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VII. White Midnight : 8


  그 후, 루시페르는 유리 안의 두 붉은 눈을 번뜩이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이 성소에 있던 두 여인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지요. 그 둘로부터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모르겠으나, 두 여인은 제가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미 두 사람 모두 세인트 그레고리아라는 곳으로 보낸 이후이니, 여기서 찾으시려 하시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발라가 루시페르에게 르야나를 납치한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자, 루시페르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라는 언급을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한 이후에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아름다운 두 여인을 당신의 곁에서 빼앗음으로써 레하라, 아미엔 그리고 리렌이라 칭해지는 신의 앞잡이들과 당신에 의해 살해당한 69 인의 원수를 갚기 위함이지요. 당신에게는 두 여인이 소중한 존재로 여기어질 수 있겠으나, 그들 못지 않게 저에게는 72 인의 전사들로 칭해지는 저의 수하들 역시 저에게 있어서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한 그들 중 3 인을 제외한 전부를 죽음에 이르도록 하였으니,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겠지요."
  이에 아발라가 그 말이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목소리를 내어 그에게 말하였다.
  "하지만, 너는 또 하나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 않아? 세계를 부수고, 죄인들이 가득했던 태고 시대로 세계를 되돌리려 하면서, 지금 이 순간의 평화를 누리는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였잖아, 특별한 이유 없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괴롭혔던 태고 시대의 악랄한 군주들처럼. 네가 소중히 여기었다는 72 인 중 69 인이 죽임을 당하였음은 그 대가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러자 루시페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분노에 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놀랐다고 말하고서, 그 말솜씨에는 경의를 표하고 싶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차분하면서 음험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를 내며 아발라에게 마침 좋은 이야기를 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그 일이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이 더욱 나은 삶과 더욱 넓은 활동 무대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어찌하여 모르는 것이냐고 말한 다음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일이 정말로 올바르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문명의 파멸 이후, 정지된 세계의 순리에 취해 방황하는 자들일 따름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 후, 루시페르는 차분하면서 음험한 목소리를 이어가며, 잊혀진 시대의 부활은 세계의 의지가 원하는 것으로써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운명적인 과업이며, 정지된 세계 속에서 평화를 누리는 자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겠지만, 세계는 그 시대의 모습을 가진다는 숙명을 항시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런 숙명,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세상은 이제 누구도 원하지 않아!"
  그 이야기를 듣고서 레하라가 그에게 분기를 드러내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는 동안 루시페르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는 듯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 중 누군가는 반드시 그 숙명을 이루기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인류가 이 대지를 지배하고 더 나아가, 우주를 개척하여 우리의 바다로 삼기 위함이지요. 언제까지 바다 한 곳에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채, 살아가는 이들처럼 하나의 성계에서만 삶을 이어가려 하십니까? 우리에게는 드넓은 우주로 나아가 우주를 활동의 무대로 삼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를 위해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태고의 문명을 되살리고, 그 시대의 의지가 다시 깨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서 그는 그 일을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해야 하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희생도 감수해야 할 필요도 있을 수 있다는 언급을 하고서, 자신의 이상과 목표에 관한 이야기를 마쳤다. 그러자 아미엔은 분노하면서 소리쳤다.
  "그렇다면 당신부터 희생을 할 용기를 가져 보시지! 당신은 희생되지 않고, 사람과 기계의 제왕으로 군림하려 하면서, 다른 살아가는 이들의 희생만 강요할 거야!?"
  그 후, 아미엔은 분노를 계속 드러내고 있는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먼 옛날 이래로 사악한 통치자들은 그런 수단으로 사람들을 이용했었어! 누구나 꿈꾸는 밝은 미래, 더욱 나은 삶, 발전된 문명, 더욱 풍요로운 삶, 세상의 정의와 질서 등의 그럴 듯한 명분으로 그들은 수많은 이들을 희생시켰고, 고통에 빠뜨렸어. 억울하게 사람들은 죄인이 되어도 그들은 마치 유희로 즐기는 가상 세계의 국가 통치나 전쟁을 행할 때 사람을 죽게 할 때처럼, 아무렇지 않게 여기려 하였어! 그러면서 사람들의 평화를 자기 입맛대로 깨뜨리고, 전쟁으로 도시와 수풀과 생활을 파괴하는 죄악을 정의의 이름으로 저지르고는 하였지! 루시페르, 당신은 예전에도 그러하였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야! 언제까지나 그런 통치자들과 다를 바 없는 사악한 존재라고!"
  이에 루시페르는 말 없이 잠시 가만히 있다가, 역시 알려 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아무런 소용도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고서, 이제 자신은 떠나겠음을 밝혔다. 그리고 72 인 중 69 인이 죽었지만, 그래도 자신은 이상을 이루기 위해 다시 한 번 나설 수 있다는 자신의 의지를 밝히고서, 그 의지는 언젠가 현실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서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두 여인은 일단 제가 계속 데리고 있겠습니다. 세인트 그레고리아 섬의 신전으로 오시면 그들의 모습을 보실 수 있겠지요. 이제 당신은 저의 7 대 비보를 손에 넣고 정화까지 행하신 만큼, 그 힘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힘을 구현하실 수 있으시다면, 신전으로 오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서 잠시 가만히 서 있다가, 말을 이어갔다.
  "신전으로 오시기를 원하신다면, 어느 때에 오셔도 좋습니다. 다만, 두 여인의 안위가 걱정되신다면, 가급적이면 빠른 시기에 오시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루시에나가 사라질 때처럼 빛 기둥에 감싸이면서 마지막으로 말을 건네었다.
  "세인트 그레고리아의 중심부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진실은 그 때 즈음에 모두 밝혀드리도록 하지요!"
  그 후, 빛 기둥이 사라지면서 루시페르 역시 자신의 모습을 감추었다. 그 자리에는 몇 개의 보라색으로 물든 깃털들만 남아 있을 따름이었다. 그 나마도, 결국 보라색 빛으로 변하여 천장으로 오르며 흩어졌다가, 그 모습을 감추어 갔다.

  그 이후, 아미엔은 나의 바로 앞으로 나아간 후에 제단을 향해 서 있으면서 나에게, 이제 강하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말하고서, 이전에 루시에나가 자신의 아이를 부르겠다고 말한 후에 나타난 슈톨라스가 루시페르의 부하였음을 상기하면서 루시페르가 어떤 존재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말한 다음에 생각을 냉정히 정리될 수 있다면, 자신이 언급한 바대로 내가 일을 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페르가 언급한 두 여인을 보호하고 있다는 말이 거짓말일 것임을 이미 알아차리고 있으면서 루시페르의 정체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던 나는 그의 뒷모습을 말 없이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미엔이 나를 향해 돌아서고서 나에게 이전보다 차분해진 목소리로,
  "이제 의식을 행하도록 하지요. 지팡이를 저에게 건네주세요."
  라고 말하자,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아미엔의 이야기로 인해 심란해졌던 마음을 다시 차분히 정리하고서, 알았다고 답을 한 이후에 그의 곁으로 나아가, 지팡이를 두 손으로 그에게 건네었다. 이에 아미엔은 두 손으로 지팡이를 건네 받고서, 이제 제단 근처로 나아가자고 말한 다음에 아발라와 레하라에게 제단 뒤에서 지켜보고 있어 달라고 한 마디씩 말을 건네고서 자신이 먼저 제단 근처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잠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서 말하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언급하도록 할게요. 지금은 의식이 중요하니까요."


Act VII. White Midnight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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