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VII. White Midnight : 6


  공격이 이어지는 동안, 그 병기의 다섯 팔에서 계속 빛의 칼날들이 각 팔의 전방 3 방향으로 방출되어 나를 위협하였고, 이에 나는 정령으로 하여금 번개 줄기를 방출, 병기의 팔들을 공격하도록 하였다. 그러는 도중 다섯 팔들 중 위쪽에 위치한 두 팔이 각자 내가 위치하던 곳을 향해 고정하더니 고정된 방향의 전방으로 초록색 광선을 방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다른 세 팔의 공격은 계속 이어져 지속적으로 나를 위협하였다.
  그러다가 세 팔들에 달린 빛을 방출하는 부분이 하나씩 파괴되어 병기의 몸체와 분리되면서 잠시 빛의 칼날들이 방출되지 않기도 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팔에서 빛을 방출하는 부분이 생기어, 나를 위협하려 하였다. 그러는 사이, 두 팔의 광선 방출도 끝나고, 다섯 팔에서 방출되는 빛의 칼날들에 의한 위협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위쪽의 두 팔에 장착된 빛을 방출하는 부분이 파괴될 무렵, 중심에서 한 차례 폭발이 일어나더니, 다섯 팔의 빛을 방출하는 부분이 모두 파괴되면서 그 병기는 중심에서 불꽃을 일으키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몸체 곳곳에서 폭발을 일으키다가 마침내 공중에서 한 차례 큰 폭발을 일으켜 격렬한 폭음과 폭풍을 화염과 함께 방출하였다. 그 화염이 사라지고 연기만 남았을 때, 병기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병기에 장착되어 있었을 다리들 중 두 개가 얼음으로 이루어진 길에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렇게 길을 가로막던 병기를 파괴한 후, 나는 더욱 속력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면서 신전의 바로 앞에 이르려 하였다. 그 때, 신전의 바로 앞에 나란히 배치된 하얀색을 띠는 얼음 기둥 위에 자리잡은 회색 포대 다섯 개가 일제히 초록색 광선을 각자의 전방으로 방출하면서 나를 위협하려 하였다. 이에 나는 빛 줄기들 사이에 있으면서 그 위협에서 벗어난 이후에 다섯 포대를 하나씩 하늘색 원으로 가리키고서 각 포대를 향해 3 개씩 하늘색 바람의 기운들이 곡선을 그리며 하늘색 원들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다.
  3 개씩 바람의 기운에 의해 타격을 받았음에도 포대들이 무사하자, 나는 다시 한 번 3 개씩 하늘색 바람의 기운을 방출하여 하늘색 원이 가리키고 있는 포대들에 다시 한 번 타격을 가하려 하였고, 그 공격을 받은 끝에 포대들은 일제히 폭발, 폭풍을 일으키면서 기반이 된 얼음 기둥들과 함께 사라졌다.
  그 이후, 앞으로 계속 나아가, 신전의 정문을 가로막고 있는 회색을 띠며 신장 2 미터에 이르는 회색 갑주형 비행체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지팡이에서 칼날이 방출되도록 하여 칼날로 왼쪽에 있는 이부터 하나씩 베어, 그들을 쓰러뜨린 후에 칼날이 다시 사라지도록 한 후, 그대로 열려진 정문을 향해 돌진, 그 너머의 공간에 이르려 하였다.

  신전 내부의 공간을 이루는 천장과 내벽 그리고 바닥은 하늘색 기운이 있는 하얀색을 띠는 돌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좌측 그리고 우측 내벽에는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윗 부분이 둥글고 나머지 부분은 네모난, 긴 창문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각 창문의 유리는 형형색색으로 물들여져 있으면서 성녀, 천사와 같은 성스러운 존재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었으며, 유리를 이루는 색은 선명한 색이 위주가 되었기에 유리가 나타내는 모양새는 단순하면서도 분명하게 보이는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유리들 중 태양이 사라지지 않은 서쪽 하늘과 맞닿은 왼편의 유리들은 태양의 빛이 자신에게 닿을 때마다 닿은 곳의 유리색으로 빛을 물들이는 현상을 보이기도 하였으며, 그로 인해 여러 색을 띠는 무늬를 가진 빛이 서쪽의 창문들을 통해 들어와 신전 내부의 왼편 공간을 화려하게 꾸미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어딘가에서 본 그림에서 본 사당이나 우연히 들렀던 어느 교회의, 지금 보는 신전의 유리들처럼 화려하게 꾸며진 유리에서 비추어지는 빛을 보면서 나는 천상의 빛이란 그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었으며, 시간이 지나 그 빛이 천상의 빛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한 이후에도 유리에 그려진 그림과 그림에서 비추어지는 빛들은 나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의 한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이 아름다운 유리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서 나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보통 유리는 투명하게 만들어지며 어지간한 염료로는 잘 물들여지지 않는데다가, 물들인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물감이 유리의 면으로부터 분리되어 색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옷을 물들이는 등에 쓰이는 염료와는 다른 무언가를 사용하는 듯해 보였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당시의 나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었다.
  통로의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것은 유리뿐만이 아니었다. 유리가 배치된 곳 사이사이마다 하나씩 유리로 만들어진 램프가 놓여져 있었고, 램프에 들어있는 푸른 구체가 빛을 발하고 있어서, 별빛이 통로에 자리잡고 있는 듯한 느낌을 나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유리들이 좌우에 배치된 통로를 지나가며 여유를 가지는 것도 잠시. 그 이후, 나는 앞에서부터 다가오는 검은 천을 둘러쓴 인간형 비행체들이 오른손에 검을 쥐고 있으면서 나를 향해 다가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왼쪽의 비행체부터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구체를 던져 공격, 사라지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를 향해 우측의 비행체에서부터 초승달 모양의 검은색을 띠는 바람 칼날이 날아오기도 하였으나, 속도가 빠르지 않아 금방 피할 수 있었다.
  이어서 나를 향해 하얀색을 띠는 거대한 새 15 마리가 3 마리씩 일제히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새의 대열이 다가올 때마다 번개 줄기로 그들을 한꺼번에 공격해 사라지도록 하였는데, 그 새들은 피를 흘리는 대신에 기계 조직을 드러내고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의 형상을 한 기계 비행체였던 것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기계 군단이 부리는 이들일 텐데, 기계가 아닐 리 없었어.'
  그 모습을 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한 이후,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 하다가, 나의 앞길을 5 개의 빛을 발하는 구들이 좌우로 움직이기를 반복하면서 하나씩 가로막으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곧바로 정령으로 하여금 커다란 구름 덩어리를 방출하도록 하여, 하나씩 그 구름 덩어리가 빛을 소멸시키도록 하였다. 그 빛은 번개의 기운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구름의 기운에 의한 힘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하면서 행한 일이었다.
  가장 앞에 위치하고 있던 빛 덩어리는 구름에 삼켜지면서 조금씩 작아지더니 결국 사라졌고, 이는 다른 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그들을 사라지게 한 이후, 나의 눈앞으로 십자가의 중앙에 해당되는 넓은 공간과 그 너머의 벽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거대한 문이 작게나마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십자가의 끝에 해당되는 곳에 있는 그 문을 보면서 직감적으로 그 문 너머에 제단이 위치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통로 좌우에 한 열 당 10 대씩 자리잡고 있으며, 2 열로 나란히 배치된 둥근 물체들을 3 방향으로 발산되는 바람 칼날들로 한꺼번에 공격해 파괴시키고서 그 건너편에 위치한 갈색 원통형 물체들 6 대가 2 대씩 나타나 내가 위치하는 곳을 향해 서서히 강해지는 초록빛 열선을 방출, 그 열선으로 나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고, 열선을 피해 물체를 번개 작살로 파괴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문의 바로 앞에 이를 무렵, 이전에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 하얗게 빛나는 투명한 구체형 물체가 파랗게 빛나는 실에 매달린 푸른 구체 4 개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내 앞에 나타났다. 그 물체는 계속 시계 방향으로 물체들을 돌리며 물체들에서부터 나를 추적할 수 있도록 붉은 화염탄들을 7 개씩 방출하도록 하다가, 잠시 후, 물체를 일렬로 배치시키고서 보통 3 미터 즈음되는 각 물체들 간의 간격이 좁아졌다가 넓어지도록 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각 물체에서부터 푸른 광선을 방출하고, 그와 함께 자신 역시 최대 길이 1.3 미터 정도에 가로 부분이 긴 푸른 빛이 좌측 광선 혹은 우측 광선의 근처에서 방출되어 직진하도록 하였다.
  본체인 투명한 구체의 바로 앞에 있으면서 무작위 순서로 좌측의 광선 혹은 우측의 광선 근처에서 직진하는 빛을 피해가며, 물체들의 통제를 담당하는 투명한 구체를 전방을 향해 방출되는 4 개의 작은 구름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덩어리와 1 개의 커다란 구름 덩어리를 정령으로 하여금 번갈아 방출하도록 하면서 공격해 나아갔다.
  그 공격을 받으면서 본체는 점차 기운이 약해져 가다가, 결국 자신이 거느리는 네 개의 푸른 물체와 함께 큰 폭발을 일으키며 화염과 폭풍을 일으키더니, 이윽고 폭발한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큰 폭발이 일어났다. 격렬한 충격음이 신전의 내부 공간을 뒤흔들었으며, 폭풍에 실린 채, 화염이 주변 일대로 퍼지다가 사라져 갔다. 그런 격렬한 폭발 이후, 신전의 문을 가로막는 적은 이전에도 본 바 있는 이들로서 문 좌우에 서 있는 갑주형 비행체들밖에 없었다.
  지면으로 내려와 그들을 향해 접근하고서 우선 좌측의 비행체부터 번개 작살로 공격해 쓰러뜨리고, 이어서 우측의 비행체를 같은 방식으로 쓰러뜨린 다음에 문을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굳게 닫혀 있는 모습을 보이는 문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그 문이 굳게 잠긴 줄 알고 그 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잠근 것일까, 하지만 신전에 자주 출입하신다는 아미엔 씨라면 문을 여실 수 있는 방법을 아시고 계시겠지.'
  그 문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한 후, 나는 레하라, 아미엔 등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적어도 아미엔이라면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레하라와 아미엔이 나의 앞에 이르자 나는 아미엔에게 문을 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고, 그 부탁에 아미엔은 당황하면서 그 문은 자신만이 잠글 수 있는 문이라고 말한 다음에 문이 잠겨 있으면 문의 틈새가 빛으로 채워져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문은 열려 있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렇게 말하고서 아미엔은 큰 문을 이루는 두 부분을 한 손으로 하나씩 밀어서 문을 열기 위한 시도를 행하기 시작하였다. 아미엔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아미엔은 온 힘을 다하는지, 큰 기합 소리를 내면서 문을 밀어내려 하였다. 아미엔이 문을 여는 동안 나는 그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서 그에 의해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려 하였다. 그러면서 문이 열려야 하는데, 라고 혼잣말을 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문이 열리고 일행은 문 너머의 넓은 공간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 아미엔은 열려진 문의 너머로 시선을 향하고서 나에게,
  "돌로 만들어진 문이기에 열기는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열 수는 있어요."
  라는 말한 다음에 우선 자신과 레하라가 먼저 들어가 상황을 살펴보고, 그 이후에 나와 아발라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음을 알린 후에 레하라를 부르고 그와 함께 문 너머의 공간, 그 중앙의 푸른 양탄자가 놓여진 통로로 발걸음을 옮기었다. 그 이후, 그들이 문 너머로 보이는 공간의 끝에 위치한 제단 근처에 이를 무렵, 나 역시 아발라와 함께 그들을 따라 문 너머에 있는 공간의 중앙 통로로의 진입을 시도하였다.

  제단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통로가 위치한 공간으로서, '중앙 제소' 라 칭해지기도 하는 공간. 그 거대한 공간의 바닥 부분에는 여느 교회나 신전과 달리 회중석 부분에는 의자가 놓여져 있지 않았으며, 오직 중앙 통로를 상징하는 파란색을 띠는 양탄자만이 넓은 공간의 바닥에 놓여져 있었다.
  천장은 둥그런 모양새를 드러내고 있었고, 네 귀퉁이에는 수정으로 만들어진 샹들리에가 하늘색 빛을 발하며 공간을 비추고 있었다. 좌우 벽면의 창은 이전에 보았던 창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색으로 물들여지며 성스러운 존재를 묘사하고 있었으며, 바로 앞에 위치한 제단 너머의 거대한 창과 그 창 위의 '장미의 창' 역시 다른 유리창과 마찬가지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창가를 통해 들어오는 무지개색 빛을 받으며 나는 제단의 길을 따라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었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와 자그마한 목소리조차 벽에 반사되어 울려 퍼지는 그 공간의 길을 지나면서 혼잣말을 하였다.
  '여기가 북극 신전의 제소로구나.'
  북극 신전의 모습은 여러 수단을 통해 자주 보아왔지만, 제소와 회중석의 모습을 보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잠시 내가 해야할 일을 잊고 신전의 중앙 제소가 드러내는 분위기에 압도되기도 하였다. 그 때, 아발라가 그러한 나에게 자그마한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처음 보면서 그 분위기에 압도된 것 같네.'
  '응.' 그 물음에 내가 그렇게 답을 하고서 교회의 모습은 자주 보았지만, 그 때 내가 보고 있던 것처럼 큰 교회의 모습을 보기는 정말 처음이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잠시 해야할 일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말하고서 곧 기운 차릴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였다.
  그 후, 나는 다시 기운을 차리고 제단 앞에 있는 레하라와 아미엔의 곁에 이르렀다. 그리고 제단 근처에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을 행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내가 왔음을 알렸다. 그러자 레하라가 나를 보더니 "이제 오셨군요." 라는 말을 하고서 제단 건너편의 창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루시페르는 제단과 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러다가 우리가 이렇게 제단에 모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 그 때, 모습을 드러내어 몇 가지 이야기를 하겠지요."
  그러자 아발라가 레하라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루시페르는 제소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러하겠지요. 제소는 신전의 가장 중요한 곳인만큼, 그 곳을 점거하고 있으면 자신이 유리한 위치에 있으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요. 루시페르는 떠나면 그만이지만, 신전의 피해는 남으며, 그 피해를 감수해야 할 이는 아미엔을 비롯한 레미아의 사람들이니까요."
  그 물음에 레하라는 심각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전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어 답하였다. 그 때, 제단 바로 건너편에서 하얀 빛 기둥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더니, 그 빛이 사라지면서 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평상시의 옷차림을 하고 있는 루시에나 그리고 르야나였다.
  "루시에나! 르야나!!!"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두 사람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그러는 동안 루시에나는 눈을 감은 채, 차분히 서 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르야나는 그러한 그의 곁에서 "오면 안 돼요!" 라고 다급해진 목소리로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애원하는 말을 건네었다.
  "무슨 말이야, 지금 아무도 없는데 오지 말라니!?"
  루시페르가 곁에 있는 것도 아니고, 숨어있는 기계 병기 하나 보이지 않는데 오지 말라는 말을 듣고서 나는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르야나는 잠시 동안 말 없이 서 있는 루시에나의 모습을 힐끔 바라보다가 나에게 말하였다.
  "나타라, 네가 내 곁으로 오면 나는 죽게 될 거야!"
  "죽게 된다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직 악마들은 나타나지 않았잖아! 문 앞에 기다리고 있던 이들은 이미 괴멸했어! 설령 숨어있는 이가 있더라도 내가 너와 루시에나를 구한 뒤에 상대하면 그만이야! 그런데 왜 다가가면 죽는 거야? 어떻게 된 일이길래!?"
  그 말을 듣고서 나는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리고 이전에 루시에나가 당한 것처럼 저주라도 걸린 것이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리고 루시에나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루시에나는 이상하게 마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나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여기까지 오셨군요,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 기다리고 있었지? 이제 르야나와 함께 너를 구해 줄 테니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그 말에 나는 그렇게 답을 한 이후에 아미엔에게 두 사람에게 저주가 걸린 것 같다고 말하고서, 그것을 풀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 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아미엔은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굳이 저주를 풀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답하였다. 이에 내가 경악하면서 무슨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러하느냐고 묻자, 아미엔은 그 물음에 차분한 목소리를 내며 루시에나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으로써 답을 하였다.
  "저 두 사람이 저주에 걸린 것이 아니라, 저 두 사람에 저주의 근원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자 내가 당황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무슨 말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 때, 르야나가 내가 무언가 잘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루시에나에 대해 그는 위험한 사람이며, 내가 알고 있는 면모만 가진 사람이 결코 아니라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내가 당혹해 하면서 르야나에게 물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루시에나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그가 못된 면모를 가지고 있다면, 평상시의 행동을 통해 어떻게든 드러나게 되어 있을 텐데, 지금까지도 그는 그러한 면모를 조금도 보이고 있지 않잖아!?"
  그 때, 아미엔이 나에게 르야나는 이상한 말을 할 이가 아니라고 말하고서, 그는 루시에나와 함께 있으면서 그의 숨겨진 면모를 발견했기 때문에 나에게 지금까지의 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그에 관한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났을 무렵, 루시에나는 아미엔의 모습을 보면서 현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였다. 이에 아미엔은 다소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면서 답하였다.
  "이전부터 이런 일이 일어날 것임은 이미 알고 있었다. 설마, 내가 너를 다른 사람처럼 온화하게 대한다고 나의 속내를 모르고 있지는 않았겠지?"
  그리고 분기를 가라앉히지 않은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나타라 씨와 아발라 씨, 그리고 저기 있는 르야나 양까지 모두 이용한 것이었더냐!?"
  이에 루시에나는 차분한 목소리를 내며 세 사람을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그러할 일은 더욱 없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레하라가 분노하면서 칼을 꺼내 날이 루시에나를 향하도록 하면서 외쳤다.
  "거짓말 마라! 그렇지 않다면 지금 내 곁에서 당황하는 나타라 씨와 공포에 질려 있는 르야나 씨의 모습은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네가 여기 있는 바람의 정령들과 인간의 마음을 이용하고 있지 않다면, 이러한 상황은 결코 나타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말을 듣자마자 내가 "그만하세요!" 라고 레하라에게 외친 다음에 두 사람을 밀어내고, 내가 루시에나의 근처로 다가가면서 정말 나를 속이려 한 것이냐고 묻고서,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말을 한 이후에 자신에 대한 감정이 있다면, 지금까지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설명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루시에나는 눈을 지긋이 감으면서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답하였다.
  "모든 것은 거대한 사명을 위한 일, 지금의 일은 그 일을 위한 하나의 과업에 지나지 않아요. 눈앞에 보이는 현상은 분노의 근원이 되겠지만, 사물의 전체를 바라볼 수 있다면, 이 모든 일을 이해하실 수 있겠지요. 당장에 모든 것을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시간이 지나고, 라르니온의 하늘에 드리워진 보랏빛 그림자가 사라지는 때에 알아내신다 해도, 늦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잠시 후, 루시에나는 다급해 하는 르야나의 얼굴 근처로 자신의 왼손을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르야나의 얼굴 모습은 차츰 평온해지더니, 결국 그는 눈을 감으며 의식을 잃었다. 이에 아미엔이 경악하면서 "르야나 양!!!" 이라고 외쳤으나, 루시에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의식을 잃은 르야나를 두 손으로 안았다. 그 이후, 루시에나는 르야나를 안은 채, 나를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제 과업을 행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저. 여기서 저는 하나의 일을 행해야 한답니다. 그 이후에는 당신께서 과업을 행하실 차례가 되어, 빛의 장벽을 넘어 성인의 이름을 가진 섬에 당도하시겠지요. 그리고 저의 일과 당신의 일이 교차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당신께서는 하나의 정점에 도달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그 이후, 그는 시선을 천장을 향하는 채, 르야나를 안고 있던 오른손을 높이 들고, 왼손으로만 르야나를 안은 채, 평상시와 같은 부드럽고 여성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부르는 듯이 누군가를 부르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때가 되었으니, 이제 나오거라, 나의 36 번째 아이야.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네가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괴로움과 슬픔의 기억들을 풀어놓으렴."
  그리고 잠시 후, 그는 다시 두 팔로 르야나를 안고 있으면서 르야나는 자신이 잠시 데리고 있겠다는 말을 남긴 채, 새하얀 빛의 기둥에 감싸이기 시작하였고, 잠시 후, 빛의 기둥과 함께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제단 건너편의 창의 가운데 부분 근처에서부터 핏빛을 띠는 이중원 안에 역시 핏빛을 띠는 복잡한 문양이 내부에 그려진 형태의 문장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그 문장이 빛을 발하는 원반처럼 변하였다. 그리고 그 원반에서부터 푸른 날개와 깃털로 감싸여 있으며 전체 길이가 5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날개를 가지고 있는 거대한 칼새의 모습을 보이는 비행체가 잠시 제단 주변을 맴돌다가 제단의 바로 앞에 이르는 모습을 보였다.
  "저것은 72 전사 중 36 번째인 지혜의 전사, 슈톨라스(Stolas) 로구나!"
  그 모습을 보며 레하라가 검을 오른손에 쥔 채,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 후, 슈톨라스라 칭해진 비행체는 격한 새의 울부짖는 소리를 내면서 제단 주변 일대를 돌다가, 다시 자신이 위치하고 있던 곳으로 돌아가더니, 머리를 높이 들고 울부짖는 모습을 보였다. 그와 함께 나는 붉은 빛에 감싸였고, 그 빛이 사라졌을 무렵, 나는 공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른 이들 역시 공간의 중앙 곳곳에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이후, 나는 제단 근처에 날개짓을 하며 떠 있는 슈톨라스를 향해 다가간 다음에 날개짓을 하며 높이 올라 그의 바로 앞에 이르려 하였다. 그 때, 슈톨라스가 그러한 나의 모습을 보더니 다시 한 번 울부짖으면서 두 날개를 잠시 펄럭거리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의 발밑에 붉은색을 띠는 방진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이어서 나의 눈앞이 빛으로 인해 하얗게 변화하였다.

  빛이 사라질 무렵, 나의 눈앞으로 검은 하늘과 불길에 휩싸인 거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의 앞으로 이전까지 줄곧 상대했던 갑주형 비행체와 비슷하게 생겼으되, 훨씬 육중한 체격을 드러내는 신장 6 미터 가량의 붉은 비행체가 등 부분에 붉은 불꽃을 일으키며 나를 향해 돌진해 오기 시작하였다.
  그 비행체는 내가 다가오자마자 뒤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뭐라 외치며 오른팔의 장갑을 앞으로 향하였고, 그와 함께 고속으로 붉은 화염 칼날들이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그 화염 칼날들을 피하면서 나는 오른팔의 장갑을 하늘색 원으로 가리키고 이어서 그의 머리 부분 역시 하늘색 원으로 가리켰다.
  그 이후, 비행체는 계속 뒤로 물러나면서 왼팔의 장갑을 앞으로 향한 채, 그 장갑에서부터 전방의 3 방향으로 하나씩 화구들을 분출하기 시작하였으나, 그러는 동안 나는 두 화염의 대열 사이인 머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무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좌우의 화염들을 피하면서 나는 하늘색 원으로 가리킨 비행체의 두 부분 중 오른팔의 장갑부터 얼음의 파동으로 한 번씩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그 공격이 이어진 끝에 결국 그 장갑에서부터 한 차례 폭발이 일어나더니 그가 큰 충격을 받았는지 잠시 움직임을 멈추면서 뒤로 격하게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비행체는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왼팔의 장갑을 앞으로 향하고서 그 장갑에서부터 화염의 칼날을 방출, 그 칼날을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나를 공격하려 하였다. 칼이 휘둘러질 때마다 화염의 궤적이 방출되어 나를 위협하였으나, 그 때마다 나는 그 공격을 뒤로 움직이면서 피해내면서 그의 머리를 계속 얼음의 파동으로 공격하고 있었기에, 그러한 방식의 공격은 나에게 아무런 효과도 주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그의 머리 부분에서 한 차례 폭발이 일어나더니, 비행체는 외마디 소리를 내지르며 건물을 집어삼키고 주변 일대로 번지는 불꽃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지옥으로 떨어지듯이 불길 속으로 떨어지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잠시 무언가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였으나, 불길에 폭발마저 흡수되었는지 그 소리는 분명히 들릴 정도로 크지 않았다.
  그 광경을 본 이후, 나는 비행체를 삼켜버린 불꽃이 타오르는 건물을 바로 등지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다가 눈앞의 세상이 하얀 빛과 함께 사라지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빛이 사라진 후, 나는 다시 슈톨라스의 바로 앞에 이르렀다. 그 후, 슈톨라스는 다시 한 번 울부짖더니 나의 발 밑에 이번에는 초록색을 띠는 방진이 나타났다. 그리고 잠시 후, 이전 때와 마찬가지로 나의 눈앞이 빛으로 인해 하얗게 변화하다가 잠시 후 빛이 사라지면서 또 다른 세상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세상. 그 세상은 초록빛을 띠는 지하 통로로서 가운데에 초록빛을 띠는 물이 흐르고 있는 곳이었다. 그 물 속에서부터 초록색이 주가 되는 줄무늬가 그려진 수중 전차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앞으로 움직이면서 나에게 포신을 향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전차의 가운데에 달린 그 포대를 하늘색 원으로 가리키고서 그 원을 향해 하늘색 바람의 기운이 나아가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를 향해 초록색을 띠는 광선이 발사되었으나, 발사되고 나를 시계 방향으로 추적할 때마다 포대를 계속 하늘색 바람의 기운으로 공격하면서 지속적으로 전차가 타격을 받도록 하였다.
  그러다가 전차가 광선에 의한 공격을 멈추고, 네 귀퉁이에서부터 하나씩 초록색 빛을 발하는 구체를 내가 위치한 곳 일대의 상공으로 쏘아 올리더니, 네 개의 구체는 내가 위치한 곳 주변 일대에 이르자마자 일제히 폭발하면서 10 여 개의 작은 구체로 분열 후, 직경 0.3 미터 가량의 빛을 발하는 구체로 변화하면서 폭발을 일으켜 나를 위협하려 하였다. 이에 나는 열풍이 구체의 형상을 이루며 나의 주변에 불도록 하여 그 폭발에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며 위험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그 후, 폭발이 사라지자마자 나는 열풍이 사라지도록 하고서 다시 한 번 포대를 하늘색 원으로 가리키려 하였고, 그와 동시에 전차 역시 포대 좌우의 미사일 발사대를 열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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