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아 마을에 사는 친구들에게 적는 글 :
혹시 성야 기간 중에 '정체 불명의 누군가' 로부터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있는 사람이 있어?
나도 어렸을 즈음에는 집으로부터 성야 기간 중에 굴뚝에서부터 떨어졌을 것 같은 선물을 받은 적이 있었어. 25 일에 선물을 받고, 작은 인형이라든가 종이 접기로 만든 작은 학들을 모아놓은 작은 병들과 같은 물품들을 받았었지. 처음에는 선물을 받은 일 자체에 대해 매우 기뻐하고는 하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선물들이 어디에서부터 오는지에 대해 궁금하다고 여기기 시작했어.
어디에서 오는지도 알지 못하고, 그 정체도 알 수 없었기에, 그 단서를 찾아내기는 어려웠지. 다만, 주변에 들려오는 소문을 통해, 그 사람은 라르니온 대륙 북부의 어느 마을 근방에 조용히 살고 있다가, 12 월 즈음부터 일을 하기 시작해, 24 일 밤과 25 일 새벽에 걸쳐 한 번의 일을 한 이후에 다시 그 마을 근방으로 들어가 숨어 버린다는 이야기라면 들은 적이 있었지.
또, 어느 소문으로는 레미아라는 마을 근처의 얼음 섬에 집을 짓고 그 집 위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으나, 얼음 위에 집을 짓는다는 이야기 자체도 그렇거니와, 레미아 근처에 외딴 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서 그 소문은 사실이라 믿지는 않았었어.
그 소문에 대해서는 혹시 알고 있는 사람이 있겠지? 그러면서 레미아 마을 근방을 찾아가 본 이도 있기는 있었어. 하지만 정작 근방에는 집 같은 것은 무엇도 없어서 실망한 사람도 있을 거야. 그래서 함께 가 보기로 했었지, 그 라르니온의 북쪽 마을로. 마을 근교를 둘러보기 위한 일이었었지.
평상시보다 많이 데려갔었어, 궁금해하는 모든 애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일이었었지. 그런데,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라르니온 북부의 마을 근교에 위치한 외딴 집에 조용히 살고 있는 사람이 레미아 마을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었던 것 같아.
그 때, 우리는 작은 집을 발견하기는 했었어. 소문의 근거는 분명 그 작은 집이었을 거야. 평상시에는 항상 조용하다 보니, 레미아나 세니티스 혹은 라르니온의 마을들을 들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질 수는 있었을 거야. 하지만 갔다 온 이들이라면 모두 알다시피, 그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 심지어 유리창도 반파되고, 파편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지. 당연히, 그 안으로 찬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어. 이러한 집에서는 누구도 살지 않고 있었을 거야, 만약 사람이 살고 있다면, 어떻게든 창문을 수리하기라도 했겠지.
12 월에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 곳에는 사람이 없으며, 소문은 결국 소문일 뿐이었다고 결론을 내렸었어. 선물을 주기 위해 들르는 마을에 대해 알 수 있으려면, 관련된 정보를 무수히 많이 알고 있어야 하고, 이 정보를 수록하기 위해서는 거주하는 곳이 따로 필요할 텐데, 아무것도 없고, 그야말로 깨어진 창문과 부서진 가구의 흔적만 남겨진 그런 집을 방치해 두는 사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그렇게 소문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선물을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다가, 어느 날, 아니, 성야가 오기 이틀 즈음 전에 레미아 마을에 살고 있던 빵집 아주머니께서 마을 공용 창고에서 무언가 부지런히 챙기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 그 때, 내가 물었지.
"아주머니, 거기서 뭐하시는 거예요?"
눈을 크게 뜨며 바라보면서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지만, 아주머니께서는 어떤 반응도 없이, 일에만 열중하시고 계셨지. 이상한 일인 거야, 평상시라면 나의 물음에 어떻게든 그 아주머니께서 반응을 하시고, 나를 향해 돌아서려 하셨을 텐데, 그런 모습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시지 않으셨던 거야.
그래서 무슨 일인가 싶어, 창고 안으로 들어가려 하시자, 아주머니께서 유난히 강한 기세로 나의 앞을 가로막으며, 나를 저지하려 하셨어. 그래서 창고 안으로는 결국 접근할 수 없었지. 당시에는 너무나 당황스러운 일이라, 이에 대해 뭐라 말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 나.
그 행동에 대해 한 동안 생각을 하고 있다가, 연말 즈음이 되니,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낼 수 있게 되었어, 이후, 성야의 날이 오고, 어떤 어린 아이가 받은 선물 상자의 뚜껑을 조용히 바라보니, 어떤 글자들이 적혀 있었는데, 그 글자들은 달리 생각할 것 없이, 그 아주머니의 글자들이었거든.
'그랬던 것이로구나......' 그 글자들을 보며, 나는 아주머니께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대략이나마 알아낼 수 있었어. 더불어, 레미아 마을을 돌며 선물을 나누어주는 이가 누구인지도 알게 되었지. 이에 대해 그 당시, 라르니온 북부의 작은 집을 들렀던 이들에게 모두 알리려 하였다가, 이래저래 사정이 되지 않아 모두에게 알리지 못했다가, 혹시 이 일기를 볼 사람들에게나마 알리려고 해.
하지만, 성야 전날에 선물을 나누어주는 사람이 어떤 모습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하기는 해,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