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ezzo II. Marine Journey : 1


  라메샤에 이르자마자 나는 르야나가 나의 오른편 곁에 이르도록 한 다음에 회관으로 돌아간 후, 회관 입구의 문을 두드린 다음에 아무런 반응이 없자,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리렌과 아발라를 찾으려 하였다. 그 후, 나는 정령을 앞에 두고 회관 중앙에 뒷 모습을 보이는 채, 서 있는 아발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고, 이에 아발라가 바로 나를 향해 돌아선 다음에 물었다.
  "나타라로구나. 그런데 네 옆에 있는 아이가 르야나......야?"
  "응, 도시에서 만났던 그 아이. 이 아이에 대해서는 이전에 내가 정령을 통해 너에게 알려주어서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을 거야, 그 모습도 봐서 알고 있을 것이고."
  그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르야나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였다. 그 후, 나는 르야나로 하여금 아발라와 가까이 있도록 하고서 그에게 아발라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이가 아발라야. 나와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내던 아이로서, 지금은 나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주는 일로써 나를 도와주고 있어. 나이 대도 나와 비슷한 만큼, 어려움 없이 서로 자주 만날 수 있었지. 나나 상티아와 마찬가지로 그 아이 역시 어려움 없이 대할 수 있을 거야."
  그 후, 르야나는 나에게 바로 앞에 있는 아발라에 대해 나처럼 편하게 말을 건넬 수 있는 이가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그럼!" 이라고 말한 다음에 다소 화를 많이 내는 면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잘 대해 준다고 그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 후, 아발라가 르야나의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
  "네가 르야나로구나. 고생 많았어, 지금까지 험악한 도시에서 혼자 동생을 찾겠다고 고생을 하고 있었다니."
  그러자 르야나는 조심스럽게 아발라에게 "고마워." 라고 천천히 말하였다. 그리고서 아발라에게 동생의 모습이 어떠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르야나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내며 카티샨의 외모에 관해 간단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자신과 같은 색의 눈동자와 머리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머리카락 길이는 여느 남자아이의 머리카락처럼 목 바로 위까지 내려갈 정도임을 밝혔다. 그리고 옷차림은 노란색 긴 스웨터와 하얀 바지 차림이었는데, 나타라가 '루시페르' 라고 밝힌 이상한 사람에게 납치된 이후에 옷차림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였다.
  이에 아발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라고 말한 다음에 르야나에게 물었다.
  "이름이...... 카티샨이라고 했던가."
  "응, '카티샨 오스트발트(Katisjan Ostwald)'. 내 이름은 '르야나 오스트발트(Rjana Ostwald)' 야."
  그렇게 르야나가 자신을 비롯한 동생의 이름과 성까지 완연히 밝혀내자 아발라는 알겠다고 말하고서 나와 자신은 카티샨을 구하기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를 구하고 싶은 마음도 가지고 있지만, 현재 뭔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일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고, 조건의 만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타라가 카티샨이 납치되었을 법한 곳으로 진입을 하게 되면 꼭 그를 구하기 위해 나서겠음을 밝혔다.
  그러자 르야나가 빨리 해결해 줄 것을 부탁하였고, 그 물음에 아발라는 가능한 한 노력해 보겠다고 말하였다. 그 때, 상티아가 아발라의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
  "그런데, 리렌 씨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셔? 주무시고 계시니?"
  "아니, 나타라가 남극의 금지된 섬을 떠날 무렵에 나의 요청을 받아 방금 전의 일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겠다고 말씀하시고서, 왼편에 있는 방으로 가셨어. 지금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나타라와 상티아가 돌아왔으니 한 번 정도는 불러야 하겠다.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봐."
  그 물음에 아발라는 그렇게 답을 한 후에 회관의 왼편 공간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리렌과 함께 나의 곁으로 돌아오는 아발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리렌은 나의 모습을 보자마자 온화한 표정을 지으면서 낭게 말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나타라 씨로군요, 이루어야 할 일을 이루지 못하게 된 모습을 보면서 저도 전혀 예상을 못한 일이었던지라, 당황하기도 했고,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그러면서 나타라 씨의 사정에 대해 다급하다고 생각하신 아발라 씨의 요청을 받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아보려 하기도 했었어요."
  그렇게 리렌에게 아발라가 요청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는 아발라에게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에 곧바로 아발라가 리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리렌 씨께서는 처음에는 포기하려 하셨어, 해결책은 있겠지만, 자신이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 하시면서. 그러다가 내가 계속 요청을 한 끝에 해결책을 찾겠다고 나서신 거야."
  그 이후, 내가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자, 아발라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서 결과는 지금도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건넨 후에 일단은 리렌이 뭔가 좋은 것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는 동안 리렌은 상티아의 모습을 보더니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상티아도 돌아왔구나, 무사해서 다행이다."
  이에 상티아는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오른편 앞에 서 있는 리렌에게 자신을 믿어달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건넨 다음에 곧바로 그에게 지금까지 아발라와 함께 자신과 나를 계속 관찰해주고 있느라 수고하였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리렌은 온화하게 미소를 띤 채, 밝은 목소리를 내면서,
  "뭘, 나는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 라는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이제부터 상티아는 당분간 집에서 쉬고 있으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상티아가 리렌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다면 언제까지 휴식을 해야 하나요?"
  라고 묻자, 리렌은 상티아에게 나와 아발라가 다시 금지된 섬으로 갈 때까지는 쉬도록 하라고 말한 후에 나를 비롯한 일행이 다시 돌아왔을 때가 되면 다시 통보를 하여,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도록 할 것임을 알렸다. 그리고서 남극의 신전에 돌입하기까지 나와 르야나를 도와주거나 지켜주는 일을 잘 수행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일을 온전히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는 말을 하였다.
  그 후, 리렌은 상티아에게 온화한 목소리를 내면서 말하였다.
  "일단은 지금까지 수고한 모두 여기서 목욕을 하고, 잠을 청하면서 편안히 보내도록 해."
  그리고서 그는 르야나의 모습을 보더니, 밝게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이는 채, 차분하게 혹시 이름이 '르야나' 인 사람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르야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요." 라고 답을 한 후에 마을의 수령되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이에 리렌은 환하게 웃으면서 "아니에요." 라고 답한 다음에 자신은 마을을 관리하는 사람일 따름이라는 언급을 하고서 마을은 마을 사람들 모두의 것이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하였다. 그 이후, 이번에는 리렌이 르야나가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제가 여쭈어 볼게요. 르야나 씨께서는...... 내일 어디에 계실 거예요, 상티아의 집에 있으실 거예요, 아니면 나타라 씨와 함께 가실 것인가요?"
  그 물음에 르야나는 곧바로 나와 함께 가겠다고 답하였다. 조금 고민하다가 답할 줄 알았던 나로서는 전혀 의외의 대답이었다. 그러자 리렌은 다소 놀란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한 번 르야나에게 물었다.
  "나타라 씨께서는 상당히 위험한 곳으로 가시는 분이신데, 그래도 괜찮겠어요?"
  이에 르야나는 그래도 괜찮다는 답을 하고서 자신은 동생을 지키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말을 한 이후에 그 책임을 지기 위해 지금껏 위험을 감수해 왔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서 진심으로 자신을 지켜줄 사람도 있는 이상, 자신은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리렌이 놀라면서 르야나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하지만, 당신은 어쩔 수 없이 동생을 잃지 않았었어요?"
  "그래요. 강제력이 있었지요." 그 물음에 르야나는 그렇게 대답을 한 이후, 그 대답에 이어지는 말로써, 그에 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를 하겠다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리렌은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알았어요." 라고 말을 한 이후에 곧바로 르야나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반드시 말해주셔야 해요."
  그 이후, 나는 아발라 등의 네 명과 함께 다시 목욕을 하기 위해 우측의 공간으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 함께 옷을 벗고, 욕조로 들어선 후에 아발라 등과 함께 욕조에 머무르려 하였다. 나를 비롯한 다섯 사람은 내가 왼쪽에 앉고, 아발라, 르야나, 리렌, 상티아의 순으로 앉았다. 르야나의 경우, 차가운 물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처음에는 소스라치게 떠는 모습을 보이다가, 나중에 적응이 되었는지, 차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에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리렌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일 따름이었다.
  다섯 사람이 머무르는 동안 욕조는 비교적 조용하였다.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싸움의 현장에 있거나 그 현장을 지켜보았던 이들이라서 그러한지, 말 없이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상티아의 경우에는 한 번 가라앉았다가 다시 욕조에 앉은 채, 잠들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아발라는 자신은 먼저 나가 있겠다고 말하고서 먼저 욕조를 나섰고, 이어서 아발라가 일어나면서 생겨난 물의 소리를 들었는지, 갑자기 잠에서 깨어난 상티아 역시 자신도 나가 있도록 하겠음을 알린 다음에 욕조 밖으로 나갔다.
  그리하여 욕조에는 나, 르야나 그리고 리렌만 남게 되었다. 그렇게 세 사람이 욕조에 남자마자, 리렌은 르야나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전에 르야나 씨께서 동생을 잃은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었지요."
  그러자 르야나는 "그랬지요." 라고 답하였다. 그리고서 '루시페르' 라는 존재에 의한 강제력으로 인해 동생이 남극의 금지된 섬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끌려간 면이 없지 않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차분한 목소리를 내면서 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저는, 그 아이를 지키지 못했었어요. 그 일이 있기 전에도 아이에게 뭔가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저는 그에 대해 무엇도 알지 못하고 있었지요. 한 없이 착하던 아이가 갑자기 난폭해지고, 지금껏 저와 함께 있으면서 좋아해 왔던 여러가지를 증오하기 시작하였지요. 그럼에도 저는 그 아이에 대해 어떠한 이상도 느끼지 않으려 하는 채로, 그 아이가 원래대로 돌아오기만을 기도하고 있었어요."
  그 이후, 르야나는 다소 어두워진 목소리를 내어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루시페르가 그 아이를 데려가게 되는 광경을 보게 되었지요. 그 아이에게 깊은 어둠의 기운이 느껴져 자신과 같은 마왕이 될 수 있을 것임이 그 아이를 데려간 이유였대요. 만약 그 아이가 어둠에 물들었음을 제가 알아차리기라도 했다면, 어둠을 느꼈을 루시페르가 데려가는 일도 없었을 텐데......."
  그러자 내가 온화한 목소리를 내며 격려의 말을 건네었다.
  "괜찮아, 설령 그것이 잘못이라도 그 아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없어질 것 아냐? 비록 구하는 일은 나 혹은 아발라나 상티아가 행할 지라도, 그들이 카티샨을 구하도록 한 이는 바로 너, 르야나이니까. 그 노력과 간절한 마음을 하늘도 알고 있기에, 네가 카티샨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면, 정말 그 일이 죄가 된다고 하여도 하늘은 반드시 너를 용서해 줄 거야."
  이에 르야나가 "정말일까?" 라고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할 거야." 라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나의 모습을 계속 바라보는 르야나에게 말하였다.
  "한 사람의 여러 잘못은 그 사람이 하나의 선한 일을 하는 것으로 모두 용서를 받을 수 있고, 한 사람의 한 잘못은 그 사람이 그 잘못에 대한 속죄를 하는 것으로 용서가 가능하다고 해. 지금 네가 죄를 짊어지고 있다고 해도, 충실히 속죄의 길을 나아가고 있잖아."
  그러자 르야나가 나에게 그러한 말은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나는 루시에나라는 나와 함께 살던 이로부터 들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이전에 큰 잘못을 하나 저지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루시에나가 내가 그 잘못을 어떻게든 수습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나를 용서하면서 했던 말임을 밝혔다. 이에 르야나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정말 좋으신 분이시네요."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지." 라고 말한 후에 창가를 통해 드러나는 어둠에 물든 짙은 푸른색 하늘을 바라보며 반드시 자신의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리렌이 환하게 미소를 띠면서 나와 르야나의 모습에 대해 말하였다.
  "모두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고 계시네요. 뭔가 운명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걸요."
  그 이후, 나는 리렌과 함께 라메샤 마을의 사정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셋이 함께 욕조를 나왔다. 그 이후, 상티아가 지금껏 빨아놓고 말리고 있던 옷가지들을 다시 입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면서 상티아에게 고맙다고 말하자, 상티아는 땀에 젖은 자신의 옷을 빨 겸, 다른 옷도 빨았음을 밝히고서 때가 되면 한 번씩 하던 일이라서 특별히 힘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하였다.
  나와 리렌은 바로 옷을 입었으나, 옷이 다 마르지 않은 관계로, 르야나는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해 한 동안 욕실이 위치한 공간에 머무르고 있었고, 나 역시 르야나와 함께 욕실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르야나가 다시 옷을 입자 나는 그와 함께 욕실을 나서 회관의 한 가운데에 머무르고 있던 리렌, 상티아에게 다가갔다.
  그 후, 나를 비롯한 세 사람은 상티아를 따라 그가 머무르고 있는 회관 좌측의 복도 오른편의 두 번째 방문을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갔고, 그 곳에서 잠시 두 개의 침대에 세 사람, 두 사람씩 앉아 -왼쪽 침대에는 나, 아발라 그리고 르야나가 앉았고, 오른쪽 침대에는 리렌과 상티아가 앉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는 도중에 화제를 바꾸는 형식으로 리렌이 이전에 자신이 찾았다는 금지된 섬의 신전으로 진입을 가능케 하는 수단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음을 알렸다. 그리고서 아발라의 요청을 받아 이전에 상티아로부터 받은 것과 자신이 갖고 있던 것을 포함한 몇 서적을 보면서 알아낸 것임을 밝히고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정확한 정보일 가능성이 높음을 알렸다. 그러자 나와 아발라는 곧바로 리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면서 그가 나에게 무슨 정보를 알릴 것인지를 확인하려 하였다.
  그 후, 그는 나에게 혹시 '성스러운 힘을 가지는 7 개의 비보' 에 관해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상티아로부터 들은 비보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리며 상티아로부터 들은 적이 있음을 밝히자 리렌은 이전보다 약간 환해진 목소리를 내어 "잘 아시고 계시네요." 라고 말을 한 후, 나에게 그 비보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아시다시피, 그 비보는 본래 악마들이 정령들에 대항하기 위한 거대한 힘을 구현하기 위해 창조한 것이고, 그 힘을 통해 정령의 세계를 멸하고, 태고의 세계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었지요. 거대한 힘의 구성 요소가 되는 7 개의 비보는 각자 '오만', '탐욕', '색욕', '물욕', '질투', '분노', '태만' 이라는 죄를 상징하고 있지요. 그 비보들을 한 천사가 정화하여 7 개의 세계를 수호할 수 있는 비보로 다시 탄생시켰는데, 그러면서 그 비보들은 각자 '순결', '절제', '희생', '성실', '자애', '친절', '겸손' 이라는 미덕을 상징하게 되었어요."
  이에 아발라가 그 비보들이 신전으로의 진입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묻자, 리렌은 그 물음에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바로 답을 해 주기 시작하였다.
  "그 비보들은 하나로 모였을 경우, 강대한 힘을 발휘하며, 원하는 바를 하나 정도는 이루어낼 수 있게 해 준다고 해요. 그러면서 그 힘을 사용하면 신전의 결계를 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지요. 이외에도 금지된 섬의 신전에 관한 여러 기록이 있었지만, 악마의 힘을 가진 자를 제외하면 신전으로의 진입은 불가능하다는 말만 언급되어 있었을 따름이에요. 아마도 선한 힘을 가진 자가 진입을 하기 위해서는 비보의 힘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고서 리렌은 나의 오른손에 쥐어진 지팡이를 보더니 그 지팡이가 비보를 비롯한 신비한 힘을 결집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지팡이임을 알리고서 그 지팡이가 비보를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음을 나에게 알렸다. 그러자 나는 루시페르, 레비아탄 그리고 아몬 세 물체들로부터 하나씩 비보가 나왔고, 그 비보들이 정화된 후, 지팡이에 모였음을 상기하며 리렌에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지금 제가 가진 지팡이가......."
  "예, 그 지팡이가 신전으로 진입하기 위해 나서는 나타라 씨께 도움을 여러모로 드린다고 보셔도 좋겠군요."
  그 이후, 아발라가 리렌의 모습을 보더니 그에게 남은 비보는 이제 4 개인데, 나머지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리렌은 하나는 루데스의 남서쪽에 위치한 대륙 카르나오(Carnao) 북쪽의 정글에, 또 하나는 라르니온의 중앙에,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북극 지역에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알미차(Almiza) 의 한 유적에 자리잡고 있다는 언급을 하였다.
  "카르나오 북부의 정글, 라르니온 중부, 알미차의 유적 그리고 북극이라....... 그렇다면 그 지역을 한 번씩 둘러봐야 비보를 하나씩 찾을 수 있겠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서 아발라가 그렇게 말하자, 리렌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하고서, 남동부 대륙의 비보는 고대 시대의 유적에 잠들어 있었고, 북극의 비보는 북극 지역의 성전에 자리잡고 있었다는 언급을 한 후에 라르니온 중앙의 비보에 대해서는 라르니온 중부 지역에 관한 기록이 없어 잘 알 수 없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실제 비보를 찾아내는 일은 나와 아발라가 해야할 일임을 분명히 알렸다.
  그 이야기를 한 이후, 아발라가 하품을 하고 잠이 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나를 비롯한 다섯 사람은 비로소 잠드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잠들 때에는 왼쪽 침대에 내가, 그리고 오른쪽 침대에 르야나가 잠들었고, 나머지는 방의 바닥에서 잠들었다. 리렌이 요구한 바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리렌이나 아발라에게는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둠 속에서 눈을 떴을 때, 나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으며 이전에 보았던 네모난 탑처럼 생긴 건물들이 좌우에 서 있는 삭막한 도시의 길 한 가운데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곳에서 나는 한 사람이 뒷 모습을 보이는 채, 서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푸른색의 긴 머리카락, 그리고 푸른색을 띠는 긴 치마.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이는 분명 루시에나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곧바로 그를 향해 뛰어간 후, 그의 앞에 이른 다음에 그의 이름을 불렀다.
  "루시에나!!!"
  그 때, 루시에나가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나를 향해 천천히 돌아섰다. 그리고 평상시에 나를 대할 때처럼 다소 멍한 듯해 보이면서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는 채, 두 손을 앞으로 공손히 모은 채, 허리 아래로 내리고 있으면서 나를 지긋이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 동안 나의 모습을 보더니 그는 차분하면서 자상하다는 느낌을 전해주는 목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한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시게 되셨군요."
  그러자 내가 무슨 말을 하느냐고 루시에나에게 묻자, 루시에나는 혹시 그 사람이 '르야나 오스트발트' 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내가 놀라며 그렇다고 답하고서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아내었느냐고 묻자 루시에나는 차분하게 미소를 띠면서 그 물음에 답하였다.
  "이전부터 그의 사정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어요, 당신께서 그 사람을 돕겠다고 나서시기 전부터, 저는 당신께서 그를 위한 일도 행하실 것임을 그의 도시를 헤매는 모습을 보면서 알아차릴 수 있었지요."
  그 이후, 나는 그렇다면 카티샨 오스트발트라는 아이에 대해서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루시에나는 "예." 라고 차분한 목소리로 답한 후에 알고 있었다고 답하였다. 그리고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카티샨은 이전에 라르니온 중부에서부터 그가 살고 있는 마을에 인간의 모습을 하며 들른 악마로부터 불치병에 걸렸던 르야나의 병을 낫게 해 준다며 한 검은 수정을 받았고, 그 수정을 통해 르야나의 병을 낫게 해 주었지요. 하지만 그 대가로 검은 수정에 드리워진 어둠의 힘이 카티샨의 마음을 물들이기 시작하였으며, 그로 인해 카티샨의 영혼 자체가 검게 물들게 되었어요. 그리하여 결국 루시페르가 그의 마음에 드리워진 깊은 어둠을 감지하고 자신의 후계자로 삼기 위해 그를 데려간 것이지요."
  이에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달리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저런......." 이라는 말만 나왔을 따름이었다, 루시에나가 언급한 상황에 이르렀을 경우, 카티샨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카티샨이라는 그 아이는 돌이킬 수 없게 된 거야?"
  하지만 루시에나는 두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일까, 모를 일이었다. 그러다가 다시 눈을 뜨고 차분한 목소리를 내면서 말하였다.
  "이미 마음 자체가 어둠에 물들었다지만, 그 어둠에 물든 마음에 걸린 주박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거예요. 그 방법을 통해 카티샨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본연의 감정이 무엇인지는 바로 깨달을 수 있겠지요."
  그러자 내가 그에게 그 방법이 무엇이냐고 다급하게 물었다. 하지만 루시에나는 그 물음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답을 할 수 없다고 답하고서 하지만 내가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방법임에는 틀림없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뒷모습을 보이는 채 서서히 나의 눈앞에서 사라지면서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 방법은 나타라 씨께서 스스로 찾아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 후, 나는 고대 도시를 연상케 하는 보랏빛 공간에 홀로 남겨졌다. 그러다가 그 공간이 점차 흩어지는 듯이 사라지다가 마침내 나 자신이 새하얀 빛에 감싸이면서 공간의 모습이 두 눈앞에서 사라져갔다. 그리고 마침내 빛이 사라지면서 나는 온전히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깨어난 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올려놓았던 지팡이를 다시 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 날은 밝지 않았고, 하늘의 곳곳에는 여전히 별들이 떠 있었다. 속옷 차림을 한 채 잠든 르야나와 평상시 옷차림 그대로 침대 왼편의 바닥에 잠든 상티아와 아발라가 있었고, 맨 왼쪽에는 천으로 몸을 덮은 채 잠들고 있는 리렌의 모습이 있었다. 리렌의 머리맡에는 그가 입고 있던 옷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는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던 나는 리렌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기만 하다가 아직 잠들고 있는 네 명의 곁을 떠나 방을 나섰다.
  그 이후, 나는 회관을 떠나 마을의 서쪽 해안에 이르렀다. 잠시 바다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있을 여행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한 일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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