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미로 정신 없었던 성야와 신년 행사 기간이 끝나고, 그 이후로 4 일이 더 지났다. 이제 493 년이 찾아왔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있으니 그 속도는 492 년의 이맘 때에 비하면 확실히 빨라진 감이 있다-작년에는 2 월이 될 때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2 월에 있었던 일을 두고, 금년의 일이라 여기고 있으니, 493 년이 왔음을 온전히 실감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번 주 중에는 가장 추웠다는 3 일에는 이웃집에 살고, 가끔씩 동거도 하는 사넬라(Sanela) 와 이것저것 조금씩 먹고 마시며 지내왔다-정작 먹은 양은 2 번 식사한 정도였지만-. 그러면서 그와 함께 이것저것 많은 대화를 주고 받았으니, 아래의 대화는 그 내용 중 일부이다.
나 : 신년 축제 때는 잘 지냈지?
사넬라 : 응, 너는 성야 축제에 신년 축제까지 일이 많아서 정신 없었지?
나 : 정신 없기는 해도, 그 만큼 즐거웠으니까.
사넬라 : (미소를 띠며) 살며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니, 정말 즐거웠던 모양이네.
나 : 그랬었지, 축제였으니까. 그래서 이래저래 힘들어도 분위기를 타며 즐거워 할 수있었던 거야.
사넬라 : 성야와 신년 축제 모두 진행에 참여했었어?
나 : 성야 축제 때만. 신년 축제 때에는 구경만 많이 했어.
사넬라 : 무용수들도 많이 왔었지?
나 : 응, 무희들부터 전문 악단까지 올 사람은 왔어.
사넬라 : (다소 음침하게 목소리를 내며) 요정 같은 무희들도 있었겠지?
나 : ...... 너는 여자아이가 그런 사람들을 밝히니.
사넬라 : 예쁜 사람들은 누구라도 좋아하잖아. (화제를 바꾸며) 그건 그렇고, 로사넬은 성야 축제 때 무엇을 하고 있었어?
나 : 바자회에 참가해서 이것저것 팔았어. 성야 축제 때에는 원래 그런 바자회를 하는 경우가 많잖아.
나 : 사넬라는 이번 해에 무엇을 하고 싶어?
사넬라 : 올해에는 어떻게 지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구나.
나 : 응, 그렇게 묻는 편이 더욱 적절하지 않을까 해서.
사넬라 : 그랬구나. (잠시 생각하다가) 특별히 그에 대해 생각해 본 바가 없기는 해도, 하루하루 별 무리 없이 지내기를 반복하다 보면 무언가 생각나는 것이 있지 않을까.
나 : 그래? 나는 올해에는 여러 물건들을 만들어 보고 싶어.
사넬라 : 주로 그릇을 만드는 일이겠지?
나 : 응, 어떻게 알았어?
사넬라 : 이전에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어서 알게 됐지. 이외에도 하고 싶은 일은 더 있지?
나 : 응, 누군가가 비행기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관련된 일에 도움을 주려고 해.
사넬라 : 아르나이인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기는 해. 그 일을 도와주려고?
나 : ...... 그 비행기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까.
사넬라 : 나도 가서 도와주러 가 볼까.
나 : 원한다면 그렇게 해도 돼. 다만, 일을 이어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겨운 상황도 있을 텐데, 괜찮겠어?
사넬라 :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음을 감안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잖아. (미소를 띠며) 재미있을 것 같아 보이니, 나도 가서 도와주러 갈게.
나 : 내가 가게 되면, 같이 갈 거지?
사넬라 : (뭐라 대답하려 하다가) 응, 이라고 대답하려 했다가, 함부로 대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바로 대답은 하지 않았어. 이런 대답도 결국에는 약속의 일종이잖아, 그러니까.
그리하여 나와 사넬라는 이번 493 년에는 아르나이에 거주한다는 어느 기계공이 하는 일인 목조 비행 장치 실험의 일을 도와주기로 하였다. 다만, 사넬라의 경우에는 5 월 중에 도와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결과가 어찌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비행 장치라는 것이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와 더불어 나는 불의 결정을 이용해 그릇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다.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을 함부로 할 수 없겠지만, 가능한 많이 만들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