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일 오후부터 집에는 나 혼자만 남아 있게 되었다. 14 일부터 16 일까지 진행되는 '백야 기념제' 에 집에 있는 이들 모두가 참가하게 되었는데, 부득이하게 기념제를 위해 3 일 동안 사람들이 집을 비우는 동안, 그 집을 지켜야 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이번 해에는 내가 집을 지키는 역할을 맡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집에 있는 동안에는 특별히 한 일이 없었다. 가끔 집에 있던 사람들이 그렸던 그림이 수록된 화첩을 꺼내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서점에서 작은 문서실에서 문서들을 열람하는 일이 나의 주된 일이었을 정도였다. 다만, 하루 종일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화첩에 몇 장의 그림을 추가하거나 문서실에 수록된 문서들 중 글만 쓰여진 종이들을 채식하는 일을 하기는 하였다.
  친구를 부르려 해도 부를 수 있는 이가 없었기에 그 시도는 행하려 하지도 않았다. 마을의 대다수 주민들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각 집은 비워지거나 최소 인원만 남았으며, 그들 역시 집을 지켜야 하는 관계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체로 한가하기 이를 데 없는 나날들이었지만 그래도 집에 홀로 있다보니, 끼니를 해결하려 하면서 평소에는 주방으로 가지 못해 시도할 수 없었던 여러 요리들을 만드는 시도를 행하기도 하였다. 특별히 할 일이 없었던 나날을 위한 이 일기의 마지막에 수록할 14 일, 15 일에 마련했던 요리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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