대로 상공에서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 되어, 유적지 일대의 출입이 폐쇄되었음은 물론, 산악 마을 역시 경비대가 주둔하게 된 것이지."
  이야기를 마치고서 알프레드는 유적지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본래 유적지는 외부만 개방되어 있었고, 내부는 전혀 개방되어 있지 않아 사람들이 그 내부까지는 잘 모르지만, 유적 내부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깊은 곳은 과거의 역사에서 유래되었을 수많은 악령들의 서식지가 되어 있는 상태로서, 이 악령들의 근원이 유적지 내부의 어딘가에 있다는 이야기는 알음알음 전해져 오고 있기는 했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어떻게 유적의 지하 깊은 곳에 우글거리고 있을 뿐이었을 악령들이 어찌하여 유적의 지상 구역, 심지어 밖으로까지 나오게 된 그 원인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으며, 유적 내부의 실상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이들조차 '모종의 원인' 이라 여기고 있을 따름이다.
  "과거의 역사에서 유래된 악령들이 어떻게 이런 유적지 지하에 모이게 된 것일까요."
  이후, 카리나가 알프레드에게 그렇게 질문을 하자, 나에티아나가 알프레드를 대신해 답을 하니, 그들은 생전에 사악한 사념을 가지고 살아갔던 이들로서,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빛의 세상에 적응할 수 없어 어둠의 세상을 찾아 나서다가 지하 세계에 모이게 된 것 같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 사념체들에게 생전의 모습이 남아있는지 여부, 그리고 그들에게 생전의 기억이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악령들이 침공해 온 전적이 있나요?"
  이후, 내가 알프레드에게 건넨 질문에 알프레드는 아직까지는 없었지만, 사람들이 항시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임을 밝히는 답을 하고서, 그 대답에 이어, 경비대가 상시 주둔하고 있으면서 악령 무리의 침공에 대비하고 있기는 하나, 그 근원을 제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 누군가라도 좋으니, 그 근원을 제거하기 위해 나섰으면 하는 바람을 우선 자신부터 갖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다소 심각한 대화가 한 동안 이어진 이후, 잠시 밖으로 나가겠다고 말하면서 밖으로 나가서, 주변 일대를 둘러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낮 시간 대에 가까워졌는지, 길가의 분위기가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길을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서 길을 지나는 이들 중에는 아름다운 이들의 모습이 많아 계속 그 모습을 눈여겨 보느라, 아직 일행이 머무르고 있는 찻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거리를 바라보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눈앞이 손으로 가려지게 되어 흠칫 놀라서 손을 떼려 하였고, 이후 놀란 심정을 다시 잡고, 고개를 돌려보니, 카리나가 나의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르사나, 거기서 뭐하는 거야?"
  "아니, 그냥 주변 일대가 이전과 달라져서……"
  이 물음에 나는 멋쩍어진 심정을 드러내며 답을 할 따름이었다. 그러면서 다시 길가의 풍경을 바라보려 하는 그 때, 카리나가 나의 왼편을 가리키면서 나에게 "아르사나, 저들은 뭐야?" 라고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무슨 말을 하는가, 싶은 심정으로 고개를 돌리며 카리나가 가리키는 광경을 보려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 너머로 누가 봐도 길가를 다니는 여타 이들과는 다른, 보다 어두운, 아니 흉악한 인상의 사람들이 길을 조용히 지나다니고 있었다.
  보자마자 알아볼 수 있었으니, 이전에 카즈 라(Kaz' Ra) 역에서 보았던 그 케레브 족의 흉악한 이들과 동일한 이들이었다. 아무래도 케레브 족의 근거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던 탓인지,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그들은 나를 비롯한 일행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모종의 명령을 받아 일을 꾸미고 있었는지, 길을 지나며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공주와 시녀들은 어떻게 할 거야?"
  "아아, 그 새 새끼들? 명령이라 따르기는 하지만, 우리가 알게 뭐니?"
  공주를 새라 칭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슈라일에서 만났던 사리 공주와 그 일행에 관한 일에 관여하고 있었던 모양. 그러면서 그들은 귀찮은 것들인데, 어떻게 할 지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은 그 이후로 그들의 '군주' 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다가 군주 님께서 분노하신다면……"
  "알게 뭐냐고 했어! 군주 님께서 애초에 우리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졌다고."
  그들의 군주라면 아마도 '포레 느와흐(Foret Noire)' 였을 것이다. 이후, 그들은 엘베 족 자매-에오르 린, 리아 자매였을 것이다-가 자신들의 존재를 눈치챘다고 말하고서, 그들이 알아차리면 위험하다고 하였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에오르 린, 리아 자매는 행성계에 남은 케레브 족 사냥을 명령 받았을 것이라 하며, 자신들이 발각되면 그들은 별도 조치 없이 살해할 것이라 하였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그들의 심상치 않아 보이는 행적을 목도하게 된 이후, 나는 곧바로 그 수상해 보이는 그들을 추적해 나아가기로 하고, 카리나에게는 찻집으로 돌아가 있어줄 것을 부탁했다.


다음 편에 계속
(*) 혹은 '오크 탄툼 파치토 (-ok tantum fac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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