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나는 그가 만들어내는 붉은 궤적을 두 번 정도는 뒤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위로 뛰어오르거나 일시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피해냈다. 그러나 세 번째로 다가오는 붉은 궤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여, 일단 나의 칼날로 막아내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칼날들은 나의 의도대로 서로 부딪쳐 격렬한 빛을 일으켰다.
  두 칼날이 부딪친 후, 루시페르는 나의 칼날을 밀어내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나는 기합 소리를 내면서 역시 있는 힘을 다해 그러한 그의 칼날을 밀어내려 하였으나, 큰 힘을 가하여도 나는 그의 칼날이 그를 향하도록 하지는 못하였다. 다만, 두 칼날이 나를 향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힘에 부치기 시작하면서 결국 칼날들이 나를 향해 밀려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말았다.
  "안 돼, 이대로는.......!" 그 모습을 보며 내가 놀라면서 자그마하게 말한 다음에 두 칼날들이 서로 밀고 밀리는 상황에서 내가 벗어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물러날 준비를 행하였다. 그러다가 결국 나는 지팡이에서 칼날이 사라지도록 함과 동시에 지팡이를 놓으면서 뒤로 물러났고, 이에 루시페르는 곧바로 나를 향해 돌진하려 하였다. 그와 동시에 나는 빠른 속도로 아래로 날아 내려가 이미 해안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지팡이를 향해 다가가서 그 지팡이를 다시 오른손으로 잡은 다음에 박차 오르듯이 다시 하늘로 오르려 하였다.
  "그 정도의 일까지 행하시다니, 과연 저의 군단을 파멸이라는 운명을 전해주신 분답습니다."
  이에 나는 답을 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페르는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사라지게 하고서, 나를 향해 전진하며, 자신의 바로 앞에 네 개의 붉은 구체가 생겨나도록 한 다음에 그 구체에서부터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들을 방출하도록 하였다. 이에 나는 우측으로 날아오르며 피한 다음에 그를 향해 푸른색을 띠는 빛들이 곡선을 그리다가, 빠른 속도로 직진하면서 루시페르를 향해 날아가도록 하였다.
  푸른 빛이 루시페르에 몇 번 타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잠시 멈추었을 때, 나를 향해 두 손을 내밀고 있던 루시페르의 붉은 구체에서부터 붉은 기운으로 이루어진 줄기가 방출되어 날아가는 모습이 나타났고, 이에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빠르게 좌측으로 날아갔다. 다행히도 붉은 기운이 나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그 후, 루시페르는 다시 나의 앞에 이르고서 4 개의 푸른 구체를 방출하여 좌우에 2 개씩 위치하도록 하고서, 자신의 곁에 보라색 구체가 머무르도록 한 다음에 푸른 구체들이 둥글게 돌며 나를 향해 날아가는 푸른 불꽃들을 불러오도록 하면서 자신은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 붉은 광선을 방출하였다.
  그 대열의 움직임 속에서 틈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에 결국 나는 그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을 내리고서 원을 그리는 불꽃들의 속도가 빠르지 않음을 이용, 그 불꽃들의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방식으로 위험을 극복하려 하면서 하늘색 원이 루시페르를 가리키도록 하며, 그를 푸른 광선으로 계속 공격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것들만이 위협의 전부는 아니었다. 보라색 구체에서부터 3 개씩 곡선을 그리며 보라색 기운이 날아왔고, 그것이 원을 그리는 불꽃들의 위협에 대처하는 나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보라색 기운이 날아오기 시작한 이후부터 나는 불꽃들의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과정을 행하면서 불꽃과 더불어 보라색 기운에 맞지 않도록 조심하려 하였으나, 결국 한 번 보라색 기운 3 개에 동시에 타격을 받는 상황을 겪고 말았다. 그러나, 나의 몸에 닿자마자 보라색 기운이 사라지며, 루시페르가 겪었을 때처럼 유리가 타격을 받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 현상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은 없어서 단지 나에게 루시페르가 가진 것처럼 무언가가 생긴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만 할 수 있었을 따름이었다.
  그 이후, 푸른 구체에서부터 각자의 전방 3 방향으로 하나씩 고속으로 자그마하고 푸른 불덩어리들이 방출되어 나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좌측 불덩어리들의 대열 사이의 틈새로 조심스럽게 나아간 다음에 그 틈새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 공격을 행하였다. 그러는 동안 이번에도 어김없이 보라색 구체에서부터 보라색 기운이 3 개씩 나를 향해 곡선을 그리며 다가와, 불꽃들의 틈새에 있으려 하는 나에게 이전보다 더욱 큰 괴로움을 전해 주었다. 자칫하면 불꽃에 의한 타격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불꽃들이 더 이상 발사되지 않게 될 때에 루시페르가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자신의 전방으로 붉은 광선을 방출한 후에 이번에는 푸른 구체에서부터 굵은 광선이 방출되어 각 구체의 전방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다. 이번에는 대처가 더욱 쉬웠다. 광선들 사이에 계속 머무르고 있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보라색 구체에서부터 보라색 기운들이 3 개씩 곡선을 그리며 나를 향해 다가오기도 하였으나, 이번에는 큰 위협이 아니었다.
  푸른 구체에서부터 광선 발사를 행하는 일을 끝낸 후, 루시페르는 좌우 2 개씩 위치하고 있던 구체들을 나를 향해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푸른 광선으로 변화시켜 2 ~ 3 회 정도 추적을 하도록 한 이후에 각자 다른 방향으로 직진하도록 하면서 나의 눈앞에서 사라지도록 하였다. 보라색 구체도 곧 이어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 이후, 루시페르는 다시 한 번 붉은 화염이 손에서 일어났고, 잠시 후에 그 화염에서부터 검은 지팡이가 나타나고, 이어서 그 지팡이의 끝에 붉은 칼날이 생겨났다.
  그 모습을 본 이후, 나는 다시 한 번 지팡이에서 푸른 칼날이 생겨나도록 하고서 그러한 그가 나에게 돌진하기 전에 일단 내가 공세를 펼쳐야 하겠다고 판단을 내리고서 그를 향해 다가간 후, 그의 머리를 칼로 내리치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예상한 대로, 루시페르는 그러한 나의 칼날을 자신의 칼날로 막아낸 후, 곧바로 나를 나의 왼쪽 방향에서부터 칼날을 휘둘러 나를 공격하려 하였다.
  그 공격을 칼날을 위로 움직여 막아낸 후, 그의 머리를 칼로 왼쪽 위에서부터 대각선 방향으로 베어내려 하였으나, 이 역시 루시페르에 의해 막혔다. 이어서 루시페르는 자신의 칼날로 나의 왼쪽 어깨를 찌르려 하였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칼날을 위로 올린 다음에 그 칼날로 왼쪽 어깨를 향하는 붉은 칼날을 내리치는 방식으로 그 칼날에 의한 공세를 막아냈다.
  이어서 나는 그의 지팡이가 내려간 틈을 노려 그의 가슴을 찌르려 하였으나, 루시페르가 곧바로 나의 칼날을 오른쪽 아래에서부터 대각선 방향으로 자신의 칼날로 치면서 그 공격을 막아낸 후에 나의 가슴을 칼날로 강하게 베려 하였다. 그러자 나는 다시 한 번 칼날로 올려 베는 방식으로 그 칼날을 막아냈다.
  한 동안 이런 식으로 계속 칼날들이 서로의 적을 향하다가, 적의 칼날에 의해 막혀 공격을 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어 갔다. 이에 루시페르는 지쳤는지, 칼날과 지팡이가 사라지도록 한 후, 갑자기 빠른 속도로 자신이 나아가던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나 역시 지팡이에서 칼날이 사라지도록 한 후, 그러한 루시페르를 추격하려 하였다.
  그 이후, 루시페르는 나보다 낮은 높이에서 날면서 계속 나에게서부터 도망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때, 그러한 루시페르의 주변 4 곳에서부터 붉은색을 띠는 원형 방진이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그 원형 방진에서부터 붉은 구체들이 생겨나, 나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하늘색 원이 루시페르를 가리키고, 그 루시페르를 향해 정령에서부터 푸른 광선이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도록 하는 동안 나의 주변 곳곳으로 나아간 붉은 구체들이 아무 방향으로나 하나씩 붉은 광선을 발사하면서 나를 위협하려 하였다.
  3 회 정도 구체가 광선을 발사하고 사라진 후, 이번에는 루시페르의 주변 4 곳에서부터 푸른색을 띠는 원형 방진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그 원형 방진들에서부터 내가 위치한 곳과 그 주변 일대로 푸른색을 띠는 가느다란 광선들이 발사되어 나아간 후에 목표로 한 곳에 나아가자마자 폭발, 구체의 형상으로 푸른 불꽃이 일어나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계속 같은 방식으로 루시페르를 공격하면서 폭발과 불꽃에 의한 위협을 재빠르게 움직이는 일을 반복하면서 피해내려 하였다.
  그 이후,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주변 4 곳에서부터 보라색을 띠는 원형 방진을 생겨나도록 하고서, 그 원형 방진들에서부터 몇 개씩 보라색 광선이 방출, 그 광선들이 나의 앞에 이르고서 폭발하여 보라색 불꽃이 폭풍과 함께 일어나도록 하였다. 그리고 낮은 높이에서의 공격을 중단 후, 나와 상당히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하늘의 높은 곳을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나보다 높은 곳에 이른 후, 루시페르는 나를 향해 다가오는 모습을 보이면서 나를 향해 수많은 화염탄들이 집중적으로 나아가도록 하였다. 이에 나는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 공격을 피해내다가, 잠깐 동안 이어진 공격 후에 루시페르가 다시 나의 앞으로 나아가려 할 즈음에 지팡이를 통해 루시페르를 공격할 준비를 행하였다.
  그리고 루시페르가 나의 바로 앞에 이르자마자 나는 지팡이에서부터 여러 방향으로 광선이 나아가도록 하다가, 그 광선이 하나로 집중되도록 하면서 루시페르의 가슴 부분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타격을 받고 당황하였는지 그는 경직된 채, 계속 광선에 의한 타격을 받을 뿐, 다른 행동은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광선 발사가 중지될 무렵에, 몇 차례 유리가 깨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루시페르에게 또 다시 생겨난 막이 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이후에 가슴 부분의 장막은 깨어져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려 하였다. 우선 하늘색 원이 루시페르의 가슴 부분을 가리키도록 하고서 그 원을 향해 16 개의 푸른 광선들이 일제히 날아가도록 하였다.
  광선이 한 곳에 모이면서 폭발, 폭발된 곳에서부터 푸른 빛이 구형을 이루며 발산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그와 더불어 루시페르는 가슴 부분에 충격과 열에 의한 피해를 입고, 이어서 빛의 기운에 의한 피해를 입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나는 지팡이에서부터 직경이 나의 키 만한 푸른 광선이 그를 향해 방출되도록 하여 그러한 그에게 계속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그리고 광선 발사가 끝날 무렵, 몇 차례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또 다른 막이 있었는데, 역시 깨어진 듯 싶었다.
  그 후, 루시페르는 자신의 두 손에서부터 하나씩 푸른 빛과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를 방출하였고, 각 구체들은 4 개로 분열되어 시계 방향 혹은 반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구체들의 무리가 되어 나를 위협하려 하였다. 그 위협을 잘 피하면서 나는 루시페르를 4 쌍씩 방출되는 푸른색 빛이 루시페르의 가슴과 어깨 부분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였다. 이제는 그를 보호할 막이 없었는지 이번에는 갑주에 빛이 직접 닿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나를 향해 계속 곡선을 그리며 나를 추적하는 푸른색 그리고 붉은색 광선을 잇달아 방출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에 나를 향해 날아와 검은 지팡이와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검을 보이며 돌진 후, 나를 베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이어서 다시 뒤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이전 때처럼 곡선을 그리는 광선들을 방출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였다.
  그가 곡선을 그리는 빛들을 계속 방출할 때 그리고 잠시 휴식을 취할 때가 나에게 있어서는 공격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 기회를 노려 정령을 통해 곡선을 그리는 푸른 빛 4 쌍을 방출하고, 지팡이에서는 여러 방향으로 나아가는 빛들이나 원이 가리키는 루시페르를 추적하는 16 개의 곡선을 그리는 가는 광선으로 타격을 가하였다. 하늘색 원은 그의 가슴 뿐만 아니라 양 어깨의 갑주에도 생겨났으며, 그로 인해 양 어깨의 갑주 역시 내가 방출하는 푸른 빛들에 의해 타격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계속 푸른 곡선들로 루시페르에 타격을 가하면서 루시페르의 갑주를 부수려 하였다. 그러더니 이제는 그의 머리에도 하늘색 원이 생겨났으며, 그의 머리에도 푸른 곡선들이 날아가 타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루시페르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으며, 그로 인한 위험에 빠질 뻔한 적도 있었다.
  한 동안 그렇게 공격이 이어지는 동안 나와 루시페르 사이의 거리는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가까워지면서 나는 루시페르의 모습을 항시 자세히 볼 수 있게 되었다. 흉갑과 견갑은 이미 망가지고 있었으며, 머리 부분의 유리도 심하게 금이 가 있었다, 이미 붉은 눈동자는 찾을 수 없게 된 지 오래. 그러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제 그의 운명이 끝에 도달하였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내가 루시페르의 바로 앞에 이르렀을 무렵, 나는 루시페르가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고, 우선 지팡이에서부터 16 개의 곡선을 그리는 빛들이 원이 가리키고 있는 루시페르의 가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도록 하고서 곡선이 발사되자마자 지팡이에서부터 푸른 칼날이 생겨나도록 하였다.
  이어서 그의 흉갑을 향해 날아간 곡선들이 일제히 한 점에 닿고, 그로 인한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나는 폭발이 일어난 지점을 향해 나아가, 그 지점을 강하게 칼로 찌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시페르는 몸을 움직여 검은 지팡이와 붉은 칼날이 생겨나도록 하였으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한 번 칼로 찌르고, 빛이 사라질 무렵에는 수차례 내리치고 베기까지 했었다. 루시페르는 처음의 그러한 공격에는 견디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칼날로 나에게 반격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루시페르가 공세에 들어서는 모습을 본 이후, 루시페르가 나에게 돌진을 행하고, 이어서 푸른색과 붉은색을 띠는 빛으로 나를 위협한 이후, 다시 잠시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이려 하기 시작하자, 나는 지팡이에서 푸른 칼날이 사라지도록 하고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다시 한 번 공격을 행하려 하였다.
  이전과 같은 수순으로 공격을 밟은 후, 마지막으로 푸른 칼날로 수차례 그를 다시 한 번 베어낸 후에 마지막으로 그의 흉갑 중심을 강하게 한 번 찔렀다. 그와 함께 그 공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였는지, 루시페르의 흉갑 중심에서부터 한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가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가 불길에 타오르듯이 사라짐과 동시에 견갑을 비롯한 갑주 곳곳에서부터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루시페르는 결국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폭발을 계속 일으키면서 아르나이 초원으로 추락하던 루시페르의 흉갑, 그 중심으로 하얀 빛 줄기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그가 아직 공중의 높은 곳에 있을 무렵, 그 빛 줄기가 하나의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를 형성하여 루시페르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빛이 조금 더 아래로 떨어졌을 무렵, 한 차례 폭발과 함께 빛의 기운이 주변 일대로 발산하고, 이어서 한 차례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파동이 발산됨과 동시에 붉은 화염이 주변 일대로 발산하면서 잠시 동안 쪽빛을 띠는 하늘, 그 일부를 붉게 장식하였다.

  72 전사로 지칭되는 기계 병기들과 인간의 뇌와 심장을 품은 기계 군단을 거느리고 있던 존재로서, '기계의 신' 이라 칭해졌을 루시페르는 그렇게 최후를 맞았다. 금지된 섬과 라르니온 중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던 구 인류의 마지막 흔적 역시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실상 여기서 끝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데시아 산 근방의 상공에 위치한 이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상공에 계속 머무르고 있으면서 계속 상황을 지켜보려 하였다. 루시페르의 최후가 모든 것의 끝이 아님을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존재가 나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리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루시페르의 근원이자, 모든 일의 시초라 여기어질 만한 그러한 존재가.......

  그리고 그 예감대로, 나의 귓가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이것으로 운명의 시간은 드디어 찾아오게 되었군요. 지금이야말로 모든 것을 종결지어야 할 때. 이제 스스로의 운명이 당신의 앞길을 어떻게 열어갈 수 있을는지를 시험하도록 하십시오. 그 결착은 바로 당신의 미래를 움직일 운명, 그 자체가 될 것입니다."
  그 말이 끝난 후, 한 동안 정적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이미 폭풍은 그치고, 그 흔적만이 하늘의 곳곳에 남았을 따름이었다. 그와 함께 하늘 아래에서 지상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을 별들의 모습도 다시 나타나게 되었다. 그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돌아보려 할 무렵, 나의 눈앞으로 금색 날개를 펼친 한 사람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는 나처럼 푸른색의 긴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아니, 아직은 소녀라 불러도 괜찮을까. 그는 검은색을 띠며 몸에 붙는 검은 옷을 입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유난히 크게 부풀어오른 가슴과 하나의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가는 허리, 그리고 곧은 다리 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푸른색을 띠는 눈을 뜨고 있는 채, 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한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 때는 지금의 라르니온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샛별' 이라 칭해졌던 여인. 그리고 시간이 지나 모든 것을 잃은 슬픔과 분노로 인류의 기계화를 주도하였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행하고, 기계의 신으로 등극하였던 '루시페르' 그리고 항상 나에 의지하며 살아갔던 '루시에나' 라는 세 개의 이름을 가진 여인이었다.
  여인은 나의 모습을 보면서 꿈 속에서 들었던 샛별의 목소리 혹은 루시에나의 목소리와 비슷한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를 내며 이제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는 말을 건넨 이후로 곧바로 나에게 마음의 준비는 되었느냐고 나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그 이후, 나는 그 여인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그의 물음에 대한 답을 하는 대신에 그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당신....... 예전의 샛별 씨가 맞지요?"
  이에 여인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나에게 샛별이라는 여인은 이미 죽은 지 오래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그가 자신이 사랑하던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는 이미 죽었으며, 그를 대신하여 그 몸에는 증오의 화신이었던 악마 '루시페르' 가 자리잡게 되었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내가 샛별이라는 여인의 의지를 루시페르가 이어 복수를 행한 것이라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냐고 묻자, 여인은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러자 내가 그러할 리가 없다고 말한 다음에 곧바로 그에게 말하였다.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지를 드러낼 수는 있어도, 그 의지를 온전히 모사하지는 못하지요. 재현하고 싶어도 결국에는 한계에 부딪치게 마련이에요. 만약에 루시페르가 당신을 대신하여 나타난 별개의 존재였다면, 당신은 라르니온의 정부에 속하였던 자들을 철저하게 짓밟지 못했겠지요. 그런 증오는 루시페르라는 존재가 당신과의 별개인 존재가 아니라 당신께서 만들어 낸, 당신의 또 다른 인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그러자 여인이 나에게 그렇다면, 어찌하여 자신이 루시페르로서의 모습을 보였을 때에는 별개의 존재를 보는 듯이 대하였느냐고 묻자, 나는 그 물음에 또 다른 인격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싸움의 의지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별개의 존재인 것처럼 대하고 있었다고 답하였다. 그러자 여인은 루시페르라는 존재의 정체를 알게 된 이후부터 예상했던 나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언급에 대해 나는 여인에게 그렇다면, 나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여인은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싸움의 종결과 함께 자신을 죽이려 할 것이라고 말한 다음에 정령의 세계에 재앙을 끼치고, 오스트발트 남매에 괴로움을 안겼으며, 나를 속이기까지 한 자신이 나와 맞서고 패한 이후에는 더 이상의 삶을 이어가지는 못하리라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음을 나에게 밝혔다.
  그 말을 듣고서 나는 나 자신이 여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밝히고서, 다만, 잠시 동안은 살 수 있게 할 것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그 이유로써, 여인으로부터 한 가지 알아야 할 사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건네었다.
  이에 여인은 나에게 차가운 느낌을 주는 목소리를 내면서 혹시 자신으로부터 모든 일의 진실에 대해 듣기를 원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말을 건넨 다음에 나에게 말하였다.
  "에클린츠 경은 분명,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그 진상에 대해 알기를 원하실 것이라 저는 항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을 당신이 알 수 있는 때가 아닙니다. 모든 진실을 알기를 원하신다면, 당신께서 거치셔야 할 하나의 일이 있겠지요."
  그 후, 여인은 나의 모습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말을 건네었다.
  "에클린츠 경, 더 이상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있어 온 싸움의 결말을 이제 내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나는 곧바로 화답의 말을 건네었다.
  "이제 더 이상 당신께 들을 수 있는 말씀은 없겠군요. 좋아요, 마지막 단계까지 준비는 이미 마친 만큼, 각오는 되어 있어요. 그 쪽도 각오를 하지 않으신다면 이 싸움에서 삶이라는 운명을 당신께서 가져가실 일이란 결코 없을 것임을 명심하세요!"
  그 이후, 여인은 두 날개를 곧게 펼치고서 나를 향해 돌진해 오기 시작하였고, 이에 나는 아래로 움직여서 그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잠시 후, 나의 먼 뒤쪽에 이른 여인은 곧바로 루데스 동부의 바다를 향해 날개짓을 하며 날아가면서 나에게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곧바로 그러한 여인의 뒤를 쫓아가면서 정령으로 하여금 곡선을 그리며 적을 추적하는 푸른색 빛을 방출하여 그에게 타격을 가하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여인의 곁에 두 개의 하얗게 빛나는 정령이 생겨나더니, 그 정령들에서부터 나를 향해 수많은 하얗고 짧은 빛 줄기들이 방출되어 나를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빛들의 무리는 넓게 퍼지지는 않고 있었기에 빛 줄기들이 날아가는 구역을 잘 예측하여 무사히 피해낼 수 있었다.
  한참 해안을 향해 나아가다가 마침내 바다에 이르자, 여인은 어느새 오른손에 쥐어진 하얗게 빛나는 지팡이에서 내가 불러올 수 있는 것처럼 파랗게 빛나는 칼날을 불러와 나를 향해 다시 돌진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그 공격을 같은 모양새를 가진 나의 칼날로 막아내면서 정령으로 하여금 4 쌍씩 곡선을 그리는 푸른 빛들로 여인을 공격하도록 하였다.
  서로의 칼날이 몇 번 부딪치고, 이어서 두 사람의 칼날이 다시 사라질 무렵, 여인은 나의 오른편으로 나아가려 하였고, 이어서 여인이 거느리는 각 정령에서부터 6 개씩 곡선을 그렸다가 나를 향해 고속으로 직진하는 형태를 보이는 하얀 빛 줄기들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이곳저곳으로 움직이며 그 공격들을 겨우 피해낸 다음에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여인의 뒤를 쫓아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도중, 여인이 거느리는 한 쌍의 정령들에서부터 하나씩 푸른 빛들이 방출되는 광경이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여인의 정령에서부터 방출된 빛들은 한 동안 나를 추적하며 날아가더니, 잠시 후에 폭발, 푸른 불꽃이 구체의 상을 이루도록 하며 발산하도록 하였다. 폭발하기 전의 빛들이 나를 집요히 쫓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피해 도망다니는 일은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그렇게 내가 빛들을 피해 도망다니면서 앞으로 날아가는 동안 여인은 반 바퀴 돌아 다시 해안과 아르나이 초원의 상공을 향해 날아가면서 나를 향해 푸른색을 띠며 번개의 기운을 일으키는 구체들을 지팡이에서부터 하나씩 방출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공격을 이리저리 움직여 피해낸 후,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초원과 바다를 오가려 하는 여인의 뒤를 쫓으며 그에게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여인이 나의 좌측 먼 곳에 위치하였을 때, 나를 향해 여섯 개씩 하얀색을 띠는 곡선을 방출한 후, 그것들이 한 곳에 모여 폭발, 푸른색을 띠는 불꽃의 무리가 폭발 지점에서부터 발산하는 모습을 한 번씩, 6 번 보인 다음에 하늘의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에게 정령이 위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였고, 잠시 후, 나는 잠시 뒤로 고개를 돌렸다가, 나를 향해 푸른 빛 줄기들이 세찬 기세로 날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다급히 뒤쪽으로 돌아선 후, 빛 줄기들의 발사를 마치고, 어느새 푸른 칼날을 불러와 나를 향해 돌진해 오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지팡이에서 칼날이 방출되도록 하여 그의 공격에 대한 대처를 행하기 위한 준비를 행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