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 전, 그러니까 18 일에는 그토록 가기를 원했던 세니티스에 소재하고 있는 리히트슈타델(Lichtstadel) 이라는 곳에서 2 년마다 한 번씩 개최된다는 박물회 관람을 위해 세니티스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그 도시에 이르게 되었다. 그 이외에는 특별히 갈 곳이 없는 도시였지만, 그 점을 감안할 수 있었던 것이, 그 박물회는 전시장 규모부터 막대해서 그 전시장에서 몇 시간이고 보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전시장으로 나아가는 동안, 슬슬 점심식사 때가 왔고, 그래서 미리 준비해 온 물이 아닌 또 다른 무언가 곁들여 마실만한 것을 원하게 되었다. 준비해 온 도시락에는 고기 튀김과 야채, 그리고 계란구이가 있었고, 이들 요리에 곁들여 마시기에 좋은 것이 있다면 상큼한 과일즙이 있었다. 북쪽 지역이라고 해도, 간이 상점 등에서는 과일즙을 만들어 주고는 하였으며, 그래서 그 상점을 찾을 수 있으면, 과일즙을 얻어오는 일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주택들로 둘러싸인-보이는 면이 뒤뜰 같아 보이기는 했지만- 그 길목의 어디에도 상점 하나 보이지 않은 것이었다. 간이 상점은 물론이거니와, 상점 마차 하나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식사시간이 되었고, 점심을 먹으려 해도, 음료수를 구하지 못해, 상점을 찾을 때까지 그저 식사시간을 미루고 미루기를 반복할 뿐, 달리 뭔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길목 어디에도 상점 하나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거지?'
  이에 대해, 나는 당황하면서도 계속 찾아보려 하였다. 하지만 정말로 박물회 전시장 근처의 식당가에 이를 때에도 그러한 상점을 찾을 수 없었다. 식당가에 이른 이후에는 곳곳마다 식당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에-도시락이 있는데 굳이 식당에 갈 이유가 있었을까-, 거리를 벗어날 때까지 발걸음을 계속 옮겼다. 그 거리 일대에는 일반적인 상점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아예 거리를 벗어나려 하였던 것이었다. 그와 더불어 전시장의 휴식 공간을 이용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전시장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 한 가운데에 있었다. 길 건너편에는 찻집이 있었고, 그 찻집에서 차를 마련해 올 수도 있었으며, 그래서 그 집에서 차가운 카페를 마련해서, 도시락으로 마련해 온 음식을 다소 쓴 카페를 마시면서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카페의 맛이 쓰기는 썼지만, 다소 느끼한 감이 있는 튀김과 계란구이에 그 쓴 카페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점심 식사를 한 곳은 전시장 근처의 돌 의자로서, 이외에는 달리 앉을 곳이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서, 바로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서,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물품들을 구경하기 시작, 시작할 때부터 나는 각종 물품들을 활용해서 만들어 내었다는 각종 물품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종류가 워낙 다채롭고, 모양새부터 여러모로 재미있어서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다시 언제 들를지 알 수 없었기에-거의 못 들른다고 해도 좋았다-, 가급적이면 오래 두고 그 모든 물품들의 모습을 감상하려 하였다.
  그 전시물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빛으로 무늬를 그리는 기둥이 있었는데, 그 기둥은 주변에 위치한 자전 수레의 특징인 그 발판을 밟아 돌려서 빛을 그릴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 위에 앉아 상당히 빠르게 돌려야만 빛이 빠르게 무늬를 그려, 그 빛이 기둥 끝에 이를 수 있었음이 그 특징으로 처음 보았을 때에는 소녀 3 명이 주변에 위치한 모든 의자에 앉아 열심히 발판을 발로 돌려서, 기둥의 빛을 끝까지 올려놓고 있었으니, 이 당시에는 그래서, 그 빛이 그렇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이후에 소녀들이 자리를 떠나면서 빛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외에 손으로 장치를 돌리는 것으로서, 빛을 일으키거나, 소리를 울리게 하는 각종 장치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으며, 모두 열심히 장치를 돌려야 빛을 계속 유지하거나, 빛으로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좌우 양쪽에 장치가 있어서 한쪽은 파란색, 한쪽은 빨간색 빛을 일으킬 수 있는 것도 있었는데, 그 두 가지 색의 빛이 함께 모이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보였지만, 두 장치를 모두 돌려야만 가능한 일이었기에, 무리하게 양손에 하나씩 장치를 잡고, 돌린 적도 있었다.
  이외에도 다른 전시장에서도 여러 공예품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기존에 만들어진 물품이나 태고 시대의 유적에서 발굴된 각종 물품들을 가공해 만들어 내었다는 공통성을 갖고 있었으니, 이번 전시회의 성격에 그러한 것이 있었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전시장은 그 규모가 그렇게 크거나 하지는 않아서, 오래 두고 전시장에 머무르려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 시간 정도면 관람을 마칠 수 있었다. 그래서 바로 근처의 미술관-전시장 입장권이 있으면 돈 내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이나 역사관 관람까지 마쳤음에도 시각은 15 시에 불과했다.
  그렇게 전시관들의 관람을 마치고, 18 시 즈음에 저녁 식사를 한 이후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 모든 구역을 다 둘러보고, 이전의 그 전시장으로 돌아서는데, 낮에는 사람들이 붐비던 광경이, 17 시 즈음되니, 무척 쓸쓸해지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