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5-3. Call of the Unknown


  빛이 사라지자마자 나의 눈 앞으로 감빛을 띠는 하늘 위에 자리잡은 하늘색 빛을 발하는 길목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길의 먼 저편에는 하얗게 빛을 발하는 반투명한 구형 돔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안에는 옛 문명의 도시로 추정되는 도시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저 길 너머의 도시로 가야 한다는 것인가.'
  그 광경을 보면서 혼잣말을 했다. 도시를 감싸는 구형 돔을 향하는 길 외의 다른 길목이 없었던 만큼, 그 길목을 따라 나아갈 필요가 있어 보였다. 갑작스레 이상한 곳으로 전이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또 내가 앞으로 가게 될 곳이 내가 이전까지 있었던 곳으로 나를 인도할 지 여부도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내가 갈 곳은 그 길 뿐이었다.
  주변 일대에는 다른 길이 없기는 했지만,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이 하나 있었으니, 나의 왼쪽 건너편에는 내가 서 있는 길목과 평행선상을 그리는 어느 길이 하나 서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는 나와 닮은 모습의 누군가가 서 있었다. 그 때, 왼팔의 팔찌에서부터 '소르나' 의 목소리가 나에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 듣고 계시지요? 어떤 시공 왜곡 현상이 발생해서 아르사나 님께서 그로 인해 강제로 어떤 시공에 전이되셨어요. 저 앞에는 고대 도시와 도시를 둘러싸는 보호막이 있고, 그 너머에는...... 또 다른 아르사나 님이 계세요."
  "뭐라고? 정말 나란 말이야!?"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화들짝 놀라면서 그의 모습을 다시 보려 하였다. 다시 보니, 그의 모습은 확실히 나의 그것이었다. 하얀 모자와 하얀 블라우스 그리고 보라색을 띠는 짤막한 치마 차림으로 학창 시절 여름 때의 주된 외출 의상이었다. 다른 부분은 교복 그대로였지만 치마는 여벌 교복 치마를 짧게 만들고 색을 보라색으로 물들인 것으로 원래 그대로의 치마도 갖고 있어서 학교에서는 해당 교복을 입고 다니고는 했었다. 그 외출 당시의 모습을 지금 내 곁에 있는 이가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처음에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떻게 된 일인지 도저히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전에 들려온 목소리가 전하였던 내가 시공 왜곡 현상에 휘말렸다는 이야기를 상기하며, 무슨 일이었는지에 대해 대강이나마 짐작을 해 볼 수는 있었다. 하늘 위에 도시라든가 길이 떠 있는 모습을 그간 보지 못했었는데, 어쩌면 내가 이런 곳에 가 있었던 것도 같은 현상에 의한 일이었을지도 모르는 일.

  "지금 듣고 있지? 긴 말을 할 여유가 없으니, 잘 들어주었으면 좋겠어. 저 앞에 있는 보호막을 해체하기 위해 너를 이렇게 불러 왔어. 너와 내가 각자의 앞에 놓인 길을 따라 나아가 보호막 발생 장치를 동시에 무력화시켜야 해, 그렇게 해야......"
  아마도 서로 같은 외견을 가진 두 사람이 동시에 조작해야 할 장치가 필요했던 모양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면 나 역시 이 곳에서 나가지 못할 것임이 틀림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곧바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알았어, 내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면 달리 방법이 없겠지. 좋아, 해 보자고!"
  "좋았어, 가자!" 그러자 그 쪽에서도 나의 말에 응하고서 자신의 앞에 놓인 길을 따라 나아가기 시작했고, 이에 나 역시 내 앞에 놓인 길을 따라 나아가기 시작했다. 길은 처음에는 서로 평행선상을 이루고 있었지만 곧 서로가 서로의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면서 서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길과 그 주변 일대로는 기계 병기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몰려오는 이들은 샤르기스의 유적지에서 보았던 이들과 거의 비슷한 이들로 우선 다가오는 이들은 비행기 모양의 개체들이었다. 다만, 푸른색 위주의 색을 띠고 있던 샤르기스 유적지의 개체들과 달리 이들은 대개 검은색, 회색을 띠고 있어서 얼핏 보면 다른 개체들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개체들을 보자마자 빛의 기운을 소환하고 이어서 이들을 빛의 기운에서 발사되는 곡선을 그리는 새하얀 빛 줄기들로 격추시켜 가면서 앞길을 열어 갔다.
  그 이후, 좌측으로 이어지는 길목이 모습을 드러내고, 해당 거점 이후로는 계속 앞쪽으로 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거점에서는 정 12 면체 (를 반으로 나눈 듯한) 형상의 돔 하나, 그 높이가 내 키의 3 배 즈음 되어 보이는 돔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 돔 주변의 6 방향에 하나씩 포대들이 위치하고 있었으며, 그 주변 일대에 여러 비행기 모양, 그리고 고대 유적에서 보았던, 하지만 체색이 그 때와 달랐던 포대 모양의 병기들이 주변 일대를 떠돌고 있으면서 돔과 그 주변 일대를 지키고 있었다.
- 돔은 일반적인 구조물이고, 그 주변의 포대들이 이후에 설치된 기계 병기들인 듯해 보였다.

  이들을 빛의 기운에서 발사되는 하얀 불덩어리들로 폭파시키는 동안 포대들 역시 나를 향해 포탄들을 잇달아 발사하고, 또 붉은 빛 줄기들을 발사하면서 나를 위협해 가고 있었다. 포대들에서 발사되는 포탄들, 빛 줄기를 계속 피해 가면서 돔의 앞쪽 그리고 측면에 위치한 4 기의 포대들에게 하나둘씩 타격을 가해 이들을 하나씩 폭파시킨 이후에는 돔을 향해 뛰어올라 왼손으로 돔을 짚고 매달렸다가 앉은 후에 미끄러지면서 남은 돔 뒤쪽의 포대들 나를 향해 나아가는 포탄들을 미끄러지면서 좌우로 움직이기를 반복하며 피해 가면서 곡선을 그리는 하얀 빛 줄기들을 왼손 그리고 빛의 기운에서부터 발사하면서 왼편에 보이는 것부터 먼저 폭파시키려 하였다.
  좌측의 포대가 폭파된 이후에 불길을 바라보며 지면에서 착지하였다. 그리고 지면에 앉은 채로 나를 향해 움직인 포신 그리고 포신에서부터 세 갈래로 발사되는 포탄들이 발사되는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빛의 기운에서 곡선을 그리는 하얀 빛 줄기들을 계속 발사하고, 또 오른손에서 빛 줄기를 발사해 포대에 직접 타격을 가하려 하고, 포대에서부터 발사되는 포탄들 그리고 광선을 몸을 굴리면서 피해갔다. 두 번을 그렇게 굴러다니며 포격을 피하다가 세 번째 즈음에 이르러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그 남은 포대 역시 폭파되고 난 이후에는 돔 너머로 자리잡은 길을 따라 나아가려 하였다. 이어서 몰려오는 비행기에 한 쌍의 다리가 장착된 형태를 갖춘 병기들이 나의 왼편 그리고 오른편에서 3 기씩 몰려오는 광경을 보고 이들을 하얗게 빛나는 수정 칼날들을 발사하는 것으로 장갑을 찢어 폭파시키는 것으로 이들이 가로막는 길을 열어내고서 눈앞으로 곧게 펼쳐진 길을 따라 나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걷다가 나중에는 뛰었다. 가능한 빨리 목표 지점에 도달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의한 일이었다.
  하지만 곧게 이어진 길 위를 나아가는 것도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중간에 여러 거점이 있었고, 거점마다 자리잡은 포대들을 폭파시켜야 했으며, 그와 더불어 상공의 곳곳에 무리지어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 병기들을 계속 격추시켜 나아가야 했다.

  도중에 한 번씩 인간형 병기들, 갑주 형태를 갖추고 있던 병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들은 하나씩 오른손에 도끼창 혹은 검을 들고 있으면서 나를 향해 몰려오고 있었으며, 각자의 몸체, 어깨, 흉부 등에서부터 붉은 광탄들을 발사해 가며 나를 쏘아 맞히려 하였다. 그 광탄들을 피하면서 갑주의 몸체를 곡선을 그리는 하늘색 기운을 띠는 빛 줄기들을 잇따라 발사해 가며 이들의 공격 부위들을 파괴해 가면서 그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그렇게 인간형 병기들을 격파해 나아가면서 길을 나아가는 도중에 이전까지 보였던 것들과 조금은 달라 보이는 개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허리 부분이 가늘고, 발 부분이 송곳 모양을 이루며, 여기에 견갑 부분 등이 뾰족한 모양이라 전반적으로 날카로워 보이는 개체들, 외장 부분이 감색을 띠는 그 인간형 병기들은 어깨의 관절 부분에 크나큰 원반형 장치를 하나씩 장착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내가 자신들에게 접근해 오자마자 각자가 갖고 있는 장치들의 덮개를 개방하고 내부의 공격 장치에서 보라색 광선들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흩뿌려진 광선들은 내가 위치한, 그 일대의 지면 곳곳에 착탄, 폭발하면서 보라색 빛을 폭음과 함께 발산시키고 있었다. 그 빛 무리를 다급히 피해 가면서 병기의 공격 장치들을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로 파괴해 갔다. 이들은 계속 앞뒤 방향으로 날렵하게 움직이면서 바로 앞에 있는 나와 공격을 주고 받으려 하였다.
  그 인간형 병기들의 어깨 부분에 장착된 공격 장치들은 내구성이 좋지 않았는지 광선에 몇 번 타격을 받은 후에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렇게 주 공격 장치들이 폭파된 이후에도 그 인간형 병기들은 각자의 손에 광검을 들면서 나에게 달려 들려 하였고, 이러한 공세에 왼손에서 하얀 불꽃을 분출해 나를 향해 달려드는 인간형 개체들이 그 불꽃에 휩싸이도록 하였다. 불꽃에 휩싸인 개체들은 잠시 후, 불꽃에 각자의 몸체가 휩싸이다가 화염 폭풍에 의해 날아가는 듯이 몸체가 부서지고 흩어져 가는 모습을 보이며 사라져 갔다.
  그렇게 인간형 병기들을 전방 일대로 분출되는 불꽃으로 사멸시켜가는 동안 내가 위치한 먼 저편의 상공에서 전투 비행기들이 하나의 대형을 이루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내가 있는 일대로 접근해 가더니, 고도를 낮추면서 내가 위치한 일대를 지나쳐 가려 하였다.
  '뒤쪽에서 접근해 가려 하는구나!'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들의 움직임이 어떠한지 바로 알아차리고 하얀 빛의 기운으로 하여금 나의 뒤쪽을 향하도록 하고서 뒤쪽에서 접근해 오는 이들을 하얀 화염탄들로 격추시키도록 하였고,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뒤쪽에서 병기들이 격추될 때의 폭음이 잇달아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앞뒤에서 다가오는 병기들을 격추시키고 길의 거점에 자리잡은 다면체 모양의 돔과 돔을 에워싸는 기계 병기군에 의해 설치된 포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돔을 에워싸는 눈앞에 보이는 5 기의 포대들을 보면서 나는 이전의 그 포대들과 다를 것 없다고 여기며, 이들을 먼 거리에서 저격해 파괴하려 하면서 그와 더불어 돔 일대를 에워싸는 전투 비행기들을 하얀 빛의 기운에서 발사되는 화염탄들로 쏘아 맞히려 하였다.
  이전 때와 다를 것 없이 행동하던 돔의 포대들을 하나씩 폭파시키고-이전 때와 달리 돔의 좌측 주변부터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돔 뒤쪽의 포대들을 제거해 갔다-, 그렇게 돔을 지나쳐 가면서 잠시 내가 위치한 그 왼편-나와 닮은 이가 있었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려 하였다. 하지만 내가 위치한 좌측의 저편은 감빛 구름이 드리워져 있어서 그 너머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아마 그 사람 역시 같은 이유로 나를 보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기나긴 길을 지나 우측을 향하는 길목에 이르고, 그 길목을 거쳐 좌측을 향하는 길목을 다시 지나쳐 갔다. 그러는 동안 인간형 병기들, 전투 비행기들이 이따금씩 몰려 왔고, 이들을 격추시킬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공세 자체는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길 도중에 원형을 이루는 광장이 위치한 거점의 모습이 보였다. 광장 위에는 돔이 보이지 않았고, 포대들을 비롯한 다른 병기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게 비어있는 곳에서 상대의 방심을 노리고 병기들의 습격이 이어질 수도 있었던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었고, 광장에 접근해 갈 수록 더욱 긴장하고 있어야 했다.
  광장에 도달한 이후, 내가 위치한 좌우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내가 광장에 들어선 이후, 한참 시간이 지나도 병기들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중요 거점이었을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일단 그 넓은 광장에 병기들이 머무르거나 하지는 않고 있었던 것 같았다.

  병기들이 나타나지 않는 곳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어서 가능한 빨리 지나쳐 가려 하였고, 그러다가 광장의 중앙 부근에 접근해 갈 무렵, 갑자기 광장의 중앙 부분에서 거대한 원형 마법진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 검은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다!' 그 직경만 하더라도 어지간한 아이의 키보다 더 클 법한 검은 마법진, 그 마법진이 검은 기운을 강하게 뿜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심상치 않음을 느꼈고, 그러면서 마법진과 조금 거리를 두는 지점으로 다급히 물러나고서 하얀 빛의 기운이 더욱 강한 마력을 뿜어내도록 하고서, 오른팔을 뒤로 젖히며 손에 빛의 기운이 모이도록 하였다. 그 거대한 마법진은 필경 무언가 강한 힘을 가진 개체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임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빛처럼 분출되는 검은 기운 속에서 하나의 개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치 동화에서나 볼 법한 마법사의 로브와 같은 검은 로브를 입고, 검은 뿔 모자를 쓰고 있는 이로 모자 아래의 동그란 얼굴에서 핏빛과도 같은 붉은 두 눈이 빛나고 있었으며, 로브의 기나긴 소매 바깥으로 드러난 검은색을 띠는 뼈와도 같은 두 손은 구리의 색을 띠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로브가 얼마나 길었는지, 하반신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로브 밖으로 드러난 것은 얼굴의 일부분과 뼈와 같은 모습의 두 손 뿐이었다.
  처음 보는 개체로 얼핏 봐도 마법사임이 확실해 보이는 존재, 그는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두 눈을 더욱 강하게 번뜩이기 시작했고, 그 후에 그는 두 손으로 들고 있던 지팡이를 자신의 오른손으로 잡으려 하다가 그 지팡이의 끝을 나를 향해 천천히 옮기려 하였다.

  그 순간, 마법진이 보라색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그 지팡이의 끝이 마법진과 같은 보라색을 띠며 빛나기 시작하고, 이어서 그 지팡이의 끝에서 보라색 광탄들이 3 갈래로 잇달아 발사되기 시작, 마법사는 이를 통해 자신의 전방에 위치한 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광탄 발사에 나 역시 빛의 기운에서부터 곡선 상의 궤적을 그리는 새하얀 빛 줄기들을 어두운 기운을 뿜어내는 마법사를 향해 발사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이후, 마법사는 자신의 광탄들을 내가 계속 공간 일대를 뛰어다니기를 반복하면서 피해 가는 것처럼 내가 발사하는 빛 줄기들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해가기를 반복해 가는 것으로 대응해 가고 있었다. 마법사는 자기 자신의 몸체를 부양시키고 있으면서 몸을 움직이고 있었으며, 그 움직임도 내가 뛰어다니는 것 이상으로 빨랐던 것 같다. 그렇게 움직이기를 반복하다가 한 지점에 머물러 자신이 나타났던 것보다 더욱 작은 마법진을 자신의 발밑에 그리더니, 머리 위, 그리고 자신의 좌우 근처에 하나의 보라색을 띠는 빛을 소환하려 하였다. 이들은 계속 마법사의 머리 위 그리고 그의 몸체 좌우 주변에 있으려 하면서 각자의 작은 몸체에서부터 나를 향해 하나씩 보라색 빛 줄기를 발사하려 하였다. 나를 노리는 광탄들의 수가 많아진 만큼, 그 광탄들을 피하기 위해 더욱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이윽고 마법사는 한 번씩 지팡이의 끝이 나를 향하도록 하면서 광탄이 아닌 무언가를 나를 향해 발사하려 하였다. 3 방향으로 화염구를 발사하기도 했고, 자신의 주변 일대에 번개 줄기들을 발사하거나 얼음 덩어리들을 비처럼 낙하시키기도 하였다.
  불 덩어리들이 발사될 때에는 빛을 발하는 결정 덩어리들을 발사해 불 덩어리들을 막아내고, 번개 줄기가 발사되고 우박처럼 얼음 결정들이 내리는 동안에는 이들을 피해 가면서 빛의 기운에서부터 직선 상의 궤적을 그리는 하얀 불꽃들, 그리고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을 발사하면서 마법사의 몸체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마법사는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공격을 피해내려 하고 있었지만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을 다 피해내거나 하지는 못 하고 있었다, 발사된 빛 줄기들의 반 이상은 마법사의 몸체에 맞아 그에게 피해를 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 마법사는 보라색 광탄들을 대신해 보라색을 띠며 빛나는 빛 줄기를 하나씩 발사하려 하였다. 그 빛 줄기는 빠르게 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기에 재빨리 피해내야만 했지만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유도탄을 계속 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방비책으로 하얀 빛의 기운으로 보호막을 생성하려 하였다. 보호막이 큰 도움이 되거나 하지는 못 했겠지만 그래도 광탄 한 발 정도는 막아낼 수 있었을 테니.

  이후, 마법사는 역시 자신에게 계속 타격을 가하는 나를 저지할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는지, 자기 주변의 여러 방향으로 구형을 이루는 대량의 마탄들을 흩뿌려 자신의 주변 일대로 나아가게 하였다. 흩뿌려진 마탄들은 잠시 공간 일대에 머무르다가 폭발, 이러한 연쇄 폭발 그리고 마법사의 주변 일대에 발사되는 번개 줄기와 낙하하는 얼음 결정들을 때로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으로, 또 때로는 바로 앞의 지면으로 도약을 하는 것으로 피해 가기를 반복하면서 반격으로 빛 줄기들을 그리고 빛나는 결정들을 그를 향해 발사하는 것으로 대응해 나아가려 하였다. 폭발하는 마탄들이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올 때에는 마탄들을 뛰어 넘어가며 그것들이 가하는 위협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공격을 주고 받기를 반복하면서 나와 마법사 간의 거리는 점차 좁혀지고 있었으며, 몇 번의 공방 끝에 나는 마법사가 위치한 근처에 도달하고 있었다.

  마법사와의 거리가 상당히 좁혀지기 시작할 무렵, 나는 빛의 기운이 아닌 감빛의 기운을 불러와서는 그 기운이 나의 양손에 깃들도록 하였다. 양손에 깃든 감빛의 기운에 의해 양손이 거대한 괴물의 손과 같은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거대한 손의 형상을 갖추니, 마법사의 지팡이와 로브 등을 손톱으로 찢어내기 위한 일이었다. 마법사 역시 자신의 지팡이 끝에서 보라색 칼날을 하나 생성해 창의 형상으로 만들어 두 손을 변이시킨 나를 창의 날로 찌르려 하였고, 그 날을 감빛 기운에 의해 거대화하고 감빛을 띠게 된 왼손으로 막아내려 하면서 서로 간의 접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손톱의 날들로 지팡이를 끼워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더 나아가 마법사를 그대로 왼팔에 마력을 실어 그 팔의 힘으로 마법사를 끌어내려 하였다. 하지만 마법사 역시 만만치 않아 지팡이를 쥐고 있는 팔에 힘을 주어 저항하려 하였다. 이에 내가 더욱 큰 힘을 주어 그를 세게 잡아 끌려 하는 그 순간, 마법사의 형상이 흐릿해지는 듯이 사라져 가면서 지팡이가 더 이상 잡히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그의 움직임을 보면서 나는 곧바로 뒤쪽을 향해 돌아섰고, 아니나 다를까, 나의 뒤쪽 먼 곳에서 마법사의 형상이 다시 떠올라 지팡이를 통해 나를 향해 화염구들을 발사하려 하고, 그와 더불어 그를 계속 따라 다니던 빛들에서도 보라색 빛 줄기들이 나를 향해 발사되고 있었고, 위험을 직감하고서 나는 그간 일으키고 있던 감빛의 기운 대신에 빛의 기운을 다시 일으켰다.
  화염탄들은 피할 수 있었지만 곡선을 그리며 유도해 오는 빛 줄기들까지 전부 피할 수는 없었다. 결국 화염탄 발사가 중지될 때까지 보호막이 빛 줄기에 부딪쳐 파괴되는 광경을 몇 번 반복해서 보아야만 했다-보호막이 깨질 때마다 다시 생성하기를 반복했다-.
  이후, 화염탄 발사를 잠시 멈출 무렵, 반격을 개시 그가 행했던 바대로 빛의 기운에서는 하얀 불 덩어리들을 계속 발사하고 그와 더불어 나 역시 하얀 불꽃을 그를 향해 분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번 불 덩어리와 불꽃에 타격을 받고, 그로 인해 마법의 사용을 이어가지 못하고 움찔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그를 향해 달려 들면서 빛의 기운을 대신해 감빛의 기운을 다시 일으키고서 양손에서 생겨난 거대한 손의 칼날 손톱으로 마법사의 망토를 찢어내려 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법사는 사라져 가는 듯이 나의 눈앞에서 사라져 갔고, 이후, 내가 위치한 그 일대에 우박이 내리기 시작하자 재빨리 얼음 결정들이 내리는 곳에서 물러났다가 마법사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마자 재빨리 그에게 다시 달려 들었다.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후,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재빨리 그에게 다가가기 위함이었다.
  아직도 지면으로 낙하하고 있는 얼음 결정들을 피해 가면서 마법사의 바로 앞으로 다가가고 있는 동안 마법사는 다시 사라지기 위해 주문을 영창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마탄을 발사하기 위한 주문을 영창하는 중이었다. 마법 탄환들을 내가 접근해 오기 전에 발사해서 나의 접근을 저지하겠다는 의도였던 것일지. 하지만 이미 나는 그의 바로 앞에 접근해 와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의 손톱이 그의 옷자락을 찢는 대신에 그의 지팡이를 붙잡고 오른팔에 마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거대화한 오른손으로 붙잡은 그의 지팡이를 지렛대 삼아 그를 자빠지게 하기 위함이었다.
  주먹을 쥐는 듯이 지팡이를 붙잡고 지렛대를 잡아 내리는 듯이 그 지팡이를 끌어 내리자 마법사는 그대로 자빠지고 말았다. 지팡이를 꺾어 부러뜨릴 의도도 있었지만 지팡이는 튼튼한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부서지지도, 휘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마법사가 순간적으로 지팡이를 쥐고 있던 손의 힘을 잃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 이를 통해 지팡이를 빼앗을 수 있었고, 이후, 나는 지팡이를 그의 손에서 빼앗은 이후에 곧바로 그것을 그와 먼 방향인 나의 뒤쪽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
  이후, 마법사가 다시 일어서려 하자 나는 그 마법사의 로브를 오른손의 손톱으로 찢어내려 하였다. 하지만 찢겨진 로브만 남았을 뿐, 그의 형체는 검보랏빛 구름과 함께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내가 위치한 그 일대에서 먼 곳, 내가 광장으로 들어올 때에 지나쳤던 길목 건너편의 길목 근처에 마법사가 새로운 로브를 입은 채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윽고 그는 뼈만 남은 것처럼 보이는 두 손을 앞으로 내밀더니, 그 두 손에서부터 검보랏빛을 띠는 마법진이 생성되었고, 이윽고 그 마법진에서부터 다수의 마탄들이 내가 위치한 일대로 빠른 속도로 발사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마력탄들이 나를 향해 날아왔으니, 처음의 몇 발은 맞을 수밖에 없었다. 보호막으로 간신히 마력탄들의 타격을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마지막에는 보호막이 깨지는 충격으로 뒤쪽으로 꽤나 멀리 날아가 넘어지고 말았다. 간신히 뒤통수가 바닥에 부딪치는 경우는 면했지만 등이 바닥에 부딪친 충격이 상당히 크게 다가왔다.
  이후, 마법사는 바닥 곳곳에 소형 마법진들을 생성해서는 각 마법진에서 보라색 결정들이 가시밭처럼 일어나도록 하면서 자신의 바로 앞에 있는 나를 위협하려 하였고, 더 나아가 지팡이 바로 앞에 생성한 마법진에서 대량의 탄들을 발사해 나를 덮치도록 하기도 하였다.
  보라색 결정들 그리고 마력탄들을 피해 가면서 하얀 빛의 기운에서부터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을 발사해 여기저기 움직여 가는 마법사의 몸체에 타격을 가하거나 마법사가 소환하는 기계 비행체들을 격추시키도록 하면서 그와 더불어 나 역시 왼손에서부터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 혹은 몸체를 관통하는 빛 줄기들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마법사의 몸체를 공격하려 하였다. 마법사 역시 요리조리 몸을 움직여가며 자신을 빛 줄기로 계속 공격해 가는 나를 제압하기 위해 여러 공격 수단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위협적인 것은 역시 대량의 마력탄들을 흩뿌리는 것. 이렇게 마법사가 공격 방식을 바꿔가며 공격을 하는 것에 맞서 나 역시 상황에 맞게 공격 방식을 바꾸어 가며 마법사를 공격해 나아가려 하였다.
  마법사는 이번에는 주로 입구 부근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여전히 계속 움직이기를 반복하고 있었고, 그래서 마법사가 움직일 때에는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로 타격을 가했고, 한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서 비행체들을 소환하거나 광탄들을 발사할 때에는 화염탄들을 발사해 마법사에게 집중 타격을 가했으며, 비행체들이 다수 날아올 때에는 빛의 기운으로 결정 조각들을 계속 불러와 그 결정 조각들로 마법사와 더불어 비행체들까지 쏘아 맞히며 비행체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그리고 마법사가 내가 들어섰던 통로 건너편의 통로 부근으로 다시 돌아갔을 때, 불 덩어리들이 마법사의 몸체에 폭발하면서 그로 인해 마법사의 몸체에서 보라색 불꽃이 충격파와 함께 수차례 터져 나가고 그 충격으로 인해 마법사가 쓰러졌다가 겨우 주저 앉는 모습을 보이고, 이에 나는 기회가 왔다고 여기면서 바닥에 주저앉은 마법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감빛 기운으로 손톱을 생성하는 대신에 빛의 기운으로 검을 생성해 오른손에 들면서 마법사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제압당한 마법사를 완전히 끝내기 위한 일이었다.
  하지만 마법사가 제압당했다고 해서 마냥 바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마법사의 몸체에서 검보라색 마력탄들이 계속 발사되고 있었다. 이에 몸의 빛의 기운을 끌어내 4 개의 회전하는 구체들을 소환해 그 구체들로 마력탄들을 막아내가며 마법사에게 접근해 갔다.
  그리고 잠시 후, 마법사가 마력탄 방출을 멈추고 다시 일어서려 할 즈음에 회전하는 구체들이 사라지게 한 이후에 빛의 검을 있는 힘을 다해 휘두르면서 그의 흉부를 왼쪽 상단에서 오른쪽 하단으로 대각선 상으로 베어내려 하였다. 바람을 가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의 몸체가 칼날에 뚫고 베이면서 하얀 빛을 발하는 상처 자국이 생겨나 어둠의 기운에 감싸인 그 몸체 주변으로 하얀 연기를 분출하려 하였다.



  상처를 입고 주저 앉은 마법사에게 처음 다가갔을 무렵에는 신음 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의 몸체에서는 하얀 연기가 계속 분출되고 있으면서 그의 상처가 몸체에서 타오르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에게서 이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J'ai déjà entendu parler de toi. (그대에 관해서는 이전에 들은 바 있었다)"
  이전과 같은 남성의 것인지 여성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기괴한 기계음이 섞인 목소리. 그 목소리는 이전에 나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음을 말하고 있었다. 기계 군단을 거느린 마법사가 나에 대해 들은 바가 있다면 누구에게서 들었는지는 대략 짐작이 되는 바 있었다.
  "Tu l'as entendu de Forêt-Noire, n'est ce pas? (포레 느와흐로부터 들은 이야기이겠지?)"
  하지만 마법사는 내가 건네는 물음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던 나에게 그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만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계속해서 성별을 가늠할 수 있는 기괴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J'ai entendu dire que tu es las fille de qui a sauvé .... qui a dévasté mon seigneur. Cepandant, je ne t'ai pas bien attendu. Qu'en penses-tu de la raison? (세상을 구한....... 아니, 군주님을 파멸시킨 자의 딸이라고 하더군. 하지만 그대에 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무슨 이유일 것이라 생각하나?)"
  하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 없이 그를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이런 경멸 어린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 것이 좋다.
  "Il y avait beaucoup de -choses- avant cette époque, les choses qui ont savouré les vies sous la bénédiction ont nommé la grâce de les parents. Ceux-ci ont toujours utilisé les gens comme revers. Quelle en est la raison selon toi? Parce que qu'ils n'ont que du prestige, il n'y avait que cela pour eux. Je pensais que tu étais aussi celui comme ceux-là. ('그런 것들' 은 이전 세상에는 늘 존재했었지, 부모의 영광이란 그늘 아래에 편안한 삶을 누리던 것들. 그런 것들은 보통 사람들 뒤에서 몸사리기나 할 뿐이었어. 무슨 이유인 줄 아나? 그들이 가진 것이란 위신 뿐, 그들의 실상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지. 너도 그러한 녀석들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한 마디로 나는 어머니의 영광 아래에 있기만 한 존재였을 것 같다고 여기었고, 그래서 나에 대해 별 것 없다고 여기었던 모양. 그래서 쉽게 상대하려 했다가 크게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말을 이어가고서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Mais, tu sembles différent d'eux, je t'ai trop sous-estimé. C'est mon erreur, je devrais suivre le conseil de mon seigneur. (하지만 너는 그런 존재들과는 다른 것 같군. 너를 너무 얕잡아보고 있었어. 군주님의 말을 믿었어야 했는데, 나의 실수였다)"
  이후, 그는 다시 일어서려 하였다, 그리고 검보랏빛 마법진을 생성하려 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Attendes-tu à la prochaine réunion. Je ne serai plus jamais comme avant. (다음을 기대하거라, 그 때에는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이후, 그는 마법진의 빛과 함께 사라지려 하면서 마지막으로 "Adieu, la princesse du bleu foncé. (잘 있거라, 감빛의 공주여)" 라는 말을 남겼다. 이후,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말을 마칠 무렵, 그런 그를 보며 내가 말했다.
  "La princesse, tu m'appells ça? (공주라고? 나를 말함인가?)"
  하지만 말을 마칠 무렵에는 그는 이미 모습을 감추었기에 그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전의 목소리를 그저 헛소리로 간주하고 그 말을 잊어버리려 하였다.

  그리고서 나는 재빠르게 공간의 너머로 뛰쳐 나아갔다, 건너편에 있는 나와 닮은 누군가는 이미 그 너머를 지나쳐 갔을 것이라 예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형 광장 너머로 다시 기나긴 통로가 이어지고 있었으며, 이전 때와 다를 것 없이 병기들의 습격이 이어지고 있었다. 길 도중에 포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공중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병기들과 포대들의 공세는 이제 나에게 그렇게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이후, 왼편을 향하는 길목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을 때, 길 위에 두 쌍의 다리를 가진 괴물 같은 모습의 검은 기계 병기들이 마법진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마법진과 함께 나타난 내 키의 3 배 정도 되는 크기의 병기들은 3 개체로 길목 앞에 2 개체, 그리고 길목 너머에 1 개체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주변의 공간 일대에서 소형 비행정들이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들의 벌레의 그것들을 연상케하는 길다란 다리 위에 있는 몸체의 앞 부분에 있는 눈처럼 생긴 부분에서 초록색, 붉은색 광선들이 한 발씩 발사되고 있었으며, 녹색 광선은 바닥에 닿으면서 푸른 불꽃을 일으키고 있었으며, 붉은 광선은 바닥에 닿자마자 바로 붉은 화염을 터뜨리며 폭발해 열기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눈과 같은 광선 발사 장치를 노리고 빛을 발하는 유리 조각을 발사하고 빛의 기운에서도 하얀 화염탄들을 연속 발사해 가며 발사 장치에 타격을 가해 이들에게 피해를 가하려 하였다. 이들은 내 키의 3 배 가량 될 정도로 거대한 병기들이었지만 이들은 정면에 노출된 눈이 타격을 받자마자 내부까지 폭발한 이후에 바로 주저앉는 모습을 보이며 무력화되었다. 이들 무력화된 개체들은 내가 그 다리들을 뛰어넘어 가면서 지나쳐 가고 길목을 지나쳐 3 번째 병기에게 접근할 동안 폭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뒤쪽에서 공기의 진동을 느끼고 그와 더불어 열기까지 느껴지고 있었다. 이후, 3 번째 병기 역시 같은 방식으로 공략해 나아가며 제압하였고, 그것 역시 내가 쓰러진 몸체를 지나쳐 갈 무렵,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세 번째와 마지막 길목의 사이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세 번째 거점에 이르렀고, 그 거점에 있는 돔을 둘러싼 포대들을 제거한 이후, 돔을 왼쪽 가장자리를 통해 지나쳐 가면서 마지막 길목을 지나쳐 갈 무렵, 그간 멀리 보이기만 했던 도시와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투명한 돔의 모습이 가까이에 보이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건너편에 있던 나와 닮은 이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돔의 근처에 도달하고 있었다. 우연히 고개를 돌려보았을 때, 구름 사이로 건너편 길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기에 잠시 건너편 길의 모습이 보이고 있어서 건너편 길을 바라보니, 건너편에서도 나와 닮은 누군가가 자신 앞에 놓인 길을 따라 뛰어 나아가고 있었다. 그 위치는 나보다 약간 뒤였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전에 내가 상대했던 이보다 더욱 강한 상대를 만났던 모양이다.
  '그랬겠지, 그 자도 분명 이전과는 같지 않을 것이라 장담했고, 그가 아니더라도 더욱 강한 무언가와 맞서고 있었을 거야.'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말했다. 아직 여정이 끝난 것이 아닌 만큼, 그를 돌아보는 것은 그 정도로 하고 계속 앞길을 따라 나아가려 하였다. 그런 내가 길의 마지막에 자리잡은 것, 모종의 장치와 마주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멀지 않은 때였다.

  길의 끝에 자리잡은 것은 어떤 장치로 계기판의 일종과 같은 장치가 내 키의 반 정도되는 기둥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는 내가 서 있는 그 건너편의 길 역시 볼 수 있었으니, 그 길 위에도 내가 가진 것과 똑같은 기둥이 위치하고 있었으니, 아무래도 내 앞에 있는 것과 같은 장치가 기둥 위에 설치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양쪽 모두 각각의 장치 너머는 돔에 의해 막혀 있었다. 원래는 그 너머의 길이 있지만 돔으로 인해 갈 수 없었던 것이었다.
  장치는 하나의 검은 판과 그 주변의 계기 장치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검은 판 위에 손 모양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으니, 그 모양을 통해 손을 검은 판 위에 올려놓도록 되어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손의 모양에 의하면 올려야 하는 손은 오른손이었다. 그 문양, 그리고 장치와 그 너머의 광경을 보면서 나는 길을 열기 위해서는 장치의 조작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장치의 검은 판 위에 손을 올려야 한다고 판단을 내린 이후에 곧바로 손을 검은 판에 그려진 문양대로 올렸다. 하지만 장치의 검은 판이 하얗게 빛나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동시에 손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가?'
  이에 나는 건너편에서 자신의 앞에 놓인 길을 따라 나아가던 그를 떠올리면서 그의 장치 조작이 필요할 것 같다고 여긴 다음에 일단 그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와 닮은 이가 기둥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때, 건너편에 있는 이로부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치의 검은 판 위에 손을 올려야 할 것임은 이미 짐작하고 있겠지, 검은 판 위에 손을 올려! 동시에 올릴 필요는 없어, 한 쪽이 작동한 이후에는 다른 쪽에도 작동하면 장치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어 있으니까."
  "그런가." 이에 나는 이전 때처럼 다시 장치에 손을 올렸고, 그와 동시에 검은 판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검은 판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어!"
  "좋아, 그렇다면 이 쪽에도 조작을 할게." 이후, 건너편에 서 있던 이가 내가 했던 바대로 기둥의 장치 위에 손을 올렸다. 그가 올린 손은 왼손이었다. 그는 왼쪽 부분에 있어서 왼손을 올리고, 나는 오른쪽 부분에 있어서 오른손을 올려야 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장치들이 돔이라는 '문' 을 여는 '양 손' 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모양. 이후, 장치의 하얗게 빛나기 시작한 판이 파랗게 빛나기 시작하고 이어서 다시 검은 모습으로 돌아가니,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얗게 빛을 발하던 돔은 흩어지는 빛으로 변해 사라지고, 그에 이어 돔에 가려져 있던 길과 도시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도시를 향하고 있던 것은 나의 건너편 길이었으며, 내가 위치한 길은 도시의 주변을 우회해 지나가는 어떤 길로서 도시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너머에 내가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법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말했다.
  "돔이 사라졌어!"
  "좋아, 이제 길을 따라 나아가, 길을 따라 가면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내가 알리는 말에 건너편에 위치한 이는 잘 됐다는 듯이 기분 좋은 듯한 목소리로 응답했다. 길을 따라 나아가면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나는 내 앞에 놓인 길을 따라 나아가려 하면서 그에게 작별 인사말을 건네었다.
  "그러면 내가 먼저 갈게, 잘 있어."
  "너야말로." 그러자 건너편에 있던 이가 바로 응답했고, 나는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도시 혹은 고대 도시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곳의 우측 외곽을 둘러싸는 듯한 길을 지나쳐 가면서 나는 잠시 도시 유적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려 하였다. 온전한 도시의 형상이 남아있는 범상치 않은 광경을 보면서 심상치 않은 예감이 느껴졌지만 가능한 빨리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도시의 모습에 눈길을 둘 여유는 없었고, 다급히 길을 따라 도시의 뒤쪽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길의 끝에 도달하였을 때, 나의 눈앞으로 원형을 이루는 공간의 한 가운데에 하얀 마법진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윽고 나는 그 마법진 위에 재빨리 올라섰다. 마법진에서부터 빛기둥이 생성되어 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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