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ezzo III. Silver Dream : 2


  이렇게 누워있는 동안, 나는 아발라와 아미엔 그리고 레하라는 각자 욕실에 한 명씩 들어가, 욕실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몸을 씻고 피로를 풀려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을 열고 아발라가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침대에 앉으면서 그에게 "돌아왔구나!" 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나는 아발라가 자리에 앉자, 그의 바로 왼편에 앉고서 물었다.
  "욕실에서 몸을 씻는 일은 어땠어? 괜찮았어?"
  "응, 나름대로." 그 물음에 아발라는 그렇게 답을 하고서 다음은 아미엔이 몸을 씻을 차례라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레하라는 본래 아미엔보다 나중의 순서로 몸을 씻는다고 자신이 원칙을 정하고 있어서 가장 나중에 씻게 되었음을 아미엔에게 두 소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언급을 하였다. 이에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그랬구나." 라는 말을 한 이후에 곧바로 그에게 물었다.
  "레하라 씨와 아미엔 씨는 이 방으로 오지 않으시는 거야?"
  "아니, 조금 있으면 올 거라고 말씀하셨어."
  그 물음에 아발라는 밝으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답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안색이 이전에 비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물었다. 그러자 나는 밝게 웃으면서 잠시 기분이 우울해졌을 따름이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테니, 자신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날 무렵, 나는 침대의 한 가운데에 누운 아발라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나에게 물음을 건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시간이 꽤 지난 이후에도 방으로 들어오지 않는 아미엔과 레하라에 관한 물음. 그들이 밖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며 아발라가 건네는 그 물음에 나는 직접 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자고 답한 다음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하였다.
  그러면서 문의 근처에 이르는 순간, 나의 귓가로 두 소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심각한 목소리를 내며 두 소녀는 '루시페르' 라는 인물을 주제에 삼아 대화를 주고받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 그 시스템까지 망가지면 루시페르의 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하겠지. 세인트 그레고리아 중심부에 위치한 제어 시스템은 72 전사와 루시페르가 인형처럼 부리던 인간들을 통제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서, 루시페르의 세력을 유지하는 중추에 해당되어. 그 기관의 파괴는 곧, 루시페르가 거느린 세력의 죽음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게 되는 것이지. 다른 곳으로 도망하여 제어 시스템의 개발을 다시 행할 수도 있겠지만, 자원과 기반을 모두 잃어버린 루시페르에게 더 이상 기회는 없다고 볼 수 있어."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루시페르는 자신의 세력 중심부까지 공격당하면 세력 회복이 불가능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그에 대한 확언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 하지만 그에 대한 추측은 할 수 있었어. 내가 보기에는 나타라 씨의 모습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그런 자신감은 이전에 나와 레하라가 리렌 경과 함께 악마들을 정벌할 때에는 보이지 않고 있었어. 나타라 씨의 앞에서만 보이고 있었지, 그 사실과 관련이 있을 거야."
  "그렇다면, 아미엔은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일종의 도발일 가능성이 있어. 나타라 씨를 자신의 거처인 세인트 그레고리아로 끌어들여, 그 곳에서 자신과 마주치게 하려 할 것이라는 거야. 어쩌면, 오스트발트 남매의 납치도 나타라 씨를 도발하여 세인트 그레고리아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작일 가능성이 있어."
  "그 도발이 사실이라면, 그 목적은 무엇일까?"
  "도발의 목적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어. 제일 개연성이 큰 것이라면, 역시 도발로 자신의 거처로 끌어들여 자신에게 유리한 곳에서 나타라 씨와 직접 일전을 가져 그 곳에서 직접 나타라 씨를 쓰러뜨리겠다는 것이겠지. 남은 전사들이 나타라 씨를 쓰러뜨리지 못한다고 여기면서 자신이 직접 나서려 하는 것이라는 거야."
  "그렇다면, 다른 가능성으로는 무엇이 있는데?"
  "이런 가능성은 우연한 발상에서 나온 것인데, 타당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어. 예전에 본 어느 이야기가 그 근원인데, 어느 나라를 멸하려 하는 사악한 나라의 공주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사악한 죄를 범하는 나라를 멸하도록 하기 위해 그에게 악행을 범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 그가 공주를 뒤쫓는 계기를 마련하여, 끝내 사명을 이루도록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가 루시페르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거야?"
  "......."
  "그건 그렇고, 혹시 나타라 씨와 아발라 씨께서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두 소녀가 이미 내가 이야기를 엿듣고 있음을 눈치채고 있었으리라 생각하며 그렇게 일이 진행된 이상, 문을 열고 두 소녀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었음을 솔직히 밝혀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문을 열어 그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 후, 깜짝 놀란 아미엔과 레하라의 모습을 본 이후에 나는 레하라가 나를 향해 돌아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이후, 레하라가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갑자기 문을 여시어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나는 아미엔 등이 방으로 들어오지 않아 걱정이 되어서 무슨 일을 하는지 확인을 해 보고자, 나가려 했었다고 답하였다. 이에 아미엔은 온화한 목소리를 내며 "그러셨군요." 라는 말을 한 이후에 폐를 끼쳐서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고서 곧바로 방 안으로 들어가 각자 침대의 한 구석과 책상에 자리를 잡으려 하였다. 아미엔은 침대의 앞에 앉았고, 레하라는 나무로 만들어진 침대 오른편에 위치한 책상과 가까운 곳에 있는 의자를 끌어 당겨, 그 의자에 앉았다.
  그 이후, 나는 본래 앉던 자리로 돌아가 자리를 잡고 앉아서 문 근처에서 심각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음을 밝히고서 루시페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아미엔은 차분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예." 라고 답한 다음에 루시페르의 상황에 대한 몇 가지 추측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이전의 상황에 관하여 언급을 하였다.
  그 말을 듣고서 내가 그들의 대화에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세인트 그레고리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제어 장치를 파괴하면 루시페르는 기반을 완전히 잃어 재기가 불가능해지는데, 어째서 그것에 관해 이상하게 생각하느냐고 아미엔에게 물었다. 그러자 아미엔은 이전보다 확실히 진지해진 얼굴 모습을 보이며 답하였다.
  "루시페르가 지금껏 보였던 현상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 현상에 대해 왜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그 대답을 듣자마자 내가 눈을 크게 뜨면서 아미엔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아미엔은 지나치게 자신감을 보이는 듯한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다고 답하고서, 결코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여기어졌기에,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루시페르가 그러한 모습을 보였으리라고 추측을 하였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그의 의도에 관하여 레하라와 함께 몇 가지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하고서, 그러는 동안 두 가지 가설을 레하라에게 언급했었음을 밝혔다. 이에 이미 방 안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나는 두 가지 가설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기에, 그 두 가설에 대해서는 딱히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두 가지 가설 중 마지막으로 들은 하나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해 달라는 부탁의 말은 건네었다.
  "두 번째로 내세우신 가설에 대해서는 조금 자세하게 밝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아미엔은 우선 지금까지 69 인의 전사들이 사라지고, 루시페르에게는 3 인의 전사만 남았음에도 루시페르는 당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세인트 그레고리아로 나에게 오라고 말한 사실에 대한 언급을 한 이후에 그것을 두고 실은 루시페르가 모종의 이유로 자신의 세력을 멸망시키기 위해 전사들과 군단에게 무리한 전략을 내세워 나를 비롯한 이들에게 파멸 당하도록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에 대해 이전에 말하였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자신이 짐작하고 있는 바는 두 가지 정도이며, 이외에 다른 가설이 있을 수 있지만,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후, 아미엔은 그에 대한 이야기는 그 정도로 그치겠다는 말을 하고서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이래로 한 동안 아미엔은 가만히 침대에 앉은 채,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만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에 이르자, 아미엔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바로 근처의 벽의 윗 부분에 자리잡은 창가를 향해 돌아섰다가, 아직 새파랗기만 한 '밤하늘' 을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그는 한 동안 밤하늘의 모습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더니, 창가로 시선을 향하는 채로 이전의 루시페르에 대한 가설을 언급하다가 오래 전에 만났던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는 언급을 하고서 자신이 언급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어렸을 적에 저의 집으로 한 여자 분께서 찾아오신 적이 있으셨지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나타라 씨의 곁에 계시던 루시에나 씨와 어느 정도 닮은 젊고 아름다운 분이셨어요. 갈 곳이 없어도 떠돌다가 세니티스로 가는 배를 타고 레미아까지 이르셨으리라 생각하고 잠시나마 집에 머무르게 할 생각으로, 차도 끓여주고, 새 옷도 마련해 주는 등의 일을 행하면서 편안히 집에 머무르도록 하였었지요."
  이에 아발라가 두 무릎을 세우고, 두 다리를 모으며 침대 한 가운데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 여자를 보호해 준 적이 있었다는 아미엔에게 그 이야기에 대한 말을 하였다.
  "나타라가 루시에나를 만났을 때와 조금은 비슷하네요."
  "제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나타라 씨께서 루시에나 씨를 만났을 때의 일이 떠오르기라도 하셨나 보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 아미엔이 잠시 아발라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고 밝게 미소지으며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창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서 본래는 떠돌이 거지였을 그 여자가 본래 일을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해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한 마을에 이르렀었음을 밝혔다고 자신이 만났다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 이후, 레하라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와 아미엔을 향해 의자를 돌리고, 그 의자에 다시 앉으면서 아미엔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려 하였다.
  "아미엔은 그 분을 성의껏 돌보았었다고 해요.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을 것 같아서 병원에 데려가기도 했었지요. 그러면서 하루 하루를 살다보니 그 분과의 거리도 점차 좁아져서 처음에는 며칠 간 머무르게 하려 하였던 아미엔도 어느새 그 분을 자신의 가족처럼 여기었었지요."
  이에 아발라가 레하라에게 그렇게 아미엔이 여인을 자신의 가족처럼 여기기 시작하였다면, 그가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인지와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정도는 알 수 있게 되지 않았겠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레하라는 "그랬지요." 라고 답하고서 아미엔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그 분께서는 라르니온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버려진 지역' 에서 태어나시어, 그 곳에서 자라셨대요. 그리고 어느 남자와 인연이 생겨 결혼한 후, 여자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6 살이 된 해의 어느 여름 날, 그 분께서는 자신의 집이 불태워지고, 남편이 죽었으며, 자신의 곁에서 잠들던 여자아이가 사라졌음을 악몽 속에서 잠에서 깨어난 후에 알게 되었대. 그리하여 그 여자 분께서는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 헤매다가 레미아까지 이르시게 된 거예요."
  그러자 아발라가 물었다.
  "레미아라는 곳까지 라르니온 중심에 있던 여자아이가 간단하게 흘러갔을 리는 없잖아요."
  "그렇기는 한데......." 그 이야기를 듣고서 레하라가 말을 줄이며 답하였다. 그 때, 아미엔이 다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집에 있던 여인이 아이를 잃은 경위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저는 그 분이 참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사고로 집을 잃었을 수도 있고, 무언가 재난이 일어나 집이 불타면서 딸 되시는 분이 사라졌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그 분을 불쌍하게 여기고는 했었지만, 그 분을 진심으로 도울 수는 없었어요. 어떻게 하겠어요? 딸 되시는 분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사라졌는지도 당시에는 알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여자 분께 어떻게 된 일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고 여쭈어 보았지만, 그 여자 분께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모습을 보이고 계셨어요. 그러면서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딸과 헤어지게 되었냐면서 슬피 울음을 터뜨리셨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동안, 나 그리고 아발라는 말 없이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는 동안 아미엔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제가 조금 컸을 때, 그에 관한 사실을 우연하게나마 알 수 있게 되었어요. 라르니온 북부에서 중부 지역의 버려진 구역에서 왔다는 어느 젊은 남자가 있었는데, 그래서 혹시 그 사람이라면 집이 불타고 딸을 잃은 여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에 관해 물었다가, 그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를 통해 그 분의 사정에 관해 바로 알 수 있었지요. 어렸을 때, 그 여자 분이 겪었던 일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던 사람이었대요. 그래서 어느 정도 상세히 말하더군요."
  그리고 잠시 후에 자신이 만났던 남자가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나에게 알리기 시작하였다.
  "한 무리의 검은 갑주를 입은 병사들이 집을 습격해서 놀라서 깨어난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인 후, 난도질해서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하고, 이어서 부인이 잠들었을 곳으로 여기어지는 방문을 부수어 그 안에 있던 부인과 여자아이를 끌어낸 후에 무리 중 한 명이 여자아이를 가지고, 다른 한 명이 부인을 끌어내 밖으로 던졌으며, 여자아이만은 자신의 곁에 있도록 해 달라고 애원하는 여인을 놓아두고 병사들은 여자아이를 어둠 속으로 데리고 갔대요. 그 이야기를 하고서 젊은 남자는 저에게 그 군단이 아마도 인공 도시의 정부군 소속 병사들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이야기를 마쳤지요."
  자신이 만났던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마치고서 그는 그 이후에 자신이 어떻게 자신이 만났던 여인이 아이를 잃게 되었는지를 온전히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서 잠시 심각해진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과거의 인류는....... 당시의 어리석음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것이지요. 저희들과 같은 정령들이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듯이. 그 이전에는 징벌을 받은 인류를 구성하는 사회는 나름 선한 면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그 생각을 버렸지요. 그리고 태고 시대와 그 이후의 구 인류를 알리는 역사를 기술한 마녀들의 생각이 역시 옳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서 다시 차분해진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무렵, 그 여자 분은 이미 저의 집에 없는 사람이 되었어요. 집으로 온 지 1 년 만에 다시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 집을 나서신 것이지요. 그 이후로는 그 여자 분을 만난 일은 없었어요. 그래서 진실을 안 이후에도 그 진실에 대해 여자 분께 아무런 이야기도 드릴 수 없었지요."
  "그랬었군요."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자 내가 그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아미엔에게 그렇게 말하였다. 그 이후, 나는 그에게 지금 그 여인은 어떻게 되었을 지에 대해 묻자, 아미엔은 바로 간단히 "지금 즈음이라면 그 분께서는 돌아가셨을 거예요." 라고 답하고서 지금 즈음이면 딸 되는 이의 나이도 이미 90 에 이르고 있기에, 그 때까지 인간으로서 살 수 있을지는 자신도 의문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레하라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의자를 책상을 향해 돌려 그 의자에 앉을 무렵, 아발라가 아미엔에게 물었다.
  "그런데 혹시 그 여자 분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고 계세요?"
  그 물음에 아미엔은 그 여인이 자신에게 아무런 이름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고 답하고서, 밝히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며 몇 번 물은 이후에는 다시는 그의 이름을 물으려 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아미엔은 잠시 동안 말 없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하다가, 침대를 향해 돌아서더니, 오른쪽 머리에 손을 올리며 말하였다.
  "이제 이야기는 마치겠어요. 간만에 심각한 이야기를 하느라고, 저도 머리가 아프네요."
  그리고서 나에게 방이 좁을 듯 하니, 잠 들 때에는 자신들은 거실이나 다른 방에서 자도록 하겠음을 밝혔다. 그 때, 아발라가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고 말하고서 아미엔이 눈을 크게 뜨며 "무엇이지요?" 라고 묻자, 그는 곧바로 아미엔에게 그에 대해 궁금한 바를 밝히고서 그에 대해 물으려 하였다.
  "아미엔 씨께서는 대륙의 서쪽이나 엘젠(Elsen) 지역으로 가실 생각을 가지고 계세요?"
  그 물음에 두 지역은 아직 가 보지 않았다고 답한 다음에 큰 흥미를 느낄만한 곳은 아니라는 이야기는 들은 바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서 아데시아 인근이라면 가 보고 싶기는 하다는 말을 하고서 빛의 요정들과 요정의 여왕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궁금하다는 생각은 항시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레하라도 흥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레하라에게 자신을 향해 돌아 앉아줄 것을 부탁한 다음에 레하라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돌려 침대를 향하도록 앉자, 그에게 물었다.
  "레하라는 서쪽 지역이나 엘젠 지역으로 가 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 물음에 레하라는 밝게 미소를 띠며 아미엔이 간다면 자신도 가도록 하겠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나름 흥미로운 것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나에게 춥겠지만, 그래도 나름 흥미로운 모습을 보이기는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고서, 한 번 정도 가 보도록 하겠음을 알린 후에 잘하면 집에 머무르는 나 혹은 아발라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미소를 띠며 말하였다. 이에 나 역시 밝게 미소를 띠는 것으로 그의 말에 대한 답례를 하였다.

  그 이후, 아미엔은 잠시 창가의 하늘을 바라보더니 말하였다.
  "이제 밤이 된지도 꽤 시간이 지났네요. 이제 저희들은 가 도록 하겠어요. 주무시는데 저희들이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저와 레하라는 거실이나 다른 방에 잠자리를 마련해서 각자 정한 곳에 자도록 할 테니, 저희들에 대해서는 심히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히 주무실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그리고 레하라와 함께 침대의 곁을 떠나 다시 방을 나서려 할 즈음에 레하라가 잠시 나와 아발라를 향해 돌아서고서 나에게 "편안한 밤 되세요." 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한 다음에 아미엔을 따라 방을 나서, 나와 아발라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이전 때처럼 침대에 누우면서 혼잣말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어.' 라는 언급을 한 이후에 침대의 오른편에 앉기 시작한 아발라에게 밤만 지나가면 르야나의 집과 이전에 들렀던 리렌의 처소를 전부 거친 다음에 곧바로 세인트 그레고리아로 가도록 하겠음을 알린 다음에 이제 섬으로 갈 수 있게 되었으니, 리렌도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상당히 좋아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에 아발라는 "그러하겠네." 라고 말하고서 이전에 아미엔으로부터 들은 리렌이 아미엔, 레하라와 함께 루시페르의 기계 병기를 파괴한 이들 중 한 명이었다는 이야기에 대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그런데, 정말 리렌 씨께서 아미엔 씨 등과 함께 72 병기를 파괴하는 일을 행한 사람일까."
  "잘 모르겠지만, 일단 리렌 씨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겠지."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답을 하였다. 그 이후, 아발라는 한 동안 아무 이야기도 없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는지 나에게 이전에 아미엔과 레하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관하여 잠시 이야기를 하려 하였다.
  "이전에 아미엔 씨와 함께 살았다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여인의 딸이 군에 넘겨지고 난 이후에는 분명 정부가 키워 정부의 딸로 여기어졌겠지. 그리고 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재로 철저히 '훈련' 받아 그러한 삶을 살게 되었을 거야."
  그러자 내가 그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느냐고 묻자,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아발라는 나에게 루시페르에 대한 자신의 추측을 밝히려 하였다.
  "어쩌면, 루시페르는 그 여인의 딸일지도 몰라. 정부의 시녀 같은 삶을 살아가다가, 우연히 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알고 난 이후로 충격을 받고, 정부에 대한 복수심으로 정부와 그것에 소속된 인간들을 파멸시키기 위해 자신이 루시페르가 되어 인류를 인형처럼 조종하였을지도 모르지."
  그리고서 그는 자신의 추측일 따름이라고 그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서 너무 믿지는 말라고 당부의 말을 건네었다. 그 후, 나는 진실은 루시페르를 만나고 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한 이후에 잠을 잘 테니, 조금 더 침대에 머무르고 싶다면, 등을 켜 놓고 있으라고 말하고서 두 눈을 붙였다. 그리고 한 동안 아무것도 보지 않으며 지내고 있다가, 얼마나 잠들고 있는지도 모르게 되었을 어느 때에 눈을 떴다.

  눈을 뜬 이후, 내 앞에 드러난 광경은 침대가 놓여진 방이 아니었다. 보라색 하늘 아래로 펼쳐진 황량한 벌판과 몇 개 안 되는 낡은 집들이 자리잡고 있는 하나의 지역이었다. 그 한 곳에 머무르고 있던 나는 자리에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나의 뒤편에 한 여인의 애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뒤쪽을 향해 돌아서서 목소리의 근원에 해당되는 곳을 찾아 그 곳을 향해 뛰어가려 하였다.
  그 근처에 이르렀을 무렵, 불타오르는 집 근처에서 갈색을 띠는 낡은 원피스와 하얀 슬리퍼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검은색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인이 의식을 잃은 듯이 쓰러져 있었고, 하얀 잠옷 차림을 한 아이로서, 머리에 은색을 띠고 있으며 앞머리 부분에 노란 보석이 박힌 고리와 푸른색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가 병사들 중 한 명의 손에 잡힌 채, 슬피 울며 애원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엄마의 곁에 있게 해 달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목소리. 하지만 병사는 그 목소리를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병사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단지, 행동으로 그 아이를 강제로 어디론가 끌고 가는 모습만을 보이고 있을 따름이었다. 마치 인형과도 같은 병사들 중 아이를 손으로 잡고 있던 이는 애원하다가 힘으로 병사들에게서 떨어지려 하는 아이의 목을 조르려 하면서 강제로 어둠 속 먼 곳으로 끌고 가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 이후, 나는 주변 일대를 둘러보다가 집의 한 구석을 물들인 피와 그 근원인 잔인하게 짓이겨진 고깃덩어리를 발견하고서 잠시 놀랐다가 그 고깃덩어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내가 보고 있는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해 무어라 말을 할 틈도 없이, 눈앞이 하얗게 변하다가, 마침내 나의 눈앞을 하얗게 하는 것이 사라지면서 또 다른 광경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하얀색 돌로 만들어진 듯해 보이는 천장과 벽 그리고 바닥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한 구석에는 하얀색을 띠는 대형 기계 장치와 그 기계 장치가 하는 일의 상태를 보여주기 위한 듯해 보이는 커다란 유리창이 자리잡고 있었다. 유리창은 지금껏 나와 싸워왔던 인간형 비행체들의 원형인 듯한 한 갑주형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초록색 빛을 띠는 테두리 만이었지만- 그 인간의 가슴에는 붉은색을 띠는 원이 자리잡고 있었고, 머리에는 노란색 원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목과 팔 다리의 내부를 따라가는 하얀 선이 인간의 몸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여주는 유리창의 바로 앞에는 푸른색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고, 머리에 은색을 띠는 고리를 쓰고 있으며, 소매가 길고, 아래 부분이 발 바로 위까지 올라가는 하얀 겉옷과 검은색 얇은 천으로 감싸인 발과 그것을 감싸는 검은색을 띠는 굽 높은 구두만이 드러나는 뒷모습을 보이는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그는 한 동안 계속 유리창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뒷모습만을 보고 있어서 얼굴 모습을 분명하게 볼 수는 없었으나, 무척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러한 그의 모습을 보다가, 문득 루시에나의 뒷모습이 떠오르면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의 뒷모습이 겹치기 시작하였다. 기억에 남은 루시에나의 모습과 그 모습이 상당히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놀라움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며 그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내가 그의 모습을 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그러다가 잠시 후, 내가 바라보는 이가 오른편으로 돌아서기 시작하였다. 왼손에 들고 있는 약간 두껍고 검은 표지로 감싸인 책자를 가슴에 안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과 여인이 쓰고 있는 고리의 앞 부분에 위치한 노란색 보석. 그 모습은 루시에나와 다른 옷차림을 하고 있어도, 그의 모습과 상당히 닮아 있었다. 다만, 입술의 색이 연보라색을 띠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그의 옷차림 중 상의는 입술의 색과 비슷한 연보라색을 띠고 있었으며, 치마는 짙은 보라색을 띠고 있었으며, 검은색을 띠는 얇은 천으로 감싸인 다리가 전부 드러날 정도로 짧았다. 얼굴 모습부터 신체의 외형까지 조각상을 보는 듯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여인으로서, 가슴이 둥글고 크게 부풀어 있어서 유난히 눈에 띄었는데, 이러한 면모까지 루시에나와 거의 닮아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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