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 6.
  방의 모습이 보였다. 붉은색을 띠는 등이 희미하게 밝혀진 방. 그 방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의 눈앞으로 창가 근처에 위치한 하얀 천으로 덮여있는 침대에 치맛단이 짧은 검은 치파오 차림을 하고, 두 다리를 천으로 감싸고 있으며 검은 구두를 신고 있는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이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 위에 올린 채, 앉아 있었다.
  "스즈렌!" 그 모습을 보고 내가 그의 이름을 바로 외쳤다. 그러자 스즈렌이라 칭해진 그는 요염한 미소를 짓는 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오른손에 길고 가느다란 담뱃대를 들고 있으면서 나를 향해 몇 걸음 다가오다가, 왼쪽 다리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로 서 있으면서 나의 외침에 응하려 하였다.
  "마을의 소년을 찾고 싶은 것이었나, 자오 사오밍? 그라면 이미 우리 위대한 자팡 제국군에 편입되어 충성스러운 병사가 되었다고 이전에 이미 말했을 텐데."
  "그 소년을 찾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다, 스즈렌!"
  이에 나는 그런 스즈렌에게 곧바로 화답으로써 외쳤다. 그리고 그에게 폭주를 멈추라고 말한 다음에 자신이 살아 있으니,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는 스즈렌. 그 이후, 그는 나를 비웃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이미 모든 것이 늦었어, 사오밍. 네가 국가의 부름을 거부하고, 이 곳에 이르러 자팡인임을 포기한 순간,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야."
  "하지만, 그것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비웃는 목소리에 내가 그렇게 응답하려 하자, 스즈렌은 다시 한 번 나를 비웃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라는 말을 한 이후에 나에게 내가 그런 모습을 보이기에 자신이 영혼이 더러워진 나와 그 근원인 중화국을 증오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서 왼손으로 나의 턱을 들어올리려 하며 나를 위협하는 말을 건네었다.
  "나는 나에게 증오를 가르친 중화국에 그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기 위해 왔을 뿐, 너에게는 어떠한 용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이전의 나로 되돌리겠다고 오겠다면......."
  그 이후, 그는 왼손으로 주먹을 쥐고 나의 명치를 가격하였다. 그 이후, 나는 격심한 통증을 느끼며 앞으로 엎드리기 시작, 그 이후, 총이 장전되는 소리가 들려오자마자 고개를 들어, 스즈렌이 왼손으로 권총을 들어 총구가 나의 머리를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는 동안 나를 위협하는 목소리를 이어가는 스즈렌.
  "그 목숨이 결코 온전하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서 그는 총을 다시 침대 위에 올려놓으며 돌아올 수 있다면 더 이상 증오하지 않겠지만, 돌아올 수 없음을 알기에 자신이 사오밍-나-을 증오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나에게 하고 있었다.

7-1. 계곡
  공간의 문을 지나 당도한 곳은 청회색 바위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계곡. 그 계곡의 골짜기에는 맑으면서 차가운 물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그 계곡을 감빛으로 물든 하늘과 그 왼편의 낮은 곳에 떠 있는 창백하며 둥근 달 하나가 수많은 별들, 그리고 달의 우측에 보이는 은하수와 함께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바위 절벽 사이를 날고 있으면서 픽시아, 그리고 푸피아를 대동시켰다. 푸피아가 빛을 발하여 어둠에 잠긴 계곡을 비추는 역할을 맡도록 한 것이었다. 물론 안전한 곳은 아니었다. 때마다 계곡 위나 바로 앞으로 한 무리의 기계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날개 부분이 은색을 띠는 거대한 새나 세모꼴 날개를 가진 전투 비행체들이 나타나 포탄들을 발사하며 나를 위협하기도 하고, 때로 절벽 위에서 포대들이 포탄을 발사하 수면에 떨어져 폭파시켜 물보라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렇게 적대하는 물체들이 다가올 때마다 나는 픽시아와 함께 곡선을 그리는 푸른 빛 줄기로 이들을 제거하면서 안전을 확보하려 하였다. 간혹 나의 뒤로 비행선처럼 생긴 물체가 다가와서는 미사일로 공격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그에 대한 대처도 물론 해 두어야 했으며, 그로 인해 나는 라피엔이 나의 바로 위에 있도록 하였다. 본래는 뒤에 있게 하나, 그 경우에는 라피엔이 직접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나의 전방으로 동체의 좌우 근처에 거대한 포신이 장착되어 있으며 삼각익을 가진 대형 전투 비행기 2 대가 앞장서고, 그 뒤로 소형 전투 비행기들이 따르는 대형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내가 직접 대형 전투기를 좌측에 보이는 것부터 하나씩 파괴하면서 위험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그 때, 라피엔이 금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방호막을 전방으로 펼쳐, 소형 전투기들의 광선 공격을 반사시키려 하였다. 이에 내가 놀라면서 라피엔에게 그렇게 나서도 괜찮냐고 묻자, 라피엔이 밝은 목소리로 화답하였다.
  "언제까지나 보호만 받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그에 대해 뭐라 말할 시간은 없었다. 아니, 없을 수밖에 없었다. 곡선을 그리면서 좌에서 우로, 혹은 우에서 좌로 종과 비슷하게 생긴 전투 비행기들이 포탄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기까지 하니, 그에 대처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것으로 또 끝이 아니라, 어느 지점에서는 절벽의 장치에서부터 하얀 광선이 발사되어 앞길을 가로막기까지 하고 있었다. 물론 상하까지 막지는 않았고, 그래서 그 점을 이용해 광선의 위로 움직이거나 아래로 나아가면서 그 장애물을 돌파하며 전방으로 계속 다가오는 전투 비행체들을 파괴해 그들의 위협을 제거하려 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광선 장애물 지대' 를 돌파하고서 나는 라피엔과 함께 수면 위와 절벽 위에 포대들이 설치되어 있는 구역에 이르렀다. 그 이후,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로 수면의 대공 광선과 대공 미사일들을 발사하는 포대들부터 하나씩 파괴하여 위험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절벽 위의 포대들이 건너편 절벽을 미사일로 공격해 바위 덩어리들이 튀어 나에게 다가가도록 하는 돌발 상황도 발생, 그로 인해 라피엔이 위험에 처하게 되자, 그 바위 덩어리들을 직선 상으로 나아가는 광선으로 부수어 위험에서 벗어난 적도 있었다.
  "저런 방식으로 공격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아요?"
  "전투란 본래 신사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서."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그래서 필요하다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그 포대 너머에 위치한 좌측의 거대한 날개를 가진 중형 전투 비행기와 우측의 소형 전투 비행기 3 대로 이루어진 대형을 돌파한 이후, 2 대의 중형 전투 비행기가 좌우에 위치하고, 중앙에 소형 기계 배가 자리잡은 대열을 발견하고, 우선 2 대의 중형 비행기가 아직 상승하지 않은 틈을 노려, 중앙의 기계 배부터 제압하기로 하였다.
  그 배는 위에 장착된 포신들로 푸른 광선을 발사하고, 그와 함께 미사일들을 대량으로 발사하기까지 하며 나에게 위협을 가하려 하였다. 이에 나는 뱃머리 부분에 위치한 포대부터 차근히 공격하고 이어서 미사일들에 의한 위협을 견디려 하였다. 그러다가 미사일 공격이 행해지지 않을 때를 노려 배의 꼬리 부분에 위치한 미사일 발사대들을 공격해 파괴시킨 후에 그 추진 기관을 대파시켜 배가 폭발하면서 추락하도록 하였다.
  그 이후, 배의 추락과 폭발이 이어지는 동안 두 대의 전투 비행기가 고도를 상승시키기 시작, 그러면서 나를 향해 집중적으로 4 줄기씩 연녹색 광선들을 발사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다급히 그 광선들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피하기를 반복, 그러면서 좌측의 비행기부터 먼저 공격하여 제거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좌측의 비행기, 그 중심부가 폭파되어 그롤 인해 좌측의 비행기가 전신이 폭발하면서 추락하다가 마침내 폭발할 무렵, 우측에 위치하던 비행기가 온전히 떠오르며 나의 바로 앞에 이르게 되었다.
  떠오른 직후부터 맹렬히 공격하기 시작하는 비행기. 이에 내가 직접 손에서부터 푸른 광선을 방출해 우측 날개부터 차례로 피해를 가해 파괴시키려 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비행기의 공격 장치와 날개를 부수어 비행기의 부서진 형체만 움직이게 되자, 나는 그 형체를 바로 지나쳐 갔다.
  그리고 잠시 후, 허공에서부터 한 무리의 초록빛 불꽃을 낙하하며 위협을 가한 다음에 동체 좌우에 길다란 포신이 장착된 중형 전투 비행기 한 대가 나를 향해 낙하한 이후에 포신에서부터 초록색 불꽃을 방출하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자 그 사이에 위치하며 왼손의 손바닥에서 파랗게 빛나며 두 개의 사각형이 겹친 형태를 보이는 방진을 소환하여 그 방진에서부터 푸른 광선들이 계속 방출되어 중심부를 공격하도록 하였으나, 중심부는 원형 방호막에 의해 보호되어 피해를 전혀 입지 않고 있었다.
  '두 포대가 파괴되어야 방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려나.'
  그러자 나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서 우측의 포신부터 공격하지 않는 틈을 노려 하나씩 파괴하려 하였다. 이어서 두 포신들을 파괴한 이후, 비행체가 회전하면서 포탄들을 흩뿌리고, 그와 동시에 자주색 구체들을 소환하여 흩뿌리면서 위협을 가하였다.
  그 위협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 공격을 눈으로 보고 바로 피해낼 수 없으리라고 판단을 내리고, 방어하기로 마음을 먹은 다음에 우선 카리나를 이용해 회오리바람의 대열을 이루며 다가오는 포탄들을 막아내려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잠시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는 틈을 이용해 4 개의 정령을 한 번에 불러온 이후, 그 4 개 정령이 '아르가이아' 로 결합되도록 한 이후에 주문의 영창을 행하였다.
  "프로타시아 투 아르가이아!" 그 이후, 파랗게 빛나는 거대한 장막이 나를 감싸기 시작한 이후, 나는 그 방호막이 대상을 밀어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용하여 대상을 밀어내는 공격을 그 비행체를 대상으로 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리고서, 나는 바로 앞에 위치한 비행체를 향해 돌진을 개시, 그 장막의 전방이 강하게 빛을 발하면서 나를 따라 앞으로 돌진하도록 하였다. 그 이후, 방호막의 파란 빛 부분이 비행체에 닿도록 하고, 이어서 장막이 비행체와 충돌을 일으켰다.
  그 이후, 나는 온 힘을 다해 비행체와 부딪친 방호막이 비행체를 밀어내도록 하고, 장막이 힘을 내어 비행체를 밀기 시작하자, 그것을 우측의 절벽 위를 향해 낙하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온 체력과 정신력을 빛의 방호막에 집중시키면서 혼잣말을 하였다.
  '이대로 끝까지 밀어붙여라, 아르가이아!'
  그리고 나는 방호막으로 비행체를 밀어붙이는 채, 비행체와 함께 낙하, 그러다가 마침내 비행체를 지면에 낙하시켰고, 그로 인해 비행체는 폭파, 그 충격으로 나는 뒤로 날아갔다가 지면에 한 번 부딪쳤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 번 튀어 올랐다가, 그 뒤편으로 다시 추락해 지면과 부딪치는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그로 인해 비행체는 폭파되어 불길에 휩싸였으나, 나도 무모하게 돌진한 후, 비행체를 지면에 부딪치게 한 이후, 그로 인해 생겨난 폭발의 충격으로 인해 지면에 두 번 부딪친 탓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게 되었다. 지면에 계속 충격을 받아 등을 비롯한 몸의 곳곳에 격한 통증이 생겨나고 있었다. 게다가 방호막에 힘을 많이 집중시켰던 탓에 체력부터 이미 과도하게 소진하여 몸을 제대로 일으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요피아 언니, 괜찮아요!?"
  이에 라피엔이 다급히 다가오며 나에게 외쳤고, 이에 나는 겨우 몸을 일으키면서 "괜찮아." 라고 답하였다. 그 이후에 나를 향해 몰려오는 소형 전투기들의 무리를 발견하고서 분리되어 사라졌던 정령들 중 하나인 픽시아를 불러온 이후에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그 때, 라피엔이 이번에는 자신도 공격에 참여할 테니, 무리하지 말아달라고 나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라피엔이 나를 대신해 빛의 창을 날리면서 비행기를 공격하기 시작, 비행기를 몇 대씩 맞혀 격추시키는 모습을 보였고, 그러는 동안 나는 나대로 한 줄기에서부터 세 줄기씩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을 발사하여 그런 라피엔의 활동을 도와주고 있었다. 비행기들은 나를 발견하자마자 나에게 광선을 날려보냈으나, 다행스럽게도 공중 비행 중에는 몸의 움직임을 크게 요구하지 않아 무사히 움직여 이들을 피해낼 수 있었다.
  내가 비행을 행하는 동안 라피엔이 빛의 창으로 이들을 하나씩 격추시켜 제거하여 공중에 병기들이 남지 않게 되자, 비로소 나는 마음을 놓으면서 앞길을 열어갈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이후부터는 이전부터 계속 모습을 드러내던 기계 병기들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을 놓고 쉴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쉴 만한 곳을 찾으려 하였다. 그 때, 라피엔이 주변을 둘러보며 나에게 물었다.
  "이제 그 병기들은 다시 나오지 않네요, 괜찮으려나."
  "괜찮겠지, 이런 곳까지 병기들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이에 나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계속 쉴 수 있기에 좋은 곳을 찾으려 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물의 왼편에 위치한 커다란 바위를 발견하고서 그 바위에서 쉬자고 라피엔에게 제안하였다.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그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말씀드리려 했는데, 잘 됐네요."
  이에 라피엔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고서 바위의 물을 향하는 부분이 사선을 이루면서 평탄한 모습을 보고, 밝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 바위에 대한 말을 하였다.
  "저 바위 위라면, 괜찮겠지요?"
  "응, 발끝이 물과 가깝겠지만, 문제가 될 것은 아니겠지."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하고서 그 바위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 이후, 나는 그 바위 위에 올라앉고서 바위에 그대로 누워 있으려 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동쪽 하늘의 상당히 높은 곳에 이른 달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라피엔에게 달에 대한 물음을 건네기도 하였다.
  "요정의 나라에서는 달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지 않아?"
  "그렇지요, 여왕님께서 행하시는 '달의 의식' 과도 관련이 있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밤에 피어나는 꽃의 아름다움이 달의 정기를 받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이에 라피엔이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화답하고서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다가 나에게 또 다른 누군가가 있어서 자신을 지켜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이에 내가 그 이유를 묻자, 라피엔은 그 답으로써 무언가를 바라는 느낌을 전해주는 목소리를 내어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드러내려 하였다.
  "평소에는 요피아 언니께서 저를 잘 지켜주시지만, 이렇게 요피아 언니까지 위험에 처하게 되면, 누군가가 더 도와드리지 않으면 제가 마음 놓고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서요."
  "그러하겠지, 너도 돌아갈 곳이 있으니까, 함부로 죽고 싶지는 않을 거야."
  이에 나는 그 심정을 이해한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물을 향하는 방향으로 돌아누운 다음에 그 자리에서 잠을 청하려 하였다. 처음에는 무언가가 다가올 것 같은 느낌에 불안하기도 하였으나 , 잠 기운이 나의 의식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그 불안도 점차 사그라들어갔다. 다른 한편으로는 라피엔이 잘 지내고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이, 정신이 드나?" 그러다가 어느 정도 잠이 들었다고 생각될 무렵, 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나를 깨우려 하였다. 이에 나는 놀라면서 눈을 뜨고 바위 위에 다리가 옆을 향하도록 한 채, 상반신을 일으키며 주변을 둘러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렇게 바위에 앉은 나를 한 척의 커다란 배에 앉은 사람들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중앙에는 회색 곰의 형상을 한 자가 푸른 멜빵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그 좌우로 각자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사람 6 명이 나란히 서 있었으며, 가장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그가 무리의 우두머리일 것임을 짐작케 해 주었다. 그 때, 그 왼편에 위치하고 있던 남자가 감탄하면서 말하였다.
  "와우~ 절벽에 뭔가 있다 했더니, 여신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군요~."
  "시끄럽네." 이에 우두머리일 법해 보이는 남자가 고개를 잠시 돌려 그에게 주의를 준 이후에 오른손에 종이 한 장을 든 모습을 보이며, 나에게 상당한 위엄을 가지는 목소리를 내어 물었다.
  "뭐하고 있기에 거기 머무르는가? 길을 잃었나?"
  이에 나는 놀라면서 그에게 길을 잃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계곡에서 갑자기 몰려온 기계 병기들의 습격을 피해 도망쳐 왔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계곡을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혹시 아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자신도 마침 계곡을 나가기 위해 항해 중이라고 말하고서 그 항해를 마치기 위해 길을 나서고 있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나에게,
  "일단 이 곳을 나간다는 목적을 공유한다면, 같이 행동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그 이후, 그는 그 일대에 무엇이 있는지 정도는 명확히 알려줄 수 있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라피엔은 배의 우측에 타고 있는 금색으로 빛나는 날개를 가진 이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다가 나에게 같이 가자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그 자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지도인 만큼, 나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도 더불어서 하였다. 이에 내가 그 남자의 손에 쥐어진 것을 자세히 보다가, 그것이 지도임을 바로 확인하고서 "알았어." 라고 화답한 다음에 그의 의사에 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좋아요, 같이 가도록 하겠어요. 그 대신, 확실히 계곡을 나갈 수 있도록 해 줘야 해요."
  그러자 남자는 "옳지!" 라고 말하고서 배로 건너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물 사이에 위치한 바위 위에 앉아있는데 옷이 젖지 않았음은 떨어졌거나, 계곡을 날아갔기에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서 떨어져서 바위 위에 이르렀을 리는 없으니 날아왔다고 여기는 것이 정답일 것이라는 말을 한 이후에 나에게,
  "지금까지 계곡을 날아왔다면, 여기까지도 날아서 올 수 있을 거다."
  라는 말을 하여, 내가 그 곳으로 날아가도록 하였다. 이에 나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바위 위에 올라선 다음에 뛰어오르면서 날아오르기 시작, 그 이후에 배의 꼬리 부분에 당도한 이후에 고도를 낮춰 조심스럽게 착지를 행하였다. 그 무렵, 곰의 모습을 한 남자가 무리들을 제치고 나를 향해 다가오더니 다시 일어서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한다. 나는 이 상단의 우두머리인 '에즈라 라킴(Ezra Raqim)'. 이 상단을 이끌고 해양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지. 그러하기 위해 이 계곡을 지나 강으로 건너려 하고 있다."
  "처음 뵙겠어요, 제 이름은 요피아 클라렌트, 한 사람을 찾기 위해 계속 여행을 행하는 사람이에요. 옆에 있는 아이는 요정으로서 이름이 라피엔 이릴센이라고 하지요. 제가 도와준 일이 계기가 되어서 저를 계속 따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그렇게 서로 통성명을 하고서 나와 에즈라라는 이름을 가진 이는 서로 악수를 하였다. 에즈라가 힘을 줄 때, 내가 그것에 이끌리는 방식으로 행하였다. 그 이후, 두 사람이 손을 풀자, 그는 "일단 대원들을 소개하지, 따라오게." 라는 말을 하고서 에즈라를 따르고 있던 이들의 앞으로 내가 다가오게 하였다.

  본래 에즈라의 양 옆에는 3 명, 2 명의 남자들이 서 있었으며, 에즈라가 대열에서 나간 이후에도 5 명의 대열은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이들은 에즈라의 지시를 받고 있었는지 계속 한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에즈라의 왼편 곁에 위치하던 남자는 둥글고 챙이 넓은 모양새를 가진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조끼와 검은 바지, 그리고 하얀색을 띠며 소매가 짧은 옷차림을 한 채,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있는 이로서 얼굴색이 밝고, 노란색 머리카락을 가진 이였다. 그리고 그 왼편에 있는 이는 역시 얼굴색이 밝고 갈색 머리카락을 드러내는 이로서, 셔츠와 갈색을 띠며 어깨에 매는 띠가 하나씩 달려 있는 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왼편에 위치한 이는 어두운 얼굴색을 가진 이로서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으며, 보라색 천을 머리에 두르고 소매 긴 겉옷과 하얀 상의, 그리고 하얀 바지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등에 거대한 짐을 지고 있었다.
  에즈라의 오른편 곁에 위치하던 이는 황갈색을 띠는 긴 소매를 가진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있는 이로서, 암갈색 머리카락의 머리 아래쪽을 양갈래로 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손에 길다란 창을 쥐고 있었고, 그 우측에 위치한 이는 하얀 독수리의 형상을 한 자로서 털의 색과 비슷한 하얀 천으로 이루어진 원피스를 입고 오른손에 푸른 구슬을 들고 있었다.
  좌측에서 2, 3 번째에 위치한 사람은 비교적 쾌활하거나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우측에서 1, 2 번째에 위치한 이는 비교적 정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가장 좌측에 위치한 이는 비교적 차분해 보였으나, 과거에 무언가 슬픈 일을 겪었는지 그 표정이 상당히 어두운 편이었다.
  "한 명씩 소개하지, 가장 우측에 계신 분은 아바(Avar) 족의 주술사이신 '타룬 키라소(Tarun Kiraso)' 이시다. 구슬을 통해 앞일을 예지하실 수 있는 분이시고, 이 곳의 사정에도 상당히 밝으시다. 그리고 그 좌측에 계신 분은 인다라(Indara) 족의 전사이신 '민닌네와(Minninnewa)' 라는 분이시네. 가운데에 선 녀석은 '스티븐 에드먼즈(Stephen Edmonds)', 그리고 그 왼쪽에는 '대니 셔포어(Danny Sherfore)'. 내 직속 부하들이지. 그리고 가장 왼쪽에 서 있는 이는 이름이 '무하카트(Mukhakat)' 라고 알려져 있는데, 뭐 하던 사람인지는 불명이라네."
  그 이후,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고, 무하카트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배의 꼬리에 이르고, 타룬과 민닌네와라는 이름을 가진 이가 뱃머리에 모이는 모습을 보일 무렵, 나는 잠시 배의 꼬리 부분으로 시선을 향하여 금빛 날개를 가진 이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초록색 긴 머리카락과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이로서, 나팔과 비슷하게 생긴 모양새를 가진 오른쪽 소매는 손목까지 이르고, 왼쪽 소매는 팔목까지 이르는 것으로서, 가는 허리를 드러내는 새하얀 상의와 허리띠, 그리고 무릎 바로 아래까지 내려가는 새하얀 치마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이였다. 머리에는 머리 앞쪽에 금색 별로 장식된 머리띠를 두르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이. 그 모습을 보다가, 나는 라피엔이 자신이 만나고자 하는 이인 '라프라이아' 가 저런 모습을 가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저 아가씨로 시선을 향하고 있는 건가."
  그 때 에즈라가 그런 나에게 그렇게 물었고, 이에 내가 놀라면서 그렇게 되었다고 말하자, 한 번 크게 웃더니 상단을 수호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라고 밝히고서 그를 불러 나의 바로 앞에 이르도록 하였다. 그 이후, 그가 에즈라의 바로 오른편 곁에 이르자 치마의 가운데 쪽을 두 손으로 들어올리고 허리를 약간 굽혀 인사를 한 이후, 두 손을 공손히 내린 채, 나에게 인사를 하였다.
  "잘 부탁하겠어요, 제 이름은 라프라이아, 객원으로서 상단의 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어요."
  "라프라이아라 하셨나요?" 이에 내가 놀라면서 묻자, 라프라이아는 그렇다고 답하고서 눈을 크게 뜨고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자신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라피엔이 밝은 표정을 짓더니 라프라이아에게 다가와 그에게 안기려 하면서 말하였다.
  "보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어디 계셨던 거예요!?"
  이에 에즈라가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잘 아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자, 나는 "그러하지요." 라고 화답하였다. 그 이후, 두 사람이 서로 만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뱃머리 쪽으로 걸어가려 하면서 상단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해 주겠음을 밝힌 다음에 스티븐과 대니를 데리고 나와 함께 발걸음을 옮기도록 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