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tiA - 6. The Flower of the Abyss : 5


  "괴...... 괴물의 주인...... 내가 괴물의 주인이라고......!?" 그러자 남자는 경악에 찬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간의 경어 표현조차 싹 생략해 버린 채로, 경어 표현까지 잊을 정도로 기가 막힐 지경이었던 것 같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괴물의 주인이라뇨!?" 남자는 말투를 금방 가다듬고, 다시 경어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떨리는 목소리만큼은 수습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대체 얼마나 놀라서 저랬던 것인지. 그러더니, 남자는 나와 아잘리를 번갈아 바라보려 하더니,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서, 이렇게 물었다.
  "그리고, 아까 전부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여러분께서 마을로 돌아가는 것을 제가 원치 않는다고요? 마을의 진실을 알리는 것을 제가 두려워해서 그런다고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는데 말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를 지금 당장 돌아가게 해 달라고! 괴물도 물리치고, 괴물 무리도 격퇴해 줬는데, 못할 이유가 뭐 있어!?"
  그러자 아잘리가 남자에게 바로 요구를 드러내며, 외쳤으나, 남자는 그런 아잘리의 요구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의 본성이 정말로 괴물과 관련이 있다면 대답을 못한다고 보는 편이 옳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러할 것이라는 확신은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왜 대답을 안 하는 거지? 못 하는 건가?" 한 동안 남자에게서 어떤 대답조차 들리지 않자, 왜 대답이 없느냐고 다시 한 번 아잘리가 따졌으나, 그 때에도 남자는 생각에 잠긴 듯이 대답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지금부터 10 초 내로 뭐라도 대답해! 그렇지 않으면 아저씨가 괴물의 주인임을 시인하는 것으로 간주할 테니까!"
  "돌아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자 남자가 답했다.
  "왜 그러지?" 그리고, 아잘리가 묻자, 남자는 그러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우선 그렇게 화답했다. 그리고, 자신이 따르는 AMC  (아엠세) 사령관인 기욤 장군으로부터 지령이 떨어졌고, 그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려 하였다.
  "괴물의 몸이 파괴되고 혼들이 빠져나갈 즈음, 기욤 장군께서 말씀하셨소이다, 자신의 명을 받고, 괴물을 격파하러 나선 '용사들' 은 자신의 소명을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말이오이다. 그리고,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소, 때가 되면 용사들을 이 광장 한 가운데로 불러모으라 말이오. 그리고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소이다."
  "어떻게?"
  "이 용사들은 내 기대를 배신했다! 그들을 불러 모으라, 그들을내가 직접 그들을 처단할 것이다! 만약에 그들을 그대가 불러 모으지 못하거나, 그들이 이미 이 곳을 탈출했다면, 그들을 대신해 내가 너를 징벌하리라! - 라고 말이오."
  기욤 장군의 지령 부분에서, 자신이 들은 기욤 장군의 목소리를 묘사하려 하였다. 그런데, 그 위엄 있게 외치려 하는 것이 마치, 남자 자신이 기욤 장군이라도 된 것처럼 목소리를 내려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었다. 그런 의심을 나만 한 것은 아니었는지, 나와 아잘리를 대신해 왼편에 서 있던 세나가 바로 남자에게 물었다.
  "자신이 기욤 장군이라도 된 것처럼 목소리를 내시는 것 아니에요?"
  "그럴 리가!" 그러자, 기욤 장군이 즉각 반응하기라도 하는 듯이 외치더니, 곧바로, 세나에게 이렇게 외치려 하였다.
  "어찌 감히, 제가 그런 높으신 분 행세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그 전까지 온갖 질문을 이어갔을 나와 아네샤를 대신해, 그 때에 처음으로 남자에게 질문을 건네었던 세나를 보더니, 바로 그에게 이런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당신께서는 제게 질문을 하실 때, 기욤 장군이라도 된 것 아니냐고 따지실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치 기욤 장군을 악당이라도 된 것 마냥 말씀하시더군요, 기욤 장군님께 무슨 원수진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분을 적대할만한 이유라도 있는 것입니까!?"
  그러자, 세나 역시 바로 그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그렇다면, 이 쪽도 질문을 드려보지요, 당신께서는 기욤 장군을 지나칠 정도로 따르시는 것 같아요, 사람에 따라 '맹신' 혹은 '광신' 에 가까울 정도로요. 그가 당신께 뭔가 잘 해 주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만, 어떤 이유가 있어서 기욤 장군이란 이를 그렇게 따르시는 것인가요?"
  "그 분의 미덕은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남자가 바로 화답했다. 그러더니, 세나에게 바로 이렇게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 분께서는 싸울 때마다 늘 지지 않으셨던 강인한 투사이시고, 혼란한 세상을 힘으로 구원하신 위대한 영웅이시며, 악덕이 넘치는 세상에 새로운 미덕을 전파하실 새로운 성자이시기 때문이지요. 그 분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리고서, 뭔가 생각나기라도 한 듯이 세나를 보며, 이렇게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아아, 있겠군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떠올랐습니다, 당신께서 그 분을 따르지 않으실만한 이유 말이지요. 당신, 그리고 당신 주변의 분께는 보이지 않으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게는 보입니다, 당신의 겉 모습에 가려진 또 하나의 모습 말이지요."
  그러더니, 세나에 대해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이었다.
  "부모와 형제를 잃고 울부짖었던 한 아이의 모습 말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자, 세나의 곁에 있던 카리나가 발끈하면서 물었으나, 남자는 그것에 대해서는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의 이야기만 이어가려 하였다, 세나는 물론, 나를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도 보이지 않을 무언가에 대해.

  먼 옛날, 아주 먼 옛날의 일입니다. 이 유적 아래, 지금은 물에 잠긴 곳에 있었을 도시에 한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부모와 세 명의 자식으로 이루어진 가족이었지요. 당시 도시의 여느 가족과 다를 것 없는 그저 그런, 아무렇지 않은 가족이었습니다.
  별 것 없는 일상 속에서 별 것 없이 인생을 마무리 할 것 같았던 그 가족들의 삶은 그러나, 불안한 기반 위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인간들의 어리석음이 쌓아올린 업보가 불러온 재앙에 의해 파멸해 가는 세상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던 그런 평화였지요.
  인류 문명 속의 평화로운 일상이 사실 그런 위태로움 속에 있었음은 분명합니다만.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 그렇지?"
  이후, 세니아가 카리나에게 묻자, 카리나 역시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 영혼기병 라젠카 주제가에서.

  그들이 누리고 있던 불안 속의 평화는 한 번의 선전포고와 함께 깨어졌습니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던 위태로운 일상이 깨지는 순간이었지요. 먼 옛날부터, 성스러운 별 테라 (Terra, Tera) 의 옛 문명 시절부터 인류는 종족 끼리의 싸움을 끊임 없이 이어간 한심한 종족이었습니다.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고 죽이는 전쟁은 끊임 없이 반복되어 갔지요.
  인류는 끊임 없이 진화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더욱 문명의 수준을 높여 왔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더욱 강한 싸움을 위해, 더욱 많은 이들을 효과적으로 죽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모든 발명과 기술 개발은 무기의 개발이 우선시되었고, 무기 개발 없이 문명과 기술의 발전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지요. 인류는 평화로울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살육과 파괴를 위해서만 기술을 발전시키려 했지요,
  그런 인류를 구원하겠다고 소위 '뜻 있는 자들' 이 나서서, 마이트레야 (Maitreya) 인지, 미트리야 (Mitriya) 인지, 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인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다른 별로 이주시켜 주고는 했지만, 그들은 생각을 고쳐 먹...... 아니, 파라디그마 (Paradigma) 를 바꾸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힘에 의한 질서를 수립하는 것에 골몰하고, 그러면서 종족 끼리의 싸움을 거듭했지요. 그것을 거듭하다 보니, 구원 기회는 더 이상 찾아오지 못하게 되고, 인류는 멸절의 위기 속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일가는 멸종의 시대에 태어난 비운의 가족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리사 선생님께서는 사당 근처에서 멀찌감치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시고 계셨다. 멀리 서 계셨던지라, 그 모습이 자세히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서 계시는 모습을 통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계심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뭔가 불길하거나 좋지 않은 무언가를 (무언가들을) 보시고 계실 때에는 늘 그런 모습을 보이시고는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들은 자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자각할 수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늘 그러하듯, 인간들은 전쟁에 대비하려 했습니다.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들의 아들은 군에 지원했고, 딸은 군수 공장에 취직했으며, 부부는 어린 아들 하나에 의지한 채, 전쟁이 끝날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갔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우민...... 아니,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이지요.
  하지만 전쟁으로 시작된 문명의 종말은 돌이킬 수 없었고, 이미 부부의 아들과 딸은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어린 아들이나마 다른 가족의 손에 맡기고, 아들과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이라 데이 (Ira Dei)' 를 견디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들 그리고 그와 함께 한 이들 역시 탈출선에서 '이라 데이' 의 힘과 마주하였고, 그 어린 아들 역시 부모 그리고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자신의 몸을 잃어야 했을 것입니다.

  이라 데이, '신의 분노 (Øanîy Lernye)' 라는 뜻이다. 그 이후로 남자는 '그 전쟁이 신의 분노를 알리는 소식이었음을 그들이 자각할 수 있었다면, 현명하게 살 길을 열 수 있었을 텐데, 어차피 신의 분노를 피하지 못했겠지만.' 이란 말을 하고 싶었을 것 같았고, 그래서 그의 말을 자르고 이렇게 물었다.
  "그들이 보다 현명했다면, 살 길을 찾을 기회가 더 많았을 텐데, 어차피 '이라 데이' 를 면치 못했겠지만. 이렇게 말하려 했었지?"
  "현명하시군요." 그러자, 남자는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화답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그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허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지요. 그들도 결국, 그들은 인간들 중에서 가장 하찮은, 산 제물의 운명을 타고난 하찮은 존재로 태어난 부류에 불과했기 때문에. 인간들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종족 간의 싸움을 이어간 종족이었습니다만, 그런 힘을 가진 자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는 거대한 힘의 산 제물로 몸과 영혼이 모추 바쳐질 사명을 띠고 태어났기에, 어떻게 발버둥치더라도 그 운명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족속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소년의 그 가족들 그리고 그들이 사랑한 모든 것들은 몸과 마음을 스스로 제물로 바쳤습니다. 소년을 제외하고는......

  "그 가족이 이미 산 제물의 운명을 타고난 만큼, 소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거대한 힘이 일어나면 그 제물이 될 운명을 타고 난 아이, 그러나, 그 일은 어리석은 인간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 필요했던 것. 따라서, 그 누구도 고통과 슬픔 없이, 절망 없이, 마땅히 일어날 일을 기꺼이 맞이해야 했습니다. 허나, 소년은 그것을 깨닫기에는 너무 어렸고, 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모든 것들이 죽어간 것을 슬퍼할 따름이지요."
  그렇게, 남자의 장황한 이야기가 마무리 되자마자, 카리나가 바로 그에게 이렇게 물으려 하였다.
  "그 이야기가 내 옆에 있는 이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거지? 소년 그리고 그 가족의 이야기가 내 옆에 있는 이가 당신의 뜻을 따르지 않을 만한 이유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거야."

  그 장황한 이야기를 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는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며, 알아차릴 수 있었다. 소년이 어떻게 부모와 형제를 잃었는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이들이라면 전혀 모르겠지, 싶은 생각에 그것에 대해 확실히 알려주고 싶어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이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어리석은 인간들에 의해 기계 무리를 그저 '괴물' 로 받아들이고, 그들에 의해 가족이 죽었다는 이유로 기계 무리를 두려워하고 있을 소년의 정신을 이어받은 세나 역시 그들의 수장인 기욤을 따르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가 이야기한 바의 진의였을 것이다.
  "그 소년의 정신을 이어 받았기에, 기욤을 거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건가?"
  이후, 내가 남자에게 물었고, 남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라고 바로 답했다. 그리고서,
  "다만, 한스러울 뿐입니다. 그 당시의 슬픈 소년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계 무리가 이 세상에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지를 알면서도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으시는 모습을 보니, 그저 한스럽고, 불쌍할 따름이란 것이지요."
  그러더니, 그는 카리나 쪽으로 시선을 향하더니,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었다.
  "당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보아하니, 당신을 비롯한 무리가 괴물의 심장 안으로 들어가, 그 심상 세계의 혼과 마주하신 것 같더군요. 기계 무리에게 끝까지 저항하다가 마침내 괴물이 되어버린 남자의 혼이지요. 오랫동안 괴물의 몸 속에 갇혀 있다 보니, 기계 무리를 모두 자신과 자신의 부하들을 학살한 괴물로 간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좁은 공간 안에 틀어박혀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살았을 어리석은 혼의 말만 믿고, 곡해된 사상에 빠져 계시니, 저 아가씨처럼, 여러분 역시 기욤 장군님 그리고 AMC 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밖에요."

  "...... 환수들의 분노가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그 무렵, 세나가 자신의 오른손에 하얀 빛이 떠오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말을 건넸다. 그리고, 나를 지나쳐서 남자의 바로 앞에 이르더니, 그에게 이렇게 물으려 하였다.
  "그 말, 진심에서 나온 말인가요? 기욤의 지시 하에서 나온 말이겠지요? 말씀해 보세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기욤 장군의 분노를 마주해서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렇게 말해 보실 수 있겠어요?"
  세나 역시 환수들의 분노를 느끼며, 확신한 것 같아 보이기는 했다. 다만, 그의 진심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질문을 건넨 것 같았다, 가능하면 큰 싸움 없이 상황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설득해 봐야 소용 없는 거 아냐?" 그 무렵, 아잘리가 나에게 묻자, 나는 일단 지켜보라고 답하고서, 이어서 그 이유에 대해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
  "그의 진심 여부를 확인해 보는 과정일 거야, 저 애도 그가 진심으로 저러고 있음을 알고는 있겠지만, 행여, 진심을 끝까지 드러내지 못하고 있을 수 있잖아, 그것을 고려한 것 같아. 아무래도 기욤이 그를 지켜보고 있고, 그래서 함부로 발설을 할 수 없어서 그렇다고, 해야 할 지."

  "진심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남자가 답했다.
  "저는 혼탁함에 빠진 지금의 질서를 혁파하고,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아니, 옛 문명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기욤 장군 그리고 AMC 의 힘이 필요하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 세상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과 군대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야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런 힘이 나올 수 있-"
  그러다가, 표정이 점차 굳어가는 세나를 보더니,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 그 광경을 보더니, 아잘리가 내게 말하기를 "참으로 눈치 없는 것처럼 말한다." 고 했다.
  "아아,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또 생각난 것이 있습니다. 소년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소년의 가족들은 그들이 원치는 않았겠지만, 거대한 힘, 최고 존재의 제물로 바쳐지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허나, 소년은 그러하지 못했지요. 어쩌면 소년이 울부짖는 것은 그런 영광을 누리지 못한 억울함 때문.....일지도? 그 이유가 있었습니다. 소년의 영혼은 여타 가족과 같은 제물로 키워질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지요. 뭔가 인간의 빛과는 다른, 인간의 그것보다는 밝지만 보다 음산한 무언가가 저에게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소년은 제물로 바쳐지지 않은 것 같더군요.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그런 존재를 본 것 같습니다만, 이제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하지만 이제 확신할 수 있겠습니다. 당신이야말로 신을 따르지 않는 족속의 일부라는 것을 말이지요, 신을 따르지 않는 자는 유감스럽게도 악마일 수밖에 없는 법, 최고 존재는 미리 그것을 알아차리고 소년을-

  "그만하세요." 그 때, 세나가 오른손에 칼을 들고, 그 칼 끝이 남자를 향하도록 하면서 말했다. 이전보다 확실히 강한 어조의 목소리였다. 그러자, 남자는 당황하고, 놀라면서도 태연한 듯이 말을 이어갔다, 세나를 조롱하는 듯한 어조로.
  "왜 그러시는 것입니까? 혹시, 그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발끈' 이라도 하신 것입니까? 아아, 그러할 수밖에 없겠지요. 당신께서는 결국, 그 소년의 정신을 공유한, 아니, 소년 그 자체에 해당되는 인물일 테니까요, 당신에 대한 험담을 그렇게 늘어놓았는데, 언제까지 참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됐네요." 그러자, 세나가 바로 그 발언에 맞서는 듯한 말을 이어갔다.
  "당신께서 괴물의 주인이라는 말을 들으셨을 때, 그러하셨던 것처럼요. 그 때, 마치 정곡을 찔리신 것처럼 반응하신 것 같았어요. 여기서 제가 한 마디 더 말씀드려 볼게요, 물론 농담이라면 당신께서는 의연하게 넘어가실 것이라 믿어요."
  그리고, 그에게 이렇게 물으려 하였다.
  "여기 계신 분들, 당신께서 '체데스 (Caedes, Cedes, 살인마)' 기욤 장군이라 여기시는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살인마라고요!?" 그러자, 바로 남자가 '발끈' 한 듯한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도 '발끈' 했는지, 후드 안쪽의 안광 역시 이전에 비해 격렬해지고 있었다. 역시나, 제대로 정곡이 찔린 모양으로 그 광경을 본 아잘리가 바로 그를 비웃는 듯이 말을 걸었다.
  "왜 그러지? 분통이 터지기라도 한 것 같은데, 어딘가가 깊이 찔리기라도 했나 봐? 그 어딘가가 왜 찔렸는지 말해 보지 그래?"
  그 때, 남자는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자신이 동경하는 사람과 자신을 싸잡아 '살인마' 로 칭하고 있다 보니, 크게 당황하고 분이 차오르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을지. 하지만, 곧, 그는 간신히 말투를 가다듬으며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농담이 지나치시군요, 그 분은 물론이고, 저까지도 살인마로 지칭하시다니. 그렇게 극단적으로 말씀을 하시면, 여기 계신 그 어느 분들께서도 동의는 못하실 것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당신의 그런 극단적인 발언에 마지 못해 동의하시고 계시겠습니다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 발언까지는 해서는 안 되-"
  그 때, 카리나가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고, 그것을 알아차린 내가 빛의 기운으로 검을 소환해, 검을 드는 것을 시작으로, 카리나, 세니아 그리고 아잘리까지 오른손에 든 각자의 검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가운데의 나를 시작으로 왼편의 카리나와 아잘리 그리고 오른편의 세니아까지 일제히 각자의 칼날 끝을 남자를 향해 내밀어서 그의 말문을 막아버리려 하였다.
  "됐고, 이제 본성을 드러내 보라고." 아잘리가 비꼬는 듯이 그에게 말했다.
  남자는 결국, 말문이 막혔다. 아니, 스스로 말을 그만두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있으면서 뭔가 생각에 잠기기라도 한 듯한 모습을 한 동안 보이더니, 음침한 목소리로 웃음을 내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상당히 많은 것들을 배우셨나 보군요, 좋은 인생 공부가 되셨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와의 말 싸움에서 이기신 것에 다들 만족하시는 것 같군요. 허나, 이 싸움은 어디까지나 저의 거대한 유희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저를 즐겁게 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유희는 두 번째 단계에 접어들겠군요.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여러분께서 가지신 모든 힘으로 저를 상대하시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 왜냐고요? 여러분께 저 괴물의 힘을 제압하고, 여러분들 자신을 구원한 힘이 더 이상 여러분께 닿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겠지요.
  그 힘이 여러분의 것이 되지 못하는 이상, 저의 두 번째 유희에서 여러분들께서 저를 만족시키지 못하실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여러분들께서는 유희 도구로서 불충분하다는 것. 그런 것입니다.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게 되었도다.

  말이 끝나는 때에 이어, 남자의 어두운 색을 띠는 낡은 로브에서 검은 혹은 검붉은 기운이 새어나오기 시작했으며, 그와 더불어 후드 안쪽의 안광이 하얀색에서 서서히 붉은 빛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려나.' 그 광경을 보며, 내가 조용히 혼잣말을 했고, 그 말을 들었는지, 아잘리가 조용히 나에게 '이제 때가 된 것 같아.' 라고 말을 건넸다, 이후, 아잘리부터 먼저 한 걸음 물러서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나도 물러섰다. 이후, 세나, 카리나, 세니아도 거의 동시에 각자의 검을 든 채로, 한 발 자국 물러났으며, 뒤쪽에 있던 나에티아나 그리고 프라에미엘도 각자의 공격 수단을 갖추면서 이후에 있을 일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 남자의 후드 사이로 비치는 안광의 색이 변해가기 시작했다, 새하얗기만 하던 그 안광이 종이에 피가 번져가듯이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은 단 하나! 너희들이 태어나기 그 오래 전, 지금까지 말살되었을 인류가 대지에 '창궐' 한 시대에 태어나, 오로지 그 법칙을 지키는 삶을 이어갔다, 그 간단한 법칙 하나 지키지 못하는 유아급 지능을 가진 무리에 둘러싸인 채로 말이지."
  인류가 번영했던 시대에 태어났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수많은 인간이 살았던 시대를 인간이 '번영' 혹은 '번성' 도 아니고, '창궐' 한 시대라 칭하는 목소리로, 그가 온전히 본성을 드러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나 같은 존재의 마땅히 해야할 의무를 짊어지고, 그 의무를 이행했다, 그리고 그들의 피와 살을 대가로 받았지, 그 뿐이었던 것을...... 랑피흐 (Lãpich, L'Empire) 라 칭해졌던 나라가 그런 나를 범죄자 취급하고, 내 몸을 무참히 절단하고 파헤쳤지."
  랑피흐는 '제국' 을 의미할 것이다. 제국의 이제흐 (Iser) 라 칭해진 도시에서 알레마니아에 가담한 배반자를 숙청한다고 사람들을 학살해서, 남은 이들이 알레마니아에 투항하게 하고, 이후의 루메아 (Lumea) 원정에서 패배해 수많은 장병들을 죽게 만든 것을 보다 못한 제국이 숙청을 가한 것을 그런 식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제국의 당사자가 있었으면 얼마나 어이 없어 했을 것인지.
  "이제흐의 주민들은 높은 존재인 나를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친 것이다! 고금의 '인격체' 라 칭한 것들은..... 느 콩페낭 리앙 뒤 투 (ne comprennent rien du tout,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지)...!"
  그리고, 남자는 이전에 비해 더욱 음산해지고, 기계적인 목소리로, 이전과는 다른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더니,
  "Il n'y a qu'une seule loi au monde ! « Le faible agit comme le faible, et le fort jouit comme le fort. » Le faible a un devoir envers le faible, et le fort a un devoir envers le fort. (이 세상의 법칙은 단 하나! '약한 자는 약한 자답게 구는 것, 그리고 강한 자는 강한 자답게 누리는 것,', 그 뿐이다. 약자들에게는 약자의 의무가 있으며, 강자들에게는 강자의 의무가 있게 마련이지)"
  결국, 인간성을 완전히 져버린, 기계적, 악마적인-그러면서 목소리 자체도 묘하게 여성적으로 변해갔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괴물' 의 인격이었으며, 그 역시 '괴물' 의 일종이었음을 알게 된 관계로 이후로는 '검은 괴물' 로 칭한다.
  "J'ai rempli les devoirs et les droits des forts. J'ai pris ce que les faibles (humains) insignifiants et stupides avaient accumulé et j'ai fait mien leur corps et leur esprit. Pourquoi ? Parce que les forts ne peuvent vivre qu'en collectant les faibles et en les faisant siens. (나는 강자의 의무이자 권리를 이행했다. 하찮고 어리석은 약자들 (인간들) 이 쌓아둔 것들을 거두고, 그들의 몸과 마음을 모두 내 것으로 만들었지, 왜냐? 약자들의 것을 거두어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강자는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인 거다)"
  "Alors tu as commis un tel massacre à Iser, et là tu tuais d'innombrables personnes en attirant des machines ? (그래서 이제흐에서 그런 학살극을 저지른 거냐, 또, 여기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기계들을 끌어들여 죽이고?)"
  그러자, 내가 바로 비꼬는 듯한 어조로 물었으나, 그 남자 아니 검은 괴물은 답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검은 기운을 몸에서 더욱 격렬히 뿜어내려 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Il y a une chose que l'homme civilisé autoproclamé n'avait pas à l'esprit : il devait toujours s'incliner et vénérer les « plus forts », et tout leur donner lorsqu'ils accomplissaient leur « devoir ». Bien sûr, il n'en était pas complètement inconscient, mais il le prenait mal. (문명인을 자처한 인류가 명심하지 못한 것이 있다. '강자들' 에게는 늘 머리 숙이고, 경배하라는 것, 그리고, '강자들' 이 '의무' 를 이행할 때에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바치라는 것, 물론, 그들이 그런 것을 아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엉뚱하게 받아들인 것일 뿐)"
  "Alors, de qui diable parles-tu, « les forts » ? (그렇다면, 네가 말하는 '강자들' 은 대체 누구냐!?)"
  이후, 아잘리가 그에게 물었으나, 그는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아마 대답할 시간이 있거나 했어도, 대답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그가 뭐라 묻든 말든, 아랑곳 하지도 않고, 검은 괴물은 얼굴 쪽에서도 검은 연기를 뿜어내더니,
  "Je vais arrêter de parler pour l'instant, car je devrai bientôt retrouver mon moi originel. (일단 말은 여기서 그치겠다, 곧 나의 원래 모습을 되찾아야 하니까 말이다)"
  온 몸에서 검은 연기를 고속으로 대량으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검은 괴물이 몸에서 검은 연기를 격렬히 뿜어낸 이래로, 이전까지 보였던 사람의 형상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의 형상은 검은 연기 덩어리처럼 변해 버렸다. 그리고, 검은 연기는 사당 위로 떠오르더니, 괴물의 골조가 있는 그 위쪽으로 떠올랐고, 이후, 괴성과 함께 거대한 사당 위쪽의 상공 일부분을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검은 구멍으로 변신했다. 흉흉한 바람 소리를 내는 검은 구멍의 안쪽은 검은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었으며, 그 사이로 붉은 번개 줄기들이 폭풍 사이의 번개처럼 떠돌고 있었다.
  괴물이 검은 구멍으로 변하자마자, 사당 위에 떠 있었던 괴물의 검은 골조는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일행이 진입했던 중심부와 동력부가 위치했을 그 위쪽 부분을 제외하면 여러 조각으로 분리됐으며, 그 이후, 괴물이 절규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모든 조각난 골조 부분들이 검은 기운이 소용돌이치는 구멍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골조의 모든 부분이 검은 파편까지 전부 구멍 안으로 빨려들어가,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몸체를 구성하던 골조를 빨아들인 후, 다시 변이를 개시, 구멍 부분을 검은 장막으로 막고서, 몸체를 변이시켜, 검은 장막에 감싸인 구상의 검은 기운의 형상으로 변하였따. 이후, 한 동안 그 형상은 큰 심장 박동 소리를 내면서 맥동하며, 검은 기운을 뿜어내기를 반복해 가다가, 5 번 정도 맥동한 이후에 검은 기운을 사당과 그 주변 일대의 상공을 향해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검은 기운은 사당과 그 주변의 상공을 뒤덮는 거대한 돔의 형상을 이루게 되었다. 사당 주변의 하늘이 검푸른색 뇌운에 감싸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그렇게 하늘이 암운으로 뒤덮이고 외부의 모든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검은 구체의 일행을 향한 쪽에서 하나의 거대한 눈이 모습을 드러내어 검붉은 눈동자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Jusque-là, ce n'était qu'une farce. Il est temps que mes victoires et mes espoirs se transforment en désespoir et en terreur !
(그 전까지는 그저 장난에 불과했다. 이전까지 누렸던 승리와 희망이 절망과 공포로 바뀔 때이다!)

J'accomplirai le « Devoir du Fort », en tant qu'Iser, Lumea et maintenant ici.
(이제흐 (Iser), 루메아 (Lumea) 그리고 지금 이 곳에서 그러하였던 것처럼, 나는 '강자의 의무' 를 이행할 것이다)

Comprenez que l’existence de la peur que l’humanité a détestée jusqu’à présent était en fait l’existence d’une révérence portant le « devoir sacré des forts » !
(인류가 그간 혐오했던 공포의 존재가 실은 '강자의 성스러운 의무' 를 짊어진 경배의 존재였음을 깨달을 지어다!)

En faisant partie de mon corps, TOUT COMME EUX !!!
(내 몸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그들이 그러하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 이후, 구체의 표면 곳곳에 눈동자 같은 것들이 아무렇게나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그야말로 '아무렇게' 였다. 기울어진 모습부터 크기까지 생성된 눈동자들마다 제각기였다), 구체의 표면 곳곳에서 검붉은 액체들이 터져 나와 바닥에 떨어져, 검은 연기를 일으키더니, 검은 구체의 표면의 왼쪽, 오른쪽 부분에서 검은 팔 같은 것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몸체의 표면에서도 검은 덩어리 같은 것이 치솟아 오르고, 그 생체 기둥처럼 생긴 덩어리가 세 갈래로 갈라졌다. 갈라진 세 부분은 각 끝이 마치 꽃이 피어나듯 갈라지면서 붉은 눈동자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으로 '머리' 가 되기 시작했으며, 좌우에서 생성된 개체는 각 끝이 갈라져 손의 형상이 되고, 표면에 크고 작은 여러 눈들이 생겨났으며, 여러 부분이 갈라지면서 또 다른 크고 작은 팔들을 생성하려 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구체의 형상도 변화해 가면서 사람의 형상, 아니 거대한 나무의 형상처럼 변해 갔다. 두 팔처럼 보이는 것은 나무 밑둥의 큰 나뭇가지, 그리고 머리라 칭해진 세 갈래 부분은 나무 위쪽의 가지들 같은 형상으로 변해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마침내, 괴물은 사당 건너편의 해저에 뿌리를 내린 거대한 검은 나무의 형상으로 변했다. 괴물의 상단에서는 3 줄기 나뭇가지들이 거대한 촉수처럼 꿈틀거리는 동안, 각각의 끝에 매달린 붉은 눈들이 사당 그리고 사당에 위치한 일행을 주시하고 있었으며, 좌우의 두 팔과 같은 거대한 가지의 몸 곳곳에 박힌 붉은 눈들 역시 사당 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각각의 핏빛을 띠는 눈들 사이로 눈동자 역할을 하는 듯한 새하얀 빛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각각의 빛들이 번뜩이면서 불길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눈동자들이 일행이 있는 쪽을 주시하고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괴물이 거대한 나무와 같은 형상을 보일 무렵, 괴물이 있는 쪽에서 흉악한 마수의 웃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후, 괴물은 세 나뭇가지의 눈동자들이 하얗게 번뜩이도록 하더니, 각각의 눈에서 붉은 기운을 띠는 하얀 빛 줄기들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빛 줄기들은 바닥 쪽을 향해, 바닥을 비추려 하는 듯이 발사되었으며, 세 착탄 지점은 촉수의 움직임에 따라 사당의 여러 구역들을 오갔다. 사당의 표면에 닿은 빛 줄기들은 주변의 바닥에 불길을 일으켰으며, 그 불길은 빛 줄기들이 움직인 이후에도 빛이 비추어진 만큼의 불을 일으키니, 그 움직임에 따라 사당의 바닥에 불의 흔적이 남기 시작했다.
  빛 줄기들 그리고 빛 줄기들이 남긴 불길을 피해 가면서 세 나뭇가지의 눈들을 하얀 빛의 기운에서 발사되는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로 타격해 가며 맞서려 하였으며, 옆에서는 아잘리가 두 손으로 총포를 들어 총포에서 발사되는 광탄들로 가운데 쪽의 눈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한편, 왼편에 있던 카리나는 오른팔의 눈들을 방패에서 발사되는 다트를 발사해 가며 격파하려 하였으며, 세니아 역시 불 줄기들을 발사해 가면서 카리나와 함께 눈동자들을 파괴해 가려 하였다. 우측에서는 세나가 오른편 나뭇가지의 눈을 새 형상의 환수가 발사하는 광탄으로 타격하도록 하였다. 세나는 큰 움직임을 보이려 하지 않았으니, 잔느 공주 그리고 루이즈를 지키는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일 것이다.
  상공에서는 나에티아나 그리고 프라에미엘이 상공에서 날갯짓을 하며 비행하는 채로, 각자의 수단으로써 괴물의 나뭇가지에 달린 눈들을 타격하고, 두 팔의 눈들 역시 파괴하려 하고 있었다. 나에티아나는 계속해서 활을 쏘아가며 금빛의 화살로 눈들을 쏘아 맞히려 하였고, 프라에미엘은 하늘색, 하얀색 빛들을 흩뿌려, 그것들이 괴물의 몸체에 피해를 가하도록 하였다. 프라에미엘이 흩뿌린 빛들은 괴물의 몸에 닿자마자 폭발했으며, 폭발의 흔적마다 한 동안 하얀색, 푸른색 불꽃이 일어나면서 괴물의 검은 몸체를 태우려 하였다.

  괴물의 빛 줄기 분출이 끝나고, 그로 인해 불길이 꺼진 이후, 괴물의 세 나뭇가지들이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눈이 달려 있던 각각의 끝 부분에서 가지가 새로 뻗어났으며, 기존의 가지 부분에서도 잔 가지들이 뻗어나오는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었다. 그와 더불어 새로 뻗어난 여러 갈래의 가지들 역시 각각의 줄기에서 잔 가지들이 뻗어나오며, 괴물은 더욱 나무와 닮아가게 되었다.
  세 가지들은 이전보다 더욱 굵어졌으며, 굵어진 부분 그리고 새로 돋아난 부분의 곳곳에서도 눈들이 생성되어 하얀 빛을 번뜩이려 하였다.
  한편, 괴물의 두 팔 역시 더 뻗어나기 시작해, 다섯 갈래의 나뭇가지들이 그 끝에서 뻗어나오고, 각 가지에서도 잔 가지들이 뻗어 나오는 모습을 보이게 되니, 그 모습이 나무로 표현된 아무렇게 발달한 괴물의 손과 손톱 같아 보였다. 두 팔의 변이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으며, 손의 여러 부분에 붉은 눈들이 생겨나려 하였다. 각각의 눈은 새로 생성된 눈들처럼 한 부분이 하얗게 빛나면서 흉악한 빛을 번뜩이려 하였다.
  그 시점에서 괴물은 두 팔을 이전보다 더욱 격렬히 움직이기 시작하니, 그 두 팔로 사당의 바닥 혹은 사당에 자리잡은 이들을 후려치는 공격을 이후에 가할 것임이 너무 분명해 보였다.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RA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다시 흉악한 괴물의 웃음 소리와 함께 괴물이 가시 뻗은 자신의 오른손을 높이 들기 시작했다. 이전의 괴물이 그러하였던 것처럼, 손으로 사당을 후려치면서 사당에 자리잡은 이들을 압사시키려 한 행동이었다. 괴물의 오른손이 사당에 부딪치자마자 굉음과 함께 바닥 일대가 충격으로 인해 잠깐 동안이나마 진동하였으며, 손이 부딪친 곳에서 충격파가 발생해, 그 충격파를 피하기 위해 뛰어오르기도 해야 했다.
  그렇게 괴물이 오른손으로 사당을 후려친 이후, 괴물의 나뭇가지 곳곳에 박힌 눈들이 주황색 빛을 번뜩이기 시작하더니, 각각의 주황색 빛에서 불덩어리 같아 보이는 주황색 광탄들을 하나씩 분출해 갔다. 그렇게 분출된 광탄들은 이윽고, 5, 6 개체의 보다 작은 광탄들로 분열했으며, 각각의 작은 광탄들은 또 다시 5, 6 개체의 작은 광탄들로 분열하니, 그리하여 1500 여의 광탄들이 사당과 사당 일대의 사람들을 덮치는 광경이 눈앞에 보이게 된 것이었다.
  분열된 광탄들은 잠깐 공중에 머무르고 있다가, 낙하하려 하면서 주황색 빛 기둥처럼 변하려 하였다. 광탄들을 불의 비처럼 사당 일대에 낙하시키려 한 모양. 그 때, 세나가 광탄들의 행렬을 올려다 보면서 왼손을 광탄 쪽으로 내밀었고, 그의 주변에 머무르고 있던 새 형상의 환수가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불새가 날개를 펼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 광탄들이 불의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불새가 광탄의 비가 내리는 쪽으로 날아가고서, 그 날개를 펼치니, 각각의 날개부터 사당의 반경에 맞먹을 정도로 그 형상이 커졌다. 불새는 그 날개를 펼친 채로 괴물의 앞에 섰다, 괴물이 발사하는 광탄들을 막으려 하는 것처럼.
  광탄들 중 상당수는 세나의 불새 쪽으로 낙하해서 그 몸에 박혔다. 하지만 같은 열기의 성질을 가진 탓인지, 광탄들은 불새의 몸에 박히자마자 흡수되는 듯이 사라져 갔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괴물은 자신의 나뭇가지에 달린 크고 작은 눈들에서 계속 광탄들을 발사, 불의 비처럼 내리게 하였고, 그 때에도 광탄들 중 대다수는 불새의 몸에 닿았다.
  그렇게 세나의 불새가 광탄들을 흡수하는 동안, 카리나, 세니아 그리고 나에티아나와 프라에미엘이 각자의 수단으로 괴물의 나뭇가지에 달린 눈들을 타격해 부서지도록 하였다. 넷이 발사하는 화살, 광선 등은 불새의 불길을 뚫었고, 괴물의 눈들을 사정 없이 찔러댔고, 그렇게 타격을 받은 눈들은 빛에 의해 찢겨지고, 불태워지거나, 기운을 흡수해서 부풀어 오르다가 터졌으며, 그렇게 눈이 불타거나 터진 자리마다, 열기가 분출되면서 폭파되어 가는 모습도 보였다.
  환수에 의해 자신의 모든 공격이 막히고, 일방적으로 타격만 받고 있음을 인지했는지, 괴물은 광탄 공격을 포기하고서, 오른팔을 높이 들어 환수를 내리치려 하였고, 그 때, 세나가 괴물을 공격하기 위해 앞서 온 이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앞에 계신 분들! 모두 뒤쪽으로 물러나세요!!!"
  "어서 물러나야 해!!!" 그러자, 내가 세나가 다급히 외치는 의미를 알아차리고서, 카리나 등에게 다급히 외치면서 아잘리와 함께 뒤쪽으로 물러나려 하였고, 나의 다급한 외침에 카리나 역시 세니아를 이끌고 내가 있는 쪽으로 뛰어가려 하였다.

RRRRRRRRRROOOOOOOOUUUUUUUUAAAAAAAAAAAHHHHHHHHH!!!!!

  그 순간, 괴물이 괴성을 내지르면서 오른팔을 환수 쪽으로 휘두르려 하였고, 그 때, 괴물의 오른팔에 달린 가시에 의해 찔릴 위기에 놓인 불새의 몸체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의 반경이 괴물을 덮칠 정도에 이르렀으며, 괴물은 오른손을 막 휘두르려 할 참이었던 탓에 폭발에 달리 대응하지 못하고, 폭발에 휩쓸렸다.
  폭풍이 걷히면서 드러난 괴물은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에 당황한 듯한 몸짓에, 나무에 불이 붙은 것처럼 몸체의 곳곳에 불이 붙어 있었으며, 폭발 그리고 화염 때문인지 고통 혹은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듯이 계속해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COMMENT...... COMMENT...... COMMENT....!!!

  "뭐? 코망 (Komã, Comment) 이후로 왜 말을 못하는데? 사 바 (sa va, ça va) 도 붙여 줘?"
  그 때, 아잘리가 그 광경에 대해, 괴물을 조롱하는 말을 건넸다. 그 때, 그것에 대해 반응했는지, 괴물이 이런 소리를 내었다.

COMMENT...... OSSSSSSSEEEEEEEZ-VVVVVVOOOOOOOOOOOOUUUUUUUUUS!!!!

  그리고서, 괴물은 다시 오른손을 높이 들고서 그 손바닥을 급격히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그 손으로 사당의 바닥을 내리치기 위함으로 사당에 있는 이들을 압사시키거나 사당의 바닥에 충격파를 가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바닥을 내리치는 손은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는 시점에서 그림자가 드러났고, 그래서 그 그림자를 보며, 일행 모두 흩어져서 피해를 면할 수 있었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정말 문제는 충격파였다. 육중한 팔에 매달린 거대한 손에 힘을 실어 바닥을 내리치는 데, 충격이 없을 수는 없는 법, 손이 바닥을 내리치자마자 나는 곁에 있던 아잘리에게 신호를 보내, 충격파를 뛰어넘도록 하였고, 그 광경을 보았을 카리나, 세니아 역시 충격파를 뛰어넘는 것으로 대응했다. - 두 사람을 지키는 역할을 맡았던 세나는 갑주 형상의 환수가 내세우는 방패로 충격파를 막으려 하였다.

  오른손의 충격파를 뛰어넘으면서 나는 왼손도 내리쳐서 또 다시 충격파를 일으킬 것도 생각해 보았으나, 괴물은 실제로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오른팔을 급히 앞으로 내뻗고서, 오른팔에 달린 눈들에 불을 일으켜서 불덩어리들을 각각의 눈에서부터 자신의 팔 좌우 쪽으로 발사하도록 하였다.

C'est le prix à payer pour vos BAGATELLES !!!!
(하찮은 짓거리의 대가다!!!)

  그러다가, 잠시 후, 팔을 다시 뒤로 빼더니, 괴물은 그 이후로 몸체의 위쪽에 달린 가지에 자리잡은 눈들 중에서 커다란 몇 개체들이 빛나도록 하더니, 각 개체들에서 불덩어리들을 발사토록 하였다. 발사된 핏빛 불덩어리들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사당의 바닥으로 떨어졌고, 바닥에 격돌한 불덩어리는 폭발해, 5 ~ 6 메테르 정도의 반경을 가진 폭풍을 일으켰다. 여러 개체들이 여러 방향으로 불덩어리들을 발사해, 바닥에 폭발하도록 하니, 사당의 거의 모든 구역에 폭풍이 터져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불덩어리가 사당 전체를 뒤덮었다고는 하지만 사당의 바닥 전체를 폭발로 휩쓴 것은 아니라서 빈 틈은 당연히 있었다. 여러 곳에 빈 틈이 있었고, 그 빈 틈에 자리잡으면서 폭발을 피하려 하였다. 카리나, 세니아도 사당의 좌측 근방에서 각자 빈 틈을 찾아 화를 면했고, 나도 사당 한 가운데 즈음에 머무르며 화를 면하려 하였으나, 그 인근에 아잘리가 두 사람이 머무를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발견했다면서 자기가 있는 쪽으로 오라 하니, 불덩어리들이 바닥에 닿기 직전에 아잘리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과연, 아잘리가 머무르는 쪽은 두 사람 이상이 머무를 수 있을 정도로 폭발의 틈이 컸고, 그래서 폭발이 일어날 때에는 아잘리와 함께 머무를 수 있었다.

Vous devez penser que vous pouvez me surpasser,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군)

  이후, 괴물에게서 이렇게 말하는 괴성이 울려 퍼지며, 괴물의 눈에서 크고 작은 빛 덩어리 같은 것들이 하나씩 튀어나오기 시작했고, 이들은 괴물의 곁을 떠나자마자 표면에 핏빛 무늬가 그려진 검은 바위와 같은 형상으로 변하며, 사당 곳곳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검은 바위들 중 큰 것들에는 괴물의 본체에서와 같이 곳곳에 눈이 달린 모습을 보였다.
  폭발이 일어난, 그 직후에 바위들이 몰려오자마자, 카리나는 검격과 방패의 빛으로, 그리고 세니아는 검격과 불덩어리로 바위들을 격파하려 하였고, 나와 아잘리 역시 빛의 기운에서 발사되는 하얀 불덩이 그리고 총포에서 발사되는 광탄들로 작은 것부터 바위들을 부수려 하였다.

Sur un sujet qui ne m'atteint même pas les pieds !!!
(내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제에 말이지!!!)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났을 무렵, 눈들이 마치 화염 줄기처럼 보이는 빛 줄기들을 방사하기 시작, 빛 줄기들이 검은 바위들을 휩쓸도록 하였다. 검은 바위들은 빛 줄기들의 방사에 의해 대부분이 검은 연기로 화하듯이 소멸해 갔다. 그렇게 분출된 열기는 사당 일대를 한 동안 뒤덮으려 하고 있었다.
  빛 줄기들이 방사될 무렵, 아잘리가 손에서 실을 뻗어 괴물의 나뭇가지 중 가장 높은 것에 그 실이 닿도록 하려 하면서 내게 외쳤다.
  "아르산! 이리로 와!!!" 그 다급한 외침을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아잘리를 향해 뛰어갔다.

  그 무렵, 아잘리가 왼손에 뻗은 실 한 줄기가 괴물의 나뭇가지 중 높은 한 곳에 닿아 있었고, 그 광경까지 보고 나서, 나는 아잘리의 허리에 매달렸고, 그 순간, 아잘리가 나와 함께 실에 이끌려 괴물의 나뭇가지 근처의 상공에까지 이르렀다. 빛 줄기는 그 시점에서 분출되어 나는 아잘리와 함께 열기의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아잘리를 붙잡은 채로 상공에서 사당 쪽을 잠깐 내려다 보았다. 카리나, 세니아는 그 무렵, 카리나의 보호막에 의지하고 있었으며, 세니아가 불의 힘을 일으켜, 보호막에 힘을 더해, 카리나의 보호막을 화염 장막으로 만들어 열기 분출을 막아내고 있었다. 세나 역시 불새를 다시 소환해서 불새의 화염으로 열기를 막아내려 하고 있었다. 날개와 몸체에서 격렬히 불꽃이 일어나, 빛 줄기를 막아내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동료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후, 곧바로 아잘리가 괴물 쪽으로 실을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아잘리의 실은 그의 힘에 의해 괴물 쪽으로 이끌렸고, 그렇게 실을 이끌면서 아잘리는 오른손의 총포로 포격을 가해, 바로 아래의 눈들에 타격을 가했다. 그 이후, 괴물이 가지가 몸부림치려 하도록 하면서 실을 끊으려 하자, 아잘리는 자신의 실을 끊고, 괴물 쪽으로 추락하면서 왼손에서 또 다른 실을 생성해 괴물의 나뭇가지 중 오른쪽의 가지에 그 실의 끝이 박히도록 하고서, 그 실을 늘이는 것으로 괴물과의 거리를 벌리려 하였다.
  한편, 나 역시 머리 오른쪽의 머리카락 몇 가닥이 밧줄의 형태가 되도록 하면서 괴물의 왼쪽 나뭇가지에 그 실이 감기도록 하면서 아잘리에게서 떨어져 나 스스로 괴물의 나뭇가지에 매달리도록 한 이후에 괴물에 접근, 왼손과 오른손에서 하얀 유리 조각들을 발사해 이들이 괴물의 눈에 박히도록 하였다.

DES CHOSES INSOLENTES !!!
(건방진 것들!!!)

  아잘리 그리고 내가 가하는 타격에 분개하였을 괴물이 그렇게 외치더니, 눈들의 빛 줄기 분출을 멈추더니, 눈들을 작열시키면서 몸체 주변 일대에 폭발을 일으켰다. 그렇게 눈들이 작열할 무렵, 아잘리가 나뭇가지에 매달린 실을 상공 쪽으로 늘이면서 내게 신호를 보냈고, 나 역시 알겠다고 응답하며, 머리카락을 회수하면서 괴물의 몸에서 멀어지려 하였고, 아잘리 역시 실을 끊으면서 나처럼 행동하며, 폭발을 피하려 하였다. 폭발은 괴물의 몸을 뒤덮을 정도로 크게 일어났으나, 각자의 방갸ㅑ댜셕져죡식으로 대응을 이어가면서 나, 아잘리 모두 폭발을 면할 수 있었다.



  한편, 빛 줄기 방사가 중단되자마자, 세나는 자신의 불새가 괴물 쪽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면서 사당 주변의 바다에서 바다뱀 형태의 환수를 불러와 그 환수가 괴물의 나무 밑둥 같은 하체를 기어오르도록 하였으며, 카리나, 세니아 역시 괴물 쪽으로 돌진해, 괴물 밑둥의 눈들을 찌르고 베면서 폭파시킨 이후에 괴물의 밑둥에서 팔 쪽을 향해 뛰어오르려 하였다.
  나에티아나는 금색 빛을 발하는 화살을 쏘아가며, 나뭇가지 그리고 두 팔의 눈들을 쏘아 맞혀 폭파시키려 하였으며, 그러는 동안 프라에미엘이 사당 뒤쪽에 있던 루이즈를 감싸는 보호막을 생성해 루이즈를 보호하도록 하였다. 이후, 그 보호막은 예의 무지갯빛 보호막에 감싸인 잔느 공주에 의해 함께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니, 그렇게 두 사람을 위한 안전 수단이 마련되자, 세나 역시 비로소 검을 들고, 괴물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폭발을 피해 실 역할을 하던 머리카락을 회수하고서, 괴물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날아가던 나는 이후, 감빛 기운을 일으키고서, 감빛 기운이 바람을 내가 날아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일으키도록 하였다. 그 검푸른 바람이 나를 세차게 밀쳐내면서 그로 인해 괴물 쪽으로 다시 낙하해 갈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나는 검푸른 바람의 도움을 받으며, 괴물의 표면 쪽으로 가속하면서 접근하려 하였다. 낙하하면서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었으니, 가속된 발로 괴물의 표면 혹은 눈을 찍어버리기 위함으로, 어떤 설화에서처럼 그 발 찍기로 괴물을 격파하거나 할 수는 없겠지만, 유의미한 피해를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에 의한 일이었다.
  오른발 끝이 눈을 향하기 시작하자, 더욱 가속했다. 가능한 빠른 속도로 눈에 닿기 위한 일이었다.
  이후, 신발의 끝이 괴물의 눈을 찌르자마자 바로 발목으로 재빨리 그 눈의 표면을 밟고서, 오른 다리를 굽히는 것으로 도움 닫기를 한 이후에 다시 뛰어올랐다. 그렇게 다시 뛰어오르고서, 몇 바퀴 공중제비를 돌며, 그 너머로 나아간 이후에 머리카락 몇 가닥으로 실을 생성하고, 그 끝의 갈고리가 우측 가지의 가운데 즈음에 박히도록 하면서 그 가지에 매달렸다.



  괴물, 어쩌면 낡은 옷차림의 남자 (이자 AMC 의 수장이자, 되살아난 기욤) 의 실체일 법한 검은 개체의 형상은 거대한 생체처럼 보였으나, 그 표면을 밟아보니, 생체의 느낌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거대한 금속 덩어리를 밟는 느낌이 들었고, 소리 역시 쇠에 부딪치는 느낌이 들었다. 검게 물든 금속 덩어리로 생체를 흉내낸 괴물체였던 것.
  그와 더불어 나뭇가지 그리고 나뭇가지에 달린 눈들의 모습도 가까이에서 보려 하였다. 나뭇가지들은 진짜 나뭇가지들과 닮았으나, 나뭇가지에 달린 눈들 안쪽으로 기계 조직들이 보여서 금속 표면에 기계 장치로 나뭇가지를 형상화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나뭇가지들 앞에는 몇 사람이 서 있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지반이 불안정하고 사당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까지 해서, 잠깐 착지하기에는 좋기는 해 보였으나,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는 없어 보였다. 처음에는 그 공간을 발견하고서, 그 공간 위에 착지하려 했으나, 이후에는 착지 시도를 하지 않으려 하였음에는 그 모습을 자세히 보았음이 그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오른쪽 가지에 매달릴 무렵, 아잘리가 왼쪽 가지에 파란 실을 감아서 그 실에 의지해 나뭇가지에 매달려 빙글빙글 돌면서 나뭇가지 꼭대기 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또한, 가운데, 오른쪽 가지와 오른팔 등에서 금색 빛을 발하는 화살들이 한 번씩 눈들을 향해 날아가, 눈에 박혀서 폭발을 일으켰고, 그와 더불어 빛 줄기들과 하얀색, 파란색 빛들이 오른쪽 가지, 오른팔의 눈들을 향해 날아가, 눈에 폭발을 일으키기를 반복해 갔다.
  그 무렵, 괴물 주변의 공중 곳곳에서 붉은 마법진들이 생성되더니, 각각의 마법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연기에서 박쥐 형태의 전투기들이 생성되어 주변 일대를 떠돌기 시작했다. 괴물의 우측 가지에 매달린 채로, 이들 중 가운데 쪽을 오가던 전투기들을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로 격추시킨 이후에 머리카락들 중 일부로 여섯 줄기의 실들을 생성하고, 각각의 실 끝을 세 갈래로 나누어 손 형태의 갈고리를 형성해 갔다.
  그 모습을 목도했을 괴물이 가지 밑둥 부분을 꿈틀거리더니, 가지 밑둥 쪽에서 촉수 같은 가지들을 몇 줄기 생성해서는 각각의 끝에 눈이 달린 모습을 보이도록 하였고, 이후에 광선들을 발사하려 하였는지, 각각의 눈을 작열시키려 하니, 내가 여섯 가닥의 실 끝에 자리잡은 손의 손바닥에서 하얀 빛을 생성하고서, 각각의 빛에서 광선 형태의 광탄들을 발사해, 가지 끝의 눈들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였다. 이에 눈들 역시 내부에 충전된 열기에서 빛 줄기 형태의 화염탄들을 발사해 맞서려 하였다.
  광탄들과 화염탄들이 서로 부딪쳐서 폭발을 일으켰으나, 폭발은 나뭇가지들 쪽에서 일어났고, 이후, 광탄 대결에서도 밀려서 광탄들이 눈들에 박혀서 폭풍과 함께 하얀 빛을 터뜨려 갔다. 그리고 빛의 기운이 나뭇가지 혹은 촉수 형태의 기계 생명체들에 닿아서, 각각의 기계 덩어리들이 하얀 불꽃, 붉은 불꽃에 휩싸이며 사라지도록 하였다.
  아잘리가 왼쪽 가지의 꼭대기에 실에 의지해 올라서서, 실을 끊으려 하는 동안, 나는 실에 의지한 채, 괴물의 나뭇가지 주변을 맴돌면서 가운데, 오른쪽 가지의 눈들을 향해 머리카락에 달린 실 가닥들 끝의 손바닥에서 빛 줄기들 그리고 광탄들을 발사하기 시작, 이들이 나뭇가지에 달린 눈들을 향해 직진하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반 시계 방향으로 회전했다가, 이후로 시계 방향, 반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를 반복하면서-줄이 꼬이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나에티아나의 화살과 함께 괴물의 가지에 달린 눈들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으며, 그러면서 10 여 개의 눈들이 찢겨지며 폭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나뭇가지의 꼭대기에 올라온 아잘리는 이후, 실을 다시 생성해 그 끝이 가지들 앞의 바닥에 닿도록 하더니, 실에 의지한 채로, 거꾸로 바닥으로 낙하하면서 왼손에 일으킨 빛의 기운으로 광탄들을 잇달아 발사하며, 눈들을 타격해 갔다. 광탄들이 눈에 박히고, 이어서 눈들이 차례로 폭발하는 광경이 그 쪽에서 보이고 있었다.

  곳곳에서 눈들이 찢겨지고 폭발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그로 인한 내부 파열로 인해 피어오르는 불기둥이 곳곳에 보이니, 괴물의 검붉은 몸체에 어느새 폭발에 휩싸였을 때처럼 불길이 곳곳에 일어나, 불타오르기 시작한 나무와 같은 형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괴물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으려 하였는지, 구름에 감싸인 공간 너머에서 마법진을 통해 기계 병기들의 소환을 이어가려 하였다. 처음에는 소형 전투기들만 나오는가 싶더니, 인간형 병기들에 전투정들까지 튀어나오기 시작했으며, 간혹 비행형 포대들이나 다수의 포신을 갖춘 소형 병기들도 튀어나오려 하였다.
  전투기들이 몰려오자, 나부터 실에 의지한 채로 반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나뭇가지의 뒤쪽으로 날아간 이후에 괴물의 뒤쪽 상공에서 소환된 전투기들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서, 그 전투기들 중 일부를 곡선을 그리는 하얀 빛 줄기들을 연속으로 빛의 기운, 그리고 나의 오른손에서 발사해 이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그 무렵, 나에티아나, 프라에미엘도 상공에 머무르며, 전투기들, 인간형 병기들을 격추해 갔으며, 카리나, 세니아 (이 쪽은 오른팔) 그리고 세나 (이 쪽은 왼팔) 역시 팔에 매달려 있으면서 (정확히, 세나는 괴물의 왼팔에 매달린 갑주 형태의 환수에 의지해 있었다), 팔에서 생성되는 인간형, 비인간형 금속 덩어리들과 괴물의 뒤쪽에서 몰려오는 병기들을 제거해 가면서 괴물의 두 팔에 달린 눈들을 하나씩 없애가고 있었다.

  마침내, 원래 생성된 나뭇가지의 눈들까지 가운데 것부터 왼쪽, 오른쪽에 있는 것의 순으로 차례로 큰 폭발을 일으키고, 각 폭발된 자리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할 무렵-그 때에도 나에티아나는 열심히 화살을 쏘고 빛 줄기, 광탄들을 발사하며, 괴물의 눈들, 몸체를 맞혀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더 이상 찹을 수 없었는지, 괴물이 분노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Je n'ai fait que regarder pour l'instant, alors vous me prenez pour un imbécile. Mais là, c'est juste un prélude !!!
(내가 지금껏 지켜보기만 하고 있으니, 내가 만만해 보이나 보군. 하지만 지금은 아직 서곡에 불과할 뿐!!!)

  그리고서, 그간 몇 사람이 밟을 수 있는 공간으로 두고 있던 나뭇가지들 앞의 검은 표면의 한 가운데가 진동하기 시작하니,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나부터 실을 끊고 괴물의 바로 앞으로 작지했으며, 반대편에 있던 아잘리 역시 진동하는 바닥을 한 번 밟고 뛰어올라서는 공중제비를 하는 채로 괴물의 우측 근처에 이르렀다. 그것을 신호 삼아, 카리나, 세니아, 세나 역시 괴물의 근처로 돌아왔으며, 잔느 공주가 일으킨 보호막에 의지해 공중에 떠 있던 잔느 공주, 루이즈 역시 일행 쪽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잔느 공주와 루이즈를 감싸는 방울들이 일행 쪽으로 오는 그 순간, 진동하던 표면의 한 가운데가 혹처럼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혹에서 검은 표면이 증발하듯 위쪽부터 사라져 가면서 주황색을 띠는 거대한 반구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이 괴물체의 심장 역할을 하는 기관이었던 것 같다.

À partir de maintenant, je vais vous montrer la véritable « Sévérité des Forts » !
(이제부터 진정한 '강자의 위엄' 을 보여주겠노라!)

  그러더니, 괴물체는 거대한 반구체가 내부의 열기를 통해 노랗게 빛나도록 하더니,

REGARDEZ !!!
(괄목하여라!!!)

  라는 외침과 함께 구체 부분에서 열기와 주황색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폭풍은 급속도로 사당 중심에서 넓게 퍼져가니, 사당 넓이의 반 이상을 넘어, 2/3 정도에 이를 정도까지 커졌다. 일행은 그 무렵에는 괴물이 위치한 그 주변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아잘리가 폭풍이 터지는 모습을 보더니,
  '심상치 않다!' 라고 혼잣말을 했고, 그 목소리를 알아 듣자마자 내가 카리나에게 물러서야 한다고 외치니, 카리나가 바로 세니아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물러서라고 외쳤다. 이후, 아잘리를 시작으로 나와 카리나, 세니아 그리고 세나 순으로 사당의 남쪽 변두리 쪽으로 뛰어갔다.
  뛰는 속도를 조금도 늦출 수 없었던 것이, 폭풍이 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추었다가는 따라잡힐 수 있을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두 필사적으로 사당 변두리 쪽으로 뛰어갔다.
  폭풍은 사당의 가장자리 쪽으로는 퍼지지 않은 채, 사당의 2/3 정도를 뒤덮은 채, 반구형으로 퍼져간 이후에 폭풍에서 발생한 회색 연기가 조각구름처럼 변해가는 모습을 끝으로 사라져 갔다. 그렇게 사라져 가는 구름 속에서 괴물이 환하게 밝히고 있었을 거대한 눈의 주황색 빛이 작렬하는 모습이 보였다.

  구름이 다 걷힌 후, 괴물의 온 몸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괴물의 나뭇가지들 그리고 두 팔에서 나뭇가지들이 자라나서 여러 방향으로 아무렇게나 하늘을 향해 뻗어가기 시작했다. 가지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여러 갈래로 뻗어가며 서로 만나니,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버섯의 형상처럼 보였다. 그렇게 가지가 뻗어가는 동안, 가지에서도 주황색 눈들이 새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가지 위에서 주황색 빛을 깜박이니, 마치, 이파리 없는 나무에 달린 빛 장식과도 같아 보였다.
  잠시, 성야 기간의 겨울 나무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성야 때의 그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바로 하얀 기운을 일으키고, 눈들을 타격해 파괴할 준비를 하려 하였고, 카리나, 세니아 역시 각자의 수단을 통해 공격 준비를 행하려 하였다.
  한편, 나무 밑둥 부분에 생긴 거대한 눈은 검은 막으로 감싸이다가 나무 밑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광경을 보며, 아잘리가 나에게 눈들을 파괴하거나, 결정적인 공격을 하려 할 때에 드러낼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일단은 눈을 파괴해 보자고 말했다.

  그 끝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거대한 나뭇가지에 달린 눈들 중 일부가 하얗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각각의 빛나는 눈들 앞에서 하나씩 마법진들이 생성되었고, 각각의 원형 마법진에서 검붉은 화염탄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는 검은 돌 (혹은 쇳덩어리) 에 불이 붙은 형태의 작열탄으로 마법진마다 이들을 하나씩 연속 발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작열하는 검붉은 탄들은 마법진에서 생성되자마자 바로 일행이 모여있는 사당 한 가운데 쪽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낙하는 처음에는 조금 느린 듯했으나, 급속히 가속해 일행과 가까워질 무렵에는 보는 것만으로는 피하기 힘들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다.
  마치 불 붙은 운석이 낙하하는 듯한 풍경을 보여준 그것들은 바닥에 부딪치자마자 포탄, 폭탄이 폭발할 때 특유의 폭음, 충격파와 함께 붉은 열기를 품은 검은 폭풍을 일으키니, 그야말로 마법 서적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운석 충돌의 풍경이나 '소돔과 고모라 전설 (Sodomîa Gomoray Legenda)' 에서나 묘사되었을 법한 유황 비의 풍경을 연상케 했다.
  그 폭발 속에서도 나는 폭풍을 이리저리 피해 가며, 빛의 기운으로 하얀 결정 조각, 광선들을 발사해 가며, 눈들을 격파해 가려 하였으며, 내 곁에 있던 아잘리 뿐만이 아니라, 공중에 머무르고 있던 프라에미엘 역시 지면, 공중을 향해 날아드는 돌덩어리들을 피해 가며, 하얀색, 푸른색 빛 무리를 소환해서 가지들의 눈을 향해 날려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한 동안 돌 덩어리들을 마법진을 이용해 소환하던 괴물은 마법진들을 거두어 소환을 중지하더니, 가지에 달린 모든 눈들이 번뜩이도록 하더니, 각각의 눈들이 열기를 분출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분출된 열기는 몇 개씩 하나로 뭉쳐서 거대한 빛 줄기의 형태로 사당의 바닥을 비추는 듯이 빛 줄기를 방출하도록 하였다. 각각의 빛 줄기들은 각각이 처음 닿은 부분 일대를 오가면서 사당의 바닥에 머무르던 일행을 위협하려 하였으나, 이전에도 보였던 공격 방식이라 대응은 그 때와 똑같이 하면 그만이었기에, 큰 위협이라 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나뭇가지들을 향한 타격만 이어져서 나뭇가지의 눈들만 피해를 계속 입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해당 공격은 얼마 가지 않아 중지되었다.

  그 후, 괴물의 괴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낡은 옷차림의 남자였을 인격의 목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었으나, 그 이후로 그 목소리와 미묘하게 다른 느낌의 괴성들이 잇달아 울려 퍼져서 여러 인격들이 괴물의 몸 속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렸다.
  괴성과 함께 가지들이 각자의 눈들을 부릅뜨게 하더니, 이윽고, 각각의 눈에서 검은 체액 같은 것을 쏟아내며, 눈 안쪽에서 검은 색의 칼날들을 하나씩 생성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성된 칼날들은 길다란 꼬리에 달린 검과 같은 형상을 보이면서 일행이 있는 사당의 바닥과 상공 일대를 향해 미사일 무리처럼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카리나가 바닥 쪽으로 날아가는 칼날들을 막기 위해 왼팔에서 빛으로 거대한 방패를 생성하기 시작했으며, 세니아가 카리나의 뒤에 서 있으려 하니, 칼날 형태의 괴물체를 격추시키고, 괴물에 대한 반격을 가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일행 쪽으로 날아드는 괴물체들은 검의 가드 부분마다 한 가운데에 하나의 눈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각각의 눈들은 눈동자가 자신이 날아가는 방향을 향하도록 하고 있었으며, 괴물체들은 날아가면서 '끄아아아아악' 에 가까운 울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수백에 달하는 괴물체들이 그런 소리를 내며 날아드니, 수백의 고성은 날카로우면서도 강하기까지 한 괴성이 되어 괴물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을 이들의 청각을 심하게 괴롭혔다. 이들은 실체가 있는 만큼, 격추시킬 수 있었으며, 그래서 화염 줄기, 화염 파동을 발사해 가는 세니아 뿐만이 아니라, 나와 아잘리까지 괴물체 격추에 나서려 하였다.
  한편, 세나는 새 형상의 환수가 가진 능력에 의지해 양 어깨에 날개를 달고 비행을 하면서 자신 쪽으로 날아드는 칼날 형태의 비행체를 날개의 깃털 그리고 자신의 검으로 공격해 제거해 가고 있었다. 그렇게 오른손으로 검을 휘두르며 괴물체를 베어 격파하면서도, 그는 왼손으로 모종의 손짓을 하고 있었으니, 띄엄띄엄 보고 있었던 관계로 처음에는 그 의미를 알지 못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의미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푸른색을 띠는 괴물의 큰 나뭇가지 정도로 굵어진 거대한 바다뱀이 괴물의 밑둥 뒤쪽에서 기어오르더니, 입을 벌리며 거대한 눈이 있는 쪽을 거쳐, 오른쪽의 가지 쪽을 휘감으려 하고 있었으니, 그 지시 동작을 왼손으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지를 휘감으며, 푸른 바다뱀 형상의 환수가 '나무' 의 오른쪽 가지 높은 곳을 향해 기어오르며, 도중에 보이는 눈들을 입으로 물어뜯거나, 몸체로 뭉개려 하였다. 그렇게 환수가 기어오르는 동안, 나뭇가지만큼 굵은 몸체에 짓뭉개진 작은 눈들이 그 무게에 짓눌려 터지는 모습이 보였다.

  괴물의 눈에서 사출된 칼날 달린 괴물체들의 습격이 마무리 된 이후, 나무가 자리잡은 그 뒤쪽 건너편에서 한 무리의 비행체들이 접근해 오기 시작했다. 날개 뒤쪽이 마치 물결의 흐름을 묘사한 듯한 형상을 보이는 비행체들로 이외에는 박쥐의 형상을 이루고 있었다. 날개 하단에는 좌우마다 하나씩 길다란 팔이 달려 있었으며, 각 팔 끝의 손마다 하나씩 빛을 발하고 있었으니, 그 쪽에 포구가 있었던 것 같다.
  이들은 '나무' 의 뒷편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수를 중심으로 붉은 기운을 두르기 시작하더니, 사당 쪽으로 붉은 기운을 앞세우며 돌격해 오기 시작, 괴물체 습격이 끝난 이후에 잠깐 숨을 고르려 하던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다시 위협을 가하려 하였다.
  그 무렵, 후미 쪽에 핏빛의 긴 불꽃을 그리면서 고속으로 돌진해 오는 비행체를 하얀 불덩어리들을 고속으로 발사해 격추하는 동안, 세나 역시 이전의 하얀 날개를 대신해, 양 어깨에 불새의 붉은 날개를 달고서, 날개에서 불꽃 깃털들을 여러 방향으로 빠르게 발사하면서 박쥐 모양의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그렇게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려 하는 동안에도 다수의 전투기들은 사당의 바닥에 격돌해 폭발을 일으켰으며, 그래서 사당의 여러 곳에서 직경만 해도 어른 1 ~ 2 사람의 키 만한 반구형 폭풍이 열기와 함께 터져 나오는 모습이 보이니, 사당 위에서는 이들을 피하기 위해 여러 곳을 뛰어다니면서 총포로 한 번씩 광탄을 발사해 전투기를 격추시키려 하는 아잘리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아잘리는 왼손의 손가락에서 파란 실을 생성해, 나무의 왼쪽 가지 쪽으로 실이 뻗어 나가도록 하더니, 그 실에 의지해 괴물의 왼쪽 나뭇가지에 매달리려 하였다, 그 쪽으로는 포격이 닿을 리 없기에 그 쪽으로 이동해서 회피를 시도하려 했을 것이다. - 그러면서도 박쥐들의 돌격을 피하느라, 실을 여러 방향으로 계속 움직였던 것 같다. 그렇게 나뭇가지 쪽으로 이동한 이후, 그는 실에 매달린 채, 나뭇가지 주변을 맴돌면서 오른손의 총포로 괴물을 지나쳐 돌격해 가는 전투기 몇 기를 격추시키기도 하였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기 돌격은 끝났고, 그 시점에서 아잘리는 이전까지 유지하던 실을 끊고, 왼손에서 또 다시 실을 바닥 쪽으로 생성해 바닥 쪽으로 실에 의지해 이동한 이후에 착지하고서, 내 곁으로 돌아왔다.

  전투기 돌격이 그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괴물의 몸에서 뻗어나온 가지들의 남은 눈들이 안의 눈동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얀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이후로 눈들이 팽창하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팽창했던 눈들이 하나둘씩 열기와 폭풍을 폭음과 함께 분출하면서 터지고, 그렇게 눈들이 터진 자리마다 붉은 빛이 괴물의 표면 위에 무늬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마치 괴물의 몸에 붉은 에너지가 스며드는 것 같은 광경이었으나, 실제로는 괴물의 몸에 옛 인류 문명의 항공기들의 표면에 보인 선 형태의 무늬와 유사한 형태의 무늬를 그려내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눈들이 터지면서 금속으로 이루어졌을 괴물의 표면에 그려지는 붉은 빛 무늬는 각 나뭇가지의 높은 곳까지 닿기 시작했으며, 각각의 나뭇가지 끝에 닿은 빛은 끝에서 붉은 빛들이 생성되니, 각 나뭇가지 끝마다 붉은 빛이 생성되는 광경은 나무 한 그루만이 우뚝 서 있을 어둠을 수많은 붉은 별들이 채워가는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후, 붉은 별들 중 일부는 주황색으로, 노란색으로 그리고 하얀색으로 변해 가며, 수많은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과 비슷한 풍경을 만들어 가기도 했다.

  그렇게 나무 형태의 괴물이 나뭇가지 위에서 별들을 띄운 이후, 그간 나무 밑둥 부분에 감추어져 있던 거대한 주황색 눈이 표면을 찢으며, 다시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주황색 눈은 이후, 표면이 붉은 빛, 그리고 내부가 하얀 빛을 띠기 시작하면서 하얗게 빛나기 시작한 눈동자 부분에서 방출된 붉은 번개 줄기들에 감싸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Pouvez-vous voir les lumières ici? Ils pourraient vous ressembler à des étoiles. N'êtes-vous pas curieux de savoir ce que sont ces étoiles?
(여기 있는 빛들이 보이는가? 너희들한테는 별빛처럼 보일지도 모르겠군. 저 별빛들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나?)

  '딱히 궁금하진 않은데......' 마치 자기 눈 앞에 있는 이들을 비롯한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 같은 느낌의 발언을 들으며, 내가 그렇게 조용히 말했다. 그러는 동안, 바로 앞에 서 있는 이들이 자신의 발언에 무슨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괴물은 자신의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Ces lumières étaient à l'origine humaines. C'étaient des âmes humaines. Ceux qui ont vénéré ma force et m'ont suivi pendant longtemps ont consacré leur corps et leur cœur, renaissant comme la lumière de mon corps, et renaissant comme une lumière si brillante. Ceux qui ont accepté ma gloire sont renaissants et brillants par ma volonté.
(저 빛들은 원래 인간이었다. 인간의 혼들이었다. 오래 전부터 나의 힘을 숭앙하고 나를 추종하던 자들이 내게 몸과 마음을 바치고, 내 몸의 빛으로 다시 태어났다가, 이렇게 새롭게 찬란한 빛으로 또 다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나의 영광을 받아들인 자들은 나의 의지에 의해 새로이 태어나, 찬란하게 빛나는 것이다)

Et, avant longtemps, ils brillent brillamment sur le ciel de la planète, à la place des étoiles sombres que vous voyez. Un groupe d'étoiles rouges qui illuminent le monde des sages qui chassent les stupides et les faibles pour remplacer les étoiles qui représentent la volonté de la volonté faible décoreront bientôt le ciel. Comprendre?
(그리고, 머지 않아 그들은 이 행성의 하늘을 찬란히 빛내겠지, 저기 보이는 우매한 별들을 대신해서 말이다. 욕심만 가득한 어리석은 약자들 그리고 약자들의 의지를 대변하는 별들을 대신할 약자들을 사냥하는 현명한 강자들의 세상을 비추는 붉은 별무리들이 곧 이 하늘을 아름답게 꾸밀 것이란 말이다. 알겠나?)

  "Tu ne sais pas si c'est la réalité des étoiles dans le ciel nocturne ? (저 밤하늘에 보이는 별들의 실체가 뭔지, 설마 모르는 건가?)"
  이후, 아잘리가 어처구니 없어 하면서 물었다. 정확히는 묻는 듯이 말을 건넨 것으로, 괴물이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 어차피 이후로 괴물이 공격을 이어갈 것임이 너무도 분명해 보이기도 한 만큼, 하찮은 대화를 이어갈 이유가 없기도 했고. 그러나, 그런 예상과 달리, 괴물이 공격을 시작할 즈음, 괴물에게서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Je sais. Ce ne sont que des porcelets qui s'opposent à mon ordre. Je massacrerai aussi tous les porcelets remplis d'hydrogène, et je laisserai ma lumière prendre leur place !!!
(알다마다. 모두 나의 질서를 방해하는 돼지 새끼들일 뿐이지. 수소 덩어리로 가득찬 돼지 새끼들 역시 모두 도축하고, 나의 빛이 그 자리를 차지하도록 할 테다!!!)

  그와 함께 나무의 빛을 이루던 붉은 계통의 색을 띠는 '사이비 별빛' 들 중 몇이 환하게 빛을 발하더니, 사당 쪽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낙하한 '별빛' 들은 바닥에 격돌하자마자 직경 0.5 메테르 정도의 폭발을 일으켰다. 붉은 빛이 폭풍과 함께 퍼져 나가면서 폭풍을 붉은 번개 줄기가 휘감는 모습이 보였다. 이를 피해가려 하는 이들을 보며 괴물이 말했다.

Êtes-vous surpris ? Vous avez dû être très gêné par ce spectacle que vous n'aviez jamais vu auparavant. Je vais vous dire, c'est ça, « l'Éclatement d'Étoiles ».
(놀랐는가? 처음 보는 광경에 많이 당황했겠군. 가르쳐 주지, 이것이 바로 '별의 폭발' 이란 것이다)

  "À qui veux-tu enseigner pendant que tu frappes le sang et la chair humaine et que tu fabriques des jouets avec de l'énergie ? (남의 피와 살을 쳐 먹고 에너지로 장난감이나 만들어 노는 주제에, 누굴 가르치려 들어!?)"
  그 목소리를 듣고서, 아잘리가 바로 괴물에게 외치자, 괴물에게서 이런 말이 들려왔다.

Sangs et chairs des autres ? Ne te l'avais-je pas dit ? Ils ont donné leur sang et leur chair à moi, qui étais obligé de chasser. Je savoure le droit au pouvoir ainsi gagné, pour le devoir de chasser des petits pécheurs comme vous. Et ces âmes sont prêtes à se donner, pour que je sois la force de vous chasser !
(남의 피와 살?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피와 살을 사냥의 의무를 가진 내게 바쳤다고. 나는 그렇게 얻은 힘의 권리를 누리는 것이다, 너희 같은 죄많은 약자들을 사냥한다는 의무를 위해. 그리고 그 혼들은 기꺼이 자기 자신을 바치어, 내가 너희들을 사냥하는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일일이 답해 주지 마, 어울려 봐야 소용 없어!" 그 광경을 보다 못한 내가 그렇게 알리자, 아잘리는 "안 그래도 그렇게 하려고 했어." 라고 화답하고서, 이미 '심장' 역할을 하고 있을 붉은 눈을 타격하고 있을 카리나, 세니아의 뒤를 이어 총포로 푸른 광탄들을 발사해 가며, 붉은 눈을 타격하기 시작했고, 이에 나 역시 하얀 빛의 기운이 수많은 빛 줄기들을 발사, 곡선을 그리면서 붉은 눈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면서 나 역시 오른손에서 하얀 빛을 격렬히 발하는 빛 기둥을 분출해 그 빛 기둥이 빛 줄기와 함께 붉은 눈에 집중되도록 하였다.

Soyez pluie, mes serviteurs! Soyez une flamme pour les détruire! Alors vous serez avec Eilbe Méssa pour toujours !!!
(나의 종들아, 비가 되어 내려라! 녀석들을 멸하는 불꽃이 되어라! 그리하면 엘브 메사 님과 영원히 함께 하리라!!!)

  타격이 가해질 수록 붉은 빛들은 더욱 거세게 내렸고, 폭발의 간격도 더욱 짧아지니, 폭발을 피해 가며 타격하는 일행의 움직임 역시 더욱 빨라지고 기민해질 필요가 생겼다. 여기에 나무 밑둥에 자리잡은 큰 눈이 발하는 빛이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격렬해지며, 거기서 뭔가 에너지가 분출될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어서 그것에 관한 주의도 필요해 보였다.
  결국, 빛이 격렬해지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눈에서 붉은 번개 줄기들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눈을 기준 점으로 전방의 여러 방향, 사당의 여러 곳으로 번개 줄기들이 격렬히 분출되어 붉은 줄기들을 퍼뜨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후, 번개 줄기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수차례 분출되다가 9 번째 즈음에 눈동자 지점으로 빛을 끌어 모으더니, 해당 지점에서 전방으로 직선 상의 번개 줄기를 분출, 이전의 번개 줄기보다도 더욱 밝은 빛을 발하는 번개 줄기가 한 동안 그렇게 사당을 넘어 그 너머의 공간까지 가로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 와중에도 눈을 향한 타격은 계속되고 있었으며, 표면 일대가 부서지는 모습이 계속 보였다. 괴물 역시 그것에 지지 않으려 하는 듯이, 계속 나뭇가지 꼭대기에 위치한 빛들을 유성처럼 변하게 하여, 사당의 바닥 쪽으로 떨어뜨리려 하고 있었다.
  그 중, 일부는 지면에 격돌하는 대신, 지면에 근접할 즈음에 방향을 돌려, 전방 쪽을 향해 돌진하려 하는 빛 무리들도 나타났고-그 궤적이 반비례 곡선을 그리는 그래프의 형상 같아 보였다-, 그러자 카리나가 빛의 방패로 그 공격을 막아내려 하였다. 카리나의 방패 앞에서 별빛이 폭발해서 폭풍과 함께 빛 그리고 전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그렇게 방패 앞에서 폭발이 거듭 일어나면서 그것에 반응한 듯이 방패의 빛이 보다 밝아지더니, 이후, 방패에서 빛이 광탄들을 고속으로 발사되어 괴물의 '눈' 을 향해 돌진, 그 눈에 격돌해 폭발을 일으켰다.

Offrez, offrez, offrez-vous pour les tuer afin que Leibe Méssa se réjouisse !
(바쳐라, 바쳐라, 바치어, 녀석들을 죽여라, 레브 메사 님께서 기뻐하시도록!)

  그렇게 빛 무리가 낙하하거나 카리나의 방패에 돌진 (했다가 방패의 빛이 되어 눈을 타격) 할 무렵, 낙하하는 빛 무리 쪽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계속 울려 퍼져갔다. 마치 단말마와 같은 비명 소리가 끝을 모르도록 대기를 찢으려 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이게 무슨 소리지? 비명 소리 같은데." 계속 내 곁에 머무르던 아잘리가 그 소리를 들으며, 내게 묻자, 내가 바로 답했다.
  "저들이 원래 인간이었다고 녀석이 말했잖아."
  "그러니까...... 내던져져서 죽게 될 것에 대한 공포로 인해 비명을 지르는 거야?"

  괴물이 말한 바에 의하면 그 별빛들은 모두 인간들, 정확히는 인간의 혼들이었다. 그 영혼이 물질화되고, 괴물의 몸 속에 자리잡은 토카막에 의해 플라즈마화까지 되면서 원래 의식이 남은 이들은 거의 없겠지만, 인간 특유의 감정은 어찌 남아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비록 육신은 사라지고, 혼만 남아, 죽지 않을 지언정, 부딪치면 폭발은 일어날 테고, 그것이 자신들이 죽을 때에 근접한 고통을 불러올 것임은 당연할 텐데, 당연히 그것에 대한 공포를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겠지, 이미 혼만 남아서 정말로 죽지는 않겠지만, 그것에 맞먹는 고통을 느낄 거야."
  "두렵지 않다는 이들도 분명 있기는 했겠지만......"
  "그 말 대로야, 너도 생각한 바대로, 두렵지 않다는 이들 중에서 대다수는 막상 눈앞에 이르면 공포를 느낄 텐데, 이미 그런 인격은 토카막 속에서 사라졌을 테고, 공포에 대한 본능만 남은 마당에 저기서 던져지는 이들 모두 공포 속에서 비명을 내지르고 있을 거야."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빛들의 낙하가 잠시 멈추는 동안, 괴물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빛들 중 일부를 특정한 지점들에 모이도록 하더니, 그렇게 특정 지점에 모여서 뭉친 빛 덩어리에서 한 줄기씩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 광선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분출된 광선은 지면에 닿으면서 붉은 화염을 일으켰으며, 광선들의 움직임에 따라, 불꽃의 궤적을 그려가니, 그렇게 생성된 불꽃의 궤적은 지표면에 생성된 후에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어 갔다.
  열 광선의 분출이 있는 동안만큼은 빛의 낙하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비명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괴물이 빛 줄기를 지면 쪽으로 분출하는 동안에도 고통 어린 사람들의 목소리가 계속 울려퍼져 갔다. 그런데, 그 외침이 빛이 낙하할 때와는 묘하게 다른 느낌이 났다. 아무래도 비명을 지르면서 뭔가 감정에 관한 말을 하고 있었고, 비록, 영혼들이 비명 속에서 했던 말은 비명 소리에 묻혀서인지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 목소리가 표현한 말로 인해 영혼들의 비명이 괴물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렸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나무 형태의 괴물은 계속해서 자신이 속박하는 영혼들의 빛을 끌어모아 뭉쳐서 빛 줄기를 분출하다가 그것이 소용 없다고 여기었는지, 다시 빛을 사당의 바닥으로 떨구기 시작했다. 하지만 뜻밖에 벌어진 일로 인해 그 짓거리는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Offrez !!! Offre .... Oh, qu'est-ce que c'est que ça ?
(자, 바쳐라!!!! 바쳐 ㄹ..... 아니, 이게 뭐냐!?)

  그 무렵, 나무 밑둥에서 푸른 빛을 발하는 거대한 뱀이 나무의 줄기를 휘감으며 기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하늘색 빛을 발하는 날카로운 등지느러미 그리고 머리의 뿔을 드러낸 바다뱀으로 세나의 환수들 중 하나였다. 푸른 바다뱀은 나무 줄기를 거세게 옥죄려 하였고, 그로 인해 괴물은 괴로워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Quel serpent de merde... COMMENT OSES-TU !
(고작 뱀새끼 주제에..... 감히 나를!!!!)

  그 여파였는지, 괴물의 마력 표출이 줄어들었고, 그가 속박하고 있던 영혼의 빛들 역시 지면으로 낙하시킬 수 없게 됐다. 그와 더불어 영혼의 빛들 역시 불안하게 깜박이기 시작했다. 영혼들을 억제, 통제하기 위한 마력을 더 들이지 못하면서 영혼들의 속박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후, 푸른 바다뱀은 나무 밑둥 쪽에 자리잡은 심장 쪽으로 머리를 내밀더니, 날카로운 뱀의 소리와 함께 안광을 번뜩이며, 입을 크게 벌리고서, 보호막에 감싸여 있을 심장을 크게 벌린 입으로 깨물었다. 바다뱀이 날카로운 이빨로 심장을 물어뜯기 시작하면서 바다 괴물이 뭔가를 물어뜯는 소리에 이어, 특유의 소리와 함께 보호막이 뜯겨지기 시작했고 (이전까지 타격을 입은 여파가 워낙 커서 그랬는지, 한 번에 물어뜯겨 찢어졌다), 이후, 바다뱀이 이빨로 심장의 표면을 씹으려 하면서 그로 인해 심장의 표면이 상처를 입기 시작했다. 괴물에게서 날카로운 단말마가 잠깐 동안 울려 퍼졌다.
  심장이 상처를 입자, 본래는 기계 장치였을 해당 부분이 마치 뱀에 물려 피를 흘리는 것처럼 주황빛 액체를 흘리기 시작했고, 그 여파였는지 뱀의 몸이 나무 줄기를 옥죄면서 꺼져가던 나무 줄기 사이의 붉은 빛들이 심장 부분을 제외하면 완전히 꺼지게 되었다.
  그렇게 바다뱀으로 인해 괴물의 심장이 상처를 입고, 그 여파로 괴물의 몸체 작동이 멈추자, 세나는 왼손으로 모종의 손짓을 하였고, 바다뱀은 이후, 괴물의 심장을 씹는 것을 멈추고서, 그런 세나를 향해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인 이후에 푸른 기운으로 변하면서 사라져 갔다.

  그렇게 자신의 환수를 이용해 괴물의 움직임을 멈추고서, 세나는 카리나, 프라에미엘에게 한 가지 요청을 하였다.
  "조금 있다가, 사당의 중앙에서 소환의 주문 영창을 행하려 해요. 막대한 마력이 필요해서 환수들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고, 영창 시간도 길어질 텐데, 그 도중에 괴물의 공격 등에 의한 방해가 들어오지 않도록 보호의 수단을 마련해 달라는 거예요."
  "무슨 주문을 영창하려는 거지?" 그러자 카리나가 바로 세나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세나가 바로 답했다.
  "괴물에 속박되어 있을 혼들을 제 편으로 끌어오는 주문이에요, 그렇게 혼들이 괴물의 속박에서 벗어나, 제 편이 되면, 그들의 힘을 빌려 괴물을 타격하도록 해 보려 해요."
  그리고서, 그는 방금 전에 환수가 가한 공격으로 인해, 심장이 상처를 입으면서 내부 장치들의 작동이 잠시 멈추었고, 그로 인해 괴물이 가하는 영혼의 속박이 약화되었음을 알리고서, 그 틈을 노리면 영혼들의 속박을 잠시나마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 밝히기도 하였다.
  "하지만, 속박당한 혼들의 수가 너무 많은데, 그들 모두를 한 번에 해방시킬 수 있을까요?"
  그러자, 프라에미엘이 걱정의 뜻을 드러내었다. 환수들을 다루는 힘을 가진 세나에게는 혼을 다루는 능력이 있을 것인 만큼, 주문 자체에 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고는 있었으나, 문제는 역시 혼의 수였을 것이다. 혼들의 수가 많았던 만큼, 이들 모두를 제어하려면 많은 마력이 필요할 텐데, 세나가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임은 분명했을 것이다.
  "게다가, 괴물의 몸에는 괴물을 추종하는 혼들도 있을 거야."
  프라에미엘에 이어, 카리나 역시 그렇게 우려의 뜻을 드러내었다, 괴물을 추종하는 혼들의 저지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으로, 아무래도 프라에미엘이 전하는 우려에 세나가 그것을 무시하고 주문 영창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들었던 것 같았다.
  나도 그 광경을 때마다 지켜보려 하는데, 그러다, 문득 뭔가 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

  이전에 세나 씨가 말했듯이, 그 기운은 학살에 의해 억울하게 죽게 된 사람들의 피에서 비롯된 거야, 그 기운은 살해당한 사람들의 괴로운 기억을 일깨우고, 그 기운을 품은 자는 그 기억을 통해 악을 증오하는 힘을 얻게 된다고 했지.
  너에게도 선조로부터 이어받은 비슷한 무언가가 있을 테니, 원한을 통해 힘을 얻고, 그 힘을 통해 원한의 근원을 파멸시킬 수 있겠지. 너는 저 아저씨를 비롯해 기계 몸에 갇힌 억울한 혼들의 원수를 갚을 수 있는 자로서, 저 아저씨 앞에 와 있는 것일지도 몰라.

  괴물의 몸 속 깊은 곳에 갇힌 연수의 혼 앞에 있을 때, 소리가 내게 건네었던 말이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세나 그리고 카리나 등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려 하였고, 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내가 도와줄게!" 그리고 프라에미엘 등에게 이렇게 말하려 하였다.
  "괴물의 몸 속에 있을 때, 본 것이 있어, 카리나도 나 그리고 세나와 함께 괴물의 몸 속에 있었을 테니, 그 광경을 나와 함께 보았겠지, 그런 힘이 실제로 내게 발현될 수 있다면, 그것을 통해 괴물을 추종한다는 혼들의 의지를 뒤집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이전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살해당한 자들의 피에서 태어난 정령들은 살해당한 이들의 괴로운 기억을 일깨울 수 있다고 하였다. 아마도 괴물에 속박된 영혼들은 괴물을 추종하든, 말든 간에 모두 괴물에 의해 살해당했을 것이며, 살해당할 때의 고통과 괴로움의 심정 역시 각각의 혼들에게 모두 존재할 것인 만큼, 그 괴로움을 일깨울 수 있다면, 그로써 괴물에 속박된 혼들이 괴물에 대한 적의가 일깨워지면, 그것이 괴물의 생명을 끝장낼 힘이 될 수 있을 것임이 분명했다.
  또 보고 들은 것이 있다. 괴물의 심장을 찾아갈 무렵, 내벽을 우연히 만졌다가, 손에서 검푸른 물질이 분출되는 것을 보았고, 그것을 본 내벽의 혼들이 두려워하거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았으며, 그것이 '피의 정령' 이 가진 힘이라는 것을 들은 것이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어쩌면 내게도 그런 힘이 있는 것이 아닐까, 자신이 추종하는 존재가 사실은 자신을 살해했음을 일깨울 수 있는 그런 힘이.' 그러면서, 적어도 이 때 만큼은 그 가능성에 앞 일을 걸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나까지 같이 나서겠다고 하니, 카리나, 나에티아나는 각자의 수단을 통해 사당의 중심에 있으려 하는 나와 세나를 지키려 하였다. 카리나가 앞에서 보호막을 펼치고, 나에티아나가 하늘색 빛을 발하는 보호막을 내가 위치한 그 주변에 일으키려 하였다. 그 때, 그 광경을 근방에서 아잘리가 지켜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할 수 있겠어?" 보호막 우측에 위치하면서 아잘리가 내게 묻자, "해 봐야지." 라고 답했다. 그리고 다시 빛을 떨어뜨려 폭발시키려 하는 나무 형태의 괴물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세나는 사당의 한 가운데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더니, 자신이 그간 들고 있던 검을 자신의 오른편에 꽂아 두었다. 그리고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서, 주문의 영창을 개시했다.

Bestiae, tempus est roboris vestri, ergo respondete vocationi meae et pergite quo vocor.
(Bestiay, tempus est roboris westri, ergo respondete wokationi meay et pergite kwo wokor,
환수들이여, 그대들의 힘이 필요할 때가 되었으니, 나의 부름에 응하여 내가 부르는 곳에 이를 지어다)

  그리고 잠시 후, 세나의 뒤쪽 근처의 좌우에 2 개씩 원형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각각의 마법진은 세나의 좌측 후방에 있던 것은 하얀색과 붉은색, 그리고 우측 후방에 있던 것은 하늘색과 푸른색을 띠고 있어서 세나가 환수들을 불러오려 하고 있음을 그 마법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마법진이 생성되자마자, 세나는 우선 자신의 왼팔이 왼편을 향하도록 하면서 외쳤다.

Bellator Terrae!
(Bellator Terray,
대지의 전사여)

  그러자, 왼쪽의 하얗게 빛나는 마법진에서 하얀 빛이 생성되었다. 그 후, 세나는 왼팔을 내리고 오른팔이 자신의 오른 방향을 향하도록 하면서 외쳤다.

Serpens Oceani!
(Serpẽs Okeani,
대양의 뱀이여)

  그러자, 오른쪽의 파랗게 빛나는 마법진에서 푸른 빛이 생성되었다. 이후, 세나는 다시 왼팔을 들더니, 하늘 높이 올리며, 외쳤다.

Avis Flammae!
(Awis Flammay,
불꽃의 새여)

  그러자, 좌측에 있던 붉게 빛나는 마법진에서 붉은 빛이 생성되니, 이후, 마지막으로 세나는 오른팔을 하늘 높이 들며 외쳤다.

Et Aquila Caeli!
(Et Akwila Kayli,
그리고 천공의 매여)

  그러자, 우측에 있던 하늘색 빛을 발하는 마법진에서 하늘색 빛이 생성되니, 이후, 세나는 두 팔을 모두 내리며, 환수 소환을 마쳤다. 네 방진이 있던 곳에 방진의 색깔과 같은 빛을 발하는 빛들이 세나의 뒤편에 모이게 되니, 이후, 세나는 오른손을 높이 들며 주문의 영창을 개시했다.

Conabor rumpere vinculum sanguinis cum animis vinctum, quae a creaturis, quae voluptate sanguinis alieni sumendi vehementer delectantur, vincti sunt, itaque nunc vim tuam vi meae adde.
(Konabor rumpere wingkulũ sangwinis kũ animis wingktũ, kway a kreaturis, kway woluptate sangwinis alieni sumendi wehementer delektantur, wingkti sunt, itakwe nungk wim twam wi meay adde,
나는 남의 피를 취하는 쾌락에 미친 괴물에 속박당한 영혼들에게 묶인 피의 사슬을 끊어내려 할 것이니, 이제 내 힘에 그대들의 힘을 더할 지어다)

  명령을 내리듯, 주문을 외는 동안 세나의 오른손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하고, 환수들 역시 주문에 반응한 듯이 격렬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세나의 주문 영창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Ego et vos vires coniungemus ut sanguinem tenebrarum exsiccemus, et vis animarum liberatarum mox nostra vis fiet, et vis infinitatis degeneres illos puniet!
(Ego et wos wires koniungemus ut sangwinẽ tenebrarũ exsikkemus, et wis animarũ liberatarũ mox nostra wis fiet, et wis infinitatis degeneres illos puniet,
그대들과 나의 힘이 하나 되어 어둠의 핏줄을 마르게 할 것이고, 해방된 영혼들의 힘이 곧 우리 힘이 되어, 무한의 힘이 저 타락자에게 신벌을 내리게 되리라!)

  이후, 세나의 높이 올린 오른손 위의 빛은 어느덧, 축구공 이상으로 거대해져 있었다. 그 새하얀 빛이 무지개색을 띠는 빛을 주변 일대로 발산하면서 어둠에 물들어 있었을 주변 일대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De quelle farce s'agit-il ? Que penses-tu que cela signifie ?
(그게 대체 무슨 장난질이지?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괴물에게서 목소리가 들려온 이후, 내가 세나의 뒤에서 조용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Remember, remember.
(기억하라, 기억해 내라)

How the beast you support as the head tried to accept you as his side.
(그대들이 수장으로 받드는 자가 어떻게 그대들을 자신의 편으로 받아들이려 하였는지)

How you have lost your own body and become trapped in it with only your soul left.
(그대들이 어떻게 그대 자신들의 육신을 잃어버리고, 혼만 남은 채, 그 몸 속에 갇히게 되었는지)

And, how the cold blades and the tools penetrated your bodies,
(그리고, 차가운 칼날과 도구가 어떻게 그대들의 몸에 파고들고)

And what came out of your bodies.
(그대들의 몸에서 무엇이 나오게 되었는지를)

  내가 주문처럼 몇 마디 말을 읊조린 이후, 나무처럼 생긴 괴물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변화는 우선, 매달린 혼들에게서 일어나기 시작하니, 빛들이 검은색, 붉은색, 하얀색, 푸른색의 순으로 깜박이기를 반복하며,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혼들의 변화에 반응한 듯이, 괴물의 몸체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지? 뭐가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 때, 카리나가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세니아를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 물으려 하였던 것 같다. 대답해 줄 이라고는 나에티아나, 세니아 정도였으나, 그들 역시, 뭐라 답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나무처럼 생긴 괴물의 기계 몸이 흔들리는 동안 기계에 속박되어 있었을 혼들은 계속 붉은색, 푸른색 빛을 깜박이고 있었으며, 깜박임과 함께 형체들이 계속 흔들렸다. 그리고 그 흔들림이 괴물의 기계 몸에 진동을 일으키는 데에 영향을 주어, 혼들의 깜박임과 흔들림이 격해지면서 괴물의 몸에 가해지는 떨림도 더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전부터 감지된 괴물의 흔들림은 혼들의 떨림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았다.
  '피의 정령 운운했던 것이 사실이었던가.......?'
  효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피의 정령' 에 관한 모든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내가 그 '피의 정령' 의 직계 후손인 것도 아닌 데다가, 내게 흐르는 피에서 그 정령의 기운이 차지할 비중은 희박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그런 힘이 내게 있어도 얼마나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고, 힘을 발휘한다고 하더라도, 큰 힘을 내게 하거나 하지는 못할 것으로 여기었기 때문이었다.
  그 정령의 힘이 얼마나 되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고, 내게 큰 힘이 있다는 믿음 역시 없었지만, 그 기운을 일으키는 주문은 영혼들에게 큰 영향력을 주고 있었다. 그것에 대해 말하고자 한 바가 있다면 아마 이러할 것이다 : '괴물' 에게 잡아먹힌, 혹은 기계 무리에게 죽임을 당한 인간들은 그 과정에서 잊어버릴 수 없을 끔찍한 괴로움을 겪었고, 내가 일으킨 힘이 그 괴로움을 다시 일깨우는 촉매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 일단, 내가 이후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바라면 대략 그러할 것이다.

It was not in his mind in the first place to make a man obey and give the world to submission.
(사람을 복종하게 하고, 세상을 굴복시키는 일 따위는 애초에 그의 마음에는 없었다)

To him, human beings and all living things were only food to play with.
(그에게 인간이란, 모든 생명체란 갖고 놀 수 있는 먹이감에 불과했을 뿐)

He indulged in the pleasure of being stabbed and cut,
(창검에 찔리고 베이면서 인간이, 생명이 피 흘리며)

Of humans, of bleeding lives, of screaming painfully.
(고통 어린 비명을 지르는 것을 즐기는 쾌락에 탐닉했었지)

  괴물에 속박된 영혼들이 주문에 반응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주문의 영창을 조용히 이어갔다. 그것에 추가 반응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미 이전부터 읊어가던 주문 이후로 혼들이 뭔가에 반응한 듯,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었고, 그런 불안정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던 것 같았다.

De quelle plaisanterie parles-tu ? Combien de fois dois-je te le-
(무슨 농담 같은 소리를 하는 거냐!? 몇 번을 말해야-)

  그 때, 괴물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에 내가 바로 반박했다.
  "Explique donc quel est l'état actuel de ces âmes ! En effet, si elles étaient disposées à suivre ta volonté, auraient-elles été si facilement influencées par de simples sortilèges ? (그렇다면 네가 거느리는 혼들의 지금 상태에 대해 설명해 봐라! 정녕, 그들이 기꺼이 너의 뜻을 따랐다면, 하찮은 주문에 이렇게 쉽게 휘둘렸겠나?)"
  그 와중에도 혼들의 불안정성은 멈추지 않았으며, 그들의 비명 소리가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들은 이전의 상태로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

Ioannes Augustus Ormanescus, his name.
(요안네스 아우구스투스 오르마네스쿠스, 그 자의 이름이다)

Je n'ai jamais porté un nom comme celui-là, qu'est-ce que tu veux dire ?!
(그런 이름은 가진 적도 없다, 무슨 말이냐!?)

During the revolt of the old empire, he caused public sentiment to leave the empire with an act of slaughter that went too far.
(옛 제국의 반란 당시, 그는 도를 넘어선 학살 행위로 민심이 제국을 떠나도록 만들었다)

Ne vous laissez pas tromper ! Elle vous incite à agir !
(속지 마라, 그 자는 너희를 선동하고 있다!)

However, he was executed for showing only incompetence in the face of the empire's main enemy.
(그러나, 제국의 주적 앞에서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다가 처형당했었다)

Je suis un héros ! Je suis un homme fort ! Comment est-ce possible ?
(나는 영웅이다! 나는 강자다! 내가 그럴 리가 있나!?)

There was nothing else he could do, to show off his power in front of the weak, to enjoy the joy of trampling them.
(약자 앞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그들을 짓밟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 그 이외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없었다)

Ne me faites pas rire ! Tout est régi par le destin et l'obligation... !
(웃기지 마라! 모든 것은 정해진 운명과 의무에 의해....!)

The specter of the old world was revived by beings who hate humanity and caused another pleasure murder, contributing to the destruction of mankind.
(그런 옛 세상의 망령이 인류를 증오하는 존재에 의해 되살아나 또 다시 쾌락 살인을 일으켜, 인류 멸망에 기여했다)

C'était une mission planifiée ! Ce monde avait besoin d'une révolution !
(그것 역시 정해진 사명이었다! 이 세상은 변혁이 필요했어!)

That's what you've followed so far. He is just an old revenant who had nothing but false power, ideals, and greed!
(그대들이 그간 따랐던 존재는 그런 존재였다, 가진 것이란 거짓된 힘과 이상 그리고 탐욕 뿐인 늙은 망령이었단 말이다!)

  내가 주문을 읊는 동안, 괴물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주문에 반박하려 하였으나, 영혼들은 더 이상 그것에 반응하려 하지 않았으며, 그저, 고통에 찬 끔찍한 비명을 지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때, 영혼들을 지켜보며, 주문의 영창을 이어가던 세나에게서 목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Everyone, can you hear me?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이후, 세나는 불안하게 깜박이는 혼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그와 함께, 세나가 일으킨 빛이 혼들이 있는 쪽으로 넓게 퍼져 갔고, 그 영향이었는지, 괴로움을 느끼고 있었을 혼들의 붉은 깜박임이 약해져 갔다. 그와 더불어 혼의 떨림도 이전 때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혼의 떨림이 줄어든 그 때, 세나가 혼들을 향한 목소리를 이어가려 하였다.

I will tell you again, can you hear me?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그러자 빛에 감싸여 있었을 혼들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세나의 목소리에 응하기라도 한 듯이.

I'm here as part of a group of adventurers who have come to destroy the source of the disaster that happens every time here.
(저는 여기서 때마다 발생하는 재앙의 근원을 멸하기 위해 온 모험자 무리의 일원으로 여기에 온 사람입니다)

I've already heard a lot before I came here. From the spell 'I-V-X-V-I (i-u-ix-u-i)' to the true nature of the monster, the stories of murder machines called 'monsters.',
(여기로 오기 전부터 이미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우-익스-우-이' 라는 주문을 시작으로, 괴물의 실체, 그리고 '괴물' 이라 칭해진 살인 기계들의 이야기)

And, the story of the unfortunate human souls trapped in the bodies of the machines after they were lost to the murder machines.
(그리고, 살인 기계들에 의해 몸을 잃은 후, 기계들의 몸에 갇혀버린 불행한 인간의 혼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Thus, I decided to destroy the monster and free the souls. It is also a duty I must fulfill as a city dweller in this area once.
(그리하여, 저는 괴물을 멸하고 혼들을 해방시키기로 결심하였어요. 이는 한 때, 이 지역에 있었던 도시에 살았던 사람으로서 제가 이행해야 할 의무이기도 해요)

  "이 지역에 있었던 도시의 사람이라고?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일단, 지켜 봐." 그 무렵, 세나가 했던 말의 마지막 어구에서 당혹감을 느끼며, 아잘리가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일단 지켜보고 있으라고 답했다. 한편, 세나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어 나무가 있는 쪽으로 치켜 들었다. 다름 아닌, 자신이 갖고 있다가, 내게 빌려주었고, 또 다시 내게 돌려 받았을 물건, 어느 가족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었다. 그 그림을 영혼들에게 보여주며, 세나는 말을 이어갔다.

I don't think many of you will recognize it, but I believe that this will prove that I once lived the same era as you.
(알아보실 분들은 많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 제가 한 때, 여러분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존재임을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I was one of the family members, a little boy in the middle of the picture.
(저는 이 그림에 있던 가족들 중 하나, 그림의 가운데 즈음에 있는 어린 아이였습니다)

  '그 그림에 있던 그 아이라고?'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간 갖고 있다가, 세나에게 건네 주었던 그림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보려 하였다.

  주머니 속에 넣어두기만 하고, 가끔 꺼내 보기만 한 정도라 자세한 모습이 기억나지는 않으나, 그림의 아래쪽 가운데에 앉아있던 소년의 모습은 확실하지는 않더라도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었다. 그 소년의 모습만큼은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 세나의 환생으로 여기고 있어서 그림을 볼 때마다 그 소년의 모습만큼은 조금씩 보려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림 속 소년은 세나처럼 멜빵이 달린 겉옷을 입고 있었다 (소년인 관계로 하반신은 반바지였다). 그 색까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았으나, 그런 옷차림을 하고 있었던 것 만큼은 확실했다. 이외의 닮은 점은 없었던 것 같았으나, 세나는 그 그림을 처음 발견했을 적, 유일하게 그을음에 물들지 않았을 소년의 옷차림을 비롯한 외모를 보면서 그 소년이 직감적으로 자신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여긴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고 있다.
  다만, 그 때도 그렇고, 그 이전에도 그러하였지만, 그림 속의 소년과 세나가 동일 인물일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할 리 없다고 여기는 것이 당연했다, 지금과 소년이 살았을 때는 시간으로만 따지더라도 수 천 년 정도 차이가 날 텐데.
  "그 소년과 세나가 동일 인물인 것은 아니겠지?"
  "당연히 아니겠지." 이후, 아잘리의 물음에 내가 이렇게 답하고서, 그 대답에 이렇게 말을 이었다.
  "괴물에 의해 속박당한 혼들이 불안정해진 상태에서 그 혼들이 자신의 힘이 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일 거야. 게다가, 세나는 그 소년의 환생일 테고, 전생의 기억이 있을 테니, 그 기억을 토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겠어? 옛 시대의 인간이었던 혼들을 설득할 명분은 충분히 있겠지."
  그러다가, 불현듯 든 생각이 하나 있었으니, 그 생각을 토대로 아잘리에게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런데, 이러할 수도 있어. 죽었다고 여기어진 소년이 실은 그 괴물 녀석들의 포격에도 소멸당하지도 않고, 살아있었고, 그래서 누군가들에 의해 동면 및 치료 조치를 받고 있다가......"
  "네가 어렸을 즈음 혹은 그 이전에 깨어난 것일 수도 있다는 거지?" 그러자 내 말을 자르며, 아잘리가 나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서, 그러할 수도 있는 것이라 대답했다. 이후, 나는 아잘리에게 일단 계속 지켜보자고 말하고서, 세나의 모습을 응시하려 하였다.

I'm going to punish the beast who took away bodies of my family, my friend, and you, and I need your strength to do this. I will bring power to punish that dark monster!
(제 가족의, 친구의, 그리고 여러분들의 육신을 빼앗은 악마에게 벌을 내리려 해요, 이를 위해 여러분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저도 저 어둠의 괴물을 응징할 힘을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 괴물의 몸에 매달린 영혼들이 하얗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마치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라고 질문을 하려는 듯이. 그러는 동안 세나는 자신의 목소리를 이어 내려 하였다.

It has been too long since then. However, nevertheless, the sin should never be forgiven or forgotten, and it should never be tolerated! It should show that sins can and should be judged even after thousands of years!
(그 때로부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죄는 결코 용서되거나 잊혀져서도 안 되고, 그것이 용인되어서도 안 됩니다! 수 천 년의 시간이 지나더라도 죄악은 심판받을 수 있으며, 심판받아야 함을 보여주여야 해요!)

This will not bring you back your lost things. But, I promise you this, at least : You will no longer be exploited by evil forces, and that you will not be reborn as they wish.
(이런 일이 당신들께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게 하지는 못할 거예요. 하지만, 이것만큼은 약속할게요, 적어도, 더 이상 사악한 힘에 이용당하지 않도록 할 것임을, 그리고, 그들의 뜻대로 다시 태어나거나 하지는 않을 것임을)

  그 때, 괴물이 붉은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다만, 이미 몸 속 장치들이 망가졌는지, 그 붉은 기운이 괴물의 몸체에 영향을 크게 주거나 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였다. 붉은 기운을 뿜어내며, 괴물은 마치 발악이라도 하는 것처럼 소리쳤다.

IMBÉCILE ! Celui qui a refusé ma bénédiction, celui qui est maudit, entraîne les élus dans sa malédiction !
(건방진 것! 나의 가호를 거부하다, 저주에 빠진 것이 선택받은 자들을 저주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구나!)

  그리고 괴물의 목소리가 이어 소리쳤다.

Que penses-tu que cela SIGNIFIE ? Penses-tu qu'il y aura un CHANGEMENT ? Rien n'a CHANGÉ ! RIENNNN !!!
(그런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나? 변화가 있을 것 같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C'est juste ton opinion. (그건 네 생각이고)" 그 목소리를 듣고, 내가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세나 역시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것 같아 보였으나, 주문에 의해 빛을 끌어모으는 것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기에, 말을 건네거나 하지는 못하고 있어 보였다. 조금이라도 정신의 집중이 흐트러지면 위험해질 수 있었던 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세나는 저기서 녀석한테 뭐라 말을 붙이지 못할 거야, 누군가가 그를 대신해서 말을 쏘아붙여야 할 것 같아."
  이후, 나는 아잘리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세나를 대신해 괴물의 도발에 대응할 이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본래는 내가 그 역할을 맡겠음을 말한 것이었으나, 그 때,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카리나가 나의 우측 곁으로 다가와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 역할이라면 내가 할 수 있을 거야."
  그러더니, 내게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나도 녀석한테 원한 진 게 있어서 말야. 녀석 때문에 참혹한 신세가 되어 버린 그 분과 그 분의 동료들을 생각하면, 나에게도 그 녀석에 대해 원한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거야, 그 분께서는 분명 나를 자신이 동료였던 사람으로 생각하셨으니까."

Je vais te montrer que j'ai raison ! Mes serviteurs ! Réalisez leurs mensonges ! Réalisez la volonté de leur agitation ! Alors, hurler et CRIER !
(증명해 주마, 내가 옳았음을! 자, 나의 백성들이여! 깨달으라, 그들의 거짓을! 깨달으라, 그 선동의 의미를! 그리고, 울부짖으며 외쳐라!)

  이후, 괴물은 붉은 기운을 불길처럼 치솟게 하면서 괴성을 질렀다.

C'ÉTAIT NOTRE PÉCHÉ, MON SEIGNEEEEEEEEUUUUUUUURRRRRRRR !!!! S'IL VOUS PLAAAAAAAAÎIIIIIIT, PARDONNEEEEEEEEEEEEZ-MOOOOOOOOOOOIIIIIIIIIIIIII !!!!!
(우리가 잘못했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주인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임!!!!!!!!! 용서해 주십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라고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

  "'Tis loud really. (참으로 시끄럽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카리나가 바로 쏘아붙이더니, 바로 이렇게 말했다.
  "Shut up thou space junk. (닥쳐, 이 우주 쓰레기 같은 놈아)"

  붉은 기운은 나무의 주변 일대로 퍼져 가면서 혼들을 집어삼키려 하였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내가 다시 한 번 혼들을 향해 주문으로서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Remember, it tore your body apart, made blood his own, and bound your soul!
(기억해라, 그 자는 당신들의 몸을 갈가리 찢어, 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당신들의 혼을 속박했어!

For those of you who couldn't escape the bondage, don't forget that you had to follow him!
(속박을 벗어날 수 없었던 당신들은 어쩔 수 없이 녀석을 따랐음을 잊지 마!)

  그러자 붉은 빛에 휩싸인 혼들에게서 다시 푸른 빛, 핏빛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그 푸른 빛, 핏빛 기운이 자신들을 뒤덮은 붉은 기운을 무시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 때, 세나가 다시 한 번 혼들에게 호소를 했다.

I promise you once again that there will be no more life to bear the bondage of blood!
(다시 한 번 약속하겠습니다. 핏빛의 속박을 감내하는 삶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이에 푸르게 빛나던 혼들이 다시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자신이 끌어모은 빛이 나무에 매달린 혼들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도록 하였다. 그 빛이 다가옴에 반응하려는 듯이 나무의 혼들 정면에 있던 것부터 변두리에 있는 것들까지 차례로 하얀 빛을 더욱 세게 발하기 시작했다.

Non ! Ne vous laissez pas tromper ! Ils sont… !
(안 된다! 녀석들에게 넘어가지 마라! 녀석들은.....!)

  그러나, 그 외침은 빛들이 일으키는 소리에 묻혀, 희미하게 들릴 따름이었다-괴물의 가까이에 있었기에 들을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으면 듣지 못했을 것이다-. 세나가 생성해서 내보낸 빛이 자신의 주변 일대를 향해 노래 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자, 그것에 호응하는 듯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혼들 역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후, 세나가 내보낸 거대한 빛이 주변 일대로 퍼져 갔다. 그 빛은 검붉은 괴물의 몸체를 뒤덮을 정도로 넓게 퍼져 갔다가 사라졌으며, 이후, 퍼져가는 빛 안에 있던 혼들은 새하얀 빛의 형상을 이루면서 나무에서 분리되어, 넓게 퍼지며 사라져 갔을 빛이 남긴 작은 빛을 에워싸며, 마치, 모성을 에워싸는 행성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이후, 작은 빛은 서서히 괴물의 나뭇가지 위쪽까지 오르기 시작했으며, 그런 작은 빛을 하얗게 빛나는 영혼들이 따라가기 시작했다.

Impossible ... c'est impossible ....! Ça ne peut pas être .... ÇA NE PEUT PAS ÊTRE !!!
(말도 안 돼..... 이것은 말도 안 돼....!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단 말이다아아아!!!!)

  그 후, 괴물의 위쪽까지 올라온 빛을 영혼들이 둘러싸기 시작했으며, 영혼의 빛들이 이윽고, 자신들이 에워싸던 작은 빛에 하나씩 모여, 빛의 일부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영혼의 빛들이 모이면서 그 중심의 작은 빛이 점차 커져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바닥 크기만하던 빛이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공 크기만하게 변했고, 그 이후로 커다란 공 정도에 이르더니, 마침내, 괴물의 심장 크기보다도 더욱 커지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빛이 커진 이후에도 아직 남은 혼들이 거대해진 빛을 둘러싸면서 그 주변을 회전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빛이 모이면서 하나의 거대한 빛의 고리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거대한 빛이 괴물의 심장 쪽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낙하하는가 싶더니, 점차 가속되어 순식간에 괴물의 심장을 향해 격돌하려는 듯이 낙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는 동안 거대한 빛을 둘러싸며, 거대한 고리를 이루고 있던 빛들 역시 다시금 무수히 많은 빛의 형상이 되더니, 빛 줄기로 변하며 구체와 함께 괴물의 심장을 향해 뻗어가기 시작했다.

NOOOOOOOOOOOOOON !!!!!
(안 돼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낙하하기 시작한지 10 초 정도 지났을 즈음, 빛의 구체가 괴물의 심장에 격돌했다. 충돌하기도 전에 괴물의 심장을 감싸고 있을 핏빛 어둠의 기운이 빛에 반응하면서 주변 일대에 격렬히 불길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본격적으로 격돌할 때가 되자, 괴물의 심장이 있던 곳에서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 그 후, 빛 줄기들 역시 괴물의 심장에 닿으면서 그로 인한 폭발까지 발생했고, 그로 인해 거대한 폭풍이 괴물체의 나무 밑둥과 같은 심장 주변을 덮쳐 갔다.
  폭발을 일으키는 빛의 기운이 괴물을 감싸는 어둠의 기운과 연쇄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면서 폭발은 계속해서, 더욱 거세게 일어났고, 커져가는 폭풍은 결국 괴물의 몸체 전체를 휩쓸게 되었다. 폭발이 발생하면서 주변 일대로 열과 빛이 퍼져 가고 있었다. 그 열기는 사당의 먼 곳까지 전해질 정도였으며, 빛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일대의 어둠이 순식간에 밝혀질 정도에 이르렀다. 내가 있던 괴물의 근처에서는 뜨거운 열기와 함께 강한 빛이 퍼져가고 있어서 그로 인해 눈을 뜨기 힘들 정도에 이르렀다.
  또한, 열기와 더불어 격렬한 폭음이 사당 일대의 공기를 통해 사당의 먼 곳까지 울렸으며, 격렬한 진동이 사당 전체를 뒤흔들었다. 폭발의 힘이 그 정도였다면, 괴물의 몸체 역시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 역시 가능할 것이다. 폭풍의 빛에 가려지기 전, 괴물의 형상을 보니, 나뭇가지들이 열기에 의해 태워지고, 잿더미가 되어가는 것처럼 사라지고 있었으며, 줄기 부분 역시 부서지고, 재가 되어가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괴물의 몸체가 자신에게 가해지는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열되기 시작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후로도 폭발은 계속 일어났으며, 빛은 게속 퍼져 갔다. 사당의 한 가운데 즈음으로 돌아가서, 그 광경을 아잘리, 카리나 등과 함께 지켜보고 있자니, 사당의 반 이상을 뒤덮을 정도의 빛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빛은 한 동안 주변 일대를 환하게 비추다가, 안에서 열기를 품은 폭풍이 피어 나오면서 폭풍애 대체되는 듯이 사라져 갔다.
  그렇게 폭발이 일어나는 동안 괴물의 단말마와 같은 절규의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폭음이 얼마나 컸는지, 그 비명 소리를 폭음이 거의 삼켜버리다시피했다. 그 지경에 이르렀으니, 괴물의 운명도 끝장이라 여길 수 있어 보였지만, 일행 중 누구도 온전히 안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나도 그랬다. 여기서 끝이 아닐 것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폭발의 힘은 강했고, 그 이후로 많은 것들을 남겼다. 폭발이 빛이 사라진 이후에도 한 동안 직경만 하더라도 사당 크기의 2/3 에 이를 법한 불기둥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꺼질 줄 모르고 불과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나를 비롯한 누구도, 이것으로 끝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이후로 괴물이 무언가 수를 다시 쓸 것 같다고 모두 확신하고 있었다, 딱히 정황이나 근거가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이것으로 아직은 끝이 아니란 말이지요?"
  일단 상황이 종료된 이후, 보호막에서 벗어난 루이즈가 내게 다가와서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그렇지요." 라 간단히 대답했다. 그 때, 나에티아나가 루이즈에게 이런 언급을 하였다.
  "보시는 바대로, 괴물의 육신은 폭발했고, 불길을 일으키고 있어요. 한 동안은 저런 상태이겠지요. 하지만 지금 부서지고 타오르고 있는 것은 겉 모습 뿐일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근거도 있어요, 저 불타는 금속 육신 내부에 온기가 건재해 있어요. 괴물의 '혼' 에 해당되는 무언가이겠지요. 괴물의 재질은 유체 변이가 가능한 금속이고, 그래서 내부만 무사하다면, 부서지고 타오른 겉 부분을 뒤엎고, 또 다른 모습으로 변형해 아무렇지 않은 듯이 우리를 다시 위협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조만간, 그 징조가 보이겠네요." 이후, 재차, 나에티아나에게 말을 건네는 루이즈의 표정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무엇인지 알 수 없었어도, 뭔가 심각한 것을 느낀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이후, 그런 루이즈에게 나에티아나가 바로 화답하는 듯이, "그러할 수도 있겠지요." 라 화답했다.

  당장에는 그 징후가 보이지는 않았다. 거대한 나무와도 같아 보였던 괴물은 나뭇가지가 전부 불에 타 사라지고, 줄기와 밑둥 부분만 남은 채, 불길에 휩싸인 고목과도 같은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고목처럼 변한 괴물이 타오르는 불길 속에 있을 때였다. 분명 괴물 쪽이었을 어딘가에서 신호음 같은 것이 울리기 시작했다.
  "신호음이다!" 우선, 아잘리가 신호음이 울렸음을 알렸고, 이후로 카리나 역시 신호가 울리기 시작했음을 알렸다. 괴물의 기계 몸을 태우고 있을 불길 속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울린 고요한 소리는 두 가지 형태를 띠는 채로 일정한 규칙 하에 울리기를 거듭해 가고 있었다.
  '모르스 신호음 (Morskodasor) 이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그 실체를 알아차리고서, 그것에 대한 혼잣말을 했다. 과거에 '전신 부호' 라는 명칭으로도 통용되었던 '모르스 부호 (Morskoda)' 를 이용한 신호음으로 기계 병기들도 그 신호음을 널리 썼다고 한다, 아무래도 여건이 좋지 못해, 다른 통신 수단을 활용하지 못할 상황을 위해 기계 무리가 널리 통용하고 있으며, 이를 빛의 깜박임이나 소리를 통해 표현하고 있었을 것이다.
  "모르스 신호음이라면, 글자를 전송하기 위해 쓰는 소리 신호의 일종 아냐?
  "그렇지." 이후, 카리나가 건네는 물음에 내가 그러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겠느냐는 카리나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 비록, 그 신호가 구체적으로 어떤 어구를 나타내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으나, 괴물이 외부에 모종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 정도는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불길에 휩싸이고 있었을 괴물의 몸체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들 모두 마치 '올 것이 왔다는 듯이' 긴장을 하고, 이후에 있을 일들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Vraiment insupportable. Je pensais que vous seriez soulagé, croyant que j'en avais fini.
(참으로 뜻밖이군. 지금까지 너희들이 내가 끝장났다고 믿으며, 마음을 놓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지)

  그러더니, 괴물의 꿈틀거림이 격해지고, 그 형상이 변이될 것 같은 모습이 보이면서 사악한 목소리가 계속 울려 퍼져갔다.

Je n'ai pas encore fini. Vous ne m'en aurez jamais fini. Il est temps de prendre ma nouvelle forme, REGARDEZ !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가 너희들 따위에게 끝날 리가 없지. 이제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 잘 보아라!)

  이후, 나무 밑둥 아래의 금속 덩어리가 그을리다시피했을 표면을 구체의 형상을 이루도록 하면서 뒤덮어 버렸다. 이를 위해 나무 밑둥의 뿌리에 해당되었을 모든 부분들을 전부 소모했을 것으로 보이며, 그로 인해, 괴물의 형상이 거대한 구체의 형상으로 변하면서 괴물의 몸을 불태우고 있었을 불길이 순식간에 꺼지게 되었다.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은 구체의 형상을 다시 보이기 시작한 괴물은 이윽고, 자신의 몸에 새겨진 선들을 따라 붉은 빛들이 오가도록 했다. 그 붉은 선들 중에는 구체를 한 번 굽이치면서 가로지르는 듯한 유난히 굵은 선 하나가 있었고, 그 선 아래로 또 다른 굵은 선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 구체는 괴물의 진정한 새로운 모습이 아닌, 진정한 모습으로 변하기 직전의 상태임을 알리고 있는 것 같았으니, 그 굵은 선을 중심으로 날개 같은 것이 펼쳐질 것임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인지, 구체의 표면에는 이전에 그렇게 많은 눈들을 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눈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았다.
  "Je savais que tu te présenterais comme ça. Alors, que vas-tu faire ensuite ? (네가 이렇게 나설 줄은 알았다. 그래서, 다음에는 어찌하려는 거지?)"
  그 광경을 보며, 아잘리가 괴물에게 말했다. 하지만 괴물은 그런 아잘리의 목소리에는 반응하지 않고 있었다. 이후, 괴물은 자신의 몸을 가로지르는 굵은 선들의 빛들이 더욱 격렬해지도록 하더니, 겉 부분이 갈라지더니, 표면의 일부분, 가운데 부분이 마치 접혔던 날개가 펼쳐지는 듯이 좌우 방향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운데 부분이 펼쳐지는 것과 함께 위쪽과 아래쪽의 부분 역시 좌우 방향으로 펼쳐지며, 각각의 부분들이 마치 좌우 방향으로 펼쳐지는 날개와 같은 형상을 이루면서 자신들이 감추고 있었을 내부의 모습을 드러내려 하였다.



  마치, 검은 잠자리 혹은 나비의 그것들 같은 날개들이 펼쳐지며 드러난 괴물의 진짜 모습, 핏빛을 띠는 눈동자를 품은 눈이 우선 보였으며, 이후로 그 눈을 달고 있을 괴물의 진짜 몸체였을 검붉은색을 띠는 팔면체, 상하 부분이 길고, 각면이 움푹 파인 곡면을 이루는 팔면체가 드러나고 있었다. 팔면체의 좌우 그리고 상하쪽 모서리는 검은 장식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그것에 이어지는 것으로서, 빛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이는 검은 형상들이 팔면체 좌우 그리고 상하에 달려 있었으니, 팔면체의 특성을 따라, 위, 아래의 형체들이 길고, 좌우의 형체들은 짧았다.
  구체의 표면을 형성하고 있었을 날개들은 크게 가운데의 한 쌍과 위쪽, 아래쪽의 두 쌍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가운데의 날개는 좌우쪽으로, 위쪽과 아래쪽의 날개는 괴물의 좌우측 상단 및 하단을 향하고 있었다. 각 날개들의 작은 날갯깃에는 하나씩 눈이 달려 있었으며, 각각의 눈에도 핏빛 눈동자가 하나씩 자리잡고 있었다. 괴물체의 본체인 팔면체와 날개 모두 눈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선들이 그어지며 무늬를 그리고 있었으며, 각각의 선들을 따라 눈동자를 중심으로 붉은 선들이 눈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무늬가 각진 도형들의 집합과 같은 형상을 이루고 있어서 그것의 본질이 생명체가 아닌 기계임을 제대로 알렸다.
  그렇게 괴물이 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본체인 팔면체 (이후로 본체로 칭한다) 위쪽의 장식 상단에 붉은 빛들이 모이더니, 고리의 형상을 이루며, 위쪽 장식의 상단을 에워싸기 시작하니, 마치, 천사의 고리 (Halo, Vagivica) 를 형상화한 것처럼 보였다.

  구체부터 직경이 사당의 그것에 맞먹었던 만큼, 전체적으로 사당의 그것 이상으로 거대한 개체였다. 본체부터 전장이 사당의 직경 만했고, 눈 부분 역시 그 직경이 어지간한 어른의 신장보다 컸을 것이다. 날개까지 펼치고 나니, 전체적인 길이가 더욱 길어져 사당의 2 배 이상에 이를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대로 사당을 날개로 품에 안아도 될 정도였다.



  '고대의 세라핌 (Serafim) 을 형상화한 것이려나.' 그렇게 본 모습을 드러내며, 일곱 붉은 눈동자들을 번뜩이는 괴물의 모습을 보며, 아잘리가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그 혼잣말을 들은 나는 그런 아잘리에게 그러할 것이라 조용히 화답하는 듯이 말했고, 이에 아잘리가 그런 나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었다.
  "참으로 역설적이네, 쾌락을 위해 사람들을 죽이고 그 몸을 마구 찢어 발겼을 이가 저런 세라핌의 모습을 하고 말이야, 그렇지?"
  "그런 모습을 하고 싶었나 보지." 이후, 나는 그런 그에게 이렇게 화답했다.

  그 때, 세라핌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한 괴물이 날개를 활짝 펼쳤고, 그로 인해 사당 일대로 세차게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 때를 같이 하여, 각 날개의 상단에 자리잡은 눈들의 눈동자들과 더불어 본체의 중심에 자리잡은 눈의 그것 역시 맹렬한 붉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Avez-vous vu mon vrai visage ?
(보았는가, 이 몸의 진정한 모습을?)

  바람이 그치고 눈들의 안광이 사그라질 무렵, 괴물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Comme vous le voyez, mon pouvoir est encore plein, assez pour vous exterminer ici même !
(너희들이 보는 대로, 나의 힘은 아직 충만하다, 너희들을 여기서 바로 말살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지!)

Maintenant, je vais vous enseigner le pouvoir de la vraie terreur !
(이제 진정한 공포의 힘이 무엇인지 너희에게 가르쳐 주겠노라!)

  그리고, 다시 일곱 개의 눈동자가 다시 안광을 발하기 시작했다.



  세라핌의 모습으로 변신한 괴물이 처음으로 보인 것은 안광을 빛내던 눈동자들에서 한 줄기씩 붉은 빛 기둥을 분출한 것으로 빛 기둥은 각 눈의 위치에서 직진, 각 전방의 대기를 가로지르며 나아갔으며, 빛 줄기들이 직진하는 동안 빛 기둥 주변으로 붉은 번개 줄기가 빛 기둥을 휘감으며, 빛 기둥과 함께 괴물의 전방 너머로 나아갔다. 다만, 이들은 전방 일대로 나아간지라, 실질적으로 일행에게 위협이 된 것은 하단의 두 줄기 정도였다.
  이들을 피하고 난 이후, 눈앞으로 각 날개의 무늬가 그리는 선들이 교차하는 지점마다 하나씩 붉은 반점 같은 것이 생겨나는 모습이 보였다. 이후, 각 반점이 붉은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각각의 빛에서 사당의 바닥 일대를 향해 광탄들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붉은 광탄들은 반점-처럼 보였던 장치-들에서 일직선 상으로 발사되었으며, 그 궤적이 선이었던지라 얼핏 보면 붉은 광선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궤적은 사당의 바닥을 향하고 있었으며, 광탄들이 사당의 바닥에 격돌할 때마다 붉게 빛나는 열기와 폭풍이 폭음 그리고 충격파와 함께 터져 나왔다.
  날개의 크기만큼 많았던 반점마다 하나씩 광탄의 대열들을 발사하고 있었고, 이들이 사당의 바닥에 집중되고 있었다. 카리나가 빛의 방패를 높이 들어, 이들 중 상당수를 막아내고 있었고, 세나 역시 갑주형 환수의 방패를 이용해 광탄들을 막아내고 있었기에, 사당의 바닥에 닿을 화망 중 일부가 바닥에 닿지 않아 그들의 뒤쪽에 있으면 위험을 면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러나, 그들 각각이 확보할 수 있었을 영역의 범위는 한 두 사람이 있을 정도로 좁기도 했고, 광탄들을 피해 가느라, 사당 일대를 움직이고 있었을 나 그리고 아잘리와는 거리가 있어서 그 빈 공간을 이용하거나 할 수는 없었다. 다행히도 카리나가 확보한 영역 근처에 세니아가 있었고, 세나의 경우에는 잔느 공주 그리고 루이즈가 그 빈 공간에 있었기에, 그 공간들이 아주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날 수 있었을 이들은 날아서 위험을 면했다. 나에티아나 그리고 프라에미엘은 날개를 펼치고 비행하면서 광탄들의 대열을 피해 가면서-날개는 광탄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빛으로 이루어진 날개였기에 어찌 생각하면 당연했던 것일 수도 있다-, 각자의 수단-빛의 활과 빛 줄기들 그리고 날개의 빛-으로 광탄들의 근원인 반점 형상의 장치들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고, 이들 중 상당수가 반점 형상의 장치들에 유효타를 가하고, 이들을 폭파시키기도 하였다.
  나를 비롯한 다른 이들 역시 광탄들을 피해 가면서 공격을 이어가려 하였다. 세니아는 붉은 화염 줄기로, 나는 곡선을 그리는 하얀 빛 줄기로, 그리고 세나는 자신이 소환해 자신의 우측 곁에 떠오르게 한 불의 환수로 화염탄을 발사해서, 날개에 대한 타격을 이어갔다.
  광탄 발사는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난 이후에 끝났다. 이후, 괴물은 날개의 반점 형태를 갖춘 장치에서 붉은 구체 형상을 이루는 축구공 크기만한 광탄들을 여럿 발사해 이들이 지상 그리고 공중에 자리잡은 일행을 추적해 날아가도록 하였다. 추적의 특성을 가진 광탄들은 탄속이 이전의 광탄들에 비해 더욱 빨라서 일행이 있는 쪽에 곧바로 격돌하려 하였다. 이들 광탄은 카리나가 빛의 방패로 막아냈으며, 광탄들이 빛의 방패에 격돌할 때마다 열기와 폭풍이 폭음과 함께 방패 앞에서 터져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후로 괴물은 각 날개의 금이 그리는 선들의 교차점마다 자리잡은 반점들 중 일부 (반 이상 정도) 를 사라지게 하고서, 남은 반점을 더욱 크게 빛나도록 하더니, 각각의 반점에서 세 방향으로 광탄들의 대열이 방출되기 시작, 이전보다 더욱 거센 화망이 사당의 바닥 그리고 그 위쪽 상공을 덮치게 되었다.
  이전에는 화망이 지상에 집중되어 나에티아나, 프라에미엘 같이 날 수 있는 이들은 화를 바로 면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화망이 공중에도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나에티아나, 프라에미엘은 날 수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자기 보호 수단이 딱히 강하지 않아서 나, 아잘리와 마찬가지로 화망을 조심스레 피해 가면서 괴물체의 날개에 달린 반점 그리고 괴물체 본체를 공격해 가려 하였다.
  이후, 괴물체는 십자 형태 비스무리한 형상을 갖춘 검은 본체의 여러 부분에 붉은 빛을 발하도록 하더니, 각각의 빛에서 각 빛의 전방 일대로 직진하는 광선들을 발사하면서 반점이 사라진 장치들에서 미사일들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미사일들은 각 장치의 전방 쪽으로 날아가고 있었으며, 격추된 이후에는 탄두가 불덩이로 변한 후에 일행을 추적하는 화염탄 역할을 하는 특성도 갖추고 있었다.

  처음에는 괴물체의 공세를 버티면서 공격 유형을 파악하느라,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날개의 미사일 그리고 본체의 빛 줄기 공세를 카리나가 빛의 방패를 확장시켜 막아내고, 그로 인해 사당 중앙 일대에 공격이 닿지 않게 되자-그래서, 나와 떨어져 있던 아잘리가 내 옆으로 돌아오도록 할 수 있었다-, 어떻게 괴물에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일에 깊이 관여할만한 사람이라면 카리나 그리고 세나일 거야. 그래서, 괴물 사냥을 주도할 이는 그들이어야 하겠지. 전방 일대는 그들에게 맡겨야 하겠지."
  아잘리에게 내가 말했다. 그 이후, 나는 아잘리에게 이런 말을 이어서 건네었다.
  "그런데, 저 괴물을 가만히 살펴 봤는데, 녀석은 전방 쪽으로만 공격을 집중하고, 후방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 그리고, 이전에 뭔가 신호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지원 요청일 것임이 분명해. 후방 쪽은 지원으로 오는 병기들에 맡기고, 자신은 전방에 집중하려 하는 것 같아. 그래서,"
  "우리는 전방이 아닌 측면이나 후방 쪽을 노리자는 거지?" 이후, 아잘리가 내 말을 자르고 묻자, 나는 "그렇지." 라, 답하고서,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녀석의 주 공격 수단은 날개야. 본체에도 공격 장치가 있기는 한데, 날개 쪽에 더 많이 달려 있어. 각각의 날개들 위로 접근해서 날개들을 직접 공격하려고 해. 공중에서 지원 병력이 오기도 할 텐데, 그들은 나에티아나 그리고 프라에미엘 등의 도움을 받아서 저지하면 될 거야."
  이후, 나는 "미사일 공격이 그치면 그 때, 행동하자." 라고 말하고서, 아잘리에게 실을 준비할 것을 요청했다, 본체에 실이 닿도록 하고서, 그 실에 매달리면서 날개의 장치들에 타격을 가하도록 할 생각이었다.  나 역시 머리카락을 통해 본체에 닿도록 하려 했었던 만큼, 그것에 대비한 마음의 준비를 하려 하였다.

Je pense qu’il est temps, il est temps de raconter l’histoire de ce pour quoi j’existe.
(이제 때가 된 것 같군, 무엇을 위해 내가 존재하고 있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때가 말이지)

  이후, 괴물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여섯 날개의 반점이 자리잡은 장치들이 붉은 빛을 번뜩이더니, 각각의 빛에서 빛 기둥들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일행이 위치하고 있었을 사당의 중앙과 그 주변 일대로 수십 여 줄기의 빛 기둥들이 분출되었고, 이들 중에서 바닥에 격돌한 빛 기둥은 그 에너지가 바닥에 폭발하면서 붉은 빛을 폭풍과 함께 퍼뜨리면서 충격파를 폭음과 함께 퍼지게 하였다.

À l’origine, j’étais un être humain, j’appartenais à un pays humain et je vivais pour les êtres humains, comme si cela devait être ainsi.
(원래 나는 인간이었고, 인간의 나라에 속했고, 인간을 위해 살았다. 그것이 숙명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충격파들을 피해 가면서 카리나가 빛 기둥들을 왼팔에 생성한 빛의 방패로 막아내려 하였다. 하얗게 빛나는 방패 표면에 붉은 빛이 격돌하면서 붉은 기운이 방패 주변 일대로 격렬히 퍼져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는 동안 세니아가 카리나의 뒤에 있으면서 빛을 분출하는 부분들을 화염 줄기로 타격하기 시작했다. 화염 줄기들이 붉게 빛나는 장치에 격돌할 때마다 폭음이 일어나면서 주황빛 충격파와 함께 붉은 열기를 품은 폭풍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충격파 그리고 폭풍이 장치에 터져 나오기를 반복한 끝에 장치 쪽에서 또 다른, 그리고 화염 줄기에 의한 것보다 더욱 큰 폭풍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날개의 장치들이 폭발, 파괴되면서 그로 인해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날개의 장치들이 폭발하고, 그로 인해 공격 수단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괴물은 계속 자기 말을 하려 하였다.

Puis un jour, je suis tombé sur un livre interdit qui retraçait l’histoire de l’humanité et j’ai été témoin d’une vérité étonnante.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는 금서를 알게 됐다. 그리고 놀라운 진실을 목도했지)

  그것이 정말 금서였을까, 금서였을 것이라 잘못 믿고 있었을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렇게 괴물이 말을 하는 동안에도 세니아 그리고 세나가 소환한 불의 환수가 발사하는 화염 줄기, 불덩어리들이 날개의 장치를 타격하면서, 그것에 의해 장치들이 하나씩 계속 폭발하였고, 그로 인해 날개들의 표면 곳곳에 장치들의 폭발에 의해 생겨난 불기둥, 연기들이 치솟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괴물은 본체의 여러 부분들이 붉은 빛을 발하도록 하면서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Pensez-vous que l'humanité n'avait pas la foi bien avant l'époque de la Foi de la Croix ? Non !
(십자가의 신앙 시대가 도래하기 전의 먼 옛날, 인류에게 신앙이 없었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

  목소리가 들려오는 동안, 사당의 곳곳에 붉은 마법진 같은 것들이 생성되기 시작했고, 그 의미를 바로 간파한 카리나, 세나 등은 마법진을 피해 가며, 공격을 이어갔다. 잠시 후, 본체의 붉은 빛을 발하는 부분들에서 핏빛 광탄들이 발사되어 마법진들이 자리잡은 곳들로 날아갔다. 그 속도가 매우 빨라서 마법진이 있는 근처에 머무르고 있었으면 위험할 수 있었다.

Dans les temps anciens, la foi existait aussi, selon laquelle des êtres véritables et puissants protégeaient l'humanité et la soutenaient véritablement, et non des êtres qui ne poursuivent que des choses futiles comme la morale, comme des croix et des croissants !
(그 옛날에도 신앙은 있었다, 참되고 힘 있는 존재가 인류를 지켜주었고, 인류는 그런 존재를 진심으로 받들었지, 십자가, 초승달 같은 도덕 같은 허황된 것만을 추구하는 부질 없는 존재가 아니라!)

  마법진으로 광탄들이 발사되어 폭발을 일으킨 이후에도 마법진은 사당의 바닥 곳곳에 다시 생성된 이후, 각 마법진들을 향해 광탄들이 발사되어 폭발하는 모습이 다시 보였다. 이런 광경은 세 번 정도 계속해서 반복됐으며, 반복될 때마다 마법진의 위치가 바뀌었고, 그 변화에 일정한 규칙이 있거나 한 것이 아니어서, 광탄 공격을 피하기 위해 카리나, 세니아, 세나는 물론, 나와 아잘리까지 이리저리 뛰어다녀야만 했다.

Et, pour la protection de ces êtres importants, les humains étaient prêts à sacrifier la leur. Qu'est-ce que c'était ?
(그리고, 위대한 존재들의 가호를 위해 인간은 기꺼이 자신들의 것을 바쳤다. 무엇이었을까?)

Je ne sais pas, comment puis ?
(몰라, 어떻게 알아?)

  그 무렵, 아잘리가 그렇게 화답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어투를 통해 알 수 있었듯, 진지하게 답할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비꼬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이후, 본체의 큰 눈을 에워싸는 듯이 자리잡고 있었을 날개의 큰 눈이 붉은 빛을 발하며 번뜩이더니, 각각의 눈이 검게 변하면서 내부가 개방되어 각자의 어두운 공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각의 공간 너머에서 핏빛을 띠는 손 같은 것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여러 손들이 눈 안쪽에서 기어 나오더니, 서로가 서로를 엮어가기 시작해, 마침내 하나의 붉은 빛으로 무늬를 그리는 하나의 검은 손으로 변해갔다. 여섯 눈 안쪽에 하나씩 붉은 무늬가 그려진 검은 팔들이 손을 뻗어 일행을 위협하려 하고 있었다.

C'était la vie !
(그것은 생명이었다!)

  이후, 위쪽의 검은 팔들이 뻗어나와 손으로 사당의 바닥 한 가운데를 내리찍었고, 충격파가 일어나면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후, 일행이 손을 피해 가고, 이어서 세나의 환수인 갑주형 환수 그리고 불꽃형 환수가 각자의 수단-창 그리고 불덩어리-으로 괴물의 손 그리고 괴물의 날개의 장치들을 폭파시키려 하고 있었다. 그 무렵, 괴물의 목소리가 이어 울려 퍼지고 있었다.

Les timides et les faibles donnèrent ce qu'ils avaient récolté, et la race la plus forte se sacrifia.
(바로 생명이었다! 소심하고 나약한 것들은 자신이 기르던 것들을 바쳤고, 보다 강한 종족은 자기 자신을 제물로 바쳤지)

  이어서 괴물의 여섯 팔들이 몇 번 반복해서 사당의 바닥을 내리쳤고, 그 중 일부가 손으로 바닥을 쓸려 하였다. 손바닥으로 사당의 바닥을 내리칠 때에는 충격파를 피해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는 이전과 같은 행동을 취했고, 손으로 바닥을 쓸려 할 때에는 일행 모두 각자의 수단을 이용해 바닥에서 떠오르는 방식으로 그 공격을 피하려 하였다. 세니아, 카리나는 높이 뛰어올랐다가 착지했고, 세나는 어깨에 새의 날개를 달고 날아올랐다. 나는 카리나, 세니아처럼 위로 높이 뛰어올랐으며, 아잘리는 실을 생성해 본체의 우측 부분에 실이 매달리도록 하면서 이를 통해 공중에 떠 있으려 하였다.

C'était parce qu'ils savaient que la chair et le sang de la vie étaient la nourriture et la force des êtres grands !
(생명체의 살과 피가 위대한 존재의 양식과 힘이 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괴물의 목소리가 이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괴물의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괴물의 여섯 눈들이 팔을 회수해, 눈 안으로 들여보내고, 다시 눈의 형상을 갖춘 표면으로 안쪽을 덮더니, 가운데 눈을 개방하고서, 그 눈의 안쪽이 붉게 빛을 발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빛이 충전되어가는 동안 괴물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Ils ont mangé la chair et le sang de la vie, et avec ce pouvoir, ils ont donné à l'homme sa protection, c'est-à-dire « Dieu » !!! (그들은 생명체의 살과 피를 먹고, 그 힘으로 인간에게 가호를 내렸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신'!!!

  이후, 눈의 안쪽에서 포신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굵은 포신에서 조금 더 가는 포신이, 그리고 그 포신에서 더욱 가는 포신이 솟아나와 포구에서 붉은 빛을 번뜩여 갔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붉은 빛에서 거대한 에너지의 흐름이 휘몰아쳐 나가기 시작했으며, 그와 함께 눈앞으로 빛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아르산!!! 어서 피해야 해!!!!" 하는 소리를 듣자마자 나 역시 머리카락을 뻗어서 다급히 병기의 아무 곳이나 닿도록 하였다. 그 머리카락은 병기의 눈 위쪽 몸체의 장식 부분에 닿았고, 다행히도 빛이 사당의 한 가운데를 덮치기 전에 그 머리카락에 다발에 이끌려 병기의 몸체 인근 상공에 매달리며 위험을 면했다.
  카리나는 방패로 보호막을 펼쳐서 위험을 면했고, 카리나는 그 뒤에 있었으며, 세나는 날개에 의지해 갑주형 환수, 그리고 불새의 모습으로 변한 불꽃 형태의 환수와 함께 괴물의 정면 위쪽 상공에 머무르면서 나처럼 위험을 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지면에 머무르던 다섯 사람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피해를 입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다.

Vous, les idiots qui comptiez sur la foi de la croix ! Pensiez-vous que votre « Dieu » serait différent ?
(십자가의 신앙에 의지한 어리석은 자들이여! 너희들의 '신' 이라고 다를 것 같았나!?)

  머리카락에 의지해 괴물의 몸체에 매달리면서 위험을 면할 수 있기는 했으나, 다급히 매달린 탓에 그 형태는 안정적이지 못했고, 이후, 나는 머리카락 다발을 움직여, 몸을 높이 올린 상태에서 그 머리카락을 회수한 이후에 괴물 쪽으로 낙하하면서 괴물의 정수리 쪽으로 머리카락 다발을 뻗어, 그 다발이 정수리에 박히도록 하였다. 머리카락 다발의 끝이 그 끝이 날카로운 세 발톱을 가진 갈고리의 형태로 변하면서 괴물의 정수리 부분에 깊숙히 박히면서 내가 괴물의 정수리 쪽에 매달릴 수 있게 하였다.
  그 무렵, 날개 쪽에 매달렸던 아잘리가 왼손의 손끝에서 실들을 생성해, 그 실들이 괴물의 정수리에 박히도록 하였고, 이후, 그렇게 괴물의 몸에 박힌 실을 왼손으로 붙잡고, 내가 매달린 그 근처에 이르렀다. 그렇게 나와 함께 매달리면서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고 했다.
  아래에서 내려다 보니, 빛의 직경은 사당의 바닥 직경 그 이상이었다. 사당을 뒤덮고도 남을 정도의 규모였다. 빛의 규모부터 그 정도였으니, 분출된 에너지량과 그것에 수반한 위력 역시 매우 컸을 것이다.

Dans l’Antiquité, qu’allait faire l’ancêtre de la Croix au fils ? Savez-vous qui lui a dit de sacrifier son fils à mort ?
(먼 옛날, 십자가 신앙의 선조가 그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했지? 그 아들을 제물로 바쳐 죽이라 한 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나?)

  "À ce moment-là, l'émissaire s'est présenté et ne l'a pas laissé faire, alors qui l'a envoyé ? (그 때, 그 신의 사자가 나타나서 하지 못하게 했잖아, 그 사자를 보낸 이는 그러면 누구지?)"
  그러자, 내가 혼잣말을 하는 식으로 그 목소리에 반박하는 말을 건네었다. 그 무렵, 아잘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래. 보니까, 하늘 쪽에 뭔가 생성되기 시작했어, 빛 무리 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아무래도 빛 무리는 녀석이 소환할 무언가의 일부가 될 것 같아. 내가 신호를 보낼 거야, 그 때, 같이 행동하자고."
  그간 괴물 쪽에만 시선을 두어 잘 몰랐으나, 상공 쪽을 올려다 보니, 아잘리가 언급한 바대로, 상공 곳곳에 붉은 빛들이 생성되어 있었다. 아잘리는 빛이 분출될 즈음에 그 무리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다고 했으며, 하늘을 뒤덮을 무언가가 소환될 전조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아잘리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무엇을 하려 하는지에 대해서는 짐작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방향을 맴돌며, 상공에 생성될 장치들을 격파하자는 것으로 그렇지 않고서야 나의 곁으로 오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On ne peut nier que lui aussi était un être qui tirait sa force du sang et de la chair des êtres vivants. Vos Écritures ne le prouvent-elles pas ?
(그 역시 생명체의 피와 살로 힘을 얻는 존재였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경전이 증명해 보이지 않았던가!?)

  이후, 기계의 음성이 이런 말을 건네었다.

Donc je nie l'existence de Dieu ? Non, « les élus » méritent d'être appelés « Dieu » sous la protection du « Grand Soleil ».
(그래서 내가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고? 아니다, '선택받은 자들' 은 '위대한 태양' 의 가호 아래에 '신' 으로 칭해질 자격이 있다)
Je suis « l'élu ». En tant qu'« élu », je suis né avec la mission de devenir un dieu.
(나는 '선택받은 자' 다. '선택받은 자' 로서, 신이 될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신이 될 사명을 띠고 태어난다? 그렇게 태어날 수 있는 인간이 있었던가?"
  그 때, 카리나가 그 음성에 대하 말을 건네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무렵, 카리나는 괴물이 뿜어내는 빛을 막아내고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나, 그 목소리는 확실히 들렸다. 그런 카리나의 목소리에 이어 세니아의 목소리가 그 괴물에게 말을 걸려 하였다.
  "네가 말한 게 어느 정도는 맞아, 모든 사람은 신적 존재 (Dewa) 가 될 자격이 있으니까."
  그리고서, 한 때, '기욤' 이란 옛 나라의 인간이었을 그 괴물에게 "너도 그런 인간 중 한 명이었고." 라고 이어서 덧붙였다. 그 사이, 포신의 에너지가 소진되었는지, 빛이 점차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에너지 분출이 약해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이 의지하고 있었을 보호막의 힘 역시 거의 사그라진지 오래였다. 하지만 보호막에 보호받고 있었을 두 사람 모두 무사했다. 그 포격의 힘이 카리나가 생성한 보호막을 뚫지 못했던 것으로 그 대가로 보호막의 손상이 매우 심했고, 카리나의 마력 소모도 막대했겠지만, 그 막대한 힘을 막아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거기까지였나? 이제는 내 차례다, 괴물 자식!" 이후, 세니아가 카리나를 지나쳐 가더니, 오른손에 타오르는 불꽃에 감싸인 검에서 불덩어리 하나를 생성하더니, 그 불덩어리에서 두 줄기의 화염 줄기들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불뱀의 형상을 띠는 두 줄기의 화염이 괴물의 하단에 자리잡은 두 눈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두 눈을 파괴해서 무력화시키기 위한 일이었을 것이다.
  불 줄기들이 눈에 닿으려 하는 순간, 두 눈의 표면이 개방되면서 안쪽의 손들이 다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핏빛 손들이 하나로 모여 하나의 거대한 손이 되어 검은 보호막을 생성해서 화염 줄기들을 막아내려 하였다. 하지만 주황색 빛을 발하는 화염 줄기를 그 검은 보호막으로 막아내기는 무리였는지, 보호막은 화염 줄기에 의해 금방 뚫렸고, 불 기운과 보호막의 어두운 기운이 서로 반발, 그로 인해 열기가 터져 나왔다.
  한편, 세나는 중단, 상단의 눈들을 환수들에게 공격하도록 하였으며, 그것에 따라 불새 형상의 환수가 입에서 여러 방향으로 화염구들을 발사해 눈들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그것들 역시 눈 표면을 개방해 내부의 손들을 모아 거대한 손을 생성해 보호막을 펼쳤으나, 이들 역시 금방 뚫리고 말았다.

Le Grand Soleil m'a dit, fatigué du futile mantra de la croix, de ce salut humain et de cette utopie, que je suis un homme élu et que je vis la vie de Dieu.
(인간의 구원과 이상향이란 십자가의 헛된 구호에 질린 내게 '위대한 태양' 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선택받은 자라고, 그리고, 신의 삶을 살아가라고 말이지)

  이렇게 곳곳에서 빛과 열기로 구성된 별들이 어두운 몸체에 박히는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으나, 이후, 손들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그 별들은 곧 꺼지고 말았다. 별들이 사라지면서 눈의 덮개는 다시 닫혔고, 괴물의 몸체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Alors que, j’ai vécu une vie consistant à remplir mes devoirs et à jouir du droit d’être un dieu.
(그리하여, 나는 신으로서 마땅한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이행하는 삶을 살았다)

  그 후, 상공의 여러 곳, 괴물이 위치한 그 뒤쪽 너머에서 한 무리의 병기들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거대한 푸른 날개가 가느다란 동체에 장착된 형상을 갖춘 전투기들이, 이후로는 거대한 박쥐 형상의 날개가 장착된 보라색 전투기들의 무리가 몰려 나왔고, 이후로 검은 전투정들, 동체의 가운데 부분에 하나씩 용의 날개 비스무리한 것을 장착한 전투정들이 몰려와 각각의 선수에서 불줄기 같은 붉은 빛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이들을 세나의 환수들과 세니아 그리고 나에티아나, 프라에미엘이 상대해 가고, 격추, 격파시켜 가는 동안 괴물의 음성이 끊이지 않고, 상공에서 울려 퍼졌다.

  "그래서 사람들을 죽이고, 그 피를 취하는 삶을 산 거냐? 신이 될 운명을 타고났다고 착각하면서?"
  그 때, 세니아가 바로 그렇게 물었고, 이후, 그것에 화답하는 듯이 괴물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Malentendu? C'est la vérité !
(착각이라니, 그것은 진리다!)

  이후로 한 동안 전투정, 전투기들의 무리는 괴물의 뒤쪽 너머에서 계속해서 몰려왔다. 그것들을 격추시키는 동안, 괴물의 음성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상황이 어찌되든 간에, 그것은 자신이 알 바 아닌 것처럼.

Cependant, je n’ai pas abandonné la conviction que les humains ont besoin de salut.
(허나, 나는 인간에게 구원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다)

Ainsi, j’ai commencé à ma manière à sauver les pauvres humains qui étaient pris dans des batailles futiles en les faisant renaître en tant qu’êtres supérieurs.
(그리하여, 나는 부질 없는 싸움에 휘말리는 불쌍한 인간들을 내 방식대로 구원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보다 높은 존재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는 것으로 말이지)

  "그간 저질러 온 것은 학살 뿐이면서. 그것을 설마, 구원이라고 믿은 거냐?"
  이후, 세니아의 목소리에 답변하는 듯이, 괴물의 음성이 이어 울려 퍼져 갔다.

C'était le salut, mon devoir envers le monde des êtres supérieurs ;
(그것은 구원이었다, 보다 높은 존재들의 세상을 향한 나의 의무였다)

Et beaucoup de ceux qui ont été sauvés sont retournés dans leurs familles en tant qu’êtres élevés !
(그리고, 구원받은 이들 중 상당수는 높은 존재로서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 이후, 에너지가 어느 정도 재충전이 되었는지, 일곱 눈이 다시 번뜩이기 시작했다.

Cependant, la réincarnation en un être supérieur ne se produit pas par hasard,
(다만, 높은 존재로의 환생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가가 필요하지)

Elle nécessite un prix, et je l'ai mérité, tout comme les humains offrent des « offrandes » à Dieu.
(나는 그 대가를 받아낸 것이다, 인간이 신을 위해 '제물' 을 바치는 것처럼 말이지)

  그리고 각각의 눈들에서 붉은 빛 줄기와 같은 에너지의 흐름들이 뻗어나왔다. 하지만 일직선 상으로 분출된 것이라 공중에 떠 있는 이들 모두 어렵지 않게 피했으며, 지상에 머무르던 이들 역시 바로 피해낼 수 있었기에, 광선 공격에 피해를 입은 이들은 거의 없다시피했다.
  "Alors, quel est cet être élevé ? (그렇다면, 그 높은 존재란 무엇인가요?)" 이후, 루이즈가 있던 곳-괴물의 우측 부근의 상공 한 지점이었다-에서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날개의 장치들이 다시 빛을 발하고, 각각의 빛에서 광탄들이 쏟아져 나올 즈음, 괴물의 목소리가 그것에 화답하는 듯이 울려 퍼졌다.

Tu ne sais pas ? Tu ne sais pas. Comment sais-tu que les êtres humains sont maudits ?
(모르는가? 너는 모르겠지, 인간이란 저주받은 존재가 어찌 알겠는가?)

  그 후, 천사의 고리가 여러 겹 겹친 듯한 모습을 갖춘 검붉은 고리들 중 바깥의 고리가 솟아오르더니, 사당의 한 가운데 쪽으로 날아왔다. 그 후, 그 고리의 한 가운데로 붉은 빛을 발하며, 에너지 덩어리가 충전되더니, 덩어리에서 붉은 빛을 발하는 빛 기둥이 바닥 쪽으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빛 기둥이 바닥에 닿자마자 맹렬히 에너지를 터뜨려 발산했고, 발산된 에너지가 주변의 바닥으로 퍼져갔다, 지표면 위에 있었을 이들에게 위협을 하려 하는 듯이. 그렇게 분출된 빛 기둥이 지표면에서는 폭발하는 에너지로, 공중에서는 빛 기둥 그 자체로 지표면 그리고 공중에 머무르고 있었을 이들을 위협하려 하였다.
  한편으로는 빛 기둥을 번개 줄기들이 휘감으면서 지표면으로 낙하했고, 이 역시 일행에게 위협이 되고 있었다. 번개 줄기들은 특히, 공중에 떠 있었을 이들에게 더 큰 위협이었을 것이다.

Ouais, je ne pense pas que les restes de votre humanité le sauraient, alors je vais vous apprendre le mien, vous serez bientôt les premiers « restes » à réaliser la « Vérité ».
(그래, 너희 인류의 잔재들이라면 모를 것 같으니, 내 친히 가르쳐 주마, 너희들은 곧 '진리' 를 깨달은 최초의 '잔재' 가 될 거다)

  이후, 두 번째 고리가 바깥 쪽의 고리에 이어, 사당 쪽으로 다가오더니, 고리에서 충전된 붉게 빛나는 에너지에서 빛 기둥들을 분출했으며, 이어서 마지막으로 괴물의 몸체에 가장 가까운, 가장 작은 고리까지 사당 쪽으로 날아와, 빛 기둥들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가장 작은 고리의 빛 줄기는 직경 자체는 가장 작았으나, 기둥을 휘감는 번개 줄기는 가장 위협적인 빛을 뿜어냈으며, 지표면을 향한 폭발도 가장 거세게 일어났다. 직경이 가장 작았던 만큼, 에너지 집속도 강하게 이루어졌을 것이고, 그로 인해 더욱 폭발적인 위력을 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Il y avait quelque chose dont les humains avaient peur depuis le début : la douleur, le sang et le pouvoir de les appeler.
(인간이 태초부터 두려워하던 것이 있었다. '고통' 과 '피' 그리고 그것들을 부르는 '힘' 이었지)
Ainsi, pour éviter la douleur, ils ont construit un pavillon de mirage nommé civilisation, et ont construit une tour de cartes, de philosophie et de foi qui interdit le saignement.
(그리하여 그들은 고통을 면하기 위해, 문명이란 이름의 헛된 누각을 짓고, 피를 흘리는 것을 금기시하는 철학과 신앙의 탑을 쌓았다)

  세 고리는 빛 기둥을 분출하자마자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해, 다시 빛 줄기를 분출해 가는 방식으로 짧은 주기로 빛 줄기들을 분출해 갔고, 그래서 지표면에서든 공중에서든 사당에 있는 이들은 빛 기둥과 폭발하는 에너지, 그리고 섬뜩한 붉은 빛을 발하는 악마의 가시 채찍들을 피해내기 위한 기민한 움직임을 반복해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카리나 등은 계속 반격을 시도, 날개의 표면과 동체 표면에 계속 피해를 입혀, 여러 부분들을 파괴시켜 가고 있었다.

Cependant, dans l’histoire de l’humanité, ils n’ont jamais fonctionné correctement. L’humanité avait peur du pouvoir, du sang et de la douleur, mais d’un autre côté, elle les a poursuivis.
(그러나, 인류의 역사에서 그것들이 제대로 동작하는 법은 없었지. 인류는 힘과 피 그리고 고통을 두려워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그것들을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Tout comme les faibles et les pauvres aspirent au pouvoir des forts et à la richesse des riches.
(마치, 나약한 자들이, 빈한한 자들이 강자들의 힘, 부자들의 재력을 동경해 왔듯이 말이다)

  그러는 동안, 괴물의 몸체에 매달려 있던 나 그리고 아잘리 역시 괴물의 건너편에서 몰려오는 전투기들, 전투정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을 격추시켜 가고 있었다. 한 번에 수십, 수백 씩 몰려오던 개체들은 처음에는 소형 전투기, 전투정들 정도만 몰려왔으나, 이후에는 대형 개체들에, 인간형 병기들도 몰려오기 시작했다. 인간형 병기들은 손에 포를 들고 있는 개체, 양 어깨에 한 문씩 포를 장착한 개체들, 오른팔에 길다란 포신을 갖춘 포를 장착한 개체들이 주로 몰려왔으며, 이들 모두 각자의 포신에서 화염탄, 광탄들을 쏘아가며, 괴물의 몸체에 매달린 나와 아잘리에게 위협을 가하려 하였다.

Leur monde contradictoire, qui mettait au premier plan la moralité et les idéaux qui avaient espéré les privilèges du fort, N'a eu d'autre choix que de s'effondrer comme un château des cartes, par sa propre « Incarnation du Pouvoir ».
(그렇게 강자들의 특권을 바라왔던 주제에 도덕와 이상을 내세운 모순적인 그들의 세상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 자신이 내세운 '힘의 화신' 에 의해)

  처음에는 아잘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실 혹은 머리카락에 매달린 채로 화염탄, 광탄들을 피해내려 하면서, 전방 일대에서 몰려오는 인간형 병기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하지만 실 같은 것에 매달린 채로 날아다니며, 뭔가를 피하고, 쏘고, 맞히는 것이 늘 뜻하는 대로 될 리가 없다. 나 같은 경우에도 머리카락 다발에 흔들리며, 광탄들을 피해 가면서 광탄이 내 근처를 지나가는 광경을 수 없이 보았으며, 아잘리는 화염탄을 피해, 아예 괴물의 몸체에 매달려 있던 실을 끊고, 다시 왼손의 손끝에서 여러 가닥의 실을 생성해 다섯 가닥의 실이 괴물의 왼쪽 상단 날개의 표면에 박히도록 하려 하였다.
  그 순간, 날개의 위쪽 표면에서 난데 없이 손들이 튀어나오며, 아잘리의 실들을 붙잡으려 하였고, 그 광경을 목도한 내가 아잘리에게 "아잘리! 위험해!!!!" 라 외치자, 그 외침에 응답한 듯이, 아잘리가 바로 그 실을 포기한 이후에 공중에 뜬 채로 왼손에 또 다시 실을 생성해, 왼쪽 상단 날개의 눈 부근에 실끝이 다가가 그 표면에 박히도록 하였다. 다행히도 그 시점에서는 아잘리를 위협할 수단은 없어서 무사히 날개의 표면에 매달리는 데에는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나는 괴물의 몸에 매달린 채로, 그리고 아잘리는 날개의 여러 부분들을 실을 통해 오가면서, 괴물의 몸체 너머에서 날아오는 병기들을 타격, 그것들을 격파시켜 가려 하였고, 이후, 병기들이 궤멸당했을 때, 아잘리가 "가자, 이제!" 라고 외치면서 괴물의 전방 쪽으로 실을 끌어 사당 쪽, 카리나의 방패 뒤쪽 부근으로 내려가려 하자, 나 역시 괴물의 몸체에 꽂힌 머리카락 다발을 회수한 이후에 머리카락 다발을 아잘리가 가려 하는 그 오른편 근처에 꽂은 후에 그 머리카락에 이끌리는 방식으로 사당에서 내려왔다. 이후, 나는 아잘리를 이끌고 세니아가 있는 그 근처로 돌아왔다.

Ainsi en fut-il de l'Empire d'antan, et ainsi en fut-il du vieux monde de cette planète. Face à cette destruction insensée, l'homme n'eut d'autre choix que d'affronter le désespoir, la destruction d'un être coupable de faiblesse.
(옛날의 제국이 그러하였고, 이 행성의 옛 세상이 그러하였다. 그 어리석은 파멸 속에서 인간은 그저 절망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나약함이란 죄악' 을 품은 존재의 파멸이었다)

  한편, 괴물의 전방에서는 나에티아나와 세니아 그리고 세나의 환수들이 카리나가 방패로 괴물의 포격을 막아내는 동안, 괴물의 중간, 아래쪽 날개의 장치들을 타격해 갔으며, 이에 날개들 역시 파괴된 장치들을 날개 표면 아래로 숨기고, 새 장치를 드러내는 것으로 대응하려 하였다. 이러한 대결 형태는 나와 아잘리가 괴물의 뒤쪽 건너편에서 날아오는 병기들을 격추시켜 갈 동안, 이어져 갔다.
  그 광경을 목도한 이래로, 아니, 그 전부터 나는 한 동안은 이러한 대결이 이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괴물의 거대한 몸체-높이만 해도 100 메테르를 훨씬 넘기는 거체였다-를 가진 만큼, 속에 품은 것도 많았을 괴물체를 단 번에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Dans ce désespoir, le « Sauvetage » se réveilla. Moi aussi, j'ai embrassé la mission du « Sauvetage » et j'ai élevé le pouvoir des « élus » au rang de « Dieu » à cette fin.
(그런 절망 속에서 '구원자' 들이 깨어났다. 나 역시, '구원자' 의 사명을 띠고, '신' 으로 '선택받은 자' 의 힘을 그것을 위해 일으켰다)

  그러나, 세니아와 나에티아나 그리고 환수들의 활약은 그런 예상보다 더욱 빨리 상황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었다. 암만 마력을 들여도, 계속되는 괴물의 수복에 의해 전황의 일진일퇴만 반복되는 광경을 보면서 세니아는 무언가 떠오른 바가 있었는지, 공격의 형태를 바꾸어, 자신의 검을 칼집에 꽂아 넣고, 두 손에서 화염을 방사하기 시작했다. 방사된 붉은 화염은 붉은 빛으로 무늬를 그리는 양 날개를 향해 하나씩 뻗어가, 날개의 표면 곳곳에 닿았다. 어둠의 기운에 반응하면서 불은 석유의 표면에 불이 닿은 듯이 급속히 번져가기 시작했다. 날개의 표면 곳곳에 불이 퍼져가면서 연기와 더불어 불씨가 괴물의 주변 곳곳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나에티아나가 날개의 불길에 휩싸인 부분마다 한 번씩 빛의 화살을 쏘기 시작하고, 여기에 불새 형상의 환수가 창과 같은 형태의 화염탄 (이하, 불타는 창) 을 발사하며 가세하니, 불이 붙은 부분이 빛의 화살, 불타는 창에 궤뚫리면서 그로 인해 몸체 내부가 폭발, 날개들이 불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Maintenant, j’ai sauvé non seulement le vieux monde de l’humanité, mais aussi tout le monde ici, dans ce monde en ruine. Et ils renaîtront comme des êtres forts qui ne craindront plus le sang et la douleur en échange du don de leur corps.
(이제 나는 옛 인류의 세상은 물론, 여기의 무너져 버린 세상의 모든 이들까지 구원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몸을 바친 대가로 더 이상 피와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을 강인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리라)

  몸체의 큰 일부라 할 만한 날개들에 불이 붙고, 폭발이 일어나면서 폭열에 휩싸이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괴물의 목소리는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전황이 불리하게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것에 아랑곳않고, 괴물은 마치, 자신이 승리하고 있는 것마냥 자신의 생각을 자랑처럼 떠들고 있었던 것이다.
  "저런 꼴로 당하고 있는 데도, 자기 생각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는 것은 무슨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광경에 대해 어처구니 없는 심정에 위와 같은 혼잣말이 나오게 되었는데, 그 무렵, 아잘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우월 의식."
  "자신은 남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 너네들은 내 발끝에 있다, 라는 사고 방식이 의식 깊숙한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저렇게 얻어맞고 있으면서도 그런 말이 나오는 거겠지, '너네들이 암만 나를 때려눕히고, 불태우려 하더라도, 디 수무스, 스툴티 에스티스 (나는 신이고, 너네들은 천박한 족속이다, Dii sumus, stulti estis) 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라고 말하고 싶은 거잖아."

  이후로, 괴물은 몸체의 상단에 걸친 고리들을 다시 분리해 광선 포격을 가하기도 했고, 몸체의 하단에 에너지를 집중해, 그 에너지에서 여러 방향으로 실들이 생성되더니, 각각의 실에서 붉은 전기를 뿜어내, 일행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지표면에 있던 일행은 고리에서의 포격은 포격 지점들을 예상해 가면서 피해내고, 실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기는 순간 비행을 시도하거나, 실을 건너뛰면서 피해내는 것으로 대응해 가니, 그것들은 일행에게 큰 피해를 입히거나 하지는 못했다.

  "Une jeune fille vient de demander : Qu'est-ce que cet « Être Élevé » ? Il est temps de répondre à cela. (방금 전에 어떤 아가씨가 물었잖아, 그 '높은 존재' 가 무엇이냐고. 그것에 대해 슬슬 답을 해 보시지)"
  이후, 카리나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이었을 법한 루이즈는 무지갯빛 구체에 감싸인 채로 자신과 마찬가지로 구체에 감싸인 잔느 공주와 함께 괴물의 오른편 근처에서 프라에미엘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 부근에서 프라에미엘의 보호를 받는 채로, 계속 괴물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을 텐데, 아무래도 괴물의 대답을 들으려 하지 않았을까, 싶다.
  잠시 후, 괴물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만, 그것이 카리나의 목소리에 응답했을 것이라 여기어지지는 않았다.

Vous vous demandez maintenant ce qu'est cette existence, n'est-ce pas ? Alors je vais vous le dire.
(이제 그 존재가 무엇인지 궁금하겠지? 그렇다면 알려주마)

Pourquoi les humains sont-ils faibles ? Parce qu'ils sont des êtres faibles qui n'ont d'autre choix que de compter les uns sur les autres et de dépendre les uns des autres.
(인간이 왜 나약한 존재인가? 서로 의지하고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약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불길은 더욱 거세어지고 있었으며, 계속되는 화염탄, 빛의 화살에 의한 폭격에 날개들의 여러 부분들이 찢겨지기까지 하고 있었다. 타격은 본체와 눈에까지 이어져서 몸체의 여러 부분에서 불이 붙고 있었다. 그것이 본체에 당장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었지만, 불에 의해 생성된 열기가 장갑에 악영향을 주고, 강도를 약화시켜, 계속되는 타격에 그 몸체가 버티지 못하게 만들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

Les humains étaient faibles dès la naissance. J'étais excessivement sensible à la douleur car mon corps était dépourvu de poils, et je ne pouvais pas me défendre efficacement contre un petit animal sauvage, étant donné ma faiblesse disproportionnée par rapport à ma taille.
(애초에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나약했다. 몸에 털이 없어 고통에 쓸데 없이 예민했고, 체구에 비해 힘도 없어서 조그마한 야생 동물 하나 제대로 상대하지 못했지)

L'intelligence ? Oui, les humains étaient plus intelligents que les autres animaux. Mais cela a-t-il été bénéfique pour le monde et pour les humains eux-mêmes ?
(지능? 그래, 인간은 여타 동물에 비해 지능이 높긴 했지. 허나, 그것이 세상에, 그리고 인류 자신에게 좋은 의미가 있던가?)

  불길에 휩싸인 날개들은 이후에도 계속 타격을 받은 끝에 각 몸체의 가운데 부분에서 폭발을 일으키면서 분단되었고, 분단된 부분은 절단면에 불이 붙은 채로 본체에서 떨어져 사당 뒷편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추락하기 직전에는 절단면 등의 일부 지점에서만 불이 붙었으나, 본체에서 떨어져, 사당 뒷편으로 추락해 갈 즈음에는 분단된 부분 전체가 불에 휩싸여 있었다. 처음에 분단당한 것은 상단의 날개였고, 그 이후로 중단의 날개들 역시 폭발하면서 괴물의 본체 바로 아래에 추락해 갔다. 역시 분단된 부분은 지면으로 추락하자마자 불길에 휩싸였으며, 이후로 괴물의 바로 앞 지면에 충돌, 괴물의 바로 앞에서 불길을 피워냈다.
  피어오른 불길은 괴물의 높이만큼 치솟았다가 한 번 사그라지면서 괴물의 높이, 그 반 정도의 높이로 마치 불의 장벽처럼 피어오르면서 잿빛 연기를 그 위로 일으키는 광경을 보였으며, 그렇게 피어오른 연기가 안개 혹은 구름과 같이 괴물체의 본체를 가리려 하였다.

Contemplez la trace de la race humaine. Leur intelligence inutilement élevée suscitait facilement des sentiments de peur, et cela a même provoqué la panique au sein d'un groupe à propos d'un petit monstre !
(인류의 행적을 보라, 그들의 쓸데 없이 높은 지능은 두려움의 감정을 쉽게 일으켰고, 그로 인해 하나의 집단이 조그마한 짐승 새끼 하나에도 공포에 빠지지 않았던가!)

  불길에 의해 일어난 검은 구름 속에서 괴물은 절단된 두 날개를 조금씩 드러내면서 일곱 눈들을 번뜩이려 하였따. 그 안광들이 구름에 산란되어 퍼지면서 주변 일대를 핏빛으로 물들여 갔다. 각각의 안광에서 광탄들이 계속 분출되어 사당에 격돌, 폭발을 일으켰으며, 이어서 본체에서도 빛 줄기들이 발사되어 사당의 상공 그리고 바닥에 있었을 이들에게 위협을 가하려 하였다.

La nature humaine est marquée par la faiblesse et la peur.
(인류의 본성은 그런 나약함과 두려움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Si un homme de valeur se présentait, nombreux étaient ceux qui s'empressaient de le rabaisser. Pourquoi ? Parce qu'il refusait de les regarder de haut, par peur instinctive de leur force ! La peur, inhérente à la nature humaine, cherchait à abattre les plus puissants !
(조금이라도 잘난 자가 나오면 여럿이 몰려와 끌어내리기 바빴지, 왜냐? 그것이 자신들을 내려다 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지, 그 강함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 때문에! 두려움에 관한 인간의 본성이 드높은 자를 끌어내리려 한 것이다!)

Qu'est-ce que la démocratie ? Un moyen superficiel de rabaisser les êtres brillants par le terme péjoratif, « Les Aristocrates » et de prendre leur place ! « Je ne peux pas te supporter sur grand écran », voilà l'idée de base !
(민주주의라는 것이 뭔가? 하찮은 것들이 찬란한 존재들을 '귀족' 이란 비칭을 써가며 끌어내리고 자기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천박한 수단 아니던가! '너희가 잘 나가는 꼴 못 봐 주겠다' 가 사상의 근본이지 않았느냔 말이다!)

Non, ce n'est pas vrai. La vraie réponse, c'est : « Je ne peux pas le supporter parce que j'ai peur de toi.» Dès lors, le conflit entre les éléments qui ont détruit l'ancien ordre établi était inévitable. La peur d'être fort vient de la « peur des puissants » inhérente à la convention, une peur insupportable. C'est pourquoi ils ont tenté de l'anéantir dès qu'une personne, même infime, a émergé.
(아니, 그렇지 않지. '너네들이 무서워서 못 견디겠다' 가 진정 정답이겠지. 이후, 옛 존재를 끌어내린 것들의 갈등은 필연이었던 것이다. 강한 존재의 두려움을 목도한 것들은 '힘 있는 자의 재래에 대한 두려움' 을 견딜 수 없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힘을 가진 자가 나오면 바로 끌어내리려 했기 때문인 것이다)

Un tel lieu de prise de conscience de la nature triviale de l'homme, voilà ce qu'on appelle « La Démocratie »… Non, ce terme est faux, la réponse est « L'Infériorisme ».
(그런 인간의 하찮은 본성의 실현장,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란 것이다, 아니, 그런 용어는 잘못됐다, '열등감주의' 가 정답인 것이다)

  그러는 사이, 하단의 날개들 역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불의 장벽은 일행의 직접 접근을 차단했지만 (그 불의 장막이 생겨난 이후, 나와 아잘리 역시 괴물을 향한 접근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사격 공격은 막아낼 수 없었다. 나에티아나와 세니아 그리고 환수들에 잔느 공주, 루이즈를 지켜주는 역할을 맡았을 프라에미엘까지 푸른색, 하얀색 빛을 괴물의 눈들과 날개를 향해 흩뿌리니, 이러한 집중 타격 끝에 하단의 날개들 역시 중간 부분이 폭발하더니, 열기와 충격파를 일으켰고, 괴물의 몸체 주변에 더욱 거센 불길이 일어나게 되었다. 하단의 날개들은 사당의 바닥 근처에 있었던지라, 지면에 있던 이들에게 더욱 큰 여파를 줄 수 있었으나, 중단의 날개들이 붕괴하고, 불의 장벽이 일어난 시점에서 일행 모두 괴물 근처에서 물러난 상태였기에, 그 여파가 일행에게 큰 영향을 주거나 하지는 못했다.
  그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괴물은 끊임 없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Maintenant, RÉPÉTEZ : « IN-FE-RIO-RIS-ME » !!!
(자, 따라해 봐라, '열-등-감-주-의'!!!)

  날개들의 몸체가 전부 찢겨진 이상, 남은 것은 날개의 남은 부분에 자리잡은 눈들 그리고 본체가 되었다. 바로 해당 부분들에 대한 타격이 개시되려 하고 있었다.

Qu'est-ce qu'un dictateur ? Qu'est-ce qu'une dictature ? C'est un système où un grand nombre d'êtres, ou un petit nombre d'êtres, dominent tout par la force ! Pourquoi est-elle apparue ? À cause de la nature humaine ! Faiblesse et peur ! N'oubliez pas : c'est la nature humaine !
(독재자라는 것이 뭔가? 독재라는 것이 뭔가? 하나의 드높은 존재, 혹은 소수의 존재들이 힘으로 여럿을 지배하는 체계이니라! 그런 것이 왜 나왔겠느냐?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나약함' 과 '두려움'!!! 그것이 인간의 본성임을 잊지 마라!)

Les prétendus dictateurs dominaient le peuple par la force et la terreur, recourant parfois au meurtre et à la guerre. Pourquoi ? Parce qu'ils craignaient que « le petit peuple » n'ose défier leur propre autorité !
(소위 독재자란 것들은 힘과 공포로 사람들을 지배했고, 때로는 살육과 전쟁이란 공포의 수단을 끌어들였다. 왜냐? 자신과 같은 '드높은 존재' 를 '하찮은 것들' 이 감히, 넘어서는 것을 그들은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La puissance est une question de chiffres ! Le groupe était majoritaire, et elle, minoritaire ! Elle connaissait ses limites face à la majorité, et la terreur du pouvoir de cette dernière la dominait constamment !
(힘은 숫자다! 그 무리는 다수고, 그들 자신은 소수였지! 소수인 그들은 다수를 상대하는 데에 한계가 있음을 그들은 알았고, 다수의 힘에 대한 '공포' 는 늘 그들을 지배했던 것이다!)

Pour vaincre leur peur, ils usèrent de leur force et piétinèrent les gens. À leurs yeux, les gens n'étaient que des « Démons » qui ne pensaient qu'à les écraser et à les vaincre, et ils éprouvaient une grande satisfaction à vaincre la peur en balayant ces « Démons » ! Et ils s'affichaient par le luxe, car montrer leur domination était le meilleur talisman pour chasser la peur de l'inférieur !
(그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그들은 힘을 쓰고, 사람들을 짓밟았지. 그들의 눈에 민중이란 자신을 짓밟고 넘어설 생각만 하는 '마귀' 들에 지나지 않았고, 공포스러운 마귀들을 짓밟으며, 공포를 넘어섰다는 쾌감을 느껴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사치를 통해 자신을 과시했지. 자신의 위세를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열등한 자들' 에 의한 공포를 몰아내는 최고의 부적이었기 때문이다!)

  눈들은 각자의 빛에서 광선을 발사하거나, 구체들을 방출하며, 일행에게 위협을 가했으며, 그와 더불어 본체 상단의 고리들을 하나씩 사당 쪽으로 보내, 사당의 바닥 쪽으로 광선, 번개 줄기들을 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 방식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대응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실수만 없다면, 피해를 입을 경우는 나오지 않았다.

Ils croyaient qu'avec eux, le monde serait en paix et sans peur, et que les démons qui s'employaient à le renverser méritaient de disparaître. Cela valait non seulement pour les dictateurs qui s'appuyaient sur la force militaire, mais aussi pour les despotes et les dirigeants au pouvoir depuis longtemps !
(그들에게 사람이란 자신과 자기 주변 사람들 뿐이었고, 그들만 있으면 세상은 공포 없이 평화로울 것이라 믿었지, 자기를 끌어내리기 바쁜 마귀들은 없어져 마땅한 것이었어. 이는 군의 힘에 의지한 독재자 뿐만이 아니라, 예로부터 있어왔던 전제 군주들,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Oui, ce monde était aussi un bon système pour tester la peur de l'infériorité numérique chez l'être humain. Autocratie ? Non, « lâcheté » est le terme juste, COMPRIS ?
(그래, 그런 세상 역시 인간의 본성인 '공포' 를 '숫자에 의한 열등감' 을 시험하기에 좋은 체계였던 것이다. 독재주의? 아니다, '겁쟁이주의' 가 올바른 말이다, 알겠나!?)

  그리고, 마침내 본체 역시 집중 타격에 의해 조금씩 부서져 가고,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Maintenant, RÉPÉTEZ : « LÂ-CHI-SE-ME » !!!!
(자, 따라해 봐라! '겁-쟁-이-주-의'!!!!)

Les humains sont ainsi faits. Qu'ils se prétendent forts ou faibles, ils ont tous été des lâches. Des lâches qui ne se rendaient pas compte de leur propre faiblesse.
(인간이란 그러하다. 강자를 자처하든, 약자로 내몰리든, 모두 겁쟁이일 수밖에 없었다, 모두 약자들이었음을 자각하지 못한, 그런 것들이었단 말이다)

  눈들 역시 타격의 대상이 되었다. 공격이 닥쳐올 때마다 눈을 감기도 했고, 보호막으로 자기 자신을 감싸려 하기도 하였으나, 여러 사람들에 의한 일점 타격을 고정된 위치에서 맞이하면서 무사할 수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방패막이로 내세웠을 손들부터 폭파되고, 그 내부까지 공격 받아, 눈의 표면에서 폭발이 일어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되어가면서 괴물은 기어코, 온갖 타격을 뒤집어쓰고, 불길에 휩싸여 가면서 이어갔을 기나긴 '서론' 을 끝내고, 드디어 '본론' 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Les humains étaient des êtres faibles, contraints de dépendre d'autrui, non seulement durant leur enfance, mais aussi à l'âge adulte. Les êtres supérieurs, quant à eux, ne seront pas aussi dépendants. Ils sont capables de devenir forts par eux-mêmes, indépendants du groupe dès leur plus jeune âge.
(인간은 어릴 때는 물론, 장성한 이후에도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나약한 존재였다. 드높은 존재들은 그런 의존적 존재가 아닐 것이다. 어릴 때부터 무리에서 독립해, 스스로 강해질 수 있는 그런 이들이다)

  괴물의 눈들 역시 하단의 날개 쪽에 자리잡은 것들부터 중단, 상단의 것들 순으로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폭발이 일어난 자리에는 불길이 치솟게 되었다. 그리하여 괴물의 날개들 뿐만이 아니라, 본체 그리고 날개에 달린 눈들까지 전부 불길에 휩싸이게 되었다.
  고리 역시 공격 대상이 되었고, 결국 바깥 쪽의 고리는 에너지 충전 중에 프라에미엘이 방출한 빛들이 에너지에 닿아, 충전된 에너지와 상호 작용을 일으키면서 고리에 집속된 에너지가 충전 중에 폭발을 일으키게 하였고, 그 충격을 받아 파괴되고 말았다.

Les humains ont des corps inutilement volumineux et, avec l'âge, leur apparence se dégrade. En revanche, les êtres supérieurs conservent leur élégance et leur beauté malgré le temps. Certains vantent la beauté de l'absence de fourrure. Cependant, cet argument est facilement réfutable.
(인간은 쓸데 없이 큰 체구를 갖고, 늙어가면서 그 모습이 추악해져 갔지. 허나, 드높은 존재들은 늙으면서도 그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 털이 없음에 의한 아름다움을 주장하는 자들도 있겠지. 허나, 그것은 얼마든지 반박이 가능하지)

  그 와중에도 세나의 환수들, 그리고 나에티아나는 화염탄, 번개 줄기 그리고 빛 줄기에 의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세니아 역시 화염을 본체 쪽으로 방사해, 어둠의 기운에 휩싸였을 본체 표면 곳곳에 불을 일으켰다. 불길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괴물의 본체 여러 부분들, 그리고 본체 가운데의 눈이 전부가 되었다.
  다만, 세 개 중 하나는 폭파되었어도, 두 개의 고리는 온전했으며, 그 남은 고리들로 빛 기둥을 발사해, 바닥을 치려 하였다. 하지만 반격은 더욱 거셌고, 결국 여섯 개의 눈들이 하나씩 폭발을 일으키며, 파괴되어 갔다. 고리들 역시 아잘리가 가하는 총포 사격에 의해 에너지 충전 부분이 타격을 받는 모습을 보였고, 그로 인해 해당 지점에서 일어난 열기의 폭발적인 확산에 의해 고리의 몸체들이 해체되면서 흩어져 버렸다. 그렇게 몇 남지 않은 주요 공격 수단마저 망실되고, 본체의 여러 부분들까지 폭발해 불길에 휩싸이면서 괴물은 결국 무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되었다.
  이후, 마지막으로 남은 한 가운데의 눈을 노리려 하는 그 순간, 눈에서 갑자기 열기가 폭풍과 함께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폭발은 처음에는 괴물의 본체에 자리잡은 눈을 중심으로 발생했다가, 순식간에 온 몸으로 확산되어 갔다, 마치 몸 안에 있는 연료에 불이 붙어, 순식간에 그 연료가 전부 타오르게 되기라도 한 것처럼.
  위험을 감지한 이후, 나는 세니아, 세나, 아잘리, 나에티아나 등에게 최대한 뒤쪽으로 가 있으라 외쳤고, 그러면서 카리나가 방패로 폭발을 방패로 막아내려 하는 모습을 지켜보려 하였다. 이후, 괴물은 이전의 푸른 빛 괴물이 그러하였던 것처럼, 눈을 중심으로 새하얀 열기를 폭풍 그리고 충격파와 함께 뿜어내기 시작했으며, 카리나가 그것에 맞서 빛의 방패를 최대한으로 강하게 일으켜, 그 파동과 열기를 막아내려 하였다. 그 사이, 괴물의 그 거대한 몸체는 열기에 휩싸이면서 마치 열기에 의해 몸이 찢겨지고, 가루가 되어가는 것처럼 사라져 갔다.
  카리나의 보호막은 빛과 열기를 온전히 막아내고 있었던 것 같으나, 이후로 빛이 내 시야를 온전히 가려 버리면서 카리나의 이후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까지는 알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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