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 동안 푸른 형체의 중심에 위치한 붉은 구슬이 한 차례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크네흐트 자매의 계속되는 공격에 의해 타격을 받으며 중심부에서 한 차례 폭발을 일으킨 것, 하지만 붉은 구슬의 기세는 여전하였으며 더욱 강하게 공격이 이어져 갔다.
  곡선을 그리며 대상을 추적하는 하늘색 광선의 수도 발사되는 근원에서부터 5 개씩 발사되고, 방진에서부터 발사되는 빛 줄기들의 수도 늘어났다. 여기에 팔의 총포의 형상으로 변형시키며 구체들을 발사, 그 구체들이 일정 거리로 나아가다가 폭파되는 공격도 새로 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아가 나의 우측에, 그리고 파렐리아가 나의 좌측에 위치하면서 그 공격들을 계속 피해내며 반격으로서 붉은 구체에 계속 타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맹렬히 이어지는 공격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위치를 서로 바꾸면서까지 대응을 계속하면서 붉은 구체에 지속적인 피해를 가하려 하였다. 상당히 위험해 보였으나, 루시아, 파렐리아 두 사람은 그래도 무사히 공격을 견디고 있었다.
  그러다가 푸른 형상의 붉은 구체가 지금까지의 피해를 감당하지 못한 채, 다시 한 번 폭발을 일으키자 푸른 형상이 한 번 경련을 일으키며 행동을 잠시 멈추는 때를 맞이하였다. 그 이후, 나도 카스야와 함께 공격에 가세, 계속 눈앞의 거체를 공격하려 하면서 두 사람이 뒤로 밀려나도록 하였다. 그 때, 루시아가 그런 나에게 말하였다.
  "몸 상태는 이제 괜찮아지신 거예요?"
  "예, 두 사람만 앞에 나서게 할 수는 없으니 제가 나서게 된 거예요."
  그 말에 내가 그렇게 화답하고서 두 사람이 뒤로 물러나 쉬도록 하였다. 그 때, 붉은 구체가 이미 두 차례 폭발을 일으킨 모습을 보고 있었던 라피엔이 걱정스러워하며 나에게 물었다.
  "요피아 언니, 이미 저 구체는 두 번 폭파당했는데도 무사했어요, 이렇게 계속 피해만 가하면 안 되는 것은......"
  "다른 수가 없잖아, 계속 폭파시키는 한이 있어도 계속 공격해야지."
  이에 나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픽시아를 통해 곡선을 그리며 대상을 추적하는 광선들을 계속 발사하였다. 그러는 동안 카스야는 2 개의 정령을 불러와 고속으로 초록빛 광선을 연사하면서 양팔을 손에서 칼처럼 뻗어 나온 빛으로 공격하려 하였으나, 유체인 그 형상을 검은 물을 지나가는 듯이 지나갈 뿐, 형상에 피해를 가하지 못했다.
  "역시, '심장' 외에는 어떤 부분도 무엇으로도 피해를 가하지 못하는 건가."
  그 모습을 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 카스야. 그 때, 그를 정확히 노리며 왼팔에서부터 구체가 발사되자, 내가 카리나를 발동, 방호막을 형성하도록 하면서 그를 밀어내 그가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구체가 방호막에 다가가면서 폭발, 그와 함께 방호막이 폭파되면서 나는 그 충격으로 뒤로 크게 밀려났다. 그와 함께 푸른 형상에서부터 왼팔에서 발사되는 구체와 오른쪽 어깨에서 생성된 방진에서 동시적인 공격이 이루어져 나를 위협하였으나, 다시 푸른 빛으로 이루어진 방진을 만들어 내어, 그 공격들을 저지하려 하였다. 이번에는 계속 방호막이 힘을 가하여 방호막이 현상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카스야의 칼날이 푸른 형상의 중심에 위치한 붉은 구체를 관통, 그러면서 공격이 저지되자, 나는 때가 되었다고 판단을 내리고서 방호막의 발동을 중지시키고, 픽시아가 불러올 수 있는 최대 개수의 광선들을 불러와 집중 공격하도록 하면서 나 역시 최대한 힘을 가해, 푸른 광선을 상대를 향해 발사하기 시작, 여러 곡선과 직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이 푸른 형상의 붉은 구체에 닿도록 하였다. 그 집중적인 타격에 의해 붉은 구체가 더욱 붉게 빛나기 시작할 무렵, 뒤에서 몇 줄기 광선이 붉은 구체를 관통하였고, 그와 함께 붉은 구체가 다시 한 번 격렬히 폭파되고 그와 함께 푸른 형상이 그 충격으로 인해 앞으로 쓰러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하지만, 곧 그 형상은 다시 일어나 맹렬히 공격을 가하기 시작하였고, 그러면서 붉은 구체에서부터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여러 붉은 구체들을 방출하는 모습을 추가적으로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아, 파렐리아가 다시 전방으로 나서 상대를 추적할 수 있는 형태의 공격 수단으로서 얼음으로 이루어진 파랗게 빛나는 창의 날과 푸른 광선을 계속 발사하면서 다시 한 번 푸른 형상의 중심에 타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방으로 나아가던 붉은 구체에서부터 방출되는 붉은 빛줄기들을 루시아가 얼음 장막으로 막아내고, 이어서 파렐리아가 지팡이로 푸른 광선을 발사, 이어서 루시아도 공격에 가세, 푸른 빛줄기를 지팡이에서부터 방출하도록 하면서 그 형상에 피해를 가해, 결국 붉은 구체에서 다시 한 번 폭발이 일어나도록 하였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차 기운을 잃어가던 형상의 중심부는 마침내 빛을 잃게 되었다.

  그렇게 푸른 형체의 붉은 구슬을 몇 차례 폭파시킨 후, 그것이 빛을 잃자, 파렐리아가 지팡이를 앞으로 향하더니, 은청색으로 빛나는 거대한 회오리바람에 휘감긴 채, 파랗게 빛나는 기운이 형상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그 회오리바람과 기운에 닿은 형상의 중심부터 얼음에 감싸여지며, 형상 자체가 동결되고 있었고, 그러는 동안 그 모습을 루시아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일은 순순히 진행되고 있지 않았다. 기능이 정지되었을 붉은 구슬의 남은 열기가 잠시 약해진 파렐리아의 마력을 제압하면서 얼음을 녹여버려,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고 있어 그 때마다 파렐리아가 다시 힘을 가해 얼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재생하지 못하도록 형상을 깨뜨리려 하기 위함일까요."
  그 상황을 보며, 라피엔이 나에게 묻자, 내가,
  "그러하겠지, 저런 형상들은 한 번 제압하고 중심체까지 기능을 정지시켜도, 자체적으로 재생해 활동할 가능성이 있을 테니까. 그런데 중심체의 온기가 그 과정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아."
  그 때, 어느새 나의 왼편 곁에 와 있던 카스야가 그런 나에게 말하였다.
  "중심을 폭파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중심부는 어떤 타격을 주어도 폭파가 되지 않으니."
  "그러하지." 이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하고서 일단 계속 상황을 지켜보려 하였다. 그러면서 카스야, 라피엔에게 당분간은 그들이 행동을 계속 취하는 모습을 보기만 하라고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아도 빙결에 가세, 두 사람이 지팡이에서부터 회오리바람에 휘감긴 푸른 기운을 방출하며 형상의 붉은 구체에서 방출되는 힘을 이전보다 더욱 강하게 제압하려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형상의 붉은 구체가 가지는 열기도 점차 힘에서 밀리기 시작, 형상의 빙결은 사실상 확실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파렐리아는 그 이후에 있을 일에 대한 우려를 하였는지, 걱정스러워 하는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물음을 건네었다.
  "이렇게 얼리는 것도 좋지만, 그 이후에 처리는 누가 하지? 한 사람이 파괴를 위해 나서게 되면, 그 사이에 한 사람의 마력이 제압하지 못하는 사이 형상의 중심체가 다시 깨어나 얼음을 녹이려 할지도 모르는데."
  "요피아 씨 등이 있지 않아?" 이에 루시아가 그렇게 되묻자, 파렐리아는 안 된다고 답을 하고서 열기를 가하면 그 빙결 과정을 다시 한 번 거쳐야 할 수 있다고 말하고서 나를 비롯한 이들이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역시, 안 되는가 봐요." 이에 그 대화를 듣고 있었을 라피엔이 그렇게 나의 곁에 머무르며 말하자, 카스야가 방법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에게 말하고서 형상의 뒤쪽으로 날아가려 하였다.
  그 이후, 카스야는 자신의 손에서 나오는 칼날을 붉은 구체에 꽂았다. 그리고서 그 몸에서 나오는 열의 일부가 자신에게도 전해지게 하였다. 이후, 그는 라피엔에게 자신에게 다가올 수 있겠느냐고 묻고서 자신에게 냉기를 전해달라고 말하였다. 이에 라피엔이 놀라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자, 바로 말하였다.
  "일단 전해줄 수 있다면 전해 줘." 그러자 라피엔은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두 손에서 냉기를 지속적으로 방출, 라피엔의 신체가 강하게 얼어붙도록 하였다. 그러다가 결국, 몸의 열기가 얼어붙은 형상이 아닌 카스야에게 전해지게 되면서 열기는 결국 푸른 형상을 녹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왼편에 있던 루시아와 오른편에 있던 파렐리아가 동시에 붉은 형상에서부터 칼이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다가, 그 칼날을 통해 열기가 빠져나오고, 마침내 푸른 형상이 얼어붙은 채, 가만히 있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때, 루시아가 파렐리아에게,
  "이에 대해 무어라 말할 시간적 여유는 없어, 너도 알고 있겠지?"
  "응!" 이에 그렇게 답하는 파렐리아. 이어서 루시아와 파렐리아가 얼어붙은 형상에게서 멀리 떨어진 다음에 각자, 지팡이로 푸른 기운이 모이도록 하였다. 그 이후, 각자의 지팡이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생겨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없어, 바로 이행하자!"
  그 이후, 루시아가 파렐리아에게 그렇게 말하였고, 이어서 파렐리아가 먼저 얼어붙은 형상의 흉부를 단단하게 굳고, 푸른 빛에 감싸이기까지 한 얼음 덩어리로 강하게 후려쳤다. 그와 함께 충격을 받으며 양팔이 절단되고, 머리가 부서지는 모습을 보이는 형상. 하지만 아직 꼬리 부분은 남아있었고, 흉부도 건재하였다. 그러자 파렐리아가 추락하기 시작하는 형상을 향해 뛰어오르더니 그 형상의 흉부를 강하게 내리쳤고, 그와 함께 충격을 받은 꼬리가 절단되어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전에 파렐리아가 가한 충격으로 형상의 양팔이 절단될 무렵, 라피엔이 냉기로 인해 얼어붙은 그를 붉게 빛나는 열기로 녹이고서 이어서 카스야가 그를 데리고 나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리하여 붉은 구체만 얼음에 감싸인 채, 남게 되자, 루시아가 "끝이다." 라고 말하고서 위로 뛰어오르더니 푸른 기운을 계속 지팡이에 모이게 하여 이전보다 더욱 큰 얼음 덩어리가 강한 푸른 빛에 감싸이도록 하였다. 그리고서 지팡이를 높이 들어 뛰어 내리면서 강하게 후려치는 듯이 붉은 구체를 감싸는 얼음 덩어리를 내리치려 하였다. 이어서 바위가 거대한 유리 조각을 깨뜨리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며 하나의 얼음 덩어리를 하나의 얼음 덩어리가 파쇄시키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렇게 남은 얼음 조각까지 파쇄될 무렵, 그 앞에 내려오던 루시아의 얼음 덩어리도 깨어져 사라지고, 파렐리아의 지팡이에도 얼음 덩어리가 없어지면서 전투는 마무리되었다. 그와 함께 주변 일대의 공간도 서서히 원래 모습을 되찾으며 회랑 너머의 검은 원반도 다시 나타났다.

  그 이후, 가만히 앞을 바라보는 루시아, 그리고 파렐리아의 눈앞에서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작은 구체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구체는 빛을 내면서 사악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쳇! 나도 여기까지로구나....... 여러 세계를 오가면서 재미있는 장난을 칠 수 있었는데......."
  그 때, 파렐리아가 그런 그에게 격분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아즈리아의 서고를 흐트러 놓은 것이 그인지에 대해 물었고, 이에 붉은 빛은 그렇다고 화답한 다음에 말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 하다가, 서고에 손조차 대지 못하던 마녀들의 모습이 가소로워 보였는데 말이지, 이히히히힛......."
  이에 루시아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라고 말하고서, 그 빛에 대해 무언가 일을 꾸미기 위해 사람들의 앞길을 막아섰을 것이라고 말한 다음에 그에 대해서는 굳이 알려 하지 않겠다는 언급도 행하였다.
  "어머~ 참 냉정하기도 하셔라, 과연 얼음의 마녀다우신 말씀이로군요~."
  그 언급에 사람을 비웃는 듯한 어조로 말을 건네는 빛. 하지만 루시아는 그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나에게 말을 걸려 하였다.
  "그러고 보니, 네가 요피아라는 이름을 가진 빛의 술사인가? 생각 외로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네, 후훗....... 이번 여행은 어땠어? 나의 장난으로 즐겁지 않았어."
  "별로 즐겁다고 말하고 싶진 않은데."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자, 빛은 즐겁지 않았다면 할 수 없다고 말하고서 한 가지 진실을 알려주겠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이전의 공간 전이 방해를 행한 이는 바로 자신이었으며, 이전부터 나타나 나의 여행을 방해하였던 모든 자들은 어느 '높은 자' 의 지시를 받아 각자의 사명을 이행하였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높은 자란 누구이지?" 이에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루시아, 파렐리아를 지나쳐 그의 앞에 이른 다음에 목소리를 높이며 묻자, 붉은 빛은,
  "더 이상 알 필요는 없어. 한 가지 밝히자면, 의외로 너의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거야. 물론, 나는 네 녀석의 친구들까지 너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라고 말한 다음에 녹아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후메쇼....... 마랄즈........"
  라는 '있다고 생각한다' 라는 의미를 가지는 말을 나에게 남기고서, 빛을 발하는 액체가 된 이후에 바닥에 흘러내리다가, 연기로 변하면서 소멸해 갔다. 그 때, 라피엔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밝은 목소리를 내며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고서,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위해 그런 말을 하고 있을 따름이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아가 그런 라피엔의 모습을 약간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이렇게 한 세계에서의 여행이 끝나는 것이로구나."
  그 이후, 카스야가 왼손에 허리를 올리면서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였고, 이에 내가 카스야의 곁으로 나아간 다음에 기분을 풀며 "그렇지." 라고 말을 건네었다. 그 때, 파렐리아가 일이 끝났으니, 자신은 언니와 함께 아즈리아로 돌아가도 되겠지, 라고 물었다.
  "그렇지, 떠나는 이는 나와 라피엔이니까."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하고서, 라피엔에게 헤어질 준비를 하자고 말하였다. 그 때, 지팡이를 팔에 둔 채, 팔짱을 끼며 루시아가 나를 향해 돌아선 모습을 보인 다음에 나에게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으면서 온화한 목소리를 내면서 신세를 많이 졌다고 말하였다. 이에 나도 덕분에 좋고 나쁜 경험을 모두 가질 수 있었다고 답례를 한 다음에 파렐리아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였다.
  "파렐리아는 루시아 씨처럼 항상 온화하지만은 않더군요. 루시아 씨께서 화를 잘 내시지 않는 편이라서 그래요?"
  "그 아이도 실은, 화를 많이 내는 아이가 아니에요, 물론 저보다 활발하고 과격한 면이 있긴 하지만."
  이에 루시아가 미소를 띠며 그렇게 말하였다. 그러자 라피엔이 놀라며 루시아에게 그렇다면, 파렐리아가 화를 내는 다른 이유라도 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루시아가 의외의 답을 해 주었다.
  "저라고 분노를 할 만한 상황이 없겠어요? 분노를 하면서도 제가 화를 잘 내지 못하기 때문에 과격한 그 아이가 그런 저를 대신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 때, 파렐리아가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때, 내가 그런 파렐리아에게 루시아의 말이 얼마나 진실이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파렐리아가 바로 답을 해 주었다.
  "대부분은 맞는데, 화를 못 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절반 정도 거짓이야. 일전에 내가 무언가 큰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었는데, 크게 꾸중을 했었지. 꽤나 무서웠어."
  "어느 정도였기에?" 이에 내가 그렇게 묻자, 평온한 하늘에 갑자기 우뢰가 내렸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는 말로 비유를 해 주었다. 그 이후, 그는 루시아의 과거에 대해 한 번은 상점에서 행패를 부리며 점원과 손님들을 괴롭히는 이를 보자 그를 향해 다가가 말로 설득하다가, 그 자가 주먹을 휘두르려 하자, 격분하면서 지팡이로 때려 제압한 적이 있었는데, 맞은 사람이 굉장히 아픈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언니에게 대들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과 함께. 그러자 내가 루시아에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냐고 묻자, 그가 바로 답을 하였다.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는데, 상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주장하며 시장세를 내라 했던 사람이었어요. 물론, 그 사건 이후, 경비병들에게 넘겨졌지요."
  그 이후, 이전의 다소 차가움을 없앤 목소리로 지나간 일이니 크게 신경 쓰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서, 이제 헤어질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하고서 나에게 좋은 여행되라고 작별 인사를 해 주었다. 그러더니 파렐리아에게,
  "먼저 회랑 밖으로 나가주지 않겠니? 가급적이면 카스야 씨도."
  "왜?" 이에 파렐리아가 눈을 크게 뜨며 묻자, 그 사람에게만 해야할 이야기가 있으며, 파렐리아의 치부를 건드리는 일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나에게 전하였다. 그 이후, 파렐리아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카스야를 데리고 회랑 밖으로 나아갔다.

  그 이후, 루시아는 우선 라피엔에게 시선을 향하다가 다시 나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혹시, 저 라피엔이라는 아이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없으신지요."
  이에 나는 없다고 말하고서 왜 그런 물음을 건네는지에 대해 되물었다. 그러자 루시아는 라피엔이 붉은 빛이 녹앙내릴 무렵,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표정을 짓다가, 그가 남긴 말에 대해 내가 신경쓰려 하자, 나를 위로하는 말을 할 때, 무언가를 숨기는 듯이 다급해하고 있었음을 밝히고서,
  "이는 필시 그 빛에 대해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음을 드러내는 거예요."
  그러자 나는 라피엔에게 시선을 향하자, 라피엔은 당황하는 채, 미소를 지으면서,
  "그럴 일 없어요!" 라고 말한 다음에 자신은 언제나 나를 잘 따르려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 때, 루시아가 그런 그를 믿느냐고 물었다. 그 이후, 나는 잠시 라피엔에게 시선을 향한 다음에 그의 순수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말하였다.
  "그야말로 순수한 요정 그 자체인데, 나쁜 일 하겠어요? 그렇게 마음을 어둠으로 물들이면 요정의 나라에 살 자격 자체가 없겠지요."
  이에 루시아는 온화한 목소리를 내면서 일단은 그 판단을 믿도록 하겠다고 말하고서 이전보다 냉정해진 목소리를 내면서 말하였다.
  "그 판단이 틀렸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셔야 해요. 그리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수련을 하셔야 하겠지요. 라피엔이라는 아이가 가진 외면에 현혹되어 이성을 마비시킨 것이니까요. 그런 행위는 마법사로서의 자격 부족이라는 사실을 당신도 마법사라면, 아시고 계시겠지요?"
  그 이후, 그는 밝아진 목소리로 조금 심한 말을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서 좋은 여행되라고 말한 다음에 자신은 파렐리아를 데리고 먼저 떠나가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렇게 루시아가 떠나간 이후, 카스야가 나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 때, 라피엔이 카스야에게 말하였다.
  "루시아 언니께서 저를 계속 이상한 사람처럼 바라보셨어요!"
  그러자 카스야는 오해받을 행동을 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말하고서 다음부터는 조심하라고 충고의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이에 라피엔은 "예, 조심할게요." 라고 말한 다음에 카스야에게 물었다.
  "이제 솔주르로 떠나가시는 것이지요?" 이에 카스야는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한참 머무르겠지만, 가급적이면 빨리 돌아가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잘 지내라고 말하고서 떠나려 하였다. 그 때, 카스야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루시아 씨의 말은 귀담아 듣는 편이 좋을 거야, 파렐리아가 언급하는데, 루시아 씨의 판단은 결코 틀린 적이 없대. 그 분께서 라피엔에 대해 언급하는데, 마음 속 한 곳에 어둠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
  이에 내가 정말이냐고 묻자, 라피엔이 "너무 의심하셨을 거예요." 라고 말하고서 괜찮을 것이라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나는 차분해진 표정을 지으며 "알았어." 라고 화답한 다음에 그 말을 믿어보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카스야와도 헤어져 검은 원반 근처로 나아가려 하였다.
  "여행하시면서 두 번째로 제대로 헤어진 것이네요."
  이에 라피엔이 그렇게 묻자, 나는 "그러하지." 라고 화답하고서 정말 좋은 여행이었던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나는 라피엔을 의심하지는 않고 싶다고 말하였고, 그 말은 진심이니 믿어도 좋다고 부연까지 해 주었다. 그리고 그에 이어 뭐라 말하고 싶었으나, 라피엔의 무구하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