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phid 4th - 1. La Blua Ŝtormo : 2


A.R. 508 Mar. 25.

  아와레(Aware), 알바레스(Albares) 성계의 주 대륙 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인 '에즈리스(Ezris)' 의 서쪽 해안가에 자리잡은 항구 '도시' 로서, 도시라 칭해지고 있기는 했지만, 거주민 수가 무척 적을 뿐더러, 시가지의 중심 구역에 높은 나무들이 자리잡은, 타 행성계 기준으로는 마을 정도에 해당되는 곳이었다. 항구에는 선착장이 위치하고 있었으며, 선착장에는 여러 크고 작은 고기잡이배들이 자리잡고 있고, 그 위를 갈매기들이 요란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선착장에 들어서자마자 행성계의 거주민들이 어떤 이들인지를 바로 알아볼 수 있었으니, 그들 중 일부는 미라처럼 잠자리의 그것과 비슷한 두 쌍의 날개를 가지고 있는 소녀들이었으며, 나머지는 인간 소녀, 여성들과 닮은 이들이었으나, 꼬리가 달려 있었으며, 사람의 귀 대신, 고양이의 귀가 달린 이들이었다, 꼬리와 귀는 각자 다른 색과 외형을 갖추고 있어서, 이러한 모습이 그들의 원류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알리는 듯해 보였다.

  알바레스(Albares), 행성의 옛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고양이 여인들과 요정들 그리고 여우 여인들의 주 거주지로서, 그들은 자신들의 거주지에 심어 놓은 크고 높은 나무들을 통해 "나무들의 행성(Arbaplanedo, Nam'planet)" 이라는 뜻을 가지는 현재의 명칭으로 명명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주 대륙은 행성의 거주민들로부터 '피난처(Haveno, =aven)' 라는 의미를 가지는 '아베나스(Avenas)' 라는 이름을 부여 받고 있다. 수인들 중에는 여우 여인들도 있어서, 대륙의 동방 지역 내에 흩어져 거주하고 있다.
  날개를 가진 이들은 요정(Feino, Feina) 이라 칭해지며, 본래는 없었던 종족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숲과 호수가 등에서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 어느새 행성의 주 거주민이 고양이 여인들과 더불어 삶을 이어가면서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미라 그리고 미라와 함께 사는 이는 이러한 요정들 중 일부였다.
- 나중에 알게 된 사실로, 알바레스의 고양이, 여우 여인들은 요정들의 영향을 받아, 요마/요정화한 수인들이라 하였다, 이들을 고양이 요정(Katsia), 여우 정령(Vulpia) 족이라 칭하기도 한다.

  "미라 씨께서 거주하시는 곳은 어디인가요?"
  이 물음에 미라는 선착장 건너편 십자로의 북서쪽 근방이라 답하고서, 현관문 위에 'KLARIS/MYRA(상하로 이름이 쓰여 있다)' 라는 명패가 붙어 있어서 이를 통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 밝혔으니, 이를 통해 같이 사는 이의 이름이 '클라리스(Klaris)' 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집이 있다고 해서 주로 집에 거주하지는 않으며, 주로 마을 바깥, 그리고 선착장 부근에 주로 머무르고 있음을 이어 밝히기도.
  "이 행성계에는 그렇다면, 온전한 인간은 없는 것이지요?"
  선착장에서 그 너머의 십자로를 향해 걸어가며, 자신의 왼편-나의 오른편-에 있던 미라에게 묻자, 미라는 인간이 거주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거의 들려오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다만, 아와레에 한해서는 인간이라 칭할 수 있는 이가 단 한 명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이 행성계에 살고 있는 유일무이한 인간일지도 몰라요."
  그리고서 미라는 아와레 그리고 에즈리아에 거주하는 인간은 그 한 명으로, 행성계 전체에 걸쳐서도 유일할 수도 있음을 밝히고서, 행성계의 인간을 찾는다면 그를 만나면 된다고 밝혔다. 그리고서 그 사람에 대해 밝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 분께서는 제 집의 할아버지로서 지내시고 계세요, 친 할아버지는 아니지만요."
  아와레의 유일한 할아버지이자 인간인 존재, 그는 집에서 미라 그리고 클라리스와 함께 살고 있으며, 마을의 경비대로서 일하는 미라, 그리고 클라리스를 위해 간간히 물고기를 잡아주기도 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의 고기잡이로서 실력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존경을 받는 이유가 있었다.
  "아와레의 요정들 그리고 고양이 족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세요, 검술 사범으로서 많은 활약을 하시면서 무기의 올바른 활용법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신 분이시고, 또, 용기와 기품의 개념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시기도 하셨지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게 본래는 다른 신분의 사람이었다가 모종의 이유로 모든 신분을 버리고 아와레에 정착해 현재까지 은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고 간주되기도 했음을 밝혔다. 그러는 동안 일행의 발걸음은 어느새 십자로의 북서쪽 근방에 있는 작은 2 층 집에 이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현관의 나무 문 위쪽에 미라가 언급했던 KLARIS/MYRA 라 쓰인 하얀 판자가 못에 박힌 채 자리잡고 있어서 그 집이 미라 등의 집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집에 이르자마자 미라는 "문을 열어드릴게요, 기다리세요." 라고 말하고서, 바로 현관문 앞으로 다가가서 문을 두드리며 집 안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
  "클라리스, 미라야, 손님들이 찾아오셨어~."
  클라리스는 수 차례 현관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은 없었으며, 그래서 조용히 현관문을 열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 클라리스는 집을 비우지 않는 한, 문을 잠가두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에 문이 잠겼다면 집이 비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아와레 지역의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한다.
  "밖에서 소리가 들리면 반응하는 척이라도 하지~."
  현관 안으로 들어가며, 미라는 고개를 왼편으로 돌리면서 반 즈음 서운함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더니,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을 향해 잠시 돌아서며, 일행에게 들어오라 부탁을 하였고, 이에 나부터 미라가 열어놓은 현관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었다.



  현관의 건너편에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으며, 그 좌측에는 거실이, 우측에는 주방과 식탁이 자리잡고 있었다, 두 사람의 개인 방은 2 층에 자리잡고 있으며, 같이 사는 할아버지는 거실과 밖을 오가기만 할 뿐이라 하며, 특별히 자신을 위한 방은 필요 없다하여, 방을 특별히 마련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미라에 의하면 할아버지는 거실의 좌측 가장자리 창가 부근에 있는 흔들 의자를 침대 대용으로 사용하며, 간혹 밖에서 잠을 청하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관의 좌측, 거실에 이르자마자 가장자리의 창가, 작은 화분 하나가 좌측에 놓인 창가 부근의 흔들 의자, 현관문 쪽을 향하도록 놓여 있는 그 흔들 의자에 어떤 이가 조용히 앉아 있으면서 고개를 우측으로 돌린 채, 창가 밖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초록색 긴 머리카락을 가진 이로, 푸른 케이프와 나팔처럼 생긴 반 소매를 가진 얇은 상의, 그리고 푸른색을 띠는 짤막한 치마-허벅지가 거의 다 드러날 정도로 짧았다-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소녀로, 아무래도 그가 집에 동거하는 클라리스일 것임이 틀림 없어 보였다.
  그를 발견하자마자 소리가 들리면 반응하는 척이라도 하라고 말하고서, 미라는 거실로 발걸음을 옮겨, 그에게 다가갔고, 그제서야 소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린 반대편을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섰다. 그리고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인사말을 했다.
  "미라, 잘 다녀왔어?"
  "그래." 이에 미라는 바로 간단히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는데, 손님 맞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이에 클라리스는 당황하면서 손님을 초대한 적이 없지 않았느냐고 묻자, 미라는 그런 그에게 이렇게 답을 하였다.
  "그렇지. 하지만 정말 특별한 분들이라 이 집으로 모실 필요가 생겼단 말야."
  그러는 동안 나와 아네샤는 미라의 뒤쪽, 거실과 주방, 식탁의 사이에서 좌우로 나란히 위치하고 있으면서 서로 대화를 이어가는 미라 그리고 클라리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대화가 끝나면서 클라리스가 자신의 좌측 곁에 있던 미라를 지나치고 일행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우선 클라리스는 일행을 마주하자마자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추려 하였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와 클라리스 역시 같은 자세를 취하며 그런 그의 예에 대한 답례를 하려 하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 클라리스 레라니타(Klaris Leranita), 혹은 클라리사 레 라니테(Clarissa Le Ranite, Klaris Le Ranit) 라 해요. 이 마을의 유지이시자, 이 마을의 유일한 인간이신 분, '루시언 핸드레이크(Lucian Handrake, Lusyën Haendreyk)' 님을 대부(Parrain, Paran) 로서 모시며 살고 있지요." (*)
  그렇게 그의 이름과 성씨를 듣고 난 이후, 이번에는 답례로써 내가 나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려 하였고, 그 이후로 아네샤가 뒤를 이었다.
  "저도 처음 뵙겠어요, 제 이름은 '라르나 벨테손(Larna Belteson)' 이라고 해요, 세니티아 성계의 엘젠(Elzen) 산악 지대의 마을인 '루샤트(Lusyat)' 출신으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여행을 이어가는 도중에 이 마을을 들르게 되었지요."
  "저는 '아네샤 에르세비스(Anesha Ersevis)' 이며, 옆의 라르나와 친구이며, 같은 마을 출신이지요, 동행인으로서 그와 함께 왔어요."
  그렇게 서로 간의 통성명을 한 이후, 클라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왔다고 함은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먼저 일행의 여행 목적에 대해 대략이나마 짐작을 하고 있었던 미라가 그런 클라리스에게 일행을 대신해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행성계의 인간을 찾고 계셨던 것 같아, 아무래도 행성계에 살아남은 인류의 흔적을 찾아나서려 하셨던 것이겠지."
  "그렇군요." 이에 클라리스는 미라를 대신해 나에게 그렇게 말을 건네고서, 조용히 미소를 띠며 나를 비롯한 일행의 목적에 대해 단순히 인간을 찾아 나서는 것만이 그 목적은 아닐 것 같다고 말한 이후에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말하고서, 바로 자신이 앉아 있던 흔들 의자 곁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쓰고 있던 케이프를 벗어서 흔들 의자의 등받이에 걸쳐 놓은 후에 다시 일행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러는 동안 그가 케이프를 걸쳐 있으면서 감춰져 있던 어깨 부분이 드러났다.
  "우선 식사 대접부터 해 드릴게요, 여기까지 오시면서 시장하실 것 같아 보이네요."

  현관 우측의 부엌의 우측 한 구석에 자리잡은 냉동고에서 식재료들을 꺼내 대충 버무려서 내놓은 식사, 다소 큰 사발 안에 수많은 채소들을 잘게 썰어서 넣어두고 과일즙 소스를 버무려서 그 위에 하얀 덩어리 치즈(Promage, Gudïjesh) 를 올린 것이었다.

  하얀 덩어리 치즈는 클라리스가 집에서 직접 우유를 가공해서 만든 것이라 하였다, 간단한 가공 과정을 거쳐 만든 것인 만큼, 오랜 기간 보존은 어렵고, 그래서 많이 만들면 그 이후로 해당 치즈를 이용한 음식만 계속 만들어 먹는다고 하였다.

  "채소 샐러드예요." 식탁에 앉은 일행-나와 아네샤는 부엌을 향하는 방향의 의자에 나란히-내가 좌측, 아네샤가 우측- 앉았으며, 그 건너편의 좌측에 보이는 의자에 미라가 앉았다. 그리고 각자의 그릇을 준비하고, 자기 몫까지 식탁에 모두 올려놓은 다음에 클라리스는 미라의 우측에 보이는 의자에 앉았다.
  배추(Brasiko, =ayaïf), 상추(Laktuko, Suvyf), 케일(Krispa Brasiko, Suvïf), 무순(Rafanŝoso, Muthak), 비타민(Vitamino, Vitamin) 등을 잘게 썰어 넣었으며, 소스는 사과(Pomo, Apel) 즙을 이용해서 만든 것으로 상큼한 맛을 내 주고 있었다. 채소의 초록색과 자주색, 소스의 노란색, 치즈의 하얀색이 서로 어울리며 산뜻한 느낌의 색을 내 주고 있어서 보기에는 아주 좋은 음식이었다.
  결코 낯선 맛은 아니었다, 채소 특유의 쌉쌀한 맛과 소스의 시큼한 맛, 그리고 우유를 가공해 만든 치즈의 부드러운 우유 맛까지. 마을의 앞뜰에는 밭이 있고, 밭마다 각종 채소, 과일들을 키우고, 소를 키워서 우유를 만들기도 해서 이를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일이야 늘 일상이었기에, 그리 낯선 맛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바람의 정령들은 그래도 고기를 많이 먹는 편이라고 들었는데."
  "늘 그렇지는 않아요." 샐러드를 조용히 먹는 동안 클라리스가 자신과 마주한 아네샤를 보면서 물음을 건네었고, 그 소리에 잠시 클라리스를 바라보며 그렇게 답을 하였다. 그리고 그나마 많이 먹는 고기 류로는 연어 종류가 있으며, 강물을 거슬러 가는 연어들을 이따금씩 잡아서 먹고는 한다고 밝혔다.
  세니티아에서 채소를 주식으로 삼는 이들은 땅의 정령(Dryad) 들이고, 물, 바람의 정령들(Undine, Sylf) 은 고기를 많이 먹는 편이라고 하지만, 물고기들과 항상 마주하는 물의 정령들과 달리, 산이나 고지대에 사는 바람의 정령들은 늘 고기를 마주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짐승을 잡으면 그 고기를 바로 먹지 않고, 훈제를 해서 보존해 두며, 과일, 채소, 유제품 그리고 빵이나 계란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 나도 마을에서는 여느 바람의 정령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삶을 살고 있으며, 일상 식사에서는 채소 샐러드나 빵을 주로 먹고는 했다. (*2) 이런 식사가 낯설지 않음은 이 때문이었다.
  "정령들은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후, 클라리스가 물음을 건네자, 아네샤가 다시 답을 하였다, 땅의 정령들 중 일부는 술을 만들어 마신다고 하며, 잘 취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애초에 땅의 정령들은 그런 기질을 워낙 잘 견디어서 술을 물 마시듯이 마실 수 있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술을 잘 마시려 하지 않나요?"
  "특유의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증류주에 대한 지식도 갖고 있던데, 만들지는 않는대요."
  어쩌다 우연히 술을 만들어 마신 적이 있기는 했다. 식초를 만드는 곳에서 일하는 도중의 일로, 그 때 마신 것은 식초(Vinagro, Vinagra) 를 양조하는 단계에서 만들어진 술이었는데, 상당히 쓰고 괴로운 맛이 났고, 마시고 난 이후, 한 동안 머리가 상당히 아파서 어딘가에 누워 있어야 했었다. 상당히 괴로운 일이었으며, 그래서 그 이후로는 술은 마시지 않기로 다짐한 바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 공방의 주인이었던 땅의 정령 역시 그런 연유로 자신도 술이라는 것을 마신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 클라리스도 그렇고, 미라 역시 잠시 웃음을 지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주로 어디로 다니시나요?"
  그렇게 한 동안 소소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서, 나는 집에 아직 오지 않은 할아버지 루시언의 행방에 대해 물음을 건네려 하였고, 이 물음에 클라리스는 주로 서부 해안가에 머무르고는 한다고 말하고서, 외출할 때에는 늘 낚시대 하나 들고, 그 쪽으로 나아가고는 한다고 그에 대해 언급을 하였다.
  "거기서 물고기 몇을 잡아오시기도 하시지요?"
  "어쩌다가 한 번씩...... 사실, 루시언 할아버지께서는 물고기 잡이에 그렇게 능하시지는 않으세요."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나와 마주하고 있던 미라가 답을 하였다.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 어느새 식사는 끝나고, 모두 그릇을 비워 놓았다. 이후, 클라리스는 그릇들을 들어서 미라와 함께 설거지를 하고, 그릇들을 부엌의 왼편 한 곳에 쌓아 놓은 다음에 손을 씻고서 미라와 함께 식탁에 앉은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돌아와서는 제안을 하였다.
  "잠시 거리를 함께 둘러보시지 않으실래요, 할아버지께서 주로 계시는 곳으로 같이 갈 겸해서, 거리의 곳곳에 대해 이런저런 소개를 해 드리려고 해요."
  클라리스의 제안은 이러하였다, 나와 아네샤에게 함께 아와레의 이런저런 곳들을 함께 둘러보는 것으로 아와레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하였던 나에게는 좋은 제안이 되고 있었고, 그래서 그 제안을 좋게 받아 들였다. 그 이후로 나와 아네샤는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와 함께 집을 나서 그 주변 그리고 아와레 거리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이전에 클라리스는 외출 준비를 해야 했고, 흔들 의자에 올려놓았던 케이프를 다시 걸쳐 입고, 그 앞에 놓인 한 자루 검을 허리 왼쪽에 찼다, 보검의 일종으로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물품이라서 검의 성능이나 자신의 검술에 관계 없이 늘 자신의 보물로서 간직하고 있는 물건이라 하였다.



  거리마다 풀이 무성히 자라고 있으며, 곳곳마다 크고 긴 나무들과 텃밭들이 자리잡고 있는 거리, 그 거리의 길목마다 세모꼴 길다란 두 쌍의 날개를 가진 요정들과 고양이 귀 그리고 꼬리를 가진 소녀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학생복으로 추정되는 해군 수병의 정복처럼 생긴 제복-하의는 치마이며, 상당히 짧았다-을 입은 이들도 있어서 마을에는 학교도 있음을 능히 짐작할 수도 있었다. 고양이 귀, 꼬리를 가진 소녀들-이하 고양이 소녀(Navije-a) 들이라 칭한다- 중에는 사뿐히 길을 걷는 이들도 있었고, 마치 자신들이 고양이가 된 것처럼 뛰어다니는 이들도 있었다. 나무 위를 손톱과 발톱을 이용해 기어 올라가는 소녀들의 모습도 곳곳에 보였다.
  "아와레는 고양이 족과 요정들의 도시예요, 주로 고양이 족들이 거주하며, 그래서 고양이 족들에 맞는 시설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어요."
  북쪽 길목을 따라 일행이 걷는 동안 앞장서 나아가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클라리스가 말했다. 길목의 좌우 근처에는 뒤쪽과 좌우가 크고 작은 나무들에 둘러싸인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었으며,  그 높이는 기껏해 봐야 2 ~ 3 층 정도로 1 층 건물이 많았다. 그리고 각 건물들 뒤쪽에는 아주 높은 나무들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중간 지점에는 나무 판자들로 구성된 영역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각 영역들은 나무 다리로 이어지고 있었으며, 나무 다리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나씩 계단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 계단이 나무 아래와 위쪽 영역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지상 구역도 있는데, 굳이 나무 위를 이용하는 이유가 있나 봐요."
  "고양이 족 사람들이 대체로 높은 곳에 올라 다니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래요, 요정들 역시 높은 곳에 올라가 보고 싶어하기도 하고."
  그러자 미라가 이러한 나의 물음에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아무것도 없는 나무 위를 고양이 족 소녀들이 기어오르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나무 위를 오르다가 내려오는 일은 고양이 족 사람들, 주로 어린 소녀들의 주된 놀이 중 하나라 한다.
  클라리스가 남서부 교차로 (Suda Intersekciĝo, Mazïmanangil) 라 칭한 길목과 그 서쪽 너머에 자리잡은 큰 나무, 그 사이의 한 곳에는 큰 강물이 가로질러 나아가고, 나무로 만들어져 있으며, 난간이 좌우가에 위치한 다리가 교차로를 이어주고 있었다. 그 주변의에서는 몇몇 어린 소녀들이 낚싯대를 하나씩 들고 낚시를 하고 있었으며, 몇몇 고양이 소녀들과 요정들이 길을 오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어린 소녀들 중에는 수병 제복처럼 생긴 제복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도 자주 보였는데, 강가 너머의 길 좌측에는 어떻게 보아도 학교일 것으로 보이는 건물 하나가 자리잡고 있어서 학교 수업을 막 마치고 온 아이들이었을 것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학교는 담장이 없었으며, 건물과 마당 주변을 두른 여러 돌과 나무들이 담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여자아이들의 모습만 보이네요." 중심 시가지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수도 있는 풍경을 보며, 내가 건네는 말에 클라리스가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이후, 미라가 나에게 정령들의 세상도 대략 그러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이 말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이후, 어떻게 고양이 족 사람들이 태어나게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바에 의하면, 알바레스의 고양이, 여우 족은 처음에는 여타 고양이, 여우 족 사람들과 다를 것 없이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행성에 영체가 내려오고, 그들에 의해 요정들이 태어나면서 그들이 가진 마술적 힘을 동경하게 된 여우 족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같은 삶을 살고 싶어한 고양이 족 사람들이 그들의 생태를 따라가기 위해 정령형 인간으로 전생을 이어가, 현재에 이르게 된 것.
  알바레스의 고양이과 여우 족 사람들은 살아가다 보면 영체를 하나씩 갖게 된다. 구슬의 형태를 띠는 이 영체를 필요에 따라 다르게 이용할 수 있지만, 대개는 먹게 되며, 그 이후 몇 년이 지나면 생명을 잉태하여 아이를 낳게 되는 것으로 요정들, 그리고 조하르(Zohar) 성계에 있는 '빛의 생명체' 들이 아이를 낳는 방식과 같은 것이었다. 영기를 이어받는 탄생 방식에 의해 요정들처럼 오래 살 수 있고, 마술적 힘도 가질 수 있지만, 정상적인 생명의 탄생 방식이 아닌지라, 이런 고양이, 여우 족 사람들의 수는 여타 고양이, 여우 족에 비해 그 수가 적은 편이며, 여우 족의 인구는 더 적다고 한다.

  "이런 탄생 과정을 아이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닐 거예요, 크면서 아이들이 조금씩 알아 가더라고요."
  클라리스가 이야기를 마칠 무렵, 미라가 나 그리고 아네샤에게 말을 건네었고, 이어서 세니티아 정령들의 탄생 과정도 요정들의 탄생 과정과는 사뭇 달라도, 탄생 과정에 영체가 관련이 있다는 것만큼은 같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말에 나는 대략 그러하다고 답을 하였다.

  세니티아의 정령들은 대모(Khamanye) 에 의해 태어나며, 적절한 곳에서 대모가 영체를 내려 생명체의 형상을 이루도록 한다. 역시 일반적인 생명체 탄생 과정과 거리가 멀며, 그래서 인구 수는 인간이나 수인에 비해 매우 적다고 알고 있다. 도시로 알려진 곳인 땅의 정령의 영지, 다르사야(Darsaya) 의 인구 수가 대략 3000 여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이다. 마법 사용을 위해 소환한 소정령이 그대로 정령이 되어 태어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소정령 시절의 기억 등은 정령으로 이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이후, 세니티아 정령들의 탄생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 하였으나, 미라는 클라리스로부터 들어서 이미 알고 있다고 답을 하고서, 굳이 이야기를 할 필요를 없다고 말했다. 이후, 그가 이야기를 한 바에 의하면 소정령이 정령의 '아기' 역할을 한다는 점 역시 알고 있었던 것 같아서 굳이 그에게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줄 필요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꽤나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발걸음을 옮겨 나아가는 동안 일행의 발걸음은 이미 거리를 걸어갈 무렵에도 보였던, 가지를 넓게 뻗은 굵은 나무 한 그루를 향하고 있었다. 얼마나 큰지 나무와 상당히 거리를 둔 지점에서도 그 모습이 보였다. 그 나무가 자리잡은 구역은 남서쪽의 길목 너머로 자리잡아, 길목을 좌우로 가르고 있었으며, 그 나무 아래로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들이 하나의 길목 좌우로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리고 나무 줄기 바로 앞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십자가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앞으로 하나의 단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저 나무가 교회 역할을 하는가 보네.'
  그 모습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 그 때, 앞장서 나아가던 클라리스가 그 곳을 가리키며, 그 곳이 교회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그 나무가 위치한 곳이 도시 남서부 구역의 중심지로서, 도시에서 가장 큰 교회 시설이라 하였다. 그 너머에는 도시의 남서부 구역이 자리잡고 있으며, 해당 구역은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는 시가지 구역과 같은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하였다. 도서관, 남부 문화 회관을 비롯한 여러 건물들이 자리잡은 곳으로서, 남서부 구역의 중심에는 거대한 탑이 자리잡고 있어서 사람들 사이에 명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였다.
  "고양이 족과 요정들 모두 건물보다 나무 심는 것을 선호해요."
  나무 아래에 자리잡은 교회 시설을 바라보면서 미라가 말했다. 건축 기술을 인간처럼 잘 활용하지 않은 것도 있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높은 건물을 짓는 것보다는 높이 자라는 나무를 심어 그 줄기 위에 올라다니는 것이 더욱 편하다고 사람들이 여기기 때문이라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바람의 정령들이 마을에서 살면서 건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떠올려 보기도 했다.

  바람의 정령들은 대체로 나무를 이어 붙여 만든 집을 선호하며, 폐허 건물이 있으면 내부를 고치고, 나무 등으로 부서진 부분을 보완해 놓는다, 대형 화물칸들을 개조해서 집으로 삼기도 한다. 그 대신으로 바람의 정령들은 건물을 짓는 것보다는 풀과 꽃을 심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바람의 정령들 입장에서 잘 꾸며진 마을은 집집마다 수풀과 작은 나무, 꽃들이 풍성하게 둘러싸여 있는 풍경을 선호하는 편에 속한다. 건물보다 식물이라는 점에서는 고양이 족과 별로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을 짓고 계단에 올라가는 것보다는 크고 길다란 나무들을 곳곳에 심고 손톱, 발톱으로 나무를 타고 올라다니기를 좋아해서 도시에 나무들이 더 많이 심는 고양이 족 사람들도 높은 탑을 몇 개 지어놓으며, 관광 명소나 전망대로 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간들의 탑 건축물을 기대하시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을 거예요."
  라고 미라가 전제를 하나 마련해 두기도 했다. 아직 예배가 없어 비어있....지는 않고, 고양이 소녀들이 뛰어다니는 놀이터가 되어 있는 교회 구역에 이른 이후,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해안을 향해 나아가기로 했다. 해안 일대에 전망탑이 있다고 하며, 전망탑을 통해 고양이 소녀들의 건축 방식을 알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길을 나아가는 도중에 두 명의 고양이 소녀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두 명으로 키가 모두 가슴 높이 정도에 이를 정도인 어린 소녀들로서, 하나는 검은색을 띠는 짤막한 머리카락, 검은 눈동자, 검은 고양이 귀라는 외견 상 특징을 가진 이로, 헐렁하고 허리 부분이 노출되는 민소매 상의와 짤막해서 거의 온전히 허벅지를 드러내고 있었으며, 몸에 붙는 보라색 바지 차림을 한 아이였고, 우측에서 진짜 고양이처럼 뛰어오던 이는 하얀색을 띠며 어깨 끈이 달린 민소매 하얀 상의-어깨끈은 분홍색을 띠고 있었다-, 분홍색을 띠며 무릎 높이까지 내려가는 나팔형 치마 차림을 하고 있었다. 하늘색을 띠는 긴 머리카락을 가진 이로, 푸른 눈동자와 하얀 고양이 귀를 가진 이였다. 모두 내 키의 2/3 정도 되는 아이들이며, 앳되고 순수한 인상이라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절로 웃음이 나오게 되었다.
  "아아, 미라 언니하고 클라 언니다! 어디 가요? 어라? 따라오시는 분들은 누구예요?"
  이에 클라리스가 환하게 웃으면서 발랄하게 다가오는 아이들 앞에 서서 그들의 인사에 답례를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서 다가오는 나를 비롯한 일행들을 보며, 그 아이들에게 일행에 대해 누구인지를 알려주려 하였다.
  "세니티아 성계에서 오신 분들이세요, 바람의 요정들이라 칭해지는 이들이에요."
  활짝 웃으면서 하는 화답에 아이들은 세니티아라면 은하 중심 쪽에 있는 요정들의 행성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들 역시 세니티아가 어떤 곳인지는 알고 있었던 모양. 그러자 클라리스는 그렇다고 화답을 하였고, 이에 고양이 소녀들은 나와 아네샤에 대해 이렇게 묻고 있었다.
  "바람의 요정들이라면 바람처럼 빠르게 비행할 수 있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그러자 클라리스가 바로 당황한 듯이 웃음을 띠며 답을 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아네샤가 아무래도 바람과 관련이 있다고 하니까, 바람처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그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나는 달리 말을 건네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내심으로는 그 말이 옳다고 여기고 있었다, 천진하게 바람의 정령이라니, 바람처럼 움직이겠거니, 생각하며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귀엽게 보이던지.
  아이들의 이름은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이는 모니카(Monica, Monika), 그리고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이는 린나(Lynna) 였다. 둘 다 한결 같이 활발하고 한시도 가만히 있으려 하지 않아, 가만히 있을 때에도 일행 주변을 뛰어다니면서 맴돌기를 반복하고 있을 정도였다. 이러한 그들의 행동이 때로는 거슬리기도 했지만, 나쁜 의도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님을 알고는 있었고, 이러한 행동이 도시의 주역인 고양이 족 소녀들의 일반적인 행동일 것인 만큼, 이러한 그들의 행동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나는 꼬리를 살랑거리며 발걸음을 옮기는 고양이 소녀들과도 동행을 하며, 서쪽 길목을 따라 나아가게 되었다. 중앙로 인근의 나무들 건너편으로는 또다른 거리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우선 거리 한 곳에 높지는 않지만, 탑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탑이 위치한 구역을 중심으로 여러 구역들이 해당 구역을 둘러싸는 듯이 배치되어 있었다. 다른 구역에는 집과 가게들이 위치하고 있었으며, 동쪽의 구역에는 제법 큰 네모난 건물 하나가 위치하고 있었는데, 이 건물은 도서관으로 쓰이는 곳이라 하였다. 서쪽의 구역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한 곳에 연못이 자리잡고 있어서 몇몇 고양이 아이들이 모여서 나무에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놀이를 즐기거나, 연못에서 낚시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 해안으로 가려면 여기서 서쪽으로 더 가면 되는 것이지요?"
  구역에 이르자마자 내가 물었고, 이 물음에 미라는 그렇다고 답했다. 서쪽 길목 너머로 해안가로 나아가는 길이 있고, 해안가의 한 곳에 방파제가 있어서 그 곳을 루시언 노인이 낚시하는 곳으로서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혹 남쪽 선착장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근래에는 그가 밖에 있으면 주로 서쪽 해안이 아니면 남쪽 선착장에 있다고 여기면 된다고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고양이들은 원래 사냥을 즐기던 야생 동물들이었다.
집에서는 먹이를 직접 사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야생에서 살던 때보다 에너지를 쏟을 일이 없다.
그래서 소모되지 않은 에너지를 사냥 욕구 해소를 위해 쓰게 되는 것이다.
- 고양이들의 '우다다' 에 대하여



  서쪽을 향해 이어지는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가는 동안 모니카, 린-린나의 애칭-는 꽤 신나게 발걸음을 옮기고 다녔다. 한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전날만 하더라도 거리에 비가 내렸다고 한다- 집에서 조용히 지내다가 간만에 밖으로 나오면서 무척 신이 났던 모양이다,
  "고양이 아이들은 밤에 막 뛰어다니기도 하나요?"
  일행을 따라, 정확히는 클라리스, 미라의 뒤를 따라 나서는 내 곁에서 활발히 발걸음을 옮겨가는 모니카, 린의 모습을 보다가 아네샤가 미라에게 물었고, 미라는 이 물음에 밤중에 뛰어다니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아네샤는 바로 그렇다고 답했다.
  "고양이들은 낮에 딱히 할 일이 없거나 하면, 밤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답에 이어서 고양이들에 대해 들은 바가 있음을 밝히자, 클라리스가 미라를 대신해 답을 하니, 마을에서는 꽤나 흔한 일이라 하였다. 고양이의 특징을 이어받은 이로서, 선조들로부터 자연스레 이어받은 기질들 중 하나임을 밝혔다. 이후,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인간의 특성, 요정의 특성을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씩 이어받고 있지만, 심심하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습성과 상자를 보면 들어가고 싶어하는 습성만큼은 고양이 족에게서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지되고 있었던 것 같다고.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고 있을 즈음, 일행은 서쪽 길목의 구역들 중에서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구역으로 작은 탑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풀밭으로 이루어진 구역을 지나게 되었고, 그 구역을 지나는 동안에 유난히 눈에 띄였던 그 탑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려 하였다.
  풀밭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던 탑은 분명 탑이라 칭해질 수 있어 보이는 건물이기는 했으나, 일반적으로 보게 되는 탑과는 사뭇 다른 외견을 갖고 있었다. 하나의 주축을 가지는 기존의 탑과 달리 4 개의 주축이 하나의 기반 위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층마다 부속 건물이 주축마다 하나씩 번갈아가며 자리잡고, 부속 건물 사이로 발판, 계단 등이 설치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부속 건물에는 하나가 아닌 여러 출입문이 있었으며, 여러 방향에서의 출입을 고려한 듯해 보였다. 최상층, 주축의 끝 부분에도 하나씩 작은 발판이 위치하고 있었으며, 어린 소녀 정도는 위에 올라 앉을 수 있어 보였다.
  "우리가 올라갔다 내려가는 놀이를 위해 만들어진 탑이에요."
  잠시 길을 멈추어 일반적인 탑과는 다르게 생긴 그 탑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즈음, 나의 우측 곁으로 다가오며 린나가 그 탑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인류가 고양이 놀이터로 만들어 준 거대한 장난감이 있었는데, 그 장난감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라 하였다. 그 장난감은 고양이들은 싫어하는 경우가 없었고, 그래서 이러한 선조들의 기억을 가지며 살아가면서 고양이 족은 이러한 물건을 놀이용으로, 전망대 용으로 마련하려 했었다고 한다.
  "저희 고양이 족들이 가장 정성스럽게 짓는 건물들 중 하나예요, 그래 보아도."
  이후, 나의 앞에 있던 모니카가 이러한 탑들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부속 건물 내부를 쉼터로 꾸며 놓아서, 탑 위를 오르다가, 혹은 탑 위에서 경계 일을 하다가 쉬고 싶으면 바로 문을 통해 부속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쉴 수도 있고, 건물 바깥에서 바로 발판들을 오가면서 상층부의 부속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음을 밝힌 이후에 부속 건물이 없어서 발판과 계단으로만 이루어진 탑들도 있으며, 그러한 탑에도 층의 한 곳은 쉼터로 꾸며 놓는다고 또 다른 탑의 형태에 관한 이야기도 하였다.
  "부속 건물들이 없는 탑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니?"
  "도시의 중앙 구역에 몇 개 있는 것으로 알아요, 건물 없이 발판과 층계로만 구성된 탑도 시원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는 사람들이 있어요."
  잠시 탑이 위치한 구역에 머무르고 있다가, 다시 탑이 위치한 해당 구역을 지나쳐, 서쪽으로 다시 나아가려 할 즈음,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그의 우측에서 동행하고 있던 모니카가 답을 하였다.

  이후, 일행은 도시 서쪽 길의 정서쪽 구역에 이르렀고, 나뭇가지에 그네들이 달린 거대한 나무, 그리고 그 앞에 자리잡은 연못에서 고양이 소녀들이 뛰어놀며 지내는 광경을 지나치게 되었다. 그 구역에 이르자마자 모니카 그리고 린나도 구역 내에 있던 고양이 소녀들처럼 뛰어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어린 소녀들은 나무 그리고 연못에서 뛰어놀고 싶어하였음은 물론, 나를 비롯한 비교적 어른스러운 이들에게도 한 번 둘러보고 갈 것을 권하기도 했다.
  "언니들도 같이 가 보시지 않으실래요, 처음에는 분명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예요~."
  모니카가 나의 오른손을 자신의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그 곳을 가리키는 행동을 취하는데, 너무나 환한 표정을 지으며 요청을 하고 있던지라, 이러한 그의 요청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클라리스, 미라의 할아버지를 만나보는 일이 그렇게 급하고 바쁜 것도 아닌 만큼, 잠시 해당 구역을 들렀다가 길을 이어 가기로 하고, 모니카 그리고 린나의 요청대로 고양이 소녀들이 뛰어놀고 있는 나무 그리고 연못이 자리잡은 구역에 이르려 하였다.

  연못과 거리는 멀리서 보면 꽤 가까워 보였지만, 근처로 다가가니, 근처라고 해도,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그러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네는 근처에 잘못 있으면 그네에 탄 사람과 부딪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던 것.
  거목의 아랫 가지들은 하나 같이 굵었으며, 그래서인지 앞쪽의 두 가지들에는 그네(Svingo, Kine) 들이 2 개씩 달려 있었다. 나무를 둘러보니, 나무의 우측, 그리고 연못 건너편의 두 나뭇 가지들에도 2 개씩 그네가 달려 있어서 나무에는 모두 6 개의 그네들이 달려 있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네는 나무 판자에 가느다란 실이 달려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었지만 실이 생각 외로 튼튼해서 내가 앉아서 암만 앞뒤로 거칠게 흔들어도 잘 견디어 내고 있었다.
  "이 실 생각보다 잘 견디는 것 같아,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
  어려 보여도 린나, 모니카는 의외로 알 것은 다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 실에 대해 '네오 실코(Neo-Silko, Neo-Silka)' 라 명명된, 엘베(Elve) 족에 의해 발명된 거미줄 상의 실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엘베 족이라 하면 아르데이스(Ardeis) 성계의 그 엘베/엘페(Elve/Elfe) 족이었을 것으로, 고양이 족이 그들로부터 기술을 배워서 만들고 있는 모양이라고. 가늘고 길면서 튼튼한 실이라서 그네 등을 만들 때, 유용히 활용된다고 하였다.
  "네오 실코라고 하는데, 실제 거미줄은 아니겠죠?"
  "아니에요, 금속성 실을 가늘게 자아내서 만든다고 해요, 마법 기술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실은 마법과는 거의 관련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요."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미라가 답을 하였다. 원래 물질은 마법과 관련이 있을지 몰라도, 기술 자체는 마법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잠깐 타고 있다가 다시 내리니, 곧바로 이전에 타고 있던 갈색 양갈래 머리카락을 가지고, 하얀 셔츠와 푸른 멜빵 바지 차림을 한 모니카 또래 즈음 되는 아이가 다시 그네에 앉으려 하였다. 신나게 타면서 크게 그네를 흔드는 모습을 보며, 고양이 소녀들의 기질을 알 수 있었다.
  "라르나, 아네샤 님들께서는 그네에 타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 광경을 연못가 우측에서 지켜보고 있는 동안 연못 바로 앞으로 다가온 클라리스가 나 그리고 나의 우측 곁에 서 있던 아네샤에게 물었고, 이 물음에 아네샤가 그네를 이용한 적은 없었다고 답했고, 마을 한복판의 나무에 그네가 있기는 했지만 자신은 잘 이용하지 않았음을 밝히기도 했다.
  "어렸을 적부터 마을 바깥의 산과 계곡 일대를 뛰어다니고는 했으니까요."
  나와 아네샤만 그런 것은 아니었고, 마을의 아이들은 늘 마을 주변 일대의 산지로, 계곡으로 뛰어다니고 날아다니고는 했고, 그러면서 이런저런 야생 동물들과도 마주하기도 했다. 이렇게 마을 주변을 지나, 이웃 마을, 심지어는 마을과 거리를 두는 호숫가까지 나아가며, 놀러 다니거나 사냥을 하러 가니, 마을 안에 놀이 시설이 있을 필요는 없었던 것.
  "밖에 나가는 것이 좋다고 가르침을 받는 경우가 있나요?"
  이후, 미라가 건네는 물음에 나는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런 것을 배우거나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마을 주변 일대를 뛰어 다니거나, 공차기 등을 하며 놀고는 했으며, 나와 아네샤도 그런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런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놀러 다니는 것만 하지 않고, 바깥의 일-목장, 채소밭에서의 일 등-을 하거나 마을을 지키는 일을 하게 되는 것. 마을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사는 마을에서는 마을을 지키는 일 등을 자처해서 하는 이들이 많았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이런 이들이 집에 온 종일 있을 때는 비나 폭풍이 거세 걷고 날아다니기가 버거울 때 정도로 이러한 날에 집에 아무것도 없으면 너무 심심해서 하루를 잠으로만 보낼 수 있기에 집에 최소한의 재미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 평상시에도 집에 있고 싶을 때가 있기도 하고.
  "어린 아이들이 온 종일 집 밖에 있어도 걱정 거리가 되지 않던가요."
  "크게 걱정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아요, 태초부터 집 밖에서의 생활을 지향해 왔다고 하니."
  이후, 클라리스가 건네는 물음에 아네샤가 답했다. 그리고 린나와 모니카는 어린 고양이 소녀들이 모인 연못가에서 낚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을 무렵, 그네의 바로 앞에 클라리스와 함께 서 있던 미라가 나와 아네샤의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세니티아의 정령들이 참 부럽네요, 그렇게 아이들이 밖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사는데도 이를 두고 뭐라하는 이들이 없다고 하니."
  "다 그렇지는 않아요." 이에 내가 그렇게 답했다. 어렸을 때부터 드넓게 다니는 풍습이 있는 이들은 물의 정령(Undine) 이나 바람의 정령(Sylf) 들 정도이며, 다른 이들은 문명화 성향이 있으며, 그런 경향이 많이 없음을 밝혔고, 이어서 땅의 정령들 중에도 바깥 활동을 많이 하게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전에 사전 교육을 상당 수준으로 시킨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물, 바람의 정령들이 유난함에는 무슨 이유가 있나요?"
  "아무래도 바다 짐승, 날짐승의 특성에 가까운 이들이다 보니까......."
  이후, 미라가 건네는 물음에 다시 내가 답했다. 그러는 동안 모니카, 린나가 연못가를 걸어서 나와서는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를 향해 다가가서 가자고 청했고, 그들이 모니카, 린나를 데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면서 그들을 따라 다시 서쪽 방향으로 길을 따라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쪽 길의 서부 구역까지 지나치면서 시가지 구역 너머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풀들이 가득 자라나고 그 사이로 형형색색의 작은 꽃들이 피어난 풀밭 사이로 난 길 너머로 잔잔하게 물결치는 바다가 푸른 하늘과 맞닿고, 바닷물 사이로 하얀 길이 짤막하게 나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길 너머에는 해안이 위치하고 있었다. 해안에는 몇몇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집들이 마치 하나의 마을을 이루는 듯, 질서 없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너머로 하얗게 보일 정도로 밝은 색을 띠는 모래로 이루어진 해안이 자리잡고 있었다. 길은 해안과 해안을 가르는 하얀 돌로 이루어진 방파제로 이어지고 있었으며, 방파제 좌측에는 고기잡이배로 보이는 작은 돛단배들이 떠 있었으며, 방파제 좌측 가장자리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란히 자리잡은 비트(Bit) 에 밧줄로 묶이는 것으로써 고정되어 있었다.
  "저기 저 낚시 하시는 할아버지!" 방파제의 끝에 조용히 앉아 있는 어떤 남자의 뒷 모습이 보이는 그 때, 앞장서 나아가는 나의 치맛단을 잡으며, 모니카가 나를 부르더니, 고개를 돌린 나에게 왼손으로 그 앞에 앉은 그 모습을 가리키면서 외쳤다. 뒷 모습의 주인이 바로 행성에 유일하게 거주하는 인간이자,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의 대(조)부인 노인이라는 것. 마을의 여타 사람들, 날개 혹은 고양이 귀와 꼬리가 달린 소녀들과는 다른 외견과 체격을 가진 사람이고, 이런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던지라 어찌 보면 당연한 추측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모니카의 외침을 듣자마자 나는 혼자 조심스럽게 그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아무리 그래도 갑작스레 사람을 부르는 것은 특히 낚시를 하는 사람에게는 큰 결례 행위였기에.
  한편, 뒤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이, 남자는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방파제 가장자리에 바로 앉은 채로 검은 낚싯대를 두 손으로 잡고 있었다. 쇠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낚싯대를 잡고 있던 안경을 쓴 노인, 청바지와 하얀 바탕에 분홍색, 하늘색 줄무늬가 교차하는 무늬가 그려진 셔츠, 그리고 담갈색 털 조끼를 입고 있었으며, 검은 가죽 신을 신고 있었다. 다소 곱슬거리는 머리카락들의 일부가 하얗게 새어 머리 쪽은 회색을 띠고, 입가와 턱을 가득히 덮은 수염 역시 샌 털로 인해 회색을 띠고 있었다. 머리카락과 수염이 하얗게 되어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외견 상으로는 인간 남성의 50 대 정도에 불과했으며, 피부 역시 그렇게 늙지 않아 머리카락과 수염만 잘 물들이면 나름 중년처럼 보일 법도 해 보였다. 앉은 키가 상당했고, 다리 길이도 매우 길어 상당히 큰 체격의 사람일 것임이 분명했다.
  두 손으로는 낚싯대를 잡고 있었으며, 왼편에 통 하나가 놓여 있었으니,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가 언급한 대로, 늘 그렇듯, 낚시를 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몰래 접근해 오고 있었다지만, 우측 곁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노인의 시선은 그저 잔잔히 물결치는 바다를 향하고 있을 뿐이었고, 그래서 혹시 싶은 심정에 뒤로 다가가 왼손의 손가락으로 그의 우측 어깨를 조심스럽게 건드려 보았다. 그 때, 뒤쪽에서 미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주무시고 계시네."
  그러더니, 그 이후, 미라의 "할아버지!!" 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그의 바로 뒤쪽으로 미라가 다가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미라는 양손을 허리에 올린 채로 자신의 목소리에 움찔하는 노인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후, 노인은 조용히 낚싯대를 놓고 미라가 서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러는 동안 클라리스 역시 미라의 우측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노인은 잠시 자신을 향해 다가온 이들을 표정 없이 바라보더니, 곧바로 멋쩍은 듯이 미소를 지었다. - 아무래도 잠시 표정이 없었던 것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행동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클라리스로구나, 오늘은 집에만 있겠다고 했는데, 여기로는 무슨 일이냐."
  "낚시를 한다고 나가신다더니, 이렇게 주무시고 계시면 어떡해요!?"
  그 때, 클라리스의 대답을 대신해 미라가 두 손을 내리고서 노인을 향해 외쳤다. 분노가 아닌 짓궂음, 장난기 다분한 그 외침에 노인은 다시 고개를 앞으로 향하더니, 조용히 왼편의 양동이를 왼손으로 들고, 오른손으로 낚싯대를 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돌아서는 노인의 양동이를 향해 클라리스가 뒷짐을 지며 다가가서 그 모습을 보려 하였으나, 양동이는 비어 있었고, 자신의 양동이가 비어있는 모습을 클라리스가 보는 광경을 보면서 노인은 다시 한 번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노인이 일어서면서 그의 체격이 온전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내가 예상한 바대로, 확실히 키부터 큰 사람이었고, 노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체격 역시 다소 가는 듯하면서도 노년기 인간 같지 않은 건장함을 갖고 있었다. 당시의 그는 미라의 다그침에 그저 웃음을 짓고 있을 따름이었지만, 그 표정 속에서도 큰 키와 체격을 품은 외견은 평범한 어부 같지 않았다. 마치, 먼 옛날, 그의 젊은 시절에는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었을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

  "미안하구먼, 새벽부터 고기 잡겠다고 이렇게 나왔는데......."
  "그러니까요, 할아버지~. 아침 일찍 하시나, 저녁에 하시나, 결국 그게 그거잖아요. 새벽에 일 나서겠다고 굳이 왜 밤을 새고 그러세요~."
  그러자 미라가 일찍부터 고기를 잡겠다고 나선 노인에게 말했다. 뒷짐을 지고 제자리 옆걸음을 하면서 장난 반, 핀잔 반으로 건네는 그 말에 노인은 그저 조용히 미소를 짓기만 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렇게 노인이 미라를 향해 미소를 짓는 동안 그의 핀잔 섞인 말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놓고, 또, 오늘 내도록 주무실 거죠?"
  "아니다......" 이 물음에 노인은 다시 한 번 환하게 미소를 띠며 답하며, 자신보다 키가 작은 눈앞의 소녀, 그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였다. 이후, 클라리스는 노인의 우측 곁으로 다가가서 피곤하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그 물음에 노인은 별로 피곤하지는 않다고 말하고서, 나이가 들고 나니 잠이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그에게 말을 건네기도 했다.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밤에 특별히 하시는 일도 없으시잖아요."
  "알았네." 이후, 미라가 충고를 하는 듯이 건네는 말에 노인은 조용히 알았다고 답을 하였다. 그 때, 그 광경을 보며, 아네샤가 클라리스의 좌측 곁으로 다가가서 그에게 노인이 자주 밤과 낮이 바뀌는 삶을 사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클라리스는 조용히 미소를 띠며, "그렇지는 않아요." 라고 답을 하였다.
  "얼마 전까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시고 밤에도 나름 잘 주무시고, 그러하셨어요, 아침에는 규칙적으로 아침 8 시 즈음에는 일어나시는 분이셨는데......."
  이후, 그가 이야기한 바에 의하면, 노인은 일주일 즈음 전부터 새벽에 낚시를 하러 나가기 시작했으며, 어떤 때에는 새벽 일찍부터 낚시 도구를 갖추고 낚시를 하러 나가시기도 했다고 하며, 이어서 클라리스는 노인은 이웃집 고양이 여인이 새벽에 낚시하러 나가면 보다 좋은 성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충고를 듣고 새벽부터 낚시하러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실제 이유는 다른 것 같다고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새벽 낚시를 시작하신지 며칠 전에도 밤에 잠을 잘 주무시지 못하셨어요, 가끔 술이 고프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고. 그러다가 낚시라도 하면 조금 나아질까 싶으셔서 새벽 낚시를 가시는 것이 아닌가 해요."
  이전에도 클라리스는 밤마다 조용히 집 주변을 떠돌며 생각에 잠기는 그를 보며, 무슨 고민 같은 것이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노인은 그냥 잠이 없어졌을 뿐이라 답할 뿐이었음을 밝혔다. 그 무렵, 노인이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려 하였다.
  "내가 좀 지나쳐서, 미라를 걱정시켰나 보구나. 오늘은 일찍 자러 갈 테니, 나에 대해서는 너무 심려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먼."
  그러더니, 노인의 곁에서 물러서려 하는 클라리스, 미라의 곁에 있던 이들, 노인의 우측에 있던 나, 그리고 클라리스의 좌측에 있었던 아네샤의 모습을 한 번씩 둘러보더니, 무척 반가워하는 듯이 온화하게 미소를 띠면서 물음을 건네는 듯이 말했다.
  "호오, 그대들은 외부 세계에서 온 사람들인가 보군, 그렇지 않나?"
  아무리 봐도 외부 세계에서 온 듯한 인상을 가진 이들-요정족과 비슷한 날개를 갖고 있기는 했지만, 모양부터 달랐다-. 이러한 외부인들의 모습을 보며, 노인은 크나큰 흥미로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 보였다. 그러면서 노인은 우측 곁에 있던 나에게 이렇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그래, 자네들은 어느 세계에서 왔나."
  이 물음에 나는 세니티아(Senitia) 라는 성계에서 공간 전이를 통해 왔음을 밝히고서, '실프(Sylf)' 혹은 '실페(Sylfe)' 라 칭해지는 종족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노인은 외견은 조금 다르기는 해도, 자신의 세계에 사는, 클라리스, 미라와 같은 요정들의 일종이라 봐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그래도 될 것이라 답했다. 그러자 노인은 바로 알겠다고 말하고서, 곧바로 자신의 소개부터 하기 시작하였다.
  "반갑네, 아가씨들. 내 이름은 "루시언 한드레이크(Lucian Handrake, Lusyën Haendreyk)", 혹은 "루시앙 안드락(Lucian Hanedrake, Lusiã =andrak')", 이 도시의 흔한 어부들 중 한 명이네."
  루시언 한드레이크라는 이름은 이전에 클라리스, 미라로부터 들은 이름으로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로부터 직접 이름을 소개 받음으로서, 노인이 클라리스, 미라와 함께 사는 노인 루시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서 나부터 답례를 하기 시작했다.
  "반가워요, 루시언 할아버지, 제 이름은 '라르나 벨테손(Larna Belteson)',"
  "제 이름은 아네샤 에르세비스(Anesha Ersevis) 라고 해요, 세니티아(Senitia) 성계의 엘젠(Elzen) 산맥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마을의 평범한 일원들로서 살고 있다가, 마을에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모험을 이어가기 위해 이 곳으로 온 사람들이에요."
  노인의 이름 소개에 대한 답례로써 나와 아네샤가 이어서 이름이 누구인지를 소개하고, 아네샤가 자신의 이름 소개에 이어, 자신과 내가 어디에서 왔으며,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여행을 하면서 마을에 이르렀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렇군, 세니티아 성계라....... 그 성계에 대해서는 조금 들은 바는 있네, 요정들의 이상향(Le Paradis des Feés) 이라고 마을의 요정들이 말하더구나."
  아네샤의 자기 소개를 통해 일행이 세니티아 성계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서, 루시언 노인은 나에게 세니티아 성계에 대해서는 조금 들은 바 있음을 밝히고서, 이어서 차분히 목소리를 내며, '요정들의 이상향(Ariyadrï Paradisa) 이라 그 곳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고 이어서 말을 건네었다. 그와 더불어 세니티아의 요정들 중에는 거칠게 살아가는 면모를 가진 이들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다고 말한 이후에-아마도 물의 정령들(Miariya, Undine) 과 바람의 정령들(Valariya, Sylf) 을 지칭하는 것 같았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거칠게 살아가는 요정들의 거처를 잠시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이야기는 어디에서 들으시는지, 말씀드릴 수 있으신가요?"
  이후, 아네샤가 루시언 노인에게 묻자, 노인은 바로 시가지 내의 마을에 거주하는 고양이 소녀들, 그리고 요정들이 알려주었다고 답했으며, 그와 더불어 도시의 거주민들 중 다수는 바깥 행성계에 가 보거나 하지는 않으나, 외부 세계의 이야기나 소식을 어떻게 보고 듣는지, 요정이나 고양이 소녀들 중에는 세니티아 성계를 비롯한 외부 성계의 사정에 밝은 이들이 있음을 밝히고서, 내가 위치한 뒤쪽 근처로 물러난 클라리스의 뒤에서 좌우로 고개를 기웃거리던 린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 아가씨, 린나 양이겠지? 저 아가씨의 어머니인 라니아(Lania) 가 외부 성계 사정 등에 참 밝다고 하더구나, 그 여인의 집을 들르면 여러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게야, 주로 요리나 먹을 것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도 말이지."
  이후, 루시언 노인은 린나의 어머니인 라니아가 바깥 세상의 사정에 무척 밝다고 언급을 하고서, 혹시 바깥 세상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그 여인의 집으로 가 볼 것을 권하면서, 그 집은 도시 남부의 학교-남쪽 강가를 가로지르는 다리 건너편의 길, 그 서쪽 부근-가 자리잡은 그 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 이후에 노인이 말하기를, 노인 역시 라니아의 집에서 바깥 세상에서 유래된 각종 요리법을 전수 받고 있으며, 이 요리법을 클라리스, 미라에게 전수해 주고 있다고 한다, 노인은 젊은 시절부터 이런저런 일들을 해 왔다지만 주방 일은 거의 하지 않았고, 그래서 조리법을 알아도 그대로 조리하기 어려워 손주 격인 그들에게 조리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은 똑바로 하셔야지요, 할아버지! 거의 하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안 하신 것이잖아요!"
  그 때, 뒤쪽에서 미라의 장난기 어린 외침이 들려왔고, 이에 아네샤가 정말이냐고 묻자, 루시언 노인은 머쓱해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미안하이......." 라고 한 마디 말을 건네었다. 이후, 클라리스로부터 자신은 학교 건너편, 린나의 집에 모여 있겠음을 밝히고서, 대화를 마치면 나와 아네샤가 린나의 집으로 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후, 클라리스, 미라가 모니카, 린나를 데리고 떠나가는 동안 루시언 노인은 방파제를 떠나 마을로 돌아가는 클라리스에게 말했다.
  "그래, 잊지 않고 알릴 테니, 그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도록 해라."

  그렇게 4 사람이 떠나간 이후, 루시언 노인은 자신의 바로 앞에 서 있는 나와 아네샤를 보면서 차분히 목소리를 내며, 오래토록 서 있느라 힘들지 않느냐고 묻고서, 앉고 싶으면 앉고, 다른 일을 하고 싶으면 다른 일을 해도 좋으니, 편하게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그 이후에도 나는 노인의 바로 앞에 서 있었으나, 아네샤는 어딘가에 자리잡고 앉고 싶었는지, 방파제 좌측의 가장자리 한 곳에 노인을 향하는 방향으로 앉았다. 아네샤가 앉자마자 루시언 노인은 바로 나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이 곳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겠는가."
  친절한 목소리를 내며 건네는 물음, 친절하고 온화하면서도 근원을 알지 못할 이상한 위엄이 느껴지는 듯한 그 목소리에 나 역시 평상시의 어조와는 다른 예를 갖추는 목소리를 내면서 그가 건네는 물음에 대한 답을 하였다.
  "인류(=uman) 를 찾기 위해 왔어요, 세니티아를 비롯한 행성계 군에서 사라진 인류의 후예, 그 행방을 찾아가는 일이에요."
  "인류의 행방이라...... 인간을 찾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닌 게로군, 그렇지 않나?"
  이후, 루시언 노인은 먼 옛날의 은하에는 어느 세상이든, 어느 행성이든 간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있었고, 인간은 은하계의 주역으로서 세상의 문명을 주도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음을 밝히고서, 이후, 나에게 다시 한 번 이렇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세니티아 행성계에 거주한다고 하지 않았나?"
  이후, 내가 그렇다고 답을 하자, 루시언 노인은 우선 조용히 "그렇구먼." 이라 한 마디 말을 건네었다. 이후, 노인은 다시 한 번 바닷가를 향해 돌아서서 한 동안 생각에 잠기는 듯이 서 있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아네샤가 옆으로 다가가 잠시 그의 모습을 몰래 보려 하였는데, 그 이후, 아네샤가 몰래 알려주기를,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았다고 하였으며, 뭔가를 생각하며 착잡해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아네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가 세니티아 성계의 과거와 모종의 관련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네샤가 다시 나의 우측 곁으로 돌아오고서, 루시언 노인을 향해 물었다, 세니티아 성계 혹은 성계의 과거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 그 물음에 루시언 노인은 다시 한 번 한 숨을 깊이 내쉬고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이 잠시 말 없이 서 있다가 답을 하였다.
  "인류는 본래 하나의 행성계를 근거지로 삼고 있었으며, 오랜 세월 동안 그 행성을 자신의 고향이자 유일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여기고 있었지. 그러다가 기술이 발젼하고 문명이 그것에 맞춰지면서, 인류는 자신들의 보금자리인 행성을 떠나, 다른 행성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주변 성계들의 행성들에 문명을 전파하면서 공히 은하계의 주역이라 칭할만한 행보를 보여왔었지, 인류의 행보에 대해, 사람들이 구전을 통해 그렇게 말하더구나, 여기 사람들도 구전을 통해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겠지."
  그리고서 루시언 노인은 한 동안 생각에 잠긴 듯, 아무 말없이 바닷가만을 바라보며 서 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그 인류의 후손 중 한 명이란다." 그리고서 그는 이제는 알바레스(Albares) 라 칭해지는 행성계로 이주해 온 사람들과 그 후손들 중에서도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한탄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만약 자신이 세상을 등지게 된다면, 행성계에서 인류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일단 그는 자신에 대해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더 숨기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는 느낌만 들 뿐, 그 느낌이 드는 이유를 말할 수 없어서 그것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딱히 하거나 하지 못했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거나 한 적이 있나요?"
  이후, 아네샤가 다소 걱정스러워 하는 듯한 목소리로 물음을 건네자, 자신은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다고 답하고서, 요정들과 고양이 여인, 소녀들이 워낙 잘 해 주고 있어서 외로움을 느낄 만한 일이 특별히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근래 들어 한 가지 걱정되는 바가 생기기는 했음을 밝혔고, 그러면서 그로 인해 기분이 많이 심란해지고, 그래서 밤에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음을 밝혔다. 새벽부터 낚시를 하게 된 것도 밤에 잠을 늘 설치게 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밤에 잠을 못 주무시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핑계 같다고 생각이 드시지 않나요?"
  이에 아네샤가 루시언 노인에게 그렇게 물었으나, 그것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못했으니, 아무래도 이전에 들은 클라리스나 미라의 잔소리가 마음에 걸리기는 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서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다시 양동이와 낚싯대를 들어올린 이후에 방파제의 가장자리로 나아가, 거기에서 양동이와 낚싯대를 자신의 양옆에 다시 내려놓고 앉아서 바닷가 서쪽 건너편에 무언가 있지 않느냐고 나와 아네샤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맞아요, 그 저편에 건축물로 보이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 대부라 하지만, 외견 상의 나이 차가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할아버지 - 손녀' 관계를 이루고 있다.

(*2) 주식에 대해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 세니티아 이외에도 정령들은 육류를 즐겨 먹지는 않는 편이다, 아니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 땅의 정령 : 빵, 과자, 채소, 곡물류, 과일, 벌꿀, 계란 등
    - 과실주를 만들어 먹는 이들도 있었다.
- 물의 정령 : 바다 어육류, 해산물, 과일, 채소, 해초, 벌꿀 등
    - 바다와 인접해 고기 얻기가 쉽다. 그래도 주로 훈제 등의 수단을 이용해 보존해 두는 경우가 많다.
- 불의 정령 : 곡물류, 유제품, 계란, 채소, 과일, 사탕단풍액, 당류 등
    - 주로 추운 지역에서 살지만, 그럼에도 여러 수단을 이용해 채소를 재배하며, 수프를 주식으로 삼는 이들도 있다.
- 바람의 정령 : 과일, 유제품, 채소, 계란, 곡물류, 어육류(주로 연어), 벌꿀, 사탕단풍액 등
    - 육류도 즐겨 먹으려 하지만, 여건 상 쉽지는 않고, 주로 훈제 등의 수단을 이용해 보존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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