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다스(Mondas) 의 대륙 동방의 중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구이리엔(桂蓮, Gui-Lian) 이라 칭해지고 있는 곳이 있다. 한 때, 라 카넬리아(La Canelia) 라는 이름으로도 칭해진 적이 있었으나, 현지인이 사용하는 명칭을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요즘에는 서방에서도 구이리엔이라는 이름으로 칭하고 있다. '라 카넬리아' 라는 명칭은 고대 솔리아테 어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구이리엔이라는 명칭의 의미와 통하는 바가 있다고 한다.

  지역 대부분이 산악 지형을 이루는 곳으로서, 여름이 길고, 겨울이 짧으며, 대체로 기후가 온화한 편이라, 식물들이 살아가기에 이상적인 곳으로서, 이 일대를 강이 지난다. 강마다 보이는 산은 바위산으로서 다소나마 날카로운 느낌이 날 정도로 급격한 모양새를 이루며, 바위의 색이 청회색을 이루고 있어서 산 주변이나 산 위에 자라나는 나무, 풀의 초록빛과 나름 어울릴 수 있으며, 기후의 특성 상, 수많은 풀들이 자라나며, 그 풀들이 산의 모습과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장관을 만들어 낸다.
  산들이 내려다보는 강은 맑으면서도 깊어, 그 수면이 하늘의 모습을 비추며, 하늘과 닮은 푸른빛을 만들어 간다. 이러한 푸름과 초록빛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은 그 모습을 찾기도 쉽지 않다.
  구이리엔이라는 지명의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계수나무', 그리고 '연꽃' 이다. 그 의미에 걸맞게, 구이리엔 일대, 특히 강가에는 수많은 계수나무들이 살고 있으며, 계수나무와 더불어 수련 그리고 연꽃의 모습도 드물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다. 구이리엔을 지나는 '쥬(久, Jiu)' 강의 한 가운데에는 밤이 되면 맑은 달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는 곳이라 하여 '칭위에(淸月, Qingyue)' 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호수가 있으며, 그 호수를 둘러싸는 계수나무 숲은 일대의 장관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한다.
  내가 이른 곳은 그 칭위에라는 호수이다. 남들 다 가 본 곳이라고는 하나, 사람들이 자주 들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생각하며, 그 곳에 이른 것이었다. 그렇게 칭위에에 당도한 이후, 나는 곧바로 한산한 그 호수가에 놓여진 나무로 만들어진 배에 올라앉았다.

  비가 막 그친 이후에 개인 하늘 아래로 초록빛 잎사귀에 의해 꾸며진 푸르스름한 바위들이 위치하며,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하늘에서는 산들바람이 조용히 불어오며, 머리카락을 흔드니,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여러 사념들을 흩날리는 듯이 상쾌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어느덧 배는 물의 흐름이 이끄는 대로, 호수의 한 가운데에 이르고 있었다. 수면 위로 하늘의 색이 은은히 비추어지는 가운데 산들바람에 흔들린 수면이 조용히 물결치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보였다. 노는 주어져 있지 않았지만, 굳이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바람이 이끄는 대로, 호수에 이르고, 호수가로 나아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장관이라고 알려진 곳이라 하나, 실제로 가 보니, 더욱 느낌이 좋았던 곳으로서, 고요한 삶을 잠시나마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의 최절정 기간이라 알려진 지금 이 시점에서도 시원함을 느낄 수도 있으니, 여러 일로 인해 인한 사념으로 달아오른 머리를 식히는 데에는 최적의 장소라 칭할 수 있었다.
  한 동안 호수의 수면을 바라보며 조용히 앉아 있다가, 조금 피곤해져서 바로 배 위에 누웠다. 그와 함께 하늘의 모습이 나의 두 눈을 가득히 채우기 시작하였다. 빗방울과 함께 더러움까지 씻어낸 하늘은 맑으면서 선명한 푸른색을 띠고 있으면서 높이, 새하얗게 빛을 발하는 태양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태양 위로 한 무리의 새들이 날아오고 있었으니, 하늘에서만 살아간다고 알려지기도 한 칼새 무리가 바로 그들이었다.
  '무엇을 찾으려고, 저렇게 돌아다니는 걸까.'
  그 새들의 모습을 보며 조용히 혼잣말을 이었다. 한 때, 칼새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했던 적이 있다, 항상 하늘을 오가기만 하는 칼새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항상 하늘에 있어야만 한다는 그 특성을 알게 된 이래로 포기했었다. 그 새의 모습을 보니, 한 때 무모하기만 했던 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니, 그저 웃음만 나왔다.

  한 동안 가만히 누워 있다가 문득, 그 지역 특유의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인근 시가지에서 얻어온 물품들을 하나씩 꺼냈다, 바로 하얀 도기 병에 담겨진 투명한 액체와 오리알을 가공해서 만들었다는 검은 알. 흙에 감싸여 있었다는 그 오리알은 윤기가 나는 검은색을 띠고 있는데, 마치 젤리와 같아서 바라보는 나에게 식욕을 자극하고 있었으며, 도기 병은 지역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현인들이 마신다는 '물' 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어서, 이 지역에 직접 오기는 처음이었던 나의 호기심을 당기고 있었다.
  그래서 오리알을 먹으며 '물' 을 마신 소감이 어떠하였는지는 바로 말하지 않겠다, 아니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그 때의 경험을 통해 가슴 깊이 깨달은 것이 있으니, 그것이라면 말할 수 있다. :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실상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라는 하나의 문구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