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란다(Vieranda) 지역의 중부에 위치한 계곡 인근에는 수많은 초목이 자라나며, 그 초목 사이로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 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지나는 굽이진 하얀 길이 있어, 초목들 사이로 길을 지나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그 길은 수상 마을과 내륙의 도시들을 잇는 역할을 하며, 수상 마을의 사람들은 그 길을 통해 물고기들을 나르고, 그러면서 도시에 물고기들을 내놓아, 돈을 마련한다.
  더운 지역이라서 그러한지, 풀밭의 색이 유난히 짙다. 지난 한 때에는 급격한 폭우가 쏟아져, 수상 마을의 사람들이 유난히 높아진 수위에 대피하는 소동도 있기도 했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급격히 높아진 수위를 대비해 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거주 공간인 배를 바로 대피시켰기에, 마을이 입은 피해는 많지 않은 편이었으며, 그로 인해 수상 마을이 빠르게 정상적인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한다.

  하늘 위로 거대한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래서 하늘이 하얀색을 띠고 있어서, 비가 올 조짐은 있었으나, 그 조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비는 내리지 않았던 탓에 비 내릴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며, 풀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나아갈 수 있었다.
  길 양옆으로 펼쳐진 풀밭을 이루는 풀들의 사이마다 지금껏 내가 보지 못했던 형형색색의 여러 꽃들이 피어나 있었다, 나 역시 몬다스 동부 지역에 살고 있었다지만, 동남부 지역으로의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 지역의 기후부터 풍경까지 모든 것이 낯설었던 탓에 보지 못한 꽃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그저 신기해 보였던 탓에 그 모습을 하나씩 둘러보며, 자연히 발걸음이 천천히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몬다스 동부, 그리고 그 너머의 섬에서 살고 있다는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그들보다 앞장서며, 수상 마을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천천히 길을 나아가는 동안, 그런 나의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동행하시던 분들 중 한 명에게서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이라, 많이 신기한가 봐요."
  "그렇지요." 이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몬다스의 동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동남부의 풍경을 직접 보지는 못했기에 그 곳에서 자라나는 화초들의 모습이 당연히 처음 보는 모습일 수밖에 없다는 언급을 하고 있었다. 이에 그 분께서는 그저 환하게 미소를 지으시면서,
  "저도 사실 그래요, 이래저래 무던해지기는 했지만."
  이라는 말을 건넬 뿐, 그에 대해 달리 언급을 하려 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렇게 처음 보는 꽃들로 가득한 꽃길을 거쳐, 한낮이 될 무렵에 수상 마을에 도착, 고기잡이 일을 하는 사람이 거주하는 배 위에 올랐다. 여행을 주도하는 두 사람이 물고기를 이용한 요리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저 이곳저곳 둘러보는 일이 목적이었기에 그들에게는 달리 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수상 마을은 그야말로 모든 거주 구역이 물 위에 있기에 부여된 명칭으로서, 거주 구역이 고정을 위한 닻을 달고 있는 거대한 배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강을 따라 혹은 강을 거슬러 움직일 수 있었으며, 그래서 마을의 위치도 수시로 변화할 수도 있지만, 주요 거주 구역은 초원길을 따라 나 있는 강으로서, 이주는 임시적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 수상 마을에서 잡은 물고기들은 동행하시던 두 남자 분들께서 요리를 하셨다. 우선 머리와 표피의 비늘을 제거하고, 내장을 제거한 이후에 살을 칼로 도려내면서 하나씩 조각을 만드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후일 이들이 라마란(Lamaran) 인근의 실력 있는 요리사들이었다고 한다. 라마란이면 내가 거주하는 마을인 이렌다(Irenda) 와 이웃되는 곳이니, 그 정보를 알게 되면서 한 번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들의 요리는 구워지지 않은 생선살과 생선살이 들어간 각종 맑은 수프. 국물이 맑았지만, 순수한 물에 가까운 국물이었던 탓에 끓여진 그 국물은 유난히도 뜨거웠다. 먹다가 입 천장에 무리가 올 지경이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을 정도.
  이외에 작은 열조차 받지 않은 생선살 역시 이 때 처음 먹게 되었다, 본래는 물의 정령이나 먹게 된다고 알려져 있었던 그 생선살은 처음 먹어보는 탓인지 별다른 맛을 느끼지는 못하였으나, 이들의 근원이었던 생선마다 각자 먹으면서 다른 느낌이 나는 것만큼은 확실했으며, 차갑게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먹으면서 시원한 느낌도 들었다. 본래 이런 음식들은 함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지만, 즉석에서 잡아 요리한 것이라서, 그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생선살을 날것으로 먹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생선이 갖고 있던 병균 등이 열에 의해 죽지 않았기에 이들이 체내로 들어가면서 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에 대해서는 하나의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다. : 이러한 병균은 강물에 병균이 퍼지면서 생기기도 하지만, 대개는 운송 도중에 사람의 손길이 오가며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깨끗한 강에서 잡힌 물고기들에게는 이러한 병균이 감지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그래서일까, 먹으면서 지금까지도 별 탈이 일어난 적은 없다. 다만, 이런 가공되지 않은 생선살을 먹는 일은 나에게는 익숙치 못한 탓인지, 계속 하지는 못할 것 같다. 물론 장국 등에 찍어서 먹으니, 나름 맛을 느낄 수는 있었지만 내가 찍은 장국의 양이 많았는지, 바르게 먹는 습관이 아니라는 지적을 계속 받았다-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이 분들께서는 요리사들이시니 그러할 수도 있었으리라-.
  이는 어쩌면 사는 곳의 특성, 그 차이 때문이 아닐까. 나는 가공되지 않은 무 혹은 연근 등의 뿌리를 직접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 분들께서는 그런 일은 하지 못하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