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VIII. Cobalt Abyss : 1


  마치 태고 시대의 건물 내부를 보는 듯한 신전의 내부. 그 중 7 층의 내부는 외관에서 보는 바처럼 가장 작아 여느 집의 안방크기만한 하나의 방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 방은 네모난 형체를 이루고 있었으며, 돌로 만들어진 천장과 바닥 그리고 구석에 하나씩 기둥형 모양이 양각된 벽면이 매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 본래는 하얀색을 띠고 있어야 할 공간이 어둠 속에서 희미한 파란빛이 비추고 있었던 탓에 공간의 전체적인 모습은 파랗게 보였다.
  바닥의 한 가운데에는 네모나게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그 틈을 통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듯해 보였다. 그 틈을 보자마자 곧바로 그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더욱 큰 방 하나로 이루어진 6 층에 이르렀다. 방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7 층의 모습과 비슷하였으나, 중앙에 있는 구멍의 크기가 더욱 컸으며, 주변에는 네 개의 검은 포탑이 자리잡고 있어서 가운데의 구멍을 지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3 방향으로 방출되는 바람 칼날로 그들을 공격하였고, 그들은 그 공격을 한 번씩 받으며 파괴되어 파편만 남기고 사라졌다. 일부 파편은 구멍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였다. 그렇게 그들을 파괴하고서 나는 곧바로 구멍을 통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는 동안 상티아는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면서 말 없이 그러한 나를 따라 계속 신전의 아래쪽으로 날아 내려가고 있었다.
  이어서 나는 5 층에 이르렀다. 6 층에 비해 확실히 거대한 공간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모양새도 이전까지의 육면체형이 아닌 8 각 기둥형이었다. 8 개 부분에 하나씩 길이만 해도 여느 어른 키의 3 배에 이르는 지팡이들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끝에 붙은 하얀색을 띠는 구형 물체가 빛을 발하며 어둠을 비추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중앙의 4 각형에 가까운 모양새를 보이는 8 각형 구멍에 이르려 할 즈음, 각 지팡이의 구슬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중앙을 향해 하얀 광선을 발사, 중앙으로 빛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그 빛들 사이 중 한 곳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빛이 모이면서 생기는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상티아는 뒤로 물러나 나의 뒤쪽에 위치한 지팡이들 중 왼쪽의 것부터 자신의 창으로 공격하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나타라, 무엇을 하고 있어? 어서 지팡이들을 공격해!"
  "알았어, 곧 시작할게!"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뒤쪽의 우측에 위치한 지팡이를 향해 나아간 후, 그 지팡이를 지팡이에서 칼날을 방출해, 그 칼날로 가운데 부분을 베는 방식으로 공격하려 하였다. 잠시 후, 상티아가 공격하였던 지팡이가 부러져 바닥에 떨어지더니 구슬에서 한 차례 작은 폭발을 일으키며 분리된 부분이 사라졌고, 이어서 내가 공격한 지팡이 역시 같은 방식으로 부러지고, 부러진 부분이 소멸하였다.
  그 후, 상티아는 공간 왼편의, 그리고 나는 공간 오른편의 지팡이들을 하나씩 공격해 사라지게 하였고, 이어서 모든 지팡이들이 사라지자 내가 먼저 구멍 안으로 들어서려 하였다. 그 때,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상티아가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내었고, 이에 내가 구멍의 좌측에 위치하고 있던 그의 곁으로 나아가 무슨 일로 나를 불렀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벽면을 보라고 화답하는 상티아. 그 후, 나는 상티아가 말한 대로 그 벽면으로 시선을 향하고서 꿈에서도 보았던 유리창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유리창은 몇 가지 광경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들은 다름 아닌 초록빛 이파리들이 무성히 자라난 거대한 나무들을 한 기계 병기처럼 생긴 것들이 밀어서 쓰러뜨리고, 풀밭과 숲을 불태우는 인류가 그 자리를 농장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우측에도 유리창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유리창에서는 황폐해져 적갈색 흙만 보이는 산과 그 산을 오가는 거대한 삽과 드릴이 달린 차량들의 모습, 그리고 산 주변에 둘러쳐진 울타리의 모습이 회색빛 하늘 아래에 나타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본 이후, 나는 특별히 다른 것을 더 이상 찾지 않고 곧바로 아래로 내려갔다.
  그 이후, 나는 더욱 넓은 공간인 4 층에 이르게 되었다. 4 층은 가운데 부분이 넓은, 거대한 십자가형을 이루고 있었으며, 중앙의 구멍은 8 각형의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각 십자가의 중앙을 제외한 부분에 해당되는 공간의 부분에는 3 개씩 사각뿔형을 이루는 하늘색 물체가 붙어있는 네모난 판상의 물체들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각 물체들은 자신에게 붙어있는 사각뿔형 물체를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후, 내가 공간의 한 가운데 즈음에 이르렀을 무렵, 각 물체들은 하나씩 하얀 광선을 천장을 향해 발사하였고, 이어서 천장 근처에 이른 광선들은 하나의 빛으로 압축된 후에 곧바로 나를 향해 곡선 혹은 직선을 그리며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그 광선들을 열풍으로 막아내려 하였다. 하지만 광선은 열풍을 뚫고 나를 향해 계속 나아가, 나의 몸 곳곳에 타격을 가하였다. 그 타격을 수차례 받으며 나는 공간의 뒤쪽으로 날아갔으나, 다행히도 날개를 계속 움직인 덕분에 지면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옷이 찢겨지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극심한 아픔이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 공격이 이어질 수 있었기에, 일단 공격의 근원을 한꺼번에 없애기로 마음을 먹고, 다시 공간의 중앙으로 나아가서 그들을 공간의 높은 곳에서부터 낙뢰가 떨어지게 하도록 주문을 영창하면서 공격하려 하였다.
  하지만 중앙에서 영창된 주문에 의해 번개들은 주로 중앙 구역으로 떨어졌으며, 일부는 십자가의 각 부분 중 중앙과 가까운 부분에 떨어져 물체에 타격을 가하기도 하였다. 수차례 타격을 받은 물체들은 결국 유리가 깨어지듯이 파괴되고, 이어서 받침대에 해당되는 부분이 파괴되어 사라졌으나, 십자가의 주변 부분에 해당되는 곳의 몇 물체들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이에 상티아는 십자가 왼쪽에 해당되는 곳의 물체들을 향해 나아간 후, 주문을 통해 물로 거대한 칼날의 형상을 만들어 날려보내며 왼편의 물체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도 아픔을 참아가면서 뒤쪽의 물체들을 향해 다가가고서 정령을 통해 번개 줄기로 가까이 있는 것부터 공격해 파괴하기 위한 시도를 행하였다. 그리하여 나와 상티아가 각자 맡은 곳에 위치한 물체들을 파괴하였을 무렵, 나의 앞과 오른쪽 방향에 위치하고 있는 물체들에서부터 광선이 천장을 향해 발사되더니, 곧바로 나와 상티아를 추적하며 곡선 혹은 직선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곡선을 그리며 내가 위치한 곳을 향해 날아오는 광선들을 천장과 가까운 곳으로 나아가 겨우 피해낸 후에 우측으로 나아가, 나를 공격했던 물체들을 정령의 푸른 번개 줄기로 가까이에 있는 것부터 하나씩 공격해 가까이에 있는 것부터 파괴되어 사라지도록 하였다. 그 일이 계속된 끝에 결국 나는 십자가의 우측 부분에 위치한 모든 물체들을 파괴해 사라지도록 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상티아도 공격을 무사히 피해낸 후, 십자가 중 앞쪽의 부분에 위치한 세 물체를 하나씩 공격해 파괴시킴으로써 모든 공격의 근원을 온전히 없앴다.
  그렇게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고서 나는 지팡이에서 칼날이 사라지도록 한 후, 얼음의 기운으로 이용, 치유의 주문으로 아픔의 근원까지 없애고서 주변을 둘러보며 무엇이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지를 보려 하였다. 그리고 각 십자가의 부분에 해당되는 곳의 양쪽 벽면에 하나씩 기계 장치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기계 장치가 꿈 속에서 본 '샛별' 이라는 여인이 다루고 있던 기계 장치와 얼핏 비슷해 보인다는 점을 통해 그 여인이 다루던 기계 장치와 무언가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서 중앙의 구멍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상티아 역시 그러한 나를 따라 그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3 층 구역으로 내려가 그 모습을 보게 되었다.
  3 층은 네모난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되, 네 꼭지점이 여러 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실상 8 각형이라 칭할 수 있는 모양새를 보이는 거대한 공간으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공간의 중앙에는 십자가형을 이루는 구멍이 뚫려 있었으며 십자가의 주변에는 2 개씩 길쭉한 사각뿔형을 이루는 기둥들이 사선의 대열을 이루며 자리잡고 있었다.
  그 기둥들은 아직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지는 않고 있었으나, 언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지 몰랐기에 일단 파괴를 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각 기둥들을 하늘색 원으로 가리킨 후, 2 개씩 하늘색 바람의 줄기들이 곡선을 그리며 하늘색 원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다. 그 일을 두 차례 행하고서야 기둥들은 전부 파괴되어 사라졌고, 이어서 나는 십자가형 구멍의 한 가운데를 통해 곧바로 그 아래로 내려갔다.
  2 층은 다시 6, 7 층과 마찬가지로 네모난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되, 그 크기는 6, 7 층의 크기에 비할 것이 아니었다. 여느 작은 집의 전체 넓이만큼 거대하였다. 공간의 네 귀퉁이에는 거대한 상자처럼 생긴 물체들이 나란히 배열되어 있었으며 공간의 중앙 근처의 4 곳에는 3 개씩 각 방향을 향하는 삼각형의 대열을 이루고 있으며, 중앙에 붉은 눈처럼 생긴 것이 자리잡고 있는 검고 네모난 판자형 물체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공간 중앙의 앞과 뒤 그리고 왼편과 오른편에는 하나씩 작은 구멍이 나 있었는데, 이전의 층들과는 달리 2 층은 그 구멍을 통해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게 만들어진 듯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정령을 통해 리렌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2 층에 자리잡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금 보고 계실지 모르겠는데, 그 곳에는 여러 물체들이 놓여져 있어요. 신전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거대한 전산 장치의 각종 요소들을 0 과 1 이라는 두 숫자로 변형하여 기록하는 물체들이지요.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숫자들을 기록할 수 있도록 많은 장치들이 배열되어 있으며, 그것을 통해 전산 장치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그 장치들을 통해 떠올리고 그에 대한 행동을 할 수 있지요."
  그 이후, 리렌은 기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말을 나에게 건네었다.
  "그 기계 장치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나타라 씨께서 짐작하고 계실지는 모르겠군요. 하지만 신전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시면, 무엇인지 바로 알아내실 수 있을 거예요."
  이에 내가 간단히, "기계 제어 장치를 위함이겠지요." 라고 답하면서 아래로 내려가 마침내 1 층에 이를 무렵, 리렌이 잘 알아냈다고 그러한 나에 대한 말을 건네고서 곧바로 기계 제어 장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요, 그 기계 제어 장치는 기계화한 인류와 그 인류가 다스리는 세계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기억하고 있고, 그 정보를 통해 기계 병사 및 각종 기계 병기들을 제어하는 역할을 행하고 있었어요. 그 일은 전문적인 사고 능력을 가지는 하나의 인공적 지능에 의해 행해져 왔어요."
  그러는 동안 나는 1 층에 이르고 이어서 바닥에 착지하였다. 십자가형 구멍의 크기만한 곳으로 7 층보다 작은 하나의 방이었다. 모양새는 테두리가 여러 각으로 이루어진 네모꼴처럼 생긴 8 각형. 그 공간의 앞과 뒤에는 닫혀있는 문이 있었지만 손잡이가 없어 바로 열 수 없어 보였다. 그런데 잠시 시간이 지나자 갑자기 앞과 뒤쪽의 문이 열리면서 그 문들을 통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나는 일단 뒤쪽으로 먼저 가 보기로 하고 뒤쪽의 문을 지나 그 너머에 있는 공간으로 나아갔다.
  문 너머에는 하나의 긴 통로가 있었고, 그 통로 너머의 벽 중앙에는 커다란 문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문을 보자마자 상티아는 문 왼편의 벽면에 붙어있는 하얀 사각형을 보자마자 그 사각형을 누르면 문이 열릴 것 같다면서 그 사각형의 바로 앞으로 다가간 후에 왼손의 손바닥으로 강하게 그 사각형을 눌렀다. 그와 함께 커다란 문이 열리면서 바깥의 어두운 하늘 아래로 펼쳐진 섬의 모습이 드러나고 그와 함께 문을 통해 세차게 바람이 들어와 날카로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네."
  그 모습을 보며 상티아가 그렇게 혼잣말을 한 이후에 일단 자신이 길을 한 번 둘러볼 테니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어 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오른쪽 방향으로 나아가며 나의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나의 왼편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어 길의 구조가 어떠한지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하였다.
  네모난 모양새로 내부를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길의 구조에 대한 설명을 한 상티아. 그 이후, 그는 나에게 길에서 특별한 것을 찾지는 못했음을 언급하고서 반대 방향의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고 나에게 말하였고, 이에 나는 대답 없이 곧바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선 후, 1 층으로 들어설 때 이른 곳으로 돌아간 다음에 내가 처음으로 본 그 문을 통해 신전 1 층의 깊은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그 이후, 나는 길게 이어진 통로를 따라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그러는 동안 공중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로서, X 자 모양을 이루는 푸른색 비행체의 중앙에 인간의 눈처럼 생겼으며 푸른 눈동자를 품은 눈이 달린 비행체들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음을 확인하자마자 다시 날아올라 그것들을 처치하는 일을 행하기 시작하였다.
  비행체는 전부 8 개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길의 4 부분을 둘씩 가로막고 있었다. 우선 앞장서는 비행체들을 얼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파동으로 공격하려 하였는데, 그 때 각 비행체에서부터 3 방향으로 파랗게 빛나는 구체들이 확산되며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확산되는 구체들 사이에 있으면서 계속 얼음의 파동으로 우선 오른쪽 비행체를 먼저 공격하였고, 잠시 후, 그 비행체는 푸른 기운을 확산시키며 폭발하여 사라졌다. 이어서 좌측의 비행체도 같은 방식으로 공격 후, 파괴되어 사라지도록 하였다.
  이어서 모습을 드러내는 두 비행체들은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전방을 향해 붉은 광선을 발사하며 나를 위협하였으나, 붉은 광선을 발사하지 않을 때마다 얼음의 파동을 방출하면서 공격하였고, 그 이후, 두 비행체는 좌측의 것부터 하나씩 화염을 방출하며 폭발 후 사라졌다.
  그 이후, 나는 첫 번째로 보았던 비행체들과 같이 생긴 비행체를 보았고, 그 이후에는 두 번째로 보았던 비행체들과 같이 생긴 비행체들을 보게 되었다. 모두 얼음의 파동으로 구체들의 틈새에 있거나, 광선을 피하고 공격하지 않는 틈을 노리면서 얼음의 파동이나 얼음 칼날로 공격하여 사라지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마지막 비행체까지 제거하였을 무렵, 나는 또 다른 공간으로 들어설 수 있는 커다란 문을 발견하고, 그 문을 열려 하였으나, 그 문 역시 손잡이가 없어 열 수 없었다. 그 때, 상티아가 문의 오른편에 위치한 푸른색을 띠는 사각형을 발견하고, 그 사각형을 누르면서 그 문 역시 천천히 열려 문 너머의 공간을 드러내도록 하였다. 이에 나는 상티아에게 잠시 고맙다고 말하고서 곧바로 문 너머의 공간으로 들어서려 하였다.

  공간으로 들어선 후, 나는 날개를 접고 착지를 행하여 입구 근처에서 그 공간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넓은 공간의 좌우에는 두 개의 열을 이루며 길다란 기둥이 바닥과 천장을 잇는 모습을 보이며 나란히 서 있었고, 중앙의 푸른 천으로 덮인 길 너머의 네모난 단 위에는 두 개의 옥좌가 놓여져 있었다. 각 옥좌에는 한 사람씩 앉아 있었는데, 전부 어린 아이였으며 왼쪽에 앉은 이는 여자아이, 오른쪽에 앉은 이는 남자아이였다.
  하늘색 머리카락을 가진 이들. 그들 중 내가 르야나를 처음 봤을 때처럼 어두운 청록색을 띠는 소매가 길고 폭이 조금 넓은 상의와 다리까지 내려가는 긴 치마, 그리고 치마 앞 부분에 두르고 있는 하얀 앞치마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있던 여자아이는 등까지 내려가는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있었고, 청록색을 띠고 소매가 길며 폭이 넓은 겉옷과 하얀 바지가 보이는 옷차림을 한 남자아이는 목 바로 위까지 내려가는 짧고 단정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으며 새하얀 얼굴 모습에도 표정이 없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들 중 왼쪽에 있는 이는 옷차림과 머리 모양으로 보아서는 분명 르야나였다.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이는 그보다 이전에 납치되었던 카티샨일 것이었다. 잠시 후, 나는 그들 중 오른쪽에 있는 소년의 모습을 보면서 말하였다.
  "이 아이가 카티샨이라구나, 르야나가 구하고자 한 동생이라는 그 아이."
  그 때, 상티아가 나의 왼편에 이르더니 카티샨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 내가 보는 이가 카티샨이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는 나. 그리고서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 구출해야 할 이들의 앞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 이후, 상티아는 나에게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듯해 보였다.
  내가 그에게 그들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함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들이 마치 얼어붙은 사람처럼 몸이 굳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르야나의 오른팔에 손을 댔을 무렵, 증기가 얼어붙은 것을 만진 것처럼 격렬한 차가움이 나에게 느껴졌다. 이 상태라면 도저히 건드릴 수 없어 보였다. 그러한 남매의 모습을 보다가, 그들이 돌아오기를 소망하고 있던 라르니온의 그 부인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나는 남매의 모습을 앞두고 혼잣말을 하였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그러다가 잠시 후, 나는 누가 르야나와 카티샨을 얼어붙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기로 하고, 일단 그들을 해방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는지를 떠올려 보려 하였다. 그러다가 내가 일전에 루시에나로부터 받아 주머니 안에 넣어두고 있던 수정들을 떠올리고서 그들 중 하나를 꺼내 왼손에 들어 보았다.
  "이 물건, 생명의 빛이잖아." 그 모습을 보더니 상티아가 나에게 말하였다. 이에 나는 그렇다고 답하였고, 그 이후 상티아가 나에게 내가 '생명의 빛' 을 두 개 가지고 있으니, 그 두 개를 하나씩 이용하면 르야나와 카티샨 두 사람 모두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러나 나는 곧바로 수정의 빛이 그들에게 닿도록 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상티아가 그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나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나에게 물었고, 이어서 두 개를 받지 않았느냐고 물은 후에 곧바로 그 두 개로 두 남매의 생명을 되찾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답답하다는 심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수정을 주머니 안에 넣었다. 그 때, 상티아가 나에게 물었다.
  "어째서, 왜 가만히 있는 것인데?"
  하지만 나는 그 물음에 답하는 대신, 가만히 있어 보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나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르야나와 카티샨의 생명은 두 생명의 빛으로 구원할 수 있기는 하였다. 그것은 확실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모든 수정이 사라지면 나는 구원해야 할 또 다른 사람을 구원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루시에나,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된 여인. 그를 구원하지 못하면, 나의 일은 실패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 모두 구원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상티아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을 해 놓고서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리렌에게 정령을 통해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내가 오른쪽 주머니에 넣어둔 작은 상자를 열어보아도 괜찮겠느냐고. 그 때 리렌의 목소리가 들려와 나에게 혹시 지금 한 소녀와 한 소년이 옥좌에 앉은 채 얼어붙은 곳에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내가 그렇다고 답하자, 리렌은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나에게 생명의 빛에 대해 루시에나라는 여인이 그것들을 건네면서 무엇을 위해 나에게 그가 수정들을 건네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 후, 나는 루시에나가 나에게 수정을 건네었을 때를 조용히 떠올려 보았다.

  생명의 빛이라는 이름을 가진 수정이에요. 성스러운 빛을 품고 있는 수정으로서, 죽어가는 이의 생명을 복원시키기도 했었지요. 당신께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예요.

  그 때 떠오른 그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다시 떠올리면서 나는 그가 무엇을 위해 두 개의 수정을 건네었는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에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 그 수정을 루시에나가 두 개 건넨 일은 내가 구원해야 할 이가 두 사람임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나는 리렌에게 이제 알게 되었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리렌에게 분명한 목소리로 전하였다.
  "내가 구원해야 할 이가 두 사람임을 알리기 위함이겠지요. 물론 처음에는 한 사람만 구하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그 의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었어요."
  그러자 리렌은 자신도 분명 그 두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이전에 꿈 속에 나타난 루시에나가 나에게 카티샨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다시 주머니에서 수정을 꺼냈다. 그리고 하얀색 빛을 발하는 수정을 보면서 그 말에 대해 혼잣말을 하였다.
  '요정의 숲에서 자라는 수정들......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것이란 이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었던가. 수정들은 루시에나가 아닌 지금 내 앞에 있는 이들을 위한 것. 그렇다면 루시에나는.......'
  그 이후, 나는 상티아에게 그 수정들로 두 사람을 구원해 보겠음을 알렸다. 그리고 둘 중 반드시 구원해야 하는 카티샨의 곁으로 나아가 그의 가슴에 수정을 놓으려 하였다.
  그 후, 수정은 카티샨의 가슴에 달라붙듯이 놓여지고, 수정의 빛이 얼어붙은 카티샨의 신체로 스며들기 시작하였다. 그와 함께 하얀 증기가 쉴 새 없이 솟아올라 냉기가 사라지고 있음을 알렸다. 그와 더불어 카티샨의 신체에 유리창의 성에처럼 달라붙은 얼음이 녹아 내리면서 카티샨의 신체는 점차 온전한 상태로 되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동안 상티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점차 녹아 내리고 있어. 그렇다면 그의 생명도 구원받을 수 있을까."
  그러는 동안 계속 그를 감싸던 냉기가 승화되어 증기가 되는 과정이 반복되어 나타났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모든 냉기가 승화되어 그의 형체가 본래 상태를 되찾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신체는 마치 얼어서 죽은 자의 형체처럼 굳어 있으며, 손가락조차 미동을 하지 않아 아직은 사실상 되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에 이르고 있었다. 그와 함께 그의 목이 힘없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는 동안 수정이 불안정하게 빛을 발하면서 빛이 소년의 가슴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그 때, 그의 신체에서 연기가 치솟더니, 소년의 신체가 괴로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그와 함께 소년에게서 고통스러움을 드러내는 비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 목소리는 인간과 기계의 목소리가 뒤섞인 것이라서 상당히 괴이했다. 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순간, 상티아가 놀라며 나에게 물었다.
  "이 목소리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거?"
  이에 악마는 본래 기계 군단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라고 내가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기계화된 인간의 혼이 소년의 마음에 들어가면서 그런 목소리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 후, 나는 몇 걸음 더 뒤로 물러난 후에 혹시나 있을 사고에 대비하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소년에게서 한 차례 비명이 들려오더니, 다시 한 번 비명이 들려오면서 소년이 격하게 반응을 일으켰다. 그와 함께 한 차례 증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하얀 증기가 격렬히 방출되었고, 그와 동시에 수정이 소년에서 분리되어 멀리 날아가 나의 앞에 이르렀고, 그와 동시에 소년이 옥좌에서 쓰러져 바닥에 앞으로 누워 있게 되었다.

  수정이 소년에서 분리되자마자 그 수정을 왼손으로 잡은 후, 나는 쓰러진 소년을 향해 급히 다가갔다. 그 이후, 나는 소년의 앞에 앉아 그 얼굴이 나의 눈에 보이도록 하고서 상태가 어떠한지 보려 하였다. 냉기에 감싸여 있을 때보다는 나았으나, 소년의 신체는 여전히 차가웠고, 심장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잠시 후, 상티아 역시 그러한 그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드디어 끝났냐고 말하면서 나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나의 곁에 앉아서 나의 바로 앞에 누워있는 채 의식을 잃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소년의 모습을 보더니, 그 소년의 심장을 왼손으로 눌러보았다. 그 때, 내가 상티아에게 의식이 전혀 없고, 심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죽은 것은 아닌지 알아달라고 상티아에게 부탁하였다. 이에 상티아는 그렇지 않아도 그 일을 행하려 하고 있다고 말하고서 자신이 상태를 보겠다고 말하였다.
  그 후, 한 동안 상티아는 소년의 상태를 가만히 살펴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참 시간이 지났을 때가 되자 상티아가 소년에 대해 나에게 그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차가운 구역에 갇혀 있었을 지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있느냐고 묻고서, 내가 그 물음에 모른다고 답하자 곧바로 그에 대한 자신의 추측을 밝혔다.
  "적어도 한 달 이상 갇혀 있었던 거야, 이런 상태로. 실상 동면 상태라 칭할 수 있어. 일단 따뜻한 곳에 두고, 서서히 열기를 받게 하면 동면 상태도 끝나면서 회복될 수 있겠지. 그러니까, 죽었다고 볼 수는 없을 거야."
  그리고서 상티아는 수정을 손에 들고 있던 나에게 영혼의 상태 회복이 정말 중요한데,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이에 나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 후에 조금만 더 상태를 지켜보겠다고 답하였다. 그 때, 소년이 눈을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수정을 다시 주머니에 넣어놓을 무렵에 푸른 눈동자가 나의 눈앞에 드러났고, 이어서 소년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나와 상티아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누......누나? 누나.......? 엄마......? 여기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소년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 때, 내가 소년에게 정신이 든 것 같다고 말하고서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은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그 때, 소년이 나를 보더니, 자신이 위치한 곳이 어디냐고 천천히 물었다. 그 물음에 내가 그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소년이 어디에 와 있는지에 대해 묻는 일부터 행하였다.
  "지금 너는 악마의 신전에 있어. 악마에게 마음을 빼앗긴 후, 마왕 루시페르에 의해 여기에 있게 된 거야. 그런데, 너는 어쩌다가 이 곳에 왔는지,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니?"
  이에 소년은 자신은 누나 몰래 북쪽의 해안으로 날아갔다가 가슴에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박히고, 이어서 자신이 괴로워하다가 쓰러졌으며, 그 이후로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고 엄마와 누나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였다. 그 때, 내가 말하였다.
  "누나의 모습은 지금 바로 보게 할 수 있어."
  "정말? 누나...... 누나가 여기에 있어?"
  이에 나는 그렇다고 답하고서 마왕이 이어서 누나까지 납치했었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에 지팡이를 옥좌 앞에 꽂아놓고 소년을 두 손으로 들어올린 후에 왼쪽의 옥좌로 다가갔다. 그리고 옥좌에 앉은 소녀의 모습을 보이자 소년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소녀가 자신의 누나임을 밝혔다. 그 후, 소년은 어떻게 누나까지 마왕에게 납치되었느냐고 물었다.
  "미안. 마왕이 나와 친한 사람으로 변장해서 나와 그 아이를 속이고, 그 아이를 납치했었어. 진작에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했지. 내 잘못이야."
  그 이후, 나는 소년을 바닥에 내려놓고 자신이 소녀를 구해주겠다고 말하고서 주머니에 넣어놓았던 수정을 다시 왼손에 들어 옥좌로 다가갔다. 그리고 소녀 -르야나일 것이다- 의 가슴 근처에 그것을 놓았다. 그 후, 수정이 소녀의 가슴에 이르더니, 그대로 떠 있는 채, 하얀 빛이 소녀에게로 스며들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나는 창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의 뒤에 앉은 상티아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년에게 다가간 후, 그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 그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카티샨이라고 답하는 소년. 그리고 누나의 이름이 르야나임을 알렸다. 그러자 내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네 이름이 카티샨이로구나." 라고 말하고서, 지금껏 르야나와 함께 그를 찾고 있었다는 말을 건네고서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었지만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 르야나가 깨어나면 집으로 가자고 말하였다.
  그 이후, 나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르야나의 상태를 보려 하였다. 이미 수많은 하얀 증기가 방출되어 하늘로 올랐다. 그러다가 마침내 카티샨이 냉기에서 벗어날 때처럼 르야나 역시 온전히 냉기에서 벗어나면서 고개가 꺾여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수정에서 방출된 수많은 빛들이 르야나의 가슴속으로 스며들었고, 이어서 한 차례 하얀 증기가 폭발하는 듯이 그에게서 방출되면서 수정이 다시 나에게로 날아오자 그 수정을 두 손으로 잡아서 다시 주머니 안에 넣었다. 그리고 고개를 꺾은 르야나를 향해 다가가 그를 두 손으로 안고서 다시 카티샨의 곁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는 동안 르야나는 곧바로 천천히 눈을 떴고,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나의 모습을 보자 나의 이름을 천천히 부르며 결국 섬으로 와 주었구나, 라는 말을 한 이후에 카티샨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그를 내려놓고 카티샨의 모습을 보도록 하고서 옥좌 앞에 꽂아놓은 지팡이를 오른손으로 뽑아서 다시 제대로 들었다.
  그 이후, 르야나는 자신의 앞에 있는 소년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앞에 앉는 소년을 두 손으로 끌어안았다. 그리고 말 없이 한 동안 울음을 터뜨리기만 하더니, 기운이 없는 목소리를 내며 한 마디 말을 건네었다.
  "보고 싶었어."
  그 후, 나는 다시 주머니에서 왼손으로 수정들 중 하나를 들었고, 곧바로 기운을 잃어 상티아의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나는 르야나와 아직 앉아있는 카티샨의 모습을 보더니 그들 중 한 명에게라도 수정을 건네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생명의 힘을 발하는 수정이 있으면 적어도 둘 중 하나는 원기를 회복해 한 사람을 이끌고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카티샨의 앞에 앉아서 오른손에 수정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부탁하였다.
  "이번만큼은, 누나를 잘 보살펴서 집으로 데려다 줘. 너의 생명을 구원해준 힘을 발휘해 준 수정이야. 이 수정이라면, 틀림 없이 너와 누나를 잘 지켜줄 거야."
  그러자 카티샨은 알았다고 답하고서 잘 가지고 있겠음을 약속한 후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다. 수정 때문인지 회복이 빨랐던 카티샨은 힘들게나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오른손으로 르야나를 부축하고 있던 상티아가 카티샨의 모습을 보더니 왼손을 잡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카티샨이 아무 말 없이 그의 왼손을 잡자 상티아는 곧바로 르야나와 카티샨에게 앞으로 자신이 할 일을 알렸다.
  "이제 내가 르야나와 카티샨을 이끌고 집으로 갈 거야. 라르니온의 북부였지? 나타라도 갔으면 좋겠지만, 나타라는 앞으로 또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나타라는 이제 카티샨을 납치했던 마왕과 대결해서 다시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해. 그러니까, 같이 갈 수는 없겠네."
  이에 르야나는 "괜찮아." 라고 답한 후에 그러한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하였다. 그 이후, 자신도 상티아의 손을 잡겠음을 밝히고서 부축되는 채, 날아가면 상티아에게도 힘들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서 르야나는 나에게 자신에 대한 걱정은 이제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 다음에 모든 일이 끝나면 나와 카티샨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 후, 상티아의 오른손을 르야나가 잡자, 상티아는 천천히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그 때, 내가 르야나에게 집이 어디인지를 상티아에게 잘 가르쳐 줘야 한다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고, 이에 르야나와 캬티샨이 한 마디씩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의 말을 건네었다. 그 후, 상티아는 그들에게 "잘 부탁할게." 라는 말을 건네고서 잠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후에 세 사람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나에게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말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이제 나는 떠날 거야. 이 아이들까지 싸움에 휘말리게 해서는 안 되잖아. 사부님께 아발라로부터 정보를 얻어내서 어떻게든 이 아이들의 집을 알아낼 테니까, 나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도록 해. 그 대신, 너 자신에 대한 걱정은 많이 해야 할 거야. 이제는 정말로 혼자서 모든 결착을 지어야 하니까."
  그리고서 상티아는 잠시 발걸음을 옮기다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당부의 말을 건네었다.
  "이제까지도 나타라는 혼자서 잘 했으니까, 앞으로도 잘 하겠지만, 그래도 걱정되니까, 다시 한 번 부탁할게. 정말 조심해, 이제는 근거지로 가는 것이니까. 중심부가 끝장나면 모든 것이 끝이기 때문에 루시페르가 어쨌든, 그 곳의 기계 병기는 필사적으로 저항할 것이라는 예상 정도는 하고 있겠지?"
  그 후, 상티아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고, 반드시 살아 있어줄 것을 부탁하는 말로써 작별 인사를 하였다. 이어서 르야나가 이전부터 자신을 잘 지켜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말하는 것으로써 작별 인사를 하였고, 잠시 후 카티샨 역시 나에게 오른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하였다.
  그렇게 두 남매가 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상티아는 이제 가자고 두 남매에게 말하고서 그들을 이끌고 신전을 떠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옥좌 근처에 계속 머무르고 있던 나의 눈앞에서 온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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