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시 - 제 6 행성 표면의 시가지 구역
  지면과 보다 가까이 내려온 직후, 나는 길의 중앙, 그 좌우에서부터 다가오는 네 개의 거대한 발이 하나의 길다란 포대를 받치고 있는 형상을 이루는 4 족 보행형 전차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에 이어서 내가 전차와의 거리를 두고 있는 동안 3 기씩 모인 그 전차들이 초록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선을 하나씩 발사하며 공중에 머무르는 나에게 위협을 가하자 그 선을 하나씩 피해가며 이들을 지나쳐 가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물론 그러면 전차들은 필시 나를 추격해 올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그에 대해 전혀 의식을 하지 않으려 하는 듯이 계속 지나치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야 전차들이 나를 추격하는 일에만 신경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면서 한 동안 가만히 비행을 이어가면서 나는 그 때 즈음이면 전차들이 나를 추격해 오리라고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판단과 다른 상황이 나에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 무렵, 박쥐의 모습을 하고 동체 아래에 길다란 포신을 하나씩 장착하고 있으면서 모서리가 파랗게 빛을 발하는 유리로 이루어진 병기들이 모습을 드러내어 포신에서 하나씩 푸른 빛으로 이루어진 선을 그려내며 나에게 위협을 가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은 크기만큼 내구력도 크지 않아 발산하는 칼날의 형상을 이루는 하얀 대기의 기운을 레반테아에서 그려내기 시작하자, 그 칼날에 궤뚫릴 때마다 병기들이 하나씩 파란 빛을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와 함께 발산하면서 깨어져 바로 제압해 낼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그들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있네, 적이 자신들을 지나쳤는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박쥐 모양의 병기 수십 여 기를 제압한 이후, 나는 이전에 지나쳤던 병기들이 나를 추격해 오지 않음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일린, 라이마가 그들을 공격하는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전부는 나에게 오려 하지 않고 있었던 것. 그렇게 그들에 대해 수상히 여기면서 뒤를 돌아보니, 나는 그들이 배치된 그대로 길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추가로 들어오는 이들이 있을 때, 그들을 막아내기 위해 그 곳에 머무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들이 나를 유일한 침입자로 생각하고 추격해 오리라 생각했는데...... 생각이 짧았으려나.'
  그들의 모습을 본 이후, 나는 그들의 행동에 대해 내가 잘못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려 하지 않는 채 앞길을 계속 나아갔다.
  그러는 동안 나를 향해 건물 위에서부터 팔이 거대한 포신의 역할을 행하는 이족 보행형 병기들이 도로 위로 낙하, 그와 함께 길 위에 충격을 일으키면서 나의 앞길을 가로막으려 하였다. 그러면서 팔에서부터 초록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선을 짧은 시간 간격으로 계속 그려내기 시작하자 내가 이들을 피해내기를 반복하면서 이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내 키와 비슷한 크기를 가지는 그 병기들의 가슴을 하얀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칼날들로 궤뚫어 폭파시키기를 반복하며 이들의 위협 자체를 제거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주변 일대를 둘러보며 나는 일린 그리고 라이마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면서 그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알아내려 하였다.
  한편, 일린 그리고 라이마는 시가지 위에 머무르고 있는 회색을 띠는 배와 연두색 빛을 모서리에서 발하는 유리로 이루어진 배를 한 척씩 격침시켜 나아가면서 나와 평행선의 궤적을 그리며, 나와 함께 상공을 따라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볼 무렵, 일린의 목소리가 나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지금은 병기 생산 시설의 공격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공중의 병기들을 제거하고 있어요. 생산 시설을 찾는 일 자체는 검은 길을 따라 나아가기만 하면 어렵지 않기에 바로 해낼 수 있다지만, 생산 시설이 워낙 중요하다보니 이들을 모두 지나치다 보면, 이들의 위협이 커져서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병기 생산 시설에서부터 거대한 열원이 감지되고 있는데, 그 열원이 밖으로 나가고 있으니 그 점에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내가 주의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알리려 하였다.
  "열원은 대개 기운을 발산하는 개체를 통해 발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병기의 동력원을 통해 방출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것이 지상으로 오르는 만큼, 거대 병기를 통해 열이 방출될 수 있으니, 거대 병기와의 대결에 바로 대비를 행하셔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면서 거대 병기와 맞서게 될 경우, 그 크기는 자신의 키, 그 35 배 이상은 될 것이며, 지상에서 오르는 속도를 통해 추측하자면 상당히 느리기 때문에 느리게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언급을 하면서 어떠한 무장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어떻게 상대해야 할 지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언급을 이어서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거대 병기와 맞설 가능성에 대비를 행하며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그런 나의 뒤쪽에서 한 어린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크세비아의 목소리였다.
  "혹시 사람 키의 50 배 이상이나 되는 거대한 인간형 병기가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못 믿을 이유야 있겠니, 거대한 배나 비행기가 있다면 그런 병기도 물론 있겠지."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다른 생각 없이 그 물음에 그렇게 화답을 하였다. 예로부터 인류는 새나 수레 그리고 배의 형상을 한 병기들뿐만이 아니라 자신-정확히는 자신의 몸을 감싸기 위한 갑주-의 모습을 닮은 병기의 모습도 구현하려 하였기에 그 구현을 마쳤다면, 크기에 상관없이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런 병기의 모습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은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나의 우측 곁으로 크세비아가 날개를 펼치며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서 곧바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이제 어느덧 배에서 상당히 먼 곳에 이르렀을 텐데, 어떻게 크세비아가 그런 나의 곁으로 바로 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기도 하였다.
  "크세비아! 어떻게 이런 곳에 금방 이렇게.......?"
  그러자 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바로 화답을 하는 크세비아.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비밀로 해 두겠음을 알리며 나에게 도로시아가 전한 바가 있다면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혹시 은색 갑주를 입고 등에 세 쌍의 날개를 가진 기사를 발견한다면 그 투구를 반드시 벗겨내라는 말이었어요. 도로시아 님께서도 그 자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기 때문이겠지요."
  "설마, 그 자의 정체를 도로시아 님께서 의심하시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그 물음에 나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런 그의 모습에 대해 그렇게 추측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지만, 크세비아는 아직 그렇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고 화답을 한 이후에 일단은 그를 만나고 나면 기회가 생겼을 때, 꼭 그렇게 해 달라고 부탁의 말을 전하는 일을 우선으로 하였다.
  그러는 동안 길다란 포신의 양 옆에 네모난 부분이 장착된 모습을 보이는 동체의 양 옆에 하나씩 배 모양을 갖추고 있는 날개가 장착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는 암회색 대형 전투 비행기들이 상공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나보다 높이 날고 있는 그 병기들이 나를 발견하더니 V 자 대형을 유지하는 채로 나를 향해 낙하하여 각자의 포신에서부터 연두색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을 하나씩 그려내어 나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나는 다급히 이들을 향해 초승달들을 만들어 내, 날려보내는 것으로써 대응해 나아갔다.
  그 위협 속에서도 하나씩 이들을 격추해 나아가며, 불꽃을 일으키는 비행체들이 지면에 닿아 폭발하여 불기둥을 일으키도록 하면서 그 너머로 보이는 네 다리로 지탱하고 있으며 위쪽에 하나의 길다란 포신이 장착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는 네모난 몸체로 이루어진 회색 병기 13 대가 육각 별 모양의 대형을 유지하고 있다가 상공에서부터 날아오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더니 일제히 나를 향해 연두색 빛을 발사하여 나를 격추시키려 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나는 잠시 뒤로 물러나 그 공격을 피해내고서 이들을 일제히 공격 목표로 정한 후에 레반테아가 곡선을 그려내어 이들에게 하나씩 닿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일린, 라이마는 각자 좌우로 흩어져서는 배들을 하나씩 맡아 이들을 격침시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모꼴의 넓은 날개를 가지는 비행기의 아래에 팔과 다리가 붙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각 오른팔이 하나의 거대한 총포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비행체들이 꼬리에서부터 붉은 불꽃을 일으키며 날아오기 시작하자 일린이 앞장서서 하늘색 불꽃에 휘감긴 빛을 자신의 전방에 위치하고 있는 두 비행체를 향해 먼저 만들어 내어 이들을 격추하려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무렵, 나 역시 별 모양을 이루며 모여 있던 병기들을 격추시켜 이들이 지면 일대를 물들이는 불꽃을 남기도록 한 채, 이들을 지나쳐 갔다가 한 거대한 건물이 앞길을 가로막고, 그 좌우로 길이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건너편 끝이 보이지 않고, 그 높이도 일린, 라이마가 위치한 곳에도 닿을 정도로 높기까지 한 그 건물의 모습을 본 이후, 나는 곧바로 고도를 높여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으려 하였다, 그 건물 너머로 목표로 정한 곳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의한 일이었다.
  그 때, 갑자기 은색 갑주의 형상을 이루는 병기가 나의 왼편을 지나치더니 곧바로 건물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네모난 틈 사이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를 쫓을 기회가 왔다는 생각을 하며 그 건물의 틈새 너머로 일단 들어서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때 그런 나에게 물음을 건네는 크세비아.
  "갑자기 왜 이 안으로 들어가시는 거예요?"
  "그 병기를 발견했어." 이에 나는 간단히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그대로 속력을 내어 네모난 출입구 너머로 보이는 검게 보이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내벽과 기둥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파랗게 빛을 발하는 공간을 따라 나아가며 주변 일대를 살피려 하였다. 그 때, 그런 나에게 들려오는 샤리에나의 목소리.
  "유네아 양, 현재, 시설 내부에 계신 거예요?"
  "예, 그 시설을 통해 병기 생산 시설을 찾기 위한 일이에요."
  이후, 그 물음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자, 샤리에나는 레반테아를 통해 시설 내부에 여러 광선 발사 장치들이 있음을 확인했음을 밝힌 다음에 그렇게 발사된 빛들 중에는 지면이나 벽면에 반사되는 것도 있어서 위험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시설 안으로 나를 들여보내려 하지 않았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그래도 들어가기로 결심했다면 자신도 그에 따라 내가 귀찮아하지 않는 수준 하에서 도움을 주겠음을 알렸다.
  "예, 혹시 지나가기 어려운 곳에 이르면 레반테아를 통해 도움을 요청할 테니, 그 때 답변 부탁해요."
  그러자 나는 알았다고 바로 화답을 한 이후에 크세비아가 바로 앞에 멀리 보이는 빛으로 이루어진 가는 선들이 위 아래로 오가는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더니 그 광경에 대한 걱정스러움의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면서 그 광경에 관해 나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그런데, 유네아 님, 정말 통과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선들이 제법 복잡하게 오가고 있는데."
  "일단 해 봐야지." 이에 앞길을 계속 나아가려 하면서 그렇게 화답을 하는 나. 그리고 어느덧 나의 눈앞, 그 가까운 곳으로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이 오가는 구역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선들의 간격은 내가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하였기에 반드시 선들이 발사되는 틈 사이로 통과해야 했으며, 틈은 내가 지나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긴 하였으나, 상당히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데다가 각 대열마다 틈의 배치가 서로 달라 그것에도 신경을 써야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선들이 모인 대열 사이마다 난 간격은 상당히 큰 편으로 사람 하나가 머무를 수 있을 정도는 되었기에 그 구역을 지나갈 때, 선들을 하나씩 통과하면서 지나갈 수 있었다.
  "괜찮으시겠어요? 선들마다 난 틈의 배치가 서로 달라 한 번에 통과하기 힘들 텐데."
  그러면서 선의 바로 앞에 이르렀을 무렵, 크세비아가 나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고, 그 물음에 나는 통과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화답을 한 이후에 우선 선들의 대열들 중 우측에 위치한 선들 중 하나의 사이에 난 틈을 통과한 첫 선의 대열과 두 번째 선의 대열 사이에 머무르려 하였다. 그 때, 바로 정지시켜야 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머리카락 등이 선에 닿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라? 선과 선 사이에 이렇게 머무를 수 있었네요."
  "응, 선 사이의 간격이 꽤 있는 편이라서. 물론, 키가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위험하겠지만."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선의 틈이 보일 때마다 선을 통과하면서 결국 선들의 대열을 전부 통과한 다음에 주변 일대를 둘러보며 선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찾으려 하였지만 선을 발생시키는 장치 같은 것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 이후, 나는 선들의 대열 너머로 보이는 기둥들이 좌측과 우측의 기둥들이 나란히 서 있는 회랑에 이르고서 그 회랑을 따라 나를 향해 다가오는 나비의 모습과 닮은 비행체들이 7 대씩 별 모양의 대열을 이루면서 날아오는 모습을 보고, 이들을 레반테아의 초승달을 이용해 한 무리씩 멸하면서 앞길을 나아가고 있었다. 그 때, 나의 왼편 위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다시 한 번 나에게 물음을 건네는 크세비아.
  "혹시 이 곳이 병기 생산 시설이 아니에요? 왠지 그러한 느낌이........"
  "그러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예상했던 목표와는 왠지 거리가 있어 보여."
  크세비아의 물음에 관해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나는 계속 앞길을 나아가며 푸른 빛을 발하는 공간의 모습 사이로 검은 금속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 발판들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좌우측에 보이는 긴 회랑에 이르렀고, 그러면서 그 회랑의 천장에서부터 3 줄기씩 빛으로 이루어진 선이 그려지더니 바닥과 천장에 닿자마자 반사되면서 빛으로 이루어진 그물을 이루어내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이것이 그 반사되는 빛인가 보네.'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샤리에나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상기하면서 빛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앞길을 천천히 나아가려 하였다. 그 때, 레반테아를 통해 샤리에나의 목소리가 들려와 조심하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고, 이에 나는 밝게 목소리를 내면서,
  "조심할 테니, 그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시지 말아 주세요."
  라고 화답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계속 길을 나아갔다. 그러다가 마침내 이들을 지나칠 무렵, 나는 대각선 상을 이룰 법한 통로를 지나 기둥들이 위치한 회랑을 다시 지나면서 회랑의 기둥들마다 나 있으며 길을 가로막는 구조물들을 초승달을 이용해 부수어 그 흔적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도록 하면서 길을 나아가려 하였다.
  위험해 보이는 통로. 그 통로의 빛을 처음에는 바로 피해낼 수 있으리라 믿으며 지나가려 하였지만 그것이 생각 외로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간혹 반사된 것들 중에는 나의 대각선 뒤에서부터 다가오는 것들도 적지 않았으며 그 외에 나의 시각 외에서부터 다가오는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이 있어서 그 선들에 항시 주의하면서 비행을 이어가야만 했다. 특히나, 그 빛들은 바닥이나 벽에 반사될 때를 제외하면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았기에 뒤에서부터 반사에 의해 들려오는 유리가 가볍게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올 때가 되면 뒤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빛이 어떻게 다가오는지를 살펴야만 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신경을 날카롭게 세운 채로 통로를 빠져나오려 하는 나. 그러는 동안에도 빛이 닿을 때 특유의 느낌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어 아직 위험한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지만 아직 그 통로의 반을 겨우 지나가고 있었던지라 긴장을 느슨히 할 수 없었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가 뭐라 말을 건넨 것 같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쓸 수 없었다, 물론 긴장 때문이었다.
  이후, 나는 겨우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이 반사되면서 오가는 통로를 겨우 빠져나오고, 그에 이어 낫 모양을 이루는 통로를 통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내 키만한 검은 갑주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병기 3 대가 오른손에 하나씩 창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그 끝이 갈라진 병기를 들고 있으면서 등에 장착한 날개의 하단부에서 붉은 불꽃을 일으키면서 천천히 날아오기 시작하자, 이들이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파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 줄기들로 하나씩 파괴시키면서 이들을 지나쳐 아래로 계속 내려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잠시 후에는 불꽃이 분출되면서 팔과 다리가 분리되면서 부서지는 광경을 보면서 통로 아래로 내려가 선반들이 좌측 그리고 우측 벽에 하나씩 교대로 붙어 있는 배치를 드러내는 구역에 이르렀다. 각 선반 위에는 5 개의 네모난 금속 덩어리 혹은 3 대의 포대들이 자리잡고 있으면서 통로를 따라 내려오는 이들을 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임이 분명하기에 우선 레반테아를 통해 곡선을 그려, 포대들을 먼저 제거하고, 이어서 나 자신이 파랗게 빛을 발하는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구체를 이용해 금속 덩어리들을 한 번에 제거하는 방식으로 선반을 하나씩 비워 갔다.
  그러는 도중에 하얀 금속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상자를 파괴하자, 폭발에서부터 붉은 화염탄들이 발산하여 그런 나에게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 나타나기도 하였으며, 뒤쪽에서의 상자가 파괴되었을 무렵에는 나 자신도 그러한 일이 일어날 줄 몰랐기에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폭발과 함께 날아오는 화염탄을 다급히 피하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모두 피해낼 수 있어서 무사하였다. 그렇게 선반들이 위치한 통로의 중간에 하나의 통로가 위치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지만 정신 없이 선반의 물체들을 공격하고 포대에서부터 발사되는 빛으로 이루어진 포탄들을 하나씩 피해내느라 그 통로는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선반이 위치한 구역을 지나쳤을까, 결국 그 통로의 최하단에 이르고서 그 너머에 위치한 곳으로서 좌우에 파랗게 빛을 발하는 공간에 검게 보이는 기둥들과 그 사이로 나 있는 길들이 위치한 모습을 배경으로 하나의 거대한 통로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길 위에는 이전에 모습을 드러내었던 포대 하나를 네 개의 커다란 다리가 받치고 있는 형태를 이루고 있는 거대 병기들이 1 기씩 나타나 나에 대한 공격을 가하려 하고 있었으며, 공중에서는 나비의 날개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는 날개를 하나씩 달고 있는 것으로서 둥근 외형을 갖추고, 중심에 붉은 렌즈 비슷한 물건을 장착하고 있는 비행체들이 나타나 나의 앞길을 막으려 하였다.
  우선은 통로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구조물을 먼저 파괴하고, 그것을 통해 부서진 구조물들의 파편이 지상의 병기들을 깔아뭉개도록 하는 일을 먼저 하였다. 이에 병기들이 포대에서부터 발사되는 선을 이용해 파편을 격추시켜 파괴시켰지만 그로 인해 나에게 향해야 할 공격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되었고, 이로 인해 나는 그 사이에 이들을 일제히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에게 맹렬히 초승달들을 레반테아를 통해 날려 보내 이들을 하나씩 쪼개 부수어 뜨리면서 제압해 나아갔다. 그러는 동안 남은 파편들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돌이 금속에 부딪치는 충격음이 울려 퍼지면서 파괴된 병기들의 잔해를 묻는 듯한 기세를 드러내었다.
  이어서 레반테아를 이용해 구조물들이 기둥들에서부터 분리시켜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나 자신 역시 삼각 날개가 하나씩 달린 것으로서 세 개의 길다란 형체가 결합된 듯한 외형을 드러내는 동체의 한 가운데 위에 긴 포 한 문이 장착되어 있는 회색 비행체들이 날아오면서 포신에서부터 빛을 발하더니 그 빛에서부터 연두색 빛으로 이루어진 선을 하나씩 그려내어 나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내가 그 공격을 피해내자 이번에는 그들이 각자의 뒤쪽에서부터 미사일들을 발사해 하얀 연기와 함께 곡선을 그려내며 나를 추격해 나아가도록 하자, 내가 이들을 하얗게 빛을 발하는 대기의 기운을 발산하여 미사일들을 우선 제거한 다음에 그에 이어 비행체들을 레반테아에서부터 곡선을 그려내어 비행체들의 표면에 닿아, 그 표면을 파고들어 이들에게 충격을 가하려 하였다.
  이후, 나는 나의 먼 앞에 보이는 바닥의 한 곳에 구조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고, 이어서 내가 그 구조물을 지나칠 무렵에 크세비아가 뒤에서부터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고, 그 후 나는 고개를 돌리면서 그 구조물에서부터 10 대의 수레가 결합된 기차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길다란 수레가 그 구조물을 내가 지나친지 한참 시간이 지났을 무렵에 구조물에서부터 뱀이 천천히 기는 듯이 나에게 접근해 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한 마디의 등에 해당되는 부분과 양측면에 하나씩 장착된 포신에서는 녹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기둥을 계속 분수와 같은 모습으로 분출해내고, 그와 더불어 입처럼 생긴 머리 부분에서는 붉은 화염을 토해내며 자신을 향한 접근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형 병기, 구조물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대한 철로를 따라 나아가며 위협을 가하는 그 병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확인하였지만 다른 방향으로의 공격은 없었고, 그래서 머리의 대각선 방향에 이르면서 머리부터 하나씩 제거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머리에서의 불꽃 방출이 중지되더니 그에 이어 천장을 향해 수직 상승을 하던 녹색을 띠는 빛들이 내가 위치한 곳을 포함하는 대각선 방향으로 분출되기 시작하여 그 공세를 접하자마자 나는 다급히 머리의 근처로 피신하였다. 하지만 머리에서부터의 화염 분출은 내가 그것의 머리 바로 앞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후, 나는 머리가 위치한 곳을 향해 돌아서고서 곧바로 소정령과 나 자신이 기운을 모아 하늘색 빛을 발하는 기둥을 분출하여 그 기둥이 하늘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선에 휘감긴 채 앞으로 전진하여 형체의 머리에 닿도록 하였고, 이어서 머리에서부터 화염이 분출되기 시작하자 한 차례 폭음과 함께 그것을 밀어내어 화염 역시 기둥을 저지하지 못한 채, 머리를 향한 강한 충격을 허용하게 되었다.
  그 상황 속에서 나는 이제 그 거대한 수레가 파괴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어서 포신이 빛으로 하여금 각자 포물선을 그리면서 그 포물선들이 나에게 떨어지도록 하고 있었다. 그 때, 크세비아 역시 다급해진 목소리로 나에게 위험의 말을 전하고 있었다.
  "유네아 님, 위험해요! 이대로 있다가는......!!!"
  그러는 동안 나는 일단 공격을 중단하고 포물선이 닿는 곳을 계속 피해가며 이들의 공세에 당하지 않도록 하려 하다가 공세가 마무리지어질 때가 되면 곧바로 포신을 향한 공격을 가하려 하였으나, 병기의 공세는 좀처럼 빨리 끝나려 하지 않고 있었다.
  중첩되는 긴장 속에서 집중이 잘 되지 않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 나의 앞으로 이전의 은색 갑주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병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더니 왼손에 들고 있는 병기를 이용해 자주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선을 그려내 그 선이 병기의 몸체에 닿도록 하는 것으로써 병기를 도발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대들 중 머리 부근에 장착된 일부만이 자신을 향하자 아예 포대를 향해 접근 후에 두 팔을 양 옆으로 벌린 채로 포대의 빛에 나를 대신해 타격을 당하며 계속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기회예요, 유네아 님! 어서 공격을!!!"
  그 때, 크세비아가 나에게 외치고, 그에 이어 내가 다시 한 번 대기의 기운을 일으켜 그것이 기둥의 형상으로 변화하면서 병기의 머리를 관통하도록 하여, 마침내 머리의 표면을 뚫고, 그 기둥이 병기의 몸체를 관통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면서 화염이 격렬히 분출하여 그 파편이 불꽃과 함께 주변 일대로 흩어져 가기 시작하였다. 그로 인해 포에서부터의 공격이 중단되었음은 물론이었다.
  그렇게 병기로부터의 공격이 저지된 이후, 은색 갑주의 형상을 이루는 병기는 내가 수레에 대한 반격을 가하는 동안 계속 이어진 충격을 견디지 못하였는지 바닥에 두 팔을 벌린 채, 쓰러지면서 그와 함께 금속이 금속 바닥에 부딪칠 때 특유의 소리를 내었다. 그러는 동안 그의 투구 사이에 위치하고 있던 눈동자의 빛이 잠시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것이 가동을 잘 하지 못하게 된 탓이리라.
  머리가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한 채 쓰러져버린 자, 수레가 파괴되어 주변 일대로 불길이 치솟을 무렵, 나는 계속 내가 나아가던 방향의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으면서 비행을 이어가지 않는 채로 그 한 가운데에 쓰러진 그 자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도움을 준 일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원래는 적으로서 바르코스의 병기인 데다가 나와는 큰 인연도 없을 그에게 내가 접근하는 일이 어색한 탓에 선뜻 쓰러진 그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암만 적이라 하더라도 이번에는 도와주어야 할 것 같기도 해요, 이전에 도로시아 님을 위험에서 구출해 주신 전적도 있고 하니까. 그리고 그 분과 관련된 분을 벌써 두 번이나 도와주었잖아요. 그러한 이상, 형식적으로나마 답례를 해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 때, 크세비아가 그런 나의 오른 어깨 바로 위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이번에는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전의 전적이 있는 탓인지 불안해하는 표정을 짓는 채로 오른손을 가슴 언저리에 올린 채,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무렵, 쓰러졌던 그 갑주가 천천히 다시 일어나려 하더니 다시 오른쪽 무릎과 왼발을 바닥에 대는 자세로 다시 주저앉은 채,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런 그의 손은 각자 자신이 들고 있던 무기를 들고 있었고, 그 중 오른손의 검은 무사하였으나, 왼손의 병기는 충격에서 무사하지 못했는지, 반 즈음 부서져 그 절단면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상태로는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음은 물론이었다.
  이후, 그는 다시 고개를 들더니 다시 눈을 밝힌 채 나를 올려다보기 시작하였다. 그의 투구 모습은 이전과 크게 다름이 없었다. 다만, 그의 두 눈이 이전의 붉은색이 아닌 하얀색 빛을 발하고 있어서 그 탓인지 투구의 모습이 전하는 느낌이 이전과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그의 모습. 이전 같았으면 무시하고 지나쳤겠지만 이번에는 크세비아의 부탁도 있고 하니, 그에게 도움을 주는 척 정도는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조금씩 접근해 가고 있었다. 그 때, 나를 올려다보는 채로 말을 건네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와주기 위해 온 것인가."
  기계적인 느낌이 뒤섞인 성별 구분이 모호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내어 나에게 그렇게 말을 건넨 그는 곧바로 그에 이어지는 말로써 나의 도움 같은 것은 필요 없다는 말을 이어서 건네었다.
  "아쉽겠지만, 그런 너의 도움 같은 것은 의지조차도 필요 없다."
  그리고서 자신은 사람이 아닌 병기로서 태어났으며, 그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이상, 불필요한 금속 덩어리가 되어 구차한 삶을 이어가느니 차라리 병기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편이 낫다는 말을 이어서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이전에 샤리에나와 함께 어떤 성계에 들렀을 때에 우연히 어떤 이의 모습을 발견한 일이었다.
  당시, 그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으며 그 어떤 이의 도움도 거부하고 있었다, '필요 없어진 존재가 된 이상, 구차하게 사느니 전사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편이 낫다' 라고 말하면서. 그 때, 샤리에나는 그런 그를 억지로 인근의 마을로 데려가 치료를 해 주었으며, 그 때의 전사가 왜 자신을 살려주었느냐고 샤리에나에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이자 샤리에나가 이러한 답을 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그 '명예로운 죽음' 이후에 어떤 후회도 하시지 않으리라고 확신하실 수 있으세요? 물론 당신의 이성은 확신을 하고 있겠지만, 당신의 모든 것이 그런 뜻을 지지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 회상을 하면서 그것을 통해 그의 경우도 비슷할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크게 다치면서 작동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자존심을 크게 상하고, 그로 인해 죽음을 택하려 한다지만, 그런 그의 모든 것이 그런 생각을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으리라고 여기면서. 그 때, 크세비아가 그런 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더니 나의 생각과 어떤 의미로는 비슷할 수 있는 바에 관한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그런 생각에 의해 죽음에 이른 이후, 진심으로 후회하시지 않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병기로서의 삶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서의 삶은 아직 끝났다고 생각하시지 않고 계세요?"
  그리고 그 이후, 뒤에서부터 한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그에 덧붙이는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어린 요정 아가씨의 말씀이 옳아요. 설령 당신이 가졌던 병기로서의 삶은 여기서 끝났다고 볼 수 있다하더라도, 다른 존재로서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