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midr marëta,
Onilay ßam apim jelukh sra metalboltadr onagarin gac -ënis,
Vicaga jizenidrï ßam dyila raho.
=yojë mardr camly cam is, -ema -ëti ßï
Gdanly -yojë jelukhï saramidrï bareye olosly dar-ihta.
사람들은 말했다,
미래의 싸움은 이전 시대처럼 금속 총탄들이 오가는 것이 아닌,
빛과 레이저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그 말은 실로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당연하게도 그 당시 사람들의 기대와는 완전히 달랐다.
하미시 기차역은 시가지의 남쪽 구역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래서 유적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북쪽 방향으로 한참 나아갈 필요가 있었다. 새벽을 맞이한 하미시 시가지 북부 일대는 유적지를 방문하는 이들을 맞이하는 곳으로 꾸며져 있어서 평상시 같으면 유적지를 방문하는 이들로 나름 분주한 분위기를 내는 곳이 된다고 하였으나, 유적지로의 진입로가 폐쇄되면서 그 여파로 인해 시가지 북부는 평상시에 비해 많이 한산해졌다고 한다.
곧 아침 시간대였지만, 밤 시간대만 하더라도 맑았던 하늘이 아침이 되자 구름이 가득 드리워져서 하늘을 가리고 있었으며, 유적지 너머로 보이는 산정의 탑 역시 빛이 흐리고 약해서-흐린 날씨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구름이 드리워지게 되면 탑의 빛은 밤에 준하는 수준으로 약해지며, 비나 눈이 내리면 빛의 세기는 더욱 약해진다- 아침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유적지로 나아가는 길목은 그렇게 밝지 않았다. 하지만 이 흐린 날의 분위기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어둠의 세력, 그 근원지를 토벌하기 위해 나서는 여정의 분위기가 나고 있었음이 그 이유였다.
"어둠의 세력은 어두운 시간 대에 물리쳐야 한다는 그런 관념이 있더라고, 너에게는."
동행하던 카리나가 흐린 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는지, 그런 나에 대해 그렇게 한 마디 말을 건네고 있었다. 카리나는 악의 근거지로 나아가는 데에 분위기는 상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나나 세나 등의 생각에 잘 동조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 한해서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고집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다.
- 세나 역시 악의 본거지로 나아가는 시기는 밤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것에 대해 나는 같은 성향을 갖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카리나나 세니아 등의 발언에 의하면 그들은 나의 영향을 받았다고 믿고 있는 모양.
하미시 여행 도중에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마다하며, 이른 북쪽 경계 지대, 북쪽 경계 지대에서는 성벽의 각 부분마다, 성벽에 일정 간격마다 자리잡은 초소들이 있어서 성벽의 각 초소마다 여러 사람들이 배치되어 총기, 창-포구가 달려 있어 포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 성벽은 산과 산 사이를 이을 정도로 거대했으며, 초소로 쓰일 수 있는 탑이 일정한 간격으로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초소로 사용하기에 용이했다. 본래는 두 부분으로 분리되어 있었지만 하미시 마을에서는 분리된 두 부분을 다리를 통해 연결하고, 다리 사이를 문처럼 활용하고 있다.
포격 수단은 대개 마력탄-을 들고 있으면서 북쪽 너머로 보이는 고요한-고요해 보이는- 유적지 일대에 대한 경계 및 순찰을 이어가고 있었다. 상당히 많은 인원이 배치되어 있었으며, 그들 정도면 고대 도시 부근에 근거지를 차렸다는 케레브 전사들 정도는 능히 괴멸시킬 수 있어 보였다.
당시, 나와 동행하고 있던 이들은 카리나, 나에티아나 그리고 열차의 말 상대였던 셀린과 내가 탔던 열차의 앞 좌석에 타고 있던 두 여인들이었다. 그러다가 북쪽 경계에 이를 즈음, 두 여인은 급히 시청에서 해야할 일이 있으며, 일을 마치고 나면 경계 지대로 오겠음을 밝혀서 도중에 헤어져서 북쪽 경계 지대에 이를 즈음에서는 4 명이 나와 동행하게 되었다.
- 그 의도에 관해서는 시청에 내가 왔음을 알리기 위함일 것이라 카리나가 추측한 바 있다. 영웅의 자손이 다시 한 번 악을 토벌하기 위해 나섰음을 알리려 하였다는 것. 성벽의 하층에 문이 있고, 문 내부에 승강구가 있어서, 그 승강구를 통해 성벽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나 역시 글라이더 비행을 위해 성벽 위로 올라갈 때에도 해당 과정을 이용했다. - 승강구는 후대에 다시 만든 것으로, 본래 내부에 있던 승강구는 현 시대에는 작동시킬 수 없는 것이라 통로에서 분리시킨 이후, 폐기했다고 전한다.
성벽 근처의 서쪽에 자리잡은 경비대 본부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프레드 노인처럼 글라이더를 하나씩 지급 받게 되었다. 본래는 경비대에서 케레브 족의 공중 습격을 대비하기 위해 하나씩 지급하는 것으로써 이번에도 공중 습격의 조짐이 있어 유적 지대로 나아갈 때에는 글라이더를 타고 나아갈 것을 글라이더를 건네준 경비대 인원이 권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유적지로는 상공을 통해 진입, 상공에서 다가오는 케레브 전사들을 격퇴하면서 엘 카스티요 부근에서 내려가기로 하였다.
글라이더 제조는 하미시 마을 사람인 안드레아(Andrea) 그리고 카를라(Carla, Karla) 가 주로 맡고 있음을 밝히고서, 본래는 마을의 고물상으로서, 북쪽 유적 지대에서 케레브 족 전사들이 모여드는 사건이 발생하고, 북쪽 경계 지역의 상황이 엄중해지자, 경비대를 지원하기 위해 글라이더들을 제조해서 북쪽 경계 지역으로 보내는 일을 하기 시작했으며, 글라이더 이외에도 각종 무기들을 만들어서 보내주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유적 지대에서 발굴한 잔해를 유용하거나 발굴된 정보들을 토대로 무기들을 제조해서 보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마을에서 중대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그런 식으로 경비대 요원들을 지원해 주고 있었던 모양.
"아직 만날 기회가 오지는 않았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그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던 것이네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에티아나가 그렇게 말을 건네었다. 나에티아나는 날개를 통해 날 수 있었기에, 글라이더를 굳이 받지 않았다. 여기서 나에티아나는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날개를 통해 날아가면 된다고 말했지만, 정체를 의심하는 경비대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법 능력으로 날개를 생성했을 뿐이라 적당히 둘러댔다,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나와 카리나 모두 어쩌면 좋나, 싶은 심정에 불안해하며 그를 지켜봤지만, 잘 넘어가 주어서 참 다행이었다.
"내티, 큰일날 뻔 했어."
"그 정도 처신은 저도 할 수 있어요, 저도 이제는 알 것은 다 알아요."
그러자 나에티아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건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에 대한 우려가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그렇게 잘 넘어가는 사례가 몇 번 보여도 안심할 수 있을지 여부를 알 수 없었던지라, 이후로도 안심할 수 있으려면 아직 멀었다.
글라이더의 구조는 대략 이러하였다 : 커다란 날개로 구성된 본체 아래에 삼각형 모양의 손잡이가 자리잡고 있으며, 본체 하단의 줄을 통해 신체를 받칠 수 있는 받침대가 매달려 있어서-전투용은 안전을 위해 결정 등을 실로 자아내서 만든다, 당연히 일반에서는 그렇게 만들 수 없다- 몸을 받침대에 누운 채, 손잡이로 손을 잡으며 비행하게 된다. 받침대에 잘 의지할 수 있으면 손잡이에서 손을 놓을 수 있기는 하나, 오래 놓아두고 있어서는 안 된다.
- 본체 내부에는 결정에 함유된 에너지
(*) 의해 작동되는 동력 장치가 있어서 순풍에서 비행할 때, 비전투 시에는 꺼 놓는다. 이러한 결정은 동력원이나 전투용으로 활용되며, 기계는 자연의 기운이나 마력을 직접 활용할 수 없기에 매개체로서 장착하는 것이다.
마치 화살촉과도 같은 날개를 가진 글라이더를 들고 성벽 내부를 통해 성벽 위로 올라가 글라이더를 잡으며 뛰쳐 오르기 시작하였고, 카리나 역시 그런 나를 따라 같은 방식으로 비행을 이어가기 시작하니, 그와 동시에 본체의 하단에 자리잡은 배기구가 보라색 불꽃을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바람을 거슬러 나아갈 수 있도록 내부에 마력원에 의해 작동되는 장치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역풍에 대비하기 위한 장치였으나, 해당 장치의 도움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남풍이 강하게 불어오고 있어서 나름 순조로운 비행이 가능했다, 그래서 착지할 때를 제외하면 장치는 일단 꺼놓기로 했다.
그러는 도중, 먼 앞에서부터 한 무리의 비행체들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등에 날개가 장착된 장치를 지고 있는 케레브 전사로서 눈을 제외한 전신을 검은 천으로 감싸고 있으며, 눈 부분마저 피부 색이 어두워서 얼굴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얼핏 보면 어둠의 기운을 뒤집어 쓴 사람의 형상처럼 보일 정도였다. 날개 부분에 포신이 장착되어 있는 회색 기운에 감싸인 감빛 글라이더를 타고 있으면서 무리를 구성하는 케레브 인들은 눈 부분을 붉게 밝히며 이렇게 외쳤다.
"Appentendum inite. (공격을 개시하라)"
그와 동시에 전방 일대에서 날아오는 글라이더의 포구에서 붉은 광선들이 잇달아 발사되기 시작하니, 이 붉은 빛 줄기들이 나와 카리나 등이 자리잡은 그 일대로 나아가고, 이에 우측의 나에티아나가 빛의 화살들을 발사해서 글라이더를 쏘아 맞혀 노란 빛과 불꽃을 일으키며 글라이더가 폭발하도록 하는 것으로써 케레브 무리와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글라이더의 손잡이 좌측에 장착된 스위치를 눌러서 상단에 장착된 가는 대롱처럼 생긴 포신이 포격을 가하도록 하니
(*2), 그와 동시에 내가 입고 다니는 옷의 색과 대략 비스무리한 보라색 광선이 무작위적으로 발사되어 먼 저편에 자리잡은 케레브의 글라이더들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는 동안 카리나 역시 포격을 가하여 파란 빛 줄기들이 비행체들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고 있었다. 카리나 쪽은 그렇게 잘 맞지는 않았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연사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발사된 빛 줄기들은 빠르게 글라이더들을 향해 나아가, 글라이더들을 잇달아 맞혔고, 글라이더의 몸체를 찢어내고, 그에 이어 동체를 폭파시켰다. 건너편에서 붉은 광선을 잇달아 쏘고 있던 글라이더에 타고 있었던 전사들에게 충분한 마력과 마법 기술이 있다면 분명, 추락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가질 수 있었겠지만, 타락을 거듭하면서 마법 능력이 퇴락해 간 케레브 전사들에게 그러한 능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상공의 전방 여러 방향에서부터 글라이더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하고, 그 가로 대열이 상당히 길게 이어지고 있어서 나를 비롯한 소수 인원으로 이들 모두를 감당해낼 수는 없었다, 적은 인원으로는 대열 한 가운데를 돌파해서 중심지로 나아갈 수는 있었겠지만, 가로 방향으로 넓게 펼쳐진 대열을 전부 막아내기는 무리였던 것. 그런 나의 우려를 경비대 측에서도 인지를 하고 있었는지 경비대의 성벽에서도 나를 비롯한 일행의 뒤를 이어 여러 글라이더들이 나아가, 각 날개 위 포신에서 주황색, 초록색, 파란색 광선들을 발사해 가며, 케레브 전사들이 모는 검은 글라이더 무리와의 대결을 이어가고 있었다.
마치, 그 쪽은 자신들에게 맡기라는 듯이 잇달아 날아오르는 글라이더들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대열 돌파를 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글라이더를 움직여 가려 하였다. 돌파해 나아가면서 나는 좌우를 둘러보며, 경비대의 글라이더들이 케레브의 글라이더들과 맞서 대결을 이어가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려 하였다. 7 기의 글라이더들이 중앙 1 기, 좌우에 3 기씩 성벽에서부터 날아가면서 전방 일대에서 접근해 오는 수십 여의 글라이더들과 맞서고 있었으며, 다수의 글라이더들에게 자신들에게 잇달아 포격을 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세를 잘 피해 가면서 이들을 향해 포격을 가해, 글라이더들의 날개를 빛 줄기로 찢어내는 것으로써 글라이더들을 격추시켜 가고 있었다.
전진 속도를 늦춰, 카리나 그리고 나에티아나를 먼저 떠나 보내며, 하나의 글라이더가 여러 글라이더들을 잇달아 격추시키는 활약을 해 나아가는 경비대 측의 활약을 잠시 지켜보면서 그 정도면 그들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여기려 하였다. 그 때, 그렇게 생각하는 나에게 카리나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
"아르사나, 뭐 하고 있어, 빨리 따라잡아!!!"
"알았어!" 다급히 다그치는 카리나의 외침에 나는 그제서야 알았다고 답하고서 글라이더를 가속하며, 이미 나와 상당히 거리를 두게 된 카리나의 글라이더, 그리고 나에티아나를 따라잡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전방에서는 케레브의 여러 글라이더들이 전방, 좌우에서 붉은 광선들을 이어 발사하면서 위협을 가하고 있었으며, 카리나와 나에티아나가 그 공세를 피해가면서 푸른 광선, 금빛 화살들을 발사해 글라이더들을 격추시켜 가면서 위험 상황을 면해 가는 중이었다.
불길에 휩싸여 가는 글라이더 4 기가 나를 추격해 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이미 격추당한 상태에서 동반 자폭이라도 할 생각으로 나를 향해 다급히 다가가려 하고 있는 듯해 보였으니, 그 움직임을 보자마자 C (Ke) 자 선회를 해서 글라이더 상단의 포로 포격을 가해, 불길에 휩싸인 글라이더들을 광선으로 쏘아 맞히려 하니, 6 번의 포격으로 이들을 공중에서 폭파시키고-포격 1 번에 하나씩 글라이더가 폭파되었으며, 2 번은 빗나갔다- 나서, 이전과 같은 선회 과정을 거쳐 다시 앞서 나아간 두 사람을 쫓아가려 하였다.
최대한 가속을 해서 한 동안 그렇게 비행을 이어가니, 그 덕분에 앞서 나아간 두 사람과의 거리가 점차 좁아져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그들이 위치한 그 근방에 이를 수 있었다, 그 지점에 이르자마자 고개를 숙여 잠시 상공 아래를 내려다 보니, 어느새 마을 근방이 아니라, 유적의 한 구역, 본래는 성벽 그리고 성문이었을 거대한 벽과 문이 자리잡고 있는 풍경이 나의 눈앞에 보이고 있었다, 벽은 돌을 상당히 정교하게 깎아 만든 벽돌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유적지의 벽들은 전부 이러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너머로는 네모난 벽으로 둘러싸인 유적들, 그리고 네모난 영역들이 맞붙어 있으며, 벽의 흔적이 남은 건물 터가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 일대가 본래는 도시였음을 그 모습을 보면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유적 내부 위쪽의 상공에 이르러 일행과 다시 마주하게 되었을 때에는-그 무렵, 경비대에 속했을 몇 글라이더들이 나를 따라 왔다, 이미 경비대와 대치하고 있었던 글라이더 무리는 격멸당했음을 그 광경을 보며 알아차릴 수 있었다- 카리나와 나에티아나 역시 좌우에서 몰려오는 소형 전투기들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어서 대화를 이어갈 여유가 없었고, 나 역시 일행과 합류해서 보라색 광선을 포에서 발사하면서 전투기들을 격추시켜 나아가려 하였다.
이번에는 기계 병기들과 맞서고 있었던 만큼, 일행이 불리한 조건이었다, 병기는 광선 포격에 한 번 이상은 버틸 수도 있었겠지만, 글라이더는 포탄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위험했음이 그 이유. 그래서 마법으로 방호막을 만들어서 나름의 방비책을 세우면서 전투기들과 맞서 이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잘 피하면 된다지만 언제나 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마주한 이들로는 날개가 장착된 포대처럼 생긴 전투기들로, 4 ~ 5 기씩 오목 사다리꼴 대형을 이루면서 접근해 오고 있었다. 대열의 수는 3 개였으며, 대열을 이루는 전투기의 개체 수는 4-5-4 기였기에 이들의 수는 모두 13 기였다. 이들은 거점 방어의 성격을 갖추고 있었는지, 공중 한 곳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접근하는 이들에게 포격을 가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마주한 대열의 전투기들이 일행을 향해 한 번씩 포격을 가하려 하였고, 이에 포신에서 포격을 하면서 그와 더불어 오른손으로 빛의 기운을 일으켜-왼손으로 손잡이를 잡으면서- 하늘색 빛을 발하는 하얀 빛 줄기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광선포로 타격하는 앞쪽의 전투기 너머, 그 뒤쪽의 전투기들을 타격하도록 하니, 우선 나와 내 주변 비행체들의 포격에 의해 발사되는 광선으로 앞쪽의 전투기들이 격추되고, 뒤 이어 뒤쪽 대열의 전투기들이 폭발하는 하얀 광선에 의해 장갑이 부서지고 추락하면서 거점을 방어하는 전투기들의 2 개 대열이 사라져 갔다.
이후로 남은 대열 역시 전투기들의 집중 공세로 부서지는 그 너머로 또 다른 전투기들의 대열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인간 크기의 배처럼 생긴 전투기 8 기가 한 대열을 이루고 있었으며, 상승해 오면서 뒷 부분을 아래로 접는데, 마치 다리와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다리와 같은 뒷 부분으로 상공에 머무르면서 앞 부분의 포대에서부터 보라색 광탄들을 한 방향으로 나란히 발사하고 있었다. 다량의 광탄을 연속으로 빠르게 발사하고 있었지만 한 방향으로 발사되고 있었기에 이전까지의 광선 포격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대열 사이를 오가면서 그 전투기들을 하늘색 빛을 발하는 곡선들을 발사해 가며, 공격해 나아갔고, 이후, 이들 역시 이전의 전투기들과 같은 방식으로 격추되어 사라졌다. 그렇게 격추된 비행체들의 수가 6 기로 남은 비행체들은 나에티아나와 일행을 따라 나선 글라이더가 격추시켰다.
격추된 전투기들이 불꽃을 터뜨리며 폭발하거나 불길에 휩싸인 채, 유적들이 자리잡은 지면을 향해 추락해 가다가 폭발하면서 그 이후로 삼각 날개를 가지는 전투기들이 이어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내가 위치한 그 좌우 일대에 하나씩 무리를 짓고 있는 비행체들로, 날개 하단에 기관포가 하나씩 장착된 비행체들은 이전의 두 비행체 대열들이 사라지고 일행이 접근해 오자 기관포에서 포탄들을 발사하면서 일행을 향해 돌격하려 하였고, 이를 피해 가면서 글라이더의 상단에서 보라색 광선들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그와 더불어 오른손으로 잡은 하얀 기운에서 곡선을 그리는 광선들이 이들을 추적해 나아가도록 하면서 이들의 돌진 공세에 대응해 가려 하였다.
그 너머에는 날개 없이 대형 비행체 1 기가 일행이 위치한 쪽으로 비행을 이어가려 하고 있었으니, 본체의 양 옆에 기둥과 비스무리한 형태의 기계 장치가 1 기씩 장착되어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었으며, 본체와 양 옆의 부분들에 하나씩 배기 장치가 자리잡고 있어서 각 부분이 각자 따로 비행을 할 수 있어 보이기도 했다. 좌우 부분의 비행체의 앞쪽 끝에는 포구가 장착되어 있어서 각 포구에서 포격을 가할 수 있어 보였다.
비행체의 포구에서 광탄들이 확산되어 발사되었고, 더불어 본체의 눈처럼 생긴 기수 부분에서도 빛 줄기들이 확산되고 있어서 이들로 화망을 이루는 특성을 가지는 병기로서, 한 번의 피격으로도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글라이더에 타고 있는 나에게는 화실히 위협적이었다.
"접근하지 마세요, 거리를 두고 있어야 해요!"
확산하는 특성으로 인해 접근하면 위험했고, 그래서인지 뒤쪽에서 따라오던 글라이더에서 지시가 나에게 내려지고 있었다. 거리를 두라는 지시로, 그 지시가 내려질 시점에서 나는 이미 뒤로 물러나 뒤쪽으로 글라이더를 움직이고 있었다. 좌우에서 카리나와 나에티아나가 전투 병기의 부속 장치들에 하나씩 타격을 가하고, 이에 나는 바로 앞에서 그리고 일행을 따라 오던 글라이더가 초록색 광선을 포격을 통해 발사하며, 병기의 상단 중앙의 장치들에 타격을 가하고 있었다.
이 병기는 확산되는 광선에 의한 포격 뿐만이 아니라 각 부분의 뒤쪽에 위치한 사출 장치를 잠시 개방하면서 미사일들을 발사, 이 미사일들이 곡선을 그리며 일행을 추적하고 있었지만 이들은 격추가 가능했으며, 미사일들이 발사되는 동안에는 다른 공격을 하지 않아 미사일들이 격추되면 무방비 상태가 되어 잠시 동안 일방적으로 타격을 가하게 되어, 두 번째 행동 이후로는 그래서 광선이 확산되는 동안에는 흩어져서 피했다가, 미사일들을 모두 격추시키고 잠시 행동이 정지되고 있는 순간을 노려, 그 순간에 일행이 모여 집중 타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병기의 공세에 대응해 가게 되었다. 흩어져서 피해가는 동안에는 좌우 부분에 타격을 가해, 해당 부분들에 피해를 쌓아가려 하기도 했다.
집중 타격을 가할 때에는 비행체의 동력원이 위치하고 있을 중심부 바로 위쪽의 갑판을 집중적으로 노렸고, 몇 차례의 집중 사격 끝에 갑판이 깨졌다. 폭발과 함께 불길, 연기가 계속 피어올라 동력원을 볼 수 없게 만들고 있었으며, 갑판 부분이 그간의 집중 타격으로 상당히 넓게 깨져 있었지만, 어느 부분을 맞혀도 동력원에서 멀리 떨어진 부분도 아니었기에, 어느 부분을 맞히든 비행체는 동력원이 파괴되고 추락할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이후, 병기가 광선을 좌우 부분에서부터 발사할 때, 다시 한 번 좌우 부분에 타격을 가해 우선 우측 부분이 포구 부분이 불꽃이 터지는 폭발과 함께 부서지면서 그 충격으로 우측 방향으로 병기가 밀려나는 모습이 보였고, 이어서 좌측 부분 역시 같은 현상을 일으키며 터지면서 무력화되는 그 때, 절단면과 함께 불길과 연기를 맹렬히 일으키는 동체의 윗 부분을 보며, 글라이더를 움직여 글라이더가 불길과 연기를 일으키는 동체 부분의 위쪽으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글라이더가 동체의 연기 바로 위쪽에 이르자마자 글라이더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글라이더를 잡은 손잡이를 놓으면서 그와 동시에 몸에 품은 기운으로 방호막을 만들고, 그와 더불어 내가 불러온 빛의 기운으로 검을 생성하면서 연기를 뿜어내는 동체를 향해 뛰어내렸다. 방호막은 폭발 그리고 추락의 충격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으로 추락의 충격을 온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충격에서 다치는 일 정도는 막을 수는 있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빛의 기운으로 생성한 검을 오른손으로 잡고, 그 끝이 앞을 향하도록 하면서 마법을 통해 가속까지 행하며, 동체를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좌우에서 어떤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연기와 열기 속에서 보호를 위해 생성한 보호막에 변형을 가해 원추형으로 만들었다. 그 원추상이 검보다 먼저 동력원에 충격을 가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후로 연기 속에서 금속이 찢어지는 소리가 겹쳐 울리고 그와 동시에 불꽃이 터져 나오면서 보호막에 잇달아 열기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강한 열기가 닿으면서 보호막을 계속 약화시켜, 그 상태가 아주 불안했지만 그래도 버티고 있었다.
불꽃은 한 순간에 지나가고, 이후로는 바람이 불길과 열기를 대신해 방호막을 스쳐가고 있었으니, 그 바람을 느끼며, 나는 비행체의 한 가운데를 이미 지나쳤을 것이라 여기고, 보호막을 다시 구형으로 전환하면서 추락 속도를 늦추려 하였다, 추락 속도를 늦춰서 충격의 위험을 가능한 줄이기 위함으로, 그러는 동안 눈앞으로는 계속 산 아래 유적지를 가로질러 나아가는 가도가 점차 다가오고 있어서 저지대 유적지의 한 가운데에 도달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낙하산 같은 것은 없었고, 비행 수단이 더 있지도 않았으니, 그저 바닥으로 떨어져 부딪칠 수밖에 없기는 했다. 그래도 최대한 가속을 늦췄고, 또, 원형 보호막이 충격을 막아주기도 해서 위험한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보호막이 터지면서 몸이 잠시 공중에 떴다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떨어진 곳이 돌바닥이라 어느 정도의 아픔은 감수해야 했다.
'그래도 추락해서 크게 다치는 상황은 면해서 다행이다.'
이후, 일어나면서 그렇게 혼잣말을 했다. 하지만 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없었으니, 산 아래 유적지에서 일어나자마자 그 일대에서 나타난 움직임을 감지해냈을 병기들이 일어서는 나를 포위해 오기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먼저 다가온 기계 병기들은 기계 전차의 포탑처럼 생긴 동체에 두 팔이 장착되어 있으며, 이러한 동체를 두 다리가 받치고 있는 것처럼 생긴 암회색 병기들로서, 동체 윗 부분 장착된 눈 부분-동그란 외형을 가졌다-을 붉게 번뜩이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오른손의 손등에 장착된 포신에서부터 붉은 광선들을 발사하며 자신들이 포위한 나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포위하고 있었던 개체들은 모두 8 기로 8 방향에 하나씩 다가와 나를 포위하고 있었다. 광탄들을 계속 발사하며 가하는 위협에 눈을 향해 유리 조각들을 발사하며, 기계 병기에 피해를 가하려 하였고, 이들 중 일부는 기계 병기의 눈에 맞아서 그 눈 부분을 폭파시켰고, 눈 부분이 폭발한 기계 병기들은 바로 혹은 비틀거리면서 쓰러졌으며, 앞으로 쓰러진 이들은 다시 폭발하면서 그로 인해 동체가 부서지고 폭발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기계 병기들이 하나둘씩 제거되면서도 이들은 대형을 바꿔 가면서 포위를 유지하려 하였다. 아무래도 혼자서 다수의 병기들을 상대하고 있다보니, 1:1 상황이라도 되지 않는 한, 포위 상태를 벗어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포위를 풀고 달아나더라도 이들은 후방에서 계속 추격을 가할 것이고, 그 추격은 앞으로 병기들을 상대해 나아가는 데에 잠재적 위험이 될 것임이 분명했기에 이들 모두를 모두 제거하고 나서 앞길을 나아가기로 했다. 다행히도 이 병기들은 공격 능력이 그렇게 크지는 않아, 금방 다 제거할 수 있었다.
그렇게 쓰러진 병기들, 그리고 폭파되다 만 병기들의 잔해를 지나친 이후, 그 길목을 돌파해 나아갈 무렵, 나의 눈앞으로 비행기의 몸체에 두 다리, 두 팔이 장착된 보행형 병기들이 잇달아 유적지 길목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그와 더불어 공중에서도 정팔면체 상의 병기들이 상단과 하단을 살짝 분리해서 붉은 눈을 번뜩이면서 배회하고 있었다. 이들은 개별 개체로서는 위협적인 전투 능력을 가졌다고 여기어지지는 않았으나, 이전에도 그렇듯이, 모여있을 때가 문제였을 것이다.
그래도 그 무리를 돌파하지 않으면 케레브의 근거지가 위치하고 있을 엘 카스티요(El Castillo) 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 여기고, 공세를 계속 피해 가면서 엘 카스티요가 있는 곳을 찾아 나아가기로 하고, 병기들이 위치한 그 방향으로 뛰어들어 가려 하였다. 그러자마자 우선 공중에서 배회하는 듯이 구역 일대를 순찰하고 있었을 팔면체 병기들이 우선 나를 향해 다가가서 눈 부분에서 빛을 발하며 붉은 광선을 나를 향해 발사, 빗나가 지면에 닿은 광선들은 지면에 잠시 불길을 일으켰다.
이후, 지면을 오가던 보행형 병기들이 나를 향해 시선을 집중시키기 시작하더니, 본체의 기수 부분에 장착된 한 쌍의 포구에서 광탄들을 연사, 광탄들은 일직선 상의 대형을 이루면서 각자가 향하고 있던 방향을 따라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광탄들이 여러 방향으로 확산되어 갔다면 한 발 맞는 것에도 주의가 필요한 입장에서는 위험할 수 있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병기들은 포탄의 확산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고, 포탄들의 대열에서 빈 틈이 크게 생성되어 빈 틈 사이에 머무르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포탄들이 발사될 때마다 틈 사이에 있으면서 빛의 기운들을 기운에서 발사, 기운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나의 바로 앞, 그리고 좌우 일대의 병기들에 나아가 각각의 몸체 등에 부딪쳐 폭발을 일으켰다.
폭음과 더불어 부딪친 부분에서 빛과 파동이 퍼져가고, 그 충격으로 병기는 부딪친 부분에서부터 부서져 갔다. 몸체가 타격을 받으면 몸체가 조각나 다리만 남고, 옆 부분이 타격을 받으면 한 부분만 남은 채로 쓰러지고, 다리 부분이 타격을 받으면 폭발과 동시에 동체 부분이 뒤집어지면서 쓰러졌으며, 이들 모두 그렇게 쓰러지면서 각자의 절단면에서 불길과 연기를 일으키고 있었지만, 그 광경에 시선을 둘 여유는 없었으니, 공중의 병기들이 열선을 발사하며 계속 나를 위협해 오고 있었음이 그 이유였다.
팔면체 상 병기에서부터 발사되는 열선은 내가 나아가는 방향에 맞춰 여러 방향으로 궤적을 그려가고 있었으며, 그 중 일부는 병기의 잔해를 지나치며, 폭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눈만 맞히면 바로 기능 정지가 될 것이었는데, 열선을 자주 발사하는 그 대신으로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다보니, 눈을 맞히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쉬운 일이었다. 곡선을 그리는 빛의 기운으로 이들의 눈을 맞히려 했고, 빛의 기운은 팔면체 상 병기의 눈 부분에 격돌하자마자 폭발을 일으켰다. 눈 부분이 폭파된 병기들은 이윽고, 그 부분에서부터 불길과 연기를 일으키며, 기능이 정지되어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락한 병기들은 지면에 격돌하자마자 부서져 산산조각나면서 주변 일대의 바닥에 불꽃을 일으켰다.
이후에도 유적 일대의 경비를 이어가는 보행형 병기들, 그리고 그들이 있는 곳에서 동행하는 듯이 비행하는 팔면체 상 병기들과 계속 마주해 가고, 이들을 격추시켜 가면서 앞길을 계속 돌파해 가기를 반복해 갔다.
유적지에는 탑, 굴뚝처럼 생긴 건축물들도 있었고, 해당 건축물들의 꼭대기마다 병기가 마치 포탑처럼 하나씩 자리잡고 있다가, 내가 병기들을 격추시키면서 접근해 갈 때마다 포탑처럼 보인 병기들이 공중으로 떠올라 변형을 개시, 썰매 위에 포대가 자리잡은 형태를 갖추려 하였다. 초록색을 띠는 이 포격형 병기들은 팔면체 상의 병기들과 동행하고 있으면서 팔면체 상 병기들이 열선을 발사하는 그 이후, 곧바로 내가 위치한 일대의 한 지점으로 소지한 포신의 포구에서 우선 푸른 광선 한 줄기가 방출되더니, 그 광선이 발사된 방향으로 푸른 빛 줄기가 분출되어갔다, 빛 줄기 분출은 지면에 닿으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동안 이어지고 있었다.
빛 줄기 분출 이전에 광선이 발사되어 그 방향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바로 병기가 가하는 위협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 동안 기운 소모를 상당히 했을 것으로 판단해, 추가 발사는 없을 줄 알았으나, 실제로는 다시 발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발사 간격이 상당히 길었고, 그 기간 동안에는 무방비 상태였기에 크기가 큰 만큼, 나름 내구력이 있어 금방 격추시키지 못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공략해서 격추시키는 것 자체는 이전의 병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엘 카스티요와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케레브 무리의 모습은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나는 유적지 부근도 아닌, 유적지의 중심 구역이라 할 수 있는 엘 카스티요 부근에 무리지어 모여 있어서 유적지의 중심부에 가까운 곳에서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나를 향해 몰려오고, 포위해 오기도 하는 병기들을 하나씩 제압해 가고 길을 열어가면서 이렇게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기계 병기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숨어 버렸나.'
그러는 동안 공중에서 상공을 배회하며 정찰하던 병기들을 격추시켜 가며, 한 쌍의 글라이더가 나란히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 한 쌍의 글라이더는 한 사람에 의해 조작되고 있었으니, 왼손으로 하나의 글라이더를 잡고, 한 손으로는 탑승자를 잃은 글라이더의 손잡이 좌측에 장착된 발사 장치 부분을 오른손으로 잡고 있었다. 다소 불안해 보이는 자세를 취하면서 탑승자는 내가 위치한 그 너머의 광장 구역을 향해 착지해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탑승자가 오른손에 든 글라이더의 색-보라색이었다-을 보면서 나는 그 글라이더가 무엇이고, 글라이더를 잡고 있었을 사람이 누구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던 데에,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더욱 확실한 증거가 눈에 보였다, 그 바로 위로 나에티아나가 날개짓을 하며 글라이더를 따라 광장 부근으로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그 무리와 만나기 위해 우선 광장 구역을 향해 뛰어 나아갔다.
Dum la envolvo de civilizado,
Sub la ordo en pacepoko, homoj benzis pli interŝanĝoj al exteraĵoj,
Do ili rompis la muron kio ne benzis plu por ili mem.
Sed, kiam ili pensis ke si estas kaduka kontraw multaj eksternaj ĉirkawoj,
Ili konstruis sian muron kio si rompis denove.
문명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동안,
평화시대 아래의 체제 하에서, 사람들은 외부와의 더 많은 교류가 필요했고,
그리하여 그들은 그들 자신이 쌓은 성벽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그들이 수많은 외부 환경에 취약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자,
그들은 그들이 무너뜨린 성벽을 다시 쌓기 시작했다.
내가 광장 구역으로 다급히 다가갈 그 무렵, 날개를 펼친 채로 나에티아나가 두 글라이더 바로 뒤에 착지하고, 글라이더 근처에 카리나가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카리나가 그 글라이더 두 대를 동시에 이끌고 기계 병기들을 격퇴해 가며, 유적지의 한 구역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었다.
그간 내 몫까지 글라이더들을 이끌고 있으면서 여러모로 힘들었을 것임이 분명했던지라, 카리나와 다시 만나면서 그로부터 이런저런 원망의 말을 들을 것을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글라이더를 앞에 두고 있으면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나의 모습을 보며, 카리나는 어떠한 원망의 말도 건네지 않았으며, 표정 역시 이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치 별 일 없었다는 듯이 카리나는 나에게 케레브 전사들과 마주한 적이 있었느냐고 묻고 있을 따름이었다.
이 물음에 나는 없다고 답을 하고서, 그저 일대를 순찰 혹은 방어 중이었던 기계 병기들과 마주하고 그들과 교전을 치르고 있었을 따름임을 밝히고서, 이어서 물었다, 두 대의 글라이더를 이끌면서 힘들거나 하지 않았느냐는 그 물음에 카리나는 이렇게 답을 하였다.
"그 동력원 파괴를 위한 돌파를 누군가는 반드시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
그리고서 만약에 내가 돌파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했을 것이라 말하면서 그렇게 되면 자신을 대신해 내가 두 대의 글라이더들을 끌고 다니는 역할을 맡지 않았겠느냐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조용히 미소를 띠는 채로, 기계 병기들과 적극적으로 맞서 나아가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 힘을 빼게 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내가 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나에게 동력원을 돌파하고 지면으로 먼저 내려가라고 했을 것이라 말하고서, 그 일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도록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는 동안 나와 카리나가 탔던 두 글라이더들은 다시 비행을 개시, 일행이 출발했던 그 성벽이 위치한 방향을 향해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카리나 역시 나처럼 성벽 쪽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상공의 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검은 글라이더들이 반대편, 요새가 위치한 방향에서부터 날아오는 한 쌍의 글라이더-모두 연두색을 띠고 있었다-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보였다. 검은 글라이더들이 발사하는 붉은 광선들을 반대편의 글라이더들은 능히 피해 다니면서 동체 위의 포신에서 초록색, 연두색 광선을 발사해 가며, 반격을 가했다. 그와 더불어 글라이더의 탑승자들에게서 노란 구체들이 잇달아 연사되고, 또, 한 번씩 노란 빛 줄기가 방출되어 선이 지나는 일대의 글라이더들을 격추시켜, 불길에 휩싸인 채 떨어지도록 하기도 하고 있었다.
"저들도 자체적으로 무장을 갖추고 유적지를 향해 출동을 해 온 모양이네."
그 광경을 보면서 카리나가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카리나는 글라이더들에 탑승한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대략 짐작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았으며, 나 역시 그들에 대해 나름 짐작을 해 보고 있었다. 탑승자들이 자체적으로 행하는 포격을 통해 그들이 누구인지 바로 짐작할 수 있었지만, 혹시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 나를 따라 나선 글라이더 탑승자에 대해서는 카리나가 상황이 정리되면서 다시 돌아갔음을 전했다. 전열의 비행단이 경비대 그리고 이전에 모습을 드러낸 한 쌍의 글라이더에 의해 거의 격추되면서 돌아갈 때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게 되었으며, 뒷일을 잘 부탁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일행이 다시 모인 이후, 카리나가 앞장 서고, 나와 나에티아나가 그런 카리나의 뒤를 따라 나서며 앞으로 나아가면서 광장 구역을 지나, 그 너머의 유적 구역을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광장 구역을 지나가는 동안 주변 일대에 잠복하고 있는 케레브 전사들이 있을 수 있었던 만큼, 주변 일대를 둘러보며 습격에 대비하려 하였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광장 구역에서는 케레브 전사들이나 병기들이 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황의 시작은 그 너머의 거리 구역에 진입하였을 때였다.
일행이 다시 모인 지점의 머지 않은 너머에 해당 구역의 끝 지점, 성벽이 자리잡고 있었다. 돌을 벽돌처럼 깎아 거듭 쌓아 올린 성벽으로 그 한 가운데에 정문이 있고, 정문 양 옆 부근에 하나씩 망루가 자리잡고 있어서 각 망루의 네 부분에 하나씩 포탑들이 십자 대형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성벽 위에는 검은 갑주 차림을 한-갑주 차림으로 그들의 추악한 외모가 상당히 가려지고 있었다- 케레브 전사들의 모습이 보였으며, 성벽의 성루 사이의 길목에는 검은 로브를 입고 두건으로 얼굴을 감춘 케레브 마법사들이 양손에서 붉은 번개와 같은 형상으로 마법의 기운을 생성, 해당 기운이 성문을 향해 모이도록 함으로써 붉은 빛을 발하는 장막을 생성하도록 하고 있었다.
본래 성문에는 문이 없었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유적이 발견될 무렵에는 없었다. 여기서 성문을 마련할 방안이 없었던 탓인지 케레브 족은 마법으로 검푸른색을 띠는 기운을 발산하는 문에 생성해, 그 장막이 성문을 대신하도록 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 장막을 제거하면 성벽 부분이 바로 뚫릴 것임은 분명했다. 지속적으로 마력이 쌓여 만들어진 이 장막이 파괴되면 그간 쌓인 마력이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주변 일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임은 분명했다.
장막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 사람이 맡고, 주변의 공세를 막아내는 역할을 나머지가 맡자고 했다. 여기서 카리나가 장막을 향한 정면 돌파를, 그리고 나와 나에티아나가 포탑 및 공격수를 제거하며 그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준 것은 마법사들이 마력으로 생성해내는 장막의 특성에 대한 나의 판단으로, 내가 핏빛을 띠는 그 장막을 직접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 것이었다.
마력으로 생성된 장막이기는 하였으나, 이 장막을 자세히 보니, 빛을 발하고 있지만, 그것은 거대한 피막과도 같은 느낌이 있었다, 물리적 성질을 갖고 있다면, 힘으로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장막이 그렇게 물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여기면서 나는 파괴할 수 있음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고 말했고, 그로 인해 카리나가 자신이 그 역할을 맡겠다고 말하고서, 이어서 자신이 다트와 검격을 장막에 집중해 보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잠시 후, 일행의 행동이 가지는 불온함을 눈치챘을 케레브 전사들이 대응을 개시, 우선 포탑들이 포격 공세를 펼치기 시작하였다. 포탑들은 반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한 번씩 포탄을 발사, 화염구를 지면을 향해 대각선 궤적을 그리면서 고속으로 일행이 위치한 그 지면에 격돌해 폭발을 일으켰다. 상당히 거센 폭발이 일어나 타점 일대에 불길을 일으키고 있었지만 폭발이 지면에 충격을 가하지는 못했는지, 포격으로 불타는 지면 일대가 파이거나 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성벽 위에서는 케레브 전사들이 각자의 총기에서 붉은 광선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케레브 전사들은 일행이 화염을 피하는 지점으로 포격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이어가려 하고 있었다. 뒤쪽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사실상 포위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어디든 안심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만약에 뒤쪽의 병기들을 남겨 후방 공격의 여지를 남겼다면 의미 그대로 포위를 당했을 것이고, 더욱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었다.
공격은 공중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한 번씩 글라이더 그리고 비행선들이 성벽 너머의 상공에서부터 날아왔고, 비행선에서는 하단의 포대에서부터 붉은 광선들을 잇달아 발사해 나아갔으며, 글라이더들은 탑승자가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수류탄들을 하나씩 투척하며 망루의 포대들이 발사하는 것처럼 폭발과 함께 화염을 일으키는 공격을 이어갔다.
이러한 공세 속에서도 나는 계속 움직이기를 반복하며, 포탄과 화염을 계속 피해가며, 성벽 위에서 포격을 이어가는 이들을 빛의 기운 그리고 나 자신의 기운에서 하늘색 기운을 띠는 빛 줄기들을 생성해 이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케레브 족 공격수들부터 먼저 제거하려 하였다. 폭격 그리고 망루 포탑들의 포격에 의해 발사된 화염은 크게 일어났지만, 격렬히 일어나는 그 반대로 금방 사그라들었고, 그래서 잇달아 가해지는 포격과 폭격 속에서 곳곳에서 불길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피할 곳은 있었고, 그래서 어렵지 않게 피할 곳을 찾아가며 빛의 기운으로 빛 줄기들을 생성해 가며, 포탑 그리고 포격을 가하는 전사들에게 반격을 가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나에티아나는 비행을 이어가면서 자신이 품은 기운으로 금빛 화살들을 3 ~ 5 개씩 생성해서 활을 계속 당겨, 그 금빛 화살들을 발사해 감으로써 폭격을 행하는 글라이더들과 비행선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글라이더는 활 쏘기 한 번에 바로 격추되고 있었지만 비행선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빛의 화살이 몸체에 박혀 불길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락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에티아나는 이들 뿐만이 아니라 비행선의 포격을 통해 발사된 붉은 빛 줄기를 피해 가면서 그 도중에 자신의 아래에 보이던 성벽 좌측의 포탑을 향해 화살을 쏘기도 했다.
이렇게 포탑에 나에티아나가 화살을 쏘고, 화살촉이 포탑에 박혀 폭발을 일으키자, 성벽의 공격수들과 그들이 운용하는 포들을 제거해 가던 나 역시 그 움직임에 호응해 나 자신에게서 빛의 기운을 끌어모아 좌측의 포탑을 향해 빛 줄기를 발사해 그 빛 줄기가 포탑의 중앙 부분에 타격을 가하도록 하기도 했다.
그 무렵, 공중에서 이전에 보였던 한 쌍의 초록색, 연두색을 띠는 글라이더들이 뒤쪽에서 날아와서 포탑에서 초록색 빛 줄기를 짧은 빛 줄기들을 연사해 가면서 건너편에 보이는 비행선 주변의 글라이더들을 격추시켰으며, 잠시 후에는 그에 이어 비행선을 향해 초록 빛 줄기들을 발사해 비행선의 몸체를 궤뚫도록 하면서 그 몸체를 향해 돌진해 나아가는 모습이 상공의 성벽 좌측 부근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상당히 무모해 보이는 돌진, 그 좌우로는 검은 글라이더들의 추격해 오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으며, 이 글라이더들의 움직임이 녹색 광선의 포격을 이어가는 두 글라이더들에 집중되고 있었다. 그 글라이더 한 쌍의 행동은 아무래도 비행선이라는 대장격 존재의 타격에 위험을 느끼는 케레브 글라이더 탑승자들의 심리를 노리고 있는 듯해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 나에티아나가 비행을 개시, 글라이더 한 쌍으로 집중해 가는 케레브의 글라이더들을 뒤쫓아 나아가려 하고서, 잠시 후에 이들을 가로질러 나아가며, 한 쌍의 글라이더 바로 앞에 이르렀다, 그들의 집중 공세 속에 있을 두 글라이더들을 보호하기 위함으로 그러면서 빛으로 세 개의 원형 보호막을 생성, 하나는 자신을, 다른 하나는 두 초록빛 글라이더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였다. 그렇게 초록빛 글라이더들에 보호막이 설치된 모습을 잠시 보고서, 나에티아나는 검은 글라이더들 앞에 머무르며 활쏘기로 글라이더들을 쏘아 맞히며 이들의 공세에 대응해 갔다, 이에 글라이더들은 바로 앞에서 자신들을 가로막는 나에티아나를 향해 집중 포격을 가하려 하였다.
나에티아나는 붉은 광선들을 피해 다니면서 활을 한 번 쏘고, 그 이후로 맞대응으로써 양손을 한 번씩 번갈아 내밀며 손에 모인 금색 빛 기운을 금색 빛 줄기로서 발사하며 자신에게 포격을 가하는 글라이더들을 공격하려 하였다. 활은 자신의 바로 앞에 있는 글라이더의 포대 한 가운데에 적중해 글라이더를 격추시켰으나, 그 이후로 발사된 광선들은 글라이더들을 바로 노리며 발사한 것은 아니라서 이들 중 몇은 빗나가기도 했다. 그렇게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글라이더들은 나에티아나와 이들이 적대하는 글라이더들이 비행선 앞에 있음을 고려하지 않고 있었으니, 이들 중 다수가 비행선의 몸체에 맞게 되었다. 그 위력은 그렇게 크지 않았는지, 비행선의 몸체에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있었으나, 비행선이 타격을 받으면서, 상황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본래 비행선은 자신의 하단에 위치한 포대에서만 공격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자신의 몸체에 직접 위급한 상황이 닥쳐오자, 비행선은 타격을 받은 몸체의 표면에 숨겨진 포대들을 꺼내어 자몸체의 전방 근처를 향해 광선들을 발사해 가기 시작했다, 조종사가 탑승해서 제어하지 않고 있었는지, 비행선은 타격을 가한 이들에 대한 기계적 대응으로 자신의 바로 앞에 있던 검은 글라이더들을 주로 격추해 가고, 이로 인해 초록빛 글라이더들과 나에티아나의 추격을 맡던 이들의 다수가 격멸당했다. - 나에티아나나 녹색/연두색 글라이더들이 격추시킨 개체들보다 그 비행선이 격추시킨 개체들의 수가 더욱 많아, 2 배에 이를 지경이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간에 비행선은 그 이후로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비행체들에 대한 적극 공세를 이어가기 시작했으나, 녹색/연두색 비행체들은 비행선의 등 근처에 머물렀고, 그러는 동안 나에티아나는 계속 금색 화살과 광선을 계속 몸체에 명중시키고 있었다.
한편, 나에티아나가 녹색/연두색을 띠는 두 글라이더들을 지원하고, 이런 상황에 문을 홀로 돌파하기로 했던 카리나가 돌아왔다. 카리나는 하얀 보호막에 감싸인 채로 돌아왔으며, 돌아오면서 잠시 나를 마주했다가 나의 우측에 이르며 이렇게 말했다.
"문은 나중에 뚫어도 돼, 우선은 포대들부터 제거해 놓자!"
그리고서 그는 왼손에 하얀 빛으로 방패를 생성하였다. 다만, 그 모습이 이전의 방패와는 많이 달랐으니, 이전의 윗 부분이 네모나고, 아랫 부분이 세모꼴을 이루는 외형이나 둥근 외형이 아닌 직사각형의 모양을 가지는 것이었다. 이 방패는 공격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있는 것으로서, 방패에서부터 다트를 발사할 수 있으며, 고속으로 연속 발사를 할 수도 있다. 물론 마력을 통해 다트들을 생성해 투척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방패에서부터 연사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래도 발사 속도는 느릴 수밖에, 저장된 기운을 소진해 가며, 다트를 발사하는 방패로서 기운이 소진되면 사라지게 된다.
"내가 방패로 다트를 발사해서 케레브 전사들을 계속 막아낼 테니까, 그 동안 아르사나는 두 포대를 맡아!"
카리나는 왼손으로 소환한 방패를 앞세우며 우선 그렇게 말하고서, "오른쪽 부터!" 라고 이어 외쳤다. 그가 오른쪽 포대부터 내가 노리도록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으니, 왼쪽 포대 쪽과 그 상공을 올려다 보니, 그 바로 위로 비행선이 떠 있었다. 비행선이 위치한 그 아래는 성벽이었으니, 비행선이 추락하면 성벽은 물론, 포대까지 붕괴할 수 있었고, 그래서 비행선 추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 포대에 먼저 타격을 가하라 하였던 것. 그래서 그 말대로 나는 우측에 보이는 포대부터 빛의 기운과 나 자신의 기운을 끌어들여가며,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로 계속 타격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포대에서는 이전 때처럼 화염구가 발사되어 대각선 상의 궤적을 그리며 지면에 폭발해 불길을 일으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벽을 지키는 전사들의 행동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으니,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성벽에서 포격만 하던 전사들이 도검과 방패를 한 손에 하나씩 들고 성벽 아래로 뛰어내리고 있는 것이었다. 상당히 높은 곳이었음에도 10 여 명씩 케레브 전사들이 무작정 뛰어내려 돌진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뛰어내릴 때에는 마법의 도움을 받아 안전 착지를 한다고 하지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 자체가 두려움을 부르기도 할 뿐더러, 그것이 실패해 지면으로부터 충격을 받아 일어나지 못하거나 절룩이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계속 뛰어내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뛰어내린 후, 일어난 전사들은 바로 붉은 빛을 발하는 도검(Seax) 과 방패를 들며, 포격을 통해 발사되는 화염구들을 피해가는 나 그리고 카리나를 향해 돌진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돌진을 하는 것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광기에 빠진 듯이-세간에 알려진 케레브 족의 인식대로라지만- 절규하며 돌진을 이어가고, 이러한 돌진에 카리나는 다트 연사로 화답해 주어, 내가 굳이 그들을 처단하기 위해 나설 필요가 없었다. 글라이더들이 폭탄들을 투하하다가 나에티아나의 화살에 맞아 떨어져 지면에서 탑승자 채로 폭파되는 경우도 있었다.
전사들과의 대치를 이어가는 도중, 내가 카리나에게 성문의 방호막에 얼마나 피해를 줄 수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으나, 성과는 크지 않았다고 답했다, 성벽 부근의 전사들이 성문 주변에서 포격으로 계속 위협을 가했으며, 그 때마다 방패로 포격을 막아내거나 피해야 했으며, 빛의 기운이 가해진 검격이 보호막에 의외로 크게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처음 돌진해 나아가면서 칼날을 보호막에 계속 찔러 넣을 수 있다면, 그로 인해 보호막이 끝내 구멍이 나고, 찢겨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지만, 잘 되지 못했어, 빛의 기운이 가해지는 검격이 어둠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보호막을 찢어낼 수 있기는 했지만, 그 보호막이라는 것이 금방 수복되었고, 내가 가할 수 있는 힘이 그 수복력을 이겨내지 못했던 거야."
그리고서 수복력이 강해서 그렇지, 보호막 자체는 금방 찢겨지는 만큼, 수복력을 능가하는 큰 피해를 한 번에 가할 수 있으면 이를 통해 보호막을 파괴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서, 자신 혼자에게는 다소 무리인 것 같다고 말을 이어가기도 했다.
한편, 연두색 비행체에 탑승한 이가 안전석에 몸을 의지한 채로 등에 매고 있던 것을 오른손으로 꺼내, 두 손으로 잡았다, 자신의 키만한 거대한 총포의 끝이 비행선의 뒤쪽을 향하도록 총포를 겨누었다. 그러는 동안 좌측에서도 탑승한 이가 오른손에서 짤막한 총포를 들었고, 그 총포의 포구가 비행선의 중심을 향하도록 총포를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왼쪽의 초록 글라이더 쪽에서 연두색 광탄들이 잇달아 발사되어 비행선의 등 뒤쪽에 잇달아 구멍을 내었고, 이어서 구멍이 모여 뚫리게 된 큰 구멍 안쪽으로 오른쪽에 보이는 연두색 포신에서부터 연두색 기운을 띠는 금색 빛 줄기 하나가 나아가 그 내부를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빛 줄기는 비행선 상단의 뒤쪽 부분을 지나, 하단의 포대 부분을 관통해 지나가면서 비행선을 가로질러 나아가는 하나의 길다란 선을 그려 내었다.
그 이후, 비행선의 중심 부분에서부터 불꽃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상단에서부터 하늘을 찢어내려 하는 듯한 큰 폭발과 함께 상단과 하단의 뚫린 부분에서부터 불꽃과 연기가 터져 나오고, 뒤를 이어 비행선의 옆 부분에서 잇달아 폭발이 발생해 불길을 일으켰다. 그 뒤를 이어 비행선의 선체에서 폭발이 잇달아 발생하더니, 조금 더 시간이 지날 무렵, 비행선의 선체, 그 중심 부분의 표면이 잇달아 터져 불꽃과 연기를 분출하면서 비행선은 성벽과 좌측 포대가 위치한 그 일대를 향해 시계 방향으로 회전을 거듭하면서 추락해 가기 시작하였다.
비행선은 처음 성벽 쪽으로 다가왔을 때에는 느리게, 느긋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 추락은 어느 때보다도 빨라서 한 번 추락하기 시작한 비행선은 회전하면서 금세 성벽 쪽으로 떨어져 가니, 그 기세를 본 병사들이 잇달아 성문의 바깥, 안쪽으로 다급히 뛰어내리거나 성벽 안쪽으로 성벽을 기어 내려가며 도망가기 시작하였다-성벽 안쪽에 사다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사들이 탈출하려는 그 때에 비행선이 가로 방향으로 성벽에 격돌하면서 탈출하려는 그 전사들을 덮쳤고, 그와 동시에 중심에서부터 폭발이 발생, 비행선의 중앙 부분에서 시작된 그 폭발은 곧바로 그 몸체의 중앙 부분 전체로 퍼지고, 이어서 중심 부분에서부터 불꽃과 충격파가 발산되기 시작, 성벽 좌측 부분의 성문과 가까운 일대가 그 화염 그리고 충격파에 뒤덮히기에 이르렀다. 거대한 비행선이 성벽에 부딪치면서 얼마나 큰 폭발이 일어났는지, 성벽의 높은 일대가 화염 그리고 충격파에 휩싸이고, 충격음으로 잠시 공기가 울릴 지경에 이를 지경이었다. 더 나아가, 그 폭발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한 번의 큰 폭발 이후로 여러 차례 작은 폭발이 이어서 발생하면서 그 일대가 화염에 지속적으로 휩싸이도록 하고 있었으니, 그 일대에 큰 파괴가 일어났을 것임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폭발이 일어나는 동안 눈앞으로 불길에 휩싸인 채, 좌측 망루의 포탑이 불길에 휩싸인 벽돌들과 함께 성벽의 앞 방향으로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폭발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뜯겨진 포탑이 상당히 먼 거리까지 날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멀리 날아간다고 해도, 나와 성벽 사이 중간 지점 정도였으며, 개개의 벽돌들은 더 멀리 날아가지는 못했다. 그렇게 성벽이 폭발에 휩싸이면서 날아간 망루의 포탑은 지면에 격돌하자마자 역시 지면에 한 차례 큰 폭발을 일으키니, 그 이후로 외견이 무언가에 짓밟혀 뭉개진 듯이 처참히 부서진 채로 불길에 휩싸인 잔해만이 남겨졌다. 4 개의 포들 중 2 문은 폭발 도중에 좌우 방향으로 포신이 뜯겨지고, 남은 2 문은 지면에 격돌하면서 그대로 찌그러진 모습을 남겼다.
카리나가 예상한 대로, 좌측 망루의 포대는 비행선 추락의 여파에 휩싸여 파괴되었다.
폭발이 끝나고, 그로 인해 생성된 화염이 사라지면서 폭발의 중심이었던 성벽 좌측 부분과 그 일대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 말해 보자면, 성벽 좌측의 성문 부근 일대는 폭발의 충격으로 인해 크게 무너져 내렸으며-특히 폭심부였던 좌측 망루 부근 일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어 그 부분이 크게 내려 앉았다-, 그 부서진 부분 주변-앞과 뒤 모두-에 여전히 불길에 휩싸인, 벽돌처럼 깎은 돌 조각들이 굴러 다니고 있었으며, 폭발과 화염이 그 일대를 강하게 뒤덮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굴러다니는 벽돌들 사이로 불길에 휩싸인 채로 부서진 검은 갑주들이 수없이 널부러져 있어서 수많은 케레브 전사들이 그 폭발에 휩싸였음을 알리고 있었다.
거대 비행선이 추락한 이후에도 성문 좌우의 포대들은 건재했으며, 마법사들이 문을 여전히 생성하고 있었다. 좌측 포대의 망루 역시 포대는 뜯겨진 것처럼 소멸하고 말았지만, 망루 만큼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듯이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성벽이 크게 무너졌다고 하지만, 일행이 도구의 도움 없이 기어오르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성벽 돌파를 위해서는 결국 성문 역할을 하는 마법사들의 보호막을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음은 여전히 분명했다.
비행선이 격침될 무렵, 상공의 그 근방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나에티아나는 잠시 원을 그리는 듯이 좌측 방향으로 나아갔다가, C 를 그리는 듯이 움직이면서 곧바로 자신의 두 날개를 뒤로 향하면서 비행선이 회전하면서 추락해 가자마자 당시에 성벽의 좌측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었을 나를 향해 곧은 대각선상의 궤적을 그리는 듯이 날아왔다.
"아르사나 님, 카리나 님! 무사하셨군요!!!"
"그야 당연히 무사하지, 이 정도 따위로 내가 다치거나 할 줄 알았니!?"
나에티아나는 활을 오른손에 든 채로 나를 비롯한 일행의 바로 앞으로 돌아오자마자 일행의 무사함을 기뻐하며 말했고, 이에 카리나가 일일이 기뻐하지 말라며, 그렇게 화답했다. 이후, 나에티아나는 다시 일행에 합류, 날개를 통해 공중에 떠 있으면서 자신의 활과 화살 그리고 빛의 기운으로 나와 카리나의 공세에 도움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초록색, 연두색 글라이더들 역시 일행의 바로 근처로 날아왔으며, 이후, 글라이더들이 착지하자마자 글라이더들이 다시 성벽이 자리잡은 그 반대 방향으로 떠나가고, 탑승했던 두 사람만이 남았다. 연두색 짤막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연두색 상의와 치마 차림을 한 두 사람, 그들은 여전히 남은 우측 망루의 포대와 우측 성벽의 전사들이 가하는 공세를 피해내며, 성벽 우측의 먼 앞에 자리잡아 그 일대에 자신들만의 대열을 구축했다. 우측에 자리잡은 자신의 키만한 거대한 포를 가진 이는 포의 앞 부분에 삼각 거치대를 장착해서 거치대 앞에 포를 잡고 서 있으면서 포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좌측에 있는 이는 두 손으로 짤막한 총포를 들고 있으면서 성벽 일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뛰어내리거나 포격을 가하려 하는 전사들을 제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포를 거치한 이를 노리는 전사들의 포격이 이어졌고, 그 때마다 왼쪽에 있던 이가 마법으로 보호막을 생성해 막아내고, 짧은 총포의 포격으로 이들을 제거해 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는 동안 일행은 남은 우측 망루의 포대들을 집중 타격하기로 하고, 나는 하얀 빛의 기운을 모아 빛 줄기의 형상을 이루도록 하면서 공격해 나아가고, 그러는 동안 나에티아나는 활 시위를 계속 당겨 빛 기운으로 생성된 화살을 포탑을 향해 쏘며 내가 주로 행하게 된 포탑의 공세에 도움을 주려 하였으며, 카리나는 나의 우측에 위치하면서 우측에 위치한 이처럼 포격을 맡는 나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 위협을 가하는 이들을 다트로 쏘아 맞히려 하였다, 사거리가 은근 길어서 성벽에 있는 이들도 잘 맞혔다.
"멀리 있는 것도 잘 맞히네, 그렇지 않아?"
"유일한 원거리 공격 수단이야, 당연히 그래야지!"
그 광경을 두고, 내가 의외의 사거리와 정확성에 감탄하며 말하였고, 이에 카리나는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그러는 동안 나에티아나는 나와 카리나의 뒤쪽 상공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잠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모양. 다만, 그 이후로는 다시 전투에 집중해야 했던지라 다시 긴장을 하게 됐다.
이후의 전투에서 나도 그렇고, 포격은 물론, 나에티아나가 가하는 공격까지 전부 망루의 포대에 집중되고 있었다. 사실, 포대의 포격이 가장 큰 위협이라서 그 포격이 가해질 동안에는 포격을 피해 뛰어야 했다. 망루의 포대가 포격을 가하면 거치대에 포를 올려놓은 이도 포에 거치대를 달고 있는 채로 포를 들고 포격을 피하기 위해 뛰어다녀야 했는데, 아무래도 좌측에 있는 이가 만들어주는 보호막에게 그 화염 포격은 버거운 존재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측 포대의 포격이 없는 동안에는 집중 포격이 가해졌으며, 그로 인해 좌측의 하늘색 기운을 띠는 하얀 빛 줄기와 초록색 기운을 띠는 금색 빛 줄기가 계속 망루의 포탑에 격돌해 폭발을 일으키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포탑의 장갑이 뚫리기 시작했는지, 포탑의 몸체가 점차 갈라지고 불꽃과 연기가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더욱 격렬해지기에 이르렀다. 조금만 더 포격을 가하면 망루의 포탑은 부서질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한 번 정도만 더 이렇게 포격이 가해지면 분명 부서질 거야, 저 포탑은."
그 광경을 두고 카리나가 한 말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의 집중 포격이 있은 그 때, 아니나 다를까, 포탑에서부터 폭풍과 불꽃이 터져 나오고, 뒤를 이어 수차례 작은 폭발이 뒤를 이었으니, 비행선이 격추하고 폭파될 때와 같아서 한 번의 폭발 이후, 폭발이 이어지는 그 광경 곁에 있었을 우측 성벽의 케레브 전사들은 뛰어내리며 도주하기에 바빴으니, 우측 장벽의 전선 역시 무너진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성벽은 여전히 건재하기는 했지만, 성벽을 방어하는 이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사실상 그들이 성벽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이제는 중앙의 성문 부분만 뚫으면 그만이었다.
망루 사이의 공간에 위치하고 있던 마법사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들 역시 주변의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니어서 결국 보호막을 포기하기로 결심한 듯해 보였다. 붉은 빛을 발하면서 망루 사이의 성벽 위쪽 통로에서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보호막 역시 더 이상 유지되지 않게 되어 그로 인해 보호막은 사라지게 되었다.
보호막까지 사라져 성문까지 완전히 뚫리고, 그와 더불어 성벽에 남아있던 케레브 전사들 역시 물러나면서 잠시 여유로운 상황을 가질 수 있게 되자, 방패를 다시 사라지게 하면서 카리나가 우측에 머무르고 있던 두 사람을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 때, 성문 쪽을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나에티아나가 좌측 곁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혹시 저 분들이 누구신지 눈치 채셨나요?"
사실, 녹색, 연두색 글라이더들에서 발사되는 것들을 보며, 어느 정도 눈치챈 감이 있었다, 게다가 적으로 나선 이들이 케레브 족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러는 동안 카리나는 자신의 우측-성문을 향하는 방향 기준- 방향에 있던 그들에게 접촉해 갔고, 그러다가 잠시 그들과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을 데리고 돌아오더니, 나와 나에티아나 앞에 이르렀다.
"맞아, 에오르 자매 두 분이셔!"
예상한 바대로였다, 그들은 에오르 린/리아 자매였으며, 이들은 역시 예상한 바대로, 케레브 족의 움직임, 그 근원을 찾아 그 무리의 원천을 제거하기 위해 나섰음이 유적지에 나선 그 동기였음을 밝히기도 했다.
"아마 여기에는 포레 느와흐는 오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을까요."
이후, 에오르 리아가 자신의 포를 정리하고 두 손으로 들면서 물었고, 그 물음에 카리나는 분명 그러할 것이라 답을 한 이후에 그는 다른 곳에서 다른 무언가를 궁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을 하였다. 그 이후, 방패를 앞세울 수 있다며, 카리나가 자신이 앞장서 나아가겠음을 밝히고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나와 나에티아나 그리고 에오르 자매가 그 뒤를 따라 나서기 시작했다. 린과 리아 자매는 뒤에서 일행을 따라 나서고 있었으니, '궁수(Varlayn)' 들의 역할이 뒤쪽에 있음이 그 이유라고.
금방 일행은 성문을 지나, 그 너머의 '시가 구역(Neygileri)' 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그 전에 일행은 좌측 성벽의 무너진 일대를 지나가게 되었다.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아도 무너지고 남은 성벽의 일부분과 그 주변 일대에 널린 돌을 깎아 만든 벽돌들 그리고 불길 속에서 보라색 물질을 생성해 가며 사라져 가는 케레브 전사들의 시신들이 보였다.
=uman ishe paklurï -ëni padlë raho yej jeye,
Gdr s'zral avroin daham'l fusheitaga maïl dorneyye vaukeita.
Gna, -uman s'zral pakï darßïesa yakhon raho yej jeye,
=uman dorneyesa maïlye dorgar'a datho daham'l ßakhita.
인류가 더 이상 바깥 세상이 위험하지 않다고 여기었을 때,
그들은 자신의 마을을 둘러싼 성벽을 부수었고, 마을은 도시로 변해 갔다.
그러나, 인류가 외부의 요인에게서 스스로를 너무 취약하다고 여기었을 때,
사람들은 도시에서 마을로 돌아가, 다시 성벽을 쌓았다.
시가지 구역(Neygileri). 하미시(Hamisy) 고대 유적지에서 가장 분명하게 문명의 흔적이 남은 곳으로서, 중앙로를 기준으로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사각 구역들을 그려내는 길들 사이로 여러 네모난 건축물들이 나란히 배치된 상당히 정교한 시가지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 자연적인 풍경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곳으로서, 현존하는 도시와 마을은 자연적인 풍경 속에 있다는 점과는 사뭇 대조적인 일면을 드러내고 있는 곳으로서, 도시의 모든 것이 인공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심지어, 시가지의 남쪽, 북쪽 일대를 가로지르는 강-현재는 개울의 일부가 되어 있다- 역시 본래는 운하(Kanal) 였음이 밝혀지기도 했을 정도. 당연하게도 다리도 있으며, 강 주변을 잇는 다리들이 강을 가로질러 나아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로서 시가지 곳곳에 배치되어 있기도 했다.
옛 문명의 도시(Laricivilizatï Dorney) 들이 자연적인 풍경 사이에 있는 현대의 도시 및 마을들(Modernin Dorney) 과는 외견부터 규모까지 전혀 다른 모습을 갖고 있었을 것임을 알리는 역사적인 지표가 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 당연하게도 해당 구역은 도시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도시에 대해 알만한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추측하고 있다.
시가지 구역의 끝에는 또 다른 성벽이 위치하고 있으며, 성벽 너머에는 거대한 계단식 피라미드(Sëmtaßïpyramid) 가 위치하고 있으니, 그 피라미드가 신전 역할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가지 중앙에도 북쪽 끝의 것에 비하면 작지만 계단식 피라미드 한 채가 자리잡고 있었으니-북쪽의 피라미드는 7 층, 중앙 구역의 피라미드는 5 층 즈음 되어 보였다-, 이들 모두 계단이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내려가도록 되어 있었다.
"성벽을 기준으로 남쪽은 마을 구역(Neyeri), 그리고 북쪽은 도시 구역(Dorneyeri) 이었지요. 본래는 이들 사이는 물론이고, 시가지 구역과 신전 구역(Templaeri) 사이에도 성벽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모종의 목적으로 마을과 시가 구역, 그리고 신전 구역을 가르는 성벽이 건립되고 그것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거예요."
"원래는 성벽이 있었어요, 아마 마을 구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성벽이었겠지요, 해당 성벽은 문명이 한창 발전해 가는 시점에서 해체되었겠지요."
이후, 린과 리아가 교대로 도시의 성벽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그리고 고문명 시대의 절정기에는 분쟁이 점차 잦아들고, 인류의 안전이 확보되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공중전의 발달로 성벽의 존재가 무의미해지면서 인류는 더 이상 성벽을 필요치 않게 되었음을 린, 리아 자매가 교대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랬다가, 모종의 이유로 인류는 이렇게 다시 성벽을 쌓게 됐다, 이 말이겠지요, 그렇지 않나요?"
이후, 카리나가 건네는 물음에 리아가 오른손에 든 포를 오른쪽 어깨에 걸치면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리고 전쟁에서의 실효성은 이제는 크지 않겠지만, 지상을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성벽을 다시 쌓게 된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린이 그 요인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각종 전염병(Plaga) 들의 유행이었지요. 구 세계의 말기에 전염병의 유행이 잇따르면서 인간들은 지속적으로 외부 요인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시대를 맞이했었고, 그와 더불어 지역 간의 교류가 전염병을 확산시킨다고 사람들이 주장하기 시작하게 되니, 이러한 것들이 사람들이 성벽을 다시 쌓는 요인이 된 것이라 말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일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기도 했지요, 과거의 인류는 마치 실험실의 하얀 생명체들과도 같다고."
린에 이어 리아가 '성벽 재구축의 요인' 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마치 과거의 인류를 나약한 생명체마냥 빗대는 그러한 표현을 두고 다소 기분이 나빠진 내가 리아에게 그런 비유를 대체 누가 한 것이냐고 묻자, 리아는 비웃음 섞인 목소리로-린 역시 말은 없었지만 근처에는 없었을 누군가를 향해 비웃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렇게 답했다.
"아르데이스(Ardeis) 드벨파(Dvelfa) 종족의 누군가로 알아요, 1 세대 드벨파 중 한 명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후, 그는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아버지를 비롯한 1 세대 엘베 족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가며 욕을 하는 광경을 늘 볼 수 있었다고 말하였지만, 그 이후로 더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지는 않았다, 쓸데 없이 기분 나빠질 이야기를 전투가 이어질 상황 하에서는 더 이어가고 싶지는 않음이 그 이유였다. -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드벨파 족 사람들은 1 세대라도 엘페/엘베 족을 욕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아르데이스에서 그들의 조상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략이나마 짐작은 할 수 있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잊어도, 피해자는 가해자를 잊지 않는다. - 누군가가 말한 바 있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일행의 발걸음은 어느새 무너진 성벽을 지나, 그 너머의 중앙 대로(Haonkhagil) 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카리나가 앞장서고, 내가 좌측에서 동행하고 있었으며, 나에티아나가 그런 나와 카리나 바로 위에서 날개를 통해 비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날개가 워낙 빛을 발하다보니, 날개의 빛 때문에 적에게 눈에 확 띄겠다고 말했고, 그 이후로 나에티아나는 날개의 빛을 상당히 줄였다, 최소 수준으로 줄여 놓다보니, 날개의 형상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투명해져서 공중에 그냥 떠 있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날개가 빛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했다.
"시가전에서는 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늘 말했잖아, 잊고 있었어?"
그렇게 걸어 나아가면서 카리나가 나에티아나에게 날개의 빛 상태 유지에 대해 언급하였고, 이에 나에티아나는 그저 미안하다고 답할 따름이었다. 그 때, 내가 그런 카리나에게 어차피 교전이 한 번 발생하고 나면 상관 없지 않겠느냐고 말하고서, 특히 그 빛은 어둠의 기운에 물든 그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도 있으니, 적극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에오르 린/리아 자매는 나와 카리나의 뒤쪽에서 일행을 따라 나아가고 있었다. 좌측에서 걷고 있던 린은 글라이더에 탑승하고 있을 때처럼 두 손으로 하얀색을 띠는 작은 총포를 포구가 좌측을 향하도록 들고 있었으며, 우측의 리아는 두 손으로 자신의 키만한 하얀 거포를 포구가 우측 상공을 향하도록 하면서 걷고 있었다. 한결 같이, 연두색을 띠는 짤막한 소매를 가진 상의와 허벅지, 다리를 전부 노출할 정도로 짧은 바지, 그리고 발목과 무릎 사이의 중간 지점까지 올라가는 하얀 장화(Hionbërosi) 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쌍둥이 자매들의 옷차림이 나에티아나의 외견과 상당히 어울리고 있는 듯했다.
"그러고보니 모두 빛의 힘과 관련은 있는 이들이지?"
"그렇지." 천사 그리고 엘베 족 쌍둥이 자매에 대해 앞장서 나아가던 카리나가 환하게 웃음을 짓는 모습을 고개를 돌려서 보이며 물음을 건네자, 내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답을 하였다. 일행의 발걸음은 상당히 빠르게 이어졌고, 어느새 시가지 남부 구역의 다리가 보이는 구역에 이르고 있었다.
경계를 이어가면서 다리가 그리 멀지 않은 구역에 이르고 있었다. 그러나, 성벽에서 치열하게 교전을 거친 이후로 그 때까지 케레브 전사들과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시가지를 지키고 있을 소수 인원들만 남기고 북쪽 신전 구역을 에워싸고 있는 두 번째 성벽 쪽으로 대다수가 퇴각한 듯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전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나, 대로 좌우의 여러 건물 옥상에 포대-긴 자루의 모습을 통해 눈치챌 수 있었다-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보여, 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여기서 한 번 시작되면 그 이후로 계속 전투가 이어질 거야, 대비는 할 필요가 있어."
시가지의 대로를 따라 걸어가면서 포대를 발견하고 전투 태세에 돌입해야 한다고 여기고, 앞장서 나아가는 카리나가 진지하게 목소리를 내는 그 때, 북쪽 상공의 먼 곳에서부터 비행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V 자 대형을 이루는 5 대의 검은 글라이더들, 각 글라이더의 날개 위에는 포가 하나씩 장착되어 있었고, 검은 옷차림을 하고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탑승자의 오른손에는 하나씩 미사일을 들고 있었다. 그 미사일을 직접 투하해서 지면에서 폭파시킴으로써 자신의 아래에 위치한 적을 공격하려 하였던 것 같았다.
정밀 무기에 의한 공격은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다.
- '폭격 ~ 한국 전쟁 당시 공습의 전모' 에서.
"폭격수들이에요!" 그들의 모습을 발견하였을 그 때, 뒤쪽에서 린(리아) 의 목소리가 들렸고-모습을 보지 못했다, 목소리만 들으면 솔직히 린과 리아를 구분하기 어렵다-, 이어서 폭탄들이 대각선 방향으로 일행이 자리잡은 그 일대로 낙하하기 시작하였다. 말은 없었지만, 나와 카리나는 약속처럼 좌우로 흩어졌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멈추자마자 바로 내가 위치한 그 후방의 우측 건물 근처로, 그리고 카리나는 역시 내가 있던 그 후방 좌측의 사람 키만한 돌 표식을 발견해 그 표식 뒤로 숨었다. 이후, 폭격수들이 하나씩 던졌을 폭탄 5 개는 일제히 나와 카리나 등이 위치하던 그 일대에 모이면서 지면에 격돌, 그 이후에 5 차례의 폭음이 발생하면서 눈앞으로 붉은 폭풍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광경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잇달아 폭탄이 한 지점에 터지고, 폭풍까지 발생했지만 나와 카리나는 물론, 나에티아나 역시 내가 위치한 그 바로 위쪽 상공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던 만큼, 바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린, 리아 자매는 일행 3 명의 뒤에서 동행하고 있다가 폭격이 일어날 즈음에는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뒤쪽에 있었던 만큼, 폭격 등에 당했을 리는 없었고, 아무래도 폭격이 시작될 즈음에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폭격이 있은 이후에도 그 자매는 길 위로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은 채, 폭격이 끝나고 있었지만, 폭격 결과가 어찌됐든 케레브 무리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 자리에 이번에는 수직으로 미사일을 투하했고, 그 이후로 다시 북쪽 방향으로 돌아갔다. 투하된 미사일들은 이전에 미사일들이 낙하한 그 부근에 떨어져 폭발하였으며, 이번에는 핏빛을 띠는 불기둥을 일으켰다. 붉은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한 동안 피어오르고 사라졌지만, 돌로 이루어진 길바닥은 두 차례에 걸쳐 10 여 발의 폭탄이 일으킨 폭발에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있었다.
"돌아갔어요." 이후, 나의 바로 위쪽 상공에 머무르고 있던 나에티아나가 나에게 폭격을 행한 무리가 돌아갔음을 밝혔고, 이후, 그 알림을 받은 내가 카리나를 불러서 다시 길 위로 돌아가자, 나에티아나 역시 나의 바로 뒤쪽 상공에서 나와 동행하려 하였다. 그 때, 카리나가 그런 그를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리고, 잠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내티, 이제 날개를 드러내도 괜찮아."
그러자 나에티아나는 그런 카리나에게 정말 그래도 되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카리나는 그렇다고 답하고서, 어차피 이제 교전이 시작될 것이고, 빛을 숨기거나 할 필요는 굳이 없을 것 같다고 그 이유를 답으로써 밝혔다. 이후, 나에티아나는 이전까지 투명한 상태를 유지했던 날개의 형상을 드러내고, 다시 금색 빛을 발하도록 한 것으로 보아, 그 동안 자신의 그 금색 날개를 어떻게든 드러내려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 3 명의 일행이 폭격이 끝나면서 다시 모였지만, 린, 리아 자매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나는 그들이 나아간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이후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여기었고, 카리나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후, 이번에는 길 좌우 건물들 중 일부의 옥상에 하나씩 자리잡고 있던 포탑들이 작동하기 시작, 이 포탑들이 일제히 나를 비롯한 일행 3 명에게 집중되었다. 그들은 건물 안이든, 어디든 길 위에서 사라진 린, 리아 자매까지 뒤쫓지는 않았다. 그 이후로 두 번째, 먼 대열의 포대들, 길다란 원통처럼 생긴 포대들에서 3 발씩 붉은 구체들이 포물선을 그리는 듯이 발사되고 있었고, 이후, 이렇게 발사된 구형의 대형 포탄들은 상공의 높은 한 곳에서 각각 3 개의 작은 광탄들로 분열, 9 발의 광탄들이 발사된 3 발의 큰 광탄들이 그리다 만 포물선을 마저 그리면서 지면으로 떨어져 갔다.
포탄들은 분열되자마자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낙하, 바로 지면에 부딪쳐 붉은 화염과 연기를 일으키며 폭발해 가고 있었다. 그 이후로 이번에는 앞쪽의 길다란 포대들이 대각선상의 궤적을 그리면서 미사일을 한 발씩 발사, 앞쪽 포대들에서 발사된 미사일들의 궤적은 대각선상을 이루며, 일행이 모인 한 지점에 집중되고 있었기에, 일행이 흩어지자마자 한 지점에 집중된 미사일들은 일행에게 전혀 피해를 가하지 못했다.
그 다음으로는 아직 연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상공의 곳곳에서 검붉은 기운과 함께 이전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던 팔면체 상의 병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모두 10 여체에 이르는 그들은 상공에 머무르는 채로 회전하면서 정면의 눈에서부터 짧은 붉은 광선을 잇따라 발사하는 방식으로 폭발을 피해가는 일행에게 피해를 주려 하였으며, 이들의 공세와 더불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뒤쪽과 앞쪽의 포대들 역시 주기적으로 3 발, 1 발씩 포탄을 발사하고 있었기에, 병기들을 제거하면서 일행은 포탄들에 의해 발생하는 폭발 역시 피해내야만 했다.
포탄들에 의한 위협이 있었으며, 이들 역시 제거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는 했지만, 눈앞에 있는 병기들의 위협을 없애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으니, 작은 수준의 피해를 가한다지만, 바로 눈앞에 있고, 한 발의 피해도 모이면 위험할 수 있었음이 그 이유였으니, 그리하여 나와 카리나는 팔면체 상을 가지며, 정면의 눈 부분에서 붉은 광선을 발사하며 회전하는 병기들부터 공격해 나아가려 하였다. 나는 빛으로 수정 조각들을 생성하고 발사해, 이들의 눈을 찌르도록 하였으며, 카리나는 다트 발사에 특화된-마름모꼴- 방패를 왼팔에 머무르도록 하면서 그 왼팔의 방패에서부터 다트를 발사해 이들을 쏘아 맞히도록 하거나, 접근한 이들을 오른손의 검으로 베어내려 하였다.
나에티아나의 생각은 달랐던 듯하며, 날갯짓을 하면서 우측의 옥상에 포대가 달린 건물 바로 위쪽의 상공으로 날아오르려 하였다, 미사일들을 한 발씩 발사하는 포대부터 활쏘기로 제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도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서, 포대 역시 중요한 시설이었을 케레브 측에서 보내었는지, 그는 팔면체 상의 병기들에게 둘러싸이기 시작했고, 이에 나에티아나는 활을 드는 대신에 우선 그들을 금색 빛을 발하는 칼날들을 하나씩 발사해 가며, 우선 그들부터 격추시키려 하였다.
처음에 나타난 병기들은 모두 제거되었고, 그 이후로 나에티아나 역시 자신을 둘러싸려 하는 소형 병기들을 모두 격추시킨 이후에 활을 들고 활시위를 우측의 가까운 포대를 향해 당겼다. 이후, 금색 빛을 발하는 길다란 화살이 포대를 향해 나아가, 미사일을 발사하려 하는 포탑의 몸체인 포신의 뒤쪽을 궤뚫고 빛을 터뜨렸다-뒤쪽 포대가 5 번째 포격을 행한 그 직후의 일이었다-. 빛이 터지면서 미사일도 같이 터졌고, 그와 함께 미사일이 발사된 지면에서 일어나야 할 폭발이 포대에서 발생해 포신의 형상을 깨뜨리고, 그로 인해 포신의 기능이 정지되었다.
그렇게 하나의 포신이 기능을 정지하도록 한 나에티아나는 그 이후로 바로 뒤쪽의 곡사 포격을 행하는 포신을 노리기 시작했으며, 이 포신 역시 나에티아나가 쏜 화살에 궤뚫리고, 빛의 폭발에 의해 형체가 부서지면서 기능을 행할 수 없게 되었다.
우측의 포신들이 무력화된 이후로 북쪽 상공에서 이전에 모습을 드러내었던 그들과 닮은 5 명의 폭격수들이 글라이더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었으며, 이번에도 손으로 직접 폭탄을 수직 방향으로 투하하는 공격을 두 번씩 행하였다. 10 발의 폭탄들은 하나의 지점을 노린 이들에 의해 떨어졌으나, 일행이 위치한 지점을 정확히 맞히지는 못했고, 각자 다른 지점에 떨어져 넓은 일대에 폭발을 일으켰다. 그 폭격이 있을 동안, 나를 비롯한 일행은 길의 우측 부근으로 나아가서 피했으며, 그들 중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확한 폭격이란 있을 수 없는 것 같아, 그렇다고 생각지 않아?"
그렇게 폭격을 피해내고, 글라이더들이 북쪽 상공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카리나가 물었고, 이 물음에 나도 동감한다고 의사를 드러내었다. 그 이후, 다시 길 위로 나아가는 순간, 일행이 위치한 그 좌측의 건물 옥상 위로 이전에 사라졌던 린, 리아 자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고, 이후, 그간 자신의 포를 어깨에 다시 매고 있던 리아가 다시 포를 들고, 건너편 건물 위에 자리잡은 포탑으로 포구를 향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포구에서 초록색 기운을 띠는 하얀 빛 줄기가 방출되기 시작해, 포탑의 뒤쪽에 격돌, 그 이후에 포탑에서 폭발이 발생해, 그 이후로 그 자리에는 부서진 포신의 앞 부분과 포의 받침대, 그리고 포를지탱해 주던 금속 기둥만 남았다.
그 이후로 리아는 다시 한 번 포격을 개시, 곡사 포격을 행하는 좌측 포대를 향해 초록 기운을 띠는 빛 줄기가 나아가기 시작, 이어서 빛 줄기가 포대에 닿아 그 포대가 위치한 일대에도 하얀 빛을 발하며 폭풍, 구름이 폭음과 함께 일어나고 있었으니, 내구력이 특별하지 않은 한, 그 포대 역시 이전에 파괴된 그 포대와 마찬가지로 부서졌을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렇게 좌우측의 포대들이 모두 부서지자, 위험 요소가 없어진 것으로 판단을 내리고서, 나는 다시 길 위를 따라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기 저 두 분께서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어떻게 나아가시려고......."
다시 길을 나아가기 시작하면서 건물 위에 이른 린, 리아 자매를 보면서 카리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고, 이 물음에 나에티아나는 나름의 방법이 있을 것이니, 그것에 대해서는 너무 심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답변을 해 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주변 상황을 정리한 린, 리아는 건물의 가장자리 일대를 살펴 보더니, 건물의 가장자리 한 곳-좌측 한 구석-에 말뚝 하나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하더니, 린이 말뚝을 향해 다가가서는 왼손으로 금색을 띠는 하나의 빛을 불러오고 있었다. 그러더니, 그 빛에서 금색 실을 자아내어 그 실이 건너편 건물 옥상에 자리잡은 부서진 포탑의 받침대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고 있었다. 실은 스스로 받침대 기둥을 향해 나아가, 그 기둥을 휘감았으며, 그 모습을 본 린은 기운에서 배출되는 실을 끊어내고, 그 실을 말뚝에 묶었다, 그 실로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건너갈 생각이었던 모양.
자신들의 기운을 이용해 기나긴 실을 마련해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린, 리아 자매에 대해 그들 나름의 방식대로 건물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상을 하고, 길 위를 따라 발걸음을 옮겨갈 즈음, 상공에서 다시 한 번 한 무리의 글라이더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7 기의 글라이더들이 3 개의 V 자 대형을 이루고 있었으며, 이들에 탑승한 케레브 전사들은 손에 하나씩 폭탄을 들고 있었다. 이전에 나타난 글라이더들과 마찬가지로 손으로 폭탄을 투척하려 하였던 모양.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기에 모두 격추시킬 수는 없어도, 이들 중 몇은 격추시켜 놓기로 하고, 내가 우선 빛의 기운으로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을 생성해 그 글라이더들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고, 7 개의 줄기들이 이들의 날개를 찢어내려 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나에티아나가 접근해 오는 그들 중에서 우측의 2 기를 향해 화살을 하나씩 발사, 그 날개의 중앙 부분을 한 번씩 금색 화살로 맞혀 우측의 앞쪽 글라이더와 뒤쪽 글라이더들의 각 날개 중앙 부분을 폭파시켰고, 이후, 그 두 글라이더들은 공중에서 폭파되어 사라졌다. 카리나는 방패가 하늘을 향하도록 하고서, 위협 사격을 몇 번 하는 정도에 그쳤으니, 방패에서부터 발사되는 다트들은 공중에는 닿지 않아 위협 사격,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을 것이었다.
2 기의 글라이더들은 공중에서 폭파되었고, 5 기의 글라이더들이 날개가 찢겨지면서 우측 방향으로 추락하기 시작하자, 각 글라이더들에 탑승한 전사들이 각자가 손에 든 폭탄들을 투척하려 해, 이들이 거리의 바닥에 곡선 상의 궤적을 그리면서 낙하하기 시작하였다. 있는 힘을 다해 던졌다지만, 포신에서 발사되는 것만큼의 힘은 없었고, 이 폭탄들은 일행이 위치한 그 일대, 그 근처에도 닿지 못하고 멀찍이 떨어진 지점 근방의 여러 지점에 격돌해 폭발하면서 눈앞으로 핏빛 연기와 불꽃을 터뜨리며 굉음을 일으켰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먼 지점에서도 두 차례의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으니, 격추되어 폭발한 2 기의 글라이더들에서 낙하한 폭탄들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폭탄들을 투척하고서 글라이더 조종수 역할을 하던 전사들은 각자가 탑승했던 글라이더에서 뛰어 내렸고, 폭탄들이 떨어질 무렵, 추락해 가는 글라이더들은 길의 우측 방향에 격돌해 한 차례 폭발을 일으키며 기능이 정지되었다.
이후, 탈출했던 전사들이 각자가 손에 든 짧은 총포를 들고 일행을 향해 돌격해 오고 있었으나, 그 무렵, 길의 좌측 방향의 상공 몇 지점에서부터 초록색, 노란색 광선이 몇 차례 발사되어 이들을 쏘아 맞혔고, 이들은 광선에 관통되어 쓰러진 이후, 그 육신들이 검은 불꽃과 연기로 변하면서 소멸해 갔다.
"아르사나, 저기를 봐." 그 무렵, 카리나가 그렇게 나를 부르면서 길의 왼편에 자리잡은 건물과 건물 사이를 가리키기 시작했고, 이에 나는 카리나가 그 방향에서 무엇을 보았나 싶은 생각에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보려 하였고, 그 이후에 어느 건물 옥상의 좌측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대를 받침대 삼아 포를 거치한 리아 그리고 그 우측에 위치하고 있었을 총포를 두 손으로 들고 있는 린의 모습이 자그마하게나마 보였다. 헤당 지점을 임시 거점으로 삼으며, 공중 그리고 지표면을 오가는 케레브 병기들을 격멸시키려 하였을 것으로 그들에 대해 추측할 수 있었다.
그 이후 나는 좌측 방향에서 건물 위에 자리잡고 있던 린, 리아 자매가 건물과 건물 사이를 기다란 실로 잇고, 실에 한 쌍의 갈고리를 매달아, 자매가 하나씩 갈고리를 잡으며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나아가는 모습이 보였고, 이를 통해 나는 린, 리아 자매가 마력으로 만들어낸 기다란 실을 그렇게 타고 가면서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가려 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다. 그렇게 건물 사이를 건너가기를 마칠 때마다 자매는 자신들이 설치한 실을 없애는 일을 꼼꼼히 하고 있었으니, 자신들이 마력을 통해 설치한 실이 다른 이들에게 설치되지 않도록 하지 않기 위한 일이었을 것이다.
여러 샇황에서 린, 리아 자매는 자신들의 마력으로 생성한 실을 적극 활용하고 있었으니, 건물을 건너갈 때는 물론, 건물에서 바닥으로 내려갈 때, 그리고 반대로 올라갈 때, 그리고 채찍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었다. 다만, 올라갈 때에는 줄 타고 올라가는 행동의 특성 상,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실을 통해 건물 위로 올라가기 전에는 주변 일대를 둘러보고는 했다.
7 기의 글라이더들, 그리고 글라이더들에 타고 있던 케레브 전사들이 격추되고 포격에 당하고 난 이후에도 한 번씩 폭격이 가해졌었다. 비록 그 개체 수는 좌, 우 방향에 1 기씩 오가는 정도로 이전에 비해 줄었다지만, 이전에 7 기의 글라이더들이 격추된 이후에도 신전 혹은 유적지 중앙에 머무르고 있을 케레브 무리의 수장 급 인사들은 일행을 대상으로 한 폭격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와 더불어 지표면 인근의 상공에서는 비행형 병기들이 북쪽 방향에서부터 날아오고 있었고, 이들 중에는 추적형 미사일들을 발사해서 일행을 노리는 이들과 직선 방향으로 미사일, 광탄을 발사하고서 일행이 위치한 방향 중 하나로 돌진해 가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돌진해 나아가는 이들이 더욱 위협적이었다.
다리에 가까워져 가면서 병기들 뿐만이 아니라, 케레브 전사들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었으니, 건물 곳곳에 숨어 있던 갑주 차림을 한 전사들이 손에 검 혹은 총포, 그리고 방패-모두 든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를 들고 돌진해 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들은 나름 정성 들여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총포-포구의 끝에 칼이 달려 있기도 했다-, 도검 그리고 화려하게 장식된 원형 방패 등의 무장들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들의 행동은 총포를 든 이들이 사격을 가하는 동안 검과 방패를 든 이들이 돌격해 가는 전형적인 돌격 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총포에서 발사되는 것은 붉은 구체 그리고 짤막한 광선이라서 막아낼 수 있으면 피해는 없었겠지만, 발사 속도가 빨랐기에 피하다가 실수할 여지가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나에티아나가 전사들의 대열 한 가운데의 위쪽 상공으로 나아가서 총포를 든 이들을 활로 겨누기 시작하였다, 후방의 사격조를 사전 제압해, 돌격해 나아가는 이들을 나와 카리나 등이 능히 제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사실, 일대의 길, 그 좌우에 인접한 건물들 중 하나 혹은 둘-좌측에는 하나, 우측에는 둘- 옥상에는 하나씩 포대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좌측의 포대는 광선포, 그리고 우측의 포대는 대공포, 그리고 미사일 포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모두 대공 사격이 가능한 개체들이라 이들이 활동을 시작하면 나에티아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어 보였지만 린, 리아 자매가 건물 좌측의 옥상들을 건너가며 나아가고 있었기에 그들이 접근해 갈 수 있다면, 좌측의 포대는 당장에 제거할 수 있었다. 특히, 좌측의 포대는 다목적 포대라서 린, 리아 자매가 이들을 이용할 수 있다면, 우측의 포대들을 포격으로 격파함으로써 나에티아나를 향한 포격의 위협 정도는 무력화할 수 있어 보였다.
카리나가 돌격해 오는 동안 카리나는 왼팔에 방패를 불러오고, 자신의 하얀 빛을 발하는 검을 오른손으로 들고서, 우측 방향에서 돌진해 오는 케레브 전사들의 공세와 맞서 나아가려 하였다. 우선 방패를 앞세워 여러 방향으로 다트들을 난사함으로써 몰려오는 전사들을에게 타격을 가하려 하였고, 그러는 동안 나는 곁에 둔 빛의 기운이 하늘색 기운을 띠는 하얀 빛 줄기들이 돌격해 오는 전사들 너머, 뒤쪽의 총포 사격을 하는 이들을 향해 포물선을 그리도록 하면서 나 역시 나 자신이 품은 기운을 통해 좌측 방향의 전사들을 향해 수정 칼날, 불 덩어리들을 연속으로 발사해 가며, 그들을 처치하려 하였다.
여러 방향으로 난사되는 다트, 칼날, 불덩어리들로 인해 케레브 전사들이 동시에 여러 명씩 계속 쓰러지고, 검은 연기로 변해 사라지고 있어서 케레브 무리의 저지 대열이 점차 뚫려가고 있기는 했지만 그 대열이 약화되어 가는 형국을 건너편에서도 알아차렸는지, 상공의 높은 지점에서는 글라이더들이 북쪽 방향에서부터 날아오고, 상공의 낮은 지점에서는 뒷 부분을 한 쌍의 다리로 변형할 수 있는 소형 전투기 무리가 잇달아 날아오며 미사일들을 발사, 돌격해 오는 전사들을 처치해 나아가는 일행을 공격해 나아가려 하였다.
한편, 이전에도 그러하였듯이, 실을 통해 지표면에서 건물 위로 올라간 린, 리아 자매는 좌측 건물 옥상의 포대에 접근하였고, 이후, 린이 포대의 중심부를 살펴 보더니, 총포를 내려놓고, 허리에 매어놓은 칼을 왼손으로 들어 좌측 갑판을 뜯어내고, 다시 칼을 허리띠에 맨 이후에 갑판 내부로 왼손을 밀어넣고, 그 내부에서 무언가를 꺼내서는 자신의 오른편에 던져 버렸다. 이후, 그의 우측 곁에 있던 리아가 잠시 그 무언가를 왼손으로 들더니, 바닥에 내려놓고서 어깨에 매여 놓고 있던 포를 두 손으로 들고서, 포의 뒤쪽으로 나아가 장치를 조작하려 하는 린과 함께 포격을 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표면 부근에서는 전사들, 그리고 전투기들을 일행이 격추시키고, 상공 높은 곳에서는 나에티아나가 글라이더들을 활쏘기로 격추시키고 있었으며, 건물 옥상 지점에서는 린과 리아가 포격으로 자신이 점거한 포대, 그리고 그 포대 옆에 거치해 둔 포로 붉은색, 초록색 광선을 발사해 가며, 건너편의 포대들을 공격해 파괴시키고 있었다. 이렇게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역할을 행하며, 케레브의 병기, 전사들을 격멸시키면서 상황은 상당히 빠르게 종결되었다. 전사들의 공세가 끊기니, 건너편에서 더 이상의 희망은 없다고 여기었는지, 일대에 있는 일행의 저지를 위해 병기가 더 나아가거나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시가지 유적 내부에서 처음 마주한 케레브 전사들의 무리가 격멸되고 연기가 되어 사라지고, 병기들 역시 파괴되어 흔적만 남게 되자, 일행은 다시 지표면, 건물 위 그리고 상공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길목 좌측에서는 다리까지 건물이 보이지 않고, 건물을 대신해 각종 구조물들이 자리잡고 있었기에-우측 역시 건물이 듬성듬성 자리잡는 정도였다- 린, 리아 자매는 실을 통해 건물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 우선 포를 어깨에 다시 맨 리아가 실을 타며 내려가고, 이어서 린이 실을 타고 내려가고서 실을 사라지게 했다.
그 광경을 펼쳐지는 동안 길의 우측, 건물들 사이의 길목 한 지점에는 이전까지 마주한 케레브 무리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검은 로브 차림을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얼굴 부분을 가면으로 가리고 있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그리고 심지어 케레브 족인지 여부 조차 알 수 없었던 이로서, 이전에 마을에서 마주했던 이와 같은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 나는 물론, 엘베 족인 린, 리아 자매 역시 그를 보면서 심상치 않다고 여기었는지, 길을 건너가면서까지 그 자에게 접근해 가려 하였다.
"아르사나는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일 것 같아?"
그 무렵, 그 자에게 접근해 가려 하는 나에게 카리나가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나도 예상할 수 없다고 답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공중에 머무르고 있던 나에티아나 역시 날갯짓을 하면서 나의 바로 위로 접근하였고, 그 이후에 나와 린, 리아 자매가 마주하려 하는 이의 모습을 그가 서 있는, 그 바로 위쪽 상공에 머무르니, 상공에서 그를 지켜보고, 그의 면모를 관찰해서 자신이 알아낸 바를 나와 카리나 그리고 에오르 자매에게 알리려 하였던 모양이다.
(*) 마법을 통해 변환된 자연 에너지로, 마법을 통해 자연의 기운을 변환해 주입할 수 있어서 마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나 장치가 있으면 누구나 결정의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 전투용 결정은 크기에 비해 기운의 집적도가 매우 높다, 에오르 자매의 총포에 사용되는 결정 역시 전투용 결정이 사용되고 있다.
(*2) 총포의 내부 장치에는 에너지가 집적된 전투용 결정이 자리잡고 있으며, 발사 스위치가 작동되면, 결정에서 일정량의 에너지가 방출되어 한 지점에 모인다. 이후, 스위치가 놓이는 순간, 모인 에너지가 고속으로 방출, 광선 등의 형태로 포신을 거쳐 포구 바깥으로 발사된다-방출될 당시의 속도에 따라 구형, 광선형 등의 형태를 갖게 된다-. 손잡이 좌측에 장착된 스위치를 누름으로써 포격을 할 수 있고, 누르고 있는 동안에는 연속 혹은 지속 발사가 되며, 당연히 그것에 따르는 에너지 소모도 커진다.
- 에오르 자매의 총포는 이러한 원리에 의해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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