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VII. White Midnight : 2


  내가 아미엔의 곁으로 다가가자, 아미엔은 내가 왔음을 확인한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나의 바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서 이제 남은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하고서 함께 밖으로 나가 백야의 하늘이라도 감상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말을 나에게 건네었다. 그 이후, 나는 그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간 후, 집을 등지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그 이후, 서쪽 하늘에 그대로 머무르고 있는 태양과 그 빛에 의해 노랗게 물든 하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 아미엔이 오른편 곁으로 다가오더니 물었다.
  "이 광경은 처음 보시나 봐요."
  "예, 정말로 처음 봐요. 친구로부터 어두워지지 않거나, 항상 어두울 때가 있는 세상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지금까지 이런 하늘을 본 적은 없어요."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답을 하고서 처음에 백야 현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사람들은 어떻게 잠을 잘까, 라는 생각을 하며 그들에 대한 걱정을 한 적도 있다고 미소를 머금으며 아미엔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아미엔 역시 환한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무척 걱정될 만한 일이었겠다고 말하고서, 백야 현상 속에서 사람들은 커튼으로 창을 가려 집안을 어둡게 하고 잔다는 말을 한 이후에 날이 항시 밝다보니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언급도 하였다.
  "그랬군요, 그렇다면 아미엔 씨께서도 주무실 때가 되면 창문을 커튼으로 가리시나요?"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내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으나, 아미엔은 그렇지 않다고 답을 하고서 자신은 백야 때가 되면 잠을 잘 자지 않는다고 말한 다음에, 새벽이 될 즈음에 책상에 잠시 엎드려 잘 뿐이라고 백야 현상이 일어날 때 즈음에 자신의 잠을 자는 습관에 관해 간단히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아미엔은 지면을 덮는 눈 위에 웅크리며 앉더니, 환하게 미소를 띠며 우선 백야 현상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백야는 라르니온 북부 지역의 사람들만 사용하는 말이래요. 하늘이 검게 물들지 않는 밤을 신비스럽게 여기며, 그러한 명칭을 부여하였지요. 다른 지역의 사람들은 '태양이 있는 밤' 이라 칭하고는 해요. 한밤중에도 태양이 서쪽 하늘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를 전하는 말이에요."
  그러한 사실은 아발라가 나에게 알리지 않았던 바였다. 하지만 그러한 명칭을 듣고 나니, 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낭만적인 느낌도 드는 것 같아 무척 인상적인 명칭이라고 아미엔에게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아미엔은 태양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백야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해 나아갔다.
  "예전에는 백야 현상이 있는 기간을 신의 가호가 내리는 기간이라 칭하고, '축복의 시간' 이라고 칭하고는 하였어요. 그러면서 빛의 가호가 내려지는 시간이라고 알려졌던 낮이 계속 이어지는 것에 대해, 신의 축복이 항시 내리고 있으리라고 믿고, 사람들이 평상시보다 더욱 밝고 성실하게 살아가려 하였대요. 물론, 어떠한 잘못도 그 기간에는 허용되지 않았지요."
  그 이후, 그는 잠시 목소리를 내는 일을 멈추더니, 이전보다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겨울이 될 때가 되면, 지금 때와 달리 태양이 떠오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어요. 지금 남극 지역에서는 태양이 떠오르지 않아, 항상 어두울 텐데, 그러한 현상을 '극야' 라 칭해요. 이 지역과 세니티스를 비롯한 북쪽 지역에서는 극야 현상이 일어나는 기간을 '신의 시간' 이라 칭하고는 하였어요. 항시 밤하늘이 펼쳐지기에, 언제라도 천사의 계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 무렵, 나의 뒤쪽에서 나의 왼편으로 르야나와 루시에나가 다가왔다. 르야나는 처음 나에게 나타났을 때와 비슷하게 갈색을 띠는 긴 치마와 갈색을 띠며 소매가 길고 두꺼운 겉옷을 입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루시에나는 평상시와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러한 옷차림을 한 채로, 그들이 나에게 다가오자, 나는 우선 루시에나에게 어서 오라고 말하였고, 이에 루시에나는 환하게 미소를 띠며 그 물음에 답한 후에 나의 바로 뒤쪽에 이르려 하였다. 그 이후, 나의 바로 왼편 곁에 선 르야나가 나를 바라보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 때, 아미엔이 나를 대신하여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자신이 하고 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알리려 하였다.
  "이 지역에 일어나는 현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처음으로 이 곳에 오신 분이신지라, 이 곳에 대해 잘 모르실 것 같아서 자세히 가르쳐 드리려 하였지요. 아마 르야나 씨께서는 어머님 등을 통해 들어보셨을 이야기라 크게 흥미롭지는 않으셨을 거예요."
  그 때, 내가 물었다. 북극에 위치한 신전은 어느 시기에 지어진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 물음에 르야나가 아미엔을 대신해서 답을 하였다.
  "북극의 그 신전은 백야 현상이 일어났을 때부터 지어진 거야. 중대한 목적을 가진 건물이기에, 신의 축복이 언제라도 내려질 때에 지어야 한다고 사람들이 마음을 모았기에 그런 시기에 지어진 것이라고 해. 큰 규모의 건물이지만, 건물을 모두 짓는데 소요된 시간은 아주 오래되지 않았다는 건물로도 알려져 있으며, 극야 현상이 일어날 때마다 건물을 짓는 이들에게 천사들이 가호를 내렸다는 곳으로도 유명해."
  이에 나와 루시에나는 동시에 "세상에나......" 라고 한 마디 말을 하였다. 이어서 내가 르야나에게 많이 알고 있구나, 라는 말을 하자, 르야나는 그러한 나에게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사항이라 마을에 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고 답하고서 과거 때부터 학교를 통해 사람들이 라르니온 북부 지역과 세니티스 지역의 사정과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음을 나에게 알렸다.
  그 이후, 루시에나가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르야나에게 아미엔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묻자, 르야나는 잠시 아미엔의 모습을 보더니, 그에 대해 한 마디 말을 나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건네었다.
  "가끔씩 마을을 들르는 현인 중 한 명이라고 알고 있어요. 예전에는 학교에서 선생님 일도 하셨었다는데, 지금은 안 하시고 계신대요. 예전에는 아주 무서운 일에 가담하셨다고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는 상태이지요. 아미엔이라는 분께서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 하시는 것이 이유에요."
  "그러하시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서 루시에나는 그렇게 말을 건넨 다음에 아미엔에게 마을을 자주 들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아미엔은 "예." 라고 답을 하고서 이전부터 주기적으로 인간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한 번씩 들른다는 언급을 하고서 자신의 근처에 있는 르야나 역시 그러한 일을 하는 도중에 알게 된 소녀임을 밝혔다. 그리고서 그는 르야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무척 성실하고, 추운 곳에서 살지만 항상 건강하고, 활발한 아이였어요. 그러면서 자신보다도 자신의 가족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면모를 보이는 그러한 아이였는데....... 어쩌다가, 카티샨에게 재앙이 덮쳐왔는지....... 그 이후부터 제법 인자하시던 어머님께서도 슬픔으로 인해 말이 없어지시고, 의욕도 잃으시면서 집 안 자체가 암울해지고 말았지요. 도대체 누가 무슨 생각을 하며 카티샨을 망가뜨린 것인지, 그 원흉을 찾아내면 그 이유에 대해 먼저 물어보고 싶어지네요."
  이에 내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아미엔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카티샨의 마음이 이상해진 일에 대해서는 아미엔 씨께서도 잘 모르시는 거예요?"
  그 물음에 아미엔은 아쉽지만 그렇다고 답을 한 이후에 아직까지는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 그의 심성이 '파괴' 되었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고 답을 하고서, 처음에는 루시페르의 소행이리라고 생각했지만, 루시페르가 직접 개입한 증거가 아무것도 없고, 그러한 것 같지도 않아 이제는 카티샨의 일, 그 원흉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게 되었다고 다소 심각해진 목소리를 내어 이야기를 하였다.
  "아무튼, 그 아이를 루시페르가 잡아갔고, 그 아이가 남극의 금지된 섬에 있다고 하니, 그 곳으로 가서 그의 영혼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는 일 정도는 해야 하겠지요.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금지된 섬에서의 일은 무사히 끝났다고 여기어질 수 있을 거예요."
  이에 르야나가 아미엔에게 슬퍼하는 목소리를 내어 물었다.
  "그렇다면, 카티샨을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러자 아미엔은 르야나를 달래려는 듯이 온화한 목소리를 내어 아직까지는 알 수 없으며, 상황이 나빠질 경우에는 카티샨을 살릴 수 없어 그 정도의 일만 해야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생환시킬 수 있으리라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최악의 상황이 나타나지 않도록 자신도 노력해 보겠다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에나는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는 일 없이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기만 하려 하였다. 가끔 그의 모습을 보기도 하였으나,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그 이후, 아미엔은 나에게 말이 나온 김에 이전에 했다가 그만두었던 비보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음을 알린 후에 비보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부터 하기 시작하였다.
  "본래, 7 개의 비보들은 루시페르가 재앙을 일으키는 악마들의 힘을 제어하기 위해 탄생시킨 존재들로서, 7 개의 비보는 하나씩 7 개의 죄악, 즉, '오만', '물욕', '색욕', '질투', '탐욕', '분노' 그리고 '태만' 을 상징하는 존재들이지요."
  그 이후, 아미엔은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이야기를 이어 나아갔다.
  "그러면서 루시페르는 여섯의 자신을 따르는 전사들을 비롯하여 72 의 자신의 뜻에 복종하는 전사들을 창조. 비보와 함께 강대한 힘을 품은 전사들과 함께 정령들이 머무르는 구역을 점령하려 하였으나, 그 사실을 알아차린 빛의 천사 '라리벨' 과 함께 라르니온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활약을 하던 세 명의 전사들이 그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나섰지요, 그 결과는 루시페르의 패배, 그 싸움에서 루시페르는 치명상을 입었으며, 비보들은 라리벨이 빼앗았고, 72 의 전사들 중 열 넷 정도가 남을 정도에 이르렀어요. 그러는 동안 루시페르의 비보들 역시 전사들이 가져와 라리벨에게 건네면서, 라리벨에 의해 7 개의 하얀 비보들이 탄생하게 된 거예요."
  그러자 르야나가 놀라면서 아미엔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평균 19 ~ 20 명씩, 악마들이 그 전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겠네요."
  이에 아미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답을 한 이후에 58 명의 전사들은 세 전사에 의해 하나씩 차례로 파괴되어 소멸하였고, 남은 14 명 중 1 명은 레하라가 죽이고, 8 명은 내가 죽여 사라지게 되어 이제 남은 전사들은 5 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서 루시페르는 다시 비보를 되찾았으나, 모두 다시 빼앗겼고, 전사들도 이제 거의 남지 않아 악마들의 세력은 사실상 절멸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였다.
  "절멸 상태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는 정도라면, 아직 루시페르의 세력은 끝나지 않은 것이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내가 그렇게 묻자, 아미엔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악마들은 이제 그 세력이 상당히 약해졌으나, 루시페르가 남은 한, 비보는 다시 그에 의해 빼앗기고, 악마의 세력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악마들이 죽음에 이르면서도 루시페르를 믿는 것은 그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루시에나가 아미엔에게 루시페르가 어떠한 존재이기에, 악마들이 절대적으로 신봉하느냐고 물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이네요. 응...... 일단 그 답변을 해 드리기 위해서는 우선 루시페르가 과거에 어떠한 존재였는지에 대한 언급부터 해야할 듯 싶네요."
  그리고서 루시페르라는 존재의 과거에 관해 자신이 아는 바를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본래 그는 라르니온 중부 지역의 구 인류가 거주하는 도시의 공학자들 중 한 명이었지요. 본명은 아직까지는 알 수 없는 인물이에요. 뇌융합과 기계 공학에 능하여, 그 분야에서 꽤 깊은 연구를 했던 인물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러다가 사람들의 뇌를 기계 병기로 옮기는 계획이 추진되자, 정부에 의해 그 계획을 추진하는 단체의 일원이 되어 인간의 두뇌를 기계로 옮기는 작업을 관장하는 일을 행하고 있었어요."
  그 이후, 아미엔은 잠시 이야기를 멈추었다가,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리고, 남극 대륙의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세인트 그레고리아' 라는 섬의 지하에 고위 인공 지능을 탑재한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는 기계 장치를 설치하는 일을 행하지요. 그는 정부 인사들에게 그 장치에 대해 '종합적 의사 결정 시스템' 이라고 소개했었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서, 그는 잠시 이야기를 멈추었다. 그러는 동안 루시에나는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 아미엔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내가 걱정스러워 하면서 물었다.
  "루시에나, 왜 그래? 무언가 나쁜 것이 떠오르기라도 했어?"
  이에 루시에나는 당황하면서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라고 답한 다음에 단지, 루시페르라는 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에 의해 잡혀있던 기억이 떠올라 괴로워하고 있었을 따름이라고 이전의 현상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아미엔은 잠시 미소를 짓더니, 다시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루시페르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장치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기계 제어 장치' 였어요, 그것이 실상. 그 장치는 정부에 소속된 기계 병기들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록하는 '정보의 창고' 를 내장하고 있으며, 한 번 발동을 행하기 시작하면서 그 장치는 자신에 내장된 정보를 토대로 병기들을 제어하기 시작하게 되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서 잠시 가만히 있은 후, 아미엔은 계속 이야기를 행하였다.
  "그 기계 제어 장치의 제작을 행한 이후, 과학자들이 하나씩 죽임을 당할 무렵, 기계 제어 장치의 제작을 주도하였던 공학자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한 사람의 도움을 받아 세인트 그레고리아 섬으로 도주, 그 이후에 기계 제어 장치의 발동을 시작하지요. 그 이후부터 기계 제어 장치가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자신에 내장된 프로그램에 의거, 기계화한 인간들을 제어하기 시작하면서, 기계화한 인류의 인형화 현상이 일어나게 되어요."
  그러자 르야나가 곧바로 그에게 원래부터 그 장치는 기계화한 인류를 제어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냐고 묻자, 그 물음에 대해 긴 말로 답을 하였다.
  "그 장치는 그 공학자에 의해 단독적으로 추진된 일이지요, 아마 기계화한 인류의 제어 및 조종이 주 목적일 가능성이 클 거예요. 사실상 기계화한 구 인류의 운명을 종결짓는 일일 텐데, 인류의 수호를 맡았던 그 공학자가 그러한 장치를 개발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는 명백히 알려진 바가 없어요."
  그 때, 루시에나가 그 목적에 대해 짐작하고 있는 바가 있었는지, 차분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하나의 단어를 다른 이들에게 언급하였다. : "징벌." 이에 내가 놀라면서 루시에나의 곁으로 다가간 다음에 무슨 말이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루시에나는 서쪽 하늘의 태양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서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죄악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게 된 인류에 영원한 벌을 가하려 하였음이 그 제어 장치의 개발이 가지는 주요한 목적이겠지요. 끝을 보이지 않는 인류의 어리석음을 계도로는 깨우칠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그는 징벌을 내려 다음 세대가 그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일은 할 수 없었음을 알고 있었을 거예요."
  이에 내가 "정말일까요?" 라고 물었으나, 루시에나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그 무렵, 아미엔은 잘 알겠다고 간단히 말을 하고서, 기계 장치를 수호하는 자들로서, 기계 장치의 개발을 행한 공학자는 72 종의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는 병기들을 개발, 자신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 장치가 내리는 명령의 대행과 그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들의 철저한 징벌이라는 명령을 그들에게 내렸음을 알렸다.
  "루시페르 휘하 72 전사들이 바로 그들이지요."
  그 이후, 언급을 마치면서 아미엔은 그렇게 그 병기들이 루시페르의 부하인 72 전사들임을 밝혔다. 그 이후, 그는 모든 일을 마친 공학자는 이어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자기 자신의 몸을 갑주로 감싸며 모든 기계 병기들의 수장인 '루시페르' 로 등극하여, 제어 장치와 기계 병기들의 영원한 지배자로서 다시 태어났다고 말하며 그의 과거에 대한 설명을 마쳤다.
  "그러한 능력이 있기에, 루시페르는 기계 군단의 절대적인 추앙을 받고 있지요. 루시페르가 존재하는 한, 기계 군단 역시 언제라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봐요. 하지만, 그가 오랜 시일에 걸쳐 개발하였던 기계 제어 장치의 파괴는 그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어서, 그 일이 일어나면,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아니 어쩌면 영원히 야욕을 일으키려 하지 못할 거예요."
  설명을 마치고서 아미엔은 그러한 말을 덧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나는 그에게 그 설명대로라면 기계 제어 장치를 파괴하면 사실상 악마들의 힘은 끝이 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아미엔은 분명 그러할 것이라는 언급을 한 다음에 기계 장치와 그 장치가 위치하고 있는 섬에 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기계 제어 장치가 위치한 곳으로서 '금지된 섬' 이라 칭해지는 세인트 그레고리아 섬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이후부터 그 섬은 제가 세인트 그레고리아 섬이라 칭하겠어요. 세인트 그레고리아 섬은 이전에 말씀드린 바대로, 오래 전부터 루시페르에 의해 개발되었던 기계 제어 장치가 안치되어 있는 곳으로서, 기계 제어 장치의 보호를 위한 하나의 체제가 발동되고 있어요."
  그리고 그는 잠시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가려 하였다.
  "그 체제는 기계 제어 장치를 향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한 대비나 루시페르의 목적을 위해 병기들을 대량으로 방출하는 능력과 기계 제어 장치의 보호를 위한 결계 장치를 설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아무래도, 나타라 씨께서 섬의 진입에 실패하셨음은 체제가 가지는 능력인 결계 장치 설치 능력에 의한 일이라 여기어지네요."
  그 이후, 아미엔은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세인트 그레고리아 섬의 그 결계는 섬의 중심으로 진입하려는 자들을 공간 이동시켜, 섬의 처음에 이르게 하는데, 그 결계는 보통의 힘을 가진 자는 돌파할 수 없도록 되어 있지요. 하지만 7 개의 비보가 모여 이루어진 하나의 힘은 사악한 힘을 무력화할 수 있어서, 나타라 씨와 같은 이들이 무사히 결계를 통과할 수 있게 도움을 주어요."
  그러자 내가 물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 비보들이 하나로 간단히 모이지 않게 되었지요? 무슨 이유가 있기에 모든 비보들이 한 곳에 모여도 쉽게 하나의 힘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물음에 아미엔은 곧바로 답을 해 주었다.
  "본래부터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본래 비보는 루시페르 외에 다른 이들은 결합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지요. 그것을 천사 라리벨이 비보의 정화를 행하면서 비보가 가지는 의지들이 서로 일치가 되도록 하는 의식을 거치면, 하나의 비보가 될 수 있도록 비보의 특성을 변화시켰을 따름. 힘을 다룰 자격이 없는 이들이 함부로 하나가 된 비보의 힘을 가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일이라 알려져 있으며, 그러한 점은 라리벨도 인정을 했었지요."
  그리고 내일 저녁에 비보의 힘을 결집시키는 의식을 행하려 한다고 말하였다. 이에 내가 그 이유를 묻자, 아미엔은 의식은 천사의 빛을 받아야만 가능하며, 천사가 하늘에서 직접 내려올 수 있는 시기는 밤중이기에 그 의식은 밤중에 해야 하며, 그 날은 너무 늦어 의식을 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에 그러하다는 말을 하였다. 그 말을 하고서 아미엔은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자신은 먼저 집으로 들어가겠음을 알리고서 좋은 밤 보내라는 인사말을 전한 후, 르야나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르야나도 자신도 이제 자야하는 만큼, 집으로 돌아가겠음을 밝히고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서쪽 하늘에 머무르는 태양이 발하는 빛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서 바다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을 가만히 맞고 있기만 하고 있었다. 그 때, 내 곁에 서 있는 루시에나가 나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단지, 밤하늘이 저러한 모습이 신기해 보여서 그래."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답을 하고서 눈으로 덮인 곳에 앉는 루시에나에게 루시에나도 인간이라면 부모라는 존재가 있지 않겠느냐고 묻고서, 그 사람들은 어떤 이들이었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이에 루시에나는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잠시 후에 다시 자신의 바로 앞으로 시선을 향하고서 환하게 미소를 띠며 나의 물음에 답을 하였다.
  "헤어진지도 이제는 오래 되었고, 저도 어렸을 적의 일은 거의 잊어버려서, 이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안 됐다." 그 말을 듣고서 내가 그렇게 답을 한 이후에 정말 어렸을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루시에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예." 라고 답을 하고서 정말로 떠오르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나에게 하였다. 그리고 혹시라도 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한다면, 그 사람에게 정말 고마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 이후, 나는 루시에나의 머리에 달린 장식을 보면서 그 장식이 아미엔의 머리에 있는 장식과 모양새가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루시에나에게 아미엔과 혹시 아는 사이였느냐고 물었으나, 루시에나로부터 나는 이전에 아미엔을 만났을 무렵에 그로부터 얻어와 썼을 따름이라는 답만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나는 그저 멋쩍게 미소를 짓기만 할 뿐, 다른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나는 아미엔이 루시페르에 대한 언급을 할 때, 루시에나가 인류가 징벌을 당했다는 말을 한 사실을 떠올리고서 그에게 혹시 태고 시대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전에 아미엔을 만났을 때, 구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몇 들었고, 그 이후에도 여기저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태고 시대의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구 인류는 꿈을 잃고, 미래도 잃어버린 존재들이었대요. 어른들은 힘 있는 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더럽혀진 세상 속에서 이상을 잃어가고, 어린 아이들 역시 그런 어른들에 의해 자라나면서 밝은 꿈을 잃고, 어둠 속으로 물들어가고 있었지요. 그들의 바람은 하늘에 있지 않았어요, 오로지 지상의 눈앞에 보이는 것들뿐이었지요."
  그 이후, 그는 하늘 높은 곳에 떠 있는 몇몇 하얀 별들을 바라보다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인간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며, 그와 반대로 동물은 사람처럼 행동하고 사고할 수 있어도, 그들의 눈은 하늘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즉, 인간은 하늘의 것, 즉, 꿈이나 이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태고 시대의 인류는 어느새, 이상이나 꿈을 허황되며 가지면 안 되는 것으로 여기기 시작하였고, 강함과 소유 그리고 정복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되어갔어요. 실상, 동물과 크게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르는 이들이 되어갔던 것이지요."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나는 말 없이 그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루시에나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져 갔다.
  "당신과 같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은 아직까지는 사람이라 칭할 수 있을 거예요. 그들은 지상에서 살아가고 지상의 것을 추구한다 하여도, 지상만을 바라보지 않으며, 작게나마 희망과 꿈을 안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말을 마친 후, 루시에나는 말 없이 하늘의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그의 눈시울이 물을 머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태고 시대의 인류와 무슨 인연이 있기에, 그들의 운명에 대해 슬퍼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은 그의 마음에 남은 슬픔에 대해 위로를 해 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서 그의 왼손을 나의 오른손으로 잡고,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위로의 말을 건네려 하였다.
  "태고 시대부터 살았던 이들이 모두 영혼까지 벌을 받고 있지는 않겠지, 일부는 다른 세상이나 이 세상에 다른 존재로서 태어났을 것이고, 그 곳에서 새롭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거야."
  "그러하겠지요, 분명히." 그 말을 듣고서 루시에나는 밝은 목소리를 내어 나에게 말하였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



<- Act VII - 1 Go to the Back Act VII -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