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VIII. Cobalt Abyss : 5


  이윽고 빛은 3 쌍의 하늘색 날개를 펼치고서 천천히 공중으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 무렵, 빛의 바로 앞에서 하나의 자그마한 환상이 떠오르기 시작하였고, 이어서 환상은 여러 가지 모습을 나에게 보였다. 3 쌍의 날개를 펼친 빛은 그 이외에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첫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더운 대지 위를 걷는 수많은 공룡들로서,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없게 되었다고 알려진 이들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다. 이윽고 여러 곳에서 활약하던 공룡 및 수장룡과 익룡의 모습이 나타나다가 마침내 화산 지대에서 풀을 뜯으며 생활하거나 다른 공룡들을 잡아먹는 공룡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황폐화된 대지 위에서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던 공룡들의 모습이 나타나다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결국 하나씩 쓰러져 죽어 가는 공룡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땅에 묻힌 공룡들의 뼈들이 푸른색과 하얀색 그리고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환상 속에서 나타났다.

  그 이후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직립 보행을 하고 손에 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는 한 원숭이가 화산 지대 위를 걷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원숭이가 어둠 속에서 설원 지대를 홀로 걷는 모습이 나타나더니, 이윽고 그 원숭이가 한 초원에 이르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 이후, 원숭이가 막대기를 든 오른손을 높이 들더니, 그 막대기의 끝에 불꽃이 일어나면서 원숭이는 먼 옛날의 시가지에 이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계속 발달하는 시가지 속에 원숭이가 불을 일으키며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났으며, 마지막으로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연갈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수많은 탑들이 서 있는 검은 길 위에 원숭이가 뒷모습을 보이는 채,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탑들이 더욱 높아지고 문명이 최고조로 발달하는 곳에 이르면서 원숭이는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진 곳 위에서 나와 멀어져 가는 듯한 뒷모습을 보이며 서 있게 되었다.

  세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환상은 나라에 대한 분노 때문인지 함성을 지르며 밤을 맞이한 사막 위의 시가지를 뛰어가는 이들이 나타났고, 이어서 병사들이 그들을 잔인하게 죽여 시가지 일대를 시체들로 가득하도록 만드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 이후, 궁전으로 추정되는 한 화려한 곳의 모습이 나타나더니, 수많은 음식들을 호화스럽게 차리고 있는 식탁 위에서 무언가 이야기를 듣는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잠시 후, 남루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손에 창과 농기구 등을 들고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곧 병사들이 그들을 마구잡이로 참살하여 결국 시가지 일대가 시체로 뒤덮이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시가지와는 다른 분위기를 드러내는 궁전에서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짐승을 사냥하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반란을 일으킨 백성들을 인간 이하로 보는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이후에 문명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한 곳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전의 무리들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거리를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무리를 향해 한 무리의 군단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각자 손에 들고 있는 봉으로 사람들을 때려 마치 사냥감을 잡듯이 장갑 차량 안으로 집어넣었고, 일부는 총으로 쏘아 죽이기도 하였다. 포로 대규모의 사람들을 죽이기도 하였고,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까지 사냥감처럼 잡아들이기도 하였다. 거리는 그야말로 공포의 거리가 되어 있었다.
  그 모습이 나타난 후, 어느 화려한 궁전 같은 곳에서는 검은 겉옷을 입은 남자들이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략가들이 음모를 꾸밀 때처럼 무언가 음험한 목소리를 내며 이야기를 한 이후에 어디론가를 향해 떠나갔다. 그 이후, 그들은 한 화려한 연회장에서 화려한 옷차림을 한 다른 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였다.

  네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환상은 새하얗게 꾸며진 어느 집 앞에서 간청을 하는 한 가난한 남자의 모습과 그를 내려다보는 새하얀 옷차림을 한 어느 남자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 후, 새하얀 옷을 입은 남자는 남루한 옷차림의 남자를 하인들을 통해 내쫓아 버리고 말았다.
  이어서 시대가 변하고, 궁전과도 같은 어느 집 앞에서 낡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성문과도 같은 대문 앞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채, 모습을 드러내는 한 남자에게 무언가 간청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그 남자는 칼을 들어 낡은 옷을 입은 남자의 배에 구멍을 내었고, 잠시 후, 낡은 옷을 입은 남자는 구멍에서 붉은 액체를 흘리며 쓰러졌다.
  마지막으로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곳에서 평범한 옷차림을 한 어느 남자가 화려하게 꾸며진 한 집 앞에서 회색 겉옷을 입은 한 남자에게 무언가 사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곧 그는 그의 부하들인 듯해 보이는 검은 겉옷을 입은 남자 4 명에게 끌려가 집의 먼 곳으로 쫓겨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다섯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환상은 하얀 옷차림을 한 어느 여인이 기운 없이 주저앉아 있으며, 그 앞에 하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오른손에 칼을 든 채, 어느 여인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어서 그 환상은 아름다운 옷차림을 한 어느 연인이 갑주 차림을 한 병사들에 의해 갈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이후, 여인은 검은색을 띠며 치마 부분이 짧은 옷차림을 하고서 한 늙은 남자의 곁에 머무르게 되었다. 웃는 모습이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슬퍼하고 있었다. 그에 대한 설명은 없었으나, 여인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연상이 가능했다.
  그 이후에 하녀의 옷차림을 한 어느 여인이 주저앉아 있으며, 검은 겉옷을 입고 머리에 둥근 모자를 쓴 남자가 뒷모습을 보이는 채, 멀리 떠나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여인은 그저 슬피 울고 있었지만 남자는 그에 대해 무심했는지 자신의 길만을 걸어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환상은 더욱 문명이 발달한 어느 건물 안에서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며, 분홍색 겉옷과 흰색 얇은 옷, 그리고 푸른색 치마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소녀가 원형 탁자에 앉은 한 젊은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을 보게 된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소녀는 조용히 눈물짓다가 슬퍼하면서 돌아섰다. 하지만 젊은 남자는 그에 대해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아름다운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환상은 더욱 문명이 발달한 어느 곳의 밤거리를 보이고 있었다. 그 곳에서 하얀 상의와 검은색을 띠는 긴 치마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이로서 긴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이가 슬피 눈물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푸른색을 띠는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이로서, 소매가 없는 검은 상의와 푸른 바지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손에 소형 포로 추정되는 검은 물건을 든 채, 뒷모습을 보이며 여성과 멀어지고 있었다. 여성은 이어 크게 소리쳐 보기도 하였지만, 남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길을 갈 따름이었다. 그 때, 누군가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을 때, 남자는 말했다. 관계 없는 이는 알 생각도 하지 말라고. 그 모습을 보고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같은 여자로서, 나도 격앙을 했다는 것이었다.

  여섯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환상은 수많은 공장이 세워진 어느 검은 거리의 모습이었다. 공장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라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으며, 그런 하늘에서는 검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물 역시 검게 물들여졌으며, 추악한 냄새가 물에서부터 떠오르고 있었다. 지옥의 한 광경을 방불케 하는 곳. 그런 곳을 보면서 인류는 검은색을 좋아했던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이어서 숲의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그로 인해 동물들이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광경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숲을 불태우는 광경도 근처에 나타났다. 국가가 관장을 하는 듯이 대규모의 차량들이 나무를 밀어내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숲이 인류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데, 무엇을 위해 은혜를 배신으로 종지부를 찍는 것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 이후, 바다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바다의 물고기들이 죽임을 당할 처지에 놓인 모습이 나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근처에서는 한 무리의 배들이 어느 섬나라에서 인근 나라로 검은색을 띠는 물질을 보내는 광경도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그에 대해 검은 옷차림을 한 남자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변명만 가득했을 뿐, 사죄는 한 마디도 없었다.

  일곱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환상은 황무지 위에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 채 누워있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저편에서는 싸움을 반복하는 인류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어서, 불타는 한 초원에서 한 무리의 군단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시가지로 이어져 시가지로 진입한 병사들이 사람들을 마구 죽이고, 여인들을 납치하는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 마치 지옥에서 들어온 탐욕의 군단 같아 보였다.
  그 다음으로 문명이 발달한 시대가 되었고, 옷차림도 이전에 비해 많이 변화하였으나, 황무지에서 서로 포를 쏘고 서로 죽이는 광경은 이전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같은 인류끼리 사람들은 서로 증오하고 헐뜯고 죽고 죽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어서 산과 들판과 시가지로 무대는 옮겨지고 있었으나, 어디를 가도 지옥 같은 광경도 처참한 폐허만이 나타나고 있었다. 곳곳에는 불타버린 식물들과 동물들의 시체와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으며, 시가지의 폐허에서는 폭풍이 불어와 마치 망령의 울음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윽고 밤이 찾아오고 곳곳에서 가족을 잃은 자들의 울음 소리가 울려 퍼져 갔다.
  마지막으로 인류가 만들어낸 수많은 병기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 중에는 수많은 구역을 황폐화시키고, 자연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모는 병기들도 있었는데, 인류는 그 병기들을 강력한 힘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었다. 자기 자신마저 파멸시킬 수 있는 것들도 있는데! 물론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직접 그 실물을 보게 되니, 여러모로 놀랐다. 정말 놀랐다.

  여덟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환상은 아주 먼 옛 시대에 있었을 수많은 병사들에 의해 약탈되고 파괴되어 불타는 집들과 집에서 쫓겨나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어서 그 후대의 시대들에 있었던 파괴와 파멸 그리고 그로 인한 슬픔의 현장이 계속 나타났는데, 파괴되는 참상과 슬퍼하는 이들의 모습은 어느 시대나 비슷해 보였다.
  이어서 나의 눈앞으로 인류의 중세기에 해당될 시대의 한 모습이 나타났다. 드넓은 벌판. 그 벌판 위에는 하나의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그 기둥 위에는 아름다운 한 소녀가 하얀 옷을 입은 채, 묶여 있었다. 그리고 기둥 아래에는 수많은 나무들이 놓여져 있어서 기둥을 불에 태울 것임을 알리고 있었다. 기둥 앞에는 한 무리의 어린 소년들이 애원하고 있었으나, 결국 군사들이 나무 더미에 불을 놓았다. 이제 소녀는 기둥에 묶인 채, 불길에 태워질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인류 최악의 어리석음이자, 사타나엘에게 있어서 가장 큰 비웃음의 대상이었던 마녀 재판이었다!
  그 다음으로 성스러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군사들에 의해 무수히 맞고 총격을 당해 죽어 가는 광경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었다. 개중에는 태양신을 모시지 않는다고 성자와 비슷한 사람을 군사들이 마구 처형하는 장면도 나타나고 있었다. 이어서 태양신을 모시지 않는 자들을 정화한다는 명분으로 한 거리에서 군사들이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비참한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 이후, 나에게 하나의 광경이 나타났다. 검은 겉옷을 입은 국가의 지도자로 보이는 이들이 한 무리의 군중 앞에 서 있으면서 자신이 절대적인 정의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능력이 있는 자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만이 진리이며 약한 자, 어리석은 자들은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고 열렬히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열변을 하는 건물의 밖에는 한 무리의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이 군사들에 의해 끌려가고 있었고, 버려진 종이는 그 지도자가 귀족들만을 위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는 열변을 쓰고 있었다.
  다음으로 나타난 광경에서는 하나의 예배당과 그 예배당의 사제가 신도들에게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그는 외치고 있었다, 성경에 따르지 않는 모든 것들은 악마의 소산이라고. 그리고 사람들에게 정통적인 교리만이 진리이며, 악마의 뜻에 따라 지옥의 불길에 타오르지 않을 것을 열심히 강조하였다. 그러는 동안 내가 혼잣말을 했다, 악마는 바로 그와 같은 사람이라고.
  이어서 거칠고 파괴적인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거기서, 노래 부르는 이들은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천국은 지옥이라고 외치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은 성자들을 저주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추악하고 사악한 존재를 신으로 받드는 이들의 노래도 나의 귓가에 고스란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홉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환상은 샛별이라는 여인과 관련되어 있을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체가 된 인간의 팔과 다리가 묶여져 있었고, 그 주변으로 검은 가면을 쓰고, 하얀색을 띠는 겉옷을 입은 무리들이 칼을 들고 있는 채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 중 한 명이 마취 주사를 놓아 그 인간을 기절시키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 이후, 환상은 다른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깨끗이 씻겨진 뇌가 투명한 약으로 채워져 있을 병에 담긴 채, 공학자들에 의해 어디론 가로 옮겨지고 있었다. 그 근처에는 이전에 보았던 인간형 기계 병기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환상은 황폐화된 대지 위에서 땅에 묻힌 인간들의 뼈들이 푸른색과 하얀색 그리고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환상 속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환상은 나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 이후, 빛은 세 쌍의 날개를 펼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는 채, 나의 앞에 계속 머무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빛에게 환상을 보여준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빛은 나의 물음에 대답을 하는 대신에 자기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알리는 말부터 행하려 하였다.

슬픔에 잠긴 성스러운 혼을 가슴에 품은 자여.......
나는 '베니아(Venia)' 이라는 이름으로 칭해지고 있던 존재입니다.
한 사람의 의지에 의해 '루시푸그 로포칼(Lucifug Rofocal)' 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인공지능 전산 장치에 심겨져 인공지능 장치를 조종하여
기계들의 제어를 행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대는 하나의 사명에 의해 이 곳으로 인도되어 왔습니다,
바로 어리석어 수많은 과오를 범하였던 인류의 운명에 종지부를 내리고,
세계가 인류의 저주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
바로 그것이 그대가 가지게 된 하나의 사명이었으며,
그 사명에 의해 모든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내가 물었다.
  "그렇다면, 한 여인이 기계들에 의해 납치된 일부터, 모든 것이 사명에 의한 일이었던 거야!?"

그렇습니다. 인류는 한 지도자의 어리석은 야심에 의해
영혼까지 기계에 의해 침식되어야만 했고,
그로 인해 신의 저주를 받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인류가 해방되기 위해서는.......
인류 스스로가 멸망해야 한다는 길 외에 무엇도 선택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의 주인께서는 모든 죄를 짊어질 각오를 하시고,
사명을 부여하시어 그 사명대로 저를 비롯한 72 전사가 행동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말 없이 그의 이야기만을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가 이야기를 마칠 무렵, 내가 그에게 지금까지 보인 환상은 인류가 멸망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리고, 나를 비롯한 정령들이 그것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냐고 물었다.

그렇습니다. 인류는 고대 이래로 수많은 어리석음을 범하였고,
그 어리석음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대부터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그 방안을 발견할 의지도 마련하지 않은 채,
스스로 멸망의 길을 걸어 결국 종 자체가 사라질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이상,
저는 이 곳을 찾아올 당신과 같은 정령을 비롯한 세상의 주인이 될 정령들에게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을 알리고자, 환상들을 보여드렸던 것입니다.

  이에 내가 아직 구 인류는 남아있을지도 모르며, 대륙의 곳곳에 가족 단위나 개인 단위로 흩어져 있으면서 삶을 꾸려가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분명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언젠가는 늙어가다가 죽게 될 것이며,
최후의 인류가 사라지는 순간, 인류의 운명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공룡이 멸망할 때, 그들의 흔적을 무심히 바라보았다가,
이제는 겨우 1 만년만에 그들의 뒤를 따르는 인류의 모습에 대해,
인류의 일원이었던 저는 그저 한탄스러운 회한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리고 루시페르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주인께서는 산의 밖에 나가 계십니다.
당신께서도 이 통로를 거쳐 산에 위치한 하나의 구멍을 빠져나가 하늘에 닿으시면
그 분의 모습을 금방 찾아내실 수 있겠지요.
그 분께서는 모든 일이 일어나셨음을 알아차리시고, 밖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한 그 분과 만났을 때, 당신의 마지막 사명이 시작되겠지요.

  그 이후, 빛에서부터 하얀 빛 줄기들이 모이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베니아라 자신을 칭한 존재는 끝이 다가왔음을 알아차렸는지, 죽어가는 사람의 목소리를 내며 말을 이어갔다.

정령의 전사여.......
힘의 근원을 잃은 저는 이 세상에서 사멸하게 됩니다.......
그 전에 당신께 사라질 운명에 놓인 인류를 대표하여 인류의 마지막 말을 전할 터이니,
부디 기억하시어 후세를 위해 꼭 전해주도록 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는 정말 유언을 남기 듯이 말을 남기기 시작하였다.

인류가 신에게 벌을 받아 버림받았음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가슴 깊이 각인해 주십시오.
그리고 1 만 여 년이라는 지극히 짧은 기간만을 살아온 인류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시어 후세까지 길이 기억할 수 있도록.......

억울한 사람들의 원혼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하십시오.......
원한은 세계의 의지를 원한의 근원이 있는 곳으로 돌리고,
마침내는 죄를 저지르는 세상과 인류가 세계의 의지에 있어서 적이 되게 합니다.

천성에 의해, 재산에 의해 사람이 차별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 주십시오.......
사람은 본래 같은 천성을 가지며 태어나며,
근본적으로 서로 함께 살 수 있도록 운명지어져 있습니다.
그것에 인위적으로 금을 내어서는 아니됩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이들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하십시오.......
사랑이란 원죄를 짓고 살아가는 이들도 천궁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희망의 빛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 사랑을 저버리는 일이란
스스로의 영혼을 사타나엘의 영전에 바치는 일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새로 태어난 인류에게 전해주시길.......
자연의 산물들을 해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입니다.
인류는 자연에서 태어났으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일부 어리석은 자들이
인류가 신에게서 태어났다고 주장하거나 우주에서 왔음을 주장하여,
자연에 대한 오만함의 인식을 갖도록 하였으며,
그로 인해 인류는 수많은 자연의 산물을 파괴하였고,
그 죄악에 대해 신은 진노 후, 인류에게 벌을 내리어
인류를 증오하는 정령들이 태어나도록 하였습니다.
만약,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정녕 인류는 이 세계에서 존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서로가 서로를 죽게 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고대 이래로 수많은 탐욕과 증오는
무의미한 생명의 죽음과 분출하는 피가 대지에 스며드는 재앙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올바른 정의가 이 세상에 세워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정의가 무너진 시대는 혼란을 불러왔고,
그 혼돈은 인류의 마음에 파탄을 가져왔습니다.
그 재앙이 이 세상에 반복되어 수많은 이들이
고통에 잠기는 시대가 도래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을 해 주십시오.

  그 후, 베니아는 그 말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임을 알렸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의 기운이 모여 구체가 되어 본래의 빛을 감싸는 동안 베니아는 기운을 잃어 가는 목소리를 내며 말을 건네었다.

이제 이 세인트 그레고리아의 신전은
저의 마지막 명령을 받아들여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
그 전에 산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통로로 탈출하시어, 하늘에 이르십시오. ......
부디 그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곁으로 돌아가 주십시오.
제가 당신께 드릴 수 있는 마지막 부탁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베니아는 빛 줄기들을 방출하면서 폭음을 일으키기 시작하였고, 이어서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파동이 한 차례 방출되면서 새하얀 빛이 구체 상으로 폭풍과 함께 방출되면서 베니아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메아리치는 폭음과 함께 빛이 사라지면서 구체는 결국 나의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와 동시에 통로 일대가 진동을 하면서 통로 곳곳에서 붉은 화염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 때, 아발라가 위험하니 빨리 탈출하라고 외쳤고, 이에 나는 알았다고 답한 다음에 곧바로 통로 위쪽으로 나아가며 탈출을 시도하였다.

  그렇게 탈출을 행하는 동안, 통로는 계속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화염이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전체적으로 파랗게 보였던 통로가 거의 붉게 보이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위로 날아오르며 탈출을 시도하였고, 그러다가 내가 통로 위쪽의 바위로 이루어진 통로를 지나, 그 너머의 화구처럼 생겨나 있는 산꼭대기의 구멍을 지나치고 그 위의 하늘로 날아오를 무렵, 나의 뒤쪽에서 대규모의 폭발이 나타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하늘과 바다 일대를 뒤흔들듯이 울려 퍼졌는데, 사탄이 파멸하면서 내는 지옥의 세계가 붕괴하는 소리란 저러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 소리를 듣는 동안 잠시 떠오르기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뒤로 돌아보지 않고 가슈니히데가 보이는 곳을 향해 있는 힘을 다해 날아가려 하였다. 그 때, 리렌이 기계 제어 장치에 대해 알아낸 바가 있다면서 그것에 대해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루시페르는 자신의 영력을 담은 구체 '베니아' 를 기계 제어 장치 '루시푸그 로포칼' 에 이식하고, 그 힘으로 모든 기계들의 제어를 그 기계 제어 장치가 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전쟁을 행해 왔었어요."
  그리고서 잠시 말이 없는 모습을 보이다가, 곧바로 기계 제어 장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루시페르는 그 기계 제어 장치 '루시푸그 로포칼' 에게 구 인류 스스로가 멸망할 수 있도록 명령을 내렸고, 그와 함께 구 인류의 남은 병력 전체가 무의미한 돌격을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해요. 애당초 그들은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고 있으면서 나타라 씨께 도발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나타라 씨께서 구 인류의 전력을 멸망시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서 리렌은 나 자신도 알겠지만, 이제 곧 나는 기계 군단의 수장이자 7 대 악마의 두령이기도 한 루시페르와 맞서게 될 것이라고 말한 다음에 그에 이어서 루시페르에 대해 몇 마디 말을 건네었다.
  "루시페르는 모든 기계 군단 중에서 유일하게 이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자이며, 기계 군단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존재에요. 레하라도 처음에는 고전하였던 만큼, 나타라 씨께도 만만치 않은 상태가 될 거예요. 다만, 모든 것을 잃고, 사실상 기계 군단의 세력을 다시 일으킬 수 없게 된 루시페르가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짓는 가에 따라, 싸움의 상황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매우 크겠지요."
  그 후, 마지막으로 리렌은 금지된 섬을 지나 가슈니히데 근방으로 나아가는 나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항시 주의하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아발라가 나에게 상티아가 돌아와 르야나와 카티샨을 안전하게 자신의 집으로 인도하였음을 밝히고서, 이제 자신이 두 남매를 데리고 상티아의 집을 떠나 르야나의 집으로 갈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서 무사히 섬을 빠져나와서 다행이라고 말하고서, 열심히 싸움을 행하느라 수고가 많았다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 후, 그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이제 자신은 두 남매를 집으로 데려다 준 후, 곧바로 아세라이아에 위치한 집으로 갈 것임을 알린 후에 정말 마지막으로 나중에 또 만나자고 나에게 밝은 목소리를 내며 약속하였다.
  이에 나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알았어, 기대하고 있을게!" 라고 화답한 후에 그와의 연락을 마쳤다. 그리고 다른 말 없이 가슈니히데 근방의 해안을 지나 그 너머의 바다로 계속 나아가려 하였다.


Act VIII. Cobalt Abyss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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