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조용히 문이 열리면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치마 부분이 길어 발까지 내려갈 정도에 이르고 있으며 소매가 없고, 어깨 부분에 가는 끈이 달린 옷으로 희고 얇아 몸의 곳곳이 드러나기까지 하는 옷차림을 하고 있으면서 노란 보석이 박힌 은색 고리를 머리에 쓰고 있는 이. 그는 내가 앉은 모습을 보더니 나의 곁으로 다가가서 침대의 한쪽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다름 아닌 아미엔이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무언가 일이 있어서 잠에서 바로 깨어난 듯해 보이는 그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자그마한 목소리를 내며 '일어나셨네요?' 라고 묻고서, 내가 그렇다고 답하고, 갑자기 꿈에서 내가 마음 속에 두지 않고 있던 여러 광경이 나타났었다고 꿈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아미엔은 무슨 꿈이 나타났기에 그렇게 말하느냐고 나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곧바로 이전까지의 꿈에서 보았던 여러 광경들에 대하여 우선 라르니온의 인공 도시에 머무르고 있었을 나는 잘 모르지만, 루시에나와 모습이 닮은 여성 공학자의 모습이 계속 나타났었다는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으로써 그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 아미엔은 '이상한 일이네요.' 라고 그 현상에 대한 말을 하고서, 원래 꿈은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통해 형성되고는 하는데, 지금껏 나타났을 현상들은 나의 마음 속에는 아마 없을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아미엔은 그 현상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꿈에 관한 이야기 자체는 상당히 의미가 깊어 보인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나에게,
  '여성 공학자의 모습이 계속 나타났다고 말씀하셨지요.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가 궁금하네요.'
  라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꿈에서 본 대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샛별'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한 여자아이가 부모로부터 강제로 떨어져 인공 도시의 정부군에 의해 어디론 가로 끌려가는 이야기. 그리고, 그 여자아이가 어른이 된 모습일 루시에나와 닮은 여성 과학자가 한 시설 앞에 서 있으면서 자신의 연인과 과거의 기술로 대화하는 모습, 자신의 부모가 정부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자신과 강제로 헤어지게 되었음을 그 광경을 본 사람을 통해 알게 되는 여성 공학자의 모습이 차례로 나타났음을 밝혔다.
  그 후에 나는 자신의 동료들이 비참하게 처형당하고, 그 모습을 보며 부모에 대한 원한과 동료들에 대한 원한으로 인해 광기에 휩싸이기 시작하는 여성 과학자의 모습이 나타났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이어서 그가 인공 도시내 국가의 지도자들을 위한 기계 병사들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를 기계화한 모든 인류를 제어하기 위한 장치로 개조하기 시작하였음이 꿈 속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그에게 알리고서, 덧붙여서 그 여인이 광소를 하는 동안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마지막으로 나는 샛별이라는 여인이 정령들의 세계가 어떠한지에 대해 나에게 물었음을 밝히고서, 기회가 된다면 자신도 정령의 세계로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였다는 말을 하였음을 그에게 알렸다.
  그렇게 이야기를 풀어놓는 동안,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미엔은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샛별이라는 여인을 인공 도시의 정부가 거둔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하고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언급이 있었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러자 나는 그 답으로써, 우선 있었다는 답을 한 이후에 윤아라는 여인과 그 딸인 샛별에게는 신비로운 힘이 있었는데, 정부가 그 힘을 이용하기 위해 나이가 어린 샛별을 데리고 갔을 것이라는 언급을 한 이후에 샛별이 17 세 정도의 외양을 가지고 있음에도 연구소에서는 단독적으로 병기 개발을 행할 정도로 상당히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듯해 보였음은 그 힘에 기인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였다.
  아미엔은 그 이야기를 말 없이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제 사건의 원흉에 관한 대부분의 진실을 알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하고서, 자신은 일단 밖으로 나가 있겠음을 나에게 알렸다. 그 이후, 그는 아발라를 깨워서 출발할 준비를 해 줄 것을 당부하였고, 이어서 방을 나서면서 나에게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설 즈음에 지금껏 알려준 꿈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것임을 나에게 알렸다.

  그렇게 그가 떠나간 후, 나는 창가를 바라보며, 지금이 어느 시기인지에 대한 추측을 해 보려 하였다. 태양이 아직 동쪽 하늘 낮은 곳에 머무르고 있었는지, 날은 아직 어두웠다. 지금 출발해서 그대로 남쪽으로 내려간다면 세상은 아직 밤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 곧 그래도 어서 출발하도록 해야 할 필요는 있겠다고 생각하고서 아직 잠들어 있는 아발라를 깨우려 하였다. 그러면서 그의 곁으로 다가가는 순간, 그가 눈을 뜨더니, 나의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
  "나타라, 벌써 일어났구나, 아직 날이 어두운데."
  이에 나는 아미엔이 벌써 일어나 있음을 언급한 후에 지금 바로 출발하도록 하라고 그가 나에게 당부하였다는 사실을 밝히고서 출발 준비를 하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침대 곁에 놓아두었던 지팡이를 다시 오른손으로 쥐고서 나는 먼저 욕실로 가겠음을 밝힌 다음에 먼저 방을 나섰다.
  그 이후, 나는 지팡이를 욕실 문의 왼편에 올려놓고 욕실 안으로 들어간 다음에 잠시 세수를 하고서 잠들면서 헝클어진 머리카락 모양을 정리하는 일을 행한 다음에 다시 욕실을 나섰다. 머리카락만큼은 머리카락 길이 때문에 힘들어도 끝까지 잘 닦으려 하였다. 차가운 날씨에 머리카락이 얼어붙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내가 욕실을 나서자마자 어느새 욕실 앞으로 다가온 아발라가 욕실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이후, 나는 지팡이를 오른손으로 다시 들고서 문 왼편에 서 있으면서 아발라가 다시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다가 마침내 아발라가 문을 열고 나의 앞에 이르자 현관으로 나아가고서 곧바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하였다.
  밖으로 나갔을 무렵, 지붕 아래의 한 곳에 서 있던 나와 아발라의 왼편 곁으로 다가가더니, 나에게 드디어 집을 나서게 된 듯 싶다고 말하고서, 상당히 빨리 준비를 마친 것 같다고 나에게 말하였다. 이에 내가 웃으면서 원래 준비할 것이 많지 않다 보니, 나가기 위한 준비도 빨리 행하는 편이라는 말을 하자, 아미엔 역시 잠시 나에게 미소를 짓는 것으로써 그 행동에 대한 답례를 하였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났을 무렵, 아미엔은 나의 꿈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었으며, 그 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리겠음을 밝혔다. 그러자 꿈을 통해 꿈 속의 여인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차린 나는 그에 대해서는 특별히 밝힐 필요는 없다고 언급하고서 그 꿈이 나타난 경위만 밝혀도 좋다는 말을 이어서 하였다. 이에 아미엔은 알았다고 답하고서 꿈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였다.
  "다른 사람의 상념이 꿈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전부터 그런 현상에 관한 이야기가 있기는 했었나 봐요. 하지만 극히 드문 일이고, 일상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신비 현상을 다루는 책에서도 가끔 언급이 되지요. 그 현상은 대개 인위적으로 일어나며, 자연적으로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사례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좋아요."
  그리고서 곧바로 이전의 꿈에 나타난 환상들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전의 현상은 틀림없이 '샛별' 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여인의 과거에 관련이 있겠지요. 그 과거의 상념이 꿈 속에 나타났음은, 무언가 모종의 이유로 샛별이라는 여인이 나타라 씨께 자신의 과거가 어떠하였는지를 알리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나타라 씨의 마음 속에 두려 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고, 그 상념의 장면들이 선명하게 나타났음은 샛별이라는 여인이 그 과거를 지금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을 거예요. 아마, 샛별이라는 여인은 정령들조차 쉽게 가지지 못하는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자 아발라가 샛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그가 나에게 자신의 상념을 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고 묻자, 아미엔은 대단히 복잡한 일은 아니지만, 자신의 상념을 대상의 마음에 심어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자신이 잘 알고, 자신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고 언급하였다. 이에 아발라가 놀라면서 어떻게 인공 도시에서만 살았던 여인이 아데시아의 숲 근처에 사는 이를 잘 알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도 있느냐고 묻자, 아미엔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언급하고서 자세한 사항은 나에게 들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이후, 아미엔은 이제 떠나도 좋으며, 레하라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지만, 자신이 나와 아발라가 떠난 일에 대해 잘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아미엔은 길을 떠나기 전에 잠시 자신의 모습을 보는 나와 아발라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말을 하였다.
  "항상 조심하시고, 목표까지 반드시 나아가실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그 이후, 나는 그렇게 아미엔 그리고 레하라와 헤어진 후, 레미아의 상공을 거쳐 라르니온 북부 지역에 위치한 루아나이 상공에 이른 다음에 곧바로 르야나의 집이 위치한 곳을 찾아, 그 집 바로 앞에 착지하였다. 그리고서 그의 집으로 아발라와 함께 이르려 하다가, 흔들의자에 앉은 르야나의 어머니를 보게 되었다.
  딸과 아들이 전부 잡혀가게 된 상황에 놓인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는지, 흔들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여인은 괴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아발라와 함께 그의 곁에 이르자마자 나를 향해 고개를 들고서 "금방 오네." 라고 말하고서, 르야나와 카티샨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걱정스러움의 감정을 완연히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그 물음에 솔직히 아직 그들을 구출하지는 못했다고 내가 답하자, 여인은 조용히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어차피 자신이 편지를 통해 아미엔에게 내가 자신의 집으로 오도록 하려 하였음을 알리고서 여인은 그 이유로써, 나에게 한 가지 전하고 싶은 바가 있었기 때문임을 밝혔다. 그리고서 나에게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몇 마디 말로써 전하였다.
  "르야나와 카티샨은 아가씨가 직접 데려오지 않아도 되네. 아가씨의 친구나 다른 사람들이 데려와도 좋아. 행여 두 아이를 구출한 이후, 그들을 붙잡아간 마왕과 대결하다가 아가씨가 죽게 될 수도 있지 않겠나. 그것을 염두한 것일세. 물론, 처음에는 아가씨가 직접 두 아이를 데려올 수 있기를 바랬지만,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 보니, 그 일은 너무 무리한 부탁 같아서 이렇게 말하려 하였네."
  그리고 잠시 후에 직접 나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였다.
  "그 대신, 두 아이는 꼭 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주게나. 아가씨가 직접 데려오지 못할 경우에는 아가씨가 믿을만한 사람이 두 아이를 데려갈 수 있도록 해 주게. 이 사람이 직접 그렇게 부탁한다. 그 두 아이는 남편을 잃은 아래로 가장 소중히 여겼던 이들이었어. 그러하기에 그들과의 생활이 삶에 있어서 가장 큰 의미를 가진 것 중 하나였는데....... 그리고 르야나를 데려간 루시에나를 만날 수 있다면, 왜 르야나를 데려갔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역시 가능하다면, 아가씨나 두 아이를 데려온 사람이 할 수 있도록 해 주게."
  그 말을 듣고서 나는 "알았어요, 꼭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라고 그의 부탁에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반드시 르야나와 카티샨을 구출하도록 하겠음을 밝혔다. 그 이후, 여인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을 듯 싶으니, 어서 떠나라고 말하고서 자신은 나를 믿겠다는 말을 나에게 마지막으로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여인에게 작별 인사를 한 이후, 곧바로 루아나이의 상공을 거쳐 동남쪽으로 나아가 대륙 서쪽에 위치한 7 개의 섬 중앙에 위치한 라메샤의 마을 회관을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마지막으로 리렌을 만나기 위한 일이었다.

  그러는 동안 항시 태양이 머무르고 있으면서 어둡지 않았던 하늘에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동쪽 하늘에 머무르고 있던 태양이 점차 지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하늘이 어두워지다가, 다시 하늘로 오르며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있었으며, 그와 더불어 차가웠던 공기도 점차 서늘한 공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새들의 무리가 북쪽 하늘을 나아가는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들을 지나칠 무렵, 나는 아발라가 나에게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나타라, 이전에 아미엔 씨께서 샛별이라는 라르니온의 여인이 나타라를 잘 알고 있고, 나타라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고 언급을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이야? 샛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은 너는 잘 모르잖아?"
  그 물음에 나는 "그러할만도 하지." 라고 우선 그렇게 한 마디 말을 하고서,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나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그에게 하기 시작하였다.
  "샛별이라는 여인은 60 년 전의 사람이었어. 인공 도시의 기능이 정지한 이후, 인공 도시의 정부는 사람들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도록 인간을 기계화하는 정책을 강행하였고, 샛별은 그 정책의 실행에 있어서 중요한 사람이었지. 그러다가 계획이 종료된 이후, 정부 인사들은 과업을 마친 공학자들을 처형하려 하였고, 그 때 샛별의 연인도 처형되었어. 여기에 샛별이 어느 황무지에 이르렀을 무렵, 그 곳에 살고 있던 사람을 통해 자신의 과거가 어떠하였는지를 알게 되기도 하면서 인공 도시 정부에 대한 원한을 품기 시작하다가, 인류의 무차별적인 기계화를 강요하는 정부 인사들의 모습과 그 정부 인사들이 공학자들을 잔인하게 처형하는 모습,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 하에서 연인을 잃게 된 일까지 겹치어 결국 그는 정부에 대한 강한 원한을 품고, 정부를 증오하기 시작한 거야."
  그리고 잠시 말 없이 하늘을 날다가, 왼편 곁으로 이른 아발라에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샛별은 기계화를 마친 인류 전체를 제어하는 장치를 개발, 모든 인간이 제어 장치의 인형이 되도록 하고, 자신은 제어 장치를 통해 인간을 지배하는 군주로서의 존재가 되었고, 더 나아가 정부 인사들을 숙청하는 일도 행하였겠지, 자신의 '아이들' 인 72 전사들을 통해. 그래, 그 샛별이라는 여인이 '루시페르' 였을 거야."
  이어서 나는 루시페르가 처한 상황에 대한 추측의 말을 건네었다.
  "정부 출신 인사들을 아슈타로트 등을 통해 제거하고서, 루시페르는 세계를 정벌하기 위해 군단을 일으켰을 거야, 그러다가 레하라 씨나 아미엔 씨 등에게 철저히 군단이 파괴되면서 자신 역시 상처를 입고 모습을 감추었겠지. 하지만 그는 죽지 않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살았을 거야, 그러다가......."
  그 이후, 나는 리렌을 통해 몇 가지 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하고서, 가능하면 상티아의 도움도 받을 수 있으면 받도록 하자는 말을 그에게 남기고서 동남쪽으로 계속 나아가 마침내 7 개의 섬들 중 한 가운데에 있는 섬에 위치한 마을 라메샤의 상공에 이르렀다가, 곧바로 그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 회관의 바로 앞에 이르자마자 그 지역에서 착지를 하였다.

  마을 회관에 착지하자마자 나는 앞장서서 문의 앞에 이르렀다가, 닫힌 문의 한 가운데에 붙어있는 종이 팻말을 보게 되었다. 그 팻말에는 검은 글씨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져 있었다.
  "서쪽 해안에 위치한 상티아의 집에 있음. 무슨 일이 있으면 그 곳으로 갈 수 있기를."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상티아의 집으로 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서, 그 집을 찾기 위해 서쪽 해안으로 나아간 다음에 곧바로 그 곳에 위치한 나무 오두막집의 정문에 이르러 그 문을 왼손으로 두 번 두드렸다. 그와 함께 상티아의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누구냐고 묻자, 나는 비보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던 사람이라고 나에 대해 간단히 알렸다. 그러자 상티아의 목소리가 나에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혹시 나타라하고 아발라인 거야? 목소리도 대략 그러한 듯 한데, 일단 들어와."
  그 후, 나는 나무로 만들어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현관의 식탁에 앉아있는 상티아와 리렌의 모습을 보았고, 이어서 상티아가 나를 "오랜만이야!" 라고 말하며 맞이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전 때와 다를 바 없는 옷차림을 하고 있으면서 두 물의 정령들은 각자 나와 아발라를 반갑게 맞이하였고, 이어서 리렌이 밝게 미소를 지으며 지금껏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리는 말을 하였다. 그 후, 두 물의 정령들은 나의 곁에 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 -분명 르야나일 것이다- 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아발라가 리렌에게 혹시 내가 모든 비보를 다 모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리렌은 그렇다고 답한 다음에 아미엔이 방금 전에 자신에게 그 사실을 바로 통보하였음을 밝혔다. 이에 아발라가 리렌에게 '아미엔 엘바란' 이라는 이와 혹시 아는 사이냐고 묻자, 리렌은 고개를 끄덕이며 온화한 목소리로 답하였다.
  "그럼요. 이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는데요. 같이 활동하고 있다는 레하라라는 사람과도 잘 알고 있었는데, 혹시 그들과 마주친 적이 있으셨나요?"
  답을 마치면서 리렌은 아발라에게 그렇게 물었다. 이에 내가 그렇다고 답하고서 비보를 모으는 동안 레하라와 아미엔을 차례로 만났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리렌은 "그러셨군요." 라고 말하고서 그 경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하였다. 그 때, 내가 이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서, 그에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음을 밝혔다.
  "묻고 싶은 것이라,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이미 하고 있었지요. 일단, 자리에 앉으신 후, 계속 대화를 진행하도록 하지요. 상티아도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 간략하게 나마 알 수 있도록 할게요."
  이에 리렌은 그렇게 말하고서, 자신과 마주보고 있는 상티아에게 자신의 곁에 앉도록 하여, 나와 아발라가 자신과 상티아를 마주보고 앉을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왼쪽 자리에 앉아 리렌과 마주보도록 하고, 이어서 아발라가 오른쪽 자리에 앉아 상티아와 마주보고 앉으면서 대화가 시작되었다.
  대화를 시작한 이는 상티아였다. 그는 나와 아발라의 모습을 보다가, 르야나의 모습이 없는 일을 두고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은 다음에 혹시 집으로 돌려보냈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아발라가 집으로 돌아가기는 하였으나, 곧 나쁜 일이 생겨 다시 집을 떠나게 되었음을 밝혔다. 이에 상티아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아발라는 르야나가 자신의 곁을 떠난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라르니온 중부에서 구출된 루시에나와 함께 어디론 가로 갔다가, 실종된 후, 북극의 신전에서 발견되었어. 그러다가 결국 루시페르에 의해 납치되었지. 지금은 카티샨과 같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이에 상티아는 놀라는 모습을 보였고, 리렌 역시 "저런!" 이라고 말하고서, 우선 르야나에 대해 너무 불운했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났을 무렵, 그는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나에게 부탁하였다. 그러자 나는 알았다고 답을 하고서 르야나와 함께 라메샤의 회관을 떠난 이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르야나와 함께 비보를 찾으러 나아갔다가, 라르니온 중부 지역에서 구출하고자 하였던 루시에나가 루시페르의 저주에 의해 그 지역을 벗어날 수 없게 된 모습을 발견하고, 이어서 모든 비보를 얻으면서 루시페르의 저주가 풀린 루시에나를 데리고 라르니온 북부에 위치한 르야나의 집으로 데려간 일에 대한 이야기를 우선적으로 말하고, 이어서 길을 가는 도중에 만난 아미엔 그리고 레하라와 함께 르야나의 집에서 4 명의 일행이 함께 머무르게 된 도중에 루시에나로부터 몇 개의 보물을 받은 일과 루시에나가 르야나를 이끌고 어디론 가로 나아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북극의 신전에서 발견된 두 사람과 루시페르가 르야나 등을 데리고 있음을 알렸음을 밝히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그러자 리렌은 "그런 일이 있었군요." 라고 말하였고, 이어서 다소 어두워진 목소리를 내어 나에게 동생을 만나기는 했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불행한 방식으로 만나게 된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아직 부모가 살아있을 텐데, 너무 슬픈 일이 되었으리라고 말하면서 납치된 남매와 그들의 부모에 대한 안타까움의 마음을 드러내었다. 이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예상하지 못하게 불행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고 그의 말에 대한 화답을 하였다.
  그렇게 리렌과의 두 남매가 납치된 일에 대한 대화를 끝낼 무렵, 상티아가 르야나에 대한 동정의 마음을 드러내려 하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안 됐네, 동생을 악의 소굴에서 구출하겠다고 나섰는데, 결국 동생과 함께 악의 소굴에 갇히고 말았으니."
  그러는 동안 나는 상티아의 목소리를 말 없이 가만히 듣고 있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가 이야기를 마칠 무렵, 상티아에게 그로 인해 두 남매의 구출과 모든 일의 원흉인 루시페르를 멸하는 일이 자신의 최종 목표가 되었음을 그에게 밝혔다. 그리고 식탁 위에 지팡이를 올려놓고서 하얗게 빛나는 지팡이를 상티아와 리렌이 보도록 하면서 이제 모든 비보의 힘이 하나로 모였기에 지팡이가 금지된 섬의 결계를 돌파하는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이제는 곧바로 두 남매의 구출을 위해 섬으로 나아가도 된다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렇게 말을 마칠 무렵, 상티아와 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리렌이 그 지팡이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있더니, 정말로 7 개의 비보가 모여 하나의 힘으로 변화된 것 같다고 말하고서 비보가 이제 금지된 섬에 있는 결계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에게 말한 다음에 지금까지 비보를 모으는 일을 행하느라 수고가 많았다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러한 말을 건네고서 리렌은 이전에 내가 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루시에나라는 여인으로부터 보물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보물을 자신에게 보여주지 않겠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좋다고 답하고서 왼쭉 주머니에 넣어두고 있던 두 개의 빛나는 수정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서 루시에나에게 들은 대로, 그 수정들이 무엇인지를 리렌에게 알리는 말을 건네었다.
  "생명의 빛이라는 이름을 가진 수정이래요. 성스러운 빛을 품고 있으며, 죽은 이를 살릴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러자 리렌은 내가 식탁에 올려놓은 수정들 중 하나를 오른손에 들고 가만히 수정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 수정을 내려놓고서 그 수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말씀하신 대로, 이 수정은 생명의 빛이라는 이명을 가진 것이에요. 아데시아 산에 위치한 요정의 숲에 자생하고 있는 수정들일텐데....... 본래는 '천사의 수정' 이라 칭해지는 것으로서, 대천사장 아에넬리스가 자신의 빛으로 창조한 수정들이지요. 그 수정들 중 몇 개가 아데시아 산의 숲 곳곳에 자리잡아 대지의 기운을 받으면서 생명의 빛이 된 것이지요."
  그리고서 수정이 빛을 발하고 있는 동안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천사의 수정처럼 사악을 멸하는 힘을 보이기도 하고, 죽어가는 생명을 되살리는 힘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그 힘은 선한 자를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하고, 사악한 기가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이가 가지게 되면, 힘을 발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명에도 위협을 가하지요. 나타라 씨라면 적어도 가지실 수는 있을 거예요."
  이에 나는 놀라면서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는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참 다행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다시 수정들을 넣어두는데, 그 무렵에 리렌이 수정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르야나와 카티샨, 두 남매가 금지된 섬에 갇혀 있으면서 생명의 기운이 점차 사라지는 현상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 때 그 수정들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수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고맙다는 말을 한 이후에 그에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리렌이 무엇이냐고 묻자, 우선 아미엔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잠들고 있는 동안 긴 꿈을 꾸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그 꿈 속에서 샛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이 보였던 모습들에 관한 이야기를 아발라에게 할 때처럼 하였다. 그리고서 리렌에게 그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싶었음을 밝혔다. 이에 리렌이 고개를 끄덕인 후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그러셨군요. 그 이름이라면 저도 일전에 들은 것 같은데."
  라고 말한 다음에 그러한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를 찾는 한 여인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상티아로부터 들은 바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차분한 표정을 짓는 상티아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리렌이 우선 그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이어서 지팡이와 비보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음을 알리자, 그의 모습을 보며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