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ezzo II. Marine Journey : 3


  하늘에서 갈매기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나를 향해 날아오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갈매기들 중 두 마리가 갑자기 수면을 향해 날아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배가 고파 무언가 먹을 것을 찾기 위한 일이었으리라, 아니면 어딘가에 있을 섬에 위치한 그들의 집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이 먹을 것을 찾기 위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는 동안 남은 갈매기들은 비켜가는 듯이 나의 좌우로 움직이더니, 각자 자신들이 갈 길을 나아갔다.
  "네가 무서워서 그런가 보다."
  그 모습을 보더니 나의 오른편 근처에서 날고 있던 아발라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러자 내가 그 말에 대한 반박의 성격을 가지는 말로 화답하였다.
  "아닐 거야. 비록 그렇지 않아도 자신보다 큰 무언가가 앞에서 날아오고 있으니까, 부딪치지 않도록 피하려 하는 것이지, 무서워서 그러는 것이 아니야."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네가 그리 무섭게 생긴 이는 아닐 테니까."
  그 말을 듣자마자 아발라는 그 말에 동의를 하는 듯이 그렇게 말하고서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 후, 그는 나에게 직접 배에 접근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는 배에 탄 사람들이 의심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면서 그런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배가 도착할 선착장에 먼저 이르렀다가, 배가 이르면 그 배에 탄 사람들 중 비보에 관해 알 만한 사람들을 찾아보자는 말을 건네었다.
  그 때, 수면에 올라앉았던 갈매기가 발톱으로 한 마리 큰 물고기를 낚아 올려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큰 물고기는 저항을 하는 듯이 격렬히 움직이다가 결국 기운을 잃고 말았다. 그 때, 나의 뒤를 따르던 르야나가 나의 바로 왼편 근처에 이르렀다. 그 때, 내가 르야나의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
  "방금 전의 그 광경, 보았었니?"
  "응." 그 물음에 르야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하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이전에 자신이 보았던 하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나에게 말하였다. 이에 내가 궁금하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그에게 그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르야나는 곧바로 나에게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기 시작하였다.

  한 무리의 연어들이 큰 바다를 따라 나아가고 있었다. 그 연어들은 무리를 지으면서 큰 바다에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데, 그 무리 중에 유난히 하얀 연어가 있었는데, 마침 하늘을 날아다니던 갈매기가 그 연어의 모습을 보자마자 그 연어를 낚아채기 위해 수면으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갈매기는 잘못 낚아챘고, 하얀 연어 대신 다른 연어가 그의 먹이가 되었다.
  그 이후, 하얀 연어는 어린 시절, 자신의 모친과도 같았던 이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면서 한 동안 우울한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그 슬픔은 그의 인연이 될 존재와 만날 때까지 이어지게 된다. (주1)

  "그 이야기는 전체 이야기의 첫 부분이야. 사실 그렇게 중요한 부분도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에 닿아서, 한 동안 계속 보았던 적도 있어."
  "그 부분이 마음을 많이 움직였었구나."
  그 말을 듣고서 나는 그에게 그렇게 말하였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도 있었구나." 라는 말을 하고서,
  "산에서 홀로 사는 나는 뭔가 먹으려 하기 위해 혹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짐승을 잡기도 하지만, 그러는 동안 그렇게 슬퍼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겠네. 그렇게 생각하니까 무서워, 혹시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물론 나도 달리 방도가 없기는 한데."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때, 아발라가 그러한 나에게 말하였다.
  "사연이 있음에 대해서는 누구나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그렇게 깊이 생각하는 생물의 존재는 이야기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실제로는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은색을 띠는 연어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 다음에, 그런 현상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그는 생물에게서 가끔 발생할 수 있는 색을 띠지 못하는 현상에 관한 이야기를 한 동안 차분하게 목소리를 내어 행하였다.
  그 무렵, 하늘 위로 한 무리의 새들이 나의 뒤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더니, 남서쪽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내가 그들을 지나칠 무렵, 내가 조용히 혼자서 말하였다.
  "저 새들은 하늘을 날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때, 르야나가 나의 모습을 보더니 갈매기들과 같은 새들은 보금자리를 찾거나 먹이를 찾는 등의 행동을 하기 위해 하늘을 난다고 말하고서, 그들이 향하는 시선은 하늘 아래이지, 하늘 위가 아니라는 말을 하였다. 그 말을 듣고,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던 내가 놀라면서 "그래?" 라고 물었을 때, 아발라가 하늘의 저편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으면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에게 하늘은 '일상' 의 일부이기 때문이겠지, 그들의 보금자리로 가기 위한 길, 먹이를 찾기 위한 이동의 수단, 그것이 그들에게 있어서 하늘이 가지는 의미일 거야. 그러하다 보니,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하늘 위를 향할 수 없게 되었고, 그러한 이상 그들은 하늘 위로 비상하고자 하는 이상도 가질 수 없게 되었지."
  그 후, 그는 그 이야기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행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분명하게 사고를 할 수 있는 존재들은 그렇지 않아. 태고 때부터 지상에서 살아왔던 인간들 역시 날 수는 없었지만, 시선을 하늘 위로 향할 수 있었고, 날 수 없는 정령들 역시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래서 사고를 할 수 있는 이들 중에는 언제나 하늘 높이 날아 그 높은 곳의 대기와 구름 그리고 하늘의 모습 자체를 직접 보고 느끼기를 원한 이들이 있어왔고, 그러한 이들의 노력 끝에 지상에 사는 이들은 자신들을 대신해 하늘을 날 수 있는 거대한 날개를 얻게 되어, 그것의 도움을 받아 하늘 높은 곳에 이를 수 있게 된 거야."
  그 때, 르야나가 나와 아발라를 비롯한 바람의 정령은 어떠하냐고 물은 다음에 하늘을 일상의 일부로 여기는 그들은 새와 인간 중 어느 쪽에 가깝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잠시 말 없이 가만히 하늘을 날기만 하다가, 그 대답으로써 나와 르야나에게 하나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나와 아발라는 '인간' 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또 하늘을 순수한 모습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지상에 살아갈 뿐이지만, 새들처럼 눈앞이나 하늘 아래만을 바라보지는 않아. 근본적으로 하늘과 구름과 대기를 하늘 높은 곳에서 느끼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지. 그러면서 지상에 거주하는 동안 한 번씩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도 생겨나게 마련이야."
  그리고서 곧바로 그 이야기에 이어지는 이야기로써, 우선 바람의 정령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바람의 정령은 근본이 지상이 아니라 하늘이며, 바람의 정령은 하늘이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되며, 또 고향이기도 해. 바람의 정령들은 하늘의 높은 곳에서 태어나 수십여 년 간을 영체로서 살아가다가 지상의 한 구역에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놓여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 그렇게 되면, 지상에 사는 다른 바람의 정령이 거두게 되지, 간혹 혼자 남겨지는 경우도 있는데, 오래 전의 모험가 아젤이나 같은 곳에 살고 있는 나타라의 경우가 그런 사례야."
  그 이후, 아발라는 죽은 이후에는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영체로 변하여 하늘의 높은 곳으로 돌아간다고 말하고서 그래서 바람의 정령들은 하늘의 높은 곳을 본능적으로 향하는 경향을 가진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그는 그런 경향은 고향이나 보이지 않는 부모에 대한 그리움 혹은 하늘의 높은 곳에 대한 동경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하고서 그러하기에 바람의 정령은 하늘의 높은 곳으로 시선을 향할 수 있다는 말을 건넨 후에 르야나에게 물었다.
  "조금 말이 이상해지기는 했는데, 결론을 통해 알 수 있겠지?"
  "응, 그럭저럭." 그 물음에 르야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답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이제 이야기도 끝났으니,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에 신경을 쓰자고 말하고서 속력을 내어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는 동안 나는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배를 지나쳐 배와 멀어지려 하였다.
  그 때 갑자기, 나의 주변으로 푸른색을 띠는 화염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황급히 왼편으로 피한 후에 "무슨 일이지!?" 라고 다급히 외치고, 비행을 멈추고서 화염이 발사된 곳을 향해 돌아서려 하였다. 그리고 화염의 근원지가 내가 지나쳤던 배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 근원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위해 배를 향해 날아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그 때, 르야나가 나의 모습을 보면서 말하였다.
  "여행을 위한 배에서 화염이 발사되었다면,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싸움을 크게 일으키면 안 돼."
  "알았어, 발사한 이유 정도만 물을 테니까."
  이에 내가 그렇게 답을 한 다음에 배의 앞쪽 갑판을 향해 나아갔다. 그 이후, 나는 곧바로 갑판에 도착, 갑판 위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 혹은 아발라와 비슷하게 다리까지 내려가지만, 길이 자체는 내가 가진 것보다 약간 더 길고 푸른색을 띠는 머리카락과 하얀색을 띠는 옷차림이 눈에 띄는 이로서, 소매 없는 하얀 상의와 다리까지 내려가는 길고 폭이 넓은 치마 그리고 양 끝이 치마 끝의 높이까지 이르는 하얀 천을 어깨에 두르고 있었으며, 머리에는 하얀 띠를 두르고 있었는데 뒷머리 쪽에 길다란 리본형으로 매듭을 지었다. 그는 키가 1.7 미터에 이를 정도로 큰 이였으나, 얼굴 모습 자체는 나보다는 나이가 조금 많아 보일 정도에 불과하였다.
  그러한 소녀의 오른손은 끝이 창의 끝처럼 날카로운 칼자루의 가운데를 쥐고 있었는데, 그 칼은 그를 향해 굽은 몸체와 자루의 길이까지 합쳐 1.4 미터에 이르는 커다란 검이었다. 세워 놓으면 칼자루의 끝이 그의 가슴 높이에 이를 정도였다.
  검을 쥔 소녀는 푸른 빛을 띠는 맑은 눈동자를 보이는 채,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누군가를 계속 기다리고 있는 듯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한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혹시 나를 향해 불꽃을 발사한 사람이 맞냐고 그에게 물었다.
  "죄송해요, 저와 같은 행로로 나아가시는 분을 부르려 하는데, 그 방법 외에는 떠오른 것이 없어서......."
  그 말을 듣자마자 소녀는 나에게 그렇게 답하고서 악의에 의한 행동은 아니었으나, 그로 인해 위험에 처했다면 지금 사죄하겠음을 밝혔다. 그 후, 나를 중심으로 르야나가 우측에 아발라가 좌측에 서 있는 모습을 보이자마자 소녀는 나의 모습을 보더니 물었다.
  "혹시, 카르나오라는 대륙의 북부에 위치한 정글로 가시고 계신가요?"
  "예, 그 쪽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어요, 상당히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라, 꼭 가야만 해요."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답을 하고서 소녀가 혹시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줄 수 있겠느냐고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있어요." 라고 답을 한 다음에 이해를 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한 번 들어줄 것을 당부하고서 그에게 내가 그 곳으로 가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렸다.
  "카르나오에 있다는 7 개의 비보들 중 하나를 찾으려 하고 있어요."
  "그래요?" 그러자 그는 뭔가 기대를 하고 있다는 듯이 눈을 이전 때보다 약간 더 크게 뜨고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물었다. 그 이후, 내가 "예." 라고 답을 하자마자 자신 역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하고 있었음을 밝히고서 라르니온 중부 지역의 악마들이 서부 지대의 하늘과 바다에 이르기 시작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그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악마들의 근원지로 알려진 금지된 섬의 신전으로 돌입하려 하다가, 신전 돌입을 위해서는 현재 악마들이 차지하고 있는 7 개의 비보가 가진 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보를 찾으려 하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나에게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당신께서 비보를 찾으시려 하신다면, 분명 같은 목적을 가지고 계시겠지요. 아무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하시는 분을 만나서 상당히 반갑네요."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말을 건네었다.
  "저의 이름은 레하라(Lehara). 전체 이름은 '레하라 앗 다렘(Lehara Ad-Darem)' 이지요. 알미차(Almiza) 라는 지역의 북동부에 위치한 마을에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그 이후, 나는 그에게 답례로써, 나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이어서 나의 옆에 위치한 두 사람의 이름을 하나씩 알려주었다. 그러자 레하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는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나타라 씨, 그리고 아발라 씨와 르야나 씨라....... 무슨 일로 신전에 진입을 행하시려 하시게 되셨는지요."
  그러자 나는 곧바로 그에게 나와 함께 살던 이가 악마들에 의해 납치되는 일이 생겨, 그를 구하기 위해 나서게 되었음을 밝히고서 본래는 곧바로 신전 진입을 행하려 하였는데, 실패하고 정보를 통해 비보를 찾게 되었음을 그에게 밝혔다. 이에 레하라는 고개를 잠시 끄덕이는 모습을 보이다가, 나에게 "그러셨군요." 라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레하라는 일단 자신과 함께 갑판의 왼쪽 끝에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고서 나를 비롯한 3 명이 뒤따르도록 하면서 우측 갑판의 끝으로 나아가며 말하였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남은 이야기는 그 곳에서 하도록 하지요."

  그 후, 갑판의 좌측 끝과 가까운 곳에 나와 레하라가 좌우로 나란히 서 있으며, 나의 오른편에 르야나가 서 있고, 아발라는 그 뒤쪽의 갑판에 두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모은 채 앉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 구역에 나를 비롯한 4 명은 온전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레하라의 거대한 검을 쥐고 있는 모습을 통해 범상치 않은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그 생각을 내색하려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났을 무렵, 동쪽 하늘의 높은 곳으로 태양이 오르려 하면서 아침 하늘이 밝아오는 광경을 바라보는 나에게 레하라가 나의 지팡이로 시선을 향하고 있으면서 물음을 건네었다.
  "그 지팡이는 여태껏 보던 것과는 모양새가 많이 다른데, 어떻게 얻은 것이지요?"
  그러자 나는 집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집 안의 옷장 안에 들어 있었다고 답하고서, 오래 전부터 활용해 오던 지팡이임을 밝혔다. 그리고 후일 아발라로부터 신비한 힘을 가진 지팡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그 신비한 힘이 발휘된 적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고 말하였다. 그 때, 레하라가 지팡이를 향해 돌아선 후에 그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나에게 잠시 지팡이를 건네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내가 지팡이를 건네 달라고 부탁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지팡이에서 평범하지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는 말로 답하고서 잠시만 자신에게 줄 것을 부탁하는 말을 나에게 하였다. 그러자 나는 잠시만 빌려 준다고 말하고서,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는 돌려줘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렇게 지팡이를 건네 받아 왼손에 쥔 레하라는 잠시 지팡이를 유심히 보다가, 유별난 것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이 나에게 다시 지팡이를 건네면서 말하였다.
  "이 지팡이는 신비스러운 힘이나 기운의 결정체를 품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도, 지금 현재 3 개의 비보를 품고 있네요. 그러함은 곧 나타라 씨께서 3 개의 비보를 손에 넣으셨음을 의미하겠지요?"
  이에 나는 그렇다고 답하고서 아르나이 상공과 루데스 동쪽 바다, 그리고 파드닌 남부의 가슈니히데라는 이름을 가진 조용한 도시를 지나면서 각 지역에 이르고 있던 악마들을 격퇴하고 그 악마들로부터 비보를 얻었다고 비보를 얻은 경위에 관한 설명도 해 주었다. 그러자 레하라는 감탄하면서 "그 정도라면......" 이라고 말을 하였는데, 그 때 아발라가 내가 비보를 얻으면서 행한 일이 어떠하였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말을 그에게 건네었다.
  "일단 아르나이의 공중 함대를 혼자서 격파하였고, 이어서 루데스 동부의 함대, 그 기함을 파괴시켜 함대 자체의 제어가 불가능하도록 하였으며, 가슈니히데의 병기를 제어하는 장치도 제거하여 그 도시의 병기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지요. 나타라가 한 일은 그것이 전부에요."
  그러자 레하라는 감탄의 말을 건네면서 그 정도라면 나에게 비보를 맡겨도 괜찮겠다는 말을 건네고서 나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보를 건네겠음을 알렸다. 그리고서 나 정도라면 남은 3 개의 비보 역시 무사히 입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의 말도 건네었다.
  그 후, 레하라가 자신의 왼손을 앞으로 내밀더니, 레하라의 왼손에서부터 하늘색을 띠는 비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손에서 비보가 떠오른 후, 레하라는 곧바로 그 비보에 관한 설명을 행하려 하였다.
  "이 비보는 알미차의 유적지들 중 신전으로 쓰였을 유적지에 숨겨져 왔던 것으로서, 다른 악마들이 깨어날 때, 루시페르에 의해 더럽혀지어, 알미차 지역을 어지럽힐 것을 기도한 악마의 힘, 그 근원이 되었었지요. 그러다가 저에 의해 악마가 파멸한 이후, 다시 정화되어 빛의 비보로서의 모습을 되찾았어요. 라리벨의 7 대 비보들 중 제 3 의 비보로서, 상징하는 바는 '희생' 인 것이지요."
  그렇게 비보에 관한 설명을 하고서 레하라는 왼팔이 앞을 향하도록 하였다. 그와 함께 비보가 나를 향해 날아가더니 지팡이의 앞에 이르자마자 지팡이에 들어가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 이후, 지팡이는 잠시 빛을 발하다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레하라는 그 현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이제 당신께서는 4 개의 비보를 가지시게 된 거예요. 이로써, 당신께서 가지셔야 할 비보의 수는 3 개가 되었으며, 그 비보들을 얻으셔야 비로소 신전으로 돌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어요."
  이에 나는 그 정도의 일이라면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도 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 때, 레하라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말을 건네고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나에게 알리는 말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라르니온의 중부 지역은 지금도 악마들의 근거지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에요. 그 곳에 위치한 비보라면 다시 힘을 얻은 악마들이 이미 가졌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이야기에 따르면, 라르니온의 악마 군단은 비보의 힘을 이용해 대규모 군단을 편성하고 거대한 함선을 건조, 그 함선을 궁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그 정도의 규모를 가진 함선은 궁전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하나의 거대 모함으로서의 역할도 행하며, 여러 병기 및 비행체들을 수납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 이후, 그는 그 함선의 파괴는 보통의 방법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으며, 특별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그 방법을 알고 있으나, 당장에 알릴 수는 없는 사항 중 하나이므로, 언급하는 일은 당장에 하지 않겠음을 나에게 밝혔다.
  "어째서지요?" 그 말을 듣고서 내가 그렇게 묻자, 레하라는 말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답하고서, 궁전으로 쓰인다는 거대 함선의 모습은 본 적이 있기는 하나,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레하라가 들고 있는 검에 시선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가지고 있는 검이 길이만 해도 1.4 미터에 이른다면 평범한 물건은 아닐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레하라에게 검에 관한 물음부터 건네기 시작하였다.
  "레하라 씨께서 손에 들고 계신 물건은 크기부터 평범하지는 않아 보이는데, 어떻게 얻으신 거예요?"
  "이전부터 집에 있었던 물건이에요. 원래부터 집에 있던 물건은 아니었지만....... 한 세기 즈음 전인가, 그 무렵에 어떤 아저씨께서 집으로 찾아오시고, 저의 모습을 보고 저에게 어울릴 검을 만들어 주겠다고 말씀하시고서 자신이 가진 것을 이용해 만든 물건이에요."
  그 물음에 레하라는 검에 관해 그렇게 설명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아주 어렸을 때에 만들어졌을 물건 같다는 말을 하고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 같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레하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인 다음에 "예." 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그 답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전에 아젤이라는 이름을 가진 바람의 정령이 찾아왔을 때에도 비슷하게 물었었지요. 그 때에는 언젠가 사용할 수 있는 때가 있으리라고 답을 해 주었는데, 그런데 정말로 이 검을 사용할 수 있는 때가 오기는 하더군요. 아젤이라는 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검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음은 꼭 알리고 싶네요."
  그 이후, 그는 갑판 너머의 하늘과 수평선으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처음에는 크기부터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관 속에 넣어두고는 했어요. 언젠가 사용할 수 있는 때를 대비해 잘 보관해 놓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러다가 마침내 제가 사용할 수 있게 되자, 관을 부수고, 본격적으로 제 것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지요. 이 물건이 저를 위한 것임을 깨닫기 시작하였음도 그 때부터 있었던 일이에요. 제가 품은 힘과 감응을 잘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지요."
  그 말을 듣고서 나는 곧바로 그에게,
  "그러하겠지요. 그 남자 분께서 당신을 위해 만드셨을 물건일 테니."
  라는 말을 하고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소용없지 않겠느냐고 말하고서, 자신이 검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때라 하여도, 이미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후, 레하라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려 하는 나에게 아젤이라는 사람에 관해 물었다.
  "혹시 아젤이라는 사람에 관해 아세요?"
  60 여년 전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인 아데시아의 오두막에 살고 있던 이. 어린 나이에 그 오두막을 떠나 여러 나날 동안 수많은 곳을 전전하며 여러 가지 일을 해냈으며, 그 이후에도 수차례 모험을 단행, 적지 않은 성과를 보였던 이로서, 지금 현재는 알 만한 사람은 알 정도로 유명해져 있다. 나도 한 때 그를 동경했던 사람이기에, 모를 리는 없는 그러한 이였다.
  "예, 알고 있지요. 한 때, 저에게 있어서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어요."
  그러하기에 그 물음에 나는 곧바로 그렇게 대답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아젤이라는 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소로에나(Soroena) 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실제로 가 본 적이 없어 확실한 사실인지도 불분명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러한가요? 아쉽게 되었네요. 그 분을 잘 아신다면, 소재지도 아실 것이라 생각했는데."
  "특정인을 잘 안다고,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있으리라는 법은 없잖아요."
  나의 이야기를 듣고 아쉬움의 감정을 드러내는 레하라에게 나는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 이후, 레하라는 비보를 얻으려 하는 나에게 자신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서, 비보를 모두 얻는 동안이라도 동행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에 나는 정말 그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은 비행을 행하면서 전투를 행하는데, 날개를 가지지 않은 그에게 그러한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에 관해 묻자, 레하라는 그러한 점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면서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으리라는 언급을 하였다. 이에 나는 무언가 좋은 수단을 그가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것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
  "그렇다면, 일단은 레하라 씨께서 저와 함께 하실 수 있도록 할게요. 대신, 한 번 정도는 그 수단이 무엇인지 보여드리셔야 해요."
  라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레하라는 밝은 목소리를 내어,
  "알았어요. 배에서 내린 후에 한 번 정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지요. 아무튼, 앞으로 잘 부탁해요." 라고 화답하였다.

  그 이후, 레하라는 조용히 배 위에 머무르고 있으려 하였고, 나 역시 르야나와 조금 더 가까이 있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배는 어느새 대륙의 한 끝이 보이는 곳에 이르게 되었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 태양이 동쪽 하늘의 조금 높은 곳에 이르렀을 때가 되자, 그 해안과 상당히 가까운 곳에 이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르야나와 아발라에게 배에서 내릴 준비를 하라고 말하였다.
  "르야나, 아발라, 이제 배가 선착장에 도착할 때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서서히 내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


다음 편에 계속

(주1) : 안도현 씨의 소설 '연어'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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