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러한 나의 예상과 달리 입구에는 허리에 하나씩 손을 올리고 있는 쟈오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집 앞에 이르자, 그는 분기를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면서 물었다.
  "그 아이를 맡으라고 했는데, 어딜 갔다 온 거야!?"
  이에 나는 쟈오링이 살아온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의 분노에 당황하며 말하였다.
  "잠시 먼 길을 갔다가, 사람을 만나기도 했어. 집 안에는 내가 소환한 정령들이 있어서, 그들이 지켜주고 있었기에 어지간하면 즈란은 무사할 수 있었을 거야."
  그러나, 쟈오링은 그 말을 들으려 하지 않으며, "그건 됐어." 라고 말한 다음에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나가 있으면 되느냐고 말한 다음에 이전에도 밖에 나가 있으며 요정에게 일을 떠맡더니, 이번에도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외친 다음에 곧바로 두 손으로 나의 오른손을 잡은 다음에 격렬한 속도로 나를 회전시키기 시작하면서 외쳤다.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자에게 내리는 응징이다!!!"
  그리고 나를 집어던져 돌로 이루어진 길바닥에 쓰러지도록 하였다. 다행히도 상처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꽤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던져진 후, 나는 다시 일어나면서 그의 화제를 바꾸면서 그를 진정시키고자, 쟈오링에게 약 재료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분기를 드러내던 쟈오링도 진정하면서 왼쪽 주머니에서 주황색을 띠는 투명한 수정을 꺼내 나에게 보이면서 그 수정에 대한 말을 건네었다.
  "이것이 그 주황색 수정이야. 이제 아저씨께 보여드리면 되겠지."
  그리고서 약국에 갔다 올 테니, 집에 남아 있으라고 말하였다가 잠시 나를 향해 돌아서고서 나를 왼손으로 가리키면서 또 밖에 나가면 죽는다고 엄포를 놓고서 길을 나섰다. 그 때, 집에서 나오며 라피엔이 환하게 웃으면서 밝은 목소리로 나를 진정시키려 하였다.
  "그 분께서는 요피아 언니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셨을 수도 있지요. 그런 존재가 더할 나위 없이 약해 보여서 그렇게 생각하셨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런 그의 행동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부탁하고서 집으로 들어가자고 말하였다.

  그 이후, 나는 즈란이 누워있는 방으로 들어간 이후에 자리에 앉은 다음에 침대에 엎드려 앉은 라피엔에게 주황색 수정이 있었다는 화산 지대에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라피엔은 여러 불타버린 병사들과 생물들 그리고 불에 의해 탄생한 생명체들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말하고서 일부 생명체들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도 공격에 나서야 했다는 언급도 하였다. 그리고서 화산의 중심쪽에 불꽃의 수정이 있었다고 언급하고서 그 곳에 검은 옷과 검은 망토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소년처럼 생긴 '불의 군주' 가 있었음을 밝힌 다음에 그에 대한 설명을 나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하기 시작하였다.
  "본래 그 섬은 평온한 곳이었는데, 그 군주가 자신이 섬의 모든 영혼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힘으로 화산 내부의 힘을 격렬히 일으키며 화산의 용암을 격렬히 분출시켰고, 그로 인해 섬 전체가 용암으로 인해 황폐화되면서 그 섬이 지옥과 같은 섬이 되었지요. 그로 인해 쟈오링 언니께서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해서라도 싸우겠다고 말하였고, 그렇게 싸움이 이어지게 된 것이지요. 그 이후, 그 군주는 패배한 다음에 용암에 빠지고서 머리가 셋 달린 용의 모습으로 변하며 재도전하였지만, 좋은 결과는 없었어요."
  "불의 군주가 수정에 대해 제안을 하기도 했었겠지?"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묻자, 라피엔은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자신을 더 이상 해치지 않는다면, 불의 수정을 대가 없이 주겠다는 제안을 한 적이 있었지만, 화산의 영혼들로부터 진실을 알게 되었던 쟈오링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는데, 그 당시의 분노가 상당했음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역시, 정의로운 사람은 어쩔 수 없다니까."
  이에 내가 그렇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서 "잘 했어." 라고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그 무렵, 쟈오링이 문을 열고 왼손에 주황색을 띠는 투명한 액체를 가져와서는 나에게 보이며 약을 만들어 왔음을 밝히고서 그 약을 즈란에게 먹이면 될 것이라고 말한 다음에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고 나에게 부탁하였다. 그 이후, 나와 라피엔이 자리에서 일어나 쟈오링을 앉게 하자, 쟈오링은 곧바로 그 약병의 뚜껑을 열고 오른손으로 약병을 입가로 옮긴 다음에 왼손으로 그의 입을 벌리고 오른손으로 약병을 기울여 액체가 그 입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였다.
  "그런데 그 약, 정말 효과가 있을까?" 그러는 동안 내가 그 모습을 보며 묻자, 쟈오링은 일단 지켜보라고 말하고서 결과를 본 이후에 생각해도 좋다는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약을 전부 먹인 다음에 침대에 올려놓은 약병의 뚜껑을 닫고 바로 앉으면서 그는 즈란의 상태를 가만히 바라보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몸이 격렬히 떨기 시작하고, 그에 이어서 그 몸에서부터 검은 기운이 빠져나오더니 그 주변에 머무르려 하자, 쟈오링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즈란의 몸을 덮고 있는 이불을 들어올리고서, 먼지를 털어 내듯이 이불을 격렬히 움직여 검은 기운이 창 너머로 빠져나가도록 하였다. 그 무렵,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라피엔이 그에게 물었다.
  "이제 끝난 거예요?" 이에 쟈오링은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미소를 지은 다음에 검은 기운의 주박이 날아간 이상, 신체 상태도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다가 즈란의 몸이 떨리더니 이어서 감겨져 있던 눈이 열리기 시작하자, 나는 라피엔을 데리고 문 근처에 머무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쟈오링은 침대의 가장자리에 앉아 그를 주의 깊게 보려 하다가, 마침내 그가 다시 눈을 떴다가 감은 후, 천천히 다시 눈을 뜨면서 쟈오링에게 시선을 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행복한 결말이네요." / "확실히." 그 광경에 라피엔이 나의 왼편 곁에 날개를 펼치고 날고 있는 채, 미소를 띠며 그에 대해 말을 건네자, 나도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다고 답을 한 이후에 다시 깨어나고 앉으려 하면서 쟈오링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려 하였다.
  "쟈오링?" 깨어난 즈란이 그의 모습을 보더니 그의 이름을 부르자, 쟈오링은 곧바로 그를 두 손으로 끌어안은 다음에 "다행이야, 살아나 주어서!" 라고 외치고서 지금까지 걱정했었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이후, 다시 만난 감회에 사로잡혔는지 쟈오링은 즈란에게 여러 이야기를 하고, 즈란도 그에게 여러 이야기를 하였으나, 밍쉰에 대한 이야기는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즈란의 괴로운 기억을 되살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리라.
  그 이후, 나는 일거리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집을 나서려 하였으나, 즈란이 나를 발견하고 누구인지에 대해 묻고, 쟈오링이 나에게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라고 언급하자, 결국 여지없이 즈란의 앞에 이르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검은 치파오 차림을 한 즈란의 앞에서 나와 라피엔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이에 즈란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의 모습을 보며,
  "그 쟈오링과 함께 대단한 일을 하신 분이시기에, 뭔가 멋있는 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편안한 인상을 가지신 그런 분들이시네요."
  라고 말하고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자신의 이름은 신 즈란이며, 무용수로서 일하는 사람이었다고 자신의 소개를 하였다. 이에 나는 이름 정도는 이미 쟈오링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말하고서 쟈오링이 즈란을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척 소중히 여기고 있었음을 밝힌 다음에 나에게,
  "정말 좋은 인연을 두신 것 같아요, 즈란 씨."
  라고 말하자, 쟈오링이 얼굴을 다소 붉히며 격렬해진 목소리로,
  "그런 게 아니라니까!!!" 라고 외쳤고, 이에 즈란은 이미 쟈오링도 나와 충분히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하고서 밝은 목소리로 나에게 잠자리도 같이 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쟈오링은 더욱 격렬해진 목소리로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동안, 나는 즈란이라는 소녀가 생각 외로 재미있는 면을 많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즈란은 오랫동안 일을 하지 못하게 되어 일자리로 사실상 돌아가지 못하게 된 이상, 쟈오링을 도와 함께 살겠다고 말하였다. 이에 쟈오링은 환하게 웃으면서 고맙다고 말하고서 한 가족으로서 행복하게 지내보자고 말하고서, 일터에서 함께 일하게 해 주겠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이에 라피엔이 나에게 물었다.
  "괜찮으세요? 무용수로서 활동하시던 분이셨는데......."
  "친구와 같이 있는 편이 더욱 행복하니까요." 이에 즈란은 그렇게 화답하고서 걱정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쟈오링을 끌어안으며 애교를 내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당신~."
  "이러지 말라니까!!!" 이에 쟈오링은 황당해하면서 그를 밖으로 끌어내려 하였다. 이에 나는 환하게 웃으며 정말 행복한 광경 같다고 말하였다. 그러는 동안 밖에서는 쟈오링의 그러다 결혼 못하면 즈란이 책임지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귓가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Inter 5.
  그 이후, 나는 가벼운 옷차림을 한 쟈오링의 곁에 하얀 상의 위에 보라색을 띠며 소매의 폭이 좁은 겉옷과 분홍빛을 띠며 단이 무릎까지 내려가는 스커트로 이루어진 옷으로 갈아입은 즈란이 모습을 드러내는 광경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그에 대해 혼잣말을 하기도 하였다.
  '이제 정말 사건이 해결되었구나. 이래저래 갈등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건이 좋게 해결 되어서 다행이야. 그래, 정말 다행인 일이겠지.'

  그렇게 사건의 해결을 본 이후, 나는 쟈오링, 그리고 즈란에 의해 하루 정도는 머무르다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작은 방을 주고, 이어서 즈란이 그 방에 잠자리까지 마련해 주어, 나는 다른 준비 없이 바로 세수하고 물 마신 다음에 잠자리로 들어가 자리에 눕고 이불을 덮을 수 있었다.
  그렇게 누워 있는 동안 나는 두 팔을 머리 뒤로 올린 채, 천장으로 시선을 향하다가, 두 손을 다시 눈앞으로 옮기고서 방 왼편에 보이는 창가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 그리고 감빛을 띠는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세니티스의 하늘을 떠올리며 말하였다.
  "얼른, 이 환상 세계에서 빠져나가고 싶어."
  그 때, 그런 나에게 들으라는 듯이 밤이 깊어지면서 고요해진 거리의 한 곳에서 흥겨운 음색이 노래 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부기~ 부기~ 부기~ 부기~ 젊음이여~ 춤을 춥시다~.'
  그 무렵, 나의 왼편 곁에 옆으로 누워있던 라피엔이 그 소리를 들으며 밝은 목소리로 밤에도 즐거운 노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말한 다음에 머무르고 싶은 좋은 세상 아니냐고 묻자,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듣느니 차라리 영원히 잠들고 싶다는 말을 하였다. 그 때, 그런 나의 소망에 반응하기라도 했는지, 푸피아가 빛을 발하고서 그 푸피아에서부터 리아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친구~ 지금은 03 시인데, 잠을 못 이루고 있는 거야?"
  "타지인데, 잠이 오겠니?" 이에 내가 푸념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되묻자, 리아넬이 한 번 웃는 소리를 내며,
  "요피라면 그러할 만도 하겠지." 라고 말한 다음에 지금 즈음이면 '이 지긋지긋한 외계에서 나가고 싶어.' 라고 말하려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이에 나는 씩 웃으며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리아넬은 밝은 목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너와 함께하기를 수십 년, 이 정도면 간파 못하는 것이 바보 아니겠어?"
  "네가 눈치 빠른 거야, 리아넬."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하고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즈란이라는 소녀를 구출한 일부터, 즈란과 쟈오링이 서로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본 일까지. 그러자 리아넬은 환한 목소리로 무척 부럽다고 말하고서 나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말하였다.
  "요피는 저~언혀 드물지 않게 나에게 독설 퍼붓고 다니는데, 그 즈란이라는 사람은 쟈오링을 사랑에 가깝게 받아주고, 그를 위해 재능까지 버릴 각오까지 하잖아."
  "뭔가 판단 기준이 이상해!"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진정하라고 말하고서 혹시 더 알아낸 정보는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신도 잠들려 하는데, 그런 것이 있겠느냐고 되묻고서 여전히 활기차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한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고서 통신을 끊었다. 그 이후, 나는 리아넬의 모습을 떠올리고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그래도, 이렇게 나를 걱정해 주는 모습을 보면 정말 좋은 아이이자 친구인 것은 맞다니까."
  그 이후, 나는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사랑도 했다~ 이별도 했다~' 라는 노래 소리를 듣다가 어느 순간에 잠이 들었고, 아침 일찍 쟈오링에 의해 끌려나와 중앙로 근처로 가서 사람들과 함께 아침 체조를 해야 했다.

  이후, 나는 즈란과 함께 쟈오링의 식당 일을 돕는 일을 계속 하게 되었다. 말은 그럭저럭 할 수 있었지만, 글자를 알지 못해 혼나다가 즈란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는 등, 여러 곤란한 일을 겪고는 했었다. 때로는 쟈오링에게 혼나기도 했으며, 업어치기를 당해 다른 점원이 쟈오링에게 질책을 가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다시 일어서는 나에게 평상복 차림을 하는 이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 아이가 원래 답답한 것을 보면 성질을 못 참아서 그렇다, 그렇게 이해해라, 네가."
  그러면서 시무룩해진 나의 오른쪽 어깨를 치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오후가 되자, 일을 마치고서 나는 거리의 서쪽에 위치한 식당을 지나 시가지의 남동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라피엔이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쟈오링이 바이링 약국으로 간다고 말하고서 미소를 지으며 약국 아저씨가 무척 좋은 사람이니 나를 잘 받아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각인각색의 사람들을 지나면서 다시 남동쪽 거리로 나아가게 되었다. 그러다가 남부 거리에서 또 회색 창파오 차림을 한 험상궂은 남자를 만나고, 하필이면 쟈오링과 부딪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그 남자가 이번에도 나에게 시선을 향하더니,
  "조심해, 꼬마야! 하하하!!!" 라고 외쳤다. 이에 쟈오링이 그런 그의 모습을 보더니,
  "조심해, 늙은아! 하하하!!!" 라고 외쳤으나, 남자는 웃기만 하더니 그런 쟈오링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다. 그러는 동안 즈란이 그런 쟈오링을 그저 미소를 띠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이후, 쟈오링이 나에게 물었다.
  "도대체 뭔 원수진 일이 있어서 저 아저씨가 너를 놀리는 거니?"
  이에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였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떤 영문도 알 수 없어서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바이링 약국에 다시 들러 그 약국의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또 쟈오링이 즈란을 약국의 주인에게 소개시키는 모습도 보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가지런한 검은 단발에 하얀 셔츠와 갈색 긴 바지 차림을 한 그 중년 남성의 앞에 이르고서 "처음 뵙겠어요." 라고 인사말을 하고, 이어서 라피엔도 나의 왼편에 이르러 같은 인사를 하였다. 이에 남성은 "반갑다." 라고 말한 다음에,
  "그 아이들이 바로 너희들이로구나, 일전에 쟈오링이 너희들의 도움을 받아 밍쉰의 폭정을 끝낼 수 있었다는데.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르겠다."
  라는 말을 건네었고, 이어서 나부터 이름을 밝히는 것으로 세 사람이 통성명을 하게 되었다. '천 쉬에다오(陳雪途, Chen Xuedao)' 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 그는 2 대 째 쟈오링을 보살펴 준 이임을 밝히고서 보살펴 준 이로서 깊이 감사하고 있음을 밝히고서 나에게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징옌(淨眼, Jingyan) 도 그 소식을 들으면 기뻐할 게다."
  "징옌이라니요?" 이에 내가 눈을 크게 뜨며 묻자, 나의 오른편에 앉아있던 쟈오링이 자신의 어머니 이름임을 밝히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 즈란이 쉬에다오에게 대를 이어 '쟈오링'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을 한다면, 징옌이라는 사람도 쟈오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렇지, 요원으로서의 이름이니까."
  그 물음에 그렇게 차분한 목소리로 답하는 쉬에다오. 그 이후, 그는 나와 즈란에게 자신이 보유한 약재를 하나씩 소개하고서 혹시 약재를 먹을 기회가 있는데, 먹어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나는 조용히 사양하는 모습을 보였고, 쟈오링도 그런 일은 내가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건네며 말하였다.
  "서방인은 약재를 함부로 먹는 일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그 이후, 잠시 밖으로 나갈 기회를 얻어 내가 그 건물의 뒤쪽에 이르렀을 때, 쟈오링이 그런 나를 따라 걸어오더니 나의 왼편에 이르고서 벽에 기대어 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그런 그에게 내가 궁금한 것이 있다고 말하고서 그에 대해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쟈오링과 관계가 깊은 쉬에다오라는 자를 만난 이후부터 문득, 몇 가지 쟈오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 이전의 옷차림 있잖아, 혹시 그 옷차림, 너만 활용하는 거니?"
  "아니, 그 옷차림과 화장은 요원으로서의 전통에 해당 돼, '요염한 불꽃의 전사' 라 칭해졌던 초대 쟈오링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있어. 그래서, 어린 여자아이가 나서더라도 그런 식으로 화장하면서 요원으로서 전투를 행하는 것이지. 그 실체를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어. 어머니께서도 요원이셨을 때에는 그런 모습을 보이시며 나서셨다고 해."
  그 이후, 나는 또 한 가지 의문 사항에 대해 물으려 하였다. 단지 가문의 전통을 지킨다는 이유만으로 쟈오링으로서 활약하게 되었다고, 불만을 품은 이가 있지 않을까, 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물었다.
  "혹시, 그런 요원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
  "그런 적이 있었던가." 이에 그는 기억이 가물하다는 듯이 답하고서, 자신의 어머니는 그러하였다고 말한 다음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였다.
  "평범한 소녀로 살고 싶다고, 가출까지 하시면서 쟈오링으로서 살지 않으려 하신 적이 있었지. 그리고 자신이 선천적으로 받은 폭염의 힘을 숨기면서 살아오셨대. 그러다가 친구를 구하면서 화염의 힘을 발휘하면서 그 친구가 자신을 쟈오링이라 부르는 등의 계기가 있어서, 요원으로서 활동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
  그 이후, 그는 자신은 제 14 대임을 밝히고서, 13 대가 유난히 연령이 높고, 유명한 것은 그런 일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그 이후, 그 집에서 잠시 신세를 졌다가, 오후 늦은 때가 되어 일행이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되자, 쟈오링은 일행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간 다음에 주방으로 즈란과 함께 나아갔다. 그 이후, 쟈오링은 나와 라피엔, 그리고 즈란이 식탁에 앉도록 하고서 작은 찜통 하나를 식탁에 올려놓고 그 뚜껑을 열었다. 그 안에는 노란색을 띠며 초록색을 띠며 먹을 수 있는 실로 장식된 카스티야 빵이 들어 있었다.
  "서방식 빵을 찜통에서 찐 거야, 별 다른 것은 없어."
  그 모습에 대해 그는 그렇게 말하고서 8 조각으로 나누어 2 조각씩 일행이 먹도록 하였다. 대접을 해 주며, 쟈오링은 나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명절 때라면 위에빙(月甁, Yuebing) 을 대접해 주는 건데, 아쉽네."
  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서 카스테라를 먹는 정도라면 괜찮다는 언급을 하고서 다음에는 무슨 일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 물론, 그 이후, 나는 즈란이 바라보는 동안 쟈오링에게 끌려 다니며 거리 구경을 다시 해야 했다. 물론, 끌려 다니면서 흥겨운 음악을 듣기도 하고, 옛 느낌이 나는 음악을 듣기도 하면서 여러 물품들을 구경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중앙로에서 공연 행사가 있자, 행사장으로 가서 쟈오링과 함께 공연 구경까지 하면서 하루를 결국 다 보내 버리고 말았다. 그 이후, 나는 저녁 식사를 간단히 하고, 즈란을 따라 밤의 연극 공연까지 구경한 이후에 피곤해진 채, 다시 잠들어 버렸다. 그 이전에 즈란은 쟈오링에게,
  "이제 우리들이 일어나면 나와 라피엔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
  라고 말하고서 나에게 작별 인사를 미리 해 두라고 말하였고, 그러면서 쟈오링의 작별 인사말을 듣고, 나도 그에 바로 답례를 누워 있는 채 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즈란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조금 어설프게 한 쟈오링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였다.
  "정말 정든 모양이네.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시끄러워." 이에 쟈오링은 그에게 그렇게 말한 다음에 내가 여행을 하고 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일을 상기하면서 나의 곁에 두 무릎을 바닥에 대고, 두 팔을 침대 위에 올리면서 물었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지?" 이에 내가 걱정하지 말라고 화답하자, 쟈오링도 밝은 목소리로 자신도 내가 그러하리라고 믿는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 다음에 즈란과 함께 방을 나서려 하면서 "여행 잘 해." 라고 다시 인사말을 하고서 그를 데리고 방을 떠나갔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러한 그의 모습을 누워있는 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 다른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그 이후, 나에게 피로가 갑작스러울 정도로 몰려오기 시작하자, 나는 기운을 잃고 바로 잠들었다. 라피엔도 머지 않아 잠든 모양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