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타와 아미라까지 들어가면서 배의 갑판 위에는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 배의 돌진을 맡고 있는 루시아와 배의 갑판 한 가운데에 올라선 마리아 그리고 내가 그 세 사람이었다. 물론 크세비아는 남았지만 배 위에 올라앉은 사람으로 포함시켜야 할 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도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그러는 동안 배의 주변 일대는 마력의 분출로 인해 생겨났을 빛과 얼음의 모습만 보여서 주변 일대의 모습이 어떠한지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파란 빛을 배경으로 하얀 빛들이 배를 지나가는 듯한 광경을 보는 일도 서서히 지루해지기 시작하여 멍하니 배 너머로 시선을 향하고만 있었다. 그 때, 마리아가 나의 왼편에 자리를 잡고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며 앉더니 나처럼 멍하니 앉아 있으면서 나에게 물었다.
  "유네아 언니, 혼자 있으니까 심심해요?"
  "아니, 심심할 것 까지야......." 이에 나는 그러한 것 없다고 바로 화답을 하는데, 마리아가 그 화답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고 바로 대응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며 잠시 놀라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나. 그러할만도 한 것이, 그저 어린 아이일 것이라 생각했던 마리아에게서 나의 마음 속 심정을 날카롭게 찌르는 것 같은 말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어린 아이의 행동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그런 행동이었다. 그에 대해 당황하며 잠시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다가, 한 마디 그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네려 하였다.
  "생각보다도 어른스러운 면이 강한 것 같아, 마리아."
  그가 보인 의외의 어른스러운 면에 대해 그렇게 언급을 하는 나. 이에 마리아는 그 말을 잘 믿으려 하지 않는 듯이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그런 면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을 따름이야.' 라는 말을 건네면서 상황을 정리하려 하였다. 이에 "정말이지요?" 라고 마리아가 묻자, 나는 그렇다고 화답을 하고서 믿어도 된다는 화답을 하였다.
  "지난 때에 너에게 다른 말없이 헤어진 일에 대해 섭섭하다고 생각했었니?"
  그러자 처음에는 그런 심정이 들기는 했다는 언급을 하는 마리아. 그러다가 잠시 시간이 지나고, 다쳤던 샤리에나를 요양하기 위해 그가 누워있는 방에 머물렀다가 그로부터 나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심정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알 수 있었다면서 자신에게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던 이에 대해 섭섭함과 아쉬움의 감정을 표현한 일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니 나가지 않아도 될 일이었는데, 나간 일에 대해서는 나도 내심 후회는 하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학생들 그리고 마리아와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나 자신에 대해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그런 말에 대해 뭐라 말하려 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문제는 나가지 않아도 되는데, 나가버린 내 탓일 거야."
  라는 화답을 마리아에게 전해줄 따름이었다. 그 이후, 마리아는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우려에 의한 일인지는 우울한 감정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마리아가 긴장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앞으로 있을 희망적인 일에 관해 물었다.
  "마리아, 혹시 어머니께서 치유될 날이 오면 그 때에는 무슨 일을 해 보고 싶어?"
  그러자 무언가 말을 하려 해도, 머뭇거리며 말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마리아. 그러자 내가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무엇이라도 언급해도 좋으니 생각나는 대로 말해 달라고 부탁하고서, 집안 형편으로 인해 그 일에 관한 것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벨치아에게 내가 도움을 청해 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제서야 자신의 소망이 무엇인지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는 마리아.
  "자그마한 것으로 생일을 위한 토르타(Torta)(1)를 마련하고 싶어요, 그 토르타를 선물로 전해드리면서 어머니께서 제 곁을 떠나가시지 않았음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해요."
  토르타, 케이크를 의미하는 말로써, 마리아는 나에게 전한 말 그대로, 자그마한 케이크를 어머니에게 선물로 전해주는 것으로써 자신의 곁에 어머니가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게 된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려 하였다. 그러면서 신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기 위해 사당에 갈 생각도 있다고 자신이 할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 그 두 가지 일만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말을 그에 이어서 하였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신에게도 감사의 기도를 드리려 하는 마리아.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가 정말 마음을 착하게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바로 하게 되었다, 그저 신을 믿기 때문은 아니었다, 하늘의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난한, 그것도 사람들에게 차별을 받는 성계의 한 일가에 거주하는 어린 아이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혹은 않고- 있을 법한 신에게도 그가 직접 도움을 준 것처럼 감사의 뜻을 전하려 하는 면모가 마치 자신을 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밝은 모습으로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행을 행하는 성자의 모습 중 일면을 연상케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공간 전이를 잘못 하기는 했어도, 그와 같은 아이를 만난 일에 대해서는 나 자신의 운명에 감사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비록 나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도, 재미를 전해줄 수 있는 자도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내가 만났던 이들 중에서 같이 있어서 가장 좋은 이가 바로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그 어린 소녀였기 때문이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어느새 자리에 일어난 마리아의 모습을 가만히 보는데,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마음 속으로 파고 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그로 인해 놀라고 말았다.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신에게 기도를 드리려 하는 듯이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며 눈을 감은 그 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왠지 모르게 이전에 만났던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졌던 여인이 눈을 감았을 때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너무 놀라 등이 차가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고서는 다시 마리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려 하였다. 그 무렵, 나의 눈앞으로 마리아가 기도를 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섬에서 만났던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의 모습은 투영되지 않았다.
  "어? 유네아 언니, 왜 그러세요?"
  그 때, 내가 그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감정을 품은 것을 알아차렸는지, 마리아가 걱정스러워 하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이상하게 생각할 일은 없어, 그저 내가 너의 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헛것이라도 본 모양이야."
  그의 걱정스러워 하는 모습에 대해 나는 겨우 차분히 목소리를 가다듬어 그렇게 화답을 하는 것으로써 그의 기분을 진정시키려 하였다. 물론 그 동안에도 이전에 만났던 그 마리아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왜 배 위에 있는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박해 보이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보면서 도회지에서 태어나 자란 미녀처럼 보이는 마리아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에 관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어째서지? 분명 그 때에는 그 마리아의 모습이 보였어. 왜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 것일까, 어째서......?'
  그 의문을 품으며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 나. 그러면서 그 의문에 대해 루시아에게는 답을 들을 수 없는 만큼, 샤리에나 혹은 도로시아를 통해 답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일단 배 안으로 들어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만나보려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데, 그 때 마침 루시아가 다급히 목소리를 내어 머지 않아 배가 제 6 행성의 궤도에 위치하게 될 것임을 알리는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알려드릴게요! 곧 배는 제 6 행성의 궤도를 강행 돌파하게 될 예정이에요, 그로 인해 마력이 폭풍의 형상을 일으키며 갑판 위의 사물을 거세게 뒤로 밀어낼 수 있고, 그로 인해 갑판 위에 남으신 분들께서는 다칠 수도 있는 만큼, 갑판 위에 있는 사람들은 즉시 배 안으로 대피해 주실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다시 한 번 알릴게요! 갑판 위에 남으신 분들께서는 즉시 배 안으로 대피해 주세요, 중대한 사항이므로 진지하게 받아들이시고 제가 말씀하신 대로 행동을 개시해 주세요."
  그 소식을 들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이후, 나는 곧 상황이 올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면서 마리아에게 어서 배의 안으로 들어가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고,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리아 역시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나를 따라 배의 내부로 들어가게 되었다.
  "무슨 일이에요, 벌써 배가 제 6 행성이라는 곳에 도달한 거예요?"
  "아무래도 그렇게 된 것 같아."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크세비아가 나를 앞질러 나보다 앞서 나아가는 동안 발걸음을 계속 배 안으로 들어가 방들이 나란히 자리잡은 곳까지 이르렀다.

7 시 - 배의 내부
  배의 안으로 들어가 다시 마리아를 샤리에나가 머무르는 침실로서 시에나, 에리타 그리고 아미라가 머무르는 곳이기도 한 방 안으로 들여보낸 다음에 나는 크세비아와 함께 도로시아의 방으로 들어가 탁자에 홀로 앉은 도로시아의 곁에 이르고서 그의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의자에 앉았고, 그에 이어 나의 왼쪽 어깨 위에 크세비아가 조용히 올라 앉을 무렵, 내가 도로시아에게 한 가지 부탁할 것이 있음을 알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도로시아 양께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무슨 부탁이에요?" 이에 도로시아가 갑자기 무슨 부탁이 생겼는지에 대해 되묻는 모습을 보였고, 그에 이어 내가 답으로써 이전에 마리아의 모습을 볼 때 이상한 현상이 생겼는데, 그 현상에 관해 도로시아가 혹시 아는 바가 있다면 답을 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에 부탁을 하게 되었음을 밝혔다.
  "그런 부탁이라면 가능한 한, 제가 답변을 해 드릴 수는 있으니까, 말해 보세요, 마리아 양의 모습을 보면서 무슨 이상한 현상이라도 생기셨나요?"
  이후, 나는 그의 모습을 보다가 이전에 섬에서 만났던 한 젊은 여인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한 번 떠오른 이후에는 다시 떠오르지 않았음을 알리기까지 한 이후에 그 현상에 관해 혹시 생각나는 바가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물론 배의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던 도로시아는 내가 섬에서 만났던 젊은 여인에 관해 많이 알지 못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도로시아는 내가 언급한 바에 대해 잘 이해를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과연 도로시아는 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언가 난감한 감정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을 잠시 보이고 있었다. 그러더니, 곧 그는 멍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잠시 후에 책상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취하려 하였다. 떠올릴 수 있는 바를 떠올리기 위한 일일 터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난감해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적절치 못한 질문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로부터 이야기를 듣지 않고, 곧바로 샤리에나를 찾아 그로부터 무언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도로시아가 다시 고개를 들더니 다시 나를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물었다.
  "그 여자의 이름이 혹시 '마리아' 가 아니었어요?"
  "예, 그랬어요." 무언가를 짐작하고 있었을 법한 마리아의 물음.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그에 대해 달리 생각하지 않으며, 곧바로 그렇게 화답을 하였고, 그 물음에 도로시아는 혼잣말로 '역시.......' 라는 혼잣말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석연치 않은 무언가가 떠오르는 듯한 그런 모습을 보인 이후, 도로시아는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에 대해 다시 물었다. 이번에 그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에 관한 물음이었다.
  그 물음에 과거의 자신을 회상하는 이야기 하나는 떠오른다는 화답을 하고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바로 드러내었다. 이야기를 이어가는 동안 나는 어떠한 가감 없이 그가 나에게 한 자신의 과거에 관한 회상을 바로 드러내어 도로시아가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이야기가 이어지고 난 이후, 자신이 떠올린 바에 관한 확신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도로시아가 그 여인의 이름이 내가 데리고 있는 소녀의 이름과 같다는 사실에 관한 이야기를 드러내려 하였다.
  "왠지 마리아가 경험할 수 있는 어두운 미래를 드러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선생님은 아무래도 벨치아 선생님에 해당될 것 같고, 어머니는 그 마리아의 어머니 같다고나 할까요."
  그러면서 짐작되는 바는 있지만 확신은 쉽게 서지 않는다는 언급을 하면서 그에 관한 생각을 잠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려 하는데, 그 때, 나의 왼쪽 어깨 위에 앉은 채로 그런 그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는 크세비아.
  "도로시아 님, 무언가 짐작하고 계신 바가 있어요?"
  이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도로시아.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 그는 하나의 고찰을 해야 하는 만큼, 크세비아를 제외한 방 안에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언급을 하였고, 그 언급에 따라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와 곧바로 샤리에나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러는 동안 샤리에나는 어느덧 침대에 앉아서 침대에 올라앉은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었으며, 마리아는 그 놀이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이들의 곁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도 어울리지는 못하더라도 서로 즐기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즐거운지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 재미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보였다. 아무래도 어린 요정들이 놀고 있는 모습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어른의 일을 해야만 했던 자신에게는 어울릴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마리아는 이 아이들에 비해서는 어른이잖아요, 아이들처럼 노는 일은 어울리지 않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리아의 곁에 이를 무렵, 샤리에나가 잠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마리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서 그런 심정을 이해하고 있기에 어울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음을 밝히려 하였다. 그러다가 세 아이들이 침대에서 내려와 침대 근처에 나란히 앉아 있으려 할 때가 되자 마리아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그는 어머니를 다시 만나게 되면 그를 위해 작은 케이크 하나를 사려하고 있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그가 제일 좋아할 법한 '하얀 초콜렛' 이 덮인 케이크를 마련하려 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음을 알리고서, 혹시 여행을 끝날 때가 되면 살 수 있겠느냐고 자신에게 부탁한 바 있음을 밝혔다.
  "살 수 있겠어요, 외지인은 일반인보다 더욱 많은 돈을 받기도 한다는데."
  "어렵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 저희들로는 안 된다면, 벨치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물음에 그는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무슨 일이든지 좋게 생각해야지, 나쁘게 생각하면 그 결과도 나빠지지 않으리라 쉽게 장담할 수 없게 되는 때가 오게 마련이라는 언급을 하여 좋은 생각을 해야할 필요를 드러내었다. 그 때, 그 무렵, 배의 갑판 쪽에서부터 루시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그 목소리는 제 6 행성이라 칭해지는 천체에 도달했음을 알리고 있었다.
  '다시 나가야 할 때가 왔네.' 그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돌아서려 하는 마리아를 향해 돌아서고서 그에게 밝게 목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이제 때가 되어, 언니는 다시 나가야 해, 언니가 곧 중요한 일을 위해 나서야 하기 때문이야."
  그리고 "알고 있지?" 라고 내가 물음을 건네었을 때, 마리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음을 나에게 알리려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무릎을 바닥에 올리며 자리에 앉은 다음에 그의 두 어깨를 나의 두 손으로 하나씩 짚고서 밝게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건네었다.
  "이제는 그 무서운 무기들이 배의 근처를 오가게 될지도 모르고, 그 때마다 배에서는 계속 싸움을 해야 할 거야. 그 와중에 배가 다칠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여기에 남아있을 모든 이들이 배를 잘 지키려 할 테니까 배에 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이후, 나는 떠나기 전에 마리아에게 당부의 말을 건네었다.
  "알겠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 배를 떠나서는 안 돼."
  그 말을 건네고서 나는 마리아가 조용히 목소리를 내어 "예." 라고 화답을 하자마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이후에 나는 마리아가 당부를 받아들였음을 확인하고서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샤리에나의 방을 나섰다. 그 리고 내가 다시 배의 갑판을 향하는 계단을 오를 무렵, 루시아의 목소리가 배의 근처에 나타난 상황에 대해 알리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배의 근처로 은색 갑주를 입은 기사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등에는 3 쌍의 날개가 붙어있는 비행 장치가 장착되어 있으며 오른손에 검 한 자루를 들고 있었지요. 바르코스의 병기로 추정되지만 바르코스에 속한 병기들과의 대결을 시도하고 있어 보여서, 일단은 우리 편으로 인식하려 하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이전에 마주쳤던 그 은색 갑주의 형상을 이루는 바르코스의 병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무슨 이유가 있는지 모르고, 또 나와 협력할지는 모른다지만 그래도 같은 목표를 가지고 전투를 하게 된 이상, 서로 적대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그에 관한 판단을 내렸다. 그러다가 갑판 위로 나아갈 무렵, 나는 또 하나의 의문을 품기 시작하였다.
  '그건 그렇고, 그 병기는 도로시아가 있는 곳마다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이전에는 도로시아를 구출하기까지 했고. 그렇다면 혹시 그 병기의 정체는 도로시아와 무언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경우에 따라 도로시아의 친구였던 이들 중 하나가 바르코스에 의해 변질되었다가 본성을 되찾았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 무렵, 배의 키 바로 앞에 이른 나,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온 일린과 라이마를 향해 선 루시아가 지팡이를 오른손에 잡은 채, 조용히 주저앉아 있으면서 세 사람을 올려다보며 말하였다.
  "기운이 많이 빠졌지만 그래도 배를 지킬 수 있을 정도는 되니까 안심하셔도 될 거예요, 뒤에 함선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그들과 멀리 있게 되어, 자기 위치를 지켜야 하는 그들이 추격을 할 수 없게 되었기에 그들이 다가올 일에 대한 걱정은 많이 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그리고 잠시 후에 자신은 곧 다시 일어날 수 있을 테니, 자신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고서 나를 비롯한 이들이 밖에 나가 있는 동안 자신과 샤리에나가 배를 지키고 있을 테니까, 제 6 행성이라 칭해지는 천체에 출몰을 거듭해 왔던 병기의 근원을 가급적이면 빨리 찾아 제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건네고서, 샤리에나 역시 이제는 쾌유되었으니, 전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그에 대한 언급을 이어서 하였다.
  "정말 그 분의 상태가 좋다고 믿어도 돼요?"
  이제 샤리에나도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는 그의 말에 대해 루시아는 믿어도 괜찮을 것이라는 화답을 하면서 문제가 생길 때에는 자신이 꼭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을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렇게 약속까지 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일단 그를 믿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는 동안 배의 좌측을 통해 형체를 향해 함께 나아가면서 나에게서 멀어지는 일린 그리고 라이마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며 그들을 따라 나아가기 위해 날개를 펼쳤다. 그 때, 루시아가 나를 위해, "조심하세요." 라는 인사말을 건네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잠시 고개를 돌려 배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였다.

7 시 - 제 6 행성 표면 상공
  다시 하늘의 모습이 변화하기 시작, 이어서 백은색을 띠는 별빛이 모여 마치 구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무늬를 감빛 하늘 위에 그려내는 모습이 나타날 무렵, 나의 눈앞으로 회색을 띠는 행성 상 형체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처음 보면서 나는 그 형체가 세니티아 성계의 달 혹은 제 1 행성과 크게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잠시 시간이 지나 그 형체에 어느 정도 접근했을 무렵, 나는 그것의 모습을 다시 보면서 행성의 모습이 내가 예상한 바와 판이하게 다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가 예상한 바에 따르면 그 표면은 회색을 띠는 돌로 이루어진 표면 위에 '크레이터' 라는 이름을 가지는 원형 구덩이들이 곳곳에 나 있는 거친 면모를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형체의 표면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을 법한 은색을 띠는 형체의 표면은 구멍 하나 없이 매끄러웠으며, 그 매끄러운 표면으로 하늘을 꾸미는 별들의 빛이 내려와 반사되면서 표면의 일부를 마치 은이 빛을 받는 듯이 하얗게 빛나도록 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가까이 행성으로 접근해서 더 자세히 바라보니, 그 행성의 표면에는 수많은 금들이 타일의 배치를 나타내려 하는 듯이 그어져 있으면서 수많은 사각 구획을 만들어 내고 있었으며, 그 사이로 행성 표면의 무늬를 그리는 듯이 회색을 띠는 길들이 나 있었고, 길 사이로 검은색을 띠며 사각형을 비롯한 각이 네모난 도형들의 형상을 그리는 검은 물과 병기 공장으로 활용될 법한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행성의 표면 인근에 이를 무렵, 행성의 표면, 그 세세한 모습이 나의 눈앞에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은회색을 띠어 마치 강철로 이루어진 듯해 보이는 그 금속의 네모난 구획들로 나뉘어진 표면은 갈색을 띠는 무늬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으며 그 표면 위로 형체의 표면과 마찬가지로 금속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입체상을 이루는 건축물들, 그리고 형체의 표면과 같은 색을 띠는 포대를 비롯한 각종 장치들이 도시를 이루는 작은 건축물들처럼 다른 건축물들과 어울리고 있었는데, 개중에는 정말로 꼭대기에 행성의 고리와 같은 형상이 달려 있는 특이한 건축물의 모습과 비슷해 보이는 탑이 있어서 얼핏 보면 건축물 같아 보이기도 하였다.
  건축물뿐만이 아니라 길과 건물들 사이에도 여러 비행 및 주행 병기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것들의 공격에 대한 대응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행성의 표면에 접근하면서 하고 있었다.
  "유네아 양, 지금 어디에 계세요? 이제 제 6 행성에 접근하신 것 맞지요?"
  그 무렵, 일린의 목소리가 행성의 표면에 접근해 온 나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고, 그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바로 화답을 한 이후에 검은색을 띠는 대로의 바로 위로 접근하면서 이미 접근을 완료한 상태라고 화답을 하고서, 그에 이어 현재 검은 대로의 바로 위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렸다. 그러자 일린은 곧바로 그런 나에게,
  "알았어요! 일단 그 곳으로 갈게요, 1 개 대열로 생산 시설을 향해 돌파해 나아가려 해서요."
  라고 화답을 하였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일린과 라이마가 나란히 나의 바로 왼편 위로 접근해 와서는 전방에서부터 접근해 오는 커다란 화살표 모양을 이루는 것으로서 그 최대 길이가 내 키의 10 배에 이르는 거대한 비행체들이 꼬리 부분에서부터 붉은 불꽃을 일으키는 채, 나를 향해 날아오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 비행체들은 자신들 역시 커다란 화살표를 이루는 듯이 가장 앞의 삼각 대열을 이루는 3 기의 뒤를 세로 대열을 이루는 3 기가 따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접근해 오고 있다가, 나를 비롯한 3 인과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마자 그 머리 부분의 표면에서부터 삼각 대열을 이루는 구체들이 노랗게 빛을 발하며 빛으로 이루어진 포탄들을 만들어 내도록 하였다.
  고속으로 날아오는 전방을 향하는 머리쪽의 포탄들과 전방 좌우를 향하는 날개쪽의 포탄들이 이루어내는 포탄들의 그물 사이에 있으며,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화살표의 가장 끝에 해당되는 첫 대열의 중앙에 위치한 비행체의 머리 세 부분과 각 날개의 한 부분씩을 공격 목표로 정해 레반테아에서부터 하얗게 빛을 발하는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끝이 뾰족한 선들을 그려내어, 그 선들이 목표가 된 부분을 찌르도록 하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화살표 왼편의 라이마가 하얗게 빛을 발하는 작살들을 발사해, 왼편의 비행체, 그 머리와 날개의 부분들을 찌른 후, 폭발하면서 충격을 가하도록 하고, 그에 이어 일린 역시 두 비행체들을 향해 하늘색 불꽃들을 그려내려 하였다.
  그 충격이 집중된 끝에 두 비행체부터 먼저 머리 부분이 폭음과 함께 붉게 불꽃을 일으키면서 폭파되고 날개가 폭발로 인해 끊어지면서 형체들이 머리에 불꽃을 일으키며 추락하기 시작, 그러다가 결국 폭발을 견디지 못한 끝에 대파되는 모습을 보일 무렵, 일린이 멈추지 않고 뒤따르는 비행체들 중 앞서는 것과 화살표를 이루던 앞서는 대열 중 남은 오른쪽에 보이는 비행체의 머리 부분을 지팡이에서부터 방출되는 하늘색 빛 줄기를 그려내며 녹이는 듯한 행동을 취하려 하고 있었다.
  "유네아 양, 비행체들의 왼편을 부탁해요!"
  "예!" 그 이후, 일린이 나에게 그렇게 지시를 내리자, 그에 바로 응답을 하고서 비행체들의 왼편 인근에 이른 다음에 곧바로 이들의 오른 날개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을 향해 하얀 대기의 기운이 칼날의 형상을 이루며 레반테아에서부터 발산되도록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라이마가 나 그리고 일린에게 신경을 집중시키는 사이에 라이마가 비행체의 바로 아래로 미끄러지는 듯이 내려가더니, 그에 이어 비행체들의 동체를 지나치면서 동체마다 하얗게 빛을 발하는 연기가 폭음과 함께 격렬히 분출되며 마치 라이마의 뒤를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내가 목표로 정한 각 날개의 공격 장치들이 폭파되고, 그 충격을 비행체들이 받을 무렵, 라이마가 이들의 뒤로 다가가 가장 뒤쪽에 위치한 비행체의 꼬리 부분에 다가가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들을 자신의 소정령인 라파라엘을 통해 그려낸 후, 잠시 회전하다가 배기 장치부터 먼저 목표로 정하고 날아가 박히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때, 다시 한 번 나에게 부탁의 말을 전하는 일린.
  "이제 이들은 저희들이 맡을 테니, 좌우에서 다가오는 병기들을 맡아 주세요!"
  그러는 동안 비행체들을 공격하는 일행의 좌우에서 마치 포위할 듯한 기세를 보이며 삼각 대열을 이루는 3 기의 화살표 모양을 이루는 대형 회색 비행체들이 멀리서부터 날아오고 있었다. 그러자 나는 우측에 보이는 비행체들을 향해 나아가 비행체들의 포탄을 피해 가며, 이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에게 하늘색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곡선을 날려보내, 이들에게 닿도록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하나씩 대파시켜 하얀 빛이 폭음과 함께 퍼지도록 한 후, 이들의 폭발에 의해 하늘에 번진 빛을 뒤로 하고, 그 건너편에 위치한 비행체들을 향해 나아가려 하는 순간, 나의 눈앞으로 은색 갑주와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는 비행 병기가 왼손에 자신의 키, 그 반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포를 잡고 있으면서 그 포로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선을 그려내, 그 선이 비행체에 닿도록 하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들은 내가 저지해 보이마, 그러하니 어서 이 곳을 지나쳐 앞으로 나아가도록. 항시 이 상공에만 머무를 수는 없지 않겠나."
  그 때, 그 병기에서부터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어 자신이 위치한 곳을 어서 지나치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가 병기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부로 장담할 수 없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지나치지 않으면 그 병기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아, 결국 나는 그를 지나치고서 그 구역을 지나 병기 제조 시설을 찾기 위해 고도를 낮추어 지면과 보다 근접하며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