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 같은 여자아이를 데리고 있던 적이 있던가,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 여자아이의 모습을 본 기억이 없던 나는 그에 대해 그렇게 말하였다. 그 이후, 에이프릴은 한 동안 나의 모습을 가만히 보기만 하더니, '기억' 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는지, 화제를 바꾸어서 혹시 '문' 이라 칭해지는 공간 이동을 위한 존재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알아낼 수 있었느냐고 묻자,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이전에도 그런 일을 행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요."
  그리고 자신도 그 문을 찾기 위해 나서고 있음을 밝힌 이후에 인도를 해 줄 테니,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하였다. 그렇게 해서, 나는 에이프릴이라는 여자아이의 인도를 받으면서 정글 속에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따라가는 동안 나는 나의 왼편에 위치한 라프라이아, 그리고 라피엔의 모습을 한 번씩 보여주면서 그들의 이름을 소개하고, 또 라프라이아, 라피엔이 한 번씩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광경을 그에게 보이기도 하였다.
  이에 에이프릴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우선 라프라이아에게 시선을 향한 다음에 그에게는 "잘 부탁해요." 라고 예의 있는 목소리로 화답하였으나, 라피엔에게 시선을 향하였을 때에는 그를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형식적인 목소리로 "잘 부탁해." 라고 답하고서 다시 진행하던 방향으로 돌아서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 때, 라피엔이 원성 어린 목소리로 에이프릴에게 물었다.
  "왜 저에게는 그렇게 대하시는 거예요, 저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어서 그래요?"
  하지만 에이프릴은 그에게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나도 그런 라피엔의 모습을 본 이후, 에이프릴에게 아무리 요정이라지만, 심한 대우 아니냐고 묻자, 에이프릴은 요정이라는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하는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서 나에게,

  "그런 이유로 여기 계신 분들을 판단했다면, 요피아 경을 제가 좋아할 수는 없었겠지요."
  라고 화답해 나의 할 말을 잃게 하고 있었다.

  그 이후, 한 동안 말 없이 길을 걷다가 어느 정도 길을 걸었다고 생각할 무렵, 앞서는 에이프릴에게 캐서린에 대해 물어볼 때가 되었다고 판단을 내리고서 그에게 '캐서린 게이블린' 이라는 인물에 대한 언급을 한 다음에 에이프릴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이전에 네 모습을 보면서, 캐서린 씨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어, 어투도 대략 그러한 면이 있고. 그래서 궁금한데, 혹시 캐서린 게이블린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고 있어?"
  그러자 에이프릴은 "있어요." 라고 바로 답을 하였다. 그 이후,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었으나, 그 대답을 하는 것을 대신해 나에게 그 자를 어디에서 발견했었느냐고 되묻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상인 '에즈라 라킴' 의 수하로서 일하고 있었으며, 해안을 향하는 강줄기를 따라 가는 배를 그와 함께 타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에이프릴은 "그렇군요." 라는 말을 하고서 그에 대한 언급을 바로 행하였다.
  "저와 닮은 어떤 한 사람일 뿐이에요."
  그러나 그가 나에게 밝힌 캐서린과 자신의 상관 관계에 대한 언급은 그 정도였다. 그 때, 라피엔이 나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사항일 것임을 언급하자 나는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화답하고서 더 이상 그것에 대해 물으려 하지는 않았다. 그 때, 에이프릴이 그런 나에게 말하였다.
  "하지만, 그 이름을 알게 된 이상 만나고는 싶어요, '저의 근본이 된 존재' 로서, 제가 그 사람을 만나지 못할 이유란 없는 것이니까요."
  "근본이 된 존재라, 역시 그런 건가." 그 때, 라프라이아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중간에 쉬고 있을 때 하겠음을 밝히고서 나와 라피엔에게 그 일에 대해 그 전까지는 어떤 발설도 하지 마라는 언급도 하였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여행, 그 여행이 이어지는 동안 나는 먼저 앞서는 에이프릴의 바로 뒤에 있으면서 그를 따라 계속 걸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새 모양의 기계 병기나 덩굴 모양의 생물체, 그리고 꽃 모양의 생물체들이 위협을 가해 왔으나, 그 때마다 에이프릴이 보라색 번개 줄기를 방출하는 권총으로 몇 번 사격하여 제거하여 내가 달리 할 일은 없었다.
  그러는 동안 정글의 비는 더욱 격해졌고, 그로 인해 일행은 다급히 피신할 곳을 찾다가 나무들이 비를 가려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는 숲길 왼편의 한 곳에 이르러 그 곳에서 결국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공간이 넓어, 3 사람이 한 번에 앉을 수 있었지만, 라프라이아가 라피엔을 안으면서 자리를 양보, 그 이후, 라프라이아는 대피를 위한 곳, 그 앞에 이른 다음에 방호막으로 빗방울을 보호하면서 그 곳에 서 있으려 하였고, 내가 앞쪽, 그리고 에이프릴이 뒤쪽에 고양이 엘리와 함께 머무르려 하였다.
  "근본이 된 존재라는 말은, 캐서린에게서 네가 태어났음을 알리는 것 아냐?"
  앉아있는 동안 웅크리고 앉은 채, 엘리를 안고 있으면서 미소를 짓는 에이프릴에게 내가 잠시 고개를 돌리고서 물었다. 그러자 에이프릴은 드러내놓고 말하기가 꺼림칙하니 그렇게 말했을 따름이라고 말하고서 그 일을 가지고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행위는 삼가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왜 자신이 캐서린에게서 태어나지 않았음을 함부로 말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알고 싶은지에 대해 물었다.
  "알고 싶지, 딸이 어머니를 함부로 칭하지 못함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법 한데. 설마, 그 캐서린 씨께서 그렇고, 그런 사람이기도 해서 에이프릴을 버렸던 것은 아니겠지?"
  요청을 하면서 설마, 하는 생각에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바로 미소를 지으며 잘 짐작해냈다고 말하는 에이프릴.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캐서린 씨께서는 처음부터 자신이 원해서 에즈라 씨의 해적단에 가입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본래는 대륙 중부의 어느 집안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여느 여자아이와 다를 바 없었다가, 16 세 이후, 모종의 사정에 의해 갈 곳이 없어졌다가 해적단의 눈에 띄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리고서, 그는 세상 사람들이 흔히 '미혼모' 라 칭하는 그런 존재임을 알리고서, 16 세 때에 임신을 했고, 그 임신으로 인해 아이를 낳았음을 밝혔으며, 사람들이 낙태를 권해도 그 생명을 함부로 죽일 수 없어서 아이를 낳게 되었음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아이를 어떻게든 양육하려 하였으나, 사람들이 강제로 그 아이를 양육 기관에 맡기고, 자신을 더러운 여자라 칭하면서 마을에서 추방, 그 이후 갈 곳이 없어 떠돌던 그를 받아준 이가 해적단의 일원이었던 에즈라임을 밝히고서 한 마디 말로 마지막을 내었다.
  "그 이후, 15 년 간, 그 분께서 에즈라 씨와 함께 하시게 된 것이지요. 종족도 다르고, 나이 차도 문제가 되지만, 에즈라 씨의 곁을 그 분께서 떠나시지 못하시는 것은 그런 이유에 의한 일이에요."
  "그렇게 어머니와 강제로 헤어졌다가, 어머니를 찾기 위해 여행을 나선 것이겠지?"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내가 그렇게 묻자, 에이프릴은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7 세부터 떠돌기 시작했으니, 이제 8 년 되었다고 언급하였다. 그 이후에 그는 캐서린에 대해 알게 되고, 에즈라의 수하로서 길던 머리카락도 자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치부를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항시 하고 있어서 그의 주변을 맴돌기도 하고, 그와 관계하지 않으려 할 때도 맞이한다는 말을 하였다.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 아니야?"
  이에 내가 그렇게 묻자, 에이프릴은 "예." 라고 화답하였다. 그러는 동안 에이프릴의 표정은 많이 심각해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누군가를 향해 분노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 더 이상 캐서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게 이름은 누가 지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제가 지었어요. 에이프릴은 제가 4 월에 태어났기 때문에 지은 것이고, 게이블린이라는 성은 캐서린 씨의 성을 이은 것이지요, 그 이유는 아실 것이기에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겠어요."
  그 물음에 그렇게 답을 하는 에이프릴. 그리고서 그는 나에게 시선을 향하더니 요정이라는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음을 건네었다. 그 물음에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곤란해 할 뿐, 바로 대답을 해 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에 에이프릴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대답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그렇다고 내가 답하였다. 그리고서 나는 그에게 요정에 대해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가 동화책이나 미스테리에 관한 책을 통해 요정을 알게 되었으리라 판단하면서 그와 관련된 대답이 나와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그런 예상과는 완전히 맞지 않고 있었다.
  "저 자신이 요정과 인간의 중간적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뭐라고!?" 이에 내가 놀라면서 묻자, 에이프릴은 후일, 알게 된 것임을 밝히고서 자신에게 요정의 특징이 있다는 것이었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전부터 사람들이 자신에게 '사이킥 파워(Psychic Power)' 라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실제로 그 능력으로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살아남은 바 있었으며, 그 근원이 실제로는 '요정의 마력' 이었음을 알게 된 이후에 요정이 어떤 존재이기에 자신이 마력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요정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잘 말씀드릴 수 없다면, 할 수 없겠지요. 결국, 저 자신이 알아내는 수밖에."
  그리고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요정에 대한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 이후, 에이프릴은 '문' 의 위치에 대해 산 너머 평원의 상공 한 가운데에 '문' 이 열리는 것을 발견했음을 밝히고서 날이 밝게 되면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한 이후에 밝아진 목소리로,
  "그 문이 열릴 때까지 놀다가 가세요, 그 곳의 동물들은 무척 귀엽고, 마음씨도 착해서 잠시나마 추억을 새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줄 거예요."
  라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내가 "그렇게 해 볼까?" 라고 말한 다음에 쉴 수 있게 되면 그렇게 하자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에이프릴에게 공간 이동을 위한 수단을 찾는 목적에 대해 물었다. 나와 동행하며 그것을 찾으려 한다면, 그러할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문을 찾는 목적에 대해 묻자, 에이프릴이 바로 답을 하였다.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거예요. 제거해야 할 존재가 있기에, 그것을 찾기 위해 나서는 것인데, 가는 길이 같아 이렇게 동행하게 되었네요. 당연히, 요피아 경을 해치기 위한 일은 아니니, 그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거예요."
  이에 나는 밝은 목소리로 그러하다면 안심이라고 말한 다음에 곧바로 에이프릴에게 제거해야 할 존재가 누구인지에 대한 언급을 하였으나, 그것에 대해서는 내가 당장에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답하지 않겠음을 밝힌 이후에 그 답례로써, 나에게 내가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해서도 묻지 않겠음을 알리기도 하였다.

  그렇게 한 동안 대화가 이어진 후, 잠시 동안 말없는 여행이 계속 되고 있다가, 에이프릴이 나에게 한 가지 물음을 건네면서, 다시 대화가 진행되었다. 그가 묻고자 한 바는 나의 어머니에 관한 것. 나의 어머니는 자신의 경우처럼 이름을 언급하기도 어려운 존재는 아닌가, 라는 생각에 의한 일이었겠지만, 그에 상관하지 않고 바로 나는 그 물음에 답을 하였다.
  "나의 세계에 살아가는 정령, 혹은 요정들에게 있어서 부모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어떠한 존재인지에 대해 잘 아는 이는 얼마되지 않아. 흔히 그 존재를 '대정령' 이라 칭하며, 그것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지, 거대한 빛의 구처럼 생겼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별이나 광활한 대지, 깊은 물 속, 높은 하늘과 같이 인격체들이 접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지나 물, 하늘 등의 현신이라 칭해지기도 하지. 그 자체라 여기어지는 경우도 많아."
  "그렇다면 요정의 부모는 자연의 사물 그 자체라는 의미이겠군요."
  "그러할지도." 이야기를 듣고서 물음을 건네는 에이프릴에게 바로 답하는 나. 그리고서 그 존재로부터 정기를 받아 인격체로서 태어나는 것이 자신의 세계에서 인격체로서 살아가는 '요정' 이나 '정령' 임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연을 이루는 요소와 그 요소를 바탕으로 하는 생물들의 삶을 토대로 창조되기에 그런 요정이나 정령들은 항상 선하고 온화하지만은 않으며, 다른 인격체를 해칠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언급을 하였다.
  "경우에 따라 위험 동물과 같은 존재도 될 수 있다는 거네요. 예를 들면 어떤 동물을 언급하시려나."
  "아나콘다나아~ 장수말벌(Hornet) 혹은 상어나 피라니아 같은 이들이 있겠지."
  그 이후, 본래는 인간들이 살아가는 땅에서 살아가는 인격체로서, 인간을 대신해 살아가는 이들임을 언급하였다. 그리고서 경우에 따라 순수함을 버리는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인간들의 모습에 분노한 신이 인류를 멸하면서 자신의 일부를 자연의 사물에 전사하여 대정령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도 있음을 밝힌 후에, 그래서 대정령은 '신의 현신' 이라 칭해지기도 하며, 실제로 대정령의 힘을 복속시키는 것은 인간에게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알리는 말을 전하기도 하였다.
  "잘 알겠어요." 그러자 에이프릴이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리고 잠시 자신의 앞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비가 여전함을 확인하고서 자신은 잠시 잠들고 있을 테니, 비가 그치면 깨워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이후, 나는 알았다고 답하고서 엘리를 안은 채, 엘리와 함께 잠들려 하는 에이프릴의 모습을 잠시 본 이후에 라피엔을 불렀다. 그 이후, 라피엔이 빛에 감싸인 채, 나에게 다가오자 그에게 에이프릴에 대해, 그가 캐서린에게서 태어났으며, 정령과 인간의 중간자임을 밝히는 말을 하였다.
  "그랬었나요!?" 이에 라피엔이 놀라면서 그렇게 묻자, 나는 유난히 놀라는 라피엔의 모습을 보며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차분하게 표정을 지으며 "응, 그렇더라." 라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비가 그칠 줄을 모른다는 말을 그에게 하자, 라피엔은 밝은 목소리로 나를 격려하는 말을 곧바로 건네었다.
  "괜찮아요, 하늘을 보시면서 라프라이아 님께서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비가 그칠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을 한 번 믿어봐요."
  "그래, 그렇게 해 보자." 이에 나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가만히 앉아있는 채, 비가 그칠 때를 기다리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편안히 잠든 에이프릴과 엘리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에이프릴이 왜 너를 언짢게 보는지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잘 모르겠어요, 무언가 착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 루시아 씨도 그렇고,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 물음에 라피엔은 이전에 만난 루시아와 함께 그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말을 건네고서 그에 대해 나에게 물었으나, 나는 무언가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그런 추측을 했을 것이라고 화답한 다음에 그렇다고 나쁜 사람으로 몰아세우지는 말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라피엔은 "죄송해요." 라고 화답한 다음에 라프라이아의 곁에 가 있겠음을 알리고서 그의 곁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잠시 비가 오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가, 잠들었던 에이프릴에게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네....... 네파리아......." 왠지 어디선가 들은 듯한 느낌을 주는 이름, 그 이름을 들으며 나는 그와 악연이 있는 사람일 것이라 생각할 뿐, 그에 대해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더 지나자 비가 조금씩 그치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다시 여행을 시작해도 좋겠다고 판단을 내린 나는 에이프릴을 깨우려 하면서 비가 그치고 있음을 알리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에이프릴을 깨운 이후, 나는 그가 다시 엘리를 대동하며 앞장서도록 한 이후에 숲길을 나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다가 하얀 돌로 이루어진 신전의 앞에 이르는 순간, 갑자기 엘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왜 그러니?" 그 때 그 울음 소리를 들은 에이프릴이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생각하였는지, 걱정스러워 하면서 엘리에게 물을 무렵, 라프라이아가 전방에서부터 비행형 물체들이 고속으로 일행을 향해 접근하고 있음을 밝히고서 재빨리 피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는 동안 신전 입구의 문을 통해 소형 전투 비행기들이 지면을 따라 날아가며 나를 치려 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빠른 움직임을 보자마자 나는 라피엔을 두 손으로 안고 정면에서 돌격해 오는 비행기들을 피해 좌로 뛰어나간 다음에 구르기까지 하였다. 그 이후, 미리 피하고 있던 에이프릴이 다시 다가오는 전투 비행기들을 권총에서 발사되는 번개 줄기로 격추시켜 몸에 구멍이 나며 파손되어 추락, 그 이후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고서 엘리가 신전 입구를 향해 울음소리를 내자,
  "알았어, 곧 갈게." 라고 말한 다음에 신전 입구로 뛰어가려 하였다. 그리고 "따라오세요!" 라고 외치고서 신전 안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기 위해 나섰으며, 그 이후, 나도 라피엔을 데리고 라프라이아와 함께 신전의 입구로 들어서려 하였다. 그 이후, 신전으로 접근하는 동안 에이프릴이 신전의 문을 향해 나아가면서 말하였다.
  "저 신전 내부의 제단에 거대한 에너지 원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어요, 신전에서부터 끝없이 전투 병기들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에너지 원이 전투 병기 생성의 근원일 거예요."
  "어떻게 생긴 것이지요?" 그 때, 라피엔이 에이프릴에게 묻자, 가면서 알려주겠다고 답한 다음에 양 날개에 한 문씩 거포가 장착된 대형 전투 비행기들이 좌우에서 1 기씩 모습을 드러내고 신전의 입구에서부터 10 여 대의 전차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집중적으로 그 전투 비행기를 공격해 파괴시키려 하였고, 그러는 동안 포신을 일행에게 집중시키는 전차들을 내가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로 제거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라프라이아는 라피엔을 구체 방호막을 펼치면서 보호하고 있었다.
  그 이후, 전차와 비행체로 이루어진 군단이 괴멸한 이후, 에이프릴은 전진하는 기세를 이어 신전의 입구로 들어서려 하였고, 나와 라피엔이 그 뒤를 이어 안으로 들어서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의 왼편에서 라프라이아가 날개짓을 하며 들어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행 전원이 들어왔음을 확인시켰다.

  원형을 이루는 신전 내부의 공간. 그 중앙의 제단에는 내 키만한 직경을 가지는 붉은 구체가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리잡고 있었다.
  "이것이 에너지 원인가요?" 그 모습을 보며 나의 오른편에 이른 라피엔이 묻자, 에이프릴은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그 에너지 원이 사라진다면 병기들이 지속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현상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 추측의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때, 구체가 붉게 빛을 발하더니 내벽의 앞쪽 좌우와 뒤쪽 좌우에 하나씩 붉은 방진이 생겨나며, 각 방진에서부터 2 기씩 소형 전투 비행기들이 생겨나며 사방에서 위협을 가하려 하였다.
  "에너지 원은 제가 공격할 테니, 요피아 경께서는 주변에 위치한 병기들의 정리를!"
  "알았어!" 중앙 부분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면서 에이프릴이 그렇게 외치자 나는 알았다고 화답한 다음에 우선 에이프릴을 향해 날아오는 포탄들을 카리나를 이용해 막아낸 다음에 포탄을 발사한 전투 비행기와 전차들을 우선적으로 목표로 삼고, 그들부터 제거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붉은 구체에서도 일정한 시간을 주기로 화염구를 발사, 자신 주변의 8 방향 중 하나에 놓기를 반복, 그렇게 설치된 화염구는 십자 형상으로 화염 줄기를 방출하면서 화염구들을 발산시키고 있었다. 그 화염구들이 2 ~ 3 개씩 동시에 설치되어 화염 줄기와 화염구로 위협을 가하기도 하였다.
  이에 에이프릴은 둘 혹은 세 십자가 사이의 틈이 크고 그 틈을 화염구들이 전부 메꾸지 못함을 이용하여 사각지대를 찾아다니면서 번개를 권총에서 계속 발사하며 붉은 구체에 타격을 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10 개씩 곡선을 그리며 자신을 향해 유도되는 붉은 화염들이 추가적으로 다가오면서 그것에 대해 신경을 쓰는 모습도 보였지만, 큰 위협이라 생각하지는 않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러는 동안 나도 계속 소환되는 병기들이 개체 수를 줄여 가는 기세를 더욱 늘렸고, 그로 인해 점차 여유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자, 가끔은 에이프릴이 주로 행하는 구체를 향한 공격을 지원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개체 수가 계속 줄며 개체가 잠시 5 개 이하로 줄어든 때가 생기자, 나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면서 에이프릴에게 동시에 공격하도록 하자고 말하였다. 그리고 나 자신이 천장 위로 올라갈 것임을 밝히고서 에이프릴에게 제단 근처에서 내가 지시를 보내면 사격을 시작하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좋아요, 지시, 확실하게 보내주셔야 해요!"
  이에 에이프릴이 강하게 목소리를 내어 그렇게 화답한 이후에 제단 근처로 나아가기 시작, 그러는 동안 나 역시 공중으로 떠올라 붉은 구체를 지나치면서 병기들을 제거, 그 이후에 뒤쪽 벽 근처의 천장 부근에 이르렀다. 그 이후에 번개 줄기로 붉은 구체에 대한 타격을 이어가는 에이프릴에게 지시를 내렸다.
  "에이프릴, 지금이야, 시작해!"
  "예!" 이에 바로 답을 하는 에이프릴. 그리고 두 손으로 총을 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나 역시 나 자신이 직접 빛의 기운을 들여 손바닥 크기 이상의 직경을 가지는 광선을 발사하면서 픽시아에서부터 30 줄기씩 곡선을 그리는 파란 빛 줄기들을 연속으로 발사하여 붉은 구체의 표면에 이들이 이르도록 하고 있으면서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에이프릴의 총기에서 발사되는 구체의 충격음을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붉은 구체의 모습에 변화가 생겨, 균열이 일어나는 모습이 눈에 나타나게 되자, 나는 4 개 정령을 동시에 소환, 그 이후에 4 개 정령이 하나의 푸른 빛을 발하는 형상으로 변하도록 한 이후에 곧바로 그렇게 생겨난 정령에게 명령을 내렸다.
  "아포파시 투 아르가이아!"
  그 이후, 내가 두 손을 모아 빛을 감싸도록 할 무렵에 푸른 섬광이 정령에서부터 한 번 발생하고서 그에 이어 내 키의 반정도 되는 직경을 가지는 광선이 그 정령을 중심으로 그보다 더욱 큰 직경을 가지는 구체에서부터 발사되어 붉은 구체를 향하였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한쪽에서의 충격과 다른 한쪽에서의 광선에 의한 타격이 이어지면서 결국 그 열기와 힘을 감당하지 못한 구체의 겉 부분이 깨어지면서 그와 함께 구체에서 폭발적으로 불꽃이 방출되어 주변 일대로 날아가려 하였다.
  눈앞으로 덮쳐오는 화염을 피해, 급히 뒤로 날아가려 하였으나, 그 정도가 심해 결국 제단 뒤쪽의 벽에 부딪쳤고,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포탄 사격에 가슴이 명중 당해, 옷이 찢겨지면서 상처를 입는 채, 벽에 부딪친 충격을 어찌하지도 못하는 채, 추락하기까지 하였다.
  "요피아 경!!!" 그 때, 에이프릴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다급히 나를 에이프릴의 두 손이 붙잡았다. 그러는 동안 그의 두 어깨에 3 쌍의 칼날과 같은 형상을 보이며 보라색 빛으로 이루어진 날개가 생겨난 모습을 보았으나, 그에 대해 뭐라 말할 기력은 없었다. 그 이후, 나는 에이프릴에게 안긴 채, 제단 뒤쪽에 함께 착지하였고, 이어서 폭발이 일어난 곳의 불길로 내가 시선을 향하는 동안 라프라이아가 그런 나에게 걱정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가오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미안해요, 저 자신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어서."
  하지만 라프라이아는 바로 답하지 않고, 누워있는 나의 왼편 곁에 앉더니 상처를 입은 나의 가슴에 두 손을 얹더니, 그 두 손에서부터 금색 빛이 생겨나도록 하였다.
  등이 벽에 부딪치고 가슴에 피격을 당하였음에 의해 생겨난 격한 아픔을 느끼면서도 나는 평온한 표정을 짓는 라프라이아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였다. 그 때, 빛을 발하던 두 손이 금색을 띠는 구에 감싸이는 모습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면서 나의 두 눈앞으로 빛이 이르렀다. 마치 나를 감싸려 하는 듯이 빛은 나의 두 눈앞으로 퍼져 가는 모습을 서서히 보여가고 있었다.

  격한 아픔이 느껴지고 있었다. 라프라이아는 분명 치유를 하고 있었을 텐데, 효과가 없었던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빛이 눈앞에서 사라지면서 나는 다시 내 주변의 현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위치한 곳은 내가 이전에 있어왔던 곳이 아니었다.
  건물의 내부 복도와 같은 곳은 붉은 화염에 감싸여 있었고, 그 곳에는 이미 제복 차림을 한 남자들이 불길에 타오르거나 질식된 채, 떠올라 있었다. 나 역시 공중에 떠올라 있었으며, 피를 흘리는 가슴에 왼손을 얹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서 나온 피는 동그란 모양을 이루며 공중에 떠오르고 있었다.
  나 역시 제복을 입은 다른 남자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슴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늘어뜨린 채, 멍하니 불길에 휩싸인 통로 너머 천장으로 보이는 검은 공간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저 저편이....... 우주. 그래, 가고 싶어하였던 그 우주로구나."
  멍하니 우주를 바라보며 말을 잇는 나. 그러다가 제복의 오른쪽 주머니에서 오른손으로 무언가를 꺼냈다. 하얀색을 띠는 작은 수첩. 그 수첩을 펼치자마자 검은 긴 머리카락을 가졌으며, 하얀 셔츠와 붉은 스커트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며 다소곳이 선 아름다운 여인이 생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네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기운 없이 오른손에 쥐고 있던 수첩을 놓았다. 하지만 다시 잡을 수 있는 힘은 없었다. 아니, 움직일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그러면서 슬픔에 잠긴 채, 그러나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
  "미안해...... 그 약속...... 지키지 못해서......."
  그 이후, 기운을 잃어가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말을 이었다.
  "언젠가...... 하지만...... 나는 없으니까...... 나를...... 미래가...... 남겨진 것들...... 너와...... 집의 평화가 있기에, 내가 편안히 있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나의 앞이 밝아지는 듯한 느낌이 다가오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 나의 눈앞으로 무엇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아픔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으며, 마음은 계속 편안해지고 있었다.

  "요피아 언니, 괜찮아요?" 그 때, 라피엔의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나는 다시 눈을 뜰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나의 두 눈앞에는 걱정스러워 하며 나를 바라보는 라피엔과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시선을 두는 라프라이아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이후, 내가 다시 몸을 일으킬 무렵, 라프라이아가 그런 나에게 물었다.
  "이제 일어나셨군요." 그리고 흉부의 상처도 사라지고, 옷 역시 원래 상태로 돌아갔음을 밝힌 다음에 확인해 볼 것을 나에게 요청하였다. 그 이후, 나는 옷의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확인한 다음에 라프라이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였다. 그 이후, 나의 왼편에서 에이프릴이 어깨에 엘리를 두는 채, 다가온 다음에 다시 일어서는 내가 그를 향해 돌아서자, 엘리가 나에게 밝은 목소리로 울음소리를 내었다.
  "라프라이아 씨 덕분에 무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 정도면 사실상 치명상이었고, 그래서 저도 다시 회복시킬 수 있긴 해도, 며칠 간 누워있도록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울음소리를 듣고서 엘리를 잠시 왼손으로 쓰다듬은 다음에 다시 손을 내리고서 차분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건네는 에이프릴. 이에 나도 밝은 목소리로,
  "그래, 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나는 이제 나가자고 말하였다. 그리고 파괴된 제단 너머의 벽으로 시선을 향하자, 제단 너머의 벽에 구멍이 뚫리고, 그 너머로 빛이 밝게 비추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때, 라프라이아가 그 구멍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에이프릴 님께서 구멍을 뚫으셨어요, 그 너머에 산 정상으로 오르는 지름길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그리고 오래 전부터 이용되던 길이었는데, 어느 순간에 돌로 막혀 폐쇄된 곳이었음을 밝힌 다음에 그 자리를 발견하고서 바로 폭파시킬 수 있었다는 에이프릴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이후, 나는 에이프릴의 인도를 받아가며, 라프라이아, 라피엔과 함께 신전을 벗어나 길을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 구체가 파괴된 이후, 더 이상 기계 병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개의 팽이가 겹친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며, 중앙이 파괴되면 두 형체가 분리되어 원을 그리며 이동하는 개체와 연처럼 생긴 개체, 새처럼 생긴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어 위협을 가하고 있었고, 그 때마다 나와 에이프릴이 나서 격퇴를 해야만 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