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쟈오링이 라피엔을 데리고 집을 나서자, 나는 파랗게 빛나는 구체의 형상을 이루는 카리나와 벨라를 집에 놓아두고, 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위험에 처했을 때에는 우선 카리나가 보호하고, 벨라가 다가오는 이를 공격할 수 있도록. 그리고 벨라는 그래도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면 푸피아에게 통신을 보내, 그가 응답해서 내가 알도록 해 줘, 나는 항시 푸피아를 데리고 있으면서 그의 응답이 오는지 확인하고 있을 것이니까. 알겠지?"
  그리고서 나는 집을 나서, 중앙로 근처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여전히 각자 다른 옷차림을 하며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중앙로. 그 중앙로는 사태 수습이 끝나 탑의 남쪽을 향하는 부분이 심하게 파손된 것을 제외하면 평온해져 있었다. 이미 밤은 깊었으나, 중앙로 부근의 거리는 여전히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모양새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며 내가 말하였다.
  "번화가에는 낮과 밤이 따로 없음이란 어딜 가도 마찬가지로구나."
  그 무렵, 내가 소환한 픽시아가 반응을 보이더니 다른 공간으로 나아갔을 리아넬의 목소리가 나의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이에 내가 놀라며 그 통신에 응하면서 물었다.
  "리아넬이잖아, 무슨 일이야?" 이에 리아넬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락했다고 묻고서, 나에게 잘 지내고 있느냐는 물음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나는 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화답한 다음에 지금 번화가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가만히 구경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뭐? 그러면 여행하는 목적도 잊은 거야?"
  "그건 아냐, 리아넬!" 이에 나는 아니라고 바로 화답하고서 한 가지 일거리가 생겼는데, 그 일을 자신이 만난 사람이 대신하고, 자신은 집에 있게 되었음을 밝히고서 지켜줄 사람을 카리나와 벨라가 지키게 하고 나는 집을 나섰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네가 집을 비울 때, 사용하던 방식이로구나, 요피."
  이에 리아넬은 그 행동에 대해 그렇게 말하고서 곧바로 나에게,
  "뭐, 그 정령들의 능력이라면 어지간한 도둑 정도는 어떻게 할 수 있겠지."
  라는 말을 한 이후에 자신은 우주 공간의 도시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하고서 그 곳에서 공연을 구경하고 있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그 곳에서도 공연이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었으나, 한창 사건이 일어났다가 사건 수습이 되고 있는 마당에 큰 공연이 이루어질 리 없었기에 나는 곧바로 그에게,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그런 행사를 기대할 수 있겠어?"
  라는 말을 건네고서 그래도 번화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있으니 심심하지는 않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리고 동방 세계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오면 조금 재미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이에 리아넬은 밝아진 목소리를 내며 나에게,
  "오고 싶긴 한데, 그것보다 우리가 갈 수 있는 곳 중에 그런 곳이 있으면 알았으면 좋겠는데."
  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나는 "나중에 알 만한 사람에게 물어보자." 라고 화답하고서 공연 현장은 어떠한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리아넬은 꽤 즐거워 보인다고 화답하고서 그 공연 현장에 더 머무르고 있다가 바로 떠날 생각이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하고서 이야기 해 주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나는 결국 있었던 일을 그에게 이야기 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 한숨을 내쉬고서 그에게,
  "결국, 그 얘기를 들으려 한 것이었어?"
  라는 물음을 건넨 다음에 원한다면 이야기 해 주겠다고 화답한 다음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그에게 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그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라고 말한 후에 나에게 정체를 숨기면서 암약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하게 된지도 오래인데, 그런 자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놀랬다고 말하고서 그에 대해 물었다.
  "그래, 그는 어떤 사람이야?"
  "평소에는 짓궂은 감이 없지 않은 아이인데, 싸움에 들어서면 꽤 진지해져. 상황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나 봐."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실제로 만나면 여러모로 피곤할 것이라고 말하고서 발걸음을 옮겨 여관으로 추정되는 곳과 그 건너편의 술집들이 늘어선 곳에 이르면서 물었다.
  "그런데, 우리, 언제까지 이런 환상 세계 속에서 머무르고 있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일단 나갈 생각이나 해, 푸념이나 늘어놓지 말고."
  이에 리아넬이 나를 다그치면서 말한 다음에 나에게 두 가지 중대한 정보가 있음을 밝혔다. 이에 무엇이냐고 내가 묻자, 리아넬이 그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려주었다.
  "내가 나아가는 길과, 요피가 나아가는 길의 끝이 똑같다는 거야. 그리고 도중의 한 곳에서 합류하게 된다는 것이지. 그것이 전부야."
  "그래?" 이에 내가 그렇게 묻자, 리아넬은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또 한 가지가 있음을 언급한 다음에 그에 대한 설명을 나에게 바로 해 주기 시작하였다.
  "요피가 나아가려 하는 궤적의 일부가 과거에 죽었던 한 여인의 영혼이 따르고 있는데, 그 여인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하는 상태야."
  이에 나는 놀라며 혼잣말로 '설마?' 라는 말을 하고서 그 여인의 목적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냐고 물었다.
  "응, 하지만 그 여인의 특성에 대해 조금 더 찾아보면 알 수 있겠지. 정보가 더 나오면, 그 때 너에게 알려주도록 할게. 지금은 궤적을 따라 나가는 일에 충실히 해 줘."
  그러자 나는 알았다고 답한 다음에 그와의 통신을 끊었다. 그리고서 다시 길을 돌아다니다가 거리 한 곳에 한 사람이 불길에 휩싸인 공들을 실에 묶은 채, 그것을 돌리는 연기를 행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어린 소년이나 소녀들은 눈을 크게 뜨며,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으나, 다른 이들은 잠시 미소를 짓거나 무표정을 한 채, 그저 지나치면서 바라보고 있었을 뿐, 큰 관심은 주지 않았다. 그 광경에 대해 나는 그렇게 잠깐 보고 지나쳐 가는 사람들과 재주를 부리는 이를 차례로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이미 지루해진 장기인가 보네, 저렇게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모습을 보니."

  그리고 어느 큰 술집 근처의 왼편 벽에 기대어 있으며 잠시 서 있으려 하는데 그러한 나를 향해 이전의 붉은 치파오 차림을 한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인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미소를 지으며 놀라는 나에게 "다시 오셨군요." 라는 말을 하였다. 이에 나는 바로 서려 하면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어찌하다 보니." 라고 화답한 다음에 그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고 말한 다음에 그에게 그것에 대해 물었다.
  이전에 라피엔이 나에게 그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었다. 그는 나를 다른 존재의 모습으로 보고 있다는 것. 그것을 상기하면서 나는 그를 만나면서, 그가 나를 어떤 모습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그에 대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혹시, 당신께서는 저를 어떤 모습으로 보고 계신 거예요?"
  그러자 여인은 나를 다른 모습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모습이 이미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영혼은 '그 사 람' 의 것임을 이미 확신하고 있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이에 이전부터 그가 언급한 사람에 대해 궁금해진 나는 그에 대해 물어보려 하였다.
  "그런데, 그 사람은 누구이지요? 어떤 사람이기에, 저와 그를 엮으시려 하는 거예요?"
  그러자 여인은 곧 나에게 슬픈 표정을 짓고서 나에게 생의 궤적 속에 있는 동안 자신을 잊어버리게 된 것 같다고 말하고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서 그는 나의 모습을 바로 보려 하면서 말하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께서 저를...... 이 '예량(夜亮, Yueliang)' 을...... 기억해 주실 것이라 믿고 있답니다."
  그리고 나를 조용히 끌어안았다. 그러는 동안 그의 큰 가슴이 나의 가슴에 닿아 압력을 가하고 있으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감정이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고통으로 이어질 것은 아니었기에 가만히 있으려 하였다. 그렇게 나를 안고 있는 동안 자기 자신을 '예량' 이라 칭한 여인은 살며시 눈을 감더니 나에게 입맞춤을 하기까지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내가 당황하며 그를 바라보는 동안 잠시 입맞춤을 하고 있다가 다시 나의 두 팔을 자신의 두 손으로 잡고, 나를 바라보며 미소지으려 하면서 말하였다.
  "그리고...... 그 때의 사랑도...... 추억도...... 그 모든 것을 기억해 내실 수 있을 거예요...... 언젠가는."
  그 이후, 그는 눈을 감은 채, 돌아선 이후에 그대로 뒷모습만 보이는 채, 건너편의 골목길로 걸어가려 하면서 그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는 동안 입맞춤으로 인해 잠시 멍해져 있던 나는 그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를 쫓으려 하였지만 되려 골목길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의 분노를 사 쫓겨나기만 할 뿐, 결국 그의 흔적을 찾아내지는 못하고 말았다.
  "어휴, 큰일날 뻔했네. 어째서 저런 길로......."
  이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예량이라 칭해진 여인이 하필이면 험악한 사람들이 있는 길로 나아간 것에 대한 우려를 행하기도 했지만, 그를 쫓을 길이 없어 결국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식당 너머의 길을 걸으며 자기 자신을 예량이라 칭한 여인이 나에게 말하였던 바인 결국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언급을 떠올리면서 그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정말일까, 그 말." 그러면서 한 마디 말을 할 무렵, 나는 이전에 마주쳤던 창파오 차림을 한 험악한 남자와 부딪치게 되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조심해, 녀석아! 하하하!!!"
  라고 외치면서 지나갔다. 그 목소리가 워낙 놀란 다음에 그 남자가 이전에 마주쳤던 그 남자임을 확인하고서 한숨을 내쉰 다음에 말하였다.
  "그러고 보니, 이전의 그 남자잖아. 나를 기억 못한 게 다행이네."
  물론, 정말 기억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었다.

  그 이후, 나는 그 거리가 착한 사람들만 사는 거리는 분명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그러하니 밍쉰 같은 이도 나왔겠지." 라고 혼잣말을 하며 그 세상에 머무르는 나 자신을 위로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붉은 등들이 가득한 어느 집에 이를 무렵, 요염한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가슴을 드러내는 틈을 가지는 붉은 바탕에 초록 무늬가 그려진 치파오를 입은 여인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물었다.
  "실례지만, 저와 함께 하실 수 있겠어요?"
  "안 돼요, 저는 여자인 걸요." 이에 나는 내 성별까지 밝히면서 답하였으나, 여인은 나 같은 이라도 '남자로서' 상대해 줄 수 있다고 말하고서 내가 그 이유를 묻자, 가슴에 손을 얹고서 "그러하기에." 라고 말하였다. 물론 나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었고, 그러면서 이상한 말을 하지 말라고 화를 내며 외친 다음에 그를 지나쳐 버렸다. 다행히도 그 이후, 여인은 나를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여인을 뿌리치고 앞으로 나아가다가 붉은 지붕과 하얀 외벽을 가지고 창문이 그 지역 특유의 양식을 갖추고 있는 여관의 근처에 이르렀다. 그리고서 그 여관의 2 층에 위치한 창문들 중 하나의 불빛이 유난히 핏빛처럼 붉으며, 그 곳에서 공포에 질린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음을 확인한 이후에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여관으로 뛰쳐 들어가려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여관 주인의 어느 방으로 갈 것이냐는 물음에 잠시 일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화답하고서 곧바로 계단을 통해 2 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 이후, 나는 그 방이 위치하고 있는 곳을 창가의 위치와 문의 위치를 대조하면서 찾아내었다가 그 방으로 추정되는 곳이 문이 열려있음을 확인하고서 그 문을 열어젖히고 곧바로 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한 어린 소년이 긴 머리카락을 가진 이로서 검은색을 띠며 치맛단이 짧은 치파오 차림을 하고, 다리를 검은 천으로 감싸고 있으며, 굽이 높은 검은 구두를 신기도 한 모습을 보이는 요염한 여인의 앞에서 벽에 몰린 채,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부리나케 문을 열고 들어오실 필요는 없을 텐데, 역시 우리 지팡의 반역자답군."
  이에 나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일을 그만두지 않으면 경찰 측에 고발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여인은 한 번 비웃는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경찰? 그런 무력한 집단이 나를 어찌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만두는 편이 좋아. 대 지팡 제국의 투희로서 1 개 중화 군단까지 상대했던 내가 설마, 그 정도로 공포에 질릴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아니겠지?"
  "네가 누구인지는 알 바 아니야." 이에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지팡은 무엇이고, 또 그는 누구냐고 물었다. 이에 여인은 원한다면 친절을 베풀어 이름이나마 알려주겠다고 말하고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기억하지 못하고 있나? 뭐, 그렇게 되었으니 기억하지 못하고 있음도 당연하겠지, 그렇다면 다시 알려주도록 해 주지. 내 이름은 '천 시리엔(陳錫蓮, Chen Xilian)', 아니 '키노 스즈렌(木野錫蓮, Kino Suzuren)' 이지. 이명은 '검은 투희'. 어때? 이제 알겠나?"
  그리고서 자신은 한 겁 많은 소년을 이끌어 '위대한 제국' 의 전사로 다시 양성하려 하고 있는데, 왜 그것을 방해하고 있느냐고 묻자, 곁에 두고 있는 픽시아 그리고 카리나가 힘을 발휘할 준비를 행하면서 물러나지 않으면 자신도 공격적 행동을 취하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역시 '사오밍(少明, Shaoming)' 은 별 수 없는 건가."
  그리고 나에게 다가오더니 갑자기 나를 끌어안고 입맞춤을 하였다. 그리고 다시 나의 앞에 이른 다음에 눈을 감고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버려진 자의 슬픔이란 무엇인지 이제는 기억하지 못할 거야, 아키토(明人, Akito). 이제는 하늘도 기억하지 못할 거야. 하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어, 무정하게 나를 버리고 타락천사와 같은 그 여인을 선택한 너의 어리석음을."
  나를 사오밍이니, 아키토니 칭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은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시리엔 혹은 스즈렌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는 나를 조롱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금이라도 돌아와 준다면, 예전의 스즈렌으로 돌아올 수는 있어. 아니, 돌아오지 않아도 좋아. 덕분에 나는 이렇게 검은 투희로 각성하고, 그리고 이 부패한 중화를 파멸시킬 수 있는 힘도 가지게 되었으니까."
  이에 내가 그 목소리를 들으며 말하였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고, 그런 옷차림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부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어. 너는 사람을 해치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그렇게 된 이상, 살려두지 않겠다고 말하고서 픽시아를 이용해 한 줄기씩 광선들을 발사하며 그를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시리엔 역시 허리에 매여진 총을 들어 나를 총탄으로 공격하면서 광선들을 피해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총탄을 피해내며 푸른 빛으로 이루어진 방호막을 만들어낸 다음에 총탄이 방호막에 막히는 동안 그를 방호막을 이용해 방 입구의 왼쪽 벽 구석으로 밀어내려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방호막을 폭파시켜 그 충격으로 시리엔이 벽에 부딪쳐 주저앉도록 하고서 방호막이 사라지도록 한 후, 그의 오른팔을 밟으면서 힘이 빠져나간 오른손의 권총을 빼앗은 다음에 창가로 던져 버렸다.
  그 이후, 내가 그의 근처에 서 있으려 하자, 시리엔은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결국 또 같은 방식으로 제압된 것 같다고 말하고서 시간이 지나도 그를 더 이상 찾을 수 없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오른손 손바닥을 펼치고 검은 구체를 보이면서 말하였다.
  "한 가지 실수한 것이 있어. 나도 이러한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지. 그 힘이 발동되는 순간, 너, 그리고 이 여관의 운명은 '끝이다'."
  이에 나는 황급히 소년을 안고 창가로 뛰어내렸다. 그와 함께 창가는 격렬한 불꽃을 일으키며 폭발,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듯이 여관 건물 전체가 격렬한 폭풍과 함께 불꽃을 일으키면서 대규모 폭발과 함께 불길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소년을 안은 채, 소년이 지면을 향하지 않도록 하면서 바닥에 떨어져 잠시 굴렀다가 겨우 일어선 다음에 그 광경을 바라보려 하였다. 다행히도 큰 아픔은 없었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이 건물 주변에 모여 그 광경을 바라보고, 소방대원으로 보이는 검은 창파오 차림을 한 사람들이 불을 끄기 위해 다가왔다. 그러는 동안 나는 목숨을 구한 소년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나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소년에게 말하였다.
  "다음부터는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뭐라 말하면 용기를 내서 거절하세요, 알았지요?"
  그리고서 소년을 경찰에게 맡겨, 그와 헤어진 후에 밤이 깊었음을 확인하고서 돌아갈 때가 되었음을 알고,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물론, 그 시간 동안 쟈오링과 라피엔은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리아넬이 나에게 통신을 시도, 나에게 추가로 알아낸 정보가 있음을 밝혔다. 이에 그것이 무엇이냐고 내가 묻자, 그것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는 리아넬.
  "일전에 언급한 궤적을 따라가는 여인의 이름이 있는데, 그 이름이 '리 예량(李夜亮, Li Yueliang)' 라고 해. 중화에서 태어나, 한 약사의 딸로서 살아가고 있다가, 자팡이라는 나라의 학생이었던 '아사카와 아키토(朝河明人, Asakawa Akito)' 이라는 자를 구출하고, 그와 함께 살면서 그와 가까워지고, 그가 귀화해서 자신의 이름을 '자오 사오밍(朝少明, Zhao Shaoming)' 이라고 개명한 후, 그 곳에서 노동자로서 살기 시작하자, 집안에서 독립 후, 그와 동거하며 집안의 살림살이를 맡기도 했었던 여인이래."
  이에 나는 예량이라는 명칭과 시리엔이 나를 칭한 명칭인 아키토와 사오밍이 있음을 확인하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서 예량이라는 여인이 나를 만나 사랑하던 사람의 영혼이 나에게 있다는 말을 한 사실도 있음을 언급하고서 서로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리아넬은 그에 대해,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아키토라는 남자를 예량이 사랑했던 것은 맞아. 예량이라는 여인이 그래서 우주 저편으로 나아갔다가 실종되었다는 아키토 혹은 사오밍을 찾으려 했던 것이고."
  그 이후,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아키토의 대학 시절, 그와 가까웠던 여인이 있어. '키노 스즈렌' 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로서, 그의 학교 선배였던 여인이래. 클럽 활동 등으로 인해 자주 만나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 가까워졌다고 하더라고. 과격하면서도 좋아하는 사람을 아끼는 성정을 가진 이로서, 아키토 역시 그런 그의 성정에 이끌려 그와의 연애 관계를 가진 적이 있었어."
  라는 이야기를 하고서, 잠시 쉬었다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문제는 자팡이 군사 정권에 돌입하고 '대 자팡 제국' 을 자칭하며, '타이토우호우쿄우에이켄(大東方共營權, Taitouhoukyoeiken)' 을 내세우며, 대륙 동방 지역에 대한 침략을 감행하고, 자팡 지역의 동북부에 테러 사건을 일으키면서 시작되었어. 그 이후부터 그 '자팡 제국' 과 중화국의 군사적 대립이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다가오면서 평화 시대가 끝난 것이 학교 생활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 거야."
  "아무래도, 시대 상황에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별로 없으니까."
  이에 내가 그렇게 말하자, 리아넬은 "그러하지." 라고 화답하고서 이야기를 계속해 나아갔다.
  "그러면서 대 동원령이 선포되고, 학생들이 학도병으로 징집되기 시작하자, 그 분위기를 알아차린 아키토는 가족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유학을 통보했어. 물론, 요피도 알겠지만, 받아들여질 리가 만무했지. 그래서 그는 작은 배 하나를 타고 중화 지역으로 도주하는 일을 감행하여, 그 곳에 이르게 된 거야. 그러다가 사고를 당하였다가 우연히 예량을 만나 서로 가까워지게 된 것이지."
  그 이후, 그는 잠시 숨을 돌렸다가 이야기를 이어 나아갔다.
  "그 이후, 스즈렌은 중화로 도주하려던 아키토가 죽었다는 통보를 받고서 그의 죽음에 크게 상심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리고 학교 생활을 그만두고, 갑자기 자팡 제국군에 지원, 그리고 특무 요원으로서 활동하기 시작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투희' 라 칭해질 정도의 실력자도 된 모양이야."
  그리고서 그는 이후, 중화로 파견되어 '천 시리엔'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자팡 제국 침략의 전초병 역할을 수행한 조직에서 활동하며, 사람들을 세뇌시켜 자팡 제국의 병사가 되도록 하고, 또 중화의 정보를 입수해 자팡 제국에 넘기는 역할도 행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그 이후, 그는 시리엔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그는 중화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숨기고 있었는데, 그 근원이 무엇인지 아는 이는 별로 없었다는 말도 건네었다.
  "중화가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을 빼앗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이에 내가 그 행동에 대한 추측을 그렇게 드러내자, 리아넬은 그러할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 이후, 스즈렌이 시리엔으로 아키토와 몇 번 마주쳤었다고 말하고서 그 이후부터 그는 중화인 '사오밍' 으로 변질되고, 또 다른 사랑하는 이까지 얻은 아키토를 증오하여 그를 죽이려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하였다.
  "그랬었나."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말하였다가, 이전에 만났던 스즈렌 혹은 시리엔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그에게 차분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면, 그 사오밍과 예량은 어떻게 헤어지게 되었어? 그리고 스즈렌은 어떻게 되었지?"
  이에 내가 그렇게 묻자, 리아넬은, 사오밍에 대해서는 자팡 제국이 본격적으로 중화 침공을 단행하자, 자신이 살아가는 마을을 지키기 위한 자로서 지원을 행하였고, 이후 전장으로 투입되기도 했음을 밝혔다. 그 이후, 그는 자팡의 패배로 무력대결이 종결된 이후, 중화국의 우주 개척지 개발 계획에 지원하였고, 그 지원자로서 우주선에 탑승하였다가 사실상 실종되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그 이후, 스즈렌에 대해 그는 사오밍과 다시 만나지 못했으며, 역시 전투가 계속 이어지는 동안에 활동 상황이 끊겼는데, 행방불명이 되었을 무렵에 죽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제국에 의해 버려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언급도 하였다.
  "전쟁을 두려워해서 목숨을 내걸고 도망쳤던 사람이 전장으로 뛰어들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이에 그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품으면서 내가 물음을 건네자 리아넬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는 목소리를 내더니 그에 이어서,
  "사람들을,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렸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되겠지."
  라고 화답하였다. 그 이후, 그는 더 입수 가능한 것이 생기면 그 때 알려주겠다고 말한 다음에 바쁜 일이 생긴 관계로 이후 다시 연락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이미 집으로 가는 길에 이르고 있었고, 먼 앞으로 집이 보였다. 이에 나는 미소를 띠며 등이 꺼진 쟈오링의 집으로 시선을 향한 다음에 혼잣말을 하였다.
  '이제 집으로 가게 되었네.'
  그리고 쟈오링과 라피엔은 무사할 것인지에 대한 혼잣말을 한 다음에 미소를 띠며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고서 발걸음을 옮겨 집이 가까이 보이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