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ezzo III. Silver Dream : 3


  과거 시대의 과학자처럼 보이는 여인의 모습. 여인은 한 동안 말 없이 깊이 생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가 다시 유리로 만들어진 창을 향해 돌아서고서 그 창이 비추고 있는 인간형 갑주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는 채로 혼잣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지금의 나, 그리고 내가 속한 곳의 동료들이 맡게 된 일의 목표. 열악한 환경과 정령들이 가하는 환경적 적대 행동에 대한 완전한 적응을 할 수 있기 위한 인간의 진화. 자연적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인간의 진화를 위하여 인류는 한 가지 선택을 행하게 되었다."
  루시에나의 목소리와 거의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여인이 말을 이어가는 나는 조용히 기계 장치의 왼편에 이르러 여인의 좌측 모습을 보면서 여인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려 하였다.
  잠시 후, 기계 장치를 조작하여 유리창이 다른 것을 보이도록 하였다. 그와 함께 드러난 것은 남성의 나체와 자신보다 거대한 갑주의 초록색 빛을 내는 테두리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더니, 인간의 두뇌와 심장이 강조되더니, 남성은 강조된 부분인 두뇌와 심장만을 남긴 채, 사라지고 이어서 두뇌부터 노란색을 띠는 구슬처럼 생긴 것으로 옮겨져 그것의 일부가 되고, 이어서 노란색을 띠는 구슬처럼 생긴 것이 갑주의 머리 부분에 들어가고, 이어서 심장이 붉은색을 띠는 구슬처럼 생긴 것으로 옮겨져 그것의 일부가 된 후, 붉은색을 띠는 것이 갑주의 가슴 부분으로 들어가는 광경이 나타났다.
  그 광경을 오른팔은 내리고 왼팔은 가슴의 바로 아래로 올린 채, 왼손으로 오른팔의 팔목 부분을 잡고 있는 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서 여인은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였다. 골격을 의미하는 듯한 하얀 선들이 갑주의 중심을 지나가는 모습을 보며, 그는 혼잣말을 하였다.
  "확실한 것은,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 인류가 인간성을 잃는 하나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야. 비록 인간의 두뇌와 심장의 세포를 포함하며 작동하는 부속 장치를 가지고 인간처럼 행동하려 한다 하더라도, 기계화한 존재는 인간이 아닌 기계일 수밖에 없어. 인간은 스스로 사고할 수 있지만, 기계는 프로그램 된 사고 방식을 통해서만 사고가 가능해. 이번 일로 인해 인간은 더 이상 인간으로서 존재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몰라."
  그 후, 여인은 두 팔을 내린 채, 공간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계 장치의 왼편으로 돌아서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다급히 기계 장치의 뒤쪽에 숨어 있으면서 가끔 기계 장치 너머로 보이는 여인의 모습을 보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여인은 공손히 두 팔을 내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창가 너머로 보이는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눈을 감고서 혼잣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그리고 나의 동료들은 이런 일을 할 수밖에 없어. 나도 그렇지만, 이 연구소의 모든 이들은 각자 살기를 바라고 있어, 이런 죄스러운 일을 계속 이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래야만, 모든 일이 끝난 후, 어떻게든 모든 인간의 기계화를 조금이라도 막아낼 수 있기에. 물론, 연구를 그만두고, 사람들을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일은 결국 나의 동료들뿐만 아니라 그 뒤를 잇는 사람들, 더 나아가 모든 인간에게 더 큰 재앙을 불러오게 되겠지, 정부군은 어떻게든 인류의 기계화를 추진하려 할 것이고, 그 일을 추진하고 있다가, 자신들을 배신한 공학자 및 그 가족들, 그리고 그들을 도운 모든 이들을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그 후, 여인은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기계 장치를 향해 돌아선 후에 지금껏 그의 모습을 엿보고 있던 나의 눈동자로 시선을 두기 시작하였다. 그리고서 말하였다.
  "다 알고 있으니까, 어서 나오세요!"
  이에 나는 깜짝 놀라면서 몰래 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탄로났다고 생각하며 그의 바로 앞에 이르렀다. 그 후, 여인은 방긋 웃는 모습을 보이며,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평상시의 온화한 목소리를 내며 혹시 정령이 아니냐고 나에게 물었다.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 라고 답하였고, 그 대답을 듣고서 여인은 지금과 같이 연구소의 중요 시설에 몰래 잠입할 사람이라면 바람의 정령밖에는 없으리라고 생각했으며, 바람의 정령은 바람으로 변하면서 창가나 문틈으로 중요 시설로 잠입할 수 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여인은 기계 장치의 바로 앞에 이르고서 테두리만 있던 갑주가 내가 항시 보고 있던 갑주형 비행체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이면서 말하였다.
  "이런 일을 하고 있어요. 그것이 올바른 일은 아니지만, 황무지의 열악한 환경과 정령들이 자신들이 구 인류라 칭하는 저와 같은 이들을 배척하기 위해 보이는 적대적 환경으로부터의 적응을 목표로 저와 같은 공학자들이 이런 일을 강행하도록 지시하고 있어요."
  "그러셨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이후,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묻자, 여인은 그렇다고 답한 다음에 지금은 어찌하지 못하지만, 연구 성과가 끝날 무렵에 어떻게든 연구소를 나와서 일반 시민들에게 그 해악성을 알릴 생각이라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정말로 그 일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 말을 듣고 내가 그렇게 묻자, 여인은 혹시 정부군의 탄압 정책에 의해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고 묻고서, 바깥에서 온 사람이라면 현실 상황을 그저 냉정하게 바라보기만 할 수 있겠지만, 자신과 같이 위험에 처한 세상 속에 있다면, 그런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불가능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가능한 일이 있는 한, 전부 해 볼 것이라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 때, 유리창의 왼편 아래쪽 구석에 붉게 빛나는 네모난 형태가 나타나면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고, 그 소리를 들은 여인은 곧바로 기계 장치로 다가간 후에 기계 장치 왼편의 무언가를 눌러 소리를 멈추었다. 그와 동시에 붉게 빛나는 형태가 네모난 창 모양의 형태로 변하고, 그 안에 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도록 하였다.
  머리카락이 짧으며, 두 눈이 가늘며 얼굴 양쪽에 광대뼈가 튀어나온 모습을 보이는 얼굴이 갸름한 젊은 남자였다. 거친 듯해 보이면서 순선한 모습을 보이는 그 남자는 여인처럼 하얀 겉옷을 입고, 그 안에 하얀 옷과 검은색을 띠며 각이 진 장식품을 목에 걸치고 있으면서 환한 모습을 보이는 채, 여인에게 시선을 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후, 남자는 여인에게 인사말부터 건네기 시작하였다.
  "알려야 할 사항이 있어서 왔다."
  "응, 왔구나. 오늘 오전에도 뭔가 알리겠다고 오더니, 이번에는 또 무슨 일로......."
  남자의 활달한 목소리와 달리 여인은 차분하면서 다소 차가운 목소리를 내며 응답하였다. 그 광경을 보며, 나는 창을 통해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뒤에서 두 사람이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려 하였다.
  "군 본부에서 연락이 왔어. 내일 부로 강샛별이, 네가 세인트 그레고리아 섬으로 발령 간다."
  "세인트 그레고리아라면...... 제어 장치 개발 쪽으로 나간다는 것인가."
  "그런 거지. 너도 가고 싶어하는 곳이었잖아. 섬으로 가면서 바깥 세상을 원 없이 볼 수 있기도 하고. 한나하고, 민석이도 잘 된 일이라고 좋아하던데."
  "그래? 하지만 다른 동료들과 헤어지게 되는데, 그래도 괜찮을까?"
  "하지만 그 일은 군도 잘 관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네 소신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지. 물론, 수시로 보고를 해야 한다는 점이 귀찮기는 하겠지만 말야."
  "그래, 그러한 점에서는 나도 지금보다는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드네."
  "그건 그렇고, 네 이름, 이전까지 계속 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어린애 이름 같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어. 돌아가신 어머니께서도 내가 하늘 위의 금성처럼 아름답고 밝은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그런 이름을 지어주셨는데. 그래도 네 이름보다는 낫잖아, '윤진'. 흔한 이름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 게다가, 네 성까지 부르면 '윤진 박' 이 되잖아. 그렇게 되면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 같기도 하고."
  "하하하......"
  "그런 무의미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해. 그런 이야기는 대학 시절에도 많이 했었잖아. 언제까지 그런 식으로 나를 놀리고 있을 거야? 이제 나이도 많잖아, 윤진은."
  "하하핫. 미안하게 되었네 그래. 이전과는 달리 연구 때문에 많이 힘든가 보네."
  "응. 잠시라도 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기회도 없으니. 윤진과 만나는 일도 어느새 없어졌잖아, 윤진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상당히 바쁠 텐데."
  "그렇지, 가끔 이렇게 여유가 생겨서 말도 걸고 하지만. 일전에 한나에게 얘기 들었는데, 웨딩 드레스를 준비했다며? 혹시 볼 수 없을까."
  "....... 미안하지만 숙소에 두고 왔어. 어차피 당분간은 입지도 못할 텐데, 너무 기대하지는 마. 물론 나도 어서 윤진과 맺어지고 싶지만, 사정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잖아. 결혼 때까지 기다린다고 생각하고 있어 줘. 나도 드레스 입은 모습을 윤진에게 보일 때까지 기다릴 테니까."
  "그래, 민석이와 한나는 잘 있다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은 열심히 해. 결혼식 때에도 두 사람은 참가하겠다고 말했으니까, 늦더라도 와 줄 거야."
  "알았어. 이제 연락 끊을게, 다음에 봐."
  그렇게 연락이 끝나고, 네모난 화면도 사라졌다. 그러는 동안 들려왔던 몇몇 이름들. 이제는 찾아보기도 어려운 그 이름들에 대해 당황하면서 나는 그가 연락을 마친 후, 그의 바로 왼편에 이른 나를 향해 돌아서는 여인을 향해 이전까지 들었던 이름들에 대해 물었고, 이에 여인은 당황했을 듯 싶다고 말한 다음에 자신의 이름부터 밝혔다.
  "제 이름은 이전에도 들으셨듯이 '강샛별' 이에요. 그리고 저와 통화를 했던 사람은 '박윤진'. 연구소의 석사 연구원이지요. 그리고 나중에 언급된 이름들은 '금민석' 과 '유한나' 로서 제 친구들이며, 연구소 소속 석사 연구원들이지요. 전부 대학교 시절 동기이며, 박윤진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사귀어서 지금에 이르러서는 서로 청혼까지 한 사이에요."
  "청혼이라면......"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샛별' 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이 '윤진' 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전의 그 남자와 결혼하게 된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서 샛별에게 윤진이라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결혼하는 일은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하자, 샛별은 다소 밝아진 모습을 잠시나마 보이면서 답하였다.
  "예, 고등학생 시절부터 좋아했으니까요. 그것이 어느새 사랑으로 바뀌었고, 지금도 그것이 이어지고 있어요. 지금껏 잠자리를 함께 한 적도 없고, 서로 바빠서 연락도 주고받지 못하는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마음만큼은 어느 연인 못지 않게 강하다고, 저는 믿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태고 시절의 인간들은 한 번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한 이후에는 이상하게 그 감정이 사라져 가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게 될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샛별은 다소 차분해진 목소리로,
  "물론 저도 그에 대한 우려는 하고 있어요. 윤진도 바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만이 운명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리고 윤진은 말은 잘 못하지만, 저를 많이 보살피고, 배려하는 면을 항시 보이고 있고, 그것이 지금껏 변하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그러할 거예요."
  라고 답하였다. 이에 나는 환하게 웃으며 정말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서, 태고 시대 이래로 정말 드문 일 같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샛별은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요." 라고 답한 다음에 다시 차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제 자신은 세인트 그레고리아로 가게 된다는 말을 하고서, 그 이전에 만난 나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나에게 한 가지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정령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지요? 그것에 관해 몇 가지만 이야기를 해 주세요."
  "정령들이오?" 그 말을 듣고 나는 그렇게 물음을 건넨 다음에 일단 아는 이야기부터 해야 하겠다고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리고서 그에게 내가 아는 대로, 정령들에 대한 이야기와 정령들이 사는 마을에서 본 사람들의 모습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간단히 이야기를 마쳤다.
  이에 샛별은 무척 좋아하였는지 밝게 미소를 지으며 문명인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자신도 할 수 있다면, 정령들의 세계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하고서, 인간들을 정령들이 싫어해서 받아주지 않거나 죽이는 일이 있을지 몰라 걱정된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나는 샛별 같은 이라면 받아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하는 것으로 답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물었다.
  "샛별 씨는 저에게 이름을 밝히시면서, 제 이름은 묻지 않고 계시네요. 알고 싶지 않으신 거예요?"
  그러자 샛별은 이전부터 나의 모습을 꿈에서 자주 보아서 알고 있다는 답을 한 이후에 꿈에서 자신은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으며, 아주 행복해 보였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꿈 속에서 본 나의 이름이 '나타라 에클린츠' 라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이름은 나의 확실한 본명. 그 이름을 듣고서 나는 꽤 놀라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신의 이름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윤진과 결혼하게 되면서 실제로 같이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게 되었지만."
  이에 나는 나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으려 하였다. 그 이후, 샛별은 나를 '나타라' 라 칭해도 괜찮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괜찮다고 답하였다. 그 이후, 샛별은 나에게,
  "나타라 씨, 이제부터 제가 나타라 씨께 몇 가지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저는 정부로부터 명령을 받아 연구를 하고 있지만, 이제 거의 끝난 상태이고, 지금 즈음이면 정부로부터의 연락도 없기 때문에 정부 측에서 제가 보여드리는 것을 보게 될 일도 없겠지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보아주실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정령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것에 대한 답례에요."
  라고 말하더니 기계 장치를 조작하고서 유리창이 다른 것을 보이도록 하였고, 그와 동시에 나는 유리창을 향해 돌아서려 하였다. 그 때, 하얀 빛이 유리창을 덮더니, 이어서 그 하얀 빛이 나의 눈앞으로 퍼지면서 나의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잠시 후, 하얀 빛이 사라지면서 나는 샛별이 머무르고 있는 연구실이 아닌 다른 곳을 보이려 하였다.

  나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이전에 보았던 보랏빛 황무지에 위치한 마을. 샛별이 '버려진 구역' 이라 칭하는 곳이었다. 그 곳의 정부군에 의해 불타버린 집 터 위에 샛별이 청록색을 띠며 소매가 없고 목 부분이 V 자 모양으로 깊게 파인 상의와 하얀색을 띠며 다리가 전부 드러날 정도로 짧은 하얀색 치마, 그리고 하얀색을 띠는 구두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샛별은 그 모습을 보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과거의 기억과 관련된 일인 듯 싶었다.
  그 때,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며 소매가 짧은 노란 티셔츠와 갈색 반바지로 이루어진 청년이 그의 곁으로 다가오더니 낯설지 않다고 여기면서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혹시 '진윤아' 라는 여인이 아니냐고. 이에 샛별은 자신의 이름은 윤아가 아니라고 바로 답하였다.
  그 이후, 샛별은 남자에게 윤아라는 여자가 과거에 살았던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남자는 곧바로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20 년 즈음 전에 윤아라는 여인이 집에서 잠들고 있다가 남편, 딸과 함께 정부군에 의해 밖으로 끌려나왔고, 남편은 살해되었으며, 딸은 정부군에서 끌려가고 있었다고, 자신이 어렸을 적에 본 대로, 그에게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그 말을 듣고서 놀라며 샛별은 자신이 6 세 이전까지의 기억은 잘 떠오르지 않았으나, 부모가 집에서 큰 사고로 인해 죽어 정부에 의해 키워졌다는 사실은 기억하고 있다는 말을 하였고, 이에 남자는 윤아를 알고 있던 사람을 찾아가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겠다고 말하고서 다른 곳으로 떠나갔다.
  당시 샛별은 어머니를 혹시나 찾아낼 수 있도록 머리에 어렸을 적에 끼고 있던 노란색을 띠는 보석이 박힌 장식을 쓰고 있었는데, 자라면서 고리의 크기가 맞지 않게 되면서 여러 번 보석만 바꾸지 않은 채, 크기를 크게 하여 자신이 잘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남자와 함께 마을에 살던 한 노인이 보다가, 샛별의 모습을 알아보는 듯이 감탄하면서 말하였다.
  "맞아, 맞어! 샛별이야, 머리에 저런 고리를 쓰고 있던 여자애는 저 애밖에 없어, 샛별이가 맞네."
  남자에게 그렇게 말하고서 노인은 샛별을 향해 다가간 다음에 자신을 알아보겠느냐고 묻고서, 이전에 어머니와 그에게 도움을 주었던 할아버지가 자신임을 밝혔다. 이에 잘 모르겠다고 답하고서 샛별은 노인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노인은 진상은 당시 소년이었던 남자가 밝힌 그대로라고 답한 다음에 정부군에게 집이 파괴되면서 샛별은 정부군에게 울며 애원하면서 끌려갔고, 어머니와 강제로 떨어졌으며, 그의 아버지는 잔인하게 피살되어 고깃덩어리가 된 채, 거리에 놓여졌었다고 자세하게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샛별에게 밝혔다.
  이에 그 모든 것이 진실이냐고 묻는 샛별. 그 이후, 노인은 사실이라고 답한 다음에 그렇다면 자신의 어머니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미친 모습을 보이면서 딸을 찾기 위해 북부 지역으로 떠났다는 답을 하는 노인. 그 이후, 그는 북부 지역에서 그를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자세한 사항은 이제 알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그렇게 노인이 답을 한 이후, 샛별은 한 동안 아무 말 없이 집을 등지고 잠시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때, 노인이 아직도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겠느냐고 묻고서, 이름이 무엇이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자신의 이름을 바로 밝히는 그, 그리고서 잠시 시간을 달라고 부탁하고서, 다른 곳으로 나아간 다음에 소지하고 있던 연락기를 오른손에 들고 오른쪽 귀에 올린 다음에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된 일이지? 지금 제가 위치하고 있던 곳의 사람들이 저를 윤아라는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여인의 딸이라고 알고 있어. 그리고 제가 정부의 시설로 옮겨진 6 살 때에 그 아이가 정부군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갔다는데, 어떻게 된 일이야? 뭔가 이야기를 해 줘."
  하지만 연락기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샛별은 격노하면서 소리쳤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어서 대답을 하지 못해!?"
  그제서야 연락기에서 답이 나오게 되었다, 시기가 잘 들어맞고 있다면,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그리고 버려진 구역의 사람들이 증표를 통해 그를 알고 있다면, 비록 샛별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도, 사람들은 그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으며, 정부군에 의해 딸을 잃었다는 윤아의 딸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 사실은 이제 잊도록 하라고 말하고서, 너무 신경 쓰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이후, 작별 인사 없이 샛별은 바로 연락을 끊고, 연락기를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노인에게 돌아간 다음에 그에게 정말 윤아라는 여인의 행방을 알지 못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노인.
  그 이후, 나의 눈앞은 다시 하얗게 변하였다가, 눈앞이 하얗게 변하도록 한 것이 사라지면서 다른 곳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라르니온 북부 지역으로 추정되는 한 마을 근처. 그 곳에서 샛별은 하얀 외투와 하얀색을 띠는 짧은 치마, 그리고 검은 천으로 감싸인 다리와 하얀 신발이 드러나도록 하는 옷차림을 한 채, 하얀 모자를 쓰고 있는 이로서 소매가 짧고 하얀 상의와 무릎까지 내려가는 하얀 치마, 그리고 하얀 신발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서, 붉은색을 띠며 끝 부분에 붉은 리본이 달린 짧은 지팡이를 든 이로서, 어깨까지 내려가는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가진 여성이 그를 마주보고 있었다.
  "저의 어머니이셨어요. 그토록 저를 소중히 여기셨던 분이셨는데......."
  "그러셨군요. 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된지 오래랍니다. 윤아 씨께서는 정부군에 끌려간 당신을 찾지 못한 채, 당신께서 세상을 떠났다고 알고 계셨고, 결국 깊은 원한을 품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지요. 그리고 그 영혼은 다른 세상으로 가지 못한 채, 육신이 묻힌 자리에 남았는데, 그것을 어느 바람의 정령이 발견하고서, 십자가 모양의 지팡이에 영혼을 봉인하여 묘비로서 놓아두었지요. 그 무렵, 수녀에게 윤아 씨께서 마지막 말씀을 남기셨대요. 반드시, 자신의 원한을 갚아달라고, 그리고 두 번 다시 자신과 같은 사람이 없도록 정부군을 영원히 자신의 힘으로 멸망시켜 달라고."
  그 이후, 여인은 샛별에게 윤아와 샛별은 여느 인간과 다르게 정령이 가질 수 있을만한 힘을 품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신체적 특징 등에서 보통 인간과 다른 특징이 나타나고 있었으리라는 추측의 말을 건넨 다음에 정부군은 그것을 'ESP' 라 부르며 나이 든 윤아보다는 아직 어렸던 샛별을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서, 결과적으로 정부군이 샛별을 이용하고 있었으리라고 추측의 말을 하였다.
  여인이 그렇게 말을 할 무렵, 나의 눈앞은 다시 하얗게 변하였다가, 또 다른 곳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눈앞에 나타난 곳은 이전에 보았던 연구소와 비슷한 성격의 구역이었으나, 공간의 모습이 둥글었고, 빛도 초록색을 띠면서 약간 어두웠다. 중앙에는 기계 장치와 그 기계 장치의 상태를 보이는 네모난 창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기계 장치 앞에 있는 이는 처음, 아니 두 번째, 아니 어른으로서 첫 번째 모습을 보였던 모습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던 샛별이었다. 그는 무언가 깊은 결심을 하기라도 했는지, 가만히 서 있기만 할 뿐이었다.
  유리창은 하나의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공 도시의 한 거리였다. 밤을 맞이한 그 거리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얼굴을 인형의 머리 모양이 새겨진 쇠투구로 얼굴이 가리워진 채, 죄수복을 입고 기둥에 묶여 있었다. 그들 중에는 여인도 몇 명 포함되어 있었다. 잠시 후, 그들은 자신들의 바로 앞에 나란히 서 있는 회색을 띠는 갑주형 비행체들에 의해 가슴에 총격을 당해 처참히 비명을 지르면서 피를 흘리며 고개가 꺾이었고, 이어서 총격을 가한 비행체들이 총들을 내려놓고 양팔의 장갑에 붉은 칼날이 생성되도록 하더니, 마치 사냥감을 보기라도 한 듯이 시신들을 향해 달려들어 마구잡이로 시신들을 짓이기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잠시 시간이 지나 비행체들이 물러설 무렵, 시신들은 마구 찢겨진 옷과 고깃덩이 그리고 처참히 잘려나간 뼛조각과 두개골만 남긴 처참한 모습으로 변하고, 그 주변 일대에 피가 흘려내려 땅을 붉게 물들였다.
  그 광경을 시민들이 공포에 질린 채, 가만히 바라보는 동안 이들을 지휘하던 흰색 갑주형 비행체가 소리쳤다.
  "반역자들의 최후는 이런 것이다! 알겠느냐? 이제 너희들은 모두 너희들의 뇌와 심장을 기계에 바쳐라! 그렇지 않으면 이들처럼 처참히 최후를 맞게 될 것이며, 버려진 구역으로 도망쳐도 소용없나니, 버려진 구역들은 한결같이 청소되어 기계가 된 인류를 제외한 모든 인류는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질지어다!"
  그 이후, 유리창은 샛별에 의해 검게 변하였다. 유리창의 모습이 변한 후, 샛별은 절망감에 사로잡힌 채,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었다. 그리고 한 동안 그렇게 앉아 있으면서 비탄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겨우 일어섰지만, 그 이후에 그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그 모습을 한 동안 보이고 있는 동안 나는 왼편으로 몰래 다가가 그의 모습을 바라보려 하였다. 주저앉아 있는 동안 울음을 터뜨려 눈물이 고여있던 그의 얼굴에는 증오의 기운이 가득하였으며, 두 눈동자는 광기의 기운을 발산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분명, 이전까지 나타난 광경을 보면서 자신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등이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었음에 대한 슬픔과 그 슬픔의 원인이 된 인공 도시 정부에 대한 끝이 보이지 않을 증오를 드러내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렇게 모든 일을 도맡게 하고서는, 일이 끝나니, 보상은 해 주지 못할 망정, 죽이려 하다니.......! 그래, 나의 약혼자였던 윤진은 제일 먼저 잔인하게 처형당했어. 나의 아버지처럼, 그 역시 고깃덩어리로 짓이겨져 거리에 버려졌어. 이제는 누구도 바라보지 않는 채로 그렇게 부패해가고 있겠지, 끔찍한 죄를 저지른 자로서. 그리고 민석도, 한나도 차례대로 처형당해 버려졌어. 재훈이도, 광민이도...... 그리고 다른 모든 동료들도! 원하지도 않았던 일을 온갖 비난을 감수해 가며, 행한 이들이 누구였는데....... 그래, 당신들에게는 공학자들이란 한갖 장난감에 불과하였다는 거지?"
  그 후, 샛별은 증오의 기운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채로 말을 이어갔다.
  "20 년 전, 나는 부모를 잃었어, 당신들의 부하들에 의해. 나는 당신들에 의해 노려졌고, 철저히 이용당했고, 어머니께서 나를 찾기 위해 울부짖는 동안 나는 당신들의 놀잇감이 되기 위해 키워졌어. 그리고 이제 나는 살아남았지만, 언젠가 일이 끝나면 나 역시 버려지어, 그들과 같이 처참한 모습으로 변하며 최후를 맞겠지.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인류를 전부 기계로 바꾸려 하고 있어, 뇌를 적출하고, 심장을 빼내어 그 세포들을 기계 소자로 바꾸어 기계에 이식하려는 일을 행하고 있어, 나와 같은 이들을 이용해서. 그리고 그 정책을 거부하는 모든 인류를 짐승처럼 죽이려 하고 있어. 그러면서 버려진 구역의 사람들을 사냥감처럼 대하며 마구 죽이려 하겠지."
  그리고 잠시 후, 샛별은 기계 장치에서 돌아선 후, 그는 격한 증오를 드러내며 말하였다.
  "인류가 무엇 때문에 인류라 칭해졌는지, 네 녀석들은 아무것도 몰라. 그저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어리석은 존재가 되었을 뿐. 그것을 위해 너희들은 지금도 지금의 인류가 결국 기계로서 살아가게 되는 운명을 강요하겠지. 그리고, 인류는 정령들의 조롱을 받아가며, 악마로 간주되면서 그들을 비호하는 신에 의해 영원히 저주를 받겠지."
  그 후, 그는 더욱 격해진 증오를 드러내며 말을 이어갔다.
  "나는 어리석었어. 그런 네 녀석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 나는 이성을 중시하고, 합리성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만 하였어. 하지만 그것은 너희들의 욕망과 추악함에 힘을 더하는 역할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아. 나도 너희들처럼, 내가 마음가는 대로 나아가겠어. 수많은 올바른 이들을 지옥에 가게 한 너희들에게 영원한 저주가 함께 하도록 하겠어! 너희들의 욕망을 위해 나의 모든 소중한 이들을 앗아간 대가로서!"
  그리고 한 동안 샛별은 고개를 숙인 채, 말 없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하다가, 갑자기 미소를 짓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온화하고, 사랑스럽던 이전까지의 미소가 아니었다. 마치 지옥의 요녀가 숨겨진 본성을 드러낼 때의 미소와 같은 사악한 미소였다.
  "그래, 우선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철저히 기계적이고 비 생명적인 사회를 구축해야 하겠지. 그렇게 해야 너희들 모두가 편안해질 테니. 그리고 그 사회에는 하나의 정점이 필요해. 하나의 절대적인 통치자가 명령을 내려야 그 명령대로 거대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지 않겠어?"
  그리고 그는 사악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를 내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 통치자는 너희들이 아니게 될 거야. 너희들이 하나의 왕국을 건설하겠다고 나설 때, 모든 일은 밝혀지겠지. 나의 제어 장치는 이제 너희들에 속한 병사들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닌, 모든 기계화한 인류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 되는 거야."
  그 때, 한 무리의 제복 차림을 한 병사와 장교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관리 상태는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샛별은 말 없이 오른쪽 치마의 주머니에서 총을 꺼냈다. 그리고 총을 난사하여 모든 병사와 장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도록 한 이후에 가장 계급이 높은 장교의 머리를 총으로 한 번 쏘고, 이어서 그의 몸을 총으로 수차례 난사를 하여 그의 몸 곳곳에 구멍이 뚫리도록 하였다.
  그 이후, 샛별은 총을 내려놓은 다음에 다시 기계 장치를 등지며 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서 피로 하얀 바닥을 물들이는 장교의 머리를 왼발로 짓밟으며 사악한 미소를 띠는 채로 말을 이었다.
  "한낱 여자이기 때문에 아무런 일도 못할 것이라 생각했겠지? 하지만 두고보는 것이 좋을 거야, 이런 여자가 앞으로 어떻게 너희들의 주인인 조직과 그 수령들을 파멸시킬 것인지를......."
  그 후, 샛별은 장교의 머리를 세차게 발로 걷어찼다. 그리고 기계 장치를 향해 다가가더니 그 근처에 이르자, 다시 기계 장치를 등지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그 이후, 그는 한 동안 말 없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하다가 천장으로 고개를 들며 마치 자신을 찾으려 하다가 미쳐버렸던 어머니처럼 미친 듯이 광소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는 공간의 곳곳으로 울려 퍼지며 나의 귓가에 선명하게 남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광기만을 드러내고 있던 그 모습은 점차 광기보다는 알 수 없는 슬픔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변화해 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이를 무렵, 그의 두 눈에서 붉은 액체가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이 나타난 이후, 점차 샛별이라는 여인의 모습이 눈앞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그 모습이 사라진 후, 나는 다시 새하얀 공간의 기계 장치 앞에 서 있는 샛별의 모습, 그 앞에 이르게 되었다. 샛별은 다가오는 나를 바라보며, 그저 조용히 나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잘 보셨나요?" 그리고, 그는 내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을 동안, 나에게 정령들의 세계는 현재 인간의 세계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계일 것이라고 분명히 생각한다고 말하고서, 기회가 되면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이후, 샛별은 항상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며 살아가는 정령들이 부럽다고 말한 다음에 인류의 세계는 어찌될지 모르지만, 정령들의 세계라도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고, 이어서 나는 새하얀 빛에 감싸였다가, 빛이 사라지자마자 아미엔의 집 천장에 누워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이후, 어둠 속에 감싸인 채, 자리에 앉고서, 잠시 아직도 잠들고 있는 아발라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한 후에 다시 고개를 돌려 멍하니 나의 바로 앞에 있는 벽만을 바라보고 있다가, 기력이 없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였다.
  '너무도 많은 것을 보았어. 나의 마음 속에 있는 것도 아닌데.'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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