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phid 4th - 3. La Tormenta Violeta : 1


  먀미아 (Myamia). 인간, 인류가 사라진 어떤 행성계에서 인류를 대신해 성계의 주인이 되었던 고양이 종족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되기도 했던 곳. 물론 이 행성계에도 수인이나 정령들이 거주하고 있기는 했지만 주로 대륙 서부나 동부의 해안 지대를 중심으로 모여있을 뿐이었으며, 그들처럼 내륙 지대에 모여 사는 이들은 없었다. 자신들의 보금 자리를 (현재는 루마 인류의 옛 거주지였던 곳으로 알려져 옛 루마 (Lari-Luma) 라 칭해진다) 걸었던 아르데이스 (Ardeis) 성계인들과의 전쟁에서 참패한 고양이 종족은 어린 고양이들과 노묘들을 제외한 모든 성묘들이 수용소에서 사실상 몰살당하고, 살아남은 어리고 늙은 고양이들만이 아르데이스 연합군에 의해 먀미아의 어떤 황무지에 마치 '내던져지는 듯이' 끌려간 것이 먀미아 묘족의 시작이었다.
  마치 유배지와 같았던 먀미아의 황무지에서 수많은 늙은 고양이, 어린 고양이들이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특히 '파르보 전염병 (Parvo-Plaga)' 혹은 '파르보 증후군 (Parvo-Syndroma)' 라 칭해지는 전염병의 창궐은 수많은 어린 고양이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새로운 고양이 나라가 건국되었을 무렵에 살아남은 어린 고양이들은 황무지에 처음 도달했을 때 있었던 고양이들의 10% 에 전혀 미치지 못했을 정도. 척박한 환경과 전염병은 어린 고양이들 뿐만이 아니라 늙은 고양이들에게도 위험했으며, 늙은 고양이들도 수없이 많이 세상을 떠났다.
  황무지에서의 척박한 삶과 전염병을 견디다 못해 고양이들은 강을 찾아 이주를 시도했으며, 결국에 세 강이 서로 모이는 초지대, 지금의 산토 루이스 (Santo Luis) 일대에 새로이 정착하면서 하나의 새로운 고양이 나라를 세웠다. 고향을 잃고 어렵사리 보금자리를 새로 발견해서 나라를 세웠지만 살아남은 이들의 잃어버린 고향을 되찾고자 하는 소망은 절실해서 잃어버린 모성계를 향한 원정을 지속적으로 이어갔지만 모성계를 점거했던 아르데이스 성계인들의 힘은 막강했으며, 여기에 기계 군단의 개입과 먀미아 침략은 이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비극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전쟁과 살육의 고통에서 해방되었던 고양이 종족의 새로운 보금 자리는 기계 군단의 무자비한 침략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으며-그래서 산토 루이스 일대에는 문명의 흔적들만이 곳곳에 남아있을 따름이다-, 수많은 희생 끝에 간신히 나라를 일으킨 고양이 종족의 후예들 중 대다수는 나라를 점령한 기계 군단의 함대에 끌려가 그 행적을 알 수 없게 되었으며, 저항군으로 살아남은 이들 중에서 도 극소수의 후손들이 고양이 나라가 최후를 맞이한 아테다르마 (Atedarma) 라는 곳에서 부족 단위로 공동체를 이루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나라가 두 차례 멸망하고 종족 대다수가 죽음을 맞이하여 극소수만이 살아남았지만 그 이후에도 먀미아의 고양이 종족은 아테다르마에 다시 기계 군단이 돌아오자 그들을 몰아내기 위한 항전을 지속해 나아갔다. 비록 선조들에 비해 전사들의 수는 턱없이 부족했고, 전투력도 미욱했지만 그럼에도 조상들의 원수라 할 수 있었던 기계 군단에 대한 그들의 저항 의지는 조상들 못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의 중심에 한 사람이 있었다. 하므자 (Hamuza) 라 칭해지는 이였다. 아테다르마의 한 구역을 기계 군단이 장악한 이후부터 그는 지속적으로 아테다르마 계곡 내에 자리잡은 고양이 마을들을 순회하며 고양이들에게 기계 군단에 대한 저항 의지를 가르치고 그들이 저항군에 가담하도록 하고서 기계 군단의 거점을 향한 원정을 앞장서서 추진했지만 원정에 참여한 고양이 전사들 중 대부분, 아니 그를 따랐던 모든 고양이 전사들은 원정 이후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 했다. 하므자만이 수상할 정도로 계속 살아남아 10 여 차례의 원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몇 년 전에 있었던 마지막 원정 때에는 하므자마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 했고, 이는 아테다르마 묘족에게 크나큰 비극이 되었다. 숱한 원정 실패 속에서도 줄기차게 살아남아 저항의 의지를 관철했던 하므자의 실종, 그것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지속되었던 기계 군단을 향한 저항의 마지막 구심점이 소실되었음을 상징하는 하나의 큰 사건이었다. 하므자의 실종 이후에도 기계 군단을 향한 저항을 이어가자는 주장을 펼친 이들, 하므자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는 했지만 그것이 유의미한 무언가를 만들지는 못 했고, 아테다르마의 묘족들은 기계 군단의 움직임을 피해 숨어 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므자라는 고양이 인간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구나, 의외네. 그 사람에 대해 야누아와 마르차는 늘 험담을 놓지 않았었거든."
  먀미아 묘족에 대해 라니아로부터 들었다는 클라리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그의 우측에서 그와 함께 날개를 펼치며 날아가던 미라가 말했다. 하므자의 무리에 의해 죽임을 당할 뻔했던 야누아, 마르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들의 후견인이었던 라니아 역시 하므자에 대해 동족을 선동해 파멸의 길로 몰아넣는 위선자로 간주하고 있었던지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라는 하므자가 단순히 위험천만한 인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알려진 바가 그렇다는 것일 뿐이고, 그 실상은 라니아 아주머니나 야누아, 마르차가 말한 바대로일 것임이 분명하기는 하지. 그렇게 많은 무모한 원정을 감행했고, 원정에 나선 고양이 전사들 모두가 돌아오지 못했는데, 혼자만 계속 돌아왔다는 것은 네가 어떻게 들어봐도 수상하다고 여기어지지 않아?"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클라리스가 말했다. 아닌 것이 아니라 10 여 회가 넘는 무모한 원정에 오직 하므자만 계속 살아 돌아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클라리스 역시 수상함을 어찌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이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를 묘족의 배신자라 칭하였던 야누아의 주장에 그래서 나도 동의하고 있는 거야. 아니, 적어도 그것이 잘못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A.R. 508. Mar. 28
먀미아 성계, 아테다르마 계곡의 어느 지점.

  마법진 너머로 어둠에 잠긴 채, 짙은 보라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정확히는 보라색 구름이 드리워진 하늘일 것이다. 구름 사이로 보라색 번개 줄기들이 천둥 소리와 함께 떠돌고 있었으며, 한 번씩 혼령과도 같은 보라색 기운들이 구름 사이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 하늘 아래로는 거대한 바위를 깎아서 만들어진 듯해 보이는 수없이 많은 산봉우리들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먼 저편으로 기계 군단에 속해 있을 기계 병기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검보라색을 띠는 전투정들 너머로 거대한 함선의 활주로가 펼쳐져 있었다. 활주로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 함선은 모함 역할을 하는 병기였을 터, 그 주변으로 수많은 검은 전투 비행기들이 배치되어 있었으며 모함 주변에는 비교적 거대한 전투정, 거대한 포신을 장착한 전투정들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와 아네샤가 우선 다가갈 곳은 눈앞의 그 전투정들과 모함 쪽이었다.

  V 자 대열을 이루는 전투 비행기들, 아니 전투정들 앞에 이르자마자 그것들의 기수에 자리잡은 포신들에서부터 붉게 빛나는 광탄들이 발사되어 대열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 대열들을 피해 가면서 전투정들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 오른손으로 쥐고 있던 지팡이의 끝에 달린 푸른 돌에서 푸른 번개 줄기들을 발사해 전투정들을 향해 나아가도록 했다. 번개 줄기들은 곡선을 그리면서 전투정을 향해 나아가 그 중심을 하나씩 관통하였고, 몸체가 궤뚫린 전투정들은 이윽고 붉은 폭풍과 열기를 터뜨리며 산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무렵, 나의 왼편에 있으면서 아네샤는 곳곳에 흩어진 전투정들이 하늘색 줄기들을 발사해 전투정들의 몸체를 궤뚫도록 하였고, 그 전투정들 역시 곧 폭파되어 사라졌다.
- 그 무렵, 나의 왼편에서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가 전투정들 그리고 함선들 앞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빛을 발하는 검을 들고 있던 클라리스가 앞장서 나아가면서 인간형 병기들을 베어가고 있었고, 미라가 그 뒤에서 하늘색 빛을 발하는 칼날들을 발사해서 인간형 병기들 주변에 산재하고 있던 전투정들의 몸체를 궤뚫어 격추시키고 있었다.

  전투정들을 격추시켜 가면서 모함의 갑판 근처에 도달하는 동안 앞장서 비행해 나아가고 있던 나의 앞으로 청보라색을 띠는 물고기 모양의 전투정들이 미사일처럼 날아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미사일처럼 날아오되 천천히 날아오며 궤적을 그려가고 있던 그 전투정들을 보자마자 먼저 다가오고 있는 것들부터 지팡이에서 파란 번개로 칼날을 생성해 그 칼날로 전투정을 하나씩 베어 나아가며 격추시키고서 함선의 함수 갑판 근처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후, 앞장서 나아가고 있던 나의 눈앞으로 함선의 함교 부근에 자리잡은 해치가 개방되면서 개방된 해치 안쪽에서부터 하늘을 향해 포탄을 쏘아 올리는 듯이 전투정들이 발사되고 이 전투정들은 급강하해서 나와 아네샤가 자리잡은 일대를 원형으로 둘러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소형에 갑판이 두껍거나 하지도 않아서 금방 격추되었다. 번개 줄기, 하늘색 바람 줄기가 그들을 향해 나아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형을 이루고 있던 전투정들이 붉은 폭발을 일으키면서 사라져 가는 모습이 보였다.

  원형 대열을 이루며 나와 아네샤를 포위했던 전투정들이 격추된 이후에 함선의 갑판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치 호위함들마냥 모함을 지키고 있던 대형 전투정들이 각자의 포신을 움직여 각 포구에서 붉은색 혹은 검붉은색 빛 줄기를 분출해 함선의 갑판 위에 도달한 이들을 공격하려 하였다. 포격으로 방출된 빛 줄기들을 피해내면서 이들을 지팡이에서 방출되는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그 전투정들의 장갑에 타격을 가해 장갑을 부수려 하였다. 여러 번개 줄기들 그리고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줄기들이 푸른색, 하늘색 곡선 무리를 그려내면서 전투정들의 장갑을 타격해 부수어 내고, 결국 이들 역시 숱한 타격에 의해 폭파되어 사라졌다.
  모함을 지키는 전투정들까지 모두 격추되자 나는 모함의 함수 쪽으로 돌아간 다음에 급강하를 하는 듯이 함선의 갑판 부근에 이르렀다. 갑판 위에는 함포가 자리잡은 포대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고, 각 함포에서 한 번씩 핏빛을 띠는 불덩어리들이 발사되어 상공의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던 나를 비롯한 이들을 위협하고 있었지만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급강하를 해서 함포들과 포격 장치들을 번개 줄기들로 공격해 파괴하면서 함교 쪽으로 돌진해 나아갔다.
  그 무렵, 아네샤가 나를 따르면서 자신의 소정령에서부터 바람 칼날들을 연속으로 방출하며 모함 부근에 도달하고 있던 전투 비행기들 그리고 전투정들을 격추시키고 있었다. 이러한 아네샤의 도움을 받아가며 나는 함교 부근을 지키고 있던 인간형 병기들을 번개 칼날로 베어 폭파시키고서 함교로 나아가 함교를 내 근처에서 나를 따라가는 소정령에서부터 발사되는 번개 줄기들 그리고 지팡이에서 발사되는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집중 타격을 가했다.
  함교는 생각보다 빨리 폭발을 일으켰으며, 그 폭발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듯이 함선의 몸체 전체에 퍼져 나아가기 시작하자 함선의 함미 쪽으로 나아가는 것으로써 함선에서 벗어났다. 그 무렵, 아네샤 역시 나의 뒤를 따라가면서 그 모함에서 이탈했으며, 이후, 아네샤가 함선에서 이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에 함선의 몸체 전체에 퍼져 나아간 폭발이 점차 커지고 함선의 몸체를 뒤덮을 정도의 폭발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함선의 몸체 전체가 폭파되어 거대한 불꽃과 폭풍을 일으켰다. 함선 자체는 작았지만, 폭발의 규모는 커서 그로 인한 충격파가 함선에서 이미 상당히 멀어지고 있던 나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이전에 폭파된 모함이 자리잡은 그 너머의 상공에서는 한 무리의 커다란 삼각 글라이더 같은 함선들이 일행이 머무르는 그 높은 곳, 낮은 곳 일대에서 다가오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정확히는 상공에 머무르고 있는 그들을 향해 일행이 다가가고 있는 것이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접근해 가자마자 일행의 바로 앞으로 접근해 오는 함선의 날개 하단에서부터 한 무리의 소형 전투정들 그리고 인간형 병기들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그와 더불어 함선의 날개 위쪽에서부터 미사일들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유도의 특성을 가지는 미사일 수십여 발을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우선 제거하고 그 이후로 함선에서 사출된 전투기들 및 인간형 기동 병기들을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쏘아 맞혀가며 제거해 나아갔다. 인간형 병기들은 주로 손에 들고 있는 총포나 어깨, 흉부의 장치에서 광탄, 광선을 발사해 공격해 오고 있었으나, 일부 개체들은 나, 아네샤의 근처로 돌격해 오기도 했으며, 그런 것들은 지팡이의 칼날로 격추시키려 하였다.
- 아네샤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는 이들도 있었고, 아네샤에게는 백병전용 무기가 없어서 그의 사정이 걱정되어 그에게 다가갈 것도 고려해 보았지만 다행히도 아네샤는 소정령과 자신의 손을 휘두르며 방출하는 바람의 기운으로 병기들을 베어내 공격하고, 이것들에다가 또 소정령의 바람 줄기를 활용해 그것들을 격추시키고 있어서 그의 사정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보였다.

  우선 상공 위의 수송함들에서 사출된 병기들 그리고 미사일들을 격추시킨 이후에는 지팡이에서 전방을 향해 번개 줄기를 사출해 수송함의 함수 부분을 관통하려 하였고, 아네샤 역시 수송함의 함수 부분을 향해 바람의 기운이 모인 구체들을 계속 발사해 폭파시키면서 함체에 타격을 가하려 하니, 이런 타격을 1 분 정도 지속하는 것으로 상공 위의 수송함 2 척을 모두 격침시킬 수 있었다.
  이후로는 일행이 있는 위치보다 높은, 혹은 낮은 쪽에서 비행을 이어가던 수송함들을 번개 줄기, 바람 줄기를 발사해 이들의 궤적이 수송함의 중심부를 관통하도록 하니, 이를 통해 일행의 아래 쪽에서 접근해 오는 수송함들 그리고 수송함에서 사출되는 미사일들, 병기들을 격침, 격파시켜 갔다. 이러한 수송함들의 대열은 이들 뒤쪽에 자리잡고 있었을 순양함 급 함선들이 나타날 때까지 이어졌다.

  수송함들의 대열을 지나치는 나의 눈앞으로는 순양함 급에 이를 법한 검은 함선들이 상공에 떠 있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함선들 사이로 전투정들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에는 역할을 바꾸어서 내가 전투정들을 격추시키고 아네샤가 함선들을 격침시키도록 해 보았다. 하지만 위협적인 공격을 하는 함선의 경우에는 내가 맡기로 했다.
  이들은 함선의 몸체 옆구리 쪽에 장착된 함포에서부터 붉은 광탄들을 발사하거나 유도 특성을 가지는 회색 미사일들을 발사해 일행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고 있었고, 이에 미사일들을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제거하고 그와 더불어 함선 쪽으로 다가오는 전투정들을 격추시키는 것으로 아네샤의 함선 공격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아네샤는 나의 왼편 그리고 오른편 부근을 오가면서 자신과 가까운 쪽에 있는 함선의 함포들을 하늘색 곡선을 그리는 바람의 기운 줄기들로 폭파시키고 더 나아가 함선의 몸체를 바람 줄기들로 궤뚫으려 했다.
  옆구리 쪽에 강한 타격을 계속 받고 있던 함선들은 결국 옆구리 쪽에서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 이후, 그 폭발에 의한 불꽃이 함선의 몸체 전체로 순식간에 번져 간 끝에 하얀 빛과 충격파를 발생시키며 그 몸체가 분쇄되어 흩어지는 광경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이전의 함선 폭발 못지 않은 혹은 그 이상의 파동이 퍼져 그로 인해 대기가 진동하니, 함선들의 폭발이 이어지면서 그와 같은 대기의 진동이 거듭 반복되면서 그 부근을 비행하고 있으면서 지진이라도 난 것 같은 공기의 떨림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었다.
  아네샤가 몇 척의 순양함 급, 그리고 소형 모함 급 함선들을 격침시키는 동안 내가 격추시켰던 병기들 그리고 함선에 장착된 함포들의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던 것 같다. 인간형 병기들 중에서는 어깨에 거대한 포신을 장착한 날카로운 갑주 형상의 병기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고, 그래서 그들이 어깨의 포신들에서부터 발사하는 자줏빛, 핏빛 광선들을 숱하게 피해 갔었다.
  이들 순양함 급 함선들 중에는 일행보다 높은 곳, 낮은 곳에 있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 역시 미사일, 광선을 통해 일행을 비롯한 함선의 대열 사이를 지나치려 하는 이들을 공격하려 하고 있었으며, 순양함 사이에 있던 전투정들, 인간형 병기들이 각자의 공격 수단을 통해 광탄, 광선을 발사하면서 일행을 향해 다가오기도 했다. 그렇게 상공의 낮은 곳, 높은 곳에서 다가오는 이들 중에서 아직 공격을 시도하지 않은 개체들은 바람 줄기, 번개 줄기들로 바로 타격해 위험 요인을 줄이려 하였으며, 공격을 가한 경우에는 이들이 발사한 광탄, 미사일들을 피하거나 격추시키고서 바람 줄기, 번개 줄기로 타격해 격침, 격추시키려 하였다. 이들 중에서 격침, 격추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 중 다수는 아마도 주변에 있던 이들에 의해 격추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그 동안 마주했던 이들 역시 대부분은 격추, 폭파되었지만 그 이후로도 같은 병기들이 계속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서 요새 내부로 진입한 이후로도 그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함선들의 대열을 돌파하고 잠시 여유를 찾을 무렵, 그간 바라보지 않았던 아니 바라볼 수 없었던 나의 우측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려 보았다. 그 방향에서는 두 사람이 붉은 기운을 띠는 하얀색 빛을 발하는 두 쌍의 삼각 날개를 펼친 채로 어떤 이가 인간형 병기들과 맞서고 있었으며, 뒤쪽에서는 또 다른 이가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전투정들 그리고 전투 비행기들을 붉게 빛나는 화살들을 발사해 가며 격추시키고 있었다.
  이들 모두 암적색을 띠는 머리카락과 역시 암적색을 띠는 한 쌍의 고양이 귀를 가진 이들로 이전에 보았던 야누아와 비슷한 고양이 요정들인 듯해 보였다. 앞장선 이는 붉은색을 띠는 가슴 언저리를 두른 옷과 골반을 가리는 정도에 불과한 짤막한 하얀 바지 차림을 하고 있었으며, 허리에 붉은 띠를 두른 옷차림에 손목까지 닿을 법한 넓은 소매를 가진 옷을 걸쳐 입고 있었다. 한 손에 하나씩 소검들을 쥐고 있었으며, 하나의 칼날은 붉은색, 다른 하나의 칼날은 연분홍색을 띠며 빛나고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이처럼 보였으나, 그의 뒷 모습까지 온전히 볼 수 있었을 때에는 그의 묶어 내린 긴 머리카락이 시선에 드러나고 있었다.
  뒤따르고 있는 이는 긴 머리카락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는 이로서 그 중 머리 양 옆쪽의 일부를 양갈래로 묶고 있었다. 하얀색을 띠는 소매 없는 상의와 허벅지 바로 위까지 내려가는 주름진 치마 그리고 붉은 허리띠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있었으며, 겉옷은 입지 않고 있었으며, 무릎 아래부터 다리를 연분홍색을 띠는 투명한 천으로 감싸고 있었다. 통파 (Tongfa) 의 일종인 무기를 한 손에 하나씩 손에 쥐고 있었으며, 각 무기에는 하나씩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날이 생성되어 있었다. 마력 혹은 다른 에너지의 일종으로 플라즈마 칼날을 생성한 무기의 일종인 듯해 보였다.
  이들의 머리카락은 전반적으로 적갈색을 띠고 있었지만 뒤쪽의 일부분이 감색을 띠고 있어서 그 뒷 모습들을 보면서 두 색깔의 털을 가진 고양이 요정들임을 알 수 있었다. 이들 중에서 앞장선 이가 비교적 성숙한 외견을 보이고 있었으며, 뒤따르는 이는 어떻게 보더라도 아직 앳된 면모가 역력했는데, 이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 전해주는 색감이 너무 비슷해서 자매들이 서로 비슷한 느낌의 옷을 입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들이 만약 자매들이라면 앞장선 이가 언니, 뒤따르는 이가 동생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야누아 씨께서 동생들과 함께 싸움에 나서겠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그들의 이름은 이미 라니아로부터 들은 적이 있었다. 야누아 (Janua), 마르차 (Marcia) 그리고 마야 (Maja), 율리아 (Julia) 가 그 중에서 마을에 왔던 야누아 그리고 야누아가 자신의 옛 이야기를 통해 언급했던 마르차는 이미 들어본 바 있었다. 그들 중 하나가 마르차라면 그들이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접근하려고 해도 그들이 곧바로 병기들의 무리에 다가가 그들을 격추시키려 하고 있었기에 그들에게 접근하거나 할 수는 없었다.
  "라르나 씨, 어디를 보시고 계셨던 거예요?"
  그 무렵, 미라가 나의 근처로 다가오면서 나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내가 우측 먼 저편을 바라보며 그 쪽으로 나아간 고양이 요정 자매들을 가리켰다. 이후, 미라가 잠시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난 이후에 누구인지 바로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전방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누구인지 아시겠어요?"
  "알다마다요, 자주 봐서 알고 있지요." 그러자 미라가 당연하다는 듯이 답했다. 그리고 멀리서 보여서 얼굴 모습이 잘 보이지 않기는 하지만 그들이 하고 있는 머리카락 모양만 봐도 그들이 누구인지 바로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과 함께 그들이 누구인지를 언급했다.
  "앞서 가는 애는 마르차일 거예요, 그리고 뒤따라 가는 애는 머리 모양을 보니까 바로 알겠네, 율리아예요."
  그리고 마르차는 머리 모양을 자주 바꾸기는 하지만 늘 머리카락을 묶어 내려서 정면에서 보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것처럼 보이는 머리 모양을 하고 있으며, 율리아는 머리카락의 전부 혹은 일부를 양갈래로 묶고 있음을 밝히고서 어릴 때에는 머리카락 전부를 양갈래로 묶었지만 머리카락을 자신의 언니들처럼 길게 기르기 시작하면서 일부만 양갈래로 묶고 나머지는 내리는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야누아와 마야는 일찌감치 다른 곳으로 갔을 것 같네요, 아니면......"
  "아니면?" 그러자 나를 따라가고 있던 아네샤가 미라에게 그 말이 무슨 의미냐는 식으로 물었고, 그 물음에 미라가 바로 이렇게 답했다.
  "그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거예요.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하나는 절벽에서 기어오르고 있으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믿겨지지 않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요새 안으로 들어가서 모종의 준비를 하고 있으리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후자 쪽의 말이 무슨 의미냐는 물음에 미라가 그 대답으로써 이렇게 설명을 했다 : "저희가 마법진 안으로 들어가고 특정 경로를 따라 나아갈 무렵에 야누아는 아마 마야가 정해놓은 것이겠지요, 그 경로를 통해 미리 요새 내부 쪽으로 전이했을 것이고, 그 곳에서 거점을 마련해 그 곳에서 대기하고 있으면서 일행이 그리고 마르차, 율리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것이겠지요."
  "거점이 있다고 해도 언제 병기들이 몰려올지 알 수 없을 텐데!?"
  하지만 그 대답을 들을 틈도 없이 어느새 일행의 눈앞에 함선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라는 다시 클라리스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나와 아네샤의 왼편으로 날아갔고, 그 대신 나의 눈앞으로 여러 대형을 이루는 전투정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인간형 병기들의 모습도 다수 보이고 있었다.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온 2 척의 검은 함선들, 좌우 방향에서부터 나란히 다가온 이전의 함선들에 비해 상당히 작은 크기의 그 함선들은 이전까지의 함수 부분이 세모꼴에 가까운 사다리꼴 모양을 이루고 있던 길다란 함선의 함체 양 옆에 날개를 장착시킨 것처럼 보이는 몸체를 드러내고 있었으며, 동체 윗면 그리고 날개 쪽에 다수의 장치들이 장착되어 있었다. 검은 몸체의 함수 끝 부분에 장착된 충혈된 눈동자와도 같아 보이는 붉은 구체들이 나와 아네샤를 비롯한 적대적인 개체들을 앞두기 시작하자 격렬히 빛을 발하니, 마치 사악한 눈동자가 마력을 뿜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이들이 내 눈 앞에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고, 내가 그리고 아네샤가 그들의 위쪽으로 날아오를 무렵, 각 장치의 포구 부분이 빛을 발하면서 포탄들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동체의 윗면 쪽에 있는 장치들에서는 발사 당시에 나를 비롯한 적대 개체가 있는 쪽을 향해 발사되는 특성을 가지는 주황색 구체들이 1 ~ 3 발씩 발사되었고, 날개 쪽에는 포구마다 하나씩 유도 특성을 가지는 미사일들이 발사되어 긴 꼬리를 그리며 날아가고 있었다. 구체들이 먼저 날아오고 있었던 만큼, 그들을 먼저 피해내고서 미사일들을 소정령에서 발사되는 번개 줄기들로 제거한 이후에 양 옆에 위치한 함선의 공격 장치들을 지팡이에서 발사되는 번개 줄기들로 타격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 소형 함선들이 타격을 받기 시작하자, 그것에 반응하기라도 한 듯이 검은 비행체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니, 처음에는 검은 로켓 몇 개체들이 몰려오더니, 일행에게 접근하자마자 동체의 꼬리 쪽에 장착된 소형 로켓들을 발사하고, 각 소형 로켓들은 거기서 유도성 자탄 (Sekhibolta) 들을 다수 발사해 일행을 덮치도록 하고 있었다. 이들을 보자마자 아네샤가 자신의 소정령에서부터 발사되는 하늘색 바람 줄기들로 그들 자탄들을 제거해 나아가고, 자탄 발사의 근원인 로켓들을 자신이 직접 바람 줄기들을 발사해 곡선을 그리며 로켓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다. 하늘색 빛을 발하는 여러 곡선 줄기들이 아네샤의 왼손, 오른손에서부터 발사되어 로켓을 향해 나아가고, 로켓의 몸체에 빛이 닿아 폭발을 일으키면서 이들을 하나둘씩 격추시켜 갔다.
  어디에서 발사된 로켓들인지 물어볼 틈도 없이 이어서 다른 종류의 비행체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작은 비행체의 양 옆에 그 크기만한 비행 장치들이 장착되어 마치 삼각형 모양을 이루는 듯한 검보라색 비행체들이 전방 쪽에서 날아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들은 양 날개에 하나씩 장착된 포구에서부터 화염구들을 발사하며 공격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숱한 적의 공세와 마주했던 나와 아네샤에게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았고, 결국 이들 역시 금방 격추되었다.
  그러는 한편, 나 역시 두 함선의 장치들을 모두 폭파시키고 동체의 중심을 노리기 시작했다. 번개 줄기들이 거친 곡선을 그리며 나의 좌우에 있는 배들의 중심에 모이도록 한 것이었다. 그리고 파랗게 빛나는 번개 줄기들이 배들의 중심에 모이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이들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불꽃을 터뜨리면서 폭발하기 시작했고, 이들 역시 중심에서부터 열기와 폭풍을 분출하면서 몸체가 부서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결국 중심에서부터 불꽃과 폭풍을 터뜨려 구형의 빛, 내 키의 10 배 이상은 될 법한 크기의 빛을 마치 초신성처럼 터뜨리며 사라져 갔다.
  그 이후에도 소형 병기들은 계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음에는 인간형 병기들, 양 어깨에 포신을 하나씩 장착한 날카로운 인상의 병기들이 하나둘씩 나의 앞, 그리고 아네샤의 앞으로 날아오면서 어깨의 각 포신에서부터 붉은 광탄, 붉은 광선들을 발사하려 하였고, 이들 공격을 피해 가면서 나와 아네샤 모두 곡선을 그리는 바람의 기운, 번개 줄기로 이들을 하나둘씩 격추시켜 공중에서 폭발하거나 몸의 일부분에서 폭발을 일으켜 지면에서 추락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런 소형 병기들 그리고 함선들 중에서 일행을 비롯한 함대 사이를 파고드는 이들의 근처의 개체들 뿐만이 아니라 그들보다 높은 위치, 낮은 위치에 있는 개체들 중 일부가 내가 있는 쪽으로 접근해 오려 하고 있었다, 내가 있는 쪽으로 접근해 포격을 가하기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인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던지라 나와 아네샤 모두 바람, 번개 줄기들로써 그들 역시 계속 격파해 나아갔다.

  이렇게 소형 병기들 그리고 함선들을 격파, 격추시키면서 앞길을 나아가는 도중에 다시 이전 때와 같은 소형 모함 그리고 이들을 호위하는 듯한 대형 전투정 10 여 개체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때를 같이 해 모함 부근에 떠 있던 작은 개체들이 나와 아네샤가 모함의 갑판 부근으로 접근하자마자 모함 부근에서부터 떠올라 내가 있는 쪽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마치 공뢰와 같은 모습을 보이던 그 개체들은 일행 앞으로 모이자마자 시계 방향으로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푸른색, 붉은색, 보라색 짧은 광선들을 자신의 주변으로 흩뿌리기 시작했다. 광탄들이라 칭할만한 짧은 광선들이 흩뿌려지는 광경에 일단 뒤쪽으로 물러나면서 광선들의 근원인 공뢰 모양의 개체들을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키려 하였다-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타격할 수도 있었지만 크기가 작을 뿐더러 격렬히 움직여서 쉽게 쏘아 맞히기가 힘들었다-.
  이들이 발사하는 광선들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피하면서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공뢰들을 쏘아 맞혀 폭파시키고 이어서 내 앞으로 다가오는 대형 전투정 3 척과 맞서게 되었다. 그 전투정들은 이전에 마주했던 대형 전투정들처럼 선수의 포구에서 붉은 빛 줄기를 내가 있는 일대로 발사해 빛 줄기들이 서로 교차하도록 하고, 또 10 여 발씩 미사일들을 발사해 그 미사일들로 나를 쏘아 맞히려 하기도 했다. 나에게 집중적으로 몰려오던 미사일들은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격파하고 빛 줄기를 발사하는 전투정들은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쏘아 맞혀가며 하나씩 격추시켜 갔다. 격추된 전투정들은 이전의 전투정들과 마찬가지로 체내에 불꽃을 터뜨리다가 폭풍과 함께 열기를 분출하며 폭파되었다.

  모함의 갑판 쪽으로 접근해 가자마자 이들보다 작은 소형 함선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마치 커다란 비행기와도 같은 함선들은 몸체와 날개에 장착된-몸체에는 10 여, 그리고 각 날개에 3 개씩 포탄 발사 장치들이 장착되어 있었다- 포탄 발사 장치들이 2 척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나를 향해 포탄들을 흩뿌리고 있었고, 이에 나는 아네샤에게 함선의 갑판에 있는 포대들의 격파를 맡기고 나는 그 함선들을 상대하기로 하였다.
  포대들을 지팡이 그리고 손에서 방출되는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 그리고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타격해 나아가는 동안 함선들에서 포탄들 그리고 미사일들이 계속 발사되었고, 흩뿌려지는 포탄들, 화염탄들을 피해가고 나를 쫓아 날아가려 하던 미사일들을 제거해 가면서 포탄 발사 장치들을 파괴해 나아갔다. 그리고 이들의 동체와 날개의 포탄 발사 장치들을 모두 파괴하면서 이들의 붉게 빛나는 동력원들이 드러나자 이들을 집중 타격해 함선을 폭파시키려 하였다. 함선들은 왼편에 있는 것부터 크나큰 폭발을 일으키면서 대파되었고, 폭풍과 열기가 분출되는 모습이 눈앞에 비추어지는 것과 함께 폭음이 진동하였다. 폭풍과 열기가 내가 있는 일대를 덮치려 하자 나는 보호막으로 나 자신을 휘몰아치는 열기로부터 보호하려 하였다. 열기는 나를 감싸고 있던 보호막을 잠시 동안 지나쳐 가면서 사라지고 이에 나는 보호막을 사라지게 하고서 함선의 함교 쪽으로 내려갔다.

  함교 쪽에 이를 무렵, 이미 아네샤가 여러 방향으로 화염탄들을 발사하고 있는 함교를 하늘색을 띠는 바람의 기운 줄기들을 발사해가며 타격하고 있었다. 그 무렵, 함수 부분이 뾰족하고 길다란 함선들이 상공의 위쪽 전방에서 다가오고 있었지만 아네샤에게 그것을 신경을 쓸 겨를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가능한 빠르게 그 함선의 함교를 폭파시키고 뒤쪽의 함선이 있는 곳으로 가려 했지만 함선의 함교가 생각보다 튼튼해서 쉽게 파괴되려 하지는 않고 있었다.
  "뒤쪽의 전함들이 다가오고 있어, 서둘러 함교를 폭파시켜야 할 텐데......!"
  "쉽지는 않을 것 같아." 내가 하는 말에 아네샤가 바로 화답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뒤쪽에서 다가오는 전함들을 상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그 때, 내가 위치한 그 위쪽에서 거대한 보라색 바위들이 전함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바위들은 전함들의 함수 쪽으로 날아가 각 전함의 함수 부분에 부딪쳤고, 그 충격으로 전함들의 함수 부분에 균열이 발생하고 마치 상처에서 피가 분출하는 듯이 불꽃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에 불꽃이 터져 나오는 함수의 각 부분으로 하늘의 높은 곳에서부터 푸른색, 보라색 번개 줄기들이 떨어져 각 부분을 강타했다. 벼락에 피격된 자리에는 보라색, 파란색 빛이 터져 나오고, 가느다란 번개 줄기들이 흩뿌려지는 모습이 보였다. 바위로 우선 함선에 큰 타격을 가하고 이어서 번개 줄기로 바위에 타격을 받은 자리에 재차 타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받은 함선들은 하나둘씩 대파되어 사라져 가고 있었다.

  "어디에서 온 바위이고, 벼락이지?" 그 광경에 내가 어리둥절해 하면서 하늘의 주변 일대를 둘러보고 있을 그 때, 뒤쪽의 상공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날아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앞장서 가는 이는 녹색을 띠는 짧은 소매의 상의 그리고 하얀 치마를 입은 이로 목 높이까지 내려가는 짧은 검은 머리카락을 드러내고 있는 소녀였으며, 뒤따르는 이는 갈색을 띠는 팔목까지 내려가는 넓은 소매와 무릎까지 내려가는 치맛단을 가진 원피스를 입은 이로 무릎까지 내려갈 법한 긴 검은 머리카락을 보이고 있는 앞장선 이와 또래 즈음 되어 보이는 소녀였다. 그는 오른손에 자루 부분이 파랗고 끝 부분의 결정이 보라색을 띠며 빛나는 지팡이를 갖고 있었으며, 결정이 날카로워서 창으로 사용할 수 있을 법해 보였다.
  녹색 옷을 입은 이는 이전에 전함들을 향해 날아간 돌멩이보다 약간 작은 돌멩이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이들은 그를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어서 그 모습을 보며 돌멩이를 소환한 마법의 근원이 그 녹색 옷을 입은 이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또, 그의 뒤를 따르는 소녀의 지팡이 끝이 번개 줄기에 감싸여 있었으니, 이를 두고 소녀의 지팡이가 이전에 함선들을 대파시킨 낙뢰의 근원이라는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다행히도 빠르게 처리된 것 같아."
  "그러게." 그 무렵, 그들에게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짧은 머리카락의 소녀와 긴 머리카락의 소녀 모두 앳된 목소리를 내고 있었으나, 긴 머리카락의 소녀 쪽이 약간 더 성숙하고 차분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이들 모두 먀미아 성계의 현지인들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이었으며, 아무래도 먀미아 성계에 자리잡은 기계 군단을 도저히 봐 줄 수 없어서 나선 듯해 보였다.

  먀미아 선주민들인 정령들 중에서 아테다르마 요새의 사정에 가장 관심이 많은 이들은 동부 해안에 자리잡은 마냐하타 부족의 부족민들로서 부족장이 아테다르마에 자리잡은 기계 병기들이 뿜어내는 어둠의 힘을 경계하고 그 힘의 배제를 위해 움직일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야누아 신디를 비롯한 신디 자매가 마냐하타 부족민들 그리고 부족장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이들이 먀미아 성계의 선주민들일 것임이 확실하다고 여기면서 문득 떠오른 마녀가 나와 아네샤가 먀미아 선주민들 중에서 동부에 거주하는 마냐하타의 부족민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야누아 등이 마냐하타의 부족장 그리고 부족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그들은 야누아 등이 아테다르마로 나서게 되자, 부족장이 그들을 도우라고 보낸 이들일까.'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그들에 대해 그렇게 혼잣말을 했다. 그러는 동안 나와 아네샤가 번개 줄기들로 가하는 타격에 의해 함교가 폭발하기 시작하고, 이어서 모함 전체가 폭발에 휩싸이기 시작하니, 그 이후에 폭파되는 함선을 뒤로 하고 아네샤가 떠나가기 시작하고, 내가 그 뒤를 따라 그 너머의 함선들을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 너머에 있던 순양함 급 함선들의 포격으로 발사된 미사일들이 함선들 사이를 가로질러 나아가려 하던 나와 아네샤를 뒤쫓기 시작하자 이들을 바로 제거하고서 미사일들을 발사한 상공 왼편, 오른편 부근에 있던 함선들을 노리기 시작해, 우선 포대들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 그 포대들을 향해 번개 줄기들을 발사하기 시작하고, 그와 더불어 함선 사이를 가로질러 가며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돌진해 오는 전투 비행기들, 전투정들을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키려 했다. 그러는 동안 아네샤 역시 우측 상공에 자리잡은 순양함 급 함선들에 접근해서 이들이 포격으로 발사하는 광선들을 피해 가면서 포대들에 폭격을 가해 이들을 폭파시키고 더 나아가 이들의 동력원을 파괴하기를 반복해 갔다.
  함선들이 격침, 대파되는 광경이 보이는 그 와중에도 인간형 병기들이 함선들 사이를 오가고, 그러면서 고양이 요정 자매들과 맞서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이번에는 앞장서 나아가던 언니 (마르차) 는 물론 양갈래 머리카락을 가진 동생 (율리아) 이 함께 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마르차는 검으로 앞서 오는 병기들을 베어내고, 자신의 마법으로 초승달 모양의 광탄들을 계속 발사해 그것들이 뒤따라 오던 전투 비행기들, 전투정들을 뒤쫓도록 하고 있었으며, 율리아는 통파로 인간형 병기들을 마치 주먹으로 격투를 하는 듯이 베어내면서 격파해 가고 있었다.
  이렇게 앞서 다가오는 함선들, 병기들을 격추, 격파시키면서 요새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일행과 같은 방향을 따라 나아가던 이들의 고도가 점차 낮아져 가고 있었고, 일행의 비행 속도가 그들에 비해서는 무척 빨라서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들과 마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함선들, 모함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고 그 대열을 돌파하면서 앞길을 가로막고 포격을 가하는 함선들을 대파시켜 가기를 반복해 가는 동안 그들과 마주할 여유가 있거나 하지는 않아 보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앞장서 가고 있던 녹색 옷의 소녀와 그 뒤를 따라가던 지팡이를 들고 있던 소녀는 각자의 공격 수단인 거대한 돌멩이들 그리고 번개 줄기들로 포격으로 광선을 발사하는 함선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몰려와 각자의 총포로 광탄, 광선을 발사하는 인간형 병기들을 타격하고 부수어 가고 있었다.
  "아테다르마에 대규모의 기계 군단이 자리잡고 있다고 해서 다소 긴장했었는데...... 그래서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꼭 보면 자기들보다 약해 보이는 이들 앞에서 으스댈 줄이나 알아."
  그 무렵, 소정령에게서 이러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내 앞에 있던 소녀들이 대화를 이어가는 목소리였을 것이다. 녹색 옷의 소녀 쪽이 보다 활발한 느낌을 주었고, 지팡이를 든 이 쪽은 여성스러운 느낌이 있으면서 여기에 격렬함이 더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한 그들의 대화에 이어 이들보다 앳된 느낌이 강한 목소리가 그들에게 묻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지금 요새와 상당히 가까워지신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응, 상당히 가까워졌어." 그 목소리가 건네는 물음에 녹색 옷의 소녀가 답했다. 그리고 그들의 무리가 보랏빛 안개에 감싸인 채, 위협적인 분위기를 내고 있었지만 그런 것치고는 의외로 별 것 아닌 적들이라고 그들에 대해, 그들이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했던 말대로 표현을 했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무리하시지는 마세요. 만약에 몸에 무리가 갈 것 같으면 저도 가겠어요."
  이후, 앳된 목소리가 녹색 옷의 소녀에게 부탁을 했고, 이러한 부탁에 녹색 옷의 소녀는 그에게 굳이 나설 필요는 없을 것이라 화답을 하고서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될 것이라 그에게 말했다. 그 때, 지팡이를 든 소녀에게서 그가 가진 힘이 필요할 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고서 그 때가 되면 그를 부르겠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건 그렇고, 이번 전투에 나선 이들이 몇 명이나 될까?"
  "나와 너 그리고 공주님과 기사님에 그 자매들까지...... 일단 밖에 있는 이들은 6 명인 것으로 알아. 그런데 이렇게 6 명이 나서는 것치고 병기들이 너무 많이 파괴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해. 아무래도 우리 말고 또 다른 누군가가 계곡에서 기계 병기들과 맞서고 있는 것 같아."
  "공주님과 기사님의 능력 정도면 저 정도의 파괴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아?"
  아무래도 공주님과 기사님이라면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였을 것이다. 녹색 옷의 소녀는 그들을 두고 아테다르마의 기계 군단과 같은 어둠의 세력, 기계 병기들에게 막대한 파괴를 불러올 수 있는 존재들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지팡이를 든 소녀에게서는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라 답하고서 그들이라도 그 정도의 막대한 파괴를 불러올 것 같지는 않을 것이라 이어 말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일행은 어느새 그들의 근처에 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볼 여유도 없이 인간형 병기들이 내 앞으로 몰려왔고, 나는 내 앞으로 다가와 광탄들을 발사하는 인간형 병기들을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키고 있었으며, 아네샤는 그들 뒤에서 포격으로 광탄, 광선들을 발사하던 비행체들을 바람의 기운 줄기 그리고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구체로 타격을 가해 하나둘씩 폭파시키고 있었다.
  "저기를 봐!" 그 때, 지팡이를 든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는 동안 그들의 시선은 병기들을 한창 상대하고 있던 나와 아네샤 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후, 그 소녀에게서 날개를 가진 이들의 모습을 보라는 녹색 옷의 소녀를 향해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들이 일행의 존재를 인지한 것이었다.
  "그랬었구나, 어쩐지 그 공주님과 기사님이 병기들을 너무 많이 폭파시킨다 했더니...... 우리 말고 또 온 이들이 있었네."
  "그들에게 다가가 볼까." 그리고 잠시 후에 녹색 옷의 소녀에게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리고 지팡이를 든 소녀에게서 좋다는 답이 나오면서 이들의 대화는 끝났다.

  그 무렵, 나는 내 앞으로 몰려온 인간형 병기들을 넘어 순양함급 함선들에서 사출되는 대형 공뢰처럼 생긴 병기들이 몰려오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이들은 주변 일대로 광탄들을 흩뿌리고 있었고, 그래서 광탄들을 잘 피해야 위험을 면할 수 있었기에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기는 했었어도 그 대화에 신경을 쓰거나 하지는 못 했다. 정신을 집중해 가면서 광탄들을 피해가며 번개 줄기들을 계속 발사해 공뢰처럼 생긴 병기들을 하나둘씩 격추시키려 하였다.
  아네샤의 당시 모습은 그 소형 병기들이 모두 격추되었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그는 순양함급 함선들을 하나 폭파시키면서 그 너머에 위치한 거대한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 역시 그를 따라 함선임이 분명해 보였던 거대한 개체를 향해 날아가려 하였다.

  함체의 갑판 위에 활주로가 붙어있는 거대한 함선으로 함선의 측면에는 전투 비행기, 전투정, 인간형 병기들까지 발진할 수 있어 보였던 해치가 자리잡고 있었다. 활주로의 양 옆에는 포대들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너머로 함교가 함선의 주포로 추정되는 거대한 포신을 장착한 포대를 비롯한 여러 포대들에 둘러싸인 채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 기계 군단의 모함에 해당되는 함선이겠구나.' 그 모습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우선 함수 부분으로 나아가면서 함수 부분의 해치에서 발진하는 공뢰형 병기들과 마주해 이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이들을 가능한 빠르게 격추시키려 하였으니, 이들이 지금껏 보인 행동 특성 상, 이들을 놓아두면 대량의 광탄들과 마주할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었음이 그 이유였다.
  거대 모함의 바로 앞으로 접근해 가는 때를 같이 해, 기계 군단의 기지에서 여러 전투정들, 전투 비행기들이 사출되어 일행을 향해 몰려오기 시작했다. 모함에서 사출되는 전투 비행기들 정도로는 나와 아네샤를 비롯한 이들을 저지하기는 무리라고 판단을 내렸던 것은 아닐지. 그리하여 나의 눈앞으로 넓은 삼각 날개를 가진 검은 바탕에 보라색 무늬가 그려진 대형 전투 비행기 2 대가 날아오고, 잠시 후 이들의 날개에 2 문씩 장착된 포의 각 포신에서부터 보라색 빛 줄기들이 내가 위치한 방향을 향해 발사되기 시작했다.
  거대 비행기의 날개에 장착된 포대들을 우선 타격해 그것들부터 파괴시키고 그 이후에 동체의 한 가운데 부분을 지팡이에서 분출되는 파랗게 빛나는 번개 줄기로 직접 타격하기 시작했다. 번개 줄기의 타격을 직격으로 받은 비행체는 이윽고 동체를 감싸는 장갑이 폭음과 함께 깨지고, 그 이후에 동체에서 열기의 폭발을 잇달아 일으키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추락한 대형 전투 비행기는 폭발을 거듭하다가 지상에 추락하기 전에 크나큰 폭발과 폭음을 일으키면서 폭파되었다.
  그 비행기 2 대가 폭파된 이후, 그 전투 비행기들과 같은 모습을 갖춘 대형 전투 비행기 1 기가 이전의 2 기와 같은 방식으로 포격을 가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몸체 하단에 자리잡은 해치들에서 미사일들을 사출해 나와 아네샤를 추적해 나아가도록 하기도 했다. 그 몸체에서부터 발사된 미사일들을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제거하고, 그 이후로 아네샤의 도움까지 받아서 번개 줄기들 그리고 바람의 기운 줄기들을 집중시켜 번개와 바람의 파란 줄기들을 비처럼 동체에 집중시켜 갑판과 동력원이 폭발하도록 하면서 몸체를 완전히 폭파시켰다.
  그 무렵, 녹색 옷의 소녀 그리고 지팡이를 든 소녀가 모함으로 접근해 크고 작은 바위들을 소환해 투척하면서 포대들에 충격을 가하고 지팡이를 든 소녀가 푸른색, 보라색 빛을 발하는 낙뢰로 포대들에 충격을 가해 이들을 폭파시키고 있었다. 또, 녹색 옷의 소녀는 해치를 바위들을 소환해 투척하면서 부수려 하였고, 이어서 지팡이를 든 소녀가 해치들에도 낙뢰를 내려 이들까지도 타격했다. 그러는 한편, 일행의 양 옆 부근에서는 전투정들, 전투기들을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가 상대하고 있었으며, 또, 오른편에서는 이전에 잠시 그 모습을 보았던 마르차 그리고 율리아가 병기들을 격추시키고 있었다. 이들도 중형, 대형 병기들을 격추시키고 있었다.
  마법이 아닌 격투 위주로 적들을 상대하던 마르차, 율리아 역시 하나둘씩 함선들을 격침시키고 있기도 했지만 때로는 클라리스, 미라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클라리스, 미라 등 역시 마르차, 율리아를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던 이들이었고, 그래서 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바로 도와주기 위해 나서고 있었다. 그러다가 인간형 병기들이 대거 몰려와 클라리스 등이 도움을 요청하자 마르차,율리아가 나서서 이들을 처치해 주기도 하였다.

  활주로 근처로 내려가 포대들을 격추시키고 또, 일행의 앞으로 몰려오는 크고 작은 전투정들을 바람 줄기들 그리고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구체들을 발사해 가며 병기들을 타격해 가는 아네샤와 함께 직선 상으로 방출되는 번개 줄기,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폭파시켜 가고 있을 무렵, 녹색 옷의 소녀 그리고 지팡이를 든 있던 소녀가 일행의 근처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 마르차, 율리아라 칭해진 소녀들 역시 일행이 있는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들 모두 거대한 모함 앞에서 모함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힘을 보태려고 다가오고 있는 듯해 보였다. 이들이 하나, 둘씩 함교로 모이면서 하나의 거대한 무리가 요새를 향하게 되었다. 나는 이전까지의 비행 속도를 유지하는 채로 함포들과 함재기들을 격파, 격추시키고 있는 동안 녹색 옷의 소녀 그리고 지팡이를 든 소녀가 나의 왼편 근처로 다가가려는 듯이 속도를 늦춰 어느새 그들이 나를 비롯한 일행의 바로 왼편 곁에 그리고 마르차, 율리아라 칭해지는 고양이 소녀들이 나의 위쪽 근처에 이르게 되었다. 클라리스, 미라도 나, 아네샤와 아직 떨어져 있는 듯해 보였으나,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아서 곧 일행과 마주할 수 있을 듯해 보였다.
  "아테다르마에 기사님, 공주님과 같이 온 이들이 있다고 했는데......."
  그 무렵, 녹색 옷을 입은 소녀가 나에게 다가오면서 물었다. 그 때, 지팡이를 든 소녀가 그의 왼편 곁에 있으면서 그를 보며, 녹색 옷의 소녀에게 그들이 맞다고 말하더니, 나를 비롯한 일행을 두고 모두 커다란 두 쌍의 날개를 갖고 있는 이들이라고 말하고서, 그간 '기사', '공주' 이상으로 병기들의 격파에 큰 역할을 해낸 이들일 것이라 칭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저 두 분께서는 기사님, 공주님의 동료들이야?"
  "그러한지는 모르겠어, 협력 관계 같기는 한데."
  이에 녹색 옷의 소녀가 지팡이를 든 소녀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지팡이를 든 소녀가 바로 답했다. 이후, 지팡이를 든 소녀가 나 그리고 아네샤에게 다가오며 대화를 시도하려 하였다. 소녀는 앞장서 오는 나의 왼편 곁으로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이 곳에 오셔서 저희들과 뜻을 같이 하시는 것 같아서 찾아왔어요. 그래서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디에서 오신 어떤 분이신가요?"
  "저희요?" 그러자 내가 소녀가 건네는 물음에 이렇게 반응을 하고서, 바로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에 대해 알려주려 하였다. 나와 내 곁에 있는 이들 모두 세니티아라는 행성계에서 온 이들로서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의 요청을 받아, 그리고 고양이 자매들 중 한 명인 야누아와 함께 아테다르마에 이르게 되었음을 밝혔다.
  "저희들도 아테다르마에 우리들에게 있어서 주적이라 할 수 있는 기계 군단이 마치 기생 생물처럼 머무르는 것이 그렇게 달갑지는 않았어요. 여기에 아테다르마 각지에 흩어져 살던 고양이 족 사람들이 '하므자' 라 칭해지는 이에게 선동되어 마치 피리 연주자에게 이끌리는 쥐들처럼 이끌려서 사지로 내몰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렸을 적에 하므자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분의 이야기예요. 묘족 지상주의인지 뭔지하는 이상한 사상 때문에 죽이려고 했다는데, 그 이후로 하므자라는 작자가 계속 고양이 종족 사람들을 선동해서 전장으로 보냈지만 그들 모두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그 분께서 하셨어요."
  이어서 아네샤가 나에 이어 야누아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지팡이를 든 소녀에게 해 주는데, 그 때, 마르차가 아네샤의 오른편 근방으로 접근해 오고 있었다. 언니인 야누아와 더불어 하므자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이야기의 당사자들 중 하나였던 만큼, 바로 흥미를 느꼈던 것일지도 모른다.
  "두 분, 그 이야기를 어디에서 들으신 거예요?"
  마르차는 짐짓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네샤에게 다가오더니, 나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는데, 그 때, 율리아가 방금 전에 무슨 이야기였냐고 물었고, 이 물음에 마르차가 잠시 율리아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답을 했다.
  "언니와 내가 겪은 일이야. 너도 언니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을 거야."
  "그 하므자인가 뭔가하는 정신이 이상한 (정신병자) 아저씨에게 죽을 뻔했다는 그 이야기?"
  다소 앳된 느낌을 주는 목소리를 내며 율리아가 마르차에게 다시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사실 그 고양이 소녀 4 자매들 모두 앳된 음성의 소유자였지만 야누아가 다소 어른스럽고 성숙한 느낌이라면, 마르차는 활발하고 다소 과격한 느낌도 있었는데, 율리아는 그야말로 발랄한 어린 아이 느낌이 확실히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에서 건네는 말에서 어느 정도 과격한 느낌이 있어서 예쁘장한 외모를 보이는 것과 달리 야누아, 마르차와 마찬가지로 거친 삶 속에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음직했다.
  "처음 뵙겠어요. 율리아라고 해요, 줄리 (Juli, Giuli) 라 칭하셔도 괜찮아요."
  율리아가 마르차를 대신해 아네샤 그리고 내 곁에 이르려 하면서 자신을 소개하려 하였다. 그리고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라는 두 사람과 함께 왔다고 야누아 그리고 마르차 등으로부터 들었음을 밝히고서 세니티아에서 온 이들 아니냐고 물은 이후에 함께 다니면서 먀미아에 자리잡은 나쁜 것들의 원천을 제거하기 위해 싸움을 이어가자고 청하기도 했다. 자신을 소개하는 목소리에서도 발랄한 느낌이 여전히 있었으며, 은근 화사해 보이기도 했었는데, 마르차에 의하면 사실상 막내에 해당되는 소녀였던지라 세 언니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 이후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야누아, 마르차 등이 막냇동생이라 다를 바 없었던-노바가 진짜 막냇동생이기는 했지만 그 자매는 막냇동생하면 율리아를 거론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그것에 율리아 본인도 딱히 개의치 않는 듯해 보였다- 율리아를 공주처럼 자라게 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 이후로 나는 지팡이를 든 소녀 그리고 그의 친구로 보였던 녹색 옷의 소녀의 소개 말을 들었다. 지팡이를 든 소녀의 이름은 '아샤란 (Asjaran)' 이었으며, 녹색 옷을 입은 소녀의 이름은 '모린 (Morin)' 으로 성까지 더하면 '모린 라블레른 (Morin Rablern)' 이 된다고 했다. 아샤란에 의하면 모린은 선조가 루마 제국인으로 라블레른은 루마 제국의 변방 지대에 쓰인 성들 중 하나라고 모처에서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후, 나와 아네샤는 율리아와 함께 다니게 됐으며, 마르차는 이후에 나와 아네샤의 좌측 근방에 있던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와 함께하기 시작했다. 아샤란 그리고 모린은 일행의 우측 근방에서 모함의 공략을 이어가고 있던 나, 아네샤 그리고 클라리스, 미라 등을 도와주겠음을 밝혔다.



  포에서부터 포격으로 빛 줄기들을 방출하는 전투정들을 함포들과 함께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키고, 그와 더불어 몸체의 좌우측에 자리잡은 개방된 해치에서부터 전투 비행기들이 날아오는 것을 아네샤가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바람 줄기들로 격추시키며 함교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 동안 좌측 근방에 있던 미라가 나에게 말을 걸려 하였다.
  "그 동안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취하지 못 했었네요."
  그리고서 자신은 클라리스와 함께 함대의 우익을 돌파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꽤 멀리 우회하면서 함선들을 돌파하며 기계 군단의 기함에 해당되는 모함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하고서 미라는 클라리스 그리고 라니아로부터 들었다면서 그 모함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려 하였다.
  "지금 두 분 앞에 있는 것은 두 분도 아시다시피 모함일 거예요. 저 모함은 기계 군단의 모함들 중에서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병기들을 거느린 함선으로 기계 군단의 총 기함에 해당되는 함선인 듯해 보여요. 기계 군단의 함선들은 모두 함선형 병기로 B 형 병기 '바지카 (Basica)' 혹은 '바지크 (Basique)' 라 칭해지고, 이들 중에 모함형도 존재하고 있지요. 라니아 씨께서 알려주신 바에 의하면 저 함선에는 프로비덴차 익스 (Provvidenza-X/Ics) 혹은 프로비당스 익스 (Providence-X) 라는 이름이 붙어있을 것으로, 내부에 기계 군단의 모든 것을 총괄하는 기능을 가지는 전산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고 했어요."

  이후, 소정령 간 통신을 했던 마녀가 일행에게 알려준 모함의 이름이 '프로비당스 익스' 였음을 고려해 보면 라니아, 클라리스 그리고 야누아-클라리스가 야누아로부터 기계 군단 병기들에 대한 정보를 얻어왔다고 하니-가 함선에 관해 꽤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었던 모양이다. 마녀는 그간 마주했던 순양함급 병기들은 B 형 병기의 순양함 형태로서 통칭은 '브라다만테 (Bradamante)' 혹은 '브라다망 (Bradamant)' 이라 한다고 밝히고 있었다.
  군단의 기함인 모함 프로비당스 익스 (이후, 프로비당스로 칭한다) 의 내부에는 강력한 에너지 원 역할을 하는 '심장' 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심장' 에 막대한 양의 플라즈마 (Vicamo) 가 내장되어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플라즈마의 근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마녀는 일행에게 구체적으로 밝히거나 하지는 않았다.

  함선의 함교로 접근해 가는 동안 수많은 전투정들 그리고 전투기들이 몰려오며 일행을 위협해 오고 있었다. 기계 무리의 심장부에 해당되는 기함이 직접 공격을 받게 되었으니, 그 기세를 저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달려들려 하였던 개체들일 것이다. 그와 더불어 아직 함대에 남아있는-많이 남아 있었다. 많은 개체들이 격추, 격침되었다고 해도 함대에 속한 수많은 병기들을 다 격추시킬 수는 없었고, 어디까지나 일행을 비롯한 이들은 그 대열을 돌파해 요새로 진공해 가고 있었으니, 아직 많은 함선, 병기들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전투기, 전투정들 그리고 인형 병기들에 심지어 소형 함선들까지 몰려오고 있었다.
  "아마도 여러분들께서 야누아 씨를 만나셨다면 그 분으로부터 한 번 들어보신 적 있으셨겠지요, 이 행성은 예로부터 그 이름을 먀미아 (Myamia) 라 했지요. 이 먀미아 행성계에 기계 병기들이 대거 몰려온 적이 있었지요."
  모린이 우측에서 몰려오는 인간형 기동 병기들 그리고 함선들을 거대한 남색, 보라색 바위 덩어리들을 소환해서 날려 보내 충격을 가해 격추, 격파시키고, 야사란과 클라리스, 미라가 모함의 좌, 우측 부분의 장치들을 타격해 파괴시키고 있는 동안 모린이 나를 비롯한 모함 주변에 모인 이들에게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먀미아 성계에 이르렀던 그리고 아테다르마에 머무르고 있었을 기계 병기들에 대한 이야기로 모린 뿐만이 아니라 아샤란 역시 그 기계 병기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먀미아에 고양이 종족이 있었음은 근래까지 마냐하타, 포화탄, 라스 플로리다스를 비롯한 동부 해안에 모여 살던 정령들 그리고 중부 호반 지대인 미니소타 (Miñisota) 그리고 미시가마 (Mshigama, Misjigama) 일대의 요정들과 수인들조차도 알려지지 않았었어요. 그러다가 아테다르마 협곡, 일리니온 (Illinion) 과 미소리타 (Misorita) 의 경계 즈음에 위치한 대계곡을 여행하던 이들에 의해 그들의 존재가 확인되었지요."
  이후, 아샤란이 그런 모린의 뒤를 이어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그들이 발견되기 전까지 먀미아에는 묘족이라는 것이 없는 줄 알고 있었다가, 아테다르마 계곡 그리고 산토 루이스 일대를 개척하면서 그들의 존재가 알려진 것이었지요. 그와 더불어 이들이 수백 여년에 이르는 세월에 걸쳐 정착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전에 지금의 산토 루이스 (Santo Luis) 의 세 강 줄기들이 모이는 일대에서 하나의 나라를 이루고 살았다는 것 역시 이를 통해 알려지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서 아샤란은 자신이 짐작이 맞다면 이후의 이야기는 라니아 그리고 야누아로부터 들어보았을 것 같다고 말하고서 그러한지 여부에 대해 나에게 물음을 건네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요정들로부터 받은 마력의 정수가 묘인들을 고양이 요정으로 변이시켰다는 이야기는 라니아로부터, 그리고 남은 묘족들이 건국된 나라가 패망한 이후, 먀미아로 건너 온 묘인들이 어떻게 나라를 세우고 멸망했는지에 대해서는 야누아로부터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역시 그러하셨군요." 이에 우선 모린이 그렇게 말을 건네고서 아샤란 역시 라니아 그리고 야누아 두 사람 모두 역사 이야기를 푸는 것을 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이야기를 해 줄 것이라 예상했었다고 그들에 대한 언급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하지만 그 '위대한' 바스타체의 나라가 어떻게 멸망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없었던 것 같네요."

  한편, 모함의 여러 부분들이 파손되어 모함의 곳곳에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병기들의 공세는 변함 없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모함의 파괴를 막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머지 않아 일행은 모함의 함교 부근에 이르렀다. 함교에 가까이 도달하자마자 함교 앞에 배열된 다섯 해치 안에 숨어 있던 대형 포대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중 중앙의 해치에서부터 나온 포대는 그 크기가 여느 포대들에 비해 컸고, 포신 역시 길고 거대했다.
  함포들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함포의 포신들에서부터 포격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우선 좌우의 함포들 중에서 중앙의 함포와 가까이 자리잡은 개체들이 포탄들을 여러 방향으로 흩뿌리기 시작하고, 이에 나와 아네샤를 비롯한 모함으로 모인 이들 모두가 그 포격들을 피해가며 함포들이 가하는 위협을 면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모함 주변으로 한 번씩 병기들이 모여들고 있었고, 그 때마다 아샤란과 모린 등이 이들을 격추시키며, 모함에 타격을 가하려 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이후에는 가장자리들에 자리잡은 함포들이 몇 발씩 유도성 광선들을 발사해 일행들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고 있었다. 이들의 목표는 일정치 않았고, 일행의 수가 많았기에 광선이 발사된다고 해도, 나에게 날아드는 개체는 단 한 줄기에 불과해 금방 피해낼 수 있었다. 그 이후, 마지막으로 중앙의 함포가 큰 직경의 붉은 빛 줄기를 발사했고, 그와 함께 그 왼쪽, 오른쪽 옆에 자리잡은 함포들이 포탄들을 흩뿌렸지만 그 때에는 포격의 위력 자체는 위협적이었다고 해도 피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 포격들이 반복되는 동안 나는 중앙의 함포를 타격하려 하였고, 아네샤는 중앙 그리고 그 옆의 함포들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아샤란과 모린 그리고 클라리스와 미라는 좌우측에서 몰려오는 함선들 그리고 전투정과 전투기들을 계속 상대해 갔고, 마르차와 율리아는 인간형 기동 병기들 그리고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다가 틈나는 대로 마법으로 붉게 빛나는 결정 덩어리, 붉게 빛나는 칼날들을 발사해 가며, 함교와 함포들을 공격하려 하였다.

  먀미아의 묘족은 원래 나와 아네샤가 잠시 머무르다 갔던 행성계로 현재에 이르러서는 알바레스 (Albares) 라 명명된 행성계가 그 고향이라 하였으니, 알바레스 묘족이 먀미아 묘족의 선조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알바레스 성계 역시 원래는 인류의 행성이었지만 원인 모를 질병이 전파되면서 그 위협을 피하기 위해 인류는 행성계를 떠나 인공 부유대륙으로 이주해 사라지고, 남겨진 땅을 고양이들이 차지한 것이 알바레스의 고양이 종족, 알바레스 묘족의 시작이었다. 이들은 알바레스 제 1 대륙의 동부 지대에 있던 도시의 유적을 비롯한 여러 지역을 거점 삼아 하나의 거대한 나라를 이루어 갔다.
  알바레스 묘족이 신성시한 샘물 그리고 그들의 식수원이었던 강물에 요정들이 건네었던 마력의 정수가 흘러들어 그로 인해 묘족 대다수의 구성원이 그들의 나라를 떠나간 이후, 남은 묘인들의 지도자가 된 이가 바로 아르데이스 (Ardeis) 행성계에서 온 바스타체 (Bastatché, Bastace) 였다. 그는 과도한 사냥과 자연 재해로 인해 식량난을 비롯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던 묘인들에게 '묘류의 위대한 나라' 를 선사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묘인들은 은빛 털을 가진 아름다운 암코양이의 모습을 보며 과거 자신들을 이끌었던 '은빛 여제' 의 재림으로 여기며, 그를 따르려 하였다.
  바스타체가 약속한 '묘류의 이상향' 은 그와 그의 무리가 속여서 데려온 수인들, 드벨파 족 사람들을 고통에 빠뜨리고, 그들이 가진 문명의 산물들을 빼앗아가며 이루어낸 것이었고, 결국 이것에 문제가 되어 아르데이스를 비롯한 여러 행성계를 도발했는데, 정작 묘인들의 나라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내란 그리고 탄압받던 드벨파 인, 수인들, 기계들로 구성된 저항 세력 및 주변의 국가들과의 내통 문제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국력을 키울 수 없었던 바스타체의 묘류 제국은 저항 세력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에 호응하고 그들과 연합했던 외부 세력에 의해 처참하게 멸망하고 말았던 것이다.

  "바스타체의 친위 군단은 그 와중에도 나름 빛나는 활약을 펼쳐서 수도 먀코의 서부 근교까지 치달은 연합군을 저지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고 있었어요. 그 때에 움직이기 시작한 이들이 알바레스 서부 지대에 자리잡은 고양이 요정들로 구성된 '묘족 신성 기사단' 이지요. 그 기사단에 의해 친위 군단 전체가 궤멸하는 것으로 제국의 마지막 희망마저 꺼지면서 묘류 제국은 사실상 멸망한 것이지요."
  이후, 아샤란은 묘류 제국의 멸망 이후, 연합군이 노묘들과 어린 고양이들을 먀미아의 산토 루이스 (Santo Luis) 인근의 황무지에 버려놓고, 성묘들은 아르데이스의 수용소에서 처참히 죽어가게 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어봐서 알 것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남은 이야기는 야누아나 그 둘째 동생인 마야 (Maja, Maya) 가 자세히 이야기를 해 줄 것 같아요. 이상하게 산토 루이스로 묘인들이 이주할 때까지의 이야기는 잘 해 주지 않더라고요."

  함교 바로 앞의 함포들은 예상한 바대로 내구성이 상당히 높았지만 곳곳에서 가해지는 타격을 오래 견디어내지는 못한 것 같았다. 가장자리에 있는 포대들부터 하나씩 폭파되기 시작해 마지막으로 중앙의 포대까지 차례로 수차례의 폭발과 한 차례의 큰 폭발을 일으키며, 잠시 공기를 진동시켰고, 그 이후에는 마치 거대한 무언가에 의해 포대 자체가 뽑힌 듯한 흔적만이 그 자리에 남게 되었다.
  함교 앞의 함포들까지 폭파, 제거된 이후에는 함교에서 직접 공격을 행하기 시작했다. 함교의 외견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함교의 가장자리 부분에 미사일, 포탄 발사 장치들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중앙 부분에 하나의 길다란 포신이 생성되기 시작하니, 그 함포가 모함의 진정한 주포일 것 같아 보였다.
  함교의 주포가 드러나면서 주포의 포신에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했으며, 그와 더불어 발사 장치들에서 포탄들과 미사일들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인간형 기동 병기들, 전투정들의 견제 사격 및 포격도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포격 공세들 속에서도 일행이 있는 쪽, 그리고 클라리스, 미라나 모린, 아샤란이 있는 곳을 향해서도 광탄들, 광선들이 계속 날아오고 있었지만 계속 재빠르게 피하려 하면서 함교의 함포 그리고 함포와 함께 드러난 붉게 빛나는 구체와도 같은 형상을 드러내는 함교의 '눈' 을 타격하려 하였다. 그 와중에도 병기들은 계속 몰려오고 있었으니, '눈' 의 타격은 소정령에게 맡기고-소정령을 '눈' 에 접근시켰다-, 나는 각지에서 몰려오는 병기들을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타격해 격추시키고, 병기들의 공세에 대응하는 것에 집중하려 하였다.
- 그러는 동안 내가 위치한 일대에 몰려오는 포탄들을 율리아가 붉게 빛나는 빛의 칼날이 생성된 통파로 막아내고 있었으며, 한 번씩 무리지어 몰려오는 인간형 병기들의 포격으로 발사되는 빠르게 발사되는 광탄들을 피해내며 병기 앞으로 다가가 병기의 머리, 어깨, 흉부 등을 베어내 파괴하고 있기도 했다. 일행의 곁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율리아는 나를 비롯한 일행의 뒤쪽에서 행해지는 병기들의 돌격 및 접근을 저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모함을 지키기 위한 공세는 한 동안 이어지고 있다가 주포의 에너지가 모여 주포의 포구가 붉게 빛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멈추었다. 주포에서 방출되는 에너지에 휩싸일 수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모함 쪽으로 나아가는 병기들의 움직임이 멈추고 포구의 에너지 충전이 임계에 이르렀다고 여기고 곁에 있던 아네샤 그리고 율리아에게도 그것에 대해 알렸다.   "율리아 씨, 함포에 접근하지 마세요, 곧 포격이 이루어질 거예요!"
  "알아요, 그 정도는!"
  "알긴 뭘 알아, 안다고 설치지 말고, 얌전히 하라는 대로 해!" 그 무렵, 나의 당부에 답을 하는 율리아에게 마르차가 바로 다그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율리아가 마르차에게 "알았어!!!" 라고 답하며, 포구의 우측 상공 근방에 머무르는 나를 따라 나서려 하였다. 그 때, 그 광경을 건너편에서 보며, 아네샤가 말했다.
  "저 언니 분하고 자주 아옹다옹하시는가 봐요."
  "과연 그러할까요?" 이에 율리아가 그런 나에게 장난스럽게 목소리를 내면서-그 와중에도 쾌활한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음이 내심 부럽기는 했다- 되묻는 듯이 답했지만, 그러면서도 마르차가 말한 바대로, 다른 말 없이 나를 따르려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아네샤는 포대의 좌측 상공 부근에 머무르면서 나처럼 모함의 주포가 발사되는 광경을 보려 하고 있었다. 그 무렵,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가 아네샤에게 접근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건네려 하고 있었다. 그 도중에 조금은 놀랄만한 이야기가 하나 있었으니, 이 모함이 바깥에 있는 기계 세력의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너머에 또 하나의 함선이 있으며, 그 함선이 실제 기계 세력의 기함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잠시 후, 주포에 충전되어 붉게 빛을 발하던 기운이 전방 일대로 방출되었다. 빛 기둥의 직경은 그렇게 굵지 않았으나, 주변 일대로 붉은 번개 줄기들이 방출되고 있었으니, 그것까지 더하면 영향 범위는 상당히 넓었다. 조금만 가까이 접근했다면 번개 줄기의 영향을 받아 여러모로 위험했을 것이다.
- 포격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빛 기둥의 직경이 그렇게 굵지 않았다 했지만, 어디까지나 아주 굵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어지간한 광선포 포격에서 분출되는 빛 기둥의 직경보다는 훨씬 컸다. 게다가 충전된 에너지의 양이 얼마나 많았는지, 분출되는 빛 기둥이 격렬할 정도로 밝게 빛나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주변 일대가 잠시 어두워지기도 했다.

  빛 기둥 분출을 위해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모함의 함교와 그 주변 일대에서 에너지를 끌어오느라, 그로 인해 빛 기둥 분출 이후로는 함교를 비롯한 시설들이 활용할 에너지가 없어 잠시 활동이 중단될 것 같았다. 몇 차례 빛 기둥 분출이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앞으로 몇 차례 빛 기둥을 더 발사할 수 있었던 만큼, 함교 주변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나 그리고 율리아 부근으로 몰려오는 전투 병기들, 인간형 개체들을 격파하려 하였다. 여기서는 율리아가 앞장섰으며 우측 상공에서 몰려오는 이들의 포격, 검격을 피해 가며, 그들에게 접근해 빔 칼날을 생성하는 통파로 몸체를 그 칼날로 베고 찢어내며 하나씩 파괴해 가고 있었다. 이 무렵, 나 역시 앞쪽에서 다가오는 인간형 개체들 그리고 위쪽, 아래쪽 상공에서 미사일 포격을 시도하는 개체들-전투정들, 소형 함선들-을 번개 줄기들로 격추, 격침시키며 그들이 모함을 지원하지 못하게 막았다.
  아네샤 역시 그가 어떻게 적들을 상대하는 광경을 볼 때마다 클라리스, 미라가 전방에서 몰려오는 인간형 개체들을 검격으로 베어내고, 이들의 마법에 의해 생성된 빛의 검들, 바람 기운의 검들이 상공의 위쪽, 아래쪽에서 몰려오는 전투 비행기들, 전투정들이 격추되는 동안 다른 방향에서 오는 병기들을 바람 줄기들로 타격해 나아갔다. 다가오는 이들은 소정령의 바람 줄기들로 격추시키고, 주변 일대에서 미사일 포격을 가하는 함선들은 미사일들부터 먼저 제거하고, 이어서 함체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폭파시켜 나아가고 있었다.

  포격은 내가 예상한 바대로 몇 차례 더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출력으로 방출되고 있었다. 출력이 더욱 높아지면서 빛 줄기의 직경도 더욱 커지고, 그와 더불어 주변에서 분출되는 번개 줄기들의 범위도 더욱 넓어졌다 빛 기둥의 직경이 워낙 커져서 함체에 닿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모함은 포격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포격이 끝나고 나면 한 동안 함체가 힘을 내지 못하겠지?"
  "그러하겠지, 포격을 위해 함체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다 썼을 테니."
  그 무렵,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내가 즉시 답했다. 그리고서 이전에 했던 바처럼 병기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는데, 어느새 율리아가 내 곁을 떠나고, 마르차가 클라리스, 미라의 곁을 떠나, 그들끼리 행동하면서 병기들을 처치해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주로 접근해서 칼날 및 격투로 병기들을 격퇴, 격파하는 성향을 보이는 이들이었으나, 그들 역시 마법을 이용한 사격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기로 하는 듯이 하얀 빛 그리고 불꽃에 감싸인 새하얀 창들을 생성해서는 고속으로 발사해 병기들을 맞히려 하고 있었다.
- 마르차의 창들은 가늘고 길며 빠르게 발사되는 특성을 가졌고, 율리아의 창들은 짧고 날카로우며 다수가 고속으로 발사되어 폭발하는 특성을 가졌다. 율리아의 창들은 사실 창의 모양을 한 착탄 후 폭발하는 폭탄의 성격이 더욱 강했다.

  한 동안 병기들을 격추시키기를 반복한 끝에 내 주변에 더 이상 병기들이 몰려오지 않게 되면서 내 곁으로 율리아를 대신해 다가온 아네샤와 함께 포대에 자리잡은 포신에서 빛 기둥이 분출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 무렵에는 이미 마지막 포격 역시 마지막에 이르렀는지, 빛 기둥이 점차 약해져 가고 있었다. 물론 빛 기둥과 그 주변의 번개 줄기들의 기세는 이전보다 조금 약해졌어도 여전하기는 했지만 조금 있으면 빛 기둥이 계속 사그라지며 포격이 끝날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런 함포 사격은 적의 함대를 향해 주로 발사하겠지?"
  "당연하지. 우선 함대의 전력을 제압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일 거야."
  아네샤의 물음에 그렇게 답을 했다. 이러한 포격은 함대의 전력을 제압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함대를 구성하는 함선들은 우주용 군함들로 우주에서의 전투 및 전투에 상당한 상황 해결을 상정하고 개발된 것들인 만큼, 함대의 길을 가로막거나 함대의 함선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소행성이나 우주진 (Biolssyulekh) 들을 일격에 대거 파괴할 수단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주포가 그것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주포에서 분출되는 빛 기둥을 근처에서 바라보는 동안 그 빛이 얼마나 밝은지, 멀리서 바라봐도 눈이 부실 것 같았다. 아마도 그 빛 기둥이 직격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이들은 갑자기 눈앞에서 다가오는 눈부신 빛이 자신을 덮치는 광경에 얼마나 놀라고 두려워 했을는지.
  "먀미아의 부흥군들은 정면에서 저런 포격을 마주했겠지? 병사들부터 황제까지 전부."
  "그러하였을 거야. 하지만 결국 그들은 그 빛의 재앙을 의연히 마주했겠지, 내심 두려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편, 좌측 부근 상공에서 율리아 그리고 마르차가 문답을 주고 받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모린이 곧 포격이 끝날 것임을 알리고 그 때가 되면 집중 타격을 가해 동력원을 아주 부숴 버리자고 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예견할 만한 사람들 모두 예견한 대로, 주포의 포격은 멈추고 잠시 주포 장치가 붉은 전기 기운에 감싸인 채, 작동 불능이 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자, 그 앞에 이른 클라리스가 자신이 손에 든 검의 날끝이 주포 그리고 함교를 향하도록 하면서 외쳤다.
  "모두 주포와 함교를 집중 타격하세요!"
  "그 명령대로." 이후, 마르차의 그 대답을 시작으로 우선 마르차, 율리아가 자신들의 주 공격 수단 중 하나인 새하얀 창들을 발사해 함교를 집중 타격하기 시작하고, 이어서 모린과 아샤란이 보라색 낙뢰 그리고 검은 돌로 함포의 포대에 계속 충격을 주려 하고 있었다. 클라리스, 미라 역시 자신들의 칼날들을 함교를 향해 발사해 함교의 몸체가 파괴되도록 하고 있었다.
  6 명의 전사들이 한데 모여 모함의 주포 그리고 함교에 집중 타격을 가하고 있었던 만큼, 굳이 나와 아네샤가 여기서 가답할 필요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겠지만 함교와 함포 근처를 떠나지 않고,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으니, 이들의 집중 타격으로 함포 그리고 함교가 파괴되었을 때에 나서려 한 것이었다.
  "위험한 일 같아 보이고, 다른 이들 같으면 그런 너를 말리려 하겠지만."
  나의 곁에 있던 아네샤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렸는지, 그런 나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무모한 짓거리라 여길만한 일이었지만, 그런 나의 곁에 나름 오랫동안 같이 있었던 사람으로서 나를 지켜볼 생각이었던 모양으로 이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기계 병기를 파괴한 전적이 있기에 이번에도 내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여기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후, 우선 마르차, 율리아가 타격을 가하고 있던 함포가 부서지면서 마르차, 율리아가 물러나고, 이어서 클라리스, 미라 그리고 아샤란과 모린이 나서서 타격을 가한 함교가 폭파되기 시작하면서 아샤란과 모린이 이어서 물러났다. 폭발을 거듭해 파괴되어 가는 함교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지팡이에 번개 기운이 모이도록 하면서 함교 부근으로 날아 내려갔다. 그러는 동안 함교의 불길도 잦아들면서 그 내부의 동력원이 드러나고 있었다. 주포가 폭파되면서 그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는데, 그 구멍을 통해 함교 아래의 동력원으로 곧바로 돌파해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동력원의 파괴를 제가 맡도록 할게요."
  이후, 나는 폭파된 함교와 주포를 바라보고 있던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에게 동력원의 파괴를 맡도록 하겠음을 밝히고서 위험해 보이기는 하지만, 한 번에 함선을 끝장낼 수 있을 것이라 이어 말하기도 했다. 그들의 동의가 있든 말든, 나는 바로 함교의 중핵 혹은 동력원을 나의 방식으로 돌파할 생각이었고, 그래서 곧바로 지팡이에 모여 파란 빛을 뿜어내던 번개 기운으로 길다란 칼날 혹은 창의 날을 생성하도록 한 이후에 곧바로 함포가 폭파되어 생겨난 구멍을 향해 돌진해 갔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행동이라......"
  "일단 지켜봐 주세요, 저 아이라면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돌격해 가려 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파란 번개의 기운으로 생성한 칼날을 앞세워 함선의 기계 장치 내부로 돌진해 나아가는 그 순간, 그런 나를 말리려는 미라의 목소리와 그런 그를 지켜봐 달라고 청하는 아네샤의 목소리가 잇달아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 목소리들을 들으며, 부서진 포구의 바닥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보호막으로 나의 몸을 감싸고서 비행 속도를 높이며 포구가 부서진 그 바닥 안쪽으로 깊숙히 파고들기 시작했다. 칼날을 이루는 전기 기운에 의해 몸체 내부의 금속 덩어리가 부서지며 길이 뚫리고 있었다.

  포대가 부서진 그 내부를 뚫고 들어선 어두운 통로를 돌파해 도달한 곳에는 동력원으로 보이는 내 키만한 크기의 장치와 그 내부에서 주황색 빛을 발하는 그 중핵이 자리잡고 있었다. 동력원이 위치한 부분은 동력원 장치가 중심에 자리잡은 하나의 작은 방과 같았으며, 그 어두운 공간을 동력원의 불안정하게 맥동하는 주황색 빛이 밝히고 있었다.
  동력원 내부의 중핵 부분은 처음에는 마치 죽어가기 전의 별과 같이 불안하게 맥동하고 있을 뿐이었다가, 잠시 후, 눈앞에 있는 적대적 존재를 자각하기라도 한 듯이, 그 내부에서 포탄들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작은 화염탄들을 마냥 흩뿌리는 것이 아닌 하나의 일정한 모양새를 이루도록 하면서 분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대형은 처음에는 고리 모양이었다가, 그 이후로 부채꼴, I 자 대형들을 계속 생성하며 분출하고 있어서 그 틈을 찾으면서 피해갔다.
  화염탄을 분출하고 있다는 것은 중핵 부분에도 의지가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핵 역시 실제로는 기계 장치이고, 에너지를 분출할 플라즈마가 그 안에 있다는 것일지도. 고리 모양의 화염탄들을 피해 가면서 지팡이의 칼날을 이루는 푸른 번개 기운을 번개 기운의 덩어리로 전환해 그것으로써 중핵을 향해 푸른 낙뢰를 일으켜 그 번개가 중핵을 타격하도록 하고서 그 이후에도 지팡이에 번개 기운을 결집하고 지팡이에서 번개 줄기들을 발사,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이 중핵을 계속 타격하도록 하면서 소정령 역시 번개 줄기들을 중핵을 향해 계속 발사하도록 하고 있었다.
  동력원 장치가 부서지고 중핵 부분 주변에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한 것은 번개 칼날을 이루는 기운을 번개 덩어리로 전환하고서 그 기운으로 낙뢰를 일으킨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동력원이 부서지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지팡이를 두 손으로 잡고, 다시 번개 기운을 끌어모으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모인 번개 기운으로 다시 파랗게 빛나는 번개 칼날을 생성했다. 그 와중에도 중핵 부분에서는 계속 화염탄들이 분출되고 있었지만 칼날에 의해 화염탄들이 제거될 수 있었던 만큼, 화염탄의 분출 상황을 고려할 필요 없이 곧바로 중핵 부분을 찔러가기로 했다. 도약을 하고서 지팡이를 든 두 팔을 앞세우며, 중핵 쪽을 향해 가능한 빠른 속도로 중핵 부분으로 돌진해 갔다.
  앞길을 가로막는 화염탄들을 제거하며 중핵 부분에 다가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칼날이 동력원의 중핵 부분을 찌르기 시작해, 동력원 장치의 보호막이 칼날과 격렬히 부딪치며 마찰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충돌 이후에는 하얀색, 하늘색 번개 줄기들이 여러 방향으로 분출되고, 그 이후로는 마치 칼날로 금속을 긁어내는 것과 같은 격렬한 마찰음과 함께 주변 일대로 하얀 불꽃, 하늘색 불꽃들이 분출되고 있었다. 칼날이 보호막과 충돌 후, 마찰을 일으키기 시작하자 앞으로 뻗었던 몸을 세우면서 지팡이를 든 팔을 높이 들어 마치 나보다 큰 괴물의 목을 찌르는 것처럼 중핵 부분을 찔러가려 하였다.
  불꽃과 번개 줄기들의 격렬한 분출이 이어진 끝에 보호막이 깨지는 듯이 폭발하고 그 광경을 보자마자 바로 번개 기운을 다시 끌어모아, 지팡이 끝의 칼날을 더욱 길게 늘인 후에 지팡이를 다시 두 손으로 들고서 지팡이의 칼날과 보호막에 감싸인 나 자신까지 중핵을 돌파하려 하였다. 보호막을 잃은 중핵 부분과 동력원 장치의 외장 부분은 쉽게 돌파되었고, 이후, 동력원 장치가 자리잡은 공간 전체가 폭발하는 광경을 뒤로 하며 함미 쪽을 향해 돌진을 이어갔다.
  나를 감싸고 있었을 하늘색 빛을 발하는 보호막이 폭발 그리고 함미 내부를 감싸는 열기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격렬한 열기 속에서도 불구하고 보호막은 폭발 그리고 배기에 의해 생성되는 불꽃과 닿는 모든 것들을 태워버릴 것만 같은 열기에서 나를 보호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격렬한 열기를 돌파해 함미의 배기구를 벗어나려 할 즈음, 열기를 막아내느라 그 에너지가 약해져 가고 있었을 보호막은 어느새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조금만 버텨 줘, 이제 조금이야, 그러니 제발!'
  보호막의 상태가 언제라도 소멸될 것 같았고, 그래서 함미에 벗어날 때까지는 견디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폭발하는 함미의 배기구에 벗어날 즈음에 이르러서야 소멸했다. 대기를 뒤흔들 것만 같은 폭발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고, 폭발이 반복되는 동안 곡선 상의 궤적을 그리면서 상공의 높은 일대로 올라갔다가 아네샤, 미라 등이 기다리고 있을 함교 부근으로 돌아가려 할 즈음,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돌아서서 소리가 울려퍼진 모함의 모습을 내려다 보았다.
  이런 나의 눈에 함교에서부터 함체의 모든 부분이 폭발에 휩싸이는 광경이 보이기 시작하는 그 순간, 그런 나에게 아네샤가 날갯짓을 하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이후, 그가 나의 바로 앞에 이르자마자 나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라르나, 역시 무사했구나, 잘 했어!"
  이후, 나는 아네샤와 함께 폭발을 거듭하는 모함을 뒤로 하고, 모함 너머에 자리잡은 계곡의 요새에 접근해 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클라리스, 미라는 모함이 폭발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아샤란, 모린 그리고 마르차와 율리아는 모함의 폭발 조짐을 보자마자 나, 아네샤를 따르지는 직접 따르지는 않았겠지만 나, 아네샤를 따라 검은 외벽을 드러내는 요새를 향한 비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모함의 모습을 잠시 보고 싶어서 고개를 돌렸을 즈음,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가 날개를 펼치면서 나와 아네샤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뒤쪽 저편에서 이미 함체의 모든 것이 폭발해 버린 모함에서부터 커다란 불꽃이 터지며 열기를 주변 일대로 퍼뜨리는 광경이 보이고 있었다. 그 폭발하는 모습이 마치 초신성을 보는 것 같았으니, 모함 급의 거대한 개체가 폭발한 결과였을 것이다. 이전에 지나친 모함들 역시 폭발할 즈음에는 저렇게 폭발했겠지만, 그 규모에서는 그것을 능가하는 것은 적어도 그 계곡에서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함 급 함선이었을 모함이 폭발한 이후, 병기들은 일제히 요새 쪽으로 물러나고 있었지만 어찌할 줄 모르는 듯이 상공 일대에 머뭇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개체들도 있었다. 클라리스, 미라는 일단 그들을 지나치고서 일행의 곁으로 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무렵, 그들에게서 그들 그리고 아샤란, 모린과의 대화가 이어지는 목소리들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클라리스 씨, 미라 씨, 잘 가시고 계시지요? 이 쪽은 저희들과 마르차 그리고 율리아가 맡을 테니, 두 분께서는 라르나, 아네샤 두 바람의 정령 분들과 함께 진짜 기함이 있는 요새 근처로 가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두 분께서는 무사히 요새 내부까지 가셔야 해요, 무슨 말씀드리는지 아시겠죠?"
  "아샤란 씨께서는 두 분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하실 것 같은데."
  아샤란의 당부 이후에 미라가 나와 아네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고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아샤란이 곧바로 그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나와 아네샤가 요새의 내부 중심에 반드시 이르러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밝히려 하였다.
  "저도 두 분에 대해 확실히 아는 바는 없지만, 직감이 들었어요, 두 분께서는 세니티아에서 오신 이 검보랏빛 먹구름의 근원인 요새를 뒤흔들고 부수어 버릴 돌풍 혹은 태풍의 화신과도 같은 분이실 거예요. 저희들 역시 하늘로부터 바람과 돌풍의 힘을 빌리고 있지만, 두 분의 존재가 저 요새를 함락시킬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좋아요, 제가 저기 두 분을 지키는 '기사' 의 역량을 발휘해 보도록 하지요."
  이에 미라가 알겠다고 화답을 하고, 이어서 모린이 클라리스에게 그를 '공주' 라 칭하면서 그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은 알고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클라리스는 활짝 웃으면서 밝게 목소리를 내며 "걱정 마세요." 라고 화답을 했다.
  "좋아, 공주님, 그리고 기사님, 둘이면 충분히 저 두 분을 지킬 것이라 믿고 있어. 우리들은 당신들이 요새로 돌입하는 동안 여기서 남은 녀석들을 맡고 있을게! 여차하면 마냐하타에서 경비대 소속 전사들하고 마법사들까지 전부 불러와서 같이 싸우도록 할 테니까!"
  "사전에 연락이 됐나요?"
  "물론! 여기로 오기 전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마을의 경비대 소속 애들이 이리로 오도록 아샤란 그리고 바르차 (Varcha, Varca) 에게 연락했고, 승락 받았지, 내가 그 정도까지 고려하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니? 물론 마르차하고 율리아도 만만치 않기는 해도, 우리 넷만으로는 저들 모두를 상대하는 것은 무리일 공산이 크겠지. 하지만, 우리 같은 애들이 수십 정도 몰려온다고 생각해 봐. 저들이 어찌될 것 같다고 생각해?"
  이후, 미라의 물음에 모린이 당연히 그러하다고 답을 하였다. 답을 하는 목소리에서 의기양양해 하는 감정이 바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쪽의 일은 딱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그 쪽의 일은 아샤란 씨, 모린 씨께 전적으로 맡기고, 저희들은 요새 돌입에 전적으로 신경을 쓰도록 할게요."
  그리고 클라리스가 건네는 말에 모린은 좋다고 화답하고서 클라리스, 미라에게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두 사람 그리고 나와 아네샤를 따라 요새 내부로 진입해 들어가겠음을 밝힌 이후에 다시 한 번 그에게 부탁을 했다.
  "공주님, 건투를 부탁해."
  "그 쪽도요."

  그렇게 클라리스와 미라 그리고 아샤란과 모린이 통신을 통한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 나는 다른 이들보다 먼저 요새가 자리잡고 있을 봉우리 근처에 도달하고 있었으며, 아네샤가 그런 나를 왼편 뒤쪽에서 따라 비행하고 있었다.
  "저 곳이 그 기계 병기들의 근거지인 요새란 것이지?"
  그러는 동안 나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기계 병기 군단이 생성한 검보랏빛 구름을 구성하는 물질 탓인지 보라색으로 물든 바위들 사이에 자리잡은 하나의 건축물이었다. 나는 그 건축물의 바로 위쪽 상공에 위치하고 있었으니, 그런 나의 아래로 대계곡의 넓은 고지대 위에 자리잡은 하늘을 향해 치솟은 거대한 궁전과도 같은 건축물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저것이 그 기계 병기들의 요새란 말이지?"
  요새는 중심부에 자리잡은 거대한 궁전을 8 개의 100 여 층 정도 되어 보일 법해 보이는 탑들이 서로 이어붙여진 것 같은 방벽으로 둘러싸고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었으며, 방벽의 뒤로 3 쌍의 빛 줄기들이 생성되어 좌우 방향으로 부채꼴 상의 궤적을 반복해서 그리고 있었다. 방벽의 각 창들은 보라색 기운을 띠는 하얀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건물 자체도 보랏빛 기운을 띠는 하얀색 빛을 발하고 있어서 전반적으로 밝은 보랏빛을 띠고 있었으니, 그 모습이 어둡기 그지 없는 주변의 광경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요새가 자리잡은 주변 일대에는 하나의 작은 도시 구획과 같은 구역이 자리잡고 있었다. 요새가 위치한 그 건너편의 가장자리에는 루미나리에 (Luminarie) 라 칭해지는 등불들이 잔뜩 붙어있는 성문과 성벽 모양의 구조물이 환하게 불빛을 밝히고, 요새 앞에는 돌로 이루어진 십자로가 펼쳐져 있었으며, 십자로의 각 길마다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가로등이 하나씩 자리잡고 있었는데, 각 등불의 색깔 역시 창문의 색과 같은 보라색 기운을 띠는 하얀색이었다.
  "마치 옛 문명 이야기 책에서 보던 그 도박의 궁전 (Lolempalas) 같아."
  "도박의 궁전?" 아네샤가 '도박의 궁전' 을 언급하고, 내가 이에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자, 아네샤가 바로 답했다. 세미아가 보여준 책에서 본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하고서 옛 문명의 도박장이 저렇게 화려한 궁전과도 같은 건물을 내세워서 사람들을 끌어들였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리고 주변 일대에는 그 화려함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허름한 건물들이 널려 있었음을 밝히고서 도박에 빠진 이들이 가난한 삶 속에서 살던 건물들이었을 것이라 언급을 했다. 이후, 아네샤는 그 요새 역시 자신이 언급했던 '도박의 궁전' 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서,
  "분명 저 주변, 지하 암벽 아래에 추악한 실체가 자리잡고 있을 거야, 요새의 동력원 그리고 중핵과 더불어."
  "그러하겠지." 이러한 그의 말에는 바로 화답을 할 수 있었다. 그 화려함은 겉치레일 뿐, 그 속에는 기계 병기들의 거점다운 면모가 하므자에 의해 이끌려 요새로 나아갔을 묘족들의 흔적과 더불어 보이고 있을 것임이 분명했다.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을 무렵, 요새가 자리잡은 지면 근처의 절벽 아래가 급격히 진동하기 시작했고, 그에 이어 하나의 거대한 비행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자석 혹은 아치 (Arkh, Arch) 의 모습과도 같은 대형 모함 혹은 요새였다. A 자의 양 끝에 해당되는 함수 부분에는 하나씩 거대한 포신이 장착되어 있었으니, 각 포신에서 강력한 포격을 행할 수 있어 보였다. 기계 병기 군단의 진정한 총 기함이었을 그 대형 요새는 함체 하단의 곳곳에 자리잡은 추진부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공중으로 부상하고 있었으니, 기계 군단의 기함이 상실된 이후, 요새로 진공해 온 이들의 존재를 확인한 기계 군단 측에서 내보낸 것임이 틀림 없어 보였다.
  "듣고 계신가요?" 그 때, 소정령 간 통신이 시작되면서 그에 이어, 마녀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저 요새는 이 아테다르마에 주둔하고 있는 기계 병기 군단의 총 기함이자 최후의 요새라 칭해지고 있어요. 병기 유형은 'BU 형 천체 격멸용 우주 요새' (*) 로 그 이름은 '감바샤 (Gambascia)' 혹은 '감바쉬 (Gamebasche)' 라 칭해요. 어느 병기의 시험형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은 아마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겠지요."
  그러는 동안 감바샤 혹은 감바쉬라 칭해진 요새는 일행이 위치한 높이까지 부상해 왔고, 그와 함께 그 주변에 마치 별들처럼 생성된 차원문에서부터 하나씩 작은 전투정, 인간형 병기들이 소환되어 요새 주변에 모여 머무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곧 이들이 일행을 습격할 것임이 틀림 없었던 만큼, 그 전에 그들을 먼저 타격하기로 하고, 요새의 함포가 자리잡은 그 주변으로 돌진해 우선 병기들부터 제거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클라리스, 미라가 그런 일행을 따라 나서고 있었으며, 클라리스는 배의 우익, 그리고 미라는 좌익 부분을 노리기 시작, 이들은 우선 각자의 근처에 있는 함포 부분에 타격을 가하려 하고 있었다. 마력으로 칼날들을 생성해서 하얀색 그리고 파란색 빛을 발하는 칼날들을 소환해서 포구에 칼날들이 박히도록 했다. 포구에 박힌 칼날들은 이후, 포구에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클라리스, 미라가 각 포구에 타격을 가하기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함체 주변의 상공에서 수없이 많은 빛들이 생성되었다. 얼마나 많이 빛들이 생겨났는지, 마치 별 무리가 그 주변에 소환된 것 같아 보일 지경이었다. 이들 빛 무리는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소형 전투 비행기들 및 전투정들 혹은 인간형 기동 병기로 변했고, 이후, 이들 중 일부가 클라리스와 미라가 있는 곳, 그리고 이들 근처에 머무르고 있었을 나와 아네샤에게 접근해 가고 있었다.
  우선 소형 전투 비행기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니, 이들을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키고서 나는 클라리스가 위치한 우익의 함포 쪽으로 접근, 클라리스를 습격해 오려 하는 전투 비행기들 및 전투정 무리를 발견하고서 이들을 지팡이에서 발사되어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켰고, 그 이후에 함포 위쪽의 상공으로 나아가 그 일대에서 나에게-실은 클라리스에게- 접근하는 인간형 기동 병기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인간형 병기들은 나에게 접근하자마자 뒤쪽으로 조금씩 움직이면서 각자가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총포에서 광탄들을 한 발씩 발사하거나 몸체에 내장된 미사일들을 발사해 내가 있는 쪽으로 쏘아 보내고 있었으며, 이에 나 역시 번개 줄기들이 이들을 향하는 곡선을 그리도록 하는 것으로 응수하고 있었다. 이들은 어깨, 팔의 관절이 폭발해 총포를 놓치고, 흉부와 두부 등에 폭발을 일으키면서 함체 쪽으로 추락해 가고 있었다. 추락한 이들은 폭발했지만 그 폭발이 함체에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이 무렵, 기함의 양 함수에서는 포격이 이루어지기 시작, 주변 일대가 잠시 어두워지면서 보라색 기운을 띠는 하얀 빛 기둥이 격렬히 분출되기 시작했다. 클라리스는 (아마도 미라 역시) 그 빛 기둥이 분출되는 부분을 벗어나 있으면서 하얀 구체들 (그리고 파란 광선으로) 함포가 장착된 함수 부분에 계속 타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러한 클라리스, 미라의 주변에도 전투정들과 소형 함선들이 잇따라 몰려오고 포격으로 포탄들을 발사해 가면서 그들을 위협하고 있었지만 그들 포격에 의해 발사되는 포탄들을 피해 가면서 칼날들을 발사해 가며, 또는 소정령의 구체들, 파란 광선들로 그 개체들을 쏘아 맞혀 파괴해가며, 함포에 대한 타격의 방해를 뿌리치고 있었다.

  그 상황을 지나쳐 가고서 함선의 첫 관문에 해당되는 중앙의 한 부분에 도달해 가려 하였다. 함선의 양 날개 혹은 '두 팔' (이후로는 두 팔로 칭한다) 그 안쪽에도 여러 작은 함포들이 장착되어 있어서 해당 함포에서부터 대공 포격으로 보랏빛 광선들이 발사되어 내가 있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었고, 그 광선들을 피해 가며, 함포들을 그들을 향해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을 소환해 가며 공격해 갔다. 그 와중에 전투정들 및 소형 전투 비행기들이 몰려오고 있었으며, 나는 이들을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키고 있었다.
  함체의 두 팔 안쪽에 있는 함포들을 파괴해 가고, 소형 병기들을 격추시켜 가면서 중심부의 첫 번째 부분, 그 핵의 앞에 이르렀다. 마치 보라색 빛을 발하는 사악한 눈과도 같은 모습의 그 핵은 내가 접근해 오자마자 적대하는 자의 움직임을 감지했는지 이전과는 다르게 깜박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 부서지지 않은 두 팔의 안쪽에 자리잡은 포대의 포신에서부터 빛 줄기들 그리고 화망을 이루는 보랏빛 구체들이 분출되고 있었으며, 인간형 병기들의 습격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들을 어떻게든 격퇴, 격파해 가면서 우선 팔 안 쪽의 포대들을 파괴해 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소정령 간 통신을 통해 아네샤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네샤! 이 쪽으로 와, 저 포대들을 파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알았어, 곧 그 쪽으로 갈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이후, 아네샤로부터 대답이 들려왔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날 무렵, 아네샤가 함선의 '왼팔' 안쪽에 자리잡은 포대들 중 하나를 격파하고, 더 나아가 나를 향해 접근해 오던 병기들까지 파괴하며 내가 있는 그 오른편 곁에 이르렀다.
  "저것이 첫 번째 핵(ßiad 혹은 Kora) 에 해당되는 존재인 것 같아."
  "그러할 거야." 내가 대답을 하자마자 아네샤는 함포를 제외한 함체 전체가 얇은 보호막에 감싸여 있어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도저히 타격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미라에게서 나왔음을 밝히고서 이전에 인간형 병기들이 몇 함체에 충돌하고 폭발까지 일으켰는데,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그들이 폭발을 일으킬 즈음에 함체를 감싸는 막 같은 것이 반응을 하는 듯이 하얗게 깜박여서 미라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이어 말하기도 했다.
- 하지만 함선에 장착된 포신이나 함포 장치는 보호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저 '핵' 에 실제로 타격을 가해 본 적은 있어?"
  "아니, 아직은." 이후, 아네샤가 핵을 타격해 봤냐는 물음에 아직은 해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지팡이를 들어 번개 줄기들이 '핵' 에 닿도록 했다. 핵이 번개 줄기에 닿아 타격을 가하고 있었지만 다른 함체와 달리 아네샤가 언급하는 '보호막'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고, 그 대신에 번개에 고통을 받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 부분만큼은 타격이 효과를 내고 있었던 모양.
  "됐어, 그렇다면, 집중 타격하면 부숴버릴 수도 있겠지!"
  그리고서 아네샤는 저 핵을 파괴하면 함체를 감싸는 보호막도 분명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그 순간, 뒤쪽에서 병기들의 폭발로 추정되는 폭음들이 잇따라 울려 퍼지고, 이어서 함포들이 폭발하는 소리가 맹렬히 대기를 진동시켰다. 그에 이어 클라리스, 미라가 불길에 휩싸인 함포를 지나쳐 함선의 '두 팔' 안쪽으로 진입해 들어오고 있었다. 클라리스는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병기들을 마법 그리고 검격으로 격파해 가며, 앞장서 갔으며, 미라는 두 팔의 바깥쪽에 자리잡은 함포들을 폭파시키면서 클라리스를 따라 나서고 있었다.

  두 팔의 안쪽, 함포가 부서진 각 자리에 새로운 장치들이 생성되기 시작하더니, 각 장치들을 잇는 보라색 빛 줄기들이 생성되고, 그와 함께 눈에서도 빛이 모이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 눈에서 빛 줄기가 분출될 것임을 직감한 이후에 이미 생성된 빛 줄기들 중 둘 사이의 왼편에 머무르며, 위험을 면하려 하였다. 그리고 아네샤가 자신의 손에서 곡선을 그리는 바람 줄기들로 '핵' 에 타격을 가하는 동안 나 역시 그 사이에서 지팡이에서 발사되는 번개 줄기들로 그 핵에 피해를 주고 있으면서 포격이 끝날 때를 기다리려 하였다.
  그 무렵, 나는 함체를 바라보다가 함체의 '오른팔' 부근으로 요새의 지하가 자리잡고 있을 바위 동굴 안쪽에서 어떤 이들이 새하얗게 빛나는 요정의 날개를 펼친 채로 함체 쪽으로 날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사람은 조용히 비행을 하고 있는 듯해 보였지만, 다른 한 사람, 자신의 키만한 대검을 들고 있는 이는 마치 도약을 하고 있는 듯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다가 함체 위에 착지를 했으니, 아무래도 날개는 도약의 비거리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었던 것 같다.
  가녀린 듯한 몸매에 긴 머리카락 그리고 머리 위에 고양이 귀가 달린 모습을 보이는 이들은 함체 위에 이르자마자 자신들을 덮치려 하는 전투 비행기들 그리고 인간형 병기들을 각자 손에 들고 있는 무기로 병기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우선 그들은 먼저 자신들의 근처로 다가온 인간형 병기들을 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가진 검, 그리고 자신의 키만한 물건으로 날이 파란색을 띠고 파란 기운을 일으키는 대검으로 공격해 가기 시작했다.
  고양이 요정들이 자신들의 무기 그리고 체술로 인간형 병기들을 상대하는 모습은 마르차, 율리아의 모습을 통해서도 볼 수 있었지만, 이들은 마르차, 율리아에 비해 검격과 체술을 더욱 중요시하는 듯해 보였으며, 더욱 거칠게 기계 병기들과 맞서고 있었다. 그리고 병기들을 쓰러뜨릴 때, 목을 치거나, 뒷목을 칼날로 찌르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더욱 자주 보이고 있었다. 그들 중 하나는 한 손에 검을 들고 남은 한 손의 손톱에 날을 세워 그 날로 기계 병기들의 몸을 찢어내기도 했다.
  그렇게 기계 병기들을 참살한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등을 맞댄 채로 자신들을 에워싸는 소형 전투정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 함교 쪽을 바라보는 키가 큰 이는 번개 줄기에 감싸인 하얀 창들을 발사해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다수의 전투 비행기들, 전투정들을 격추시키고 있었으며, 그와 등을 맞대고 있던 거대한 검을 가진 이는 거대한 창을 소환해 그 창으로 전투정들, 그리고 근처의 소형 함선을 궤뚫어 폭파시키고 있었다. 이들이 소환하는 창의 형태를 보면서 그들이 마르차, 율리아와 같은 유형의 마법, 전투 기술을 가진 이들이었으니, 그러한 그들의 면모를 보면서 역시 마르차, 율리아의 자매일 것임이 틀림 없다고 여길 수 있었다.

(*) Fortezza del Distruttore di Corpi Celesti di Tipo-BU / Forteresse de Destruction de Corps Célestes de Type-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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