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즈음 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 때, 나는 거리에서 조용히 자신의 수첩을 바라보고 있던 어떤 나이든 아저씨께서 항구의 방파제 위에 조용히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것이 그저 궁금해서 그를 지켜보기 위해 조용히 그의 곁에 앉았다.
  한참 동안 조용히 앉아있기만 하던 아저씨는 문득 옆에 인기척이 있음을 알아본 이후, 조용히 나에게 고개를 돌렸고, 그러면서 나의 모습을 확인하고 바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였다.
  "제법 예쁜 아가씨로구나, 이 마을에 사는가?"
  "예." 그러자 나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였고, 이어 그는 나에게 아버지, 어머니는 같이 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굳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갈 필요는 없었다고 화답했다-실제 내 집은 항구 근처에 있어서 금방 갈 수 있다-.

  그 아저씨는 이 해안 일대를 거치는 길을 걸으며 여행하는 사람이었다. 그 분께서는 기차와 도보라는 이동 수단을 병행하며, 대륙의 동북에서 동남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해안과 도시 그리고 마을을 계속 오갔다고 한다.
  다만, 대륙 동부 일대의 사정을 잘 모르는 탓에 주요 명소에 대한 정보를 들어도, 직접 그 곳으로 가지는 못하고 있었으며, 그저 명소 주변 일대에 자리잡고 있을 여러 길과 마을들을 지나가며, 조용히 길을 걷고 있다고 자신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 여행을 하는 보람이 없지 않나요?"
  이에 나는 바로 당황하고 있었다, 들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을 들러, 그 곳에서 뭔가 얻어 가지 못한다면 여행을 하는 그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의한 일. 그러면서 그 감정을 드러내는 질문에 그 아저씨는 이렇게 답을 하고 있었다.
  "아니 있어, 그저 이름 없는 곳을 들르고, 걸으며 방황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러면서 바로 앞에 펼쳐진 하늘과 바다의 모습을 보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는 아저씨. 그러면서 자신이 그저 걷기만 하고 있으면서도 여행에 큰 보람을 느끼는 이유가 그 풍경에 있음을 밝혔다. 그 이후, 나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들며, 그 아저씨께서 건네신 말의 의미를 바로 찾을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의 눈앞으로는 언제나처럼 바라보고 있던 바다의 수면이 파도를 넘실거리게 하고 있었으며, 그 위로 유려한 무늬를 가지는 푸르스름한 구름이 드리워진 하늘이 바다의 수면과 함께 장대한 선 하나를 그리고 있었다. 그 날은 유난히 바다의 청록빛이 아름다웠다, 마치 언젠가 보았던 그 도자기의 색을 연상케 하는 그런 색이었다-본래 도자기의 청록빛은 바다의 색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며, 그 오묘한 색으로 바다의 자연색과는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