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 물음에 바로 밝은 목소리로 화답을 하는 라피엔. 이에 나는 알았다고 답하고서 카스야도 그 곳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라피엔은 그렇다는 답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서고가 위치한 먼 지점의 한 곳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물 속에 들어가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모두 3 명. 키가 비교적 큰 두 사람과 비교적 작은 한 사람이 서로 물을 흩뿌리는 등의 행동을 취하면서 놀고 있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 중에 카스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미소를 짓는 나.
  "역시 카스야가 다른 이들과 함께 있구나. 그렇지 않다면, 저 두 사람이 저렇게 같이 놀고 있을 리 없지."
  그 이후, 그런 나의 혼잣말을 듣고서 라피엔이 그 사람이 본래 물 속에 들어가면 이런저런 놀이를 하는 경향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나는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하기 시작하였다.
  원래 카스야는 바깥으로 나가기를 좋아하고, 또 물에 들어가거나 산에서 시간을 보낼 때에는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면이 있었다. 그래서 산에 있을 때에도 꽃줄기나 풀잎을 가지고 이런저런 것을 만들어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바다나 호수에 있을 때에는 다른 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나도 한 때, 그와 함께 호수로 놀러갔을 때, 그런 연유로 호수에서 잠시 함께 놀았던 적도 있었는데, 배를 태워주기도 해서 좋은 경험이 된 적이 있긴 했다.
  그런 그의 면모에 대해 나는 호수에 있었던 일을 예로 언급한 다음에 그에 이어 편안히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면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경향이 있음을 그 사례를 통해 알리는 것으로써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라피엔은 활짝 웃으면서 그런 나에게 말하였다.
  "즐거운 사람과 잘 알게 된 듯 싶네요."
  "그러할지도."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한 후에 미소를 지으면서 그 그리고 리아넬과 함께 있으면 심심할 일은 없다는 말을 건네기도 한 다음에 그에 이어 때로는 리아넬이 활발히 움직이는 카스야와 나를 대조하며, 나에게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어느새 루시아, 파렐리아 그리고 카스야가 위치한 곳 근처에 이르렀다. 목욕을 하기 위해 물 속에 들어가면서 옷을 모두 벗은 이들의 모습을 잠시 보려 하였다.
  원래 옷을 잘 입어 아름다워 보였던 두 소녀. 여기에 옷을 벗은 모습도 몸이 드러내는 유려한 곡선에 가슴도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있어서 몸이 가지는 선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동안 라피엔이 나에게 물었다.
  "무엇을 그렇게 유심히 바라보시고 계세요?"
  이에 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옷을 입은 모습만 아름답지 않아서 감탄하면서 보고 있었다고 말한 다음에 미소를 띠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리아넬도 저런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자 라피엔은 나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말하고서 그로 인해 열등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언급을 하였다. 이에 나는 미소를 띠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서 두 사람이 숨기고 있던 일면에 대해 잠시 감탄했을 따름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나도 그런 모습이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
  라는 말을 하고서, 나는 우측에 보이는 해안으로 시선을 향한 다음에 바위 근처에 그들의 옷가지들이 가지런히 포개진 채 놓여진 광경을 본 이후에 그 곳에 머무르며 말하였다.
  "이 곳에서 옷을 벗고, 물 속에 들어가면 되는 것이겠지?"
  "그러하겠지요." 이에 라피엔은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자신도 곧 들어갈 테니, 준비를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정령들만이 있는 곳이라면 밖에서 옷을 벗어도 괜찮기는 할 것 같다는 말을 한 이후에 허리에 매고 있는 푸른 띠부터 풀고, 상의를 벗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하얀 스커트와 신발, 그리고 속옷까지 벗어 카스야의 옷가지가 위치한 곳 우측 곁에 가지런히 정리해 놓은 다음에 나신이 된 채로 해안의 물이 밀려오는 곳 너머로 나아가 물에 발을 담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조금씩 깊은 곳으로 나아가면서 허리까지 물에 잠길 높이에 위치하고 있는 카스야 등을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라피엔 역시 옷을 전부 벗은 채 날개를 파닥이며 나의 왼편 곁으로 다가온 다음에 물었다.
  "본래는 옷을 벗는 일에 부끄러움이 많으신가 봐요?"
  "그렇지. 자고 있을 때에도 옷을 전부 입으며 잘 정도이니까. 목욕을 할 때에도 누군가가 본다고 생각하면 천이라도 가져와 가리는 편이야. 하지만, 이런 곳에서는 다른 이들이 보거나 하지는 않을 듯해서 괜찮다고 생각이 들어."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화답한 이후에 카스야에게 다가오려 하였다. 그 때, 카스야가 물 속으로 뛰어들어 헤엄을 치면서 미끄러지는 듯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다시 물 위로 고개를 들고서 나의 오른손을 잡고 루시아, 파렐리아가 위치한 곳으로 나를 데려가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내가 그런 그의 행동에 그저 미소만을 짓는 채, 말하였다.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헤엄을 쳐서 두 사람의 곁에 이를 수 있는데."
  그 이후, 카스야는 나의 팔을 손으로 잡고서, 루시아와 파렐리아의 곁으로 나를 던져 보냈다. 그 이후, 내가 그들의 곁에 이르러 물에 잠겼다가 다시 물 위로 고개를 내보내자 파렐리아가 그런 나에게 손으로 물을 던져 보내면서 장난을 치기 시작하였고, 이어서 카스야도 파렐리아의 그런 움직임에 가담하면서 나도 그들의 놀이에 가담하게 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 분위기에 적응하시는 편이 좋을 거예요, 요피아 씨."
  이에 루시아는 그들의 곁에서 지켜보고 있으면서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어 그런 나에게 놀이에 적응하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드러내는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라피엔이 파렐리아 그리고 카스야,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에 대응하던 나에게 그만 하라고 말하고서 뭔가 다른 일을 해 보자고 나에게 제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파렐리아가 그런 라피엔의 모습을 보더니 씩 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그러면, 너와 함께 놀아도 되는 거지?" 이에 라피엔이 놀라면서 무슨 일을 행하려 하는지에 대해 묻자, 파렐리아는 곧바로 라피엔의 왼팔 손목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잡더니 곧바로 바다의 깊은 곳으로 나아가려 하였다. 이에 라피엔이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자, 밝은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야, 이 곳에는 상어도, 게도, 대왕 오징어도 없으니까."
  "그렇기는 해도." 이에 라피엔이 걱정스러워 하는 감정을 목소리로 드러내며 말하자, 파렐리아는 나름 수단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다음에 계속 그를 이끌고 바다의 더욱 깊은 곳으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아는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활짝 웃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나에게 고개를 돌린 다음에 말하였다.
  "바다 깊은 곳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러할 거예요."
  그 이후, 나는 파렐리아가 돌아올 때까지 평온하게 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투명한 수면 아래의 바닥에 놓여진 여러 수정 조각들을 바라보려 하였다. 그 때, 루시아가 그런 나에게 바다의 바닥에도 수정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하고서 그 수정들이 돌로 이루어진 해안을 꾸며주어 마치 보석들이 모인 곳과 같은 느낌을 이 곳이 보는 이들에게 전해주도록 한다는 말도 건네었다.
  그 이후, 내가 두 손을 들어 머리를 잠시 쓸려는 모습을 보일 무렵, 라피엔이 그런 말을 건네는 루시아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그에게 준비만 잘 해서 올 수 있다면 좋은 여행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아쉽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하지만 불을 내는 것이나 음식물 등은 가져올 수 없어요, 아즈리아의 수호자들이 아즈리아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이라며 가져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아즈리아에 있을 때에는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해서 아즈리아로 오기 전에 미리 식사를 하고 와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서 단식 기간 동안 여러 일을 행하면서 배고픔을 참아내는 능력도 가지도록 한다는 말을 한 이후에 순례자들이 아즈리아에서 단식을 하며 정신 수양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도 슬그머니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지만,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곳이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 이후, 나는 루시아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려 하였다. 이전의 '괴이한 꿈' 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분위기가 한참 즐거워질 때라서 그런 부탁을 나는 루시아나 카스야에게 차마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럴 무렵, 파렐리아가 라피엔을 데리고 돌아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다녀왔어." 라피엔을 데리고 돌아온 이후, 그는 루시아에게 그렇게 왔음을 알렸고, 이에 루시아는 파렐리아에게 다가간 다음에 밝은 목소리를 내며 잘 다녀왔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파렐리아는 별 일 없었다고 화답한 다음에 라피엔도 의외로 숨을 잘 참아주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때, 라피엔이 그 말 직후, 나와 루시아를 향해 돌아선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나에게 알리려 하였다.
  "파렐리아 언니가 저를 데리고 수중의 이곳저곳으로 나아갔었어요. 도중에 숨을 참지 못해 죽을 뻔했는데, 데리고 가기도 했었는데, 그 때만큼은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했었어요."
  이에 루시아가 그런 파렐리아를 다그치려 하는 말을 그에게 건네었다.
  "파렐리아! 그 아이를 데리고 무슨 짓을 한 거니?"
  이에 파렐리아는 수중 깊은 곳의 모습을 라피엔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고서 도중에 뭐라 소리를 내긴 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미처 몰랐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루시아는 팔짱을 끼더니 조용히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그의 앞에서 보였다.
  이에 파렐리아는 그러한 루시아의 앞에서 기가 죽었을 법해 보이는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리고서 수중의 모습을 볼 기회가 얼마 없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루시아는 차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런 말을 건넨 그에게 기회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우선 목욕을 마친 이후에 자신이 기회를 마련하겠음을 밝힌 다음에 그에게 다그치는 말을 하였다.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나하고 함께 해결해야지, 너 혼자 무작정 나서서 해결하면 곤란해, 그러다가 내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니?"
  그리고 다음부터는 위험한 일을 할 필요가 생겼다고 판단을 내리면 자신에게 그에 대해 물어보라고 말하였고, 이에 파렐리아는 "조심할게." 라고 화답하였다. 그 이후, 카스야가 다들 밝게 노는데 분위기가 어두워지면 곤란하니 함께 어울리자고 외치면서 루시아, 파렐리아를 다시 끌어들이려 하였고, 이어서 나까지 물놀이에 바로 끼어들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한 동안 물 속에서 물장난을 치거나 수영을 하는 등, 여러 놀이를 하면서 날이 조금 더 밝아질 때까지 나는 바다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분위기가 가라앉고, 다들 차분해졌을 때, 물의 얕은 곳에 앉자마자 나의 배에서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쟈오링의 집에서 충분히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일이 너무 많았던 탓인가."
  아즈리아로 오기 전, 쟈오링이 먹을 것을 많이 주고, 그로 인해 배가 조금 불렀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20 시간 동안 일을 하면서 먹으면서 얻은 것까지 초과하면서 기운을 소비한 탓인지, 결국 나의 배가 이전에도 없던 진동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었다. 문제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는 것. 즉, 그렇게 배가 고파한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배가 고파하는 나의 왼편 곁으로 라피엔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배고픔을 호소하는 말을 나에게 건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요피아 언니, 배가 고픈데 뭐 먹을 것 없을까요?"
  "후우, 나도 배가 고픈데." 그 이후, 나도 기운 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서 일단 나간 다음에 옷을 입고 난 다음에 루시아에게 부탁해 보자고 말하면서 해안으로 나가자고 말하였다. 그 이후, 내가 먼저 해안에 이른 다음에 라피엔이 그 뒤를 따라 나서 바다에서 벗어났다. 그 때, 카스야가 그런 나에게 물었다.
  "이제 밖으로 나가시려 하시는 거예요?"
  "응, 충분히 물 속에 있었잖아."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잠시 해안에 머무르고 있다가 몸의 물기가 어느 정도 말랐다고 생각되는 때에 속옷부터 하나씩 갖추어 입은 다음에 신발을 왼손으로 들었다.

  그 이후, 일행이 전부 나와 옷을 입고 나오자, 루시아와 파렐리아가 나를 비롯한 다른 일행을 이끌고 서고 근처의 하얀 건물 부근에 이르렀다가 그 곳에 앉고서 자신의 왼편 바닥에 신발을 올려놓고, 이어서 파렐리아가 그 오른편에 앉아 신발을 무릎 위에 놓으려 하였다. 그러면서 발을 수면 아래에 담그는 모습을 보이는 두 사람. 그 모습을 보며 라피엔이 루시아의 좌측 근처에 앉으려 하는 나에게 물었다.
  "저렇게 앉아 있으면서 발의 모래를 씻으려 하시는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러는 동안 두 사람의 행동을 가만히 관찰하면서 그렇게 발을 씻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맨발을 물 속에 잠기게 하려 하였다.

  그리고서 네 사람이 나, 루시아, 파렐리아 그리고 카스야의 순으로 앉고, 라피엔이 나에게 안긴 채, 앉으면서 한 동안 일행은 그렇게 조용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무렵, 나는 나와 라피엔에게 생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루시아에게 라피엔이 배가 고프다고 말했음을 알린 후에 그에게 물었다.
  "혹시, 아즈리아에서 무언가 먹을 수 있을만한 곳으로 어디가 있나요?"
  "먹을만한 곳이오?" 이에 루시아는 당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잠시 후,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 때, 파렐리아가 그런 루시아의 말을 대신하려는 듯이 나에게 아즈리아의 식사 사항에 대한 언급을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행하려 하였다.
  "이 곳에서는 취식물들을 가져올 수 없어, 아즈리아의 풍경을 어떻게든 더럽히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라서 그래. 그래서 취식물이 들어오면 아즈리아를 관리하는 이들이 수정으로 변환시켜 버리지. 그래서 이 곳에서는 물 외에는 그 무엇도 먹을 수 없어."
  그리고서 그는 그런 연유로, 아즈리아에 장기 체류할 시에는 충분히 식사를 해서, 못 먹을 것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그에 관련하여 순례자들은 아즈리아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을 단식 기간으로 정하고, 정신 수양의 계기로 삼는다는 언급을 행한 다음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하였다.
  "실제로 그 수행을 행하면서 마음이 맑아진 이들도 있고, 단식 기간 동안 여러 책을 잘 읽고, 그 내용을 분명히 기억한 사람도 있다고 해. 그래서 근래부터는 순례 여행지에서 이 곳이 빠지지 않게 되었지."
  그 때, 카스야가 그런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려 하였다.
  "요피아 언니, 단식 생활한다고 생각하시고 참아 주세요. 한 번 정도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는 것이잖아요. 그 대신, 이 곳을 떠나면 제가 솔주르의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서라도 먹을 것을 얻어와 볼게요."
  그러자 나는 실제로 잘못이 없는 그에게 "미안해 할 것 없어." 라고 말한 다음에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느냐고 되묻고서, 이전에 들렀던 곳에서 충분히 많이 먹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참아내겠다는 생각을 온화해진 목소리로 밝히기도 했다. 그 때, 라피엔이 "조금은 너무하네요." 라고 말하자,
  "지금 가진 것이 없잖아, 어차피 가진다 해도, 모두 수정으로 변했을 텐데."
  라는 말을 건넨 다음에 밝은 느낌을 주는 목소리를 내어 그에게,
  "카스야가, 먹을 것을 얻어온다고 말했었어. 그러니까, 그의 말을 믿어보자. 그라면 어떻게든 먹을 것을 우리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해 줄 거야."
  라고 말하여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그러자 라피엔도 일단은 카스야를 믿겠다고 생각했는지 자신의 배고픔과 식사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불안해하는 목소리를 내려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일행 전원이 발을 씻고, 신발을 신을 무렵, 헤로토스가 서고가 위치한 푸른 건물에서 다소 멍한 눈을 한 채, 나오려 하면서 "다들 잘 지냈어?" 라고 물었다. 이에 루시아가 그를 향해 돌아선 후에 "안녕히 주무셨어요?" 라고 활짝 웃으며 아침 인사를 하였다. 이에 왼손을 약간 들어 "그래." 라고 답하는 헤로토스. 그 때, 라피엔이 이제 일어난 것이냐고 묻자, 내가 그런 그에게 헤로토스의 사정에 대한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 분께서도 우리와 함께 계속 일하셨잖아. 갑작스레 많은 일을 하시다보니, 급격히 피곤해지셨고, 또 밤늦게 잠을 청하시다보니 그렇게 되신 것 같아."
  이에 헤로토스가 밝은 목소리를 내어 나에게, 자신의 심정을 이해해 주는 말을 해 주어 정말 고맙다고 말한 다음에 한 번 미소를 짓더니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고, 그 주먹이 하늘을 향하도록 하면서 말하였다.
  "비록 어제는 과업으로 인해 이래저래 지쳐서 늘어졌지만, 오늘부터라도 활기차게 생활을 시작해 보도록 해야지!"
  그리고 두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리면서 양 옆으로 벌린 다음에 강한 목소리로 "어디로 갈까!" 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의 행동에 가만히 미소를 짓기만 하고 있었는데, 그 때 라피엔이 그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더니 물었다.
  "아저씨께서 다시 기운을 찾으신 것 같아요."
  "그렇다고 생각해야 하겠지?" 이에 나는 윙크를 하며 그런 그의 말에 화답하였다.
  그 이후, 일행이 서고가 위치한 구역을 지나 그 오른편으로 나아가려 하자, 헤로토스는 4 명의 뒤를 따라 나아가면서 가만히 바다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해안의 한 곳에 위치한 푸른색과 하얀색 수정 결정들이 놓여진 수정 밭에 이를 무렵, 헤로토스가 그 밭을 지나가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상한 꿈을 꾸었어, 그것 때문에 그만 늦게 일어났지 뭐야."
  그리고서 그는 근처에 위치한 나와 라피엔에게 시선을 향한 채로 꿈 속에서 자신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아름다운 바다의 요정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춤을 추다가 자신과 함께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미소를 지으면서 "무슨 징조이려나." 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별 의미 없는 꿈 아니에요?" 그 때, 루시아가 환하게 웃으며 그렇게 묻자, 헤로토스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흠, 그럴지도." 라고 화답하고서 이제 일이 끝났으니 밖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파렐리아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알았다고 답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곧 나가게 될 것이니,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요피아 씨, 라피엔 양을 이 곳에 계속 머무르시도록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 이후, 수정밭의 한 가운데에 이르자 루시아가 자리를 잡고 앉더니, 잠시 쉬자는 제안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수정으로 이루어진 풀들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푸른 꽃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나는 그 아름다움에 이끌려 그 모습으로 계속 시선을 향하다가 앉아서 잠시 쉬자는 제안을 받자마자 그 제안에 응하며 파렐리아와 함께 자리를 잡으려 하였다. 그 때, 헤로토스가 나에 이어 카스야까지 자리를 잡고 앉으려 하자, 그 상황에 대한 격분을 하면서 외쳤다.
  "너희들! 가자는 말은 핑계고, 여기서 놀려 하는 것 아니야!?"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왼손으로 주먹을 쥐며 루시아를 향해 달려드는 헤로토스. 그 때, 파렐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런 헤로토스의 머리를 지팡이로 내리치면서 "그만하세요!" 라고 외쳤다. 그 이후, 헤로토스는 잠시 아픔으로 인해 머리를 움켜쥐다가 다시 바로 서는 모습을 보이더니 곧바로 주먹을 쥐면서 힘차게 일행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걸어가려 하였다.
  "빨리 가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이에 파렐리아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다소 미안해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그 때, 카스야가 답답함을 참지 못하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고 밝은 목소리로 파렐리아에게 그에 대해 언급하자, 그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그 말에 동의하는 뜻을 말로써 드러내었다.
  "그래서 저런 행동을 취하시겠지. 그 자체는 나쁘지 않아, 폐로 이어진다는 점이 나쁜 거지."
  그러는 동안 헤로토스는 다른 일행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나아간 다음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고개를 뒤로 젖히고 등을 굽히더니, 가슴을 주먹으로 치기를 반복하며 "우어어어어어어~!!!" 라고 외치는 일을 계속 하였고, 그에 이어 양팔을 어깨 높이로 벌리고 두 주먹을 쥐며 자기 자신을 회전시키면서 "우워어어어어!!!" 라고 외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결국 어지러움이 격해졌는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게 되자, 루시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뛰어간 다음에 다급해진 목소리로 괜찮은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
  그 이후, 루시아가 헤로토스를 부축하고 돌아오고, 그에 이어서 헤로토스가 기운 없이 주저앉자, 카스야가 그런 그에게 그 행동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헤로토스는 씩 웃더니 머리 오른쪽을 오른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특별히, 의미는 없어. 스트레스가 조금 생겨서 해 본 거야."

  그 이후, 카스야는 자신의 왼편 곁에 자리를 잡고 앉는 루시아의 모습으로 잠시 시선을 향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는 채, 그에게 일행 모두를 수정밭으로 일행을 이끈 이유를 물었고, 그 이후, 자리에 앉으면서 헤로토스가 자신의 근처에 누워있도록 하면서 대답을 하였다.
  "앞으로 있을 떠날 일을 대비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지요."
  그러자 라피엔이 이제 아즈리아를 떠나 자신과 나와 함께 하려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밝아진 목소리로 루시아가 "그렇지요." 라고 화답하였다. 그 이후, 헤로토스가 회전하다가 넘어지는 광경을 보고 웃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는지 이전에 비해 밝아진 목소리를 내면서 그에 이어지는 말을 하였다.
  "이전에 우리가 서고에서의 일을 도와주면, 그 대가로 요피아의 여행을 잠시나마 도와주겠다고 말했잖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이야. 20 시간 동안 그 힘든 일을 관계도 없는데 해 주었는데, 우리가 요피아를 도와주지 않으면 예의에 맞는 일이겠어, 그게?"
  "내가 생각하기에는 루시아 씨 등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은데."
  이에 나는 미소를 짓는 채, 그런 혼잣말을 할 뿐, 달리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 이후, 루시아가 그런 나에게 미소를 짓는 채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일은 저와 파렐리아에게는 '해야할 일' 이었지만, 요피아 씨와 카스야 씨 등에게는 '하지 않아도 될 일' 이었지요. 그래서 두 경우를 동등하게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서 그는 휴식이 끝날 때 즈음에 자신이 방진을 그려 그 방진에서부터 공간의 문이 열리도록 하여, 모두가 그 장막 너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할 것임을 밝히고서, 솔주르로 갈 사람을 보내는 일부터 먼저 시작하자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잘 됐다! 그러면 곧 식사도 할 수 있겠네요!"
  이에 라피엔이 기뻐하면서 그렇게 말하였고, 그 광경을 내가 가만히 지켜보면서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왠지 몰라도 이제 라피엔이 나의 친구이자 나의 소중한 가족 중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라피엔이 기뻐할 때에는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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