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생선을 정말 조리하지 않고 먹어도 되는 거야?"
  리아리엔(Liarien) 이 생선을 잡아서 집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며, 동행하면서 나에게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이에 그저 조용히 앞을 바라보는 채,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화답을 하는 나.
  "...... 그렇다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내가 아는 바로 동부 지역의 반도와 섬 지대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았을 때, 우선적으로 취하는 행동이 있다고 하는데, 이 중에는 라넬리스의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1. 생으로, 거의 조리하지 않은 채, 특수한 향신료로 가미.
2. 뜨거운 국물에 넣어서 익힌다, 이 때 각종 양념이 맛을 위해 들어간다.
3. 통째로 굽는다. 소금과 후추를 이 때 가한다.
4. 녹말로 옷을 입힌 후, 튀겨 낸다.
5. 찜통에 통째로 집어넣고, 열기와 증기로 찐다.

  숫자가 낮은 순으로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리 방법이라고. 당연히 1 의 경우는 물고기가 어지간히 신선하지 않으면 해서는 안 될 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고기의 기생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거의 1 의 경우에 해당되며, 나머지는 기생충이 열기 등에 의해 죽어버리거나 타버리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차피 열기에 달구어지면 그건 고기가 되는 것은 별반 다를 바 없기는 하기에 그러할 것이다.
  "나 같으면 꼬치에 꽂아서 구워먹겠지만."
  설명을 이어간 이후, 나는 바로 내가 평상시에 생선을 잡아서 하는 행동을 거론한 이후에 갓 마련한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는 방법에도 그렇게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그에게 건네려 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니, 생선을 잡아서 온 나를 먼 라르니온에서부터 온 바다 낚시를 전문적 취미로 삼는다는 한 젊은 부부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어제 즈음, 물고기를 잡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래로 잠시 머물 곳을 찾기 위해 내 집으로 찾아온 두 사람. 이들을 보자마자 나는 반갑게 인사를 하며, 이들에게 생선을 건네었다.
  본래 물고기를 다루는 일이라면 물의 정령들이 못할 일은 아니지만, 물의 정령들이 물고기를 다루는 일은 토막쳐서 바싹 굽거나 찌면 이를 다시 먹기 좋게 토막내는 경우나, 살을 썰어서 몇 조각으로 분리하면 잔뼈를 뽑아내고 분리해서 앞으로 먹기 편하도록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렇게 생선을 대접하려니, 그 젊은 부부에게 다소간의 아쉬움의 감정이 요리를 전달 받으면서 나타나는 것이었다.
  본래 물고기를 썰거나 토막내고, 살에 끼어있는 잔뼈를 뽑아내는 일은 물의 정령들에게 워낙 익숙한 일이었으나, 물의 정령의 특성상, 익숙하게 할 수 없는 것이 있어서 젊은 부부로부터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살을 썰어내는 데에 피가 묻으면 생으로 먹을 때, 비린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과 그렇다고 피를 씻어내면 생선 특유의 맛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지적이 유난히 잦았다.
  이번에 하게 될 요리는 그렇게 피가 묻은 생선살 조각을 이용한 것으로서, 생선살을 갈아서 만드는 일종의 튀김이었다. 젊은 부부 중 아내가 요리를 도맡아서 했는데, 세심히 신경을 쓴 흔적이 돋보여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각종 생선찜들과 젊은 부부 중 남편이 마련한 생선의 생살 조각들을 하나둘씩 먹었는데, 간장이나 향신료를 찍어서 먹으니, 비린맛도 없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어하며 먹을 수 있었다.
  젊은 부부가 잡아온 물고기는 대략 2 마리 정도로 한 마리는 대략 0.4 메타르, 그리고 다른 한 마리는 대략 0.45 메타르 정도 되어 보이는 상당히 큰 종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잡은 어린 푸른 물고기들만 하더라도 수십여 마리는 되었기에, 보통 일은 아니었다고 언급을 하는 젊은 부부 중 남편.
  물고기도 잘 잡고, 요리도 잘 하는 부부 덕에 평상시에는 느낄 수 없었던 희귀한 맛까지 체험하며, 근래 며칠 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 부부가 밝은색을 띠는 액체로 채워진 병 하나를 들고 집으로 찾아오는 광경도 볼 수 있었지만, 그 병 안을 채우는 액체까지 마시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사실 그 날 잡은 물고기는 1 마리가 아니라 수십 여 마리는 되었다. 하지만 낚시대를 들어올릴 때마다 어린 물고기들이 잡혀온 탓에 그 물고기들을 차마 잡아먹을 수는 없어서 잡힐 때마다 풀어주기를 반복하였기에 잡은 물고기는 한 마리 정도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이를 두고 젊은 부부들은 그저 웃어주기만 할 뿐, 나에게 불편한 심기를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다, 본래 낚시를 하면 원하는 물고기를 그런 물고기들의 방해로 인해 잡지 못해 허무하게 낚시 재료만 허비하는 채,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