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ezzo III. Silver Dream : 5


  "꿈을 통해 알아 차리셨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여자아이의 본명은 '샛별 진'. 본래는 진이라는 성을 가진 일가의 외동딸이었지요. 그러다가 정부군에 의해 납치, 정부의 시설로 인도된 이후에는 성이 '강' 으로 개칭되었어요. 사실 그의 어머니 '윤아' 와 그는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인공 도시 정부가 그 힘을 노린 것이지요."
  이어서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그 후, 샛별은 정부의 도구가 되기 위한 인재 양성 과정에 참여, 17 세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어서 20 여세 즈음에 공학 박사 학위 취득을 하게 된다. 그리고 2 년 후, 샛별은 인공 도시 중앙 정부의 명령을 받아 인류의 적응을 위한 '기계 갑주' 의 개발을 맡게 되고, 그 주역으로 활동하기 시작하였으며, 여기에 대학교 시절부터 그와 친하였던 '윤진' 이라는 당시 공학 석사였던 남자도 참여를 하게 된다.
  개발은 순조로이 이루어졌고, 마침내 한 섬에서 기계화한 병사의 제어를 위한 제어 장치 개발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 일환으로 샛별은 섬으로 혼자 나아가, 장치 개발에 임하게 되는데, 장치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다시 인공 도시로 갈 무렵, 그는 윤진을 비롯한 동료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그들이 정령들과의 내통을 한 혐의로 정부군에 넘겨졌음을 알게 되었다.
  본래 공학자들은 모든 작업이 끝난 후에는 사람들을 대거 피신시켜 정부의 영향이 없는 곳으로 이주시킬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 국가의 명령대로 인류의 기계화를 위한 연구를 행하였으나, 자신들도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그 계획은 혐의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으며, 정부는 공학자들을 처단할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기 위해 정령과의 내통을 내세운 것이었다. 본래 정부 측은 처음부터 연구를 마친 공학자들을 죽이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위험에서 혼자 살아남은 샛별은 그 이후로 인공 도시로 돌아가지 않고, 잠시 버려진 구역이라 칭해진 어느 마을에 이르러 휴식을 취하였다가, 마을에 살고 있던 사람으로부터 그의 부모가 겪은 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들 중 부친의 유골이 묻힌 곳에 이르렀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큰 충격을 겪기는 하더라도,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나, 윤진을 비롯한 동료들이 흉한 모양새를 가진 강철제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진 채, 처형되는 모습을 섬의 시설에서 본 이후로 그는 인공 도시 정부에 대한 극도의 증오감에 휩싸이기 시작하게 된다.
  그 이후, 샛별은 자신을 감독 및 감시하던 군 관계자들을 전원 살해하고, 병사들의 제어를 위한 장치를 모든 기계화한 인류 위에 군림하는 장치로 개조하였으며, 이상 징후를 알아차린 정부 관계자들 중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자신이 개발하고 있던 병기들로 전원 살해하고 그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 남은 한 명은 세뇌 후, 인공 도시 정부로 보내, 샛별이 살해되었다고 보고하도록 하였다.
  그 후, 샛별은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충성을 하는 72 개의 기계 병기를 창조 후, 그들을 '72 전사' 로 지칭하기 시작하였다. 인간의 감정을 가지기도 하나, 만들어진 것으로서, 샛별이라는 여인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다하는 근본은 공통적이었던 전사들이었다. 그 전사들을 창조한 후, 그 역시 자신의 몸을 갑주로 감싸 기계 전사와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자기 자신을 '루시페르' 로 지칭하기 시작하였다.
  그 무렵, 창설된 세미라미스 기사단과 그들을 지배하던 군주로서 본래 인공 도시 정부의 수장이었던 자가 제어 장치의 의사를 따르려 하지 않자, 루시페르는 자신의 수하 '아스타로트' 등을 보내 인공 도시 정부의 수장을 파괴하고 이어서 그들을 따르던 자들을 철저히 파괴하고 기존의 세미라미스 기사단을 분쇄, 새로운 세미라미스 기사단을 아스타로트가 창설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아스타로트가 세미라미스 왕국의 왕으로 행세하도록 한 이후, 그를 따르지 않는 구 인공 도시 정부 관계 인사들을 자신의 병기인 '발레포르(Valefor)' 와 '엘리고스(Eligos)' 등의 강력한 병기로 철저히 파괴하였으며, 기계 장치로부터 두뇌나 심장의 세포가 이식된 코어가 남았을 경우, 루시페르가 직접 찾아내 코어를 파괴하여 영혼마저 찢겨져 소멸하도록 하였다.
  이외에도 그는 자신의 72 전사들과 그 예하의 전사들을 통해 자신에 반항하는 구 인공 도시 정부 소속 군단을 하나도 남김 없이 철저히 찢고 분쇄하는 방식으로 소멸시켜 갔으며, 그 일을 계속한 끝에 그는   모든 기계 군단을 자신에 예속된 군단으로 화하는데 성공하고서, 뇌와 심장의 세포가 이식된 모든 기계 병기들의 제왕이라는 이름으로 절대적인 지배자로서 군림하게 되었다.
  그리고 50 여 년이 지난 후, 루시페르는 정령들로부터 세계를 수복하자는 미명 하에 72 전사와 전 악마 군단을 이끌고 각 대륙으로의 원정을 강행하였으나, 결국 그 징후를 알아차린 천사 라리벨의 부탁을 받은 전사들에 의해 58 명의 전사들이 파괴되고 전 병력의 85% 를 잃는 괴멸적인 참패를 당하였으며, 이어서 루시페르 역시 레하라와의 대결로 인해 큰 상처를 입고 전장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

  "이것이 루시페르에 대한 일화, 그 전부이지요. '샛별' 이라는 이름은 태고 언어로 '찬란히 밝은 별'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루시페르도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때 그것을 기묘한 운명의 장난이라 여긴 적도 있어요."
  그렇게 리렌은 차분한 목소리로 이어갔던 이야기를 마쳤다. 그 후, 리렌은 루시페르는 자신의 세력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경지에 이르고 있으며, 여기에 제어 장치까지 파괴되면 사실상 그는 재기할 수 없게 된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러한 지경에 이르면서도 자신감을 보이며 도발하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아미엔으로부터 그에 대한 두 가지 가설을 들었음을 밝히고서 아미엔은 그 중 어느 것이 옳은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리렌 씨는 두 가설 중 어느 쪽이 옳다고 생각하시고 계세요?"
  이에 내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리렌은 그 답으로써, 적어도 첫 번째인 나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끌어내 죽이려 한다는 가설은 본래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눈을 감고 차분한 목소리를 내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 특히 제어 장치까지 버리면서까지 인류의 세계 수복을 위한 싸움을 할 자는 아니에요. 그가 인류의 세계 수복이라는 미명 하에 싸움을 행할 때에는 잔학한 시도를 행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함부로 버리는 일은 하지 않았었지요. 이번에 보이는 그의 모습은 분명, 그의 목적에 무언가 변화가 생겼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일이에요."
  그리고서 그는 자신이 레하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통해 싸움의 상황을 알아본 결과, 이번의 루시페르는 자기 자신의 군단이 일부러 무모한 시도를 하다가 파괴되는 일을 기도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는 말을 하고서 두 번째 가설이 옳은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가 자신의 전사들을 폐기하려는 의도로 일을 행하는 듯한 면모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었다는 말을 하였다.
  "그런데, 사부님, 루시페르에 대한 두 가지 가설이라는 것은 무엇이지요?"
  그 때 상티아가 리렌에게 '루시페르의 두 가지 가설' 이라는 그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리렌은 상티아는 아직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 가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나와 대결을 행하고 있는 악마 군단의 수장인 루시페르가 근래 들어 자신의 전력이 계속 파괴되고, 자신의 세력이 패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의미하게 자신감을 드러내며, 나타라를 도발하고 있음을 알린 다음에 그 이유에 대해 자신이 아는 사람으로부터 두 가지 가설이 나왔음을 알린 다음에 그 가설이 무엇인지를 상티아에게 알리기 시작하였다.
  "첫 번째 가설은 자신이 직접 나타라 씨를 끌어내기로 결심하고, 제어 장치까지 내주면서 나타라 씨를 자신이 유리한 곳에 이르도록 하고, 그를 그 곳에서 죽이려 한다는 가설이고, 두 번째 가설은 모종의 이유로 인해 그가 나타라 씨로 하여금 자신의 세력을 괴멸시키도록 유도하려 한다는 가설이야. 둘 중 어느 쪽이 말이 되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지."
  "그랬군요." 그 말을 듣고서 상티아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화답한 후에 그에게 말하였다.
  "이렇게 듣고 나니, 첫 번째 가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처럼 여기어지네요, 제가 생각해도."
  그리고 나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다는 말을 건네고서 이제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구해내고, 사람들을 납치하는 일을 벌인 루시페르를 혼내줄 것을 당부하였다. 이에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알았다고 답하였다. 그 후, 나는 아침을 맞이한 하늘을 바라보면서 곧바로 떠나도록 할 것임을 리렌에게 알렸다. 이에 리렌은 급한 일이라면 어쩔 수 없겠다고 말하고서 상티아로 하여금 같이 가도록 할 것임을 알렸다. 그 후, 리렌은 간단히 식사라도 할 수 있도록 할 테니, 잠깐만 기다렸다가 식사를 마치고 나면 가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 후, 리렌은 상티아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에 이르고서 상티아로 하여금 찬장에서 밀가루를 꺼내도록 하고서 밀가루를 부어서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말 없이 한 동안 바라보고 있던 나는 잠시 후, 아발라에게 배가 고프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아직까지는 배가 고프지 않다고 답하는 아발라. 그 이후, 그는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 할 테니, 뭐라도 먹고 가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하다고 나에게 말하고서, 이어서 그러는 편이 낫지 않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도 마침 배가 고팠던 탓에 그 물음에는 좋지 않다고 답을 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리렌과 상티아가 큰 접시에 담아 내놓는 밀가루 반죽을 구운 둥글고 얇으며 직경이 큰 떡 6 개와 갈색을 띠는 걸쭉한 액체상을 띠고 있으며, 작은 접시에 담겨진 소스로 식사를 하게 되었다. 나와 아발라는 2 개씩, 그리고 상티아와 리렌은 1 개씩 먹도록 되어 있어서 배고픔을 한 동안 느끼지 않을 정도로 잘 먹을 수 있었다. 소스도 상당히 달콤한 맛을 띠고 있어서 의외로 식사 역시 괜찮은 편이라 여기어질 만 했다.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 상티아가 내가 곁에 놓아둔 지팡이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가, 그 지팡이에 대해 나에게 물었다. 이에 나는 비보들이 하나로 모이면서 지팡이에 이르자 지팡이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으며, 그것이 새로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였음을 알리는 정도로만 자신은 알고 있으며, 그 이외에 내가 특별히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그에게 답하였다. 그 때, 리렌이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자는 말을 하였다.
  그렇게 식사를 마쳤을 무렵, 해는 이미 남쪽 하늘의 높은 곳에 이르고 있었다. 좋은 때라고 생각하였지만, 큰 떡을 2 개씩이나 먹고 나니, 무언가 많이 먹고 나면 생기는 피곤함 때문인지, 몸을 활발히 움직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잠시 식탁에 앉은 채, 엎드려서 잠을 청하려 하였다. 얼른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식사를 하고 나니, 오후에 출발해도 괜찮을 듯 싶기도 했다.

  그러다가 잠에서 깨어났을 무렵, 나는 이전에 보았던 것과 비슷한 신전의 제소에 지팡이를 쥔 채, 앉아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벽은 새파란 색을 띠고 있었으며, 제단 너머의 내벽 유리창과 그 위의 장미 창 역시 파란색을 바탕으로 칠해져 있어서 창 너머에서부터 다가오는 빛이 파랗게 물들어 어둠을 비추고 있었다.
  검게 칠해진 나무로 만들어진 육면체 모양 제단 너머에는 검은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으며 그 십자가에는 두 팔목과 발목이 밧줄에 묶인 채, 루시에나가 매달려 있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소매가 달려 있으며 상의와 치마가 하나로 이어진 옷으로서, 발까지 내려갈 정도로 길며, 하얀색을 띠고 반 즈음 투명한 천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은 채, 루시에나는 눈을 감은 채 과거의 박해를 받던 성자처럼 매달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었다. 그러다가 내가 제단의 앞에 이르렀을 무렵, 루시에나가 눈을 떴다. 그리고 나를 무언가 미안한 감정을 드러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말을 걸었다.
  "드디어 만났군요. 80 년 만이네요."
  80 년, 내가 루시에나를 처음 만났을 때보다 오래된 시간의 간격이었다. 그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그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에나는 나를 다른 사람을 보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
  "....... 기억하지 못하시겠어요, 샛별이에요."
  전날 밤의 꿈에서 보았던 여성 학자의 이름으로 루시에나는 자기 자신을 칭하고 있었다. 그 후, 루시에나는 슬퍼하는 목소리를 내며 말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저는 어머니의 이름으로, 그리고 제가 사랑하였던 사람들의 이름으로, 너무도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요. 당시에는 잘못이라 생각하고 있지 않고 있었고, 그 이후에도 한 사람의 보호와 애정이 있으면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곧 저는 그것만으로는 용서를 받을 수 없을 것임을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그 후, 루시에나는 눈을 감은 채, 미소를 띠며 애원의 말을 건네었다.
  "어머니....... 저를 죽여주세요. 이 사악하였던 딸의 영혼을 그 손으로 벌해 주세요. 저에게는 마왕의 이름으로 수많은 어리석음과 잔학함을 보였던 죄의 각인이 깊이 새겨져 있어요. 그 각인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저는........"
  그 때, 뒤에서 아발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날이 저물 때도 가까워지고 있는데 아직도 잠들고 있느냐는 외침이었다.

  그 이후, 나는 겨우 꿈에서 깨어나 지팡이를 다시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며 해가 이미 서쪽 하늘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았다. 그 모습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그 때, 리렌이 온화하게 미소를 띠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부탁의 말을 건넨 다음에 내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실제로는 아주 늦지 않은 때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고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서 리렌은 상티아로 하여금 밖으로 나가서 앞으로 멀리 떠날 준비를 하라고 말한 다음에 나의 표정이 왠지 암울해 보인다고 말하고서 꿈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꿈에서 본 광경들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였다. 그러자 리렌은 "그랬군요." 라고 말하고서, 마침 내가 잠들고 있는 동안 지팡이에 대해 알게 된 바가 있어서 말이 나온 김에 설명을 해야 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지팡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지팡이는 확실히 윤아라는 여인과 관련이 되어 있는 물건임에는 틀림없어요. 마침 라르니온에 위치하고 있던 어느 바람의 정령이 그의 육신이 가진 기운으로 지팡이를 만들고, 그 지팡이에 그의 영혼을 봉인하였지요. 어쩌면 샛별이라는 여인은 지팡이가 빛을 발하는 모습을 통해 어머니의 혼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에 이전의 꿈을 통해 윤아라는 여인의 혼이 지팡이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나 역시 그러하다고 알고 있었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리렌은 "그러셨군요." 라고 말한 다음에 지팡이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하였다.
  "그 지팡이의 혼은 순수한 의지를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자에게 자신의 힘을 전해줄 거예요. 아마도 정령에게는 없는 힘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겠지요."
  그 이후, 리렌은 지팡이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바는 그 정도라는 말을 한 이후에 어서 출발할 수 있도록 하라는 당부의 말을 하였다.
  그 일이 있은 직후, 나는 아발라로 하여금 이전 때처럼 집에 머무르도록 하고서 처음 내가 나섰을 때와 마찬가지로 정령을 통해 관찰하는 일을 행해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에 아발라는 희망을 확신한다는 마음을 드러내는 표정을 지으며 밝은 목소리로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고서, 지금껏 나는 혼자서 모든 시련을 견디어 온 만큼, 앞으로 있을 시련도 잘 견디어 낼 수 있으리라는 말을 한 이후에 자신은 리렌의 집에 남아 있으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상티아가 르야나와 카티샨을 데리고 오면 곧바로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겠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밖에 나가 있으면서 창을 잡고 있는 상티아에게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하고서, 그가 안으로 들어와 아발라의 곁에 이르렀을 때가 되자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상티아는 나타라가 르야나와 카티샨을 구출하는데 성공하면 그 두 남매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줘. 나타라는 두 남매를 항시 데리고 있지는 못할 테니까."
  이에 리렌은 상티아에게 루시페르라는 거대한 악을 상대하기 위해 내가 나서야 한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 말대로 하라고 당부의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상티아는 알았다고 답하고서 고개를 끄덕인 후에 그렇게 하도록 하겠음을 밝혔다. 그 후, 상티아가 창을 잡고 다시 집을 나서자 아발라는 우선 리렌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도록 하라고 말하고서, 그 이유를 밝히는 일부터 시작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였다.
  "지금 이후로는 다시 리렌 씨를 만날 일은 없잖아? 나도 당분간은 여기 남아 있겠지만, 상티아가 두 남매를 데리고 온 이후에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상황에 맞추어 행동을 해 보도록 할게. 일단은 나와도 여기서는 헤어진다고 생각해 줘."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응." 이라고 간단히 답한 다음에 나갈 때에는 우선 리렌에게 작별 인사를 하겠음을 밝히고서 지팡이를 오른손으로 든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함께 아발라와 리렌도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르다가 내가 현관문을 나설 무렵, 그 문가에 서 있으려 하였다.
  그 때, 리렌이 잠시 이야기 할 것이 있다고 말하였고, 이에 그를 향해 돌아서자 리렌은 혹시 자신이 건네었던 작은 상자를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아발라가 잘 가지고 있다고 답하자, 리렌은 다행이라고 말하고서, 아발라에게 그 상자를 건네달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아발라가 나에게 상자를 건네고, 내가 그 상자를 오른쪽 주머니 안에 넣어놓자, 리렌은 정말 필요할 때에 상자를 열어보라고 나에게 당부의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정령을 통해 알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라도 이야기를 하도록 할 것임을 나에게 밝혔다.
  "조심하세요, 루시페르의 세력은 아직 강한 편이니까요."
  그 말을 마치고서 리렌은 나에게 작별 인사를 하였고, 그 작별 인사말을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리렌에게 그 작별 인사에 대한 화답을 하였다.
  그 후, 내가 아발라를 향해 돌아서자, 아발라는 팔짱을 끼고 있는 채, 밝게 미소를 지으며 우선 나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그에 이어서 다시 한 번 나의 이름을 부르고서 간단하게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나타라, 잘 해. 이제 남은 것은 너에게 달렸어."
  "그래, 잘 할게.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나도록 할 테니까, 그 때에도 잘 부탁해."
  그 말에 내가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렇게 아발라에게도 작별 인사를 하고서 나는 완전히 상티아의 집을 나섰다. 그렇게 집을 나선 이후, 나는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상티아가 창가에서 보고 있었다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이후, 상티아는 이제 떠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 다음에 어서 출발하자고 나에게 외쳤다.
  상티아가 떠나자고 외치고 난 다음에 나부터 날개를 펼치고 하얗게 빛나는 지팡이를 꼭 쥐며 금지된 섬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고, 이어서 상티아가 날개를 펼치고서 나를 따라 남극의 바다를 향해 고속으로 날아갔다. 태양이 서쪽 하늘의 낮은 곳에 이르기 시작하여 서쪽 하늘이 노랗게 빛나기 시작할 무렵의 일이었다.


Intermezzo III. Silver Dream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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