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다스(Mondas) 서부, 몬다스와 알미차(Almiza) 북부의 경계인 라마슈(Lamash) 산맥 인근의 고원 아슈카르(Askar) 의 북동부, 평야 지대와 맞닿아 있는 곳에는 한 구역을 둘러싸고 있는 듯한 성새가 자리잡고 있고, 이 성새를 따라 산길이 고리와 비슷한 형태를 이루어내고 있다. 다만, 성새의 일부는 소실되어 있고, 그래서 성새를 따라 난 길 역시 그 소실된 부분에서는 분명치 않아 성새가 소실된 지점 간은 가는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다.
  성새의 길은 6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서부인 1 번째 길을 시작으로 북쪽 기준으로 시계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5 번째 길은 길이 정해져 있는 데다가 비교적 길이 평탄한 편이라 가는 길이 편안한 편인 반면, 3 번째 길은 길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험난한 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 중 반은 오르막 길이기도 하여, 그 길을 나아가는 것이 무척 힘든 편이다.
  처음에는 2, 3 번째 길을 나아갔고, 그 다음으로는 1, 5 번째 길을 역순으로 나아갔었다. 5 번째 길의 오르막 길 역시 힘든 편이기는 하였으나, 3 번째 길의 오르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편한 편이라 여길 만해 보였다. 3 번째 길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 2 번째 길의 경우에는 산자락을 따라 나 있는 평탄한 길을 나아가면서 3 번째 길 역시 그러할 것이라 생각했던지라 오르막길 계단이 길게 이어진 이외에 달리 갈 길이 없음에 대해 당황하여 더욱 힘들었던 감도 있다.

  이 성새의 길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길을 따라 나아가다 보면 몬다스 서부의 고대 문명에서 찾을 수 있는 건축물과 유사한 형태의 건축물들을 찾을 수 있으며, 이 건축물들은 성새 안쪽에 주로 분포되어 있었다. 또한 성새 내부 중심의 저지대에는 거대한 호수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호숫가의 북쪽에는 사당이 하나 자리잡고 있었다.
  이 성새가 발견되기 전까지, 이 일대에는 문명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여기어졌다. 아닌게 아니라, 그 산악 지대는 예로부터 문명의 흔적은 커녕, 사람이 살았던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고, 지금도 그 일대에 사람이 살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환경적인 특성 상, 예로부터 사람이 살기에 어려운 면을 가지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이 살거나 하지 않았을 법한 곳이었는데 어느 날, 그 산악 지대에서 조난을 당했던 이가 산길을 헤매다가 이 성새와 더불어 성새와 함께 남은 문명의 흔적인 건축물들 그리고 호수의 사당을 발견하게 되었고, 우연한 계기로 산악 지대를 빠져나올 수 있었던 그 사람의 증언을 통해 그 일대에 문명이 있었음을 비로소 알 수 있었던 것이었다.
  성새 일대의 문명은 많은 유물들을 남기고 있었다, 자기 및 유리 용기부터 시작해서 기묘한 양식의 건물 내부까지 여러 문명의 흔적들이 온전히 보존되고 있어서 이를 통해 이미 사라진지 오래된 성새의 나라가 얼마나 번영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성새 내부의 유수한 건축물 내부에서 발견된 수많은 화려한 물품들은 그 나라가 매우 번영한 곳이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번영하였을 뿐만이 아니라 나름의 과학 체계도 갖추고 있었던 모양으로 '시간의 사원' 이라는 곳에서 발견된 시계는 그 나라의 시간 체계를 바탕으로 시계의 판과 그 판에서 일어나는 모종의 현상을 통해 사람들이 시간을 알 수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다만, 이 시계의 작동 원리에 대한 사항들은 현재 남아있지 않아 이 시계를 사용할 수 있는 이들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해야함이 옳을 것이다. 이 시계는 현재 원 위치인 다시 '시간의 사원' 내부의 제단에 돌아와 있다.
  8 종의 '힘의 신보' 가 그 나라에 전해지고 있었다고 한다. 마치 자그마한 메달처럼 생긴 신보들에는 각기 다른 문양들이 돋을 새김되어 있다고 한다. 각 신보에 새겨진 문양은 하나씩 그 나라에서 숭앙되던 신들 중 1 명을 상징한다고 하니, 그 나라에서는 8 명의 신들을 섬기고 있었다고 볼 수 있었다. 이는 세니티아의 '7 대 사도' 와 유사해 보이는 면이 있으나, 사도와 같은 존재인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각각의 상징하는 바부터 사도들과 다른 면이 있었다.
  힘의 신보를 통해 알 수 있는 신들의 상징은 '불', '힘', '별', '죽음', '빛', '하늘', '나무' 그리고 '눈' 으로서 주로 자연의 산물들을 신으로 모시고 있었던 모양으로 신보는 소지한 이가 신의 힘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메달을 소지한 이후에도 별 다른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나라의 시대가 끝나고, 신앙이 잊혀지면서 더 이상 힘을 발휘하거나 할 수는 없게 된 것 같다.

  평야 지대와 유사한 면이 있다지만 나름 고유의 신앙과 과학 체계를 갖추고 번영하는 모습을 보였을 문명 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삶을 살아갔을 것이고, 그 강역은 성새를 떠나 넓게 분포되고 있었을 것 같으나, 이 문명의 흔적은 현재 성새 내에서만 발견이 되고 있으며, 또한 사람들의 흔적조차 이제는 남아있지 않다.
  현재는 '시간의 사원' 내의 제단에 놓인 그 시계를 올려놓았을 때, 그 사람이 시계를 통해 옛 시대 사람들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사실인지 여부를 알 수 없었을 뿐더러, 만약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들의 기억을 통해 문명이 사라진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외부의 침입 흔적도 없어 보이는 이 문명의 멸망에 대해, 혹자는 모종의 원인으로 인해 인구가 점차 감소해 가고, 사람들의 수가 줄어 가면서 황폐해져 가는 도시에서 사람들이 흩어져 저지대로 떠나갔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은 국가 내부의 갈등이 첨예화하고 이것이 무력 투쟁으로 변질되어 가면서 국가가 스스로 자멸했으며, 성새 내 도시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음이 그 증거임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먼 옛날의 일이 되어버리고, 기억의 흔적이 사라진 이제 와서,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해 명확히 밝힐 수 있는 이들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 그 기억을 본 이후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이들, 혹은 과거의 기억을 살펴볼 수 있는 이들이 생겨난다면 그 때 즈음에 밝혀질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