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V. Violet Ruins : 2


  "좋은 질문을 하셨네요."
  그 물음에 우선 레하라는 그렇게 말하고서, 나에게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이전에 자신이 언급하였던 '세미라미스 왕국' 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겠음을 알린 다음에 차분하게 목소리를 내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세미라미스 왕국은 아주 먼 옛날에 태양의 여신을 숭배하던 나라를 건국한 여왕의 이름에서 유래된 이름을 가진 나라로서, 라르니온 중부 지역의 '금지된 구역' 에 자리잡은 나라이지요. 과거, 그 지역에는 거대한 인공 도시들과 버려진 구역들로 구성된 형식적으로만 민주적인 국가가 운영되고 있었으나, 어느 한 사건을 계기로 그 지역의 역사가 바뀌면서 태어난 것이에요."
  그리고 길을 다시 나아가려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 사건을 계기로 금지된 구역에 소재한 도시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을 무렵, 국가의 정부는 한 가지 대책을 내세웠다. 어떠한 환경 하에서도 생존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도시의 거주민들이 강화된 신체를 가지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 계획에 의거하여 도시에 살고 있던 인간들은 각자가 가진 두뇌의 세포를 뉴로-코어(Neuro-Core) 라 칭해지는 기계 장치에 이식해야 했으며, 그 명령을 거부한 인간들에게는 죽음이 주어졌기에, 끝까지 그 명령을 거부한 인간들이 버려진 구역으로 도망치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뉴로-코어에 이식된 인간의 두뇌는 뉴로-코어와 함께 인간형 병기의 머리에 옮겨졌다. 그러한 일이 국가의 정부가 추진하려 한 일이었다. 그 일이 추진되는 동안 정부의 인사들도 하나씩 그러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두뇌를 인간형 기계 병기로 옮겼고, 마지막으로 그 일을 추진하던 이들이 살해당하였다.
  그 이후, 기계 군단의 사령관이 된 대통령은 궁전을 겸할 수 있는 모함의 건조에 착수하였고, 오랜 세월이 소요된 끝에 상층부에 정원과 궁전이 위치하고 있는 '세미라미스 모함', 일명 '세미라미스 공중 궁전' 을 구축하는데 성공하였다. 거대 모함의 구축이 완료된 이후, 사령관은 기계 병기들로 하여금 세미라미스 공중 궁전으로 거주지를 옮기도록 하였고, 공중 궁전에서 모함 국가 '세미라미스 왕국' 의 건립을 선포하였다.

  그렇게 이야기가 이어질 무렵, 나의 앞으로 두 대의 커다란 한 쌍의 날개를 가지고 있어 전체적으로 좌우가 긴 삼각형과 같은 모양새를 드러내고 있는 비행체로서 최대 길이 10 미터에 이르는 한 쌍의 거대 전투기들이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좌측에 보이는 것은 파란색, 그리고 우측에 보이는 것은 붉은색을 띠는 전투기들이었다.
  그 전투기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우선 앞서고 있는 우측의 붉은 전투기 근처로 다가간 다음에 그 전투기의 앞 부분에서부터 발사되는 화염을 좌측으로 약간 움직여 피해낸 후에 곧바로 전방을 향하는 얼음 칼날들을 발사하며 전투기를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전투기의 앞 부분이 폭발하면서 화염의 방출은 중지되었고, 이후, 전투기는 좌측과 우측의 날개에서부터 3 방향씩 전방으로 붉은 광선들을 발사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광선들의 틈에 있으면서 붉은 전투기의 공격이 중단되기를 기다렸다가, 광선들이 사라지자마자 얼음 칼날들을 우선 좌측의 날개에 위치한 광선이 발사되는 부분을 향해 날려보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좌측 날개에서부터 큰 폭발이 일어나며 좌측 날개가 파괴되고 그로 인해 균형을 잃은 전투기는 바닥으로 추락하다가 마침내 바닥에 떨어져 폭발, 그로 인해 소멸하였다.
  그러는 동안 아발라는 좌측에 위치한 푸른 전투기를 곡선을 그리며 대상을 향해 나아가는 바람의 기운을 한 번씩 불러오면서 정령으로 하여금 6 개의 구름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물체들로서, 대상을 추적하는 능력을 가진 커다란 구체들을 불러오게 하는 방식으로 전투기의 우측에서부터 공격하고 있었다. 푸른 전투기는 양 날개 위에 하나씩 달린 포대의 파란 광선으로 공격하려 하였으나,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아발라는 그 공격들을 잘 피해냈고, 그로 인해 그가 피해를 입는 일은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전투기는 중심 부분에서 한 차례 폭발을 일으키더니 주변 일대로 빛을 발산하다가 마침내 큰 폭발을 일으키며 공중에서 산화하였다.
  그 이후, 나와 아발라가 전투기들과의 싸움을 행하는 동안 이야기를 중단하고 있던 레하라는 전투기들이 사라지자마자 나에게 이야기를 이어가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그렇게 그가 물음을 건네자, 나는 앞에서부터 다가오는 세모꼴과 비슷하게 생긴 푸른 전투기 8 대를 전방으로 3 개씩 나아가는 초승달형 바람 칼날로 파괴하고서, 계속 해도 된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레하라는 차분한 목소리를 내며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왕국의 건립 이후, 국왕은 라르니온 중부 일대를 자신의 소유권으로 정하였고, 그러면서 세미라미스 공중 궁전이 항시 라르니온의 중부 상공에 머무르도록 하면서, '자신의 영역' 인 라르니온 중부 지역으로 정령들이 다가오는지에 대한 감시를 행하는 한편, 지상의 거주민들이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대비를 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국왕이 파멸 당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다. 인간의 두뇌를 기계로 옮기는 작업을 행하면서 그 일을 추진하던 자들은 정부 인사들에 의해 살해당하기 전, 남극의 금지된 섬에 하나의 제어 장치를 만들어 기계화한 인류를 제어하도록 하였는데, 그 제어 장치의 명령을 국왕이 거부한 것이었다. 제어 장치는 세미라미스 모함의 전력이 정령들이 차지한 세계를 수복하라고 명령을 내렸으나, 국왕은 전 세계를 자신이 정복, 자신이 지배자가 되어 현재 살고 있는 이들이 자신에게 복종하기를 소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제어 장치는 기계 병기들에게 명령을 내려 국왕을 파괴하도록 한 것이었다.
  그 이후, 세미라미스의 전력은 철저히 금지된 섬의 제어 장치에 의한 명령을 받으며, 정령들이 차지한 세계의 영역을 파멸시키기 위한 준비를 행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기계화한 그들은 결국 그들을 기계화하도록 한 자들이 만들어낸 장치의 인형으로 전락한 것이었다.

  "여기까지가 제가 이전부터 잘 알고 있는 이로서, 악마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에게서 듣기도 하면서 알아낸 세미라미스에 관해 알고 있는 바의 전부에요."
  그렇게 레하라가 이야기를 마치자, 그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나의 앞으로 다가오는 8 대의 붉은 전투기를 전방을 향하며 4 개씩 발사되는 구름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구체들과 1 개씩 전방으로 발사되는 구름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거대 구체를 이용해 공격하여 전부 파괴시키기도 한 나는 그에게
  "결국에는 구 인류가 금지된 섬에 위치한 제어 장치라고 하는 존재의 지배를 받는 병기들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이전에는 그 병기들이 인류에 속한 사악한 욕망을 반영하며 움직이고 있는 존재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겠어요."
  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레하라는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그렇지요. 결국에는 제어 장치에 의한 지배를 받게 된 것이지요. 현재 그들이 보이고 있는 사악한 모습은 사실 제어 장치의 의사에 따르고 있는 모습일 따름이에요. 물론, 본인들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요. 그렇게 구 인류를 지배하는 제어 장치의 이상은 '정령들이 차지한 세계의 수복' 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진의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요."
  그 이후, 나는 신전의 통로 좌우에 위치한 갑주를 걸친 기사가 창을 들고 있는 상을 지나치면서 그에게 금지된 섬에 있다는 제어 장치에 관한 물음을 건네었다.
  "그 금지된 섬의 제어 장치는 인류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인류를 위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렇게 마음대로 인류를 조종하는 수단이 되었다면, 분명 배후에 누군가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해요, 제어 장치의 진의도 그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분명 그러하리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명확히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네요. 저도 그렇고, 제가 아는 이들도 그렇고, 그 사항까지는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어요. 그 사실을 알아내는 일은 남극에 가시게 될 나타라 씨, 아발라 씨 그리고 르야나 씨의 몫이겠지요."
  그 물음에 레하라는 그렇게 답을 하고서 그 이후, 나는 계단이 위치한 곳에 이르렀고, 그 계단 부근에서 계단 부근의 좌측과 우측 통로에서부터 나와 계단을 오르고 있는 한 무리의 수도승 같은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대열은 둘. 그 중 좌측의 대열에는 푸른 옷을 입고 검푸른 머리를 드러내고 있는 자들이 있었고, 우측의 대열에는 붉은 옷을 입고 얼굴을 후드로 감추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자들이 있었다. 그 후, 레하라는 나에게,
  "이전에는 미처 언급을 못해 드렸는데, 수도승들의 모습을 보면서 말씀을 드려야 하겠네요."
  라고 말한 다음에 대열에 속해 있으면서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드려야 하겠어요. '말파스(Malphas)' 와 '할파스(Halphas)' 라는 두 전투 기사단이 있어요. 전부 세미라미스 왕국의 대신인 악마 '아스모데오(Asmodeo)' 의 수하들로서, 각각 아스모데오를 신으로 모시고 있는 이 유적의 얼음의 사제단과 불의 사제단의 협력을 받고 있으며, 아스모데오의 직접적인 제어를 받으며 행동하고 있지요."
  그 무렵, 내가 아발라에게 자그마한 목소리를 내어 아스모데오라는 자는 7 대 악마들 중 하나 아니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아발라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써 답한 다음에 7 대 비보와도 관련이 있는 자라고 말하고서, '색욕' 의 비보와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그 이후, 내가 레하라도 알고 있을 것인지에 대해 묻자, 아발라는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다음에 아스모데오가 비보를 가지고 있으리라고 그 역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일단 그에게 다른 언급은 하지 않도록 하자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 때, 이전에 하던 이야기에 이어지는 이야기로서, 레하라는 다시 앞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나와 아발라 등에게 사제단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사제단을 이루는 자들은 본래 구 인류였던 자들로서, 도시의 일반 거주민들과 버려진 구역의 주민들 그리고 기계화를 거부하다가 붙잡힌 자들의 영혼을 빼앗는 형태로 만들어진 자들이에요. 모두 아스모데오를 절대적인 신으로 추앙하고 있으며, 아스모데오를 생명을 준 존재로서 절대적인 추앙을 하고 있지요. 아스모데오의 의지에 의해 생명을 받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기사단과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아스모데오가 있어야만 활동할 수 있어요."
  그러는 동안 수도승과 같이 생긴 이들은 계단을 통해 오를 수 있는 거대한 제단에 이르러, 제단의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원형 방진 앞에 이르려 하였다. 그러한 제단의 바로 뒤에는 거대한 벽이 있었으며, 그 벽의 중앙에는 다섯 모의 별 모양을 한 방진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벽면의 좌우 근처에는 기둥이 하나씩 세워져 있었는데, 각 기둥은 약간 곱슬한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가는 아름다운 여인의 조각상과 같은 모양새를 이루고 있었다.
  그 제단의 근처에 이르자마자 나는 좌측과 우측에서 4 대씩 다가오는 갑주형 비행체를 발견하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좌측의 푸른 갑주형 비행체를, 그리고 아발라는 우측의 붉은 갑주형 비행체를 상대하게 되었고, 나는 이들을 푸른색을 띠며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특성을 보이는 푸른 번개 줄기와 곧게 나아가는 번개 줄기로 갑주형 비행체들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공격해 나아갔다. 그 이후, 갑주형 비행체는 하나씩 추락하고 파괴되어 사라지고, 상황이 안정되자 나는 오른편의 아발라를 향해 돌아서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아발라 역시 구름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구체들을 발사하여 갑주형 비행체를 상대하고 있었고, 결국 이들을 전부 파괴해 내었다. 그 후, 나는 레하라의 곁으로 다가간 다음에 그에게 마지막으로 그가 언급한 악마에 관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이야기를 전부 들어 보았는데, 그 이야기대로라면, 아스모데오가 사라지면 이 유적의 기사단과 수도승들은 전부 생명력을 잃게 되는 것인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 물음에 레하라는 그렇게 답을 하였다. 그 때, 르야나가 나의 바로 앞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더니, 그 방향을 잘 보라고 말하였다. 이에 내가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였다가,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었다.
  제단의 한 가운데에 선 사람이 두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리며 고개를 들더니, 그 사람의 육신이 불꽃으로 변하며, 한 곳에 하나씩 모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푸른 불꽃과 붉은 불꽃으로 변화한 사람들의 육신은 모여서 하얀색을 띠는 하나의 작은 빛을 이루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며 나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
  그러다가 대열을 이루는 모든 사람들의 육신이 불꽃으로 변해 빛에 흡수되자 직경이 1 미터에 이를 정도로 커진 빛에서부터 하얀 빛이 주변으로 퍼지는 현상이 일어나더니, 그 빛에서부터 푸른 빛이 세 방향으로 방출되기 시작하면서 하얀 빛의 모습이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내가 보는 순간, 레하라가 르야나에게 뒤로 물러나 있으라고 다급히 외쳤다. 이에 르야나가 레하라와 함께 뒤로 물러나자마자 나는 아발라와 함께 약간 뒤에 있으려 하면서 아발라에게 말하였다.
  "적대 반응일지도 모르니까, 주의하고 있어!"
  그러는 동안 세 방향에서부터 나온 빛은 잠시 후에 파랗게 빛나는 실에 매달린 파란 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얀 빛 크기의 1/4 정도 즈음되어 보이는 작은 구체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하였고, 이어서 파랗게 빛나는 실에 매달린 구체들이 실과 함께 하얀 빛이 변화하면서 생긴 하얀 빛에 감싸여 있으며, 직경 0.8 미터 즈음되는 크기를 가진 구체의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돌기 시작하였다.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푸른 구체에서부터 하나씩 푸른색을 띠는 직경 0.5 미터짜리 불꽃들이 발사되어 각 구체의 전방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본 나와 아발라는 구체에서 발사된 불꽃이 나아가지 않는 곳에 이르면서 그 공격을 피해냈다. 그 이후, 나는 아발라에게 말하였다.
  "방금 전에 봤지? 적대적인 존재이니까, 바로 공격에 들어가도록 해!"
  "알았어!" 그 말에 아발라가 강한 목소리를 내며 답하자, 나는 하늘색 원이 하얗게 빛나는 구체의 중심을 가리키도록 하였고, 그 다음에 나와 아발라가 동시에 정령으로 하여금 곡선을 그리는 하늘색 바람의 기운을 2 ~ 3 줄기씩 방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써 투명한 구체를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구체의 주변을 도는 푸른 구체들의 움직임이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이번에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그러면서 나를 향해 하얀색을 띠는 번개 줄기를 각 구체에서부터 하나씩 방출하였다. 빠르게 방출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급히 피해 위험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와 아발라의 공격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그와 더불어 나와 아발라의 정령에서부터 하늘색 바람의 기운이 2 ~ 3 줄기씩 곡선을 그리며 계속 투명한 구체를 향해 나아갔다.
  그 이후, 하얗게 빛나는 구체의 주변을 도는 파란 구체들은 시계 방향으로 돌았다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를 반복하면서 방향을 바꿀 때마다 각 구체에서부터 공격을 행하였으며, 푸른 불꽃, 하얀색을 띠는 번개 줄기, 초록색을 띠는 빛의 칼날들, 그리고 전방을 향하는 노란 빛 줄기를 발사하였다. 목표는 하나였으며, 구체와 가까운 나와 아발라 중 하나가 번갈아 목표가 되었는데, 간혹 같은 목표가 정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구체의 공격을 피하면서 공격을 하고 있는데, 뒤에 머무르고 있던 르야나의 목소리가 그가 품은 불길함을 완연히 드러내려 하면서 나의 귓가에 들려왔다.
  "나타라, 구체의 모습은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데, 어떻게 된 거야?"
  "저 구체는 공격을 받아도 형상은 아무렇지 않게 보여,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아."
  그 말을 듣자마자 아발라가 걱정하지 말라는 뜻을 전하는 말을 밝은 목소리를 내며 하였다. 그 때, 레하라가 그 기대를 깨뜨리는 말을 나와 아발라에게 건네었다.
  "하지만 뒤에서 계속 지켜보았는데, 중심부 자체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걸요, 형상만 그러할 뿐만이 아니라 실제 바람의 기운이 구체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듯해 보여요. 타격을 받았으면 무언가 반응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어요."
  "예, 정말이에요!?"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놀라면서 그 말이 정말인지에 대해 물었고, 이에 레하라는 그렇다고 답하면서 무언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는 말을 나에게 건네었다. 그리고서 그는 그 말에 덧붙이는 말로써 나에게,
  "중심부가 세 개의 빛을 소환하고, 그 빛이 실에 매달린 구체의 상으로 변화하면서 중심부의 상 역시 변화하였어요. 그 사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후, 아발라 역시 공격을 중단하였을 무렵, 나는 중심부를 향한 공격을 중단한 후에 나를 향해 날아오는 하얀 번개 줄기들을 피하면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였다.
  '세 개의 빛을 소환할 때마다 구체의 상이 변화한다라.......'
  그러다가 세 개의 구체를 바라보면서 구체들이 파괴되면 중심부의 구체는 새로운 구체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 번 주변의 구체들을 파괴해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이후, 나는 중심부 주변을 도는 세 개의 구체들을 바라보면서 빛을 발하는 구체들을 공격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한 동안 생각을 해 보았다.
  처음에는 빛을 발하고 있기에 얼음과 구름의 기운에 의한 공격을 시도해 보았으나, 그러한 수단에 의한 공격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관계로, 결국 바람의 기운으로 공격을 행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러면서 파란 구체들을 하나씩 하늘색 원이 가리키도록 하면서 정령으로 하여금 3 개씩 하늘색 바람의 기운을 방출, 각 하늘색 곡선이 하나씩 파란 구체를 공격하도록 하였다. 그 이후, 그 공격이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후에 나는 아발라에게 외쳤다.
  "일단 중심의 구체를 도는 세 개의 파랗게 빛나는 구체를 동시에 공격해 봐!"
  이에 아발라가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나는 곧바로 그에게 그 이유는 다음에 가르쳐 줄 테니, 일단 나와 함께 파괴를 시도하라고 말하였다. 이에 아발라는 알았다고 답하고서, 처음의 구체들이 파괴된 이후에 그 이유를 자신에게 알려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자 나는 잠시 밝은 목소리를 내어서 그 정도 당부라면 당연히 들어준다고 화답하고서 구체들을 향한 공격에 열중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공격이 이어지는 동안 구체들은 빛을 잃다가 마침내 동시에 파란 불꽃과 폭풍을 발산하면서 폭발 후 사라졌고, 그와 함께 그 구체들과 중심부의 구체를 잇고 있던 모든 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실들도 사라졌다. 그러자 하얀 빛에 감싸인 구체의 상이 변화하려 하면서 세 방향으로 파란 빛들이 구체에서부터 방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파란 빛들이 이전에 나타났던 파란 실에 이어진 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의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중심에 위치한 구체를 감싸는 하얀 빛은 이전에 비해 현저히 희미해진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이전에 보였던 구체의 모습과 달라, 빛이 희미해졌어. 레하라 씨께서 말씀하신 바의 의미란 그러한 현상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후, 나는 아발라에게 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의 파괴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아발라도 보았을지 모르겠는데, 방금 전에 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들이 다시 나왔을 때, 중심부의 구체를 감싸는 빛이 이전에 비해 희미해졌어. 그 일을 반복하다보면 빛이 희미해지다가 끝내 소멸할 거야. 그 빛은 다시 생겨나지는 않는 모양이니까, 그 빛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무력화를 시켜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 같아."
  그러자 아발라는 나에게,
  "그 말이 옳다면, 중심부의 주변을 도는 구체들을 없앨 의욕이 나네. 그렇다면 지금 빨리 구체들을 없애서 중심부에 있는 구체의 힘을 빼 놓도록 하자고!"
  라는 말을 하고서, 나와 함께 구체에서부터 발생되는 공격을 피하는 일을 반복하기 시작하였다. 의욕이 생겼는지, 이전에 비해서는 기세가 더욱 강했다. 그렇게 세 개의 구체가 다시 파괴되고, 중심부를 감싸는 구체의 빛이 이전에 비해 더욱 약해지면서 중심부의 구체 주변을 도는 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가 다시 생성되었다.
  그러한 일이 3 회 정도 반복된 후, 결국 구체를 감싸는 빛이 희미하게 남고, 구체의 본 모습이 사실상 드러나게 되었다. 직경 0.8 미터 가량의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듯해 보이는 구체였다. 그 구체의 본 모습이 드러나고, 이어서 구체 주변을 도는 파랗게 빛나는 구체들과 그 구체들과 중심의 구체를 잇는 파랗게 빛나는 실이 전부 사라진 후에도 구체는 중심부에 노란 스파크를 계속 일으키며 가만히 공중에 머무르고 있을 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 구체에 대해 말하였다.
  "이제 힘이 다 한 모양이네."
  그 때, 레하라가 구체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두 손으로 검을 들고 그 구체를 자신의 검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그와 함께 둘로 쪼개지는 구체. 그 이후, 레하라는 급히 뒤로 물러나면서 나와 아발라 그리고 르야나에게 가급적이면 구체에서 멀리 떨어져 있도록 하라고 외치고서, 자칫하면 폭발에 휩쓸리니 조심하라고 말하였다.
  그 후, 나는 얼마나 큰 폭발이 일어나길래 레하라가 그렇게 말할까, 라고 생각하면서 구체에 시선을 향한 채, 뒤로 급히 물러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뒤로 물러났을 무렵, 엄청난 규모의 폭발이 일어나 주변 일대에 푸른 화염과 폭풍을 발산하였고, 그 화염으로 인해 잠시 주변 일대가 밝아지는 현상까지 일어났다. 폭발의 반경은 짐작해 보건데, 대략 80 미터 가량. 레하라의 외침에 응하지 않았다면 위험할 뻔했다.
  그렇게 폭풍과 화염이 주변 일대를 휩쓸었다가 사라진 후, 제단 주변은 거의 황폐해진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제단에 그려진 그림은 부서진 벽면과 함께 사라졌으며, 제단 역시 파괴되어 파편이 주변 바닥의 곳곳에 놓여져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구체가 사라지면서 발생한 폭풍의 위력은 그 정도였다. 그러한 폭발의 흔적을 바라보면서 레하라가 구체가 파괴되는 모습을 보며, 가까운 곳에 있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내리고서 그와 르야나의 곁으로 다가가서 그에게 물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이미 예상하고 계셨나요?"
  "예,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요.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력을 통해 탄생한 힘의 결정체인데, 폭발을 하더라도 평범하게 폭발하지는 않았겠지요. 저는 그렇게 예상했어요."
  그 물음에 레하라는 그렇게 답을 하고서 주변을 둘러보더니, 제단이 파괴되는 현상까지 일어났으니, 조금 있으면 병력의 진입을 위해 제단 좌우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그 문 너머의 통로를 통해 아스모데오가 자리잡고 있는 유적의 중심부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을 하고서, 병력 진입을 위해 문이 열린 것이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제단의 좌우에서부터 돌로 만들어진 벽이 밀려나는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제단 왼편의 벽 한 곳에 위치한 대문이 열려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 때, 르야나가 우측의 대문도 열렸음을 밝혔고, 그 이후에 레하라는 열린 문을 바라보는 나의 오른편 곁에 이르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이제 곧 두 방향에서부터 말파스 그리고 할파스 부대가 사제단과 함께 통로를 통해 이 곳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겠지요. 여기서 우리가 해야할 일이 있다면, 좌우에서부터 다가오는 기사단과 사제단을 동시에 격멸하고, 중심부를 향한 길목에서 합류 후에 중심부를 향해 진입하는 일이 될 거예요. 중심부로의 진입을 마치면 비로소 아스모데오의 곁에 이를 수 있겠지요."
  그리고서 나에게 내가 찾고자 하는 비보는 분명 유적 안에 있으며, 아스모데오가 비보를 가지고 있으리라고 말한 후에 그를 처단하고 나면 반드시 비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문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서 말하였다.
  "여기서 일단 일행을 둘로 나누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이후, 레하라는 나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나타라 씨께서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시기를 원하시나요?"
  그 물음에 나는 다른 생각 없이 왼쪽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는 말을 건네었다. 어디를 가야 더욱 용이한 길로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아무렇게 정한 것이었다. 그리고서 아발라와 르야나가 나의 왼편 곁에 이르렀을 때가 되자 그에게 나 혼자 제단 좌측의 통로를 돌파하겠음을 레하라에게 알렸다. 그러자 레하라는 놀라면서 나에게 물었다.
  "나타라 씨, 혼자 통로의 돌파를 행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전에 제가 보았던 정보에 따르면, 상당히 많은 병력이 그 통로를 통해 진입을 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괜찮겠어요?"
  그 물음에 여태껏 수많은 병기들을 상대해 왔고, 격멸해 와서 두려움은 없었던 내가 답하였다.
  "이전에도 상당한 규모의 적과 맞선 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들을 물리쳐 가며, 여기까지 왔지요. 그러하기에 어떤 규모로 적이 오든 간에, 저는 무섭지 않아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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