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tiA - 6. The Flower of the Abyss : 6


  빛이 사라지고, 또 다시 어둠의 공간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 푸른 괴물의 빛을 카리나가 어찌 막아내려 할 때에도 있었던 일이었다. 이후, 나는 아잘리 그리고 카리나를 찾으려 하였고, 아잘리는 머지 않은 곳에서 나의 부름에 응답해, 그 모습이 보였으나, 카리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는 어디일 것 같아?" 아잘리가 물었으나, 나도 "아공간의 일종 같은 게 아닐까?" 정도의 성의 없는 대답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정확히는 나 역시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적어도, 카리나가 폭발의 열기와 빛을 계속 잘 막아 주었기에, 적어도 저승은 아닐 것 같다는 확신은 들기는 했었다.
  "저 앞에 뭔가 있어!" 그 때, 아잘리가 먼 앞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보며, 내게 외쳤고, 그 때 마침, 나에게도 그 모습이 보였기에, 그 빛을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어두운 공간 한 곳에 자리잡은 빛 하나, 그 빛의 근원은 다름 아닌, 사각형의 형상을 이루는 어떤 상이었다. 그 상은 어느 거리 위에 자리잡고 있었을 집의 모습, 그리고 집에 거주하고 있는 어떤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집에는 여인과 어린 소년과 소녀가 자리잡고 있었다, 여인이 소년과 소녀의 어머니였을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에 해당되는 인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 상에 비추어지는 모습만으로는 아버지가 없는 가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이전부터 괴물이 떠들어 대던 바가 있어서 그 의미가 그렇게 단순해 보이지는 않아 보였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그 상을 보더니, 아잘리가 내게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내게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이었다.
  "그 괴물 녀석, 혹은 기욤 장군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였잖아. 그 희생자들 중 한 명이 저 아이들의 아버지일 것 같아. 이외에도 다른 가족들도 있었을 텐데, 녀석이 행한 짓거리에 휘말려서 죽었겠지."
  "그리고, 곧, '높은 존재' 로 환생한 가족들이 돌아올 것이고?" 이에 내가 그렇게 물었고, 아잘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는 동안, 아잘리는 상의 왼편 근처에서 가슴 아래에 팔짱을 끼며, 상을 지켜보려 하였고, 나는 그런 그의 오른편 옆에 있으면서 그와 함께 상을 지켜보려 하였다.



  상에 비추어진 집의 종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간 우울해 보이기만 했던 젊은 여인의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여인은 현관문 쪽으로 걸어 나아가기 시작했으며, 그를 마주보며 앉아있던 어린 소년과 소녀도 자신의 어머니를 따라 현관문 쪽으로 뛰어가려 하였다.
  "Qu'est-ce que c'est? (이것들은 뭐죠?)"
  현관문 바깥에서 여인과 그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던 이는 검은 제복 차림을 한 남성으로 갑옷에 투구 차림을 하고 있어서 외견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눈 부분에는 틈이 있었으며, 그 틈에서 남자가 말을 할 떄마다 푸른 빛이 뿜어 나오고 있었다. 남자, 제국의 군인은 양 손에 하나씩 가방을 들고 있었으며, 가방의 앞쪽에는 울타리의 망 같은 것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 망이 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동식 동물장이야." 그 모습을 보자마자 아잘리가 바로 내게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렸다. 나도 그 가방이 주로 동물의 새끼들을 옮길 때 쓰이는 이동장임을 알고 있었기에, 딱히 큰 반응을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군인은 이동장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으면서 여인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Voici votre famille. Votre mari et vos deux fils sont tous de retour comme ça. (당신의 가족입니다. 당신의 남편, 그리고 두 아들들, 모두가 이렇게 다시 돌아오게 됐습니다)"

  "가족이라고? 그게 무슨......!" 그 때,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아잘리가 바로 발끈하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이동장에 들어있을 작은 동물들을 전해 준 의미가 무엇인지 짐작을 해낸 것 같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런 아잘리의 옆에서 가만히 상에 비추어지는 모습을 지켜볼 따름이었다.

  이후, 젊은 군인이 쓴 투구의 우측에 자리잡은 장치가 푸른 빛을 깜박이더니, 각 이동장의 그물형 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각각의 문에서 동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고양이들이었다. 오른손의 이동장에서는 하얀 바탕에 검은 무늬들이 그려진 듯한 털을 가진 조금 큰 체격의 고양이가, 그리고 왼손의 이동장에는 손바닥 크기를 겨우 벗어난 새끼 고양이들, 갈색 털에 줄무늬들이 나란히 자리잡은 이와 회색 털에 검은 줄무늬들이 자리잡은 이가 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고양이들이 나오자마자, 우선 소년과 소녀가 새끼 고양이들을 하나씩 끌어 안았으며, 여인은 그런 두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신과 아이들을 둘러보려 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려 하였다. 군인은 그런 여인에게 그 고양이들에 대해 설명하려 하였다.
  "Son époux, Charles, et leurs deux fils, Jean et Pierre, étaient les principaux responsables de une affaire d'insurrection survenue trois mois auparavant et avaient été punis par l'Empereur. Cependant, ils furent réhabilités et rentrèrent chez eux, transformés en êtres plus nobles encore, sous la bénédiction bienveillante de Sa Majesté. (부인의 남편, 샤를 그리고 두 아들인 장과 피에르는 지난 3 개월 전에 발생한 반란 사건의 주범들로서 황제 폐하의 신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자비로운 폐하의 가호 아래에 더욱 고귀한 존재로서 부활하여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여인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었다.
  "Elles sont toutes devenues supérieures à vous, et j'espère que vous prendrez soin d'elles comme leurs diaconesses, et si vous le souhaitez, je vous ferai toutes renaître en tant qu'êtres nobles. (그들 모두 여러분보다 높은 존재가 되었으니, 그들의 집사로서 그들을 소중히 보살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또, 원하신다면, 여러분들 모두 고귀한 존재로서 다시 태어나게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저 고양이들이 여인의 남편 그리고 자식들의 환생이라는 거야?"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겠지." 그 광경에, 아잘리가 바로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드러냈고, 내가 그런 그에게 한 마디 말을 붙여 주었다. 그러는 동안 상에서는 여인이 고양이를 안으며, 환한 표정을 지으며, 군인에게 감사의 말을 건네려 하였다.

  "Merci, Monsieur. Veuillez transmettre à Sa Majesté toute ma gratitude pour ce retour, malgré le grand péché de ma famille. (감사합니다. 폐하께 저희 가족이 큰 죄를 지었음에도 돌아오게 되었음에 한 없는 은혜를 느낀다고 전해주세요)"
  "Je vois, Jean, Pierre, maintenant soyons heureux à nouveau. (그렇구나, 오빠들, 이제 다시 행복하게 지내자)"
  그 때, 여인의 딸인 소녀가 새끼 고양이들을 보며, 그렇게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런데, 큰 고양이도 새끼 고양이 수준인데, 그게 여인의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버지라고? 아르산, 너는 납득이 되냐?"
  황당함,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아잘리가 내게 물었으나, 나 역시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라, 그의 질문에 고개를 젓는 것으로 답을 할 따름이었다. 그 무렵, 고양이들을 분양받고, 행복해 하는 가족들을 보여주는 상 쪽에서 이전과 다른 분위기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기계적이고 악마적인 그런 늙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Charles Bacquere, c’était justement un citoyen impérial. Il a osé commettre le péché éhonté de participer à un rassemblement contre la politique impériale sur un tel sujet et a été condamné.
(샤를 바크르, 그저 그런 제국 신민이었다. 그런 주제에 감히, 제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하는 파렴치한 죄악을 저질렀고, 신벌을 받았다)

Cependant, je lui ai permis de renaître en tant qu'être noble en échange du sang et de la chair de ses deux jeunes fils qui ont osé participer à lui.
(그러나, 내가 그 그리고 그의 주장에 감히 찬동한 두 어린 아들들의 피와 살을 대가로 고귀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도록 할 것을 허락했으니,)

Ainsi, en tant qu'êtres nobles, ils étaient pour toujours sous la garde des majordomes, du reste de leur famille.
(이렇게 고귀한 존재로서, 남은 가족들이라는 집사들의 보살핌을 영원토록 받게 되었지)

  괴물 혹은 기욤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참으로 기가 막힐 소리로 여기면서 아잘리가 그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Et alors ? Les chats sont-ils nobles ? (그래서? 고양이가 고귀한 존재란 거냐?)"
  "Tu lui as fait accepter un chaton de trois ou quatre mois comme mari ? Tu penses vraiment qu'elle trouverait ça acceptable ? (태어난지 3, 4 개월 정도밖에 안 됐을 새끼 고양이를 여인의 남편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고? 그게 그 여인에게 납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나?)"
  나도 그런 그의 말이 같잖게 들리기는 마찬가지였고, 그러면서 그에게 이렇게 따지는 듯이 물었다. 나도 그렇고, 아잘리 역시 대답은 기대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 방식을 갖고 있었구나.' 라는 주장을 드러내는 것이 주 목적이었으니까.

Elle pouvait le comprendre. Non, elle le devrait. Tous les êtres humains, quel que soit leur âge, sont de petits enfants pour les chats.
(그에게도 납득이 될 일이다. 아니, 그는 납득해야지. 모든 인간은 나이를 얼마나 쳐먹었든, 고양이들에게는 어린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이니까)

Des créatures incapables de chasser seules, sans griffes ni poils, et qui craignent de saigner, peuvent-elles paraître adultes à ces nobles animaux ?
(스스로의 힘으로는 미물 하나 사냥하지 못하고, 손톱과 털도 없으며, 피 흘리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것들이 그 고귀한 생명체에게 어른으로 보이겠나?)

  "Tu dis des choses horribles aux chats. Quel fléau ! (고양이들에게도 끔찍할 소리를 하고 있네, 역질 같은 새끼가!)"
  그러자, 아잘리가 바로 그에게 욕을 퍼 부었으며, 이어서 그에게 이렇게 외쳤다.
  "Tu ramènes de nulle part une sorte de propagande, et tu prétends que ça va marcher ? Même les chats errants sauraient qu'ils ne feraient pas ça. (어디서 프로파간다 같은 것을 끌고 와서, 그게 통할 것 같다고 하는 거냐? 실상은 저러하지 않을 줄은 도둑 고양이들도 알겠다)"
  하지만, 욕을 하든 말든, 괴물은 자신의 말만 이어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Que vous le juriez ou non, la famille perdue dans le péché est redevenue une créature plus noble, et elle s'en réjouit. Quelle justice !
(너네들이 욕을 하든 말든, 죄를 짓고 죽은 가족이 더욱 고귀한 생명체로 돌아왔고, 그래서 그들은 기뻐하고 있다. 마땅한 일 아닌가?)

Crois-tu vraiment que c'est la vérité ? En vérité, la seule chose qui occupe ton esprit, c'est la soif de sang et de chair.
(그것이 정말로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과연, 들은 것이라고는 피와 살에 대한 탐욕밖에 없는 분다우셔)

  그 무렵, 어떤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괴물의 말에 반박하는 말을 건네려 하였다. 소리의 목소리였다. 그와 함께 상 역시 전기를 일으키며, 정지했고, 그 상태로 잠시 붉게 깜박였다. 한 동안 붉게 깜박였던 상은 이후, 여인과 소년, 소녀가 모여 앉은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종이 울리고, 여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걸어가고, 소년과 소녀 역시 그런 여인을 따라갔다. 하지만 이전 때와 달리, 상에 비치는 여인의 모습은 밝지 않았다. 소년과 소녀 역시 뛰어가지 않고, 걸어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이전에 상이 보여주었던 것과 같이, 현관문 앞에는 이동장들을 들고 있는 제국 군인이 서 있으면서 여인과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인은 그런 군인을 긴장하면서 맞이하려 하고 있었으며, 소년과 소녀는 그런 여인의 등 뒤에 숨어, 군인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Qu'est-ce que c'est?
(이것들은 뭐죠?)

Voici votre famille. Votre mari et vos deux fils sont tous de retour comme ça.
(당신의 가족입니다. 당신의 남편, 그리고 두 아들들, 모두가 이렇게 다시 돌아오게 됐습니다)


Quoi ? Alors, ces chats sont ma famille ?
(예? 저 고양이들이 그렇다면, 저희 가족들이란 말인가요?)

C'est exact, y a-t-il un problème ?
(그렇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이후, 상에서는 이전 때처럼 이동장이 열리고, 어린 고양이들이 좌우 이동장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남편의 환생이라 여기어졌을 고양이조차 태어난지 3, 4 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을 어린 고양이였다. 아이들의 환생이라는 작은 고양이는 아예 태어난지 1 달 남짓으로 눈을 겨우 떴을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로 걸어가는 것조차 간신히 해낼 지경이었다. 제국이란 나라는 이런 새끼 고양이들을 어디선가 주워 와서는 자신들이 희생시킨 가족의 환생임을 멋대로 자칭하고 있던 것이었다.
  "저 고양이들도, 이용당한 것이겠지?" 아잘리가 묻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당연하지." 라 답했다.
  "새끼 고양이들도 엄마가 있었을 텐데......." 이어서, 아잘리가 그렇게 말을 건네더니, 이어서 나에게 엄마가 따로 있었을 고양이들이 제국 군인들에 의해 엄마에게서 강제로 떨어진 후에 동물 보호소 같은 곳에 갇혀 있다가, 가족 앞에 던져졌을 것이라 추측하는 말을 건네었다.
  "당연히 그랬겠지, 뭐." 이에 나는 아잘리에게 그 군대라면 그러고도 남는다는 식으로 화답했다. 그리고, 건강하지 못한 새끼 고양이들은 '안락사' 라는 미명 하에 참살당했을 것이라 이어 말하기도 했다.

Son époux, Charles, et leurs deux fils, Jean et Pierre, étaient les principaux responsables de une affaire d'insurrection survenue trois mois auparavant et avaient été punis par l'Empereur. Cependant, ils furent réhabilités et rentrèrent chez eux, transformés en êtres plus nobles encore, sous la bénédiction bienveillante de Sa Majesté.
(부인의 남편, 샤를 그리고 두 아들인 장과 피에르는 지난 3 개월 전에 발생한 반란 사건의 주범들로서 황제 폐하의 신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자비로운 폐하의 가호 아래에 더욱 고귀한 존재로서 부활하여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런 통보에 여인은 발 앞에 있는 새끼 고양이를 보며 절망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무장을 한 군인 (왼쪽 허리에 자루를 하나 차고 있었는데, 자루를 뽑으면 빛의 칼날이 나올 것임이 확실해 보였다) 앞에서는 차마 뭐라 말을 꺼내지 못하는 듯해 보였다.

La plupart des humains sont comme des chatons pour les chats. Les êtres incapables de se remonter le moral, encore moins de chasser, et qui ont peur de saigner, sont comme des chatons pour les chats nobles.
(대다수의 인간은 고양이에게는 새끼 고양이나 마찬가지이지요. 사냥은 커녕, 스스로 힘을 내지도 못하고, 피 흘리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것들은 고귀한 고양이들에게는 새끼나 다름 없습니다)

Jean et Pierre n'y sont pour rien ! Ils juste étaient juste avec leur père, qu'est-ce qui ne va pas ?
(오빠들에게는 잘못이 없어요! 아빠와 같이 있었을 뿐인데, 그게 뭐가 잘못된 거예요?)

  그 때, 소녀가 어머니의 등 뒤에서 그렇게 항의했다. 그러자, 군인이 왼손을 앞으로 내밀었고, 그러자 소녀가 어머니의 등 뒤에서 마치 염력이라도 걸린 것처럼 군인의 앞으로 끌려나왔다. 그럼에도 여인과 소년은 겁을 먹은 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군인은 소녀를 강제로 일으키더니, 왼쪽 허리에 찬 자루를 꺼냈다. 예상대로 자루의 실체는 광검으로, 군인은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소녀의 목에 가져다 대면서 말을 건네려 하였다. 이전까지는 나름 정중했던 말투도 위협적으로 변했다.

Quelle jolie fille ! Ce regard ne sied pas aux humains. Ce serait bien de renaître en jolie chatte calico ; alors ta mère… non, le majordome, serait content, n'est-ce pas ?
(참으로 예쁘게 생긴 여자아이구나, 이런 외모는 인간에게 어울리지 않아. 예쁜 삼색 고양이로 다시 태어나면 좋을 텐데, 그러면 네 어머니, 아니 집사도 기뻐하겠지?)
  이후, 군인은 소녀를 왼발로 걷어찼고, 이후, 소녀는 여인과 소년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세 사람 모두를 쓰러지게 만들었다. 이후, 군인이 그들에게 말했다.

Si vous le souhaitez, je vous laisserai tous retrouver votre dignité. L'Armée Impériale est prêt à nous apporter son soutien, alors n'ayez crainte. Bien sûr, vous devez recouvrer la santé, n'est-ce pas ? Le taux de survie de 25 % doit être respecté.
(원한다면, 너희들도 고귀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해 주마. 제국군이 얼마든지 지원해 줄 테니, 걱정할 것 없다. 물론, 건강하게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생존율 25% 의 법칙' 은 지켜져야 할 테니까)

  "저 일이 있기 3 개월 즈음 전이었던가, 제국 수도에서 집회가 있었어. 당시 제국이 추진하던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였지. 그 전에도 알레마니아 원정으로 수십년을 끌었는데, 또 전쟁을 한다고 하니, 지쳐간 신민들에게서 불만 소리가 터져 나왔을 거야. 그런데, 제국군은 이런 집회를 '반란' 으로 규정하고, 기욤에게 반란 진압을 명했고, 이에 기욤은 집회 참석자들 및 관계자들 몰살시키고, 그들의 행적까지 말살시키는 것으로 대응했어. 그리고, 제국 곳곳에서 길고양이들, 들고양이들 심지어 살쾡이들의 새끼들까지 잡아 들여서는......."
  "그들의 환생이라고 그들의 가족에게 멋대로 분양시킨 거지?" 그러자 아잘리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에게 물었고, 이후, 소리로부터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라 화답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후, 내가 소리에게 바로 이렇게 물었다.
  "우리들 사이에서 새끼 고양이들도 이용당했고, 나약한 애들은 참살당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했었어. 소위 '생존율 25% 의 법칙' 에 의한 일이야?"
  "그런 거지." 그러자, 소리가 바로 당연하다는 듯이 화답했다.

  소리에 의하면 기욤과 그 추종자들은 제국 전역에서 길고양이들, 들고양이들을 비롯한 야생동물들의 새끼들을 억지로 어미들에게서 떼어내면서까지 잡아들여, 보호소에 수용했으며, 이후, 사람들이 제국군에 의해 처형될 때마다 그 유족들에게 보호소에서 어린 동물들을 분양해서 '더 높은 존재로 환생했다' 라고 선전했다고 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에는 생후 4 개월을 넘기지 않았는데, 사람은 고양이에게는 늙어봐야 생후 4 개월 정도의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는 기욤의 철학에 의한 일이었다고 했다.
  이후, 기욤은 루메아 전투에서의 패전에 대한 책임으로 처형당했으나, 그의 뜻을 이어받은 무리가 '마도과학연구소 (Institutum Investigationis Scientiae Sortialis)' 를 설립해, 비슷한 짓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 후, 또 다른 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늙은 여인에게 이전 때처럼 오른손에 이동장을 든, 검은 갑주 차림의 제국 군인이 다가오더니, 이동장의 문이 열리며, 새끼 고양이 세 마리가 여인 쪽으로 뛰쳐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저 여인에게는 남편과 아들, 딸이 있었어. 남편이 제국의 마도과학연구소에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던 PTI (Pe-Te-I, 페테이) 그리고 MSI (eM-eS-I, 에메시) 라는 인공정령군에 대한 이야기라는 '거짓 문서' 를 함부로 열람했다는 이유로 제국군에 의해 체포되었고, 아들과 딸 모두 같이 체포되었지. 그리고 이들 모두는

Homo numquam corrigi potest, et sanguis et caro laboratorio tamquam plasma et cocaina dedicanda sunt ad expiandam pro societate.
사람은 고쳐쓰는 것이 아니며, 사회에 속죄하기 위해 연구소에 피와 살을 플라즈마와 코크스로서 바쳐야 한다.

라는 연구소의 지론 하에 산 채로 살이 찢기면서 죽어갔어. 그리고 연구소는 여인의 집 근처 동물 보호소에서 새끼 고양이들을 이들의 환생이라고 유족인 여인 앞에 데려온 거야."
  소리는 이어서, 제국의 동물 보호소는 더 이상 길 잃은 동물들을 보호하는 곳이 아닌, '환생' 을 위해 준비된 동물들의 거처가 되는 것으로 본래의 존재 의미를 상실했으며, 각지에서 제국군에 의해 살해당한 어미 동물들의 사체들이 제국 영토 곳곳에 널려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물들을 살해당한 이들의 환생이라고 데려왔지, '더 높은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 운운하면서. 그러면서 실제 영혼들은 물질화시켜서 플라즈마 반응로에서 영원히 고통받도록 했었지."
  "그렇다면, 아들하고 딸은 왜 죽인 거야? 죽일 거면 부인까지 다 죽이던지, 아니면......"
  "죄인의 자식이니까, 당연히 죄인이라 여긴 탓이지." 이후, 아잘리의 물음에 소리가 그렇게 답했다. 이에 아잘리는 다시 한 번 경악하면서 "그러면 느낌 가는 대로 죽인 거잖아!" 라고 외쳤고, 이에 소리의 목소리는 "그런 거지." 라 답할 따름이었다.

  이후, 상은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노을 진 하늘 아래로 어떤 남자가 성벽 위에 올라 선 모습이 보였다. 그 남자의 그림자가 더욱 커지는 동안, 괴물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Cet homme est celui qui a déclenché une guerre qui a semé un grand chaos dans tout l'empire.
(저 남자는 제국 전역에 큰 혼란을 야기한 전쟁을 일으킨 자다)

Il était génétiquement inférieur, subissait fréquemment des épreuves difficiles et avait une espérance de vie très courte.
(유전적으로 열등해, 병치레도 자주 겪었고, 수명도 매우 짧았지)

De ce fait, il était rongé par l'insatisfaction et la colère envers le monde qui l'avait fait naître ainsi.
(그로 인해 자신을 그렇게 태어나게 만든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분노로 가득했었다)

C’est cette colère qui a déclenché la guerre, mais il ignorait que seuls les humains pouvaient accepter une telle stupidité.
(그 분노가 전쟁의 원인이 된 것이었지. 허나, 그는 모르고 있었다, 그런 바보 같았던 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이들은 인간 뿐이었던 것을)

  마치, 그 남자는 인간이야말로 그와 같은 불리한 여건을 가진 자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은혜로운 존재였음을 알리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곧바로 이런 말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L'humanité accepta l'être inférieur, le handicapé de naissance, par compassion. Et, au-delà de son appartenance à la société humaine, il renaquit à la tête d'une organisation.
(인류는 저 열등한 종자, 태어날 때부터 병신을 측은지심으로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자는 인간 사회의 일원을 넘어, 한 조직의 수장으로 거듭났지.

Et, avec la grâce insensée de l'homme, il finit par trahir l'humanité et briser la paix de la société.
(그리고, 인간의 어리석은 은혜를 입은 그 자는 결국 인류를 배신하고, 인간 사회의 평화를 깨뜨렸다)

En acceptant de tels faibles, l'humanité n'avait d'autre choix que de faire preuve de faiblesse et de confusion.
(그런 나약한 것들을 받아들였기에, 인류는 나약함과 혼란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상은 또 다시 변화했다. 그 상에서는 어떤 길 위의 고양이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중심에는 새끼 고양이가 있었는데, 누군가에 의해 물려 죽었는지, 끔찍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 주변에는 성묘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털 색이 새끼 고양이와 비슷한 것으로 보아, 이들의 부모였을 것으로 보였으나, 그 부모들은 새끼 고양이를 무심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Regardez les chats : s’il était né chat, ses parents l’auraient déjà dévoré.
(고양이들을 봐라, 그가 고양이로서 태어났다면 부모가 이미 그를 물어죽였을 것이다)

En éliminant ces êtres faibles, ils ont pu préserver leur force et éviter toute confusion.
(그런 나약한 존재를 제거하는 것으로 그들은 혼란 없이, 강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Les faibles sont exclus, et seuls les forts s'accaparent tout. Telle est la loi de la nature ! L'humanité a transgressé ces lois et a elle-même péri.
(나약한 자는 배제되고, 오직 강한 자가 모든 것을 독차지한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 인류는 그런 자연의 법칙을 위배했고, 그로 인해 스스로 멸망했다)

  이후, 상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인간들의 시체, 시체에서 흘러내리는 피 그리고 붉은 번개를 뿜어내는 붉은 빛이 이어서 드러나고 있었다.

Cependant, elle s'avère utile même pour les humains qui semblent sans valeur. Leur physique imposant leur confère une masse considérable de chair et de sang.
(허나, 무가치해 보이는 인간에게도 쓸모는 있다. 그 거대한 체격으로 인해 많은 살과 피를 품게 되었다는 것이지)

Ainsi, l'humidité et le sang peuvent produire d'énormes quantités de plasma, de produits chimiques et de matières premières pour la fusion des métaux.
(피의 수분과 살의 성분으로 막대한 양의 플라즈마와 화학물질들 그리고 금속 제련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살에서 빼낸 지방은 가공해서 석유로, 그리고 내장은 갈아서 석탄으로 만들었지.

  소리로부터 들은 기욤에 대한 이야기였다. '신의 권리' 라면서 인간의 피와 살을 멋대로 향유하고, 인간에게서 나온 것으로 석탄, 석유를 만들려 했던 존재였다. 그것을 떠올리면서 참으로 그다운 발언이라 여기고 있었다. 더 나아가, 기계의 몸을 얻게 되면서, '인간의 몸은 플라즈마, 코크스 생산 자원 정도일 뿐' 이라는 사고 방식을 덤으로 얻은 것 같다.

  그런 괴물의 목소리가 들려온 직후, 나의 왼편에서 어떤 사람이 걸어오기 시작했다. 낡은 제복 차림을 한 아무렇게 자라난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젊은 남성으로 그 모습은 지치고 기운 없어 보였다. 그런 그를 아잘리가 처음 발견해서, 내게 알렸고, 그것을 통해 나 역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후, 청년은 상 앞에 조용히 섰고, 그런 청년에게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Te voilà enfin ! Maintenant, je vais te montrer des choses amusantes.
(드디어 왔군, 이제 재미있는 것들을 보여주마)

  그 이후, 상은 하나의 무언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상을 통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청년을 향해 손을 뻗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그들은 모두 환하게 빛나고 있었으며, 밝은 빛 속에서 그들은 모두 환희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청년에게 자신들의 곁으로 오라고 부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르산, 저 모습 보여?"
  "보여." 이후, 아잘리가 묻자, 내가 바로 답했다. 그리고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남자의 옛 동료들 그리고 상관들의 혼이겠지. 그 때, 괴물의 심장이 폭파되면서 그 심장 안에 갇혀 있었을 혼들은 빠져나갔겠지만, 기욤의 추종자라든가, 그런 이들의 혼들을 비롯해 여전히 많은 인간의 혼들이 갇혀 있었을 것이고, 그들이 저런 모습을 보이고 있을 거야. "   그 무렵, 청년은 조심스럽게 자신을 향해 손을 내미는 혼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청년 그리고 그 모습을 청년의 뒤에서 지켜보던 나에게 어떤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CIIIIIIYYYYHHHHHYÂNAAAAAHHHHHHH!!!!!!!
URI YÂGIYTẞßßßSSSSÂÂÂÂHHHHHHHH!!!!!!

  처음 들린 것은 누군가를 부르는 호칭이었을 것으로, 청년의 이름이었을 것으로 여기어진다. 내가 듣기로는 그 목소리들은 치 (ci), 여나 (yâna) 혹은 혀나 (hyâna) 를 말했고, 둘을 합치면 치여나 (Ciyâna) 혹은 치혀나 (Cihyâna) 가 된다. 누군가를 부르는 말이었을 테니, 해당 단어는 호격 (Wurußï, Vocativus) 이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호격은 주격 (Yirimßï, Nominativus) 와 동일하지만, 누군가를 부르기 위해 '아 (a, ah)' 를 덧붙이는 경우가 있다면, 그런 경우에는 그의 이름은 치연 (Ciyân) 혹은 치현 (Cihyân) 이 된다.
  이후, 나는 아잘리에게 그의 이름을 어떻게 들었느냐고 물으니, 그 역시 비슷하게 답을 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이 혹시 '치현 (Cihyân)' 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 무리의 말은 호격에 '아' 를 덧붙이는 것 같다고 이어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추측을 이어가는 동안, 상 쪽에서는 계속 뭐라 말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들이 뒤섞인 탓에 그 무렵에서는 뭐라 말하는지, 그 발음조차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다만, 유난히 튀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들어보자면 이러하다.

NAYANAHHHHH!!!!!! SEZCINIIIIIIIIYYYYYYYHHHHH!!!!

  '나야나? 세지니? 이건 또 뭐야?' 처음에는 두 단어 모두 고유 명사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혼들이 지혀나 혹은 지현이라 칭해진 청년을 부르기 위해 자기를 소개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하면서 둘 중 하나가 이름일 것으로 추측했고, 그 중에서 '세지니' 가 이름일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호격이 되면 세지니아 (Sezcini-ah) 가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Tu m'écoutes ? Ta famille aimante, tes collègues, ils sont tous là. Et…
(듣고 있나? 네 사랑하는 가족, 동료들 모두... 전부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무렵, 괴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사람을 끌어들일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 목소리는 이전에 비해 사악한 느낌, 독한 느낌이 덜했다. 하지만 특유의 악마적인 목소리, 기계적이고 다소 여성적인 느낌의 음성만큼은 여전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며, 청년은 영혼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괴물의 음성이 'et....' 라 말했던 그 순간, 그 영혼들의 형상이 빛과 함께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형상에서 고양이들의 형상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와 함께 괴물의 음성이 이어 말을 건네려 하였다.

Et ils ont tous été réincarnés en êtres supérieurs. Je te permets de renaître ainsi.
(그리고, 그들 모두는 더 높은 존재로 다시 태어났지. 너도 그렇게 다시 태어나게 해 주마)

  그 순간, 갑자기, 그 상이 핏빛을 띠면서 움직임이 끊겼고, 이어서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인간도 고양이도, 다른 동물도 아닌, 핏빛 배경 속에서 해골들이 비명을 지르는 광경들로 변이한 것이었다. 이전까지 청년의 눈 앞에서 보였던 인간의 형상들이 본래는 비명을 지르는 해골들이었을 것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Adhuc catulos in via tollebas et affirmabas eos esse reincarnationes hominum.
(길바닥에서 새끼 고양이들을 주워다가 사람들의 환생이라고 우기는 짓을 아직도 하고 있었을 줄이야)

  그 때, 어떤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디선가 들은 듯한 느낌의 목소리였으나, 변조된 탓에 쉽게 그 실체를 알기는 어려웠다. 이후, 그는 청년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려 하였다.

Cihyânsciy, zcigîmboynîngâsci baro gîbundrlkgesâ zcincyaro gyâggo gyescin gâyeyo. gîmare hyânhokdöscyâsânîn andöyo.

  그리고, 상이 흐트러지다가 사라지는 것과 함께, 소녀의 목소리가 청년에게 이렇게 말을 이어 건네려 하였다.

Zcâhiga gîbundîrl guhädrirlgeyo.
TAIS-TOI! (닥쳐라!)

  그 때, 괴물의 음성이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고, 그와 함께 상이 핏빛으로 물들더니, 그 상에서 핏빛 손들이 뻗어나와, 청년을 덮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며, 나는 무력한 청년이 순식간에 당할 것임을 예상하고, 바로 그를 향해 뛰어가려 하는 그 순간, 괴물의 목소리가 또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Peu importe si tu ne veux pas ! Je te ferai les aimer !
(네가 원치 않더라도 상관 없다! 내가 너를 그들처럼 만들 테니까 말이지!)

  그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청년의 바로 앞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를 끌어내려, 그를 향해 손을 뻗으려 하던 그 순간,

Qu'est-ce que c'est que ce regard ? Tu vas résister ?
(뭐지, 그 눈빛은? 반항하겠다는 건가?)

  이라 말하는 괴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순간, 청년을 덮치려 하는 듯이 뻗어가던 손도, 나도 모두 멈추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 청년을 제외한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만 같았다. 손을 멈추면서 괴물이 목소리를 내었는데, 힘 없이 자신의 힘에 먹힐 것만 같아 보였던 청년이 저항의 의지나마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기보다는 아무래도 흥미를 느껴서 그랬던 것 같아 보였다.

Alors, qu'est-ce que tu vas faire ? Es-tu sûr de pouvoir me battre ?
(그래서 어쩌겠다는 건가? 나를 이겨낼 자신이라도 있나?)

  그로부터 바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Quoi que tu fasses, ta résistance sera vaine ! Rejoins-les ! Atteins leur niveau. Sous ta nouvelle forme, par ta voix, les êtres inférieurs n'auront d'autre choix que d'obéir.
(뭘 하든 너의 저항은 허망할 수밖에 없다! 자, 그들과 함께 하라! 그들처럼 드높은 존재가 되어라. 너의 새로운 모습, 목소리에, 낮은 존재들은 그저 복종할 수밖에 없으리라)
Apprends une nouvelle langue ! Miaou ! Miaou ! Quelle belle langue !?
(새로운 언어를 배울 지어다! 야옹! 야옹!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인가!?)

  그리고서, 괴물은 다시 청년을 향해 손을 뻗기 시작했고, 그 움직임을 포착하자마자 나 역시 청년을 향해 뛰어가려 하였다. 그 때, 청년이 두 손을 앞으로 내밀더니, 두 손에서 하얀 반구체의 형상이 생성되면서 손을 막아냈다. 그 반구체에 부딪친 손들은 빛에 의해 불이 붙기 시작했고, 한 번 불붙은 손들에서 팔을 향해 불이 순식간에 번져나가, 청년을 향해 뻗었던 손들은 모두 불에 태워지고 말았으며, 그 불은 팔들의 근원이었던 상을 향해서도 번져, 상을 물들였던 핏빛 물질 역시 불에 타 버리고 말았다.

그 팔들을 내세우려 하지 마!

  그리고 빛 속에서 드러난 것은 어린 카리나의 모습이었다. 체격 자체는 작았고, 어린 모습이기는 했으나,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은 내가 알던 카리나의 모습과 거의 비슷했다. 그가 언급했던 '죽음의 기사' 가 기억하는 카리나의 모습도 대략 저러했을 것이다.

이 곳을 살았던, 이 곳에 자리잡았던 나라의 일원이었던 이들의 것이야, 너 같은 천박한 것따위에는 어울리지 않아!

MÉCHANT ?! Tu parles de MOI ?!
(천박하다고!? 내가 말인가!?)

  그러자 괴물은 경악에 찬 목소리로 묻는 듯이 외쳤다. 그러자, 어린 카리나가 그에게 외쳤다.

그렇다! 피의 탐욕에 미쳐버려, 극단적인 사상을 가진 무리에 동참하고 있잖아! 그런 게 어떻게 천박하지 않을 수 있지? 그 천박한 존재에 의해 소중히 태어나, 행복하게 살아야만 했었을 이들이 고통스럽게 죽었단 말야!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빛을 피해가며, 서럽게 여생을 마쳐야만 했어, 내가 만났던 그 '죽음의 기사' 아저씨처럼!

그 아저씨는 너 같은 것의 먹이가 되어버린 동료들과도 떨어져서, 외롭게 홀로 빛을 피해 살아가야만 했어.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신세는 상관 없이, 자신과 가까웠던 신병에 대한 소망만을 갖고 있었어, 무사히 위험을 피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떠나, 여생을 보냈기를, 그리고 행복한 새 삶을 살고 있기를 바라고 있었단 말야.

  이후, 상이 하나의 풍경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폐허가 곳곳에 보이는 세상의 한 구석에서 잠시나마 행복하게 삶을 보내고 있었을 군인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신병은 아마 머지 않아 죽었을 거야, 네가 불러온 괴물들이 온 세상을 파괴하고 있었을 테니, 평범한 사람이 거기서 목숨을 보전하기는 어려웠겠지. 너와 네 괴물들이 일으킨 재앙이 아니었어도, 그들은 힘겹게 살아갔을 거야. 그런 삶마저 짓밟아버린 게 너희들이라고! 어떻게 너 같은 것을 천박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어!?

  그 어린 카리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괴물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Vous deux, oui, vous n'avez pas réussi. Bande de minables ! En y repensant, je me souviens d'un garçon qui était aussi minable que vous.
(너와 그 녀석은 그래, 그들이 되지 못했지. 참으로 열등한 것 같으니라고. 그러고 보니, 생각났다. 너희들처럼 열등했던 한 녀석 말이지)

Le voilà.
(저기 오는군)

  이후, 어린 카리나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의 왼편 근처로 한 소년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검은색의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작은 체구의 소년, 하얀 옷 위에 세나의 그것과 비슷한 색의 멜빵 바지 차림을 한 소년이었다. 너무도 작고, 가녀린 모습의 어린 소년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을 감정을 표정 가득히 드러내며, 천천히 상이 있던 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Quelle arrogance.
(건방진 것)

  어느새, 눈 달린 몸체였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상을 향해 소년이 걸어오자마자 상에 비추어지는 괴물의 눈들이 번뜩이면서 괴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무것도 몰랐을 그 죄 없었을 소년을 경멸스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멸칭으로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네모난 상은 어떤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어떤 성인 남녀와 그들의 자식으로 추정되는 소년 및 소녀가 그들보다도 더욱 어린 소년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전부터 세나가 갖고 있었던 그 가족 사진과 거의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더니, 상은 평화로운 어떤 집을 보여주더니, 그 집에서 어린 소년이 배낭을 맨 채로 자신의 부모와 헤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소년의 뒤에는 어떤 가족이 머무르고 있었으니, 아무래도 소년이 집을 떠나, 탈출선에 승선했을 때, 그와 동행하던 부모의 지인 및 그 가족이었으리라.

Malgré l'arrivée de l'heure du destin, ils ne pouvaient se résoudre à abandonner leurs vies futiles, comme n'importe quelle autre bagatelle...
(운명의 시간이 도래했음에도, 그들은 부질 없는 삶에 미련을 놓지 못했다, 여느 하찮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상은 자신을 비행선으로 데리고 간, 가족들에 이어 탈출선이라 칭해진 비행선에 탈 준비를 하는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소년은 비행선에 타기 전, 고개를 잠시 돌려, 상의 정면 쪽을 주시하려 하였다. 누군가에게 할 말이 있다는 듯이.

Mais, ils comprirent rapidement qu'ils étaient destinés à être des sacrifices pour une nouvelle ère.
(허나, 그들은 곧 깨달았지. 새로운 시대의 제물이 될 운명이란 것을)

  이후, 상은 비행선 내부를 비추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여 앉아있거나 서 있던 비행선 내부의 한 가운데 즈음에 소년이 서 있었다. 그 모습이 보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 창가를 빛이 뒤덮기 시작했고, 이어서 모든 창가를 빛이 뒤덮었다. 이에 소년을 보호하던 일가족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경악에 찬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소년은 그저 그 빛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빛을 바라보는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상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Tout sauf un...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그리고, 상은 잠시 어두워진 후에 하얀 빛으로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그 이후에 황폐해진 땅 위에 쓰러진 어린 아이 같은 것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후, 상은 아이의 모습을 더욱 자세히 보여주기 시작했다. 땅 위에 엎어진 이, 다름 아닌 이전에 비행선에 탄 이후, '이라 데이 (Ira Dei)' 라 칭해진 재앙을 목도했던 그 소년으로 나, 아잘리 근처에 서 있던 소년과 같은 모습을 가진 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소년의 주변 일대에서 어떤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Invenimus eam! Ecce!
(찾았습니다! 저기 있어요!)
Adhuc vivit!
(아직 살아있군요)

  소녀들의 목소리가 잇따라 울려 퍼지고, 이어서 세 사람이 황무지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앞장서는 이는 내 나이 대의 소녀, 뒤따르는 이는 어린 소녀들이었으며, 모두 가정부의 옷차림, 검은색의 소매가 길고, 치맛단이 긴 검푸른 드레스와 하얀 앞치마로 구성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이후, 어린 소녀들이 소년을 데리고 어딘가로 떠나가고, 그보다 더 나이 든 소녀가 그런 그들을 뒤따라 가는 것으로 상은 사라졌다.

Il ne méritait pas d'être sacrifié, car il n'était pas comme les autres êtres humains. Il a survécu à la «Ira Dei», puis il a été ressuscité par son propre troupeau maudit. Et…
(애초에 저 아이는 제물이 될 자격이 없었다. 여타 인간과는 다른 존재였기 때문이었지. 신의 분노 이후에도 저 아이는 살아있었고, 이후, 자신의 고향인 저주받은 무리에 의해 거두어졌다. 그리고......)

Et ceux qui, maudits, l'avaient accepté comme membre de leur « famille » renaissaient sous forme de monstres ;
(그리고, 그를 '가족' 으로 받아들인 저주받은 자들은 괴물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Jusqu'à ce qu'ils le trouvent et le tuent, ils devaient vivre comme des monstres.
(그 아이를 찾아 죽이기 전까지는 괴물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겠지)

  아마도 세나와 맞서 싸운 적이 있었던 '환수' 들을 지칭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들은 세나를 위협하고 죽이려 하였으나, 이는 올리비아에 의해 세뇌 물질인 '붉은 결정' 이 몸에 박혀 세뇌당한 여파였고, 그 '붉은 결정' 이 빠져나가면서 세나의 환수가 되었던 것. 그랬던 것인데, 괴물은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환수' 들이 저주받은 괴물로 다시 태어난 것으로, '소년' 을 죽이기 전까지는 괴물로 살아야 한다고 자기 멋대로 주장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Mais je ne crois pas qu'ils aient retrouvé cet enfant ?
(그 아이를 저들이 발견하지는 못한 것 같은데?)

  이후, 내가 모르는 척하며 묻자, 괴물이 바로 이렇게 외쳤다.

Elle est juste devant toi !
(바로 네 앞에 있지 않은가!)

  그리고, 괴물은 이어서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La « garçon » a ensuite été emmené et laissé ici. Puis elle est revenue et elle est avec vous maintenant !
(그 '소년' 은 이후, 그들에 의해 거두어져, 이 곳을 떠난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곳으로 돌아와 지금 너희와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Elle ne se rend toujours pas compte de la stupidité des gens ici, elle croit qu'ils sont tragiquement morts,
(그는 여전히 이 곳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한 채, 그들은 비극적으로 죽었다고 믿고 있다)

  그러더니, 상이 있던 자리에서 검은 바람이 휘몰아치며, 일행을 덮치려 하던 그 때, 괴물의 분노 어린 음성이 울려 퍼졌다.

À CAUSE DE MOI !!!!
(나 때문이라면서 말이지!!!!)

  이후, 검은 구름이 걷히면서 눈 앞의 풍경은 다시 사당으로 돌아왔다. 그 검은 바람이 어둠의 기운까지 휩쓸어 버렸던 것 같다. 나와 아잘리가 있던 그 앞에는 세나, 카리나가 서 있었으며, 이후, 세니아 그리고 나에티아나가 카리나의 곁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와 더불어 프라에미엘과 그가 지키고 있었을 잔느 공주 그리고 루이즈를 감싸는 빛의 방울들이 괴물이 있던 그 우측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모두 무사하지요?" 이후, 세나가 뒤쪽, 일행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고, 세니아가 바로 "무사해!" 라고 답했다. 프라에미엘 역시 자신과 빛 방울들 모두 무사하다고 알리기도 했다.

  이전의 폭발 때문인지, 괴물의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괴물이 소환해 사당 일대를 뒤덮은 구름의 형태는 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괴물이 있던 그 뒤쪽 너머의 구름이 이전보다 더욱 어두운 색을 띠고 있어서 괴물의 기운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구름은 가운데 부분이 구체의 형상을 이루고, 좌우가 날개 같은 모습이라 괴물의 이후 모습을 암시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하늘에 드리워진 구름의 일부가 괴물의 잔상과 같은 모습으로 남은 광경을 보면서, 괴물의 기운이 하늘에 남아있는 한, 그리고 괴물이 소환한 구름이 없어지지 않는 한, 괴물의 부활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했다.
  "녀석은 분명 부활할 거야. 기운이 여전히 남아있어. 적어도, 저 하늘의 구름이 없어지지 않는 한, 부활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해."
  구름의 어두워진 부분을 가리키며, 내가 말했다.
  "저 너머 구름 중에 검게 보이는 게 있던데, 혹시 그게 괴물인가?" 이후, 카리나가 나처럼 전방 쪽의 검게 보이는 구름을 가리키며 묻는 듯이 말을 건넸다. 이후, 그는 "되살아나 보라고 해!" 라 하더니, 그 전 때에도 거대한 형체들을 드러내며, 일행을 압도하려 했지만, 전혀 그러하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전생부터 무능해서 막상 싸워야 할 적 앞에서는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녀석 아냐? 잘 하는 거라고는 만만한 애들, 약자들을 짓밟는 것 뿐이고, 그렇지 않아? 그런 겉만 요란한 녀석은 100 번을 부활한다고 해도, 하나도 무섭지 않으니까, 녀석이 그리 알았으면 좋겠어."
  그 때, 카리나가 말을 마치기 무섭게, 사당 건너편에 생성된 검은 구름 같은 것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둥그런 부분의 위쪽 좌우마다 한 부분씩 눈 모양의 틈이 생기더니, 그 너머로 하얀 빛 같은 것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부분이 마치 사람의 눈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확신할 수 있었다. 그 검은 구름이 바로 괴물의 되살아난 실체였던 것이다.

Je regardais. Vous semblez avoir du flair.
(지켜보고 있었다. 눈치는 대단한 것 같군)

  그러더니, 괴물이 이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Dommage. Je ne pense pas que ça te protégera.
(허나, 안 됐군. 그것이 너희를 지켜주지는 못할 것 같으니)

  이후, 구름이 사당 쪽으로 폭발하든 퍼져 나가면서 걷히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하나의 거대한 검은 형상이 구름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검은 구체의 양 옆에 구름으로 이루어진 듯한 한 쌍의 거대한 검은 날개가 자리잡은 형상이 잿푸른빛을 띠는 구름들 사이에 조금씩 드러난 듯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으며, 눈에 해당되는 부분은 구름이 완전히 걷혀, 검은 주변 부분에 둘러싸인 채, 하얀 빛을 번뜩이는 모습을 온전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Croyez-vous que ce soit tout ce que j'ai ? Voyez !
(이것이 내 전부인 것 같으냐? 보아라!)

  이후, 괴물의 그 음성과 함께 검은 기운이 하늘을 뒤덮은 암운 전체를 뒤덮으려 하였고, 이어서 붉은 빛을 발하는 선들, 무늬, 문양들이 검은 기운을 바탕 삼아 그려지기 시작했다. 각 문양들 사이로 하나씩 붉은 점 같은 것이 드러나고 있었으며, 각각의 점들은 혈색에 가까운 빛을 은은히 발하고 있었다.
  각각의 반점들은 괴물이 처음 보였던 나무 형상에 자리잡은 반점들과 마찬가지로 광탄, 빛 줄기를 뿜어내기 위해 마련된 장치였을 것이다. 괴물은 두 번의 패배 이후, 공간 전체를 장악한 듯한 힘을 과시하면서 공간 전체가 나를 비롯한 일행의 적이 되었음을 드러내려 하였던 것 같았다.

L'avez-vous vu ? Le ciel tout entier est devenu mon corps.
(보았느냐? 너희들이 바라보는 하늘 전체가 내 육신이 되었다)

Désormais, les âmes errant ici, et la vitalité de toutes les âmes, des esprits et même de toutes les créatures seront mon énergie.
(이제, 이 곳을 떠도는 영혼들을 비롯해 모든 영혼, 영기, 더 나아가 모든 산물의 생기가 내 에너지가 되리라)

  그리고, 붉은 빛이 반점과 문양 그리고 선을 따라 더욱 흉악하게 빛나기 시작할 즈음,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L'énergie reçue de toute chose au monde vaporisera tout sur cette planète,
(온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는 이 행성의 모든 것을 증발시킬 것이다)

Les cris terribles des faibles se transformeront bientôt en beaux cris.
(나약한 것들의 끔찍한 비명은 곧, 아름다운 울음소리로 바뀌겠지.)

L'ère de l'hypocrisie au nom de la raison touche enfin à sa fin !
(이성이란 이름의 위선의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는구나!)

  "Si le ciel tout entier devenait ton corps, cela signifierait qu'il y a un plafond au-dessus du ciel, n'est-ce pas ? (하늘 전체가 네 몸이 되었다면, 하늘 위에 천장이 생겼다는 것이겠지?)"
  이후, 아잘리가 괴물을 향해 그렇게 말하더니, 이어서, 왼손의 손가락마다 하나씩 푸른 빛들을 생성하더니, 왼팔을 높이 들어 각 손가락에서 실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실을 하늘 높은 곳으로 뻗으려 하면서 내게 이렇게 외쳤다.
  "아르산! 준비 해!" 그 시점에서 아잘리의 실이 하늘 위로 더 이상 뻗어가지 않고 있었으니, 아니나 다를까, 하늘의 한 지점에 빛을 발하며, 박힌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잘리가 예상한 대로, 하늘에 괴물의 힘이 드리워지면서 그로 인해 '천장' 이 생성되고, 아잘리의 마력에 의해 생성된 실이 그 '천장' 에 박혀 고정된 것이었다.
  이후, 아잘리가 실을 끌어 천장 쪽으로 올라가려 하자, 그런 아잘리의 오른손을 왼손으로 잡고서, 그와 함께 하늘의 '천장' 쪽으로 올라가려 하였다.
  그렇게 올라가는 동안 '천장' 이 얼마나 가까워지는지를 가늠하려 하였다. 머리카락을 뻗어, '천장' 에 박히도록 하기 위함으로, 머리카락을 충분히 뻗을 수 있겠다, 싶은 때가 되자마자 바로 아잘리의 손을 놓고 떨어지면서 머리카락을 하늘의 '천장' (이후, 천장으로 칭한다) 으로 뻗기 시작했다. 머리카락 다발의 끝을 갈고리 모양으로 만들고, 갈고리 사이에 빛을 생성해 그 빛이 천장에 박히도록 하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갈고리가 천장 부근에 닿으면서 빛이 천장에 녹아내리는 듯이 들러붙어 빛의 근원인 머리카락 다발을 천장에 고정시키도록 하였다.
  나와 아잘리 모두 사당의 한 가운데 위쪽 상공의 천장에 자리잡으려 하였으니, 모든 방향의 반점 그리고 문양들을 공평하게 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녀석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개시할 즈음에 시작하는 거야! 크게 한 방 먹여주자고!"
  아잘리가 말했다. 그 말에 나는 좋다는 의사를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드러냈다. 그리고서, 사당의 바닥 쪽에 머무르고 있을 이들, 카리나, 세나, 세니아 등의 동태를 지켜보려 하였다.

  한편, 카리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앞장서서 괴물과 대면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눈을 부릅뜬 채로 온 몸에 붉은 반점들을 생성해 가는 괴물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후, 카리나가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방패를 왼팔에서 생성하려 할 무렵, 검은 바람이 괴물의 몸에서부터 발산되어, 사당의 바닥 일대를 휩쓸기 시작했다.

Maintenant, laissez-moi vous montrer ma force pour de bon.
(자, 이제 본격적으로 나의 힘을 보여주지)

Vous goûterez à la force des vaillants guerriers qui ont reçu ma force !
(나의 힘을 받은 강인한 전사들의 힘을 맛 보도록 해라!)

  그러더니, 잠시 후에 사당의 북쪽 가장자리에 크고 작은 여러 붉은 마법진들이 생성되더니, 각각의 마법진마다 하나씩 흉악한 빛 기둥이 생성되었다. 각각의 빛 기둥에서는 하나씩 검은 형상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저 개체는 분명......!'
  소환되어 오는 검은 무리를 보자마자, 나는 그것들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하미시에 있을 무렵, 갑자기 알 수 없는 어딘가로 소환되었을 때에 마주했던 마법사 형상의 개체였다. 그 때와 같은 검은 로브를 입고, 검은 뿔 모자를 쓴 모습을 보인 이들로 모자 아래의 동그란 얼굴들에서도 그 때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핏빛과도 같은 두 눈을 번뜩이고 있었으며, 소매 사이로 뼈와도 같은 금속 손들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들 중 앞장서는 큰 개체들은 오른손에 검은색을 띠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으나, 다른 이들은 그런 모습을 보이거나 하지는 않고 있었다.
  이들은 소환되자마자 바로 세 사람을 향해 돌격해 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우선적인 공격 대상은 빛의 방패를 든 카리나였다. 아무래도 방패의 하얀 빛에 바로 주목하려 한 것 같았다. 앞장서 돌격해 오는 이는 지팡이를 든 이들로 이들은 각각의 지팡이 끝마다 하나씩 붉은 빛이 생성되도록 하고서, 카리나의 방패 앞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그 때, 카리나를 대신해 세니아가 주황빛을 띠며 타오르는 불꽃에 감싸이는 검을 오른손에 들고, 마법사들을 향해 달려들려 하였다. 수비 역할을 맡은 카리나가 돌격해 오는 마법사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안, 세니아가 그들을 공격할 것처럼 보였고, 그 마법사들도 그리 생각했을 것이다.
  세니아는 마법사들을 공격할 것처럼 서 있더니, 잠시 후, 그들의 머리를 뛰어넘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마법 사용을 준비하고 있었을 다섯 마법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은 막 주문의 영창을 행하고 있던 터이고, 다른 공격 수단 자체가 없던지라, 세니아가 그들 앞에 서 있던 시점에서는 무방비나 다름 없었다.
  세니아는 화염에 휩싸인 칼날로 우선 가운데에 서 있던 마법사의 로브를 베니, 베인 자리에서 화염이 격렬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어둠의 기운이 빛의 기운에 반응하면서 그로 인해 불길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 이후, 마법사는 베인 자국에서부터 번져가는 불에 휩싸였으며, 그 모습을 본 마법사들은 다급히 뒤로 도망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카리나는 앞장서던 마법사들의 공격에 방패에 빛의 기운을 더욱 거세게 끌어 모았으며, 그렇게 모인 빛이 먼저 그에게 다가온 마법사의 로브에 닿았다. 빛이 로브에 닿자마자 로브에 불이 붙기 시작했고, 그 붉은 불은 이윽고, 그의 두 팔을 감싸기 시작했다. 로브는 불길에 휩싸였으나, 마법사의 금속 몸체는 견딜 수 있는 것 같았다. 불길에 휩싸인 채로 카리나의 방패를 손으로 치려 하였다.

  그렇게 카리나, 세니아가 마법사들과 대치하고 있을 무렵, 괴물은 자신의 몸체 곳곳에 반점을 생성하고, 하늘에 자리잡은 자신의 반점들이 붉게 빛나도록 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공격 준비를 행하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때가 됐다, 싶어 아잘리에게 뭔가 말하려 하는데, 그 때, 괴물에게서 나를 향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Quelle pendaison affreuse !
(참으로 꼴사납게 매달려 있구나!)

  그러더니, 나와 아잘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J'étais occupé à surveiller les gars au sol, alors vous pensiez que je ne vous regarderais pas ? Je vous ai tous surveillés !
(지금까지 땅바닥 녀석들에게 신경쓰느라, 너희들따위 쳐다보지 않을 줄 알았나? 다 보고 있었노라!)

Je vais bientôt vous montrer ce qu'est le terminent ces absurdités, soyez prêts !
(그 허튼 수작의 끝이 무엇인지 알려주마, 각오해라!)

  이후, 괴물이 위치한 건너편에서 한 무리의 병기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치, 검은 벌레 떼, 검은 새 떼가 날아오는 듯한 광경을 보이더니, 이윽고, 그들은 가속해 가며, 내가 있는 일대로 날아왔으며, 괴물과 나, 아잘리를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맹금 무리마냥 둘러싸며, 나를 위협하려 하고 있었다.
  "잘 됐어, 아르산!" 하지만 아잘리는 오히려 그것을 좋은 기회가 됐다고 여긴 듯해 보였다.
  사실, 아잘리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는 이미 짐작해서 알고 있었다, 나 역시 그런 구상을 하기도 했기에,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다, 그런 일을 행할 구실을 어떻게든 마련하려 했는데, 괴물이 마침 그 명분을 제공해 주었다고 여긴 것 같았다.
  "녀석이 좋은 유희 거리를 던져준 것 같더라."
  그러더니, 오른손으로 소정령 비스무리한 것 (이후, 소정령으로 칭한다) 을 소환하더니, 그 손으로 총포를 들고서, "크게 한탕 해 보자고!" 라 외치면서 시계 방향으로 회전을 시도하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 역시 그를 등지며, 시계 방향으로의 회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후, 괴물이 소환한 전투정 그리고 소형 전투기들이 붉은 빛을 뿜기 시작하자,

Nous allons toi montrer ce qu'est le terminent ces absurdités, sois prêts !
(허튼 수작의 끝이 무엇인지는 우리가 가르쳐 줄 거다, 각오해라!)

  라는, 아잘리의 외침과 함께, 아잘리가 줄에 의지해, '천장' 에 매달린 채, 회전하면서 총포를 발사, 광탄들이 여러 방향으로 흩날리며, 전투정들 그리고 전투기들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면서, 소정령 역시 하늘색, 푸른색 빛을 발하는 칼날 모양의 광탄들을 난사하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을 괴물 본체의 장치들과 병기들을 향해 광탄들이 날아가도록 하였다.
  나 역시 왼손으로 머리카락 다발을 잡은 채, 회전을 거듭하면서 오른손에 빛의 기운을 생성하고서, 나의 곁에 머무르던 하얀 빛의 기운과 함께 광탄들, 그리고 곡선을 그리는 하얀 빛 줄기들을 발사하면서 병기들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처음에는 그리하였다가, 나중에는 아예 손에서 하얀 빛 줄기를 분출해, 그 빛 줄기로 주변 일대를 쓸어버리려 하기도 했다.
  아잘리 그리고 내가 불러오는 광탄, 빛 줄기 무리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병기들이 폭파되어 생기는 붉은 열기가 피어오르는 광경이 보였다. 아잘리가 그야말로 작정했는지, 발사되는 광탄의 빛은 여느 때보다 더욱 강렬했고, 그 외관에 걸맞게 위력을 내어, 명중되는 광탄마다 전투정, 전투기의 장갑을 뚫어 그 내부에 열기와 폭풍을 일으켰으며, 심지어 일부는 전투기의 장갑을 아예 궤뚫어버리기도 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당시의 아잘리가 유도 수단도 없이, 광탄, 빛 줄기들을 난사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반 이상은 빗나갈 것 같아 보였는데, 그 난사된 것 같은 광탄들 중 대부분이 병기들의 몸뚱아리에 정확히 명중해, 그들의 몸체에 실제로 타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마구 쏘아대는 줄 알았는데......' 그 때, 내가 감탄해서 했던 말이었다. 처음에는 칼날 모양의 광탄들만 발사했지만, 이후에는 광선, 부딪치면 폭발하는 특성을 가지는 한 번씩 발사했으며, 다수의 작은 광탄들을 여러 방향으로 흩뿌리는 광탄을 발사해,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인간형 병기들을 그 흩뿌려지는 광탄으로 한꺼번에 폭파시키는 모습도 보이고는 했었다.

  그 회전을 방해하려는 듯이 소형 전투기들이 나와 아잘리의 근처로 몰려왔고, 이들이 붉은 광탄들을 발사해 가며, 실을 끊으려 하였다. 그러자, 아잘리가 스스로 실을 끊어내더니, 괴물의 등 한 구석으로 실을 뻗어, 그 실이 괴물의 등에 박히도록 하였다. 구름의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 안에 기계 몸이 숨어 있었을 것이고, 그것에 실이 박힌 것. 이후, 거꾸로 매달린 채, 아잘리는 총포와 소정령을 통해 광탄, 광선들을 발사해 가며, 자신을 쫓은 이들을 비롯한 전투기들을 격추시켜 갔으며, 이후로도 괴물의 몸체 그리고 하늘의 '천장' 을 오가는 것으로 기계 병기들의 광탄, 광선 공격들을 피해 가면서 적들을 격추시켜 갔다. (일부러 병기들을 괴물의 몸체 쪽으로 유도해, 괴물의 몸체를 본의 아니게 공격하도록 하기도 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머리카락 다발을 되돌리고서, 하늘의 '천장' 여러 곳으로 하나씩, 머리카락 다발에서 생성된 갈고리를 통해 이동, 나를 쫓아오려 하는 전투기들, 인간형 병기들의 총포 등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광탄들을 피해 가면서 그들을 상대해 갔고, 이들을 하나둘씩 타격해, 격추, 격파시켜 갔다.

  마지막으로 괴물을 마주보는 방향에 내가 이르렀을 무렵, 하늘에 드리워진 '내벽' 의 측면에 매달린 채로 내 키의 3 배 즈음 되는 검은 갑주와 닮은 형상을 갖춘 거대 기계 병기와 마주하게 되었을 때, 나의 우측 건너편 '천장' 에 매달려 있던 아잘리가 실을 끊고, 흉부 쪽으로 뛰어들려 하였다. 그러면서 아잘리는 오른손에 총포를 대신해 단검을 들었는데, 그 단검으로 병기의 흉부를 찌르려 할 셈이었던 것 같았다.
  그러는 동안, 병기는 흉부의 장치로 에너지를 끌어모으고 있었으니,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 역시 머리카락 다발을 되돌리고서, 아잘리의 반대 방향에서 병기를 향해 뛰어들며, 왼손에 빛의 기운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병기에게 어느 정도 접근했을 무렵, 왼손에서 빛 기둥을 분출, 흉부에 그 빛 기둥이 닿도록 하였다. 그 흉부에 격돌한 빛 기둥은 이후, 흉부에 모인 에너지와 충돌을 일으켜, 한 번 폭발하기 시작했고, 이후, 아잘리가 몸에 보호막을 생성하고서, 푸른 칼날로 흉부 쪽을 바로 찔렀다.
  그 직후, 병기에게서 폭발이 일어났고, 머지 않아, 폭발이 병기의 전신으로 퍼지더니, 불길에 휩싸인 채, 병기가 사당의 바닥 쪽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아잘리는 오른손에 칼을 쥔 채로 병기의 몸체에서 물러나고서, 다시 실을 소환해, 하늘의 '천장' 에 매달렸고, 나 역시 급히, 머리카락 다발을 이용해 '천장' 의 왼편에 매달려, 추락을 면했다.
  바닥에 떨어진 병기는 이후, 사당의 바닥에 격돌해, 사당의 반 즈음을 뒤덮을 정도의 폭발을 일으켰다. 다행히도, 카리나, 세나는 병기의 추락을 목도하고서, 미리 뒤로 물러나서 위험을 면하고 있었다.

  그 이후로 괴물의 병기 소환은 중단되었으나, 아잘리는 계속해서 강한 기세를 이어가려 하고 있었다. 나도, 그것에 대해 뭐라 하지 않았으니, 괴물이 또 다른 수단을 강구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천장' 쪽의 붉은 반점에 주목하고 있었다.

Tu crois que c'est tout ? Il y a quelque chose que je visais !
(그걸로 끝일 것 같나? 내가 원래 노리던 게 있는데 말이지!)

  이후, 아잘리는 실을 끊고, 다시 실을 이어 매달리기를 반복하며, 하늘의 '천장', 그 한 가운데에 이르렀고, 나 역시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괴물의 몸체, 하늘의 '천장' 을 머리카락 다발을 이용해 생성하는 밧줄을 통해 이동하면서 아잘리의 곁으로 가려 하였다. 그러는 사이, 아잘리는 실에 매달린 채, 회전하면서 천장의 붉은 반점들을 향해 총포를 쏘고, 소정령이 빛 줄기를 분출하도록 하였다. 총포에서 발사된 칼날 모양의 광탄들이 붉은 반점을 향해 고속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아잘리의 광탄들이 '천장' 의 붉은 반점들에 타격을 가하는 동안, 나 역시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이 천장의 붉은 반점들에 닿아, 폭발을 일으키도록 하였다. 그 때에도 아잘리의 광탄 사격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어, 붉은 반점이 있는 곳마다 광탄들이 박혀서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꽃놀이 참 화려하네.' 아래 쪽에서 들려왔다. 세니아의 목소리였다. 우연히 하늘의 '천장' 에서 반점들이 폭발하는 광경을 보면서 그런 말이 나오게 되었던 것 같았다.

  한편, 지표면의 세 사람 그리고 그 부근에 떠 있던 두 천사들을 비롯한 이들은 괴물이 재차 소환한 마법사 무리와 마주하고 있었다. (이전의 그 마법사들은 카리나의 방패가 발하는 빛에 타 버렸던 것 같다) 이들 모두 이전의 마법사들과 거의 같은 모습으로, 망토의 색만 이전과 약간 달랐다 (붉은 기운이 약간 더 도는 색을 띠고 있었다). 이들은 순식간에 지표면의 무리 주변에 이르러서 그들을 반원 상의 대열로 포위했고, 이어서 각자의 마법으로 지표면의 다섯 명에게 공격을 가하려 하였다.
  지표면 그리고 공중의 날개들 그리고 빛의 방패를 향해 화염탄들이 날아왔고, 세니아, 나에티아나 그리고 잔느 공주 등이 머무르고 있었을 뒤쪽으로도 마법사들이 소환했을 검은 철퇴처럼 생긴 공뢰들이 천천히 날아오고 있었다. 공뢰들은 워낙 천천히 날아오고 있었기에, 세니아가 그 모습을 보고, 바로 대응할 수 있었으며, 쓸데 없이 크기까지 해, 세니아가 바로 이들을 잡아서 전방의 마법사들을 향해 수류탄처럼 투척하기도 했다.
  한편, 전방의 마법사들은 창을 들고, 카리나, 세니아와 맞서고 있었다. 처음에 카리나는 빛의 방패로 이들의 공격을 막으려 하였으나, 이후에는 수비를 위한 큰 방패를 거두고, 작은 방패를 왼팔에 끼운 채, 오른손으로 검을 들고, 검으로 이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이후, 카리나가 자신을 향해 창날을 내미는 마법사들의 공격을 피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더니, 그는 자신을 스쳐간 창 자루 중 하나를 왼손으로 잡더니, 거칠게 창 자루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팔에 방패를 구성하고 있었을 빛의 기운이 휘감기더니, 불이 붙은 창의 자루가 마법사 채로 카리나에게 끌어 당겨졌다. 그렇게 마법사 하나를 자기 앞으로 끌어온 카리나는 칼을 다시 칼집에 꽂더니, 두 손으로 창 자루를 잡고서,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거칠게 휘둘렀고, 하얀 빛에 휘감긴 채로 창 자루와 마법사가 자신의 편이었을 이들을 마치 거대한 철퇴와 철추처럼 휩쓸려 하였다.
  거대한 철퇴에 휩쓸린 창잡이 마법사들이 쓰러지자, 카리나는 뒤쪽의 마법사들을 향해 '철퇴' 를 던졌고, 이어서 왼팔의 방패를 통해 빛의 다트들을 연속으로 발사해, 마법사 무리에 추가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우선, '철퇴' 가 마법사 무리에 격돌 후, 폭발했고, 이어서 다트들이 그 자리에서 추가 폭발을 일으키니, 하얀 빛과 연기 속에서 마법사들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아르사나, 나를 띄워 올려줄 수 있겠어?" 이전의 '불꽃놀이' 에 감탄했던 세니아의 말이었다. 그러자, 나는 바로 왼손으로 세니아의 손을 잡아서 그를 띄워 올렸고, 그 이후, 곧바로 사당의 바닥 쪽으로 뛰어내리면서 두 손의 붉게 빛나는 기운에서 화염 줄기, 불덩어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불덩어리들은 마치 불의 비처럼 마법사들을 향해 흩뿌려졌고, 이후, 마법사들은 옷과 내부의 몸체에 불이 붙은 채,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카리나가 가한 공격에 살아남은 이들은 그런 식으로 폭파되어 사라져 가고 있었다. 이후, 세니아는 전방 일대가 불길에 휩싸이는 동안, 바닥에 착지했고, 이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자신의 키, 그 3 배에 달하는 거대한 마법사를 향해 뛰어올라, 그 마법사의 목을 열기로 노랗게 달아오른 칼날로 베어냈다. 이후, 그 몸뚱아리는 카리나가 빛의 다트들을 투척해 가며, 불태우니, 그렇게 거대 마법사가 제압되면서 전방 일대의 무리는 끝이 났다.

  한편, 뒤쪽에서는 세나, 나에티아나가 카리나, 세니아가 전방을 맡고 있는 동안, 우회해 온 이들을 저지하고 있었다. 우선, 나에티아나가 두 손에서 빛의 기운을 일으켜, 금색 빛 줄기들을 발사해 가며, 지표면의 마법사들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으며, 세나의 바다뱀 형상을 한 푸른 환수가 사당의 바닥에서 소환되어, 뒤쪽에서 습격해 오는 마법사들을 향해 푸른 증기를 뿜어내고, 독니로 마법사들을 깨물며 대응해 갔다. 증기의 독기가 기계에게 나름 효과가 있었는지, 관절을 부식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후, 그들을 향해 다가온 마법사들을 향해 세나의 환수 중 하나인 갑주 형상의 환수가 달려들려 하였다. 우선 하얀 빛을 발하는 주먹으로 강타하고, 손가락마다 하나씩 칼날들을 사출해 가며, 마법사들을 격추시키는 모습이 바로 보였다.
  후방, 측면에서 몰려온 무리는 세나, 나에티아나가 보였을 환수의 힘, 빛의 힘에 의해 한 무리씩 사멸되어 갔다.

  한편, 프라에미엘은 푸른색, 하얀색 빛들을 흩뿌리며, 잔느 공주, 루이즈를 감싸는 빛의 구를 감싸도록 했다. 보호막이 사라질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빛이 감싸는 이들을 띄우는 역할도 해 줄 수 있었다고. 그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맡았기에, 공격에 직접 나서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표면의 무리를 습격하라고 보낸, 마법사 무리가 그렇게 궤멸당하자, 괴물은 실에 매달린 나와 아잘리라도 없애버리려 했었다. 그래서 공중으로 날개 달린 마법사 무리를 내보내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하늘의 '천장' 에 이전에 찢겨진 붉은 반점을 대신할 붉은 반점들을 다시 생성해 갔다. 그것들을 통해 대반격이라도 가하려 하였던 것 같았다.
  그러자, 아잘리는 다른 말 없이, 총포를 두 손으로 잡았고, 나 역시, 그를 등지는 방향으로 움직여서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 빛의 기운을 일으켰다. 아잘리 역시 총포의 포구 부분에 하얀 기운을 끌어 모아, 빛을 방출할 준비를 했다. 마법사 무리부터 앞장서서 몰려오고 있었으니, 즉각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었고, 우선 내가 손에서 빛 줄기를 분출해 가며, 내 쪽의 붉은 반점들을 빛 줄기로 휩쓸기 시작했고, 이어서, 아잘리가 총포에서 빛 줄기를 분출하면서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마법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전 때처럼, 아잘리와 나는 빛 줄기를 '천장' 에 매달린 줄에 의지하면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시작했고, 그 움직임에 따라 빛 기둥이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주변 일대의 모든 것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빛 줄기들이 지나가는 곳마다 붉은 반점들이 폭발해 붉은 열기의 별들을 생성했으며, 마법사들이 칼날처럼 몰려오는 빛 줄기에 스칠 때마다 그로 인해 불길에 휩싸이는 광경이 거듭 펼쳐져 갔다. 때로는 위쪽으로, 때로는 아래쪽으로 빛 줄기들을 움직여 가며, 나도 그렇고, 아잘리 역시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그 빛 줄기들로 휩쓸려 하였다.
  그러나, 마법사들 역시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으려 하였으니, 곧 빛 줄기의 주변 일대로 흩어져 가면서 붉은 번개 줄기, 붉은 유리 칼날 등을 마법을 통해 발사하면서 나와 아잘리를 위협하려 하였다.
  처음에는 실에 매달린 채, 어떻게든 마법사들이 방출한 화염, 유리 조각들을 피하려 하였으나, 실에 매달린 상태에서의 회피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을 내리고, 나부터 먼저 머리카락 다발을 회수한 이후에 하늘의 '내벽' 우측면에 매달린 채, 빛의 기운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 빛 줄기들을 발사해 가며, 나를 쫓아온 마법사들을 격추시키려 하였으며, 아잘리는 괴물의 몸에 실을 고정시킨 채, 거꾸로 괴물의 몸에 매달린 채로 총포에서 발사되는 빛 줄기, 구형 광탄들로 마법사들을 궤뚫는 것으로 대응하려 하였다.
  나도 그랬지만, 아잘리 역시 같은 곳에서만 사격을 이어갈 수 없었고 (그 와중에도 계속 마법사들의 공격이 이어졌고, 특정한 한 장소에 매달리기만 해서는 회피를 온전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늘의 '내벽' 여러 지점들을 오가면서 마법사들의 공격을 피해 가며, 그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나의 경우에는 때로는 괴물의 몸 위로 떨어지면서 마법사들이 방출한 붉은 유리 조각, 돌 덩어리들을 격추시키기도 하였으며, 아잘리의 경우에는 어떤 마법사의 몸체에 실이 매달려 마법사의 몸체에 의지한 채, 다른 마법사들의 공격을 피해가려 그 마법사의 몸체를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했지만, 어찌어찌 잘 넘어간 것 같다.
  이후, 나와 아잘리 모두, 괴물의 몸체 상단에 머리카락 다발, 실을 고정시키고서, 그 지점들을 기준으로 반 시계 방향으로 회전 개시, 괴물의 몸체 그리고 하늘의 '천장' 에 자리잡은 반점들을 폭파시키기 시작했다. 반점들이 거의 대부분 폭파됐을 무렵, 나와 아잘리 모두 머리카락 다발을 회수하거나 실을 끊고, 사당의 바닥 쪽으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한편, 카리나 등 역시 다시금 지표면에 소환된 마법사 무리와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으니, 지표면의 카리나, 세나, 세니아 모두 각자의 수단으로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거나 마법으로 공격해 오는 마법사들을 베어내거나, 마법으로 격파해 가려 하는 광경이 보이고 있었다. 그 때 본 것들로 자신에게 화염을 분출하려 하였던 마법사의 지팡이를 빼앗고, 그 마법사를 발로 걷어차는 카리나라든가, 이후, 그가 자신이 빼앗은 지팡이로 자신에게 몰려오는 마법사들을 후려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장창을 든 마법사들이 선 지표면에 용암을 분출해, 그들을 태워버리는 세니아 등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사당의 한 가운데 즈음에 도달했고, 마침 그 위에 서 있던 키 큰 마법사에게 닿게 되었다. 그 마법사의 모자를 빼앗은 후에 머리카락 몇 가닥을 다발로 묶어서 그 목을 머리카락 다발로 묶은 채 회전을 거듭해 가면서 착지해 갔다. 그러는 사이, 머리카락 다발에 빛의 기운을 주입해, 그 빛의 기운이 어둠의 기운에 닿아,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니, 내가 착지하고, 머리카락 가닥을 회수했을 무렵에는 그 마법사는 상반신이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
  아잘리는 실을 바닥에 대어, 그것에 의지해 바닥 쪽으로 내려가려 하더니, 그 일대로 마법사들이 몰려오자, 그들을 발차기로 타격하고서, 착지한 이후에 이들을 검으로 하나씩 찌르는 방식으로 쓰러뜨리려 하였다. 이후, 아잘리는 그렇게 쓰러진 마법사들 중 자신의 우측에 보인 것에게 접근하더니, 그 목을 칼로 베어내려 하였다. 마법사의 몸에서 머리를 떼어내기 위한 일이었다.
  "이런 머리라도 확보해 놓아야 해, 그래야 나중에 써먹을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아잘리가 말했다. 그러자, 나 역시 내가 쓰러뜨린 마법사의 목을 빛의 기운으로 생성한 검으로 베어서 잘라냈고, 이어서 다른 마법사의 팔, 다리로 잘라낸 다음에 이들을 하나씩 사당의 가장자리 인근으로 던져 버렸다. 전투 이후에 사당 근처로 가서 회수하기 위한 일이었다.

  마법사들과의 치열한 전투가 거듭되었고, 그로 인해 여러 마법사들이 쓰러졌다. 하지만 마법사들은 궤멸되려 하지 않고 있었으니, 이후로도 마법진을 통해 마법사들이 계속 소환되고 있었던 것이다.
  "또 시작이네." 그 광경을 보고, 카리나가 말하자마자, 그간 잔느 공주 등을 지키기 위해 상공의 한 지점 (사당 뒷편 쪽이었다) 에 머무르고 있었을 프라에미엘이 드디어 나서기 시작했다. 사당의 한 가운데 쪽 상공으로 날아가더니, 지표면 인근으로 내려오면서 두 손을 사당의 전방 쪽에 머무르기 시작하는 마법사 쪽으로 내밀었다.
  그 후, 그 두 손에서 빛들이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마치, 가루와 같이 흩날리는 하얀 빛, 하늘색 빛, 푸른 빛은 붉은 빛을 발하는 검은 구름과 같은 형상의 괴물 쪽으로 바람에 흩날리듯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빛들은 프라에미엘이 같이 소환한 엷은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바람과 함께 괴물 그리고 마법사 무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가고 있었으며, 빛들 중 상당수가 마법사의 몸과 옷에 닿았다. 앞서 온 이들은 빛을 뒤집어쓸 지경이었고, 그들 중 일부는 전면 부분이 빛으로 뒤덮일 정도에 이르고 있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이들은 눈이나 모래처럼 자신의 몸에 묻은 빛들을 털어내려 하였으나, 이들의 어둠의 기운에 감싸인 기계 몸 그리고 검은 천에 들러붙은 빛은 이들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빛이 묻은 자리에서 거센 불길이 일어나, 이들의 몸을 뒤덮기 시작했다. 이런 불길은 처음에는 앞서 오던 마법사들에게만 일어났으나, 이후로는 뒤쪽의 마법사들, 심지어는 괴물의 몸에도 일어났다.
  잠시 후, 마법사들에게서 고통스러워하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들의 몸부림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마법사들은 그들이 들고 있던 지팡이까지 내려놓고, 절규하며, 괴로워하고 있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주저앉아 버리거나, 심지어는 쓰러지는 이들도 있었다. 괴물 역시 표면 상으로는 괴로움의 반응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불이 붙은 표면 주변에 붉은 기운을 일으키고 있어서 이를 통해 모종의 반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마법사들이 불타며 쓰러지기 시작할 무렵, 그 기세에 힘 입어, 그간 괴물이 소환했던 무리를 상대해야만 했을 이들 모두 괴물의 본체를 집중 타격하기 시작했다. 우선 카리나, 세니아가 괴물의 우익 부분을 타격하기 시작했고, 세나, 나에티아나가 괴물의 좌익 부분을 환수들과 함께 공격해 가기 시작했다. 당장에 세나가 환수의 날개를 등에 달고, 불새 형상의 환수와 함께 괴물의 좌익 쪽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나와 아잘리는 괴물의 중앙을 맡았다. 내가 머리카락들 중 몇 가닥을 2 다발로 묶어서 각 다발마다 하나씩 새하얀 빛 줄기들을 발사해, 괴물의 눈에 닿도록 했으며, 그와 함께 나 자신도 왼손을 앞으로 내밀어, 빛의 기운으로 하얀 불덩어리들, 빛 덩어리들을 방출해, 괴물의 몸에 닿도록 했으며, 나를 따르는 빛의 기운 역시 하얀 화염탄들을 고속으로 괴물의 몸체 쪽으로 발사하도록 하려 하였다.
  아잘리는 이 와중에 일행과 떨어지게 된 잔느 공주 그리고 루이즈의 보호를 맡게 됐다. 프라에미엘이 괴물의 마법사 무리를 격퇴하는 주 역할을 맡고 있었던 만큼, 그를 대신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래서 공격에 적극 참여할 수 없었던 아잘리가 프라에미엘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 것.
  이후, 이러한 집중 타격 끝에 여러 색의 광선들과 화살들, 불꽃들이 몸에 닿아 폭발하면서 괴물의 몸을 감싸는 구름이 걷혀가고, 구름이 감싸고 있었을 검은 형체에 생긴 크고 작은 상처에서 불꽃 색의 피가 흘러내리는 광경이 눈앞에 보이게 되었다. 괴물의 눈은 이미 분노의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지만, 당장에는 할 것이 없었는지, 한 동안 가만히 있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러다, 잠시 후, 괴물은 검은 돌풍을 일으키더니, 자신의 몸체를 다시 검은 구름으로 감싸면서 양 날개 부분, 그리고 본체에 하나씩 검은 밧줄 다발 같은 것을 사당 쪽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당의 바닥, 왼쪽, 중앙 그리고 오른쪽 부분에 한 지점씩 밧줄 다발이 박히도록 하였고, 이후, 각 밧줄 다발이 붉은 전기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붉은 전기 기운은 이후, 밧줄 다발을 중심으로 주변의 바닥으로 흩뿌려지는 붉은 전기 불꽃들을 흩뿌리며, 바닥에 서 있던 일행을 위협하려 하였다.
  전기 불꽃들을 지표면에 서 있던 이들을 계속 위협해 갔으나, 나를 비롯한 지표면에 있던 이들은 어떻게든 전기 불꽃들을 피해가려 하였다. 이후, 괴물은 자신이 불러온 밧줄 다발들을 사당의 바닥에서 뽑아내더니, 각 다발의 끝에서 전기 불꽃들을 분사하려 하였다. 이전에 프라에미엘이 했던 것처럼 붉은 전기를 흩뿌릴 생각이었던 것 같다.

Réveillez-vous, sorciers, il est encore trop tôt pour mourir !
(일어나라, 마법사들아, 아직 죽기에는 때가 이르도다!)

  그와 더불어 불타 쓰러진 마법사들의 잔해들에 붉은 마법진들이 생성되더니, 마법사들의 잔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검게 그을린 금속, 기계 골격만 남긴 채로 마법사의 시체들이 기계 해골에 박힌 두 눈에 붉은 빛을 발하며, 일행 쪽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우선 전기 폭풍이 붉은 빛을 발하는 바람과 함께 밀려왔고, 붉은 전기 불꽃들이 입자처럼 밀려왔으며, 불꽃 사이로 그을린 금속 시체들이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면서 일행을 향해 다가오는 광경이 보였다. 폭풍과 전기 불꽃도 문제였으나, 사람들을 덮치려 하는 시체들을 막아내는 것이 더욱 급했다.

Allez, sorciers, allez manGGGGGGGEEEEEEEEEER !
(가라, 마법사들아, 가서 먹어라!)

  전기 불꽃들을 피해 가면서, 발걸음에 방해가 될 정도의 강풍 속에서 쇳덩이 괴물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나에게도 몇 무리가 닥쳐왔고, 이들 중 하나는 괴성을 질러가며, 내 머리 위로 뛰어들려 하고 있었다. 이후, 나는 빛의 기운으로 생성한 검으로 그 금속 시체의 허리를 갈라 버렸고, 좌우에서 덮치려 한 이들은 머리카락 몇 가닥을 다발로 묶은 후에 그 머리카락 다발로 목을 조르려 하였다. 목을 조르면서 그 끝을 갈고리로 만들어, 갈고리를 통해 감빛 기운을 주입해 갔다.
  오른손에 든 검으로 먼저 뛰어든 시체를 갈라버린 후, 두 시체의 감빛 기운이 주입되어, 감색 혹은 검은색으로 물들어 버린 부분에 머리카락 다발의 끝에 생성된 갈고리가 빛 줄기를 뿜어내도록 하였고, 그 빛이 감색 기운에 닿으면서 폭발, 그 충격으로 시체의 상반신이 폭발에 휩쓸리고, 시체들은 하반신만 남은 채, 쓰러지고 말았다.
  한편, 아잘리는 자신을 향해 다가온 네 시체들의 위쪽 상공으로 뛰어오르려 하였고, 그 중 하나가 뛰어오르며, 자신과 마주하려 하자, 오른손에 쥔 나이프로 그 시체의 흉부를 깊숙히 찌르며, 시체 무리가 달려드는 그 너머로 뛰어내리려 하였다. 이후, 시체를 바닥에 쳐박으며, 착지하고서, 아잘리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시체들을 향해 왼손의 손끝에서 실을 뿜어내, 그 실로 각각의 흉부를 궤뚫었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실을 두 손으로 잡고, 시체들이 매달린 실들을 반 시계 방향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제길, 쇳덩어리라 그런지, 엄청 무겁네!' 그 때, 그에게서 들려온 말이었다. 꽤 느린 속도로 돌리고 있기는 했으나, 금속 골격들을 돌리는 것이었으니, 많은 힘이 필요했을 것이고, 이를 위해 자신의 마력을 최대한 끌어다 쓰려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몇 바퀴 돌리더니, 이후, 아잘리는 사당 너머 괴물이 있는 쪽으로 실의 빛에 의해 불타기 시작한 시체들을 실 채로 던졌고, 이후, 불타는 마법사들의 시체들은 괴물의 몸체가 자리잡은 쪽으로 날아가다가 그 아래 쪽의 바다 쪽으로 떨어졌다. 바다 쪽에서 물보라가 터지는 소리가 난 것으로 보아, 수면 아래로 떨어진 후에 폭발한 것 같았다.

  카리나는 방패를 왼팔에 생성하더니, 그 왼팔의 방패가 발하는 빛과 불꽃으로 금속 시체들을 쳐내려 하고 있었으며, 세니아는 붉게 달아오른 칼날로 이들을 베어내고 있었다. 카리나, 세니아가 있는 쪽으로 셋 씩 몰려 왔으며, 이들은 상당히 빨리 제압되었다.
  마지막으로 세나, 나에티아나가 있는 쪽으로는 다섯 구의 금속 시체들이 몰려갔으며, 나에티아나가 쏘는 화살 그리고 세나가 소환한 바다뱀 형태의 환수에 의해 제압되었다. 둘은 머리가 화살에 박힌 후, 폭발하면서 하반신만 남은 채, 쓰러졌고, 남은 셋은 환수의 몸에 허리가 감기더니, 으스러졌다. 이후, 으스러진 잔해들은 순식간에 녹이 슬고, 녹아내리면서 사라져 갔다.
  이후, 프라에미엘이 두 손이 괴물의 밧줄 다발 쪽을 향하도록 하면서 손바닥마다 하나씩 푸른색, 하얀색 빛 줄기를 쏘아 보냈고, 그 빛 줄기들이 괴물의 밧줄 다발들을 직격한 후, 폭발하면서 괴물의 밧줄 다발들은 그로 인해 소멸하게 되었다.



  그 후, 괴물은 다시 한 번 검은 돌풍을 일으켜 사당을 덮치도록 하더니, 그 이후로, 자신이 직접 공격에 나서려 하였다. 날개처럼 생긴 본체 좌우의 부분들을 변이시키기 시작하더니, 이전의 치천사 형태와 마찬가지로 세 쌍의 날개 형태를 갖추게 하더니, (날개 모습은 새의 날개가 아닌 요정의 날개 비스무리한 것이 되었다) 그 중에서 우측 가운데 날개를 크게 늘리려 하였다.

Une victoire éphémère vous suffit ? Mais mon pouvoir est illimité, je ne peux pas me contenter de ça !
(잠깐의 승리에 기뻐하고 있는가? 하지만 나의 힘은 무한하다, 내가 그 정도로 끄덕할 리 없지!)

  그러더니, 자신의 그 날개를 주먹의 형태로 변이시키면서 사당의 바닥 한 가운데를 내리치도록 하니, 충격을 받은 사당의 바닥 부분이 갈라졌다. 그리고 갈라진 부분마다 붉은 빛이 일어나면서 핏빛을 띠는 열기를 뿜어냈다. 이후로 괴물은 주먹 형태로 변한 날개로 사당의 바닥을 몇 번 내리쳤고, 이를 통해 붉은 기운을 일으켰으나, 주먹으로 칠 때마다 지상에 머무르던 이들이 그 일대를 피해 가면서 그 주먹은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Même si vous n'êtes que des restes humains, votre pouvoir semble vous être utile.
(비록 인간의 잔재이지만, 너희들의 힘은 쓸모 있을 것 같군)

  날개들을 뻗어 주먹, 칼날을 생성하던 괴물에게서 나온 목소리였다. 어떻게 보더라도, 칭찬이나 찬사의 느낌은 전혀 없는, 간사함과 음험함만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나를 비롯한 이들을 죽어서까지 이용해 버리겠다는 심산에서 했던 말일 것이다.
  그런 목소리가 울려 퍼질 동안, 상단의 날개 한 쌍이 변이하기 시작했다. 변이된 날개는 마치 거대한 낫 혹은 곤충의 다리 같은 형태로 변하여, 그 날끝이 사당의 바닥을 향하도록 하니, 이후, 거대한 검붉은 칼날이 사당의 바닥을 파고들고, 그 주변의 지형에 폭발이 일어나, 그로 인해 돌 조각들이 솟아오르는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괴물의 몸 좌우측 상공에서 사당 쪽으로 검은 전투정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전투정들과 함께 인간형 혹은 갑주형 병기들도 다수 몰려오기 시작했다.
  갑주형 병기들 그리고 전투정 격퇴는 카리나와 세니아 그리고 나에티아나가 맡기로 했다. 세나, 프라에미엘은 세나의 환수들과 함께 괴물의 날개를 저지하기로 하니, 괴물의 본체 타격은 다시, 나와 아잘리의 몫이 되었다. 괴물이 날개를 이용해 사당의 바닥을 파괴하고, 열기로 붉게 달아오른 돌 조각들을 일행을 향해 흩뿌릴 때마다 이들을 피해 가면서, 한편으로는 내 주변에 맴도는 빛의 기운에서 광탄들을 발사해 가며, 그리고, 머리카락들을 엮은 다발들에서 생성한 빛의 칼날을 이용해 이들을 베어가며, 위협을 줄이려 하였다.
  한편, 카리나가 빛의 방패로 전투정의 포격을 막아내는 동안, 세니아가 화염탄, 화염 줄기들을 발사해 가며, 사당 쪽으로 날아드는 인간형 병기들 그리고 전투정들을 격파해 가고 있었으며, 나에티아나 역시 빛의 화살들을 주기적으로 쏘아가며, 그런 두 사람을 돕고 있었다.
  다른 편에서는 세나의 환수들, 갑주형 환수와 불새형 환수가 창에서 발사되는 빛 줄기, 그리고 불꽃 깃털과 화염 숨결로 날개의 본체들을 공격해 가고 있었으며, 상단의 좌익 부분은 그로 인해 실제로 피해를 입고, 피해를 입은 부분마다 마그마 색을 띠는 피 같은 것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나 역시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하였으며, 나 자신의 마력으로 빛의 기운을 일으켜, 왼손에서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 불기둥들을 주기적으로 불러가며, 괴물의 눈이 보이는 그 일대를 타격하거나 불사르려 하기도 하였다.

Ce n'est pas seulement vous, c'est tout le monde sur cette planète, non, tout dans le monde pourrait l'être.
(너희들 뿐만이 아니다, 이 행성의 모든 이들, 아니, 모든 세계에 있는 것들 모두 그러할지도 모르지)

  그렇게 타격을 받아가는 동안, 괴물은 다시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그리고 괴물의 표면 상 중심에 해당되는 눈까지 타격을 받고, 불타는 지경에 이르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이어가려 하였다.

Je saurai utiliser votre corps à merveille, comme je le faisais autrefois.
(너희의 몸을 내가 훌륭하게 써 주마, 내가 예전에 그러하였던 것처럼 말이다)

  날개는 계속해서 주먹, 손, 칼날 등으로 변이해 가며, 사당의 바닥 그리고 상공에 있는 이들을 위협했으나, 거대한 손길을 나도 그렇고, 지표면, 상공에 있는 이들 모두 기민하게 잘 피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와중에 세나와 환수들이 변형해서 사당의 바닥에 박힌 날개 부분을 공격하려 하였고, 그 때마다 날개가 계속 타격을 받고, 상처 입는 모습이 반복되어 나타나기도 하였다. 피해가 누적되면서 세 쌍의 날개 모두 마그마 색을 띠는 상처를 곳곳에 드러내게 되었다.
  본체 역시 많은 타격을 받았으니, 상공으로 몰려가던 인간형 병기들, 전투정들이 모두 격파, 격침되면서 이들을 향하던 세니아의 불꽃들이 괴물의 본체를 향하기 시작했고, 카리나 역시 방패를 풀고, 자신이 품은 빛의 힘을 그 쪽으로 집중시켰음이 그 이유였다.

Lorsque vous m'aurez donné votre corps, âme et cœur, vous renaîtrez en tant qu'êtres nobles, tout comme eux.
(너희가 내게 몸과 영혼, 마음까지 다 바치고 나면, 너희 역시 고귀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될 거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말이지)

  더 나아가, 카리나는 자신이 들고 있던 검의 칼날이 더욱 빛을 발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 빛의 칼날로 괴물의 몸을 베어내려 하였던 것이다.

Remerciez-moi d'avoir rehaussé votre statut modeste !
(천박한 너희의 신분을 상승시켜주는 일이다! 고맙게 여길지어다!)

  그러거나, 말거나, 괴물은 자신의 말만 이어갔으며, 카리나는 그러는 동안, 괴물의 몸체로 뛰어들려 한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아잘리, 그리고 내게 이렇게 요청을 했다.
  "때가 되면, 말할게, 나를 저 괴물의 몸까지 이끌어 주었으면 좋겠어."
  내가 머리카락 다발로, 그리고 아잘리가 마법으로 생성한 실로 높은 곳을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로써 높이 떠 있는 괴물의 몸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 믿은 것 같았다. 그런 그의 요청에 나는 그걸 원한다면, 마땅히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카리나, 세나는 그 누구보다도 괴물과의 악연이 깊을 수밖에 없는 이들이었기에, 괴물의 처단을 직접 하기를 원한다면 그 원하는 바대로 해 주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괴물의 몸 위로 올라가려 하시는 것인가요?" 그 때, 내 오른편에서 세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리나가 원하는 바를 듣더니, 자신이 어떻게든 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는 동안, 괴물은 계속 날개를 팔 삼아가며, 사당의 바닥을 계속 치고 있었다. 이미 곳곳에 상처 자국들이 나 있고, 마그마 색을 띠는 녹은 금속을 피처럼 흘리고 있었지만, 아랑곳 않고, 계속 날개로 일행을 공격하려 하였고, 본체에서도 붉은 광선들을 뿜어내며, 일행을 위협하려 하였다.
  이후, 괴물은 이전처럼 몸에서 검은 코일들을 촉수처럼 뻗어내더니, 각 코일에서 전기들을 뿜어내어, 그 전기 불꽃들이 마치 용의 숨결처럼 퍼지도록 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전기 불꽃들이 퍼져 가자, 카리나가 빛의 방패로 이들을 막아내려 하였고, 그 사이에 괴물의 몸 근처로 기어온 바다뱀 형태의 환수가 이빨로 코일들을 끊어내는 것으로, 코일의 분출이 멈추자, 카리나는 방패를 앞세운 채로 괴물을 향해 뛰어갔다.
  그러다, 사당의 절벽가에 이르자마자, 그는 곧바로 괴물을 향해 뛰어올랐다. 이전에 내게 자신을 옮겨달라 부탁했었는데, 아무래도 만약의 경우에 자신을 도와달라 한 것 같았고, 그래서, 나 역시 사당의 가장자리 쪽으로 뛰어가서 상황을 지켜보려 하였다.

  카리나는 괴물의 정면 근처에 도달하려 하였고, 그러면서 괴물에 시선을 향하며, 빛의 방패를 펼쳤던 왼손으로 주먹을 쥐고, 주먹을 내지를 준비를 하였다. 빛의 방패는 이후, 그의 왼쪽 손목 부근에 모이며, 그의 왼 주먹 앞에서 거대한 창날과 같은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Que penses-tu que cela va signifier pour toi ?
(그 짓거리가 네게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나?)

  괴물이 그런 그에게 물었다. 그리고,

Même si tu fais quelque chose, tu finiras par tomber à la mer ! Et les traces que tu as laissées finiront par disparaître !
(비록 네가 뭔가를 하더라도, 결국 너는 바닷속으로 떨어질 거다! 그리고, 네가 남긴 흔적은 결국 사라지고 말겠지!)

Que signifieraient tes actions pour toi et ton troupeau !?
(너의 행동이 너 그리고 네 무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라 외칠 그 때, 주먹을 앞으로 향한 채, 뒤로 굽혀졌던 카리나의 왼팔이 앞으로 뻗어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빛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추에 감싸인 카리나의 왼 주먹이 괴물의 정면을 강타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가 왼 주먹을 괴물 쪽으로 내지르며, 주먹을 감싸고 있던 추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을 빛이 괴물의 정면을 강타한 것이었다.
  빛의 추가 어둠의 기운에 감싸인 괴물의 정면에 격돌하자마자, 폭음과 함께 빛이 퍼져가고, 추가 격돌한 부분의 구름이 걷히면서 구름에 감싸여 있었을 괴물의 검은 표면에 금이 갔다. 그리고 금이 간 틈으로 하얀 빛이 스며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더 나아가, 괴물의 표면 중 일부가 없어지기까지 했다. 강타가 가해지면서 그 충격으로 표면을 구성하는 일부분이 깨져서 몸에서 떨어진 것 같았다.
  괴물의 눈에 직접 타격이 가해지지는 않았으나, 그 바로 아래에 표면이 부서지고, 그 갈라진 틈으로 빛이 파고드는 모습이 보이게 됐다. 그 이후로도 카리나는 자신의 주먹을 계속 앞으로 뻗은 채, 자신의 팔이 괴물의 몸 쪽으로 파고들도록 하고 있었으니, 빛의 추가 아닌 자신의 주먹까지 괴물에 닿도록 하려 한 것 같았다.
  카리나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괴물의 모습 역시 관찰하고 있었다. 괴물의 눈 쪽을 보려 할 때, 나의 눈 안으로 괴물의 눈이 떨리는 듯한 광경이 보였다. 눈의 모습만 보였으나, 이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면서 그로 인해 경악했던 것이었다. 카리나가 빛의 기운으로 내지른 주먹이 자신의 장갑을 부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차마 하지 못한 것 같았다.

Impossible...!
(이럴 수가...!)

  괴물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잠시 후,

"What do you think it means to you?" Did you really think it wouldn't mean anything to me?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냐고? 정말 아무 의미 없을 줄만 알았나?)

라 조롱하는 듯이 말을 건네는 카리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는 동안, 나는 바로 그를 향해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이후로 그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추는 다시 방패의 형상으로 돌아가면서 괴물의 몸에 넓게 접촉하기 시작했고, 주먹은 괴물의 몸 안으로 더욱 깊이 파고 들어갔다. 그로 인해, 빛의 기운이 주입되고 있었을 것이다.
  그 광경을 보았을 때, 나는 카리나가 그 때, 괴물을 향해 주먹을 내지르려 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빛의 기운이 괴물의 몸 안에 남아있을 무언가에 닿을 것을 기대했을 것만 같았다. 이후, 카리나로부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I can still feel it now. There must be something in you. Not now, but soon, the light in my hands will touch something.
(지금도 느낄 수 있어. 네 안에 무언가가 있겠지. 지금은 아니겠지만, 머지 않아, 내 손의 빛이 그 무언가에 닿게 될 거야)

Ne sois pas ridicule !
(웃기지 마라!)

  그러자, 괴물은 그렇게 외치더니, 암흑의 파동을 분출했고, 이에 카리나는 괴물의 몸에서 바로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그러자, 내가 바로 사당의 절벽가에서 뛰쳐 올라, 그를 향하려 하였다. 이후, 나는 왼손으로 그를 끌어안은 채, 괴물의 몸체 쪽으로 머리카락 다발을 뻗으려 하였다. 다행히도 머리카락은 파동이 사라진 괴물의 본체에 바로 닿았고, 이후, 나는 머리카락 다발을 이용해 나 자신과 카리나를 괴물의 몸체 쪽으로 끌어 당긴 이후에 곧바로 사당의 바닥 쪽으로 뛰어 내리려 하면서 머리카락 다발이 사당의 절벽가에 닿도록 하였다. 그것에 이끌린 채, 나는 카리나를 안은 채로 사당의 바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Combien de temps penses-tu que la lumière durera ? La lumière ne l'atteindra jamais !
(그 빛이라는 게 얼마나 갈 것 같나? 그 빛은 결코, '그것' 에 닿지는 못할 거다!)

  괴물의 목소리가 이어 들려왔다. 아무래도 빛이 몸 속에 파고들다보니, 그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것' 을 언급하며, 빛이 그것과 마주하지는 못하게 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이후에는 새의 날개를 단 채로 세나가 오른손에 검을 들고, 괴물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EST-CE TOI CETTE FOIS ?
(이번에는 네 녀석인가!?)

  세나는 오른손에 든 칼날이 괴물 쪽을 향하도록 하면서 괴물의 본체 쪽으로 뛰어들고 있었으며, 그 광경을 본 괴물이 온 몸에서 붉은 광탄들을 세나 쪽으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때, 그의 갑주형 환수가 앞장서서 방패로 광탄들을 막아내면서 먼저 괴물 쪽으로 돌진해 갔고, 세나가 그 뒤를 따라갔다. 이후, 빛에 감싸인 갑주형 환수가 방패로 괴물의 본체, 그 우측 상단 부분을 강타하고, 이후, 그로 인해 포격을 멈춰버린 괴물의 갈라진 표면 쪽에 세나가 자신의 칼을 찔러 넣기 시작했다. 이후, 칼을 두 손으로 잡고, 세나가 괴물의 몸에 매달렸을 때, 괴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A ce moment-là, ce que je t'ai méprisé et je ne t'ai pas tué est revenu comme ça ! JE NE PEUX PAS CROIRE QUE TU AS FAIT ÇA !!!
(그 때, 내가 너를 우습게 여기고, 죽이지 않은 것이 이렇게 돌아왔구나! 기어이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

  괴물은 유난히 세나에게 강한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만큼, 그를 경계하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이전에도 그는 세나를 두고, 유난하다고 여기며, 자신이 어떻게든 없애야 했던 존재임을 드러낸 바 있기도 했으니, 그런 그가 직접 자신에게 타격을 가했음을 감안해 보면, 그런 분노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괴물이 분노의 목소리를 내지르는 동안, 세나는 그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듯이, 두 손으로 잡은 자신의 검에 빛을 일으켰다. 그리고 괴물의 둥근 몸뚱아리를 따라 칼날을 아래로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괴물의 몸을 갈라버리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깊고 긴 상처를 내기 위한 일이었을 것이다.

À ce moment-là, confirmant que l'arche sur laquelle tu te trouvais avait été détruite, j'étais sûr que la substance de toutes ces choses s'était évaporée.
(그 때, 네 녀석이 탔던 방주가 파괴되었음을 확인하면서, 나는 그 모든 것들의 육신이 증발했음을 확인했다)

  그 목소리가 울려퍼질 무렵, 세나의 왼편에 갑주 형태의 환수가 자신의 오른손에 쥔 창으로 괴물의 몸을 찌르기 시작했다. 빛을 품은 창의 날이 몸 안으로 파고들면서 괴물의 몸에 또 다른 균열을 내고 있었다. 세나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괴물의 몸에 비하면 작은 균열이었겠으나, 괴물의 신경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다.

Toutes les âmes pouvaient être recueillies, sauf du petit.
(모든 혼을 수거했지만, 꼬마의 그것은 아니었지)

  이후, 세나의 오른편에 바다뱀 형태의 환수가 등에 박쥐 혹은 용의 그것을 연상케하는 작은 날개를 펼치더니, 괴물의 몸 쪽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세나의 오른편에서 괴물의 몸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이 괴물은 계속 목소리를 내었다.

Au début, je pensais que ce serait le genre de chose qui n'entrait pas dans le cadre de ma «bénédiction», comme la fille à côté de toi et son ancienne collègue !
(처음에는 나의 '가호' 를 벗어난 부류일 거라 생각했다, 네 옆의 그 녀석과 그 동료처럼 말이지!)

  아마, 카리나 그리고 그가 어린 시절 마주했던 '죽음의 기사' 를 지칭하며, 그런 부류일 것으로 여기었던 것 같다. 그러더니, 괴물은 바로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Mais ce n'était pas le cas. Je n'ai même pas senti ton énergie vitale, et de plus, un groupe de personnes t'emmenait disparaître quelque part.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그 육신의 기운마저 느껴지지 않았고, 더 나아가, 한 무리의 일당이 너를 이끌고 어딘가로 사라지고 있었지)

  이전에 보였던 상에서 보였던 어린 소년의 모습과 그 소년을 발견한 여성과 소녀들로 이루어진 한 무리가 소년을 데리고 가는 광경을 괴물 역시 목도했던 것 같았다. 이후, 괴물은 분노를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Même après avoir réalisé que toi et « la chose » n'étiez pas morts, je pensais que tu ne viendrais pas à moi… !
(너와 '그 녀석' 이 죽지 않았음을 깨달은 이후에도, 네 녀석이 내게 오지 않을 것 같았건만......!)

  그러더니, 괴물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주변 상공 쪽으로 검은 파동을 일으켰고, 그 파동은 세나와 환수들을 사당 쪽으로 날려버렸다. 그 파동의 충격은 더 나아가, 세나의 일부가 되었던 환수까지 분리시켜, 하얀 새의 형상으로 변이시키기도 하였다.

Qu'est-ce qui t'a amené ici ? Ce sont ces choses-là, là-bas, qui t'y auraient conduit, sinon tu ne serais pas venu.
(무엇이 너를 여기로 불러왔던 건가? 저 아래의 녀석들이 너를 이끌고 왔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네 녀석이 여기로 올 리 없겠지)

  이후, 괴물은 하늘의 '천장' 그리고 자신의 '몸' 에 다시 붉은 반점들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각의 반점들이 피와 같은 색으로 빛나도록 하더니, 각각의 빛에서 광탄들을 비처럼 쏟아붓도록 하였다. 그러자, 카리나가 늘 그러하였듯, 빛의 방패를 왼손 앞으로 펼치고서, 나를 비롯한 절벽가에 서 있던 이들에게 외쳤다.
  "다들, 내 뒤쪽으로 모여!!!"

J'utiliserai ce pouvoir, et vous riposterez. Mais mon pouvoir est infini, combien de temps voulez-vous pouvoir le répéter ?
(나는 힘을 사용할 거다, 그리고 너희들은 반격할 테고. 하지만, 내 힘은 무한하다, 언제까지 반복할 수 있을 성 싶은가?)

  마치, 조소하는 듯이, 괴물은 나를 비롯한 일행을 향해 목소리를 내며, '언제까지 이런 짓을 반복할 수는 없을 거다' 라는 식으로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러더니, 눈동자 쪽으로 핏빛의 기운을 끌어모으기 시작하니, 그 눈동자로 빛 기둥을 쏘아보내려 한 것 같았다.

Même si mon alimentation électrique s'effondre, ça ne servira à rien.
(설령, 내 힘이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소용 없다)

Car, à l'autre bout du ciel, mon plus fidèle allié, les escortes de Séphira Rotha, me protège !
(나의 하늘 건너편에는 나의 가장 강력한 동맹, 세피라 로타 님의 호위 무사들이 나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지!)

Ses gardes sont sans doute déjà arrivés. Vous pourrez peut-être supporter ma puissance, mais vous ne pourrez pas les vaincre !
(이미 그의 호위 무사들이 여기로 왔을 거다. 너희들은 나의 힘을 감당할 수 있을지라도, 그들까지 감내할 수는 없을 거다!)

  광탄들의 무리는 카리나의 방패에 막혀, 일행에게는 닿지 못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그 거대한 괴물이 온 몸의 기운을 끌어모아 분출할 빛 기둥이었다. 그것을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이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렇게 카리나의 방패 뒤로 일행이 광탄들을 피하기 위해 모였으나, 세나는 오지 않았다. 세나는 검은 파동에 날아간 이후로, 모든 비행 수단을 잃었으나, 머지 않아, 새 형태의 환수가 다시 그와 결합해, 그의 어깨에 다시 날개가 생겨나고, 이어서 불새 형태의 환수가 다시 비행을 개시하는 그에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그 환수는 불꽃의 형태로 변하면서 세나의 양 어깨에 돋아난 하늘색 날개에 빨려들어가듯, 흡수되었고, 이후, 그 날개는 하늘색 표면 위로 불꽃과 같은 주황색을 띠는 모습까지 보이며, 타오르기 시작, 세나의 양 어깨에 이전의 날개, 그 2 배 이상에 이를 법한 커다란 날개에 불꽃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런 날개를 펼치고서, 세나는 사당 쪽으로 쏟아지는 광탄들을 이리저리 피해 가며, 붉은 기운을 끌어모으는 눈동자 앞에 이르더니, 자신의 검을 제대로 고쳐 잡았다. 그 눈동자를 검으로 찌를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Vous avez dit : « Qu'est-ce qui m'a amené ici ? »
(당신께서 말씀하셨지요, 무엇이 저를 여기로 불러왔느냐고)

  그 모든 광탄들을 뚫고, 세나는 마침내, 괴물의 정면에 자리잡은 눈 쪽으로 다가왔다. 방금 전의 목소리는 그런 세나가 괴물에게 말을 건네는 것으로, 그 때까지도 세나는 특유의 온화한 목소리, 그리고 공손한 어조로 괴물에게 말을 건네었다. (이전까지도, 세나는 적대하는 자들에게조차 공손한 어조로 말하고는 했었고, 그 때까지도 그것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칼날의 표면에 빛을 더욱 크게 일으키면서 다시 한 번 괴물의 정면을 바라보며, 말을 건네려 하고 있었다.

Oui, comme vous le dites, sans eux, je ne serais peut-être pas venu ici.
(그래요, 당신 말씀대로, 그들이 아니었으면, 여기로 오지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는 동안, 나와 아잘리 모두 머리카락 다발 혹은 실을 생성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상공 일대에 생성된 '천장' 의 붉은 반점들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격멸해 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사당의 중앙 부분은 카리나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던 만큼, 가운데 쪽에서 충분히 천장 쪽으로 실을 생성해 닿도록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신경 쓰이는 것은 괴물에 의해 쏟아지는 광탄들로 이들을 뚫고 '천장' 의 높은 곳에 닿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고, 그래서, 이후의 상황을 지켜보려 하였다.

Mais, sans eux, j'aurais pu venir ici.
(하지만, 그들이 아니더라도, 저는 여기로 올 수 있었을 거예요)

  한편, 세나는 괴물의 정면 근처에 머무르면서 (그 쪽은 마치 태풍의 눈마냥, 광탄들이 닿지 않았다) 괴물의 흉흉한 빛을 발하는 눈을 응시하는 채로 그를 향한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Je l'aurais entendu de vous d'une manière ou d'une autre, de n'importe qui, de n'importe où.
(당신에 어떻게든 제가 듣게 되었을 테니까요,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간에)

  그리고서, 사당 쪽으로 잠시 날아가려 하였다. 이에 괴물이 그런 그의 등 뒤를 노리려 하였다. 자칫하면 습격당할 수 있었을 텐데, 괴물의 눈동자 주변의 장치들이 빛을 발하려 할 그 때, 세나가 갑자기 괴물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괴물을 등질 때, 심지어는 그 전의 괴물에게 다가갈 때에조차 없었을 정도로 급 가속을 하면서 괴물에게 접근해 가는 그 때, 칼날에 바다뱀 형상의 환수가 세나의 우측 곁으로 다가오더니, 자신의 푸른 몸으로 칼날을 휘감으려 하였으며, 이어서 갑주 형태의 환수가 그의 팔로 다가가, 그의 두 팔이 하얗게 빛나는 완갑으로 감싸이도록 하였다.

Et peut-être que ce n'était même pas nécessaire parce que...
(그리고, 그런 것조차 어쩌면 필요 없었을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푸른 환수가 칼날을 감싸려 할 때, 그 칼 끝에서 바다뱀의 머리가 돋아나고, 그 머리가 입을 벌렸다. 자신의 아무렇게 자라난 듯한 날카로운 푸른 이빨들을 드러내며, 환수는 두 눈을 번뜩이며, 그 이빨들로 자신의 눈 앞에 있는 것들을 맹렬히 물어뜯으려 하고 있었다.

Parce que je sais déjà que vous et tous ceux que vous avez sacrifiés êtes ici.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이 곳에 당신, 그리고 당신에 의해 희생된 모든 이들이 있다는 것을)

  이후, 칼날을 감싸기 시작했을 환수의 이빨이 괴물의 눈에 맹렬히 박혔고, 이윽고, 그 눈의 형상이 사라지면서 표면에 여러 색을 띠는 빛이 상처를 따라 칼날에 찔리면서 생긴 크고 작은 균열을 타고, 괴물의 몸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 빛은 괴물의 몸을 형성하고 있었을 어둠의 기운과 작용하면서 일대에 불꽃을 일으키려 하였다.
  어찌나 깊숙히 박혔던지, 괴물의 머리가 보이지 않을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균열은 괴물의 몸을 따라 넓게 퍼졌고, 깊은 균열까지도 생성되어 그 안으로 빛이 파고들어 불과 연기를 일으키는 모습을 계속 보이려 하고 있었다.

Il y avait des humains dans cet endroit qui essayaient de vivre d'une manière ou d'une autre, même dans des vies difficiles,
(이 곳에는 어려워진 삶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려 했던 인간들이 있었어요)

Et ces bêtes fantasmatiques étaient à l'origine des humains du monde.
(여기 있는 환수들도 본래는 그 세상의 인간들이었겠지요)

  이후, 세나는 더욱 깊숙히 칼날을 괴물의 몸 속으로 찔러넣으려 하였다. 괴물을 향한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괴물을 향한 행동은 더 그러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환수들의 원한을 대신하다가 자신마저 분노에 차기 시작한 것 같았다.

Ceux qui ont le pouvoir de gouverner et de protéger le monde ont trahi ces humains,
(세상을 다스리고 지켜야 할 힘 있는 자들은 그런 인간들을 배신했어요)

Parce qu’ils visent la « sombre gloire » dont ils jouiront dans le « monde post-humain ».
('인간 이후 세상' 에서 그들이 누릴 '어둠의 영광' 을 노렸기 때문이겠지요)

  한편, 주변 일대에서는 핏빛 마법진이 생성되고, 각 마법진에서 검은 덩어리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검은 광물로 구성된 거인으로 몸의 곳곳에 피처럼 붉은 빛이 지나다니는 금이 그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들의 키는 일행 평균 신장의 대략 2 배를 넘어서고 있었다.
  괴물의 포격이 중단되고, 검은 광물 거인들이 소환되자마자 나와 아잘리부터, 일행의 뒤쪽 그리고 우측에서 다가오는 이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나는 뒤쪽에서 오는 하나를 상대하기 위해 나섰고, 그러면서 괴물이 주먹을 쥐고, 뻗는 오른팔을 피해, 그의 머리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의 공중에서 머리의 좌, 우측에서 머리카락 중 일부를 다발로 만들고서, 각 다발의 끝에 생성된 감빛 기운에서 결정들을 하나씩 생성해 괴물의 양 팔 쪽을 향해 방출했다.
  방출된 결정들이 괴물의 양 어깨에 박힐 그 때, 거인이 흉부를 개방하더니, 흉부 안쪽의 보라색 광물에서 빛을 분출하려 하였다. 당시에 나는 추락하고 있었고, 그대로 떨어졌다간 어둠의 기운을 품은 빛에 휩싸일 것임이 분명했다. 그래서 어둠의 기운을 품은 흉부의 빛을 향해 오른손에서 빛 줄기를 분출하려 하였다. 빛의 힘 자체는 거인에게서 분출되는 것에 비해 미약했고, 지속되지도 않았으나, 잠깐의 반응과 그로 인한 폭발을 통해 빛의 분출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었던 것.
  하얀 빛이 보라색 빛에 닿자마자, 격렬한 반응을 일으켰고, 그로 인해 폭발이 일어났다. 그 폭발은 내가 기대한 바대로, 에너지 분출을 잠깐 저지했으며, 그와 더불어, 오른쪽의 머리카락 다발을 뻗어 사당의 바닥에 닿도록 하고서, 머리카락 다발에 이끌려 급속히 바닥으로 낙하해 가기도 하면서 위험을 면할 수 있었다.
  바닥에 착지하기 전, 나는 남은 머리카락 다발에서 감빛 기운을 생성하고, 그 기운을 품은 결정들을 거인의 두 발목 쪽으로 방출하려 하였다. 방출된 결정들은 이윽고, 그의 두 발을 궤뚫었고, 그로써 그것은 잠깐 움찔하기는 했으나, 그 정도로 움직임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닌 듯해 보였다.
  그 이후로 거인은 왼손의 손가락을 앞세우고, 각 손가락 끝에서 어둠의 광탄들을 발사하기도 하고, 흉부의 결정에서 빛을 흩뿌리며 위협해 오기도 했다. 그 때마다 어떤 식으로든 그 공격들을 피해가며, 때를 기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때가 오게 되었다. 거인의 몸, 양 발목 그리고 손목에 박힌 결정들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결정에서부터 번개 줄기처럼 하얀 빛 줄기들이 뻗어나오며, 흉부를 향하기 시작한 것.
  이윽고, 빛은 그 흉부에 모이면서 흉부를 폭주시키기 시작하니, 거인은 두 팔을 어깨 너비로 올린 채, 양 옆으로 뻗으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 후, 거인의 흉부에서 폭발과 함께 하얀 빛이 분출되고, 그 빛은 거인의 몸체 대부분을 휩쓸어 버리니, 폭음 그리고 폭풍이 사라지고 남은 자리에는 거인의 목과 두 손 그리고 다리 일부만 남게 되었다.
  이후로 왼편에서 같은 형상의 거인이 다가왔으니, 그 때에도 감빛 기운에서 결정들을 생성해, 두 팔과 두 다리를 향해 방출했고, 그렇게 거인의 팔과 다리에 박힌 결정들은 이후, 내가 결정들이 빛의 힘을 내도록 하기 시작하자, 이전의 거인과 같은 방식으로 빛을 흉부 쪽으로 뻗어낸 이후에 흉부를 폭주시켰고, 거인은 이전의 거인과 마찬가지로 폭풍 그리고 빛에 휩싸여 몸체를 잃고, 목과 두 팔, 두 다리만 남긴 채로 소멸하고 말았다.

  한편, 아잘리는 두 거인을 상대하고 있었으니, 두 거인을 자신이 생성한 파랗게 빛나는 실로 어깨 쪽을 휘감으려 하는 듯이 묶으려 하고 있으면서 거인 주변을 회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머지 않아, 앞선 거인이 왼팔을 휘둘러 실을 끊어버리고, 그로 인해 아잘리는 뒤로 날아가 바닥에 넘어졌으나, 그러면서 왼손을 앞으로 내밀고, 간단히 주문을 영창하니, 거인들의 몸을 묶은 푸른 실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실을 따라 연쇄적으로 일어난 폭발은 괴물의 상반신 일부를 분쇄하고 (흉부에서 일어난 폭발에 의해 팔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가루가 되도록 부서져 갔다), 남은 상반신을 실이 묶이지 않은 하반신과 분리시켜 버리니, 그런 식으로 아잘리가 자신이 상대하려 한 두 거인 모두를 파괴하고 있었다.

  괴물의 몸에 매달렸던 세나 역시, 이전의 말을 마지막으로 괴물의 몸에서 칼날을 빼어내더니, 괴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을 거인을 향해 뛰어 내렸으며, 그 거인의 목을 물의 환수에 감싸인 칼날로 베어내려 하였고, 괴물의 이빨에 물어뜯긴 거인의 목은 순식간에 몸에서 분리되었다. 이후, 머리를 잃은 거인이 날뛰기 시작하니, 세나가 사당의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세나의 몸에서 떨어져 나간 두 새 형상의 환수들이 하늘색 깃털 그리고 불덩어리들을 발사해, 거인의 몸에 박히도록 하였고, 그 이후로 검은 몸에 박힌 이들이 일제히 폭발하면서 그 상반신이 하반신과 분리되면서 바닥에 추락, 바닥에 격돌하자마자, 거인의 상반신은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 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상반신이 붕괴하니, 남은 하반신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히는 잠깐 꿈틀하는 듯이 움직이기도 했으나, 결국 행동이 정지된 것.

Et pourtant, quelques humains essayaient de protéger les autres, essayant de remplir leur mission.
(그럼에도 소수의 인간들은 남은 인간들을 지키려 했어요, 자신의 사명을 다하려 했던 것이지요)

  세나, 카리나 역시 거인들을 상대해 가고 있었다. 거인들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가면서 이들을 향해 뛰어들거나, 거인의 두 다리를 노렸던 것. 세니아는 거인의 두 다리를 베어 쓰러뜨리고, 남은 상반신을 화염탄들의 폭발에 의해, 그리고 화염 광선의 관통을 통해 파괴해 가려 하였으며, 카리나는 괴물을 향해 뛰어들어 방패의 빛으로 이들에게 충격을 가하거나, 이들의 팔, 다리를 검으로 베어내고, 목을 자르는 방식으로 쓰러뜨리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잔해를 프라에미엘의 빛이 감싸면서 괴물이 자리잡은 상공 주변 일대로 띄워 올렸다, 그 잔해들이 괴물의 몸을 향해 다가갈 수 있는 받침대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잔해들이 공중에 뜨면서 괴물을 향해 나아가는 받침대 역할을 하기 시작할 무렵, 카리나가 그 잔해들을 딛고, 뛰어오르기를 반복해 가며, 괴물 쪽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La recrue et ses collègues comptaient parmi ceux qui ont fait de leur mieux pour l'humanité jusqu'à la toute fin.
(그 신병과 그들의 동료들은 인류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이들 중 일부였어요)

  이후, 카리나는 잔해들을 통해 괴물의 이마 부근에 이르고 있었다. 그 이후, 그는 다시 왼손에서 빛의 방패를 생성한 이후에 그 방패가 이전보다 더욱 격렬히 빛나도록 하였고, 그 이후에 바로 괴물의 이마 표면 쪽을 향해 뛰어들려 하였다. 그러면서 왼손의 방패를 앞세우고 있었으니, 그 방패로 괴물의 이마 부분을 내리칠 생각이었던 것.

Ils ont échoué, et la plupart sont restés prisonniers de votre corps.
(그들은 뜻을 이루지 못했고, 대다수는 당신의 몸 속에 갇혔지요)

Croyez-vous pour autant que leur volonté ait été oubliée ? Non, jamais.
(그렇다고, 그들의 뜻이 잊혀졌을 것 같나요?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이후, 카리나의 방패가 괴물의 이마에 격돌했고, 이후, 괴물의 이마에서 유리 혹은 금속판이 깨어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 지점에서는 쇠망치 혹은 철퇴가 투구를 강타해, 그 투구가 깨어지는 것처럼 깨어지려 하고 있었다.

Je ne vous l'avais pas dit ? Ils étaient tous nés de nouveau !
(말하지 않았느냐? 그들은 모두 새롭게 태어났다고! )

Je ne vous l'avais pas montré ? Leurs plus hauts dignitaires !
(보여주지 않았는가? 다시 태어난 그들의 더욱 높아진 모습을!)

Combien de temps allez-vous encore enlever de pauvres chatons sur la route et prétendre qu'ils sont réincarnés ?
(길 위에서 가엾은 고양이들을 멋대로 납치해서 환생이라고 우기는 짓을 언제까지 반복하려 하시나요?)

  그리고, 괴물의 표면이 깨어진 균열을 빛이 파고드는 모습이 다시금 보이기 시작했다. 괴물의 몸은 곳곳에 상처가 나고, 그 상처로 빛이 파고들면서 하얀 무늬들을 그려가는 모습이 보이게 되었다. 방패가 가하는 빛의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괴물의 이마 부분이 완전히 파쇄되어 그 내부가 드러날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괴물의 표면 내부는 어두운 색을 띠는 각종 기계 장치들이 가득했으며, 기계 장치들의 무늬를 따라 붉은 빛이 오가는 모습이 보이니, 마치 혈관을 따라 혈액이 흐르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참으로 뻔뻔한 녀석이야, 게다가 무능하기까지 해서, 그 무능함으로 자기 원래 몸도 버렸으니 말야."
  이후, 카리나가 다시 공중에 떠 있던 근방의 잔해로 착지하면서 괴물에게 말하려 하였다.
  "그랬으면서, 빚은 참 많이 졌단 말이지, 저런 말 같지 않은 녀석한테, 숱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어. 그 신병과 동료들, 그리고 그의 지휘관이었던 남자를 비롯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은 것이라고는 비열함밖에 없을 녀석한테 고통스럽게 죽었단 말야! 그들에게 얻은 피와 영혼으로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편안하게 잘 지냈을 텐데, 이제 그들의 몸을 멋대로 써먹은 대가를 이자까지 함께 갚도록 할 때가 된 거야."
  이후, 그는 괴물에게 이렇게 말하더니,
  "이봐, 그토록 우리가 쓸데 없어 보이는 짓을 왜 이어갔는지 알 것 같냐?"
  이어서, 그에게 이러한 말을 덧붙이려 하였다.
  "네 몸에 상처를 내어, 그 상처를 통해 빛이 네 몸 속으로 파고들도록 하기 위함이었어, 네 몸에 상처를 내고, 그 상처를 통해 빛의 기운이 네 몸 속에 갇혀 있을 이들에게 닿도록 하기 위함이었지. 그 빛을 통해 네 몸 속에 잠들어 있었을 이들이 깨어났을 거야. 여태까지는 네 몸 밖에서 너와 마주하는 이들만 마주해야 했겠지만, 이제부터는 네 몸 안에서 너에게 저항하는 이들의 저항을 느껴야 할 거야."
  그리고 그가 말을 마쳤을 때, 내가 그 뜻을 괴물에게 알려주었다.

Cela signifie : « La lumière a dû réveiller les âmes prisonnières de ton corps », et désormais, tu devras faire face à une résistance intérieure.
(그 빛에 의해 네 몸 안에 갇힌 혼들이 깨어났으리라는 거다, 이제부터는 네 몸 안에서의 저항과도 마주해야 할 거야)

Avec ce genre de pensée insensée...
(그런 실 없는 생각으로.....)

  이후, 괴물이 비웃는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Je suis en train de soigner ma blessure, et... !!!
(이제 몸에 난 상처를 고쳐가며, 다시금.... !!!)

다시, 자신의 몸을 복구해 가며, 일행을 격멸할 힘을 되찾겠다고 말하려 할 그 때, 무언가를 느낀 듯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그와 함께 그의 몸 내부 깊은 곳에서 빛의 기운 같은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괴물의 몸 안으로 파고든 빛의 기운 때문이었을지, 몸 안에 갇혀 있었을 무언가가 깨어났고, 그로 인해 괴물의 몸이 이상 징후를 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Ils sont réveillés, paraît-il… !? Ils vont me résister en moi… !?
(그들이 깨어났단 말인가, 녀석들이 말한 대로....!? 내 몸 안에서 저항하겠단 말인가!?)

Mais pas question ! Une telle résistance n’est qu’une vaine lutte. Je l’écraserai sur-le-champ.
(허나, 어림도 없다! 그런 저항 따위, 하찮은 발버둥에 불과할 뿐. 곧바로 짓뭉개주마)

Chacun verra combien leurs espoirs sont vains !
(그것들이 전하는 희망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모두 알게 될 거다!)

  이후, 괴물의 공세는 이전에 비해 훨씬 과격해졌다, 마치 내부에서의 저항에 대한 강한 반발 의지를 드러내려 하는 듯이. 이미 상처로 가득한 세 쌍의 날개들을 변형, 그 끝이 세 손가락을 가진 괴물의 손처럼 변이시켰다. 각 손의 손바닥 한 가운데의 주황색 빛을 발하는 부분에서는 마치 붉은 별과도 같은 구체들을 난사하였고, 때로 이들은 서로 합쳐져서, 건물 크기만하게 커지기도 하였다.
  카리나가 막을 수 있는 것들은 막았고, 그렇지 않은 것 (아주 거대한 구체들) 들은 피하였으며, 뒤에 있던 나를 비롯한 이들도 카리나가 막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든 피하려 하였다. 거대한 구체는 사당의 한 지점에 닿자마자 폭발, 거대한 붉은 열기와 폭풍을 거대 구조물이 붕괴할 때에나 들릴 만한 굉음과 함께 일으키고 있었다.
  그 공격들을 피해 가면서 세니아를 위시한 일행은 어떻게든 괴물의 몸에 계속 상처를 주려 하였다. 세니아에게서 붉은 화염 줄기들이 발사되어 괴물의 좌측 날개들과 본체 왼쪽 부분에 폭발과 열기로 피해를 가하고 있었으며, 아잘리가 총포에서 칼날 모양의 하얀 광탄들을 발사, 이미 여러 상처 자국들을 남긴 괴물의 본체에 또 다시 상처를 내려 하였다. 세나의 환수들과 나에티아나 역시 괴물의 우측 부분, 우측 날개 쪽으로 다가갔으며, 나에티아나가 금빛 화살, 금빛 광선으로 그 우측 날개의 몸체들을 태워가려 할 때, 새 형태의 환수들이 광탄, 화염탄들을 발사하고, 이들을 폭파시키며, 날개의 몸체에 가해지는 피해를 더하려 하였다.
  하늘의 '천장' 에 자리잡은 붉은 반점들 역시 마력 덩어리들을 발사해 가니, 이들은 내가 하얀 기운을 통해 곡선을 그리는 하얀 빛 줄기들을 발사하는 것으로 마력 덩어리들을 격추시키고, 붉은 반점에 타격을 가해 폭발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으로 대응해 갔다.
  이런 접전은 괴물의 몸체 내부에서 하얀 빛이 번쩍이고, 그로 인해 괴물의 몸이 움찔하면서 끝났다. 괴물의 본체 그리고 세 날개의 모든 공격 장치들이 그로 인해 작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이었다.

Systema tempus consistit.
Quaeso expecta momentum ad re-operationem.
(시스템의 일시적인 작동 중단, 재작동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이후, 괴물에게서 이러한 여성적이고, 기계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에 괴물이 외쳤다.

MON-DIEU ! Quelle heure PENSES !?
(말도 안 돼! 지금이 어느 때인데!?)

  "지금이야!" 그러자, 아잘리가 바로 모든 손가락에서 실을 생성해서 '천장' 의 가장 높은 지점을 향해 실이 뻗어가도록 했고, 이에 내가 그런 그를 붙잡고 같이 올라가다가, 괴물의 머리 쪽에 이르자마자, 머리카락 몇 가닥을 다발로 묶고, 그 끝에 갈고리를 생성해 이로써 천장에 매달렸다. 이후, 나는 머리카락 다발을 머리에서 분리, 왼손으로 잡고서, 나와 마찬가지로 실 다발을 왼손으로 잡은 아잘리와 등을 맞대려 하였다.
  "아주 끝장내 버리자고!!!!" 이후, 아잘리는 반 시계 방향으로 실을 돌리려 하면서 오른손으로 잡고 있던 총포를 통해 하얀 광선을 쏘기 시작했으며, 나 역시 그와 등을 맞댄 채로 오른손에서 빛 줄기를 분출하고, 나를 따르는 하얀 기운들이 광탄들을 난사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아잘리의 총포가 빛 줄기를 분출하는 동안, 총포의 총구에서는 여러 방향으로 빛들을 흩뿌려 가고 있었다. 그렇게, 나와 아잘리 모두 이전부터 공격을 이어가던 '붉은 반점' 들을 노렸으며, 한 바퀴씩 회전할 때마다 반점들이 폭파되어 불꽃 색깔의 별들을 여럿 생성해 가는 광경이 나의 눈 앞을 빠르게 지나갔다.
  모든 붉은 반점들이 폭파되었다고 판단을 내렸을 때, 나는 머리카락을 회수하고서, 다시 사당의 바닥 쪽으로 뛰어내리려 하였고, 그 때, 아잘리 역시 실을 끊고 나의 우측 근처에서 사당의 바닥 쪽을 향해 낙하하려 하였다. 그 때,

Feel free to wear these unnecessary ornaments, and I'll give you a big fireworks display with them every time!
(이런 쓸데 없는 장식들을 얼마든지 달아봐라! 그 때마다 그것들로 성대하게 불꽃놀이를 해 줄 테니까!)

  아잘리의 괴물을 향해 이렇게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후, 아잘리는 낙하하면서 천장을 향하는 자세를 취하고서, 두 손으로 총포를 잡더니, 포구에 빛을 뿜어내면서 이렇게 외쳤다.

EAT THIS, YOU CONFOUND !!!!!
(이거나 쳐 먹어라!!!!!)

  이후, 포구에서 빛 줄기가 분출되기 시작했고, 그 빛 줄기는 그것을 따르는 수많은 빛의 기운과 함께 천장을 향해 뻗어갔다. 그 광경을 보던 나 역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오른팔을 뒤로 향한 채, 빛 줄기를 분출, 여러 갈래로 나뉜 빛 줄기들이 곡선을 그리며, 천장을 향하도록 하였다.
  아잘리의 빛 줄기, 그리고 나의 빛 줄기들은 천장의 가장 높은 지점에 집중되었고, 이후, 붉은 무늬와 반점의 중심지였을 그 지점에서는 하얀 빛을 발하는 거대한 별이 생성되더니, 하늘이 붕괴할 때 들릴 법한 굉음과 함께 폭풍을 타고 빛이 급속히 퍼져 갔다. 이후, 퍼져가는 빛과 함께 울려퍼지는 굉음 속에서 폭발음이 거듭 터져 나오고 있었으니, 아무래도 무늬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 바닥 쪽으로 뛰어내리면서 생각했다.
  폭발의 빛을 등지며, 나는 머리카락 몇 가닥을 다발로 묶어 그 끝을 사당의 바닥에 고정시켰으며, 이를 통해 사당의 바닥으로 근접했다가 잠시 멈추는 방식으로 착지했으며, 내 곁에 있던 아잘리 역시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착지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다시 일어날 즈음, '천장' 은 붉은 무늬를 더 이상 보이지 못하게 되었으며, 괴물의 본체를 비롯한 날개의 모든 부분이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몸체를 휩쓴 불길 위로는 연기가 퍼져가고 있었고, 좌우의 날개들 중 일부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이전에 치천사의 모습을 했을 때처럼 괴물은 날개의 일부를 잃은 채로 온 몸이 불길에 휩싸이는 광경을 보이게 된 것이었다.

Ça ne sert à rien de me pousser à ce point, bientôt, "ils" vont venir.... !?
(나를 이 지경으로 내몰아도 소용 없다, 곧, '그들' 이 오게 될 테니......!?)

  몸체가 그 지경이 되도록 괴물은 태연했으나, 곧, 심각하게 놀란 듯한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무언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Pourquoi n'y a-t-il pas de réponse......... ?
(아니, 왜 응답이 없지......?)

Évidemment, ne m'ont-ils pas simplement dit qu'ils répondraient à mes souhaits... !?
(분명 방금 전까지 나의 뜻에 호응하겠다고 했을 텐데.......!?)
Oratio coniungi non potest.
Oratio inveniri non potuit.
Quaeso, experire aliam.
(주소와 연결될 수 없습니다. 주소를 찾을 수 없습니다. 다른 곳을 시도해 주십시오)
À bien y penser, seules les communications en code Morse étaient autorisées jusqu'à présent.......alors....!?
(그러고 보니, 이전까지 모스 부호 통신만 계속 허가되었는데...... 설마......!?)

  이후, 괴물은 경악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Ils ont déjà été détruits et le code Morse a été utilisé POUR ME TROMPER !?
(이미 그들은 파괴되었고, 나를 속이기 위해 모스 부호가 이용되었단 말인가!?)

  "카리나 씨, 아르사나 씨! 뒤를 봐요!" 그 무렵, 프라에미엘이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외쳤고, 이에 나는 다급히 괴물을 등지는 방향으로 돌아서려 하였다. 그 순간, 하늘에 드리워진 검푸른빛을 띠는 '천장' 의 왼편 한 구석에 빛에 의한 균열이 보였고, 그 균열은 급속히 커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두꺼운 유리가 폭파되듯 깨어지는 소리와 함께 '천장' 의 그 부분이 파쇄되었다. 가루처럼 흩어져가는 파편들을 불태우며, 새하얀 빛을 발하는 거대한 비행기 혹은 창 같은 물체가 괴물을 향해 날아오는 모습이 이어서 보였다. 이전에도 한 번씩 상공에 모습을 드러내었던 그 빛나는 창이었다.
  빛나는 창은 마치 거대한 빛의 화살처럼 괴물의 눈 쪽으로 대각선 상의 궤적을 그려가며, 급속히 강하하고 있었으며, 그 모습이 보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괴물의 눈에 정확히 박혔다.

RRRRRRRRRRRAAAAAAAAAAAHHHHHHHH !!!!!
(그흐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지 않아도, 온갖 균열이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 괴물의 그 균열 한 가운데에 창이 박히자, 괴물이 자리잡고 있던 상공 일대에서 하늘이 붕괴하는 듯한 굉음과 함께 폭풍이 하얀 빛과 함께 퍼져가는 광경이 보였다. 이후, 창은 괴물의 몸에서 빠져나가고서, 조용히 일행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더니, 세나가 자리잡고 있던 사당의 왼편 쪽으로 접근해 가려 하였다.

  한 번 '천장' 에 큰 구멍이 뚫리자, '천장' 은 그 부분을 중심으로 급속히 붕괴해 가기 시작했다. 유리로 만든 장벽이 깨지면서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장벽' 은 점차 가라앉듯이 무너져 갔고, 그와 함께 하늘의 원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드러난 하늘의 모습도 잿빛 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흐린 하늘이었던지라, '장막' 이 드러낸 가짜 하늘과 크게 달라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장막' 의 붕괴와 함께 주변의 대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는 느껴지지 않았을 바닷바람 특유의 느낌이 간만에 다시금 나를 스쳐 지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괴물이 생성한 '천장' 은 한 번 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급속히 붕괴되어가면서 소멸하게 되었다. 한 번 구멍이 뚫린 '장막' 이 소멸할 때까지는 1 분도 채 걸리지 않은 것 같았다.

PTI ! Comment le bébé de la vieille impératrice ose-t-il faire ça... !?
(PTI 로군! 옛 황제의 끄나풀 따위가 이런 짓을....!?)

  이후, 빛나는 창이 나의 바로 앞에 이르려 할 즈음, 괴물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분노에 찬 외침이 사당 일대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Quanta dedecus. Iohannes Augustinus Ormaniscus.
(대단히 유감스럽네, 이오안네스 아우구스티누스 오르마니스쿠스)

  괴물의 외침 이후로, 빛나는 창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린 아이의 목소리로, 어디선가 들은 듯한 느낌이 들기는 했으나, 울림이 워낙 거세어서 그러한지, 누군가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느낌만 들었을 따름이었다.

Sic dicti 'custodes' propone iam collapsa. Ultimus illorum fatum signavit cum velo tuo.
(그대가 내세운 소위 '수호자들' 은 이미 쓰러졌다. 그 중 마지막 개체는 장막과 그 운명을 함께했지)

Certe res terminata sonabat... Bene, non audisti propter velum.
(그 개체의 단말마가 분명 울렸을 텐데...... 하기사, 장막 때문에 듣지 못했겠지)

Hoc tempore omne proelium sonum obstupevisse oportet, ut numquam audias.
(여태껏, 장막이 전황의 소리마저 차단했을 텐데, 그 소리라고 들렸을까)

  그러더니, 빛나는 창은 괴물에게 이렇게 조롱하는 듯한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그 소리가 들려온 이후, 괴물은 표면 상으로는 딱히 반응하거나 하지 않아 보이는 듯했으나, 그 몸에서 격렬한 떨림이 보이고 있었다. 마치, 치를 떠는 듯한 면모로, 빛나는 창이 건네는 말에 괴물이 얼마나 격분했는지를 그 떨림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후, 원래의 하늘을 가리던 '장막' 이 거의 무너져 갈 즈음, 빛나는 창은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내가 위치한 그 우측 위쪽으로 날아가려 하였고, 그 즈음에 빛나는 창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Alioqui posthac tempus laboriosum futurum est. Posses abscindere animas per vela solutas,
(아무튼, 이제부터는 괴로운 시간이 이어질 거야. 그 '장막' 을 통해 풀려난 혼들을 차단할 수 있었을 텐데,)

Quia id amplius facere non potes. Non statim, sed, ictum idebis, mox.
(더 이상은 그러하지 못할 테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 영향을 알게 될 거야, 곧)

Qu'est-ce qui va être différent dans le fait de briser le rideau ?
(저런 장막 따위가 부서졌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그러자, 괴물은 바로 반박했다. 하지만 그런 반박을 무색하게 할 만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먼 상공 쪽에서 하얀 빛들이 사당 쪽으로 날아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 빛들은 사당 인근에 이르자마자 나를 비롯한 일행 주변을 맴돌면서 하얀 빛으로 주변 일대를 환하게 비추려 하였다.



  이후, 괴물은 몸의 정면 쪽에 새로운 '눈' 을 생성하더니, 그 새로운 '눈' 을 뜨기 시작했다. 이미 몸의 여러 부분에 상처가 났으며, 이를 수습할 방법은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럼에도 계속 저항할 수 있음을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알리려 하는 것 같았다.

Un espoir aussi vain ne sauvera PAS TOUT LE MONDE !
(그런 헛된 희망이 모두를 구원하지는 못하리라!)

  괴물의 분노에 찬 목소리와 함께, 괴물의 남은 부분 곳곳에서 붉은 점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각각의 점들이 붉게 빛을 발하더니, 여러 방향으로 광탄들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붉은 광선들도 분출하고 있었다. 표면의 많은 부분들이 파손되기는 하였으나, 표면의 작은 일부분 정도나 파손됐을 뿐, 괴물의 몸체 표면에는 여전히 온전힌 부분이 많이 있었고, 그러하다 보니, 다량의 붉은 점들이 생성되어, 대량의 붉은 광탄들을 여러 방향으로 넓게 흩뿌리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이러한 광탄들을 보자마자, 카리나는 바로 이전 때처럼 막아내려 하였다. 그러던 그 때, 카리나가 생성한 빛의 방패 앞으로 혼들이 모이더니, 그 혼들이 하나의 거대한 빛의 방패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의 방패는 괴물의 피색 빛을 발하는 광탄과 광선들을 온전히 차단하여 일행은 물론, 일행이 서 있는 사당 일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Pas question... Ridicule ! Est-ce la même chose qu'avant... !?
(설마..... 말도 안 돼! 그 때와 같은 일이......!?)

  그 광경에 괴물은 경악에 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곧바로, 일행 쪽으로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I am seeing you again.
(다시 보게 되었구나)

  이전에 들은 바 있었던 것 같은 연수 (Yânsu) 의 목소리였다. 다른 영혼들이 빠져나간 이후에도 연수는 괴물의 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해 보였는데, 그러다, 그의 힘에 의해 생성된 장막이 파괴되어 가고, 그것 때문인지 그가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하게 되면서 다시 자신의 의사를 표출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You're like the ones I met before, I thought I'd never see you again.
(이전에 나와 만났던 이들 같구나, 다시는 보지 못할 줄만 알았다)

  그러는 동안, 괴물은 무의미한 공격 대신에 다른 수단을 표출하려 하였고, 카리나가 방패를 해제하자마자, 세니아가 괴물이 소환한 검은 돌거인 무리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어른 키의 3 배 정도는 될 법한 거대한 돌거인을 상대하면서, 세니아는 이전 때보다 더욱 격렬히 타오르는 칼날로 돌거인의 다리부터 베어내려 하니, 검에서 분출된 불꽃이 다리를 베어내고, 쓰러진 거인의 팔과 흉부를 절단하고 폭파시켜 갔다. 돌거인의 수는 모두 여섯이었으나, 이들 모두 오래지 않아 세니아의 검격에 의해 파괴되어 버렸다. 이전 같았으면 그렇게 간단히 파괴될 것들이 아니었고, 그래서 이런저런 방법을 써서 폭파시켰을 텐데, 그 때에 비해 너무 쉽게 제압당하고 있었다, 허망함 혹은 시시함이 느껴질 정도로.

Now they'll try to help you.
(이제 그들이 너희들을 도와주려 할 거다)

It seems that they appreciate your previous work a lot.
(이전의 일에 많이 고마워하는 것 같아)

  다음으로 전투기들이 소환되었으나, 역시 이전에 비해 허망하게 파괴되고 있었다. 나에티아나, 세니아 혹은 카리나 등이 보이는 마법에 의한 공격이 이전에 비해 훨씬 강력해져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 위력은 일반적으로는 나올 수 없을 것이었고, 세니아, 나에티아나 등의 인식도 그러하였다. 그러한 현상에 대해 아잘리가 말했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것 같아."
  "그러하겠지." 이에 내가 화답했다. 이후로도 검은 수송기에 매달린 채로 기계 마법사들이 괴물의 몸 뒤에서 날아오고 있었고, 이들은 수송기가 사당의 오른편에 도달하자마자 착지한 이후에 곧바로 일행을 각자의 마법-화염구, 불꽃 등-으로 공격하려 하였다.

C'est désormais inévitable, car le rideau est déjà levé.
(이미 장막이 깨어진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 되겠군)

  그 무렵, 아잘리가 오른손에 칼을 거꾸로 쥐더니, 마법사들을 향해 달려 들었고, 이후, 앞장서고 있던 마법사를 향해 뛰어드는 듯이 달려들어 그의 화염구를 피해낸 이후에 왼손으로 그의 가면을 잡으며 그를 쓰러뜨리더니, 뒤따르는 마법사들에게 그 마법사의 목에 오른손에 쥐고 있던 칼을 대는 것으로써, 그것을 인질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후, 마법사들의 공세가 주춤해지자, 왼손으로 총포를 들더니, 포구에서 광탄들을 발사해, 마법사들의 가면들, 흉부를 궤뚫으려 하였다. 그렇게 마법사들이 제압되자, 아잘리는 자신이 붙잡았던 마법사를 왼발로 걷어차더니, 오른손의 칼로 그 등을 찌르는 것으로 그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같은 지점으로 마법사들이 수송기를 통해 도달하자, 그 때에는 내가 나서기로 했다. 오른손으로 검을 들어 창을 든 두 마법사들과 대치하려 하였던 것. 그들과 맞서는 동안 뒤쪽에서는 후열의 세 마법사들이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그들의 모습을 목도하면서 그들 역시 노리려 하였다. 머리의 왼편, 오른편에 있는 머리카락들 중 일부를 한 가닥, 두 가닥들로 엮어서 길게 늘린 후에 뒤쪽의 세 마법사들에게 그 세 가닥의 머리카락 다발들이 향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그 세 가닥의 머리카락 다발들은 마법사의 모자를 뚫고, 그 머리에 박혔으며, 이후에 감빛 기운을 그 머리 안쪽에 주입한 이후에 재빨리 그 머리카락들을 회수했다. 머리카락 다발들로 시간을 끌면 마법사들이 그 머리카락들을 자르려 할 것임이 분명하기도 했고, 몇 초 정도면 충분히 마력을 주입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머리카락을 통해 세 마법사들에게 마력이 주입되는 동안, 잠깐이나마 앞쪽의 두 마법사들이 그 광경으로 시선을 향하기도 하였으나, 당장에 나와 대치하고 있기도 했고, 금방 머리카락들이 회수되었기에, 더 손을 쓰거나 하지는 못했다.
  이윽고, 나는 오른손의 검으로 두 창날을 막아내려 하면서 왼손으로 빛의 기운을 일으켜, 그 빛의 기운으로 뒤쪽의 마법사들에게 주입된 마력을 빛의 기운으로 변환하려 하였고, 이후, 머리에 주입된 마력이 빛으로 변화하면서 그로 인해 기괴한 비명 소리와 함께 세 마법사들의 머리가 터지는 모습이 보였다.
  기괴한 소리에 두 마법사들이 놀라면서 공격 역시 주춤해지자, 바로 그 틈을 노리려 하였고, 왼쪽에 보인 마법사를 향해 달려들어, 검을 들었던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빼앗은 후에 왼발로 그 마법사를 걷어차서 쓰러뜨리고, 이어서 근처에 있던 마법사를 향해 창을 던져, 가면으로 감싸인 이마에 그 창날이 꽂히도록 한 이후에 마지막으로 내가 이전에 공격했던 마법사의 흉부를 빛의 기운으로 생성한 검의 날끝으로 찔렀다.

Cepandant, il existe un adage selon lequel la puissance est un nombre,
(허나, 힘은 숫자, 라는 말이 있다)

  그렇게 기계 마법사들이 궤멸당할 무렵, 괴물의 본체는 카리나, 세니아 그리고 세나, 나에티아나 등에 의해 집중 타격을 받고 있었다. 마법에 의해 생성된 빛의 형상들은 이전에 비해 더욱 강한 힘을 갖게 되어, 괴물의 본체, 그리고 날개의 표면을 거침 없이 부수어 가고, 그 내부를 채워버린 빛과 열기를 표출해 가고 있었다.

Ce qui signifie que la puissance est proportionnelle à la valeur numérique de l'échelle.
(그 말 대로, 힘은 규모의 수치에 비례한다는 것이지.)

  괴물의 본체는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세 쌍의 날개 끝을 손처럼 변이시켜서 그 주먹, 손톱으로 가격하도록 하려 하였으나, 세 사람 모두 주먹, 손을 휘두르는 움직임을 잘 피해 다니면서 오히려 날개 끝에서 생성된 손을 화염 줄기, 빛의 화살 등으로 타격해 갔다.

Savez-vous ce que cela signifie ? Vous n'avez aucune CHANCE DE GAGNER !
(무슨 뜻인 줄 아나!? 이래봐야 너희들의 승산은 없다는 거다!!!!)

  타격이 가해질 때마다 폭음이 터지고, 어둠의 기운에 반응한 빛이 퍼져 가며, 괴물의 몸체를 부수어 가니, 오히려 괴물의 각 날개 끝이 갈라지고, 조각나는 모습을 보일 따름이었다. 이런 공세가 계속 되면 날개의 끝이 부서지고 조각나는 것은 시간 문제였을 것이다.
  세 사람을 날개를 변형시킨 손으로 짓뭉개려 하다가, 오히려 역습을 당하면서 괴물의 각 날개가 더욱 심하게 파손되고, 심지어 파손된 부분들이 불길에 휩싸이게 되니, 그로 인해, 괴물은 괴성을 내지르며 분노를 표출하려 하였다.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분노의 외침이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괴물은 각 날개의 표면을 부풀리려 하였다. 파손되고, 불태워진 부분을 감추고,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면서 거대한 힘을 일으키려 하는 수단이었을 것이다.

Des choses sans taille ni chiffres, COMMENT OSEZ-VOUS ?!
(크기도 숫자도 없는 것들, 너희들이 감히...???!!!)

Mais.... VOS JEUX SONT TERMINÉS !
(그러나, 너희들의 장난질도 이제 끝이다!)

JE RÉVÉLERAI AU MONDE LA VÉRITABLE NATURE DE MON POUVOIR À TRAVERS VOTRE MORT !!!!!!
(내 힘의 실체를 너희의 죽음을 통해 이 세상에 톡톡히 알려 주겠다!!!!!)

  그 순간, 일행이 위치한 그 뒤쪽 건너편에서 어두운 색을 띠는 것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어두운 색을 띠는 검들로 좌측의 것들은 파란색, 그리고 우측의 것들은 각각의 장식에서 붉은색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세 쌍의 검들은 마치, 미사일처럼 푸른색 혹은 붉은색 (검의 장식 부분과 같은 색 빛을 발했다) 궤적을 그리면서 각자 다른 방향에서 괴물을 향해 날아가다가, 괴물의 각 날갯죽지에 격돌, 그 칼날들이 날갯죽지에 박히고, 칼날에 찔린 부분에서 마그마와 같은 물질이 피가 튀는 듯이 주변 일대로 튀어나가기 시작했다.

RRRRRRRRAAAAAAAAAAAAAAAHHHHHHHHHHHH !!!!!!!

  이윽고, 단말마에 가까운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검들이 날갯죽지에 박힌 모습이 보였으니, 각각의 칼날에서 푸른 기운이 괴물의 날개를 관통하면서 마치 푸른 빛의 칼날을 이루는 모습도 같이 보이고 있었다. 이후, 날개는 붉은 기운을 잃으며, 마치 생기를 잃고, 축 늘어진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더 나아가, 칼날에 찔린 부분을 중심으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Tu joues encore aux récréation de vampires, cela ne m'a pas tant surpris que ça.
(여전히 흡혈귀 놀이에 심취해 있었구나,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만)

  이후, 나는 검들이 날아온 쪽을 향해 돌아서 보려 하였고, 그러면서 한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보라색 드레스 차림을 한 긴 감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인, 이전에 잠시 나와 만났던 리사 선생님이었다. 그간 다른 곳에 계시다가, 장막이 깨어지면서 일행이 있는 쪽으로 접근해 오시면서 괴물의 발악을 멈추려 하셨던 것 같았다.

Après la défaite à Boucharéste et l'exécution qui s'ensuivit, je ne croyais pas que tu aurais changé d'avis.
(부카레스트에서의 패전 그리고 그로 인한 처형 이후에도, 나는 네가 개심했을 것이라 믿지는 않았다)

Tu avais tant de partisans, c'était impossible.
(추종자들부터 그리 많았을 텐데, 그러하였을 리가)

  그러자, 바로 괴물이 언성을 높였다, 리사 선생님과 예전에 인연이 있기라도 했었는지, 경악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Tu...... tu...... !!!
(너...... 너는......!!!)

  그러더니, 잠시 후, 경멸의 심정을 가득 드러내며, 목소리를 이어가려 하였다.

Maintenant, c'est clair. Je peux dire qu'elle s'est montrée.
(이제 알겠다, 그 분께서 직접 납시었다고 할 수 있겠군)

  그 와중에도 각 날개의 날갯죽지에 생겨난 균열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었으며, 그 사이로 보라색 빛이 뿜어나오고 있었다. 해당 부분들의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이며, 차라리 분리해 버리는 것이 여러모로 나을 수 있을 것 같았으나, 그럼에도 괴물은 날개들을 떠나보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해당 부분들이 사실상 죽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듯이.
  그러면서 괴물은 리사 선생님을 비꼬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Pace fuisti? MAJESTAS TUA!
(평안하셨나이까, 폐하!)

  마치, 군주의 못마땅한 모습을 비꼬려 하는 듯한 말투에 리사 선생님께서 어떻게 반응하셨는지는 알 수 없다. 당시 리사 선생님께서는 사당과는 거리가 있는 상공에 머무르시고 계셨으니, 그 표정이 잘 보일 수는 없었다. 다만, 이후에 들려온 목소리를 통해 리사 선생님께서 그 목소리에 어떤 심정을 가지셨을지에 대한 추측 정도는 할 수 있었다.

Euge, unum verbum tam diu expectasti.
(애썼다, 고작 그런 말 하나를 위해 네가 그토록 많은 시간을 기다렸다니)

  라테나 어를 말하는 리사 선생님의 목소리에도 비꼬는 느낌이 가해지고 있었다. Euge (애썼다) 라는 말부터, 이미 '그런 쓸데 없는 짓하느라 수고 많았다' 라는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Plura dicere potes? Esset tibi magis impossibile.
(이 이상의 말은 할 수 있겠나? 더 이상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텐데)

Suspicor.
(그러하겠지)

  이후, 괴물이 응답했다. 그리고, 이전까지 쓰던 라테나 어를 버리고, 다시 프랑키나 어를 쓰며 말을 이어갔다.

Je ne peux pas être une personne « sophistiquée » comme toi.
(나는 너처럼 '고상한' 사람은 못 되니 말이야)

  그 무렵, 늘어졌던 날개들의 부풀어 오른 표면들이 녹아내리고,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한 번 타오르기 시작한 불꽃은 급속히 퍼져, 날개의 모든 부분들을 불태우려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괴물은 자신의 눈을 더욱 크게 뜨면서 마치 발악을 이어가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따름이었다.

A quoi sert une telle « sophistication » ? Les soi-disant « sagesse », « humanité », « sophistication », « noblesse d'esprit » et « vie culturelle » signifiaient-ils quelque chose pour le monde ! Ils n’ont pas fait de bien au monde, mais ils n’ont fait que du mal !
(그런 '고상함' 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소위 말하는 '지혜', '인간다움', '고상함', '고결함', '문화적인 삶' 따위가 세상에 의미가 있었느냔 말이다! 그런 것들은 세상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어, 오히려 해악만 되었을 뿐이지!)

Le fondement de ce monde est le pouvoir et l’instinct ! C'est la seule chose qui régit tout ! L'humanité a dominé le monde de cette manière, commettant l'hypocrisie de mettre en avant les soi-disant « choses humaines » et provoquant de nombreuses destructions et effondrements !
(이 세상의 근본은 힘과 본능이다! 그것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지! 인류 역시 그런 식으로 세상을 지배했으면서, 소위 '인간적인 것들' 을 내세우는 위선을 저지르며, 숱한 파괴, 파탄을 불러왔었다!)

En premier lieu, l’humanité était un peuple faible qui ne pouvait pas s’approcher des lois fondamentales du monde, comme le pouvoir et l’instinct ! Ils ont donc été obligés de les mettre en avant et d’opprimer une race plus forte. C’est mon appel en tant que Dieu de rendre le monde à un être plus fort et plus élevé issu d’une tribu aussi hypocrite !
(애초에 인류는 힘과 본능이란 세상의 근본 법칙에 다가갈 수 없는 나약한 족속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런 것들을 내세우며, 더욱 강인한 종족을 탄압할 수밖에 없었지. 그런 위선적인 족속으로부터 세상을 더욱 강하고 드높은 존재에게 돌려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신으로서 내가 받은 소명이다!)

Alors, as-tu brutalement massacré des gens et remis des chats séparés de leur mère à des familles endeuillées pour les revendiquer comme réincarnation ?
(그래서 벌인 짓이 사람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어미와 떨어진 고양이들을 유족에게 건네어 환생이라 우긴 것인가?)

  그러자, 리사 선생님께서 바로 그에게 물음을 건네셨다. 이전에 봤던 상들과 그 상들에 대한 소리의 설명과 상당히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그 무렵에도 상공 건너편에서 전투기들 그리고 인간형 병기들이 날아오고 있었으나, 그 무렵에 내 곁에 머무르던 빛의 창이 그 쪽 상공으로 날아가더니, 날개에서 발사되는 광탄들 그리고 창의 끝에서 분출되는 광선들로 이들을 격추, 격파시키고 있었다. 상당히 많은 수의 병기들이 몰려오고 있었음에도 금방 제압되는 모습을 보였다.

C'était pour la grande mission.
(위대한 사명을 위한 일이었다)

  이후, 괴물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Déjà, les humains savaient quelles espèces étaient supérieures à eux et les suivaient.
(이미, 인간은 자신보다 드높은 종족이 무엇인지 알았고, 그들을 따라가는 행보를 보였다)

Cela devrait être fait pour permettre à une race aussi supérieure de dominer le monde au nom d’une race qui a le péché originel de folie et de faiblesse.
(어리석음과 나약함이란 원죄를 가진 종족을 대신해, 그런 드높은 종족이 세상을 지배하도록 하는 것은 마땅히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다)

Le sang et la chair des pécheurs, non, l'hydrogène et le carbone, seront le fondement de la vie parfaite !
(죄많은 것들의 피와 살, 아니, 수소와 탄소는 위대한 생명이 살아갈 터전의 기반이 될 거다!)

Tu n'étais que le leader de l'humanité, et tu ne peux pas connaître ma vocation !
(인류의 앞잡이일 뿐이었던 네가 그런 나의 소명을 알 수나 있겠는가!)

  이후, 리사 선생님께서 자신의 검들을 괴물의 날개에서 빼내어, 자신의 곁으로 돌아가게 할 무렵, 괴물은 사당 부근에 머무르는 일행을 향해 몸체의 장치들을 통해 포탄들을 발사하는 것으로 다시 한 번 공격을 가하려 하였다. 그러나, 포격에 의해 발사된 포탄들은 카리나가 소환한 빛의 방패 그리고 영혼들이 내세운 방패에 의해 막힐 따름이었으며, 오히려, 세니아, 나에티아나가 발사하는 화염탄, 빛 줄기, 빛의 화살에 의해 이전에 비해 더욱 큰 피해를 입으며, 표면이 부서지는 모습이나 보일 따름이었다.
  나와 아잘리 역시 그들의 공세에 가담하려 하였으며, 이를 위해 괴물의 좌측, 우측 부분들을 타격하려 하였다. 괴물이 분출하는 포탄들 중에서 나와 아잘리 쪽으로 날아오는 것들은 내가 소환한 하얀 빛의 기운이 발사하는 광탄들로 격추시키고, 이어서 나와 아잘리가 괴물의 좌측, 우측 부분의 표면을 하얀 광선 그리고 하얀 광탄들로 타격하려 하였다. 해당 부분들 역시 이전에 비해 더욱 쉽게 표면이 깨어지고,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괴물의 몸 내부에서는 열기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열기는 괴물의 표면에 생겨난 균열 안쪽에서 밝은 주황빛을 발하면서 괴물의 부서진 표면을 녹이고 증발시키려 하니, 연수를 비롯한 아직 괴물의 몸에 남은 영혼들이 일행이 밖에서 괴물과 맞서는 것에 호응해 가고 있음을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렇게 공격을 가하자마자, 바로 자신의 안밖에서 반격을 당하는 와중에 괴물의 날개에서 생성된 불길이 괴물의 본체에 옮겨 붙으면서 결국 괴물은 온 몸이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이미 생명을 잃고 불타기 시작한 날개를 떼어내지 못한 것이 기어이 화가 되고 만 것이었다.

Est-ce que ça s'est terminé comme ça ?
(결국, 이리 되고 만 것인가?)

  괴물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곧, 괴물은 포악한 웃음 소리를 내며,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Mais ce n'est qu'une coquille vide ! S'il faut que je l'enlève, je l'enlèverai autant que je le voudrai !
(허나, 이런 것 따위, 거죽에 불과해! 벗어야 한다면 얼마든지 벗어주지!)

  이후, 괴물의 표면 일대가 스스로 갈라져 가기 시작했고, 늘 괴물과 함께 하던 여섯 날개의 날갯죽지 부분이 폭발과 함께 부서지면서 본체에서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본체에서 분리된 날개는 사당 근처의 해수면 아래로 떨어지려 하였으며, 이후, 그 자리에서 하얀 물기둥이 치솟아 오르며, 날개들이 폭발했음을 알렸다.
  날개들이 폭발한 이후, 괴물의 갈라진 표면에서 빛들이 새어나오기 시작하니, 이를 통해 폭발이 머지 않았음을 알게 된 일행 모두 사당의 뒷편으로 물러났고, 마지막으로 카리나가 물러나려 할 즈음, 그의 등 뒤 근처에서 불빛과 폭풍이 폭음과 함께 퍼져가기 시작했다. 괴물의 표면이 폭발과 함께 부서져 버린 것이었다.

  폭풍과 연기가 걷힌 이후에 드러난 괴물의 모습은 거대한 눈이 달린 이전의 형체보다는 작은, 검은 다면체 상의 모습을 보였다가, 곧바로 다면체의 등 뒤에서 세 쌍의 요정의 날개와 흡사한 형태의 검은 날개들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껍데기 하나가 부서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구체는 거대했고, 그 기세는 위협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전에 입은 상처들이 얼마나 깊었는지, 여전히 균열과 상처 자국들은 몸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이윽고, 괴물은 자신의 여섯 날개들을 길다란 팔들로 변이시켰고, 그 와중에 괴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Onus magnae creaturae tolle!
(위대한 생명의 짐을 져라)

  이후, 괴물은 각 팔에 달린 손바닥의 눈에서 붉은 광선들을 분출해 사당의 한 가운데로 돌아가려 하는 일행을 향해 방출했으나, 좌측에서는 세나의 환수가 방패를 들고, 가운데에는 카리나가 빛의 방패로, 그리고 우측에서는 프라에미엘이 빛의 보호막으로 그 붉은 광선들을 막아냈으며, 보호막들이 뿜어내는 빛의 힘을 붉은 빛들이 감당하지 못해, 일행 쪽으로 빛 줄기들이 다가오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Optimum vestrum genus mittite. Ite et filios vestros exilio ligate ut serviatis necessitatibus praedae vestrae!
(너희가 기른 우수한 자식들을 앞세울 지어다, 너희 자식들을 내보낼 지어다, 너희 사냥감들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그리고, 괴물은 손바닥의 광선 분출을 그만두고, 정수리 그리고 턱 부분에 2 개 그리고 한 개의 원뿔들을 내세우더니, 각 원뿔들의 끝에서 광선들을 분출, 광선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세 사람의 보호막을 뚫도록 하려 하였다.

Ut unguibus et dentibus exspectatis in querulosis hominibus et falsa civilizatione,
(찡얼되는 사람들과 거짓 문명에 맞서, 손톱과 이빨을 들이대라)

In vestris captis recentibus, taeterrimis venatis sine pellibus et potestate.
(불만투성이 표정의 갓 잡아들인 사냥감, 털도, 힘도 없는 허섭스레기들에게)

  이후, 보호막에 의해 막히는 광선 분출을 그만두고, 여섯 손 그리고 원뿔들의 끝에서 곡선을 그리는 유도성 광탄들을 보호막 쪽으로 집중시키는 동안 카리나가 그에게 말했다.

So, do you think if you slaughter people and create a world of animals, animals would be rejoiced to you?
(그래서, 사람들을 싹 죽이고, 동물들의 세상을 창조하면, 동물들이 너에게 기뻐해 줄 것 같나?)

Je ne veux pas de leur joie pour moi !
(나는 그들의 기쁨을 원치 않는다!)

  괴물이 답했다.

Je suis pour la destinée manifeste, la grande mission.
(명백한 운명, 위대한 사명을 위한 것이다)

Mais j'essaie simplement de profiter des avantages que m'apporte l'accomplissement de cette mission, la joie d'obtenir de l'hydrogène et de l'énergie carbonée.
(다만, 그 사명을 이행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 수소와 탄소의 에너지를 얻는 즐거움을 누리려 할 따름일지니)

You just want to say, 'I want blood and bones'.
(그냥 '피와 뼈를 탐한다' 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잖아)

  그러자, 카리나가 바로 화답했고, 이어서 그런 카리나의 뒤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잘리가 냉소적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C'est tellement sophistiqué, n'est-ce pas ? Cher vampire fou.
(참으로 고상한 방식이야, 그렇지 않아? 미친 흡혈귀 새꺄)

  그러면서, 그는 리사 선생님을 도발할 때, 괴물이 '고상함 (sophistique)' 이란 말을 건네었음을 의식한 '고상함 (sophistiqué)' 이란 단어를 쓰고 있었다.

Alors, maintenant tu vas dire : « Vous vous plaignez derrière vos barrières », n'est-ce pas ?
(그러면, 이제 '보호막 뒤에서 칭얼대기나 하는 주제에' 라고 말할 거야, 그렇지?)

  그 무렵, 보호막 뒤에서 지켜보던 내가 나지막히 그렇게 말했고,

Vous vous plaignez juste derrière vos barrières...
(보호막 뒤에서 칭얼대기나 하고는.....)

  이어서 괴물이 그렇게 말할 즈음, 카리나 등에게 보호막들을 전부 치우라고 말한 이후에 아잘리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세 사람 모두 각자의 보호막을 거두자, 그들 너머로 뛰쳐 나온 후에 이들의 화망을 뚫어가며, 괴물의 정면 쪽으로 아잘리와 함께 뛰어올랐다. 그리고, 내가 머리카락 몇 가닥으로 줄을 생성했고, 아잘리 역시 자신의 오른손 셋째 손가락으로 줄을 생성해 하늘 쪽으로 뻗으려 하였다. 괴물이 자신의 말만 늘어놓을 무렵, 나는 천장에 빛의 기운으로 돌 몇 개를 생성해 공중에 높이 띄워 놓고 있었으니, 그 돌이 머리카락 다발 그리고 아잘리의 실이 박힐 곳이 되었다.
  그렇게 부유석에 의지해 실에 매달린 이후, 나는 괴물의 우측, 그리고 아잘리는 괴물의 좌측 쪽으로 각자의 공격 수단으로 괴물을 타격하려 하였다. 내가 오른손으로 빛을 뿜어낼 무렵, 아잘리 역시 왼손에 총포를 들고 포구에서 빛을 뿜어내려 하였다.

받아라, 이 미치광이 괴물아!!!!

  이후, 아잘리의 포구에서 광탄들이 (한 발이 아니었다) 발사되었고, 나 역시 오른손에서 빛 줄기들을 여러 방향으로 흩뿌리면서 머리카락들을 다발로 묶어 각 다발들이 괴물 쪽을 향하도록 하면서 괴물의 날갯죽지들 쪽으로 광선들을 발사하려 하였다.
  우선, 아잘리가 발사한 광탄들이 괴물을 향해 돌진해 갔다. 광탄들은 괴물에게 접근해 가면서 급속히 커져 가니, 괴물의 바로 앞에 이를 즈음에는 사람의 머리, 그 2 배 이상으로 커질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광탄들이 연속으로 발사되어 나란히 괴물의 눈에 격돌하니, 첫 광탄이 폭음과 함께 빛의 파동을 분출하면서 광탄에 박힌 이후로 이어서 네 구체들이 이어서 그 광탄이 생성한 빛 속으로 파고드는 것으로 빛이 점차 커져가더니, 모든 광탄들이 빛에 합쳐지면서 원래 크기의 5 배 정도로 커지게 됐다.
  그 무렵, 내가 흩뿌린 빛 줄기들은 아잘리의 광탄들과 마찬가지로 괴물의 눈 쪽으로 집중되어 갔으며, 이후, 눈에 집중된 빛 줄기들은 한 지점에 모여 폭발해, 아잘리의 광탄들이 뭉쳐 생성한 빛과 하나가 되더니, 이후, 진동과 충격파, 그리고 폭풍과 함께 빛을 흩뿌리며, 괴물의 몸에 충격을 가했다. 그러는 동안 머리카락 다발에서 방출된 빛 줄기들은 날갯죽지에 닿자마자 충격파와 폭음을 일으키며, 폭발을 발생시키니, 그로 인해 날갯죽지에 달려 있던 팔들이 떨어져 사당 인근의 바다로 불길에 휩싸인 채, 추락해 갔다.
  괴물의 본체에 닿은 빛들은 격렬한 충격파와 함께 폭발을 일으켰고, 그 여파로 눈을 중심으로 마치, 유리 표면에 큰 충격이 가해진 듯한 균열들이 생겨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아잘리는 실을 움직여, 내가 의지하고 있던 머리카락 다발과 서로 교차하도록 하더니, 괴물을 향하고 있던 포구를 통해 빛 줄기를 분출하고, 나 역시 오른손에서 빛 줄기를 분출해, 한 쌍의 빛 줄기들이 괴물의 눈 쪽으로 집중되더니, 이어서 하얀 구름, 폭풍을 수반한 폭발이 일어났고, 이후, 아잘리는 실을 끊고, 사당 쪽으로 떨어지기 시작, 나 역시 머리카락 다발들을 회수하고서, 사당의 우측 쪽으로 떨어지려 하였다.

  그리고, 내가 거대한 형체가 붕괴하는 듯한 소리가 잇달아 울려퍼지는 동안, 사당의 바닥에 착지하고서, 무릎 앉은 자세를 한 채로 고개를 들어 괴물의 모습을 올려다 보니, 하얀 빛이 하얗고, 푸른 구름에 둘러싸인 채로 열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눈 안으로 들어오려 하였다. 그 무렵, 아잘리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고, 나 역시 그 모습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사당의 가운데 쪽으로 그 광경을 보고 있었을 카리나 등의 일행의 곁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저 안에 뭔가 또 있는 것일까?" 그 때, 세니아가 그런 나에게 물었으나, 대답은 의미가 없었을 것이, 세니아를 비롯한 일행 모두 아직 괴물은 죽지 않았을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고, 사념이 사멸해 가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무렵, 루이즈와 함께 사당의 뒤쪽에 있던 잔느 공주를 감싸는 보호막이 구름에 휩싸인 괴물을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리고 반대편에 계셨을 리사 선생님과 함께 구름에 휩싸여 있었을 괴물의 모습을 조용히 응시하려 하였다.

Gîrâke busâzcâtnînde azikdo gkîci anirani, gînîn myâ'gyâbîy gapgagane sumâyinnîn gârlgka?

  그 무렵, 잔느 공주에게서 희미하게나마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울려 퍼진 목소리는 처음 들었을 때에는 웅얼거리는 것이나 주문의 일종으로 들렸으나, 이후 그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그냥 억측이었던 것 같다고 여기게 되었다. 아무래도 일행과 동떨어져 있다 보니, 옛 모국어를 말한 것 같다. 이전 때도 그렇고, 연수 등에게서 들려온 목소리와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원래 살던 곳이 연수 등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괴물의 모습을 지켜볼 동안, 구름이 걷히면서 검은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은 다면체의 상단에 한 쌍의 원뿔이 달려 있으며, 하단에 하나의 거대한 뿔이 달린, 이전의 모습과 거의 비슷한 형태의 검은 금속체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구름이 온전히 걷히며, 정면 쪽의 거대한 눈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Onus Magnae Creaturae tolle.
(위대한 생명체의 짐을 져라)

  눈을 드러내며, 괴물이 목소리를 다시 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표면에 새겨진 금 중에서 눈으로 모이는 것들 사이로 붉은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후, 그 붉은 빛이 괴물의 등 뒤에서 눈 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이 반복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Patientia tolerandi, terroris minas velandi et superbiae speciem reprimendi,
(끈기있는 인내로, 공포의 위험을 피하며, 긍지를 확실히 드러내며,)

  그 이후, 눈의 눈동자 부분으로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 눈에 에너지를 집중시킨 후에 에너지를 통해 거대한 빛의 기둥이나 에너지 폭풍 같은 것을 분출시키려 하였던 것이다.

Ardente sermone et lascivia, centuplies manifestata, alteri vitam invenire, alteri salutem inversare.
(간절한 목소리와 교태로 몇 번이고 분명히 하였다, 타인의 존재를 찾아내고, 타인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카리나, 에너지가 눈 쪽으로 모이고 있어."
  그 때, 카리나의 왼편 곁에 있던 세니아가 그에게 알렸고, 그러자, 카리나가 바로 "알고 있어." 라고 화답하고서, 이어서 괴물이 곧, 눈으로 에너지를 분출할 것이라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말을 마칠 즈음, 이미 괴물의 부릅 뜬 눈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커다란 눈동자에 에너지가 가득 모여, 눈동자의 형태가 에너지의 빛으로 덮혀 보이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안구 쪽으로 빛이 가득 채워지고 있었음을 의미하며, 이후로도 계속 빛의 방출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었으니, 안구 내부를 에너지가 과잉 충전되어 압축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괴물이 에너지를 해방시키고 나면, 압축 과열된 에너지를 대량으로 분출할 것인 만큼, 그 분출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였다.

Onus Magnae Creaturae tolle.
(위대한 생명체의 짐을 져라)

  다시 괴물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구 내부에 과충전되었을 에너지가 빛으로 괴물의 몸 밖으로 새어나오기 시작할 무렵, 괴물의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Laeta bella saeva animae inanitatem complent et morbum desistere iubent.
(야만적인 즐거운 전쟁이 혼의 공허함을 채우고, 역병을 끝내도록 하였도다)

  이후, 카리나가 왼손을 앞으로 내밀고 보호막을 펼칠 준비를 하면서 빛의 기운을 왼손의 손바닥 앞에 모이도록 하자, 세니아가 그의 오른편 곁에 서 있으려 하면서 검의 날에 빛의 기운을 끌어모으려 하였다. 그러면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도 거들게, 너 혼자 그 모든 것을 떠맡길 수는 없으니까."

Et cum alterius finis proximus fini quem quaesisti est,
(그리고, 타자의 목표가 너희가 지켜 본 그 끝과 가까워졌을 때)

  "나 혼자 괴물을 처치하는 꼴을 봐 주지 못해서 그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할 리가, 그런 것만 챙길 생각이었으면, 이런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잖아."
  이후, 세니아가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 같았으면, 카리나는 그런 세니아에게 뭔가 농담을 던졌을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의 숙적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를 괴물을 처치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Observate avaram et violentam stultitiam quae omnes spes vestras ad irritum adducere potest.
(너희의 뜻을 흐트릴 탐욕스럽고 폭력적인 우민들을 경계할 지어다)

  "그건 그렇고, 언제까지 저런 주문 같은 것을 외려 할까, 저것은?"
  "한 동안 계속될 것 같아요." 이후, 세니아가 괴물의 모습을 지켜보며 묻자, 그의 좌측 부근 상공에 자리잡고 있던 나에티아나가 카리나를 대신해서 답했다. 이후, 카리나가 자신의 왼손에 보호막을 생성하기 시작하니, 자신의 전방을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의 반투명한 반구체가 하늘색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아직 저것이 에너지 분출을 하려면 아직 멀었을 것 같은데." 세니아가 말을 건네자, 내가 그런 그의 말에 바로 화답했다.
  "이미 내부 에너지는 과충전된 상태야. 사소한 계기로도 얼마든지 분출할 수 있어."

Onus Magnae Creaturae tolle.
(위대한 생명체의 짐을 져라)

  그 무렵, 괴물이 다시 목소리를 내었다. 이번에도 같은 문구로 시를 읊으려 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A non leguminibus regum imperi, sed fabula rerum communium, vagi et scaenici.
(호화찬란한 도시의 법칙이 아닌, 떠돌이와 청소꾼과 같은 사소한 것들의 이야기로)

  그러는 동안, 괴물의 눈은 여전히 격렬히 빛나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그 빛은 시간이 지날 수록, 불안해져 갔다. 터져 가려 하는 것을 억지로 참아내려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Vias non calcabitis, domos non intrabitis,
(그대들이 아직 딛지 않은 길, 그대들이 아직 가지 않은 집)

Vade et possidete cum vivis vestris et cum mortuis vestris! (가서, 그 모든 것들을 차지하라, 그대의 삶과 죽음을 통해서)

  이후, 내부 에너지의 폭주가 더욱 거세어지며, 눈 바깥으로 에너지가 열기로서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연기의 형태로 조금씩 유출되던 에너지는 이후, 빛의 구체들이 흩뿌려지는 형태로 유출이 이어지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괴물에게서 다시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Maintenant... votre monde... sera couvert de liquide et fumée ROUGEEEEEEE !
(이제...... 너희 세상은..... 붉은 액체와 연기로 뒤덮히리라!)
Le liquide cramoisi qui coule de votre corps deviendra une rivière, un océan, un nuage et de la pluie !
(너희 몸에서 흐른 붉은 액체는 강이 되고, 바다가 되며, 구름이 되어, 비를 내리리라!)

  그리고, 괴물은 다시 일행을 도발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Est-ce que ça a l'air horrible ? l'air cruel ? Pourquoi devrait-il en être ainsi ?
(끔찍한가? 잔혹해 보이는가? 어째서 그래야 하는가?)

Le pourpre n’est rien d’autre que les IONS DE FER de votre corps ! Si c'est cruel, POURQUOI !? Un morceau de FER ROUILLÉ n'est-il pas cruel ?
(그 진홍색은 너희 몸에서 나온 철 이온에 지나지 않은 것! 그 따위가 잔혹하다면, 왜!? 녹슨 철 덩어리는 잔혹하지 않은 거지?)

  도발적인 목소리로 괴물은 인간 혹은 동물의 피와 녹슨 쇳덩어리는 '철 이온' 이란 공통적 요소를 갖고 있으며, 그래서 피의 색이 잔혹하다면, 녹슨 철 역시 잔혹해야 한다는 궤변을 펼치고 있었다.

La couleur rouge du sang et la couleur rouge du métal proviennent du même ion fer !
(피의 붉은 색과 쇠의 붉은 색은 같은 철 이온에서 나온 것!)

C'est une preuve de votre faiblesse contradictoire que de considérer horriblement de telles couleurs !
(그런 색을 끔찍하게 여기는 것이야말로 너희 인격체들이 가졌을 모순적인 나약함의 증거다!)

  이후, 하얗게 달아오른 눈동자 쪽에서 무언가 분출되려 할 즈음에 괴물의 괴성이 울려 퍼지려 하였다.

ONVS MAGNAE CREATVRAE TOLLEEEEEEEEEEEEEEEEEEEEE !!!!!!!!
(위대한 생명체의 짐을 져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후, 예상한 바대로, 눈에서 에너지가 보라색 빛을 발하는 폭풍의 형태로 분출되기 시작, 그러자, 카리나 역시 이전보다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방패를 더욱 크게 하여, 그 하늘색 빛으로 보라색 에너지 분출을 막아내려 하였다. 서로의 에너지가 충돌하면서 하얀 빛이 폭발하는 듯이 퍼져 가고, 주변 일대가 하늘과 땅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기세로 진동해 갔다. 겹쳐 울려 퍼지는 폭음과 함께 진동이 거듭 이어지면서 모든 것이 주변의 모든 것들이 격렬히 진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늘, 자신의 힘을 일부만 사용하는 듯한 거만함을 드러내던 괴물이었으나,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잃었을 그 시점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들여가며, 에너지 분출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에너지 분출의 기세는 이전의 에너지 분출 때보다도 더욱 격렬한 기세로 닥쳐오려 하고 있었다. 카리나 역시 그 기세에 반응하는 듯이 자신의 보호막에 기운을 가해, 더욱 격렬히 빛나도록 하고, 그러면서 보호막을 더욱 두껍게 하면서 보랏빛 에너지를 막아내려 하고 있었다.
  이전에 두 차례 있었던 에너지 분출 모두 카리나 자신의 보호막으로는 무리였을 것임이 틀림 없었기에, 그 때에도 그 혼자만으로는 밀려날 것임이 틀림 없어 보였기에, 지난 유체 괴물의 에너지 분출 때처럼 내가 뒤에서 마력을 더해 주려 하였고, 그러면서 카리나의 뒤쪽 부근에서 그의 모습을 지켜보려 하였다.
  선례들로 인해, 그 때와 같은 결과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심각히 우려했던 바와 달리, 카리나는 자신의 보호막 만으로도 괴물이 발악으로 분출해 가는 에너지를 큰 무리 없이 막아내고 있었다. 에너지 분출을 홀로 막아내는 동안, 밀려나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다. 괴물이 설치한 장막이 깨어지면서 그 주변을 떠돌고 있던 혼들이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힘을 주어, 일행이 그로 인해,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바 있었으며, 특히, 카리나가 보호막으로 에너지 분출을 막아내려 한 그 때에 더욱 큰 영향이 가해졌을 것이다. 보호막은 한꺼번에 닥쳐오는 대량의 에너지를 마주하면서도 힘을 잃지 않고 있었으며, 형상이 흐트러지지도 않았다.
  에너지 간의 충돌이 격렬해지면서 사당 주변의 먼 곳까지 빛이 퍼져가려 하였으니, 어느새, 사당에서 제법 먼 곳의 바다까지 환하게 밝아질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J'aurais dit : tu ne peux pas vaincre ma grande puissance avec la puissance de quelques-uns comme toi !
(말했을 것이다, 너 같은 소수의 힘으로는 거대한 나의 힘을 이길 수 없다고!)

  그 무렵, 분출되는 에너지 속에서 괴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것에 카리나가 바로 반박으로 응수했다.

You don't even know how to win, and how can you say that!?
(승리할 줄도 모르면서, 그런 말은 어떻게 하냐!?)

  그와 함께, 카리나의 보호막이 더욱 커지니, 그 직경이 카리나의 키, 그 2 배에 이르게 되었다. 이후, 괴물이 다시 그에게 반박하려 하였다.

Ces victoires et ces défaites ne veulent rien dire. Vous ne pouvez pas me suivre, même si vous gagnez une bataille, vous perdrez la guerre à la fin !
(그런 승패는 의미가 없다. 너희는 나의 격을 따라가지 못한다! 전투에서 이길 수 있을지라도, 전쟁에서는 결국 지게 되리라!!!)

  그리고, 에너지 분출이 재차 이루어졌고, 이에 카리나 역시 다시 기운을 들여 자신의 보호막이 다시 격렬히 빛을 발하도록 하였다. 폭발과 함께 에너지 충돌에 의해 생긴 빛이 계속 사당 주변 일대로 퍼져갔다. 그리고 그 굉음 속에서 다시금 괴물이 외치려 하였다.

Et, à commencer par toi et ta basse troupe, tout disparaîtra dans les sangs et poussières !
(그리고, 너와 너의 미천한 무리를 시작으로 모든 것들이 피와 먼지가 되어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괴물이 힘을 가하고, 그것에 맞서, 카리나가 자신의 기운을 들여, 보호막을 더 크게 생성하기를 반복하면서 괴물의 힘과 카리나의 힘의 충돌 지점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해 갔다. 괴물의 힘은 더욱 거세어졌지만, 카리나도 쉽게 밀리지 않았으며, 두 힘의 충돌은 불안하게나마 팽팽하게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 카리나 혼자서는 감당 못할 상황이 올 것임은 틀림 없었고, 그래서 그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그에게 다가가서 그가 처음 에너지 분출과 맞설 때처럼 그의 허리를 두 손으로 안고, 손을 통해 카리나에게 마력을 전해주려 하였다.
  그 때, 사당 위쪽의 상공에서 한 무리의 하얀 빛들이 새하얀 긴 꼬리를 그리면서 직선에 가까운 곡선 상의 궤적을 그리면서 카리나가 있는 쪽으로 모이려 하였으며, 이후, 그 빛들은 새하얀 빛으로 모여, 카리나를 감싸려 하였다. 그렇게 빛이 카리나를 감싸기 시작하자, 카리나의 키, 그 2.5 배 정도까지 커졌던 보호막이 급격히 커져 갔으며, 그 하늘색 빛이 에너지 분출을 밀어내며, 괴물 쪽으로 급격히 다가가려 하였다.
  그 시점에서 나는 카리나의 허리에서 손을 떼고, 사당의 왼편 쪽으로 가서 괴물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정면 쪽에서는 빛에 의해 괴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무렵, 괴물이 있는 쪽으로 또 다른 빛의 무리가 혜성 혹은 유성과 같은 긴 꼬리를 분출하면서, 곡선을 그리며, 괴물을 에워싸려 하였고, 그것에 호응하는 듯이 괴물의 둥근 몸체, 그 중심 쪽에서 하얀 빛이 균열 너머로 분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괴물은 한편으로는 카리나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혼들의 힘과 충돌하면서 점차 힘에서 밀리고 있었으며, 내부에서도 혼들의 저항과 마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You can't hold it anymore, Guillaume! (이제는 더 버티지 못할 거다, 기욤!)

  이후, 카리나가 괴물을 향해 목소리를 내었다. 마치, 주문과도 같아 보이기도 했다.

The man who was called the Death Knight,
The men who were his colleagues,
The persons whom they had to protect,
And, the lives who would have struggled in a crumbling world...

죽음의 기사라 칭해진 남자,
그의 동료였던 이들,
그들이 지켜야 했던 사람들,
그리고, 무너져 간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갔을 생명들....

The sin of horribly torturing and killing them,
Sucking their blood,
And raping even their souls, will never be forgotten.

그들을 끔찍하게 고문해 죽여,
피를 빨아먹고,
혼들마저 겁탈한 죄, 결코 잊혀지지 못할 거다.

It's time for you to repay your sins you haven't done in thousands of years!
수 천년 동안 치르지 않은 죄악의 대가를 갚을 때다!

  괴물을 향한 말을 마칠 무렵, 카리나의 보호막은 이미 보호막으로 칭해질 것이 아니게 되었다. 카리나의 마력에 혼들의 힘이 더해지면서 반구형 보호막을 생성하던 하늘색 빛이 끝없이 팽창하며, 하나의 반구체 상 에너지의 파동을 이루게 된 것이었다. 파동은 멈춤 없이 퍼져 가면서 사당의 가장자리를 지나쳐, 괴물 쪽을 향하려 하였다.

Effronté ! Le pouvoir des ZACOS ne serait JAMAIS la FOR----!!!!
(건방진 것! 그런 조무래기들의 힘 따위가 얼마나 큰 힘이 될 것 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리나가 바로 그 말을 자르고, 외쳤다.

Burn to be SHATTEEEEEEEEEEERRRRRRD!!!!
태워져라, 부서져 버려라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외침과 함께 하늘색 빛의 파동이 더욱 격렬히 빛나기 시작했으며, 그로 인해 사당 전역이 한 낮을 맞이한 것처럼 밝아오기 시작했다. 빛으로 인해 괴물의 상태를 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 무렵, 하늘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나에티아나로부터 이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괴물이 분출하는 에너지가 역류하고 있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자 내가 나에티아나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그 말 대로라고, 나에티아나가 바로 화답한 후에 이어서 말했다.
  "보라색 빛과 같은 에너지가 하늘색으로 변해서 괴물 쪽으로 돌아오고 있어요. 분출된 힘이 하늘색 빛에 의해 반사되어 괴물을 불태우고 있는 거예요!"
  이후, 잔느 공주, 루이즈가 알린 바에 의하면, 하늘색 보호막이 커지고, 그 빛이 강해지면서 보라색 빔의 형상처럼 분출되던 에너지가 하늘색으로 변해 괴물의 눈 일대로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그로 인해 괴물이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기사 아저씨, 보고 계세요?

  이후, 빛 속에서 하나의 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카리나의 어린 시절 모습이었을 법한 짙은 하늘색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그 당시의 카리나와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던 소녀가 두 손으로 곰 인형을 안은 채, 무언가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소녀가 올려다 보고 있는 것은 검은색을 띠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옷과 투구 그리고 낡은 무기를 들고 있던 남자의 형상으로 눈 부분의 하얀 빛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검었으며, 주변 일대로 먼지를 흩날리고 있었다.
  그 검은 형상은 그간 여러 차례 들어본 바 있는 그 '죽음의 기사' 였음이 틀림 없었다. 그 기사는 검은 기운을 흩날리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력의 기운 따위가 아닌 자신의 몸이었을 것으로, 어둠의 기운에 물들었을 뭄이 점차 먼지, 재가 되어 사라져 가고 있었음을 의미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는 죽음의 기사는 햇빛에 약하며, 햇빛에 닿아서 몸이 타서 바스라지고 재가 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죽음의 기사는 어린 소녀와 동행하기를 원했고, 그의 곁에서 마지막 여행을 이어가려 하고 있었으니, 이는 어린 소녀에게서 전생의 자신과 인연이 있었을 이를 떠올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그리워했던 이를 다시 만나고자 했던 마음이 죽음의 공포를 초월했던 것이었다.

  이후, 상의 모습이 변하였다. 그 때의 상은 괴물이 갖추었던 모습을 하나씩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의 그 남루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으로 위장한 모습과, 그 후에 드러낸 거대한 검은 나무와 같은 모습에 이어, 세 쌍의 날개를 가진, 한 가운데에 눈이 자리잡은 거대한 검은 치천사의 모습을 잇달아 보여주고 있었다.
저 괴물이, 아저씨께서 말씀하신 그 괴물이에요.

  상이 그렇게 괴물이 갖추었던 모습들을 보여주는 동안, 다시 카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쩐지, 어린 소녀의 목소리가 겹쳐 울리는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어린 시절 카리나의 목소리가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다시 상의 모습이 변해 가려 하였다. 처음에는 괴물이 나무의 모습을 보일 때로 나무의 모든 부분이 불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이어서 드러난 것은 검은 치천사의 모습을 갖추었을 때로 날개들이 찢기고 불에 타오를 당시의 모습이었다.

아저씨를 괴롭게 하고, 아저씨의 동료들을 죽이고, 아저씨가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마저 다 죽여버린 후에 그 영혼들마저 감금했던 괴물이에요. 그 괴물이 이제 벌을 받고 있어요, 자신이 가두었던 혼들이 모여, 괴물의 몸을 불태우고 있는 거예요.

  진실은 다소 다르기는 했지만, 아주 거짓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었다. 보호막의 빛이 파동이 되어 무한히 팽창하려 하면서 괴물의 힘까지 반사할 수 있기까지 할 수 있었음은 카리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괴물의 몸에서 탈출한, 카리나의 전생이었을 신병의 동료들 그리고 그가 살던 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혼들이 카리나에게 힘을 보태주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생각을 마칠 즈음해서, 다시 상의 모습이 달라졌다. 그 때의 상은 석양이 내리는 하늘 아래로 군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어떤 시설이 자리잡은 땅 위에 옛 제복 차림을 갖춘 남자들이 서 있었다. 죽음의 기사 그리고 그의 지인이었을 '신병' 이 속한 곳의 군인들로, 이들이 입고 있던 것은 군인의 제복이었다. 죽음의 기사 그리고 '신병' 은 이들 중에서 병사들의 대열 속에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그 모습이 보일 무렵, 다시 카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그 '신병' 이 저 자신일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요.

  이후, 상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카리나와 세니아가 서로 나란히 서 있는 모습, 카리나가 해변가에서 어린 소녀들을 대동하고 있는 모습, 카리나가 기계 괴물이 아이들을 습격했을 때, 그들 앞에서 보호막으로 기계를 막아내려 하는 모습, 카리나가 괴물을 막고, 세니아가 카리나의 보호막 앞으로 나아가, 괴물을 처치하려 하는 모습 등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었다.

그래도, 당신께서 저를 보며, 당신께 소중했을 누군가를 떠올렸을 것 같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지요.
그런 당신의 마지막 소원대로, 저는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힘을 익히려 하고 있어요.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들을 사귀면서, 사람들의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욱 깊이 깨달아 갈 수 있었어요.

  이전의 대화라든가, 카리나의 발언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카리나는 죽음의 기사가 자신을 그 '신병' 과 동일시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카리나 자신은 죽음의 기사가 언급했던 '신병' 이 자신과 같은 존재라 여기지는 않고 있었던 것 같지만, 자신이 '신병' 을 대신해 죽음의 기사와 그 동료들 ('연수' 를 포함한 이들) 의 뜻을 계승 받았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죽음의 기사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비원이었을 '누군가를 지키는 삶' 을 추구하고 있음 역시, 그런 의식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상은 다시 옛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석양이 내린 듯, 붉은 하늘 아래로 수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건물들이 자리잡은 거리의 모습을 우선 보여주고, 이어서 그 너머 먼 곳에 자리잡고 있었을 원형의 어느 건물 쪽으로 시선이 옮겨지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작은 언덕만한 높이의 그 건물은 상층부가 원기둥을 이루고 있었으니, 그 모습이 마치, 사당의 건물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그래서 그 건물이 사당의 원래 모습이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그 모습을 보며 들기도 했다.

그 때에도, 이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겠지요?
아저씨와 아저씨께 소중한 친구이셨을 '신병',
두 분의 대장이셨을 '연수' 씨와 '연수' 씨의 연인이셨을 여자 분,
그리고, 그 분들과 함께 이 땅에서 삶을 누리셨을 수 많은 분들과,
험난한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아갔을 수 많은 아이들......

  이후, 상은 빛 속에서 보이지 않았을 카리나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무렵에 상에 비친 카리나는 왼손을 계속 앞으로 내미는 채로 빛의 힘을 끊임 없이 방출하고 있었다.

그 때로부터, 얼마나 많은 나날이 지났을까요?
년으로 따져도 큰 수가 나올 텐데, 날로는 얼마나 많은 날이 될까요?
이제 와서, 당신을 비롯한 멸망한 세상의 사람들의 원수를 갚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냐고 할 수 있겠지요.
맞아요, 그것에 의미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과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인 이후에도,
괴물은 계속 사람들을 죽이려 하고 있어요,
고양이와 같은 동물들을 앞세우며, 사람 없는 세상을 만든다는 명분을 바탕삼아,
학살의 쾌락을 탐하고, 피와 살을 탐닉하려 하고 있어요.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도, 그런 탐욕의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 될 거예요.

  카리나의 목소리가 그친 이후에도 빛의 파동은 계속 팽창하고 있었으니, 괴물이 그 파동에 닿을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RIDICULE !!!
(어리석구나!!!)

  그 무렵, 괴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려 하였다. 카리나 그리고 혼들의 힘에 의해 생성된 빛에 몸이 불타고 있으면서 어떻게 목소리를 내나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아무튼, 괴물은 계속해서 자기 말을 하려 하였다.

Je vous plains, vous qui ne connaissez pas les bienfaits d'un monde sans humains !
(사람 없는 세상의 축복을 모르는 너희들이 불쌍하도다!)

Imaginez ! Une vie où de puissantes créatures dominent tout le monde grâcE- !!!
(상상해 보아라! 힘 있는 생물들이 모두를 지배하-!!!)

Tu aurais dit : « Le nombre et l'échelle sont le pouvoir ».
('수와 규모야말로 힘' 이다, 네가 그렇게 말했을 터)

  그 때, 뒤쪽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소리의 목소리였다. 그와 함께 괴물이 자신의 말을 더 잇지 못하고, 비명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으니, 그 와중에 다른 방향에서 가해진 공격에 의해 당한 것 같았다. 이후, 소리의 목소리는 빛의 파동에 닿기 직전에 이르는 괴물에게 다시 말하려 하였다.

Par là même, tu as affirmé qu'ils ne pouvaient pas te vaincre.
(이를 통해 그들은 너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었지)

Mais regarde la lumière qui se répand vers toi maintenant.
(그러나, 지금 너에게 퍼져가는 빛을 보라고)

Penses-tu que cette lumière n'ait été allumée que par cette fille ?
(그 빛이 그 여자애 하나에 의해서만 나온 것 같아?)

  그리고, 결국, 빛의 파동이 검은 형체를 덮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모양이 이상했다, 빛의 파동이 검은 형체에 다가온 것이 아니라, 검은 형체가 빛의 파동이 있는 쪽으로 날아와 스스로 격돌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파동의 규모에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는 와중에 파동을 향해 갑자기 다가가려 하다니, 그런 갑작스러운 괴물의 행동에 대해 의아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의아함은 곧, 상의 시점이 달라지고, 그로 인해 상이 비추는 광경이 달라지면서 그 진상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의문이 해결되며, 사라졌다. 새로 보이기 시작한 상에서는 빛의 파동에 의해 덮쳐지는 검은 괴물체의 뒤쪽으로 새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세뇌의 날처럼 생긴 형상이 날아와, 그 괴물체에 격돌, 그 몸체를 찌르면서 자신이 품은 빛의 힘으로 어둠의 형체를 파동 쪽으로 밀어내고 있었던 것으로, 그래서 정면 쪽에서는 검은 괴물이 빛의 파동 쪽으로 갑자기 다가가 파동에 격돌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La lumière fut créée par la volonté de nombreuses âmes,
(그 빛은 소녀를 비롯한 여러 혼들의 의지에 의해 생겨난 거야)

La puissance de nombreuses âmes s'ajouta à la puissance de la jeune fille, et ainsi la lumière grandit. (소녀가 가진 힘에 수많은 혼들의 힘이 더해져, 이렇게 빛이 커져버렸다고 할 수 있지)

  그리고 괴물의 측면을 보여주면서 상은 좌측에서는 세뇌의 정체인 빛나는 창이 그리고 우측에서는 빛의 파동이 괴물의 검은 몸체를 잠식해 가는 듯한 광경이 보이게 되었다. 괴물의 표면은 빛에 의해 갈라지고, 깨어지다가 소멸해 갔으며, 빛에 직접 닿지 않은 괴물체의 상단 및 하단 표면 역시 갈라지다가 붕괴해 가고 있었다.

Combien de personnes sont mortes à cause de tes actes…
(네가 벌인 짓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면....)

  이후, 소리의 목소리는 더욱 위협적으로 변해 갔다.

La lumière continuera de se répandre, et quant à la fin, il n'y en aura peut-être jamais. (빛은 이후로도 계속 팽창하겠지, 그 끝이 과연 어디일지, 아니, 끝이란 없을지도 몰라)

D'innombrables personnes sont mortes à cause de toi !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너 때문에 죽었으니까!)

  그러더니, 소리가 괴물을 조롱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Tu voulais en savoir plus sur « Le Pouvoir de l'Infini » ou « L'Esprit de l'Infini » ?
('무한의 힘' 혹은 '무한의 정령' 에 대해 알고 싶어했었지?)

  그리고, 좌우의 빛에 의해 검은 덩어리가 짓눌려 터지려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즈음에 그 목소리가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Tu aurais pu le savoir, mais tu n'aurais pas pu t'approcher. Cela n'aurait tout simplement pas été possible pour quelqu'un comme toi.
(알 수는 있었어도, 다가갈 수는 없었겠지. 너 같은 것에게는 애초에 가능할 리도 없었으니까)

  이후, 상을 통해 한 가지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Comme tu le sais......
(너도 알다시피)

  도시의 거리 같은 곳을 걸어다니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으로, 이전에 카리나가 목소리를 낼 때에 보았던 광경과 유사한 분위기의 장소였다. 다만, 그 상에 비친 풍경은 마치, 낡고 바랜 느낌을 주는 빛이 가해져 있었다.

Autrefois, cette planète comptait de nombreuses villes.
(과거, 이 행성에는 여러 도시가 있었지)

Elles étaient si peuplées qu'elles ne pouvaient rivaliser avec celles de l'époque actuelle, celle de l'« humain » qui dominait cette ère ancienne.
(지금 시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살고 있었어, 옛 시대의 주역이었던 '인간' 이었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상은 다시 다른 광경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전의 화려했던 거리의 풍경과는 사뭇 대비되는 황량한 폐허의 풍경이 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폐허는 대개 잿빛을 띠기 마련이었으나, 상에 무슨 효과가 가해지기라도 했는지, 상에 보이는 하늘과 대지는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Peut-être, depuis le début de l'histoire humaine.
(아마도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였을 거야)

  그리고, 상은 핏빛을 띠는 배경 앞으로 언덕 같은 것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부서진 집과 건물들이 곳곳에 늘어선 황폐한 광경이 상을 통해 보이고 있었다.

Il y avait tant de méfaits dans le monde des humains, et tant de gens sont morts.
(인간의 세상에는 수많은 악행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

  그러다가, 핏빛을 띠는 하늘 아래로 검은 언덕이 자리잡은 모습이 나타났다. 그 검은 언덕에는 처음에는 무늬 같은 것이 보이는 듯해 보였으나, 상이 언덕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실은 인간의 시체들이었음을 알려주었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워 보였던 시체들 사이로 물줄기 같은 것이 흐르고 있었다. 아마 피였을 것이다.

Nombreux furent les méfaits qui tuèrent des innocents par simple inadvertance.
(그 악행들 중에는 무고한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죽여버린 일들도 적지 않았어)

Il devait y avoir de nombreuses raisons.
(이유야 여럿 있었겠지)

Des conflits d'idéologies, la cupidité du dirigeant, ou quelque chose d'incompréhensible.
(사상의 충돌이라든가 통치자의 욕심이라든가, 아니면 이해받지 못한 무언가라든가)

  그리고, 상이 보여주는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체들이 해골로 변하면서 그와 함께 시체들 사이로 흐르는 물이 선명한 핏빛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핏물은 시내가 되어 사체들이 쌓인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가 어두운 대지 사이를 강처럼 흐르더니, 그 색이 보라색으로 그리고 감빛으로 변해 갔다.

Les corps de ceux qui furent si amassacrés furent enterrés et disparurent,
(그렇게 학살당한 이들의 시신은 묻혀 사라졌지만,)

Mais leur sang et leurs pensées restèrent dans le ciel et sur la terre de la planète.
(그들의 피와 사념은 행성의 하늘과 땅에 남았지)

  이후, 피가 변해버린 감빛의 액체에서 푸른 빛들이 떠오르고, 이들은 하얀 빛이 되어 밤하늘을 떠돌려 하였다. 또, 감빛의 액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연기는 몇몇의 덩어리가 되어 푸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상은 황폐해진 행성의 표면은 초록빛 대지와 푸른 하늘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다시 카리나 그리고 빛나는 창의 빛에 둘러싸인 검은 괴물체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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