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과 함께 통로의 뒤쪽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한 사람의 모습. 그는 붉은 코트를 입고 있는 채, 오른손에 붉은 우산을 손에 들고, 그 끝을 내리고 있는 채, 그 끝으로 금속을 건드려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갑주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눈앞에 나타나는 그의 모습. 그는 이전에 섬에서 만났던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젊은 여성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서 우산을 접은 채, 갑주의 바로 근처까지 다가오는 마리아. 그는 크세비아의 말이 옳다는 뜻을 전하고서 그의 근처로 다가간 다음에 곧바로 그에게 자신의 말을 전하기 시작하였다.
  "바르코스의 요새 지하에 버려져 있던 당신을 되살렸음은 그런 당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가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병기로서의 삶이 끝나면 그 몸 역시 버려질 수밖에 없다면 저는 그 요새 지하에 있던 당신을 그저 지나쳐야만 했겠지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이익을 위해 살지는 않는다지만 그래도 아무 의미 없는 일을 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어요?"
  "그렇지, 그런 의미가 있었지, 나에게는 해야할 일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은 내가 병기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자 갑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왼손으로 갑주의 구멍이 뚫린 부분을 마치 상처를 부여잡는 듯이 움켜쥐려 하는 동작을 취하면서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고통이 심하게 느껴지고 있는지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이후, 그는 그렇게 허리를 굽힌 채로 자신의 왼편 곁에 이른 마리아를 향해 돌아서고서 그에게 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싸움에 의해서만 이룰 수 있는 일이다. 그런 내가 싸움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그런 나의 존재 의의가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그러는 동안 마리아는 그런 갑주를 다른 표정 짓지 않는 채, 아무 말 없는 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가 그를 향해 돌아서고서는 그에게 싸움은 자신을 통해 얼마든지 다시 할 수 있다고 이전에 이미 말을 듣지 않았느냐고 물은 다음에 왼손을 가슴 언저리에 올린 채, 답답함의 심정을 드러내며 물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저에게 다가오면 될 것을, 어째서 당신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시는 것이지요!? 도움의 손길은 언제라도 당신께 열려있을 텐데, 그것을 아시지 못하시는 듯이 모든 일을 당신 혼자 짊어지려 하시는 거예요, 당신 혼자서는 무리할 수밖에 없는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만났을 때에는 전혀 들려오지 않았던 격해진 목소리. 여기에 더욱 격해진 목소리를 내며 마리아가 허리를 굽힌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 다시 물었다.
  "설마, 저 같은 존재는 그런 일에 가담할 자격조차 없다는 건가요!?"
  "그건 아니다." 이에 어두운 목소리를 내며 화답을 하는 갑주. 그러는 동안 나는 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서 이전에 보았던 모습을 통해 예상한 바와는 다르게 마리아의 진면모 중에는 자상한 면과 격한 면이 상존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바로 할 수 있었다.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도 이전까지 그가 보였던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는 확실히 대조가 되는 면모였다.
  "그런 당신을 싸울 수 있게 하는 일은 언제라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지켜볼 수만은 없기에 저도 이제는 하나의 결단을 내리도록 하겠어요."
  이후, 마리아는 단정적인 목소리를 내어 갑주에게 그렇게 말한 이후에 나의 존재를 확인한 이후, 바로 이전에 비해 가라앉은 목소리를 내며 "오랜만이네요." 라는 인사말을 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갑주의 수리를 위해 떠나야 하는 관계로 오래 만나지는 못하게 되었음을 알린 다음에 나도 어서 통로를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묻고서 곧바로 갑주를 자신의 어깨로 부축이면서 그를 데리고 통로를 나서려 하였다. 그 때, 그런 마리아에게 물음을 건네는 크세비아.
  "수리를 대신해 무언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그렇다면 무슨 수단으로......."
  "이 자를 다시 만난다면 아시게 될 거예요."
  그러자 그렇게 화답을 하는 마리아. 그렇게 갑주를 부축이면서 그는 통로를 통해 나에게서 멀어져 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나 역시 가야할 길을 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돌아서려 하는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잠시 고개를 다시 뒤로 돌려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갑주를 부축이는 마리아의 왼손에 하얗게 빛을 발하는 수정 같은 것이 쥐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 수정은....... 설마!?' 무지개빛을 발하며 빛을 발하고 있을 수정. 그 수정의 모습을 보며 짐작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아데시아 산에 위치하고 있는 '요정의 나라' 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생명의 빛' 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수정. 생명을 가진 자의 모습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암흑의 힘을 정화시킬 수 있다는 그 수정이 세니티아 성계의 정령이 아닌 마리아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이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근래 동안에는 인간이 요정의 나라 인근에 이르렀다는 소식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나, 내가 다시 비행을 개시하여 이전까지 나아가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으로써 통로를 빠져나가기 시작할 무렵에 나의 좌측 근처에서 나를 계속 따르던 요정이 갑주의 형상을 갖춘 병기에 관해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그 병기가 되살아난 것과 마리아가 모종의 관련이 있을 것이며, 마리아가 병기를 되살리면서 병기의 심성에 변화를 주지 않았을까, 에 관한 물음이었다.
  "그러하겠지. 그렇다기보다는 병기에 심어진 사념을 제거하여 본성을 되살렸다고 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지. 그러면서 그 병기가 '인간' 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를 바라고 있을 거야."
  이후, 답으로써 병기에 관한 추측을 언급하는 나. 그러면서 그에 이어 그래서 병기가 병기로서의 죽음을 맞이하려 하자, 그것을 어떻게든 자신의 의지로 저지하려 하는 것 같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요정은 "그렇군요." 라는 한 마디 화답을 하고서 다시 한 번 나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그 마리아라는 분께서는 그 병기의 정체에 관해 알고 계실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어렴풋이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 물음에 나는 바로 그렇게 화답을 하였다. 마리아가 그를 대하는 방식이 그 정체를 대략이나마 짐작은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암시' 를 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애정은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아 크세비아의 애정에 관한 질문에는 애정 관계는 아닐 것이라고 바로 답을 하였다.
  이후, 나는 마리아가 수정을 갖고 있었음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려 하였으나, 요정의 나라로 인간이 들렀는지의 여부에 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나는 그 답을 마련할 수 없었기에 그에 관해 일행 중에서 비교적 아데시아 산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샤리에나에게 알려달라고 부탁의 말을 레반테아를 통해 전하려 하였다.\
  "샤리에나 양,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무엇이지요?" 이후, 그렇게 내가 레반테아를 통해 통신을 시도하자, 바로 응답을 하는 샤리에나. 이후, 나는 그런 그에게 물어 근래에 외계에서 온 인간 여성이 요정의 나라에 들른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으려 하였다. 그리고 그에 이어 지난 30 년 간 그런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는데, 샤리에나가 그런 나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바로 답을 해 주었다.
  "지난 30 년 간 그에 관한 소식은 하나도 없지 않았어요? 만약에 인간이, 그것도 외계에서 온 이가 요정의 나라를 찾았다면 분명 곳곳에 소식이 들려올 텐데, 그런 이야기는 이전까지 한 번도 들려오지 않았으니, 그런 일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그리고 왜 그에 관한 소식을 묻는지에 대해 물음을 건네는 샤리에나. 이에 크세비아가 나를 대신해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그 성계에서 온 듯해 보이는 여인이 세니티아의 산물인 생명의 빛을 가지고 있는 듯해 보였다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당황하지 않는 채로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샤리에나.
  "물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추측도 가능하겠지요, 생명의 빛을 수 백 년 동안 인간이 가진 적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생명의 빛이라는 물건이 반드시 세니티아 성계에만 있지 않고, 다른 성계에도 존재한다면 그 여인 분께서 수정을 가지는 일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되겠지요."
  이후, 마리아의 사정은 자신이 일단 주시해 보도록 하겠음을 언급하고서 자신 역시 많이 알아낼 수 있는 바가 없기에 큰 기대는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리고 통신이 종료될 무렵, 나는 기둥들이 나란히 세워진 곳을 배경으로 하는 구역을 통과한 이후에 그 너머로 보이는 위로 오르는 선반들과 아래로 내려가는 선반들이 교대로 배치되어 있는 구역을 거쳐, 그 너머에 위치한 원기둥처럼 보이는 크랭크 축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리고 크랭크 축의 외곽면에 해당되는 곳에서부터 발사되는 포탄들을 대기의 기운으로 지워가며 삼각 대열을 이루는 크랭크 축들을 겨우 지나친 이후에 그 너머로 보이는 기계 장치, 그 일부와도 같은 모습을 보이는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가려 하는 순간, 나는 나의 먼 앞에서부터 통로 전체를 가로막는 거대한 기계 장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다가오자마자 중앙의 눈처럼 보이는 장치에서부터 붉은 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직경이 내 키 만한 거대한 기둥을 방출해 내는 기계 장치. 그 모습을 보자마자 다급히 위로 올라 그 공격을 피해내고서 그에 이어 상하에 위치한 장치부터 먼저 공격해 제거하려 하였다. 그 중앙의 장치 상하에도 장치가 있으며, 중앙의 장치가 공격을 할 때마다 그 두 장치가 빛을 발하고 있어서 중앙의 장치가 힘을 가하기 위한 일종의 동력원이리라는 추측을 그 모습을 보면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위쪽의 장치를 향해 먼저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기둥을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방출하려 하는데, 그 때 갑자기 그 장치에서 붉은 불꽃으로 이루어진 기둥이 분출되어 그런 기둥과 격돌하면서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며 그 힘으로 나를 뒤로 거세게 밀어내려 하였다. 자칫하면 이전에 지나친 구역을 빠져나올 때 닫혔던 문에 격돌하기까지 할 수 있을 법한 상황, 그 상황 속에서 나는 겨우 반대 방향으로 힘을 가해 비행을 중지시켰고, 그에 이어 중앙 그리고 상하 장치에서부터 분출되는 불꽃을 피해 위쪽의 불꽃과 중앙의 불꽃 사이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반격의 기회를 노리려 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모든 장치의 불꽃이 꺼지면서 반격의 기회가 오는 순간, 양손에서 하나씩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기둥을 분출하여 그 분출된 기둥들이 상측과 중앙의 장치에 타격을 가하도록 하였다. 잠시 후, 장치에서부터 분출되는 화염이 대기의 기운과 부딪치며 격렬히 폭발을 일으켰지만 그 힘을 견디면서 계속 기운의 방출을 행하려 하였고, 결국 위쪽의 장치부터 먼저 폭음과 함께 격렬히 불꽃을 일으켰다.
  계속 기운이 소모되며 나 자신의 기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기운의 방출을 멈추지 않고 그것을 이어가 두 손의 기운이 중앙에 일시에 모이도록 하였다. 중앙의 거대한 빛에 대항하기 위한 일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결국 그 빛이 기계 장치의 부근에서 두 대기의 기운에 부딪쳐 폭발하면서 그로 인해 붉은 빛이 주변 일대로 퍼지고 잠시 후, 그 폭발에 기계 장치의 중앙 부분이 휩쓸리게 되어 격렬한 폭발이 거듭된 끝에 마침내 장치의 상단과 하단이 끊어지는 듯이 남고 남은 기계 장치는 화염 속에서 산화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그 이후, 화염이 남긴 연기를 거쳐 4 기씩 전방의 좌우에서부터 몰려오는 전투 비행기들을 계속 격퇴하며 속도를 높여 그 구역을 빠져나오려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나의 눈앞으로 건축물의 출입구로 추정되는 네모난 문과 그 너머로 보이는 제 6 행성 특유의 검은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어 그 문을 지나칠 때가 되자 그 하늘 아래에 위치하고 있을 건축물의 뒤쪽 구역-일 법한 곳-에 이르게 되었다.

9 시 - 제 6 행성 병기 생산 시설 인근 구역
  건축물의 출구를 통해 이른 곳. 그 검은 거리의 좌우에는 수많은 공장처럼 보이는 시설들이 위치하고 있어서 나는 비로소 병기 생산 시설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병기 생산이 전문적으로 이루어진 곳에 공장이 있다면 필시 병기 생산 시설일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제 목표에 다다랐다는 생각을 바로 할 수 있었지만 아직 넘어야 할 것은 하나 더 있었다, 나의 그렇게 멀지 않은 전방에 인간형을 이루는 거대한 병기의 모습이 보여, 그 위협에 직면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방금 전에 이전부터 올라오던 열원의 근원이 지상 위로 모습을 드러냈어요. 지금 유네아 양의 바로 앞에 보일 그 물체가 바로 그 근원이 되는 존재예요."
  그 때, 샤리에나가 밖으로 빠져나온 나에게 근원에 대한 언급을 하여 나의 앞으로 그 근원이 이르렀음을 알리고서 생산 시설에서 나온 것으로 말미암아 생산 시설에서 만들어진 가장 강력한 결전 병기로서 본래는 전투 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나 병기 생산 시설이 위험에 처함에 따라 병기 생산 시설을 수호하기 위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그 병기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그렇게 잠시 이어진 통신이 종료된 이후, 나는 다시 공중을 박차고 이전보다 더 크게 속도를 높이어, 거대한 인형 갑주처럼 생기는 병기가 위치한 곳에서부터 날아오는 박쥐 모양의 날개를 가지는 검은 병기와 주황색 그리고 파란색을 띠는 유리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 작은 배처럼 보이는 병기들을 하나씩 격추시켜 나아가면서 거대 병기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의 눈앞으로 계속 모습을 보이는 병기의 모습. 그 모습은 얼핏 보았을 때, 내 손바닥 크기만 하게 보였다. 그런 그것의 모습을 나에게 다가오는 모서리가 파랗게 빛을 발하는 유리로 이루어진 팔각 입체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서 파란 유리로 이루어진 미사일들을 몸체에서부터 발사해 나를 향해 곡선을 그리며 다가오도록 하는 이들을 레반테아에서부터 그려지는 초승달을 이용해 1 기씩 격추시켜 나아가면서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나의 손바닥 크기 만한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그런 그것의 모습을 보며 나는 조금이나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병기와 나 사이의 거리는 건너편의 검은 물로 채워져 있으며 그 폭도 상당히 넓어 보이는 수로를 세 개 정도는 건너야 할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병기가 손바닥 크기만하게 보이는 것은 곧 그 인형 병기의 크기가 바르코스에서 만들어진 소형 배의 그것에 맞먹을 정도로 거대함을 의미하였기 때문이었다.
  그 병기의 크기를 나름 어림 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병기의 팔과 다리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려 하였다. 곧게 뻗은 허벅지 부분 아래의 다리 부분은 발을 제외하면 거대한 직육면체 상자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두 팔 역시 오른팔은 거대한 포대, 그리고 왼팔은 10 여 개의 포구를 가지는 기관포와 유사해 보였는데, 멀리서 보았을 때에는 총포를 발사하는 기관포처럼 보였으나, 실제 크기가 크기인 만큼, 그 기관포의 포구 직경은 어지간히 큰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포구 크기만 하다고 칭할 수 있었다. 머리는 하나의 눈처럼 생긴 부분만 붉게 빛을 발하고 있었는데, 그것 역시 무기로 활용될 수 있어 보였으나, 다른 부분에는 무기가 전혀 장착이 되어 있지 않았다.
  '굉장히 큰 병기를 상대하게 되었어. 하지만 팔과 다리 그리고 머리의 공격 장치만 제거할 수 있다면.......'
  크기는 거대했지만 멀리서 보았을 때에는 공격을 위한 부분은 3 부분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 모습을 자세히 지켜보면서 나는 그 부분들만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 사실상 움직이는 공격 목표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려 하면서 그것을 향해 접근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면서 첫 번째 수로 바로 앞에 위치한 네 다리를 가진 포대로서 모서리 부분이 파랗게 빛을 발하는 유리로 이루어진 듯해 보이는 병기를 하나씩 깨뜨리면서 샤리에나에게 연락을 취해 거대한 병기와 맞서게 되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자신도 이미 지켜보았다고 화답을 하는 샤리에나.
  "예, 저도 지켜보았어요, 그 크기는 수치 상 128 정도. 어지간한 작은 언덕 크기에 맞먹으며, 일반 건물을 수직 높이로 30 개 이상 올려놓은 높이에 해당돼요!"
  "그 정도에 이르러요!?" 정말 어지간한 배의 크기에 맞먹는 크기를 가지는 거대 병기. 루시아가 움직이고 있는 배보다도 훨씬 커 보였다. 여태껏 거대 병기의 모습을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인간형 병기로서 그렇게 거대한 물건은 처음이었던지라 더욱 놀랐다.
  "그래서 그 크기를 감안하여, 배 역시 그 병기가 위치한 곳으로 접근을 하고 있어요, 본래는 제 6 행성 궤도에 머무르며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궤도 위로 더 이상 병기가 나타나지 않기에 바로 지원 포격에 들어가기로 결정이 내려진 것이지요."
  그리고 관련된 소식은 일린 그리고 라이마에게도 알린 바 있으며, 그들을 통해서도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권유의 말을 건네었다. 그러는 동안 나의 왼편 곁으로 일린과 라이마가 한데 모여 있는 채, 병기들을 격추시켜 가며, 나의 근방으로 대각선들이 하나로 모이는 듯한 궤적을 그리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바로 앞에 보이는 거대 인형 병기에 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는 일린.
  "라이마, 저렇게 거대한 인형 병기의 모습은 본 적이 없지?"
  "응, 본 적은 없어, 저렇게 큰 인형 병기는."
  그 물음에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크기가 큰 만큼, 몸의 각 부분마다 장착된 무기가 하나씩은 있을 것이고, 각 부분마다 수많은 포탄들이 내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그 병기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나와 함께 검은 물로 채워진 수로를 하나 건너기 시작하였다.
  건너편에 보이는 광선 포대가 달린 전차들을 하나씩 제거한 이후, 잠시 검은 수면의 근처에 이르러 그 모습을 보기 시작하였다. 바람이 불지 않는 탓인지 미동조차 하지 않는 수면. 그 검은빛을 띠는 액체의 표면은 마치 그 수로가 점성이 큰 액체로 채워진 듯한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얼핏 보더라도 물보다 무겁고 더욱 점성이 큰 액체로 채워져 있을 법해 보이는 수로. 그 수로의 모습을 본 이후, 수로에 채워진 것을 자세히 보려 하였다. 그 때, 레반테아를 통해 샤리에나의 목소리가 다급히 목소리를 내어 그 액체에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고 말한 다음에 그 액체에 대해 수은을 바탕으로 여러 암흑 물질이 혼합되어 있는 강한 독성을 가진 액체로서 암흑 물질에 의해 기화 온도가 통상의 수은보다 높기 때문에 증기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피부에 닿기만 하는 것으로써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알리고 그에 이어 행여 그 액체가 몸에 닿지 않도록 주의를 해 줄 것을 당부하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나는 다시 높이 날면서 포대들을 제거하고, 일린 그리고 라이마가 공중에서 비행을 행하는 병기들을 불꽃 혹은 빛을 일으키며 제거해 가면서 앞길을 열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자신의 근처에 이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
  "그 '기사' 의 모습은 발견하셨어요?"
  그 병기를 발견했는지를 묻는 일린. 그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화답을 하고서 이전에 자신을 지키려 하다가 손상을 당하고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여인에 의해 구조되어 행성 밖으로 나간 모양이라고 그의 근황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이전에 섬에서 자신이 만났던 여인의 이름이 마리아이며, 그가 바르코스 요새의 지하에 버려졌던 병기를 발견한 이후에 그를 되살리고 보살피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그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그러자 그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일린.
  "그에 대해서는 이전에 그 분을 만났을 적에 들은 바 있어요."
  그리고서 그에 이어 이전의 그 병기가 퇴각하는 군단의 대열에 이탈하여 일행과 전투를 행하다가 퇴각한 행위를 두고 바르코스의 왕 키에렌은 그것을 배신 행위로 간주, 그를 처형하여 요새의 지하, 그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강철의 자궁' 인근에 버렸으나, 마리아에 의해 발견되어 그가 수리를 한 이후에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그의 바르코스를 향한 투쟁 본능 역시 마리아에 의해 제거된 것 같다고 그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이후, 그에 이어 하나의 추측을 드러내려 하는 라이마.
  "그래서 이전과는 다른 감정이 그에게 나타나게 되었지요. 이후, 자신에게는 소중한 이가 있었다는 말을 마리아에게 한 일 등으로 말미암아 볼 때, 아무래도 그 감정이 그가 가지는 본성에 가까울 것 같아 보이네요."
  그에 대해서는 나 역시 그렇게 추측한 바 있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 역시 그렇게 추측을 하고 있었음을 알린 다음에 이후부터는 그가 도와준다고 믿어도 괜찮은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이제는 믿어도 괜찮을 거예요, 가까이 지낼 수 있다는 믿음까지 가지기는 힘들겠지만."
  그 물음에 그는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그 여인의 뜻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으로 삼을 필요까지는 없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는 도중에 일린과 라이마가 앞장을 서서 검은 물질로 이루어진 강에 머무르고 있는 병기들을 하나씩 파괴시켜 가면서 그 대열을 괴멸시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강들의 건너편에 서 있는 거대 병기의 모습은 점차 커져가, 이제 내 손바닥 크기의 1.5 배 가량에 이르게 되었다.
  "강을 건너기 전에 저 병기가 우리를 발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러다가 두 번째 강을 건너려 할 즈음에 걱정의 감정을 표하는 목소리를 내며 말을 건네는 크세비아. 그러는 동안 나는  좌우 상공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동체 좌우에 원통형 기관이 하나씩 장착되어 있으며 그 옆에 하나씩 삼각 날개가 붙어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서 동체 자체는 십자형을 이루는 길다란 비행체 3 대가 모습을 드러내어 나에게 미사일들을 발사하기 시작하고, 이에 내가 그 미사일들을 하나씩 격추시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비행체들이 하나씩 추락할 무렵, 불안해하는 목소리를 내는 크세비아의 물음에 대한 화답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아직까지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테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렇게 대답을 하면서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그러다가 비행체들에 이어 5 기씩 사선 대열을 이루며 모습을 드러내는 모서리가 주황색을 띠며 빛나는 유리로 이루어진 작은 비행체들까지 격추시켜, 이들을 깨뜨리면서 두 번째 강까지 건너가게 되었다.
  "긴장되시나 봐요." 그 때, 라이마가 나의 오른편 곁에 이르면서 그런 나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고, 그 물음에 나는 당연히 긴장된다고 답을 하고서 바로 앞에 큰 것이 있는데,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답에 이어지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라이마는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며,
  "걱정 마세요, 일단 저와 일린이 먼저 강을 건너 그것의 공세를 유인할 테니까 그 틈에 동력 기관 등을 파괴해 주시면 될 거예요. 아, 맞다. 우선 무릎 부분의 동력원을 먼저 파괴해 주세요. 형체를 파괴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하면 무릎 관절이 망가진 것처럼 그 역시 하반신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테니까요."
  그 물음에 알았다고 화답을 하는 나. 그 무렵, 일린과 라이마를 향해 거대한 인간형 기동 병기로서 손에 길다란 포신을 들고 있으며, 등에 이전에 만났던 병기와 같이 세 쌍의 날개를 등에 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병기의 모습을 보자마자 라이마가 앞장서서 라파라엘의 주변 여섯 곳에서부터 하얗게 빛을 발하는 선을 그려내어 그 선이 인형 병기의 양 어깨에 닿도록 하기 시작하고, 그와 더불어 자기 자신 역시 검에서부터 빛을 발하도록 한 후, 그 검을 휘둘러 검에서부터 초승달 모양의 빛이 그려져 병기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도중에 병기의 등에서부터 하나씩 구체 비슷한 물체가 날아오르기 시작하더니 라이마의 위쪽 뒤에 위치하고 있는 일린을 향해 나아가면서 자신의 주변 3 방향으로 짧게 노란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만들어 그 칼날을 마치 바람개비처럼 회전시키면서 일린이 위치한 곳과 그 주변 일대로 나아가도록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 역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일린을 지나치는 것을 골라 그것들을 격추시키려 하고 있었다.
  구형 물체들을 나와 일린이 격추시키는 동안 라이마는 자신과 소정령이 합세하여 계속 타격을 가하여 어깨와 무릎 관절을 폭파시키고 흉부에 모든 공격을 집중시켜 결국 흉부의 갑판을 파괴하고 그 내부의 장치로 소정령의 빛이 집중되도록 하였고,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그 흉부의 장치가 계속 이어진 빛의 공세를 견디지 못한 채, 마치 피처럼 붉은 불꽃을 분출하면서 행동이 정지되었다.
  이후, 병기는 흉부에서부터 계속 불꽃을 일으키고 그와 더불어 노란 빛을 주변 일대로 발산하고, 날개들이 부러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로의 검은 물질을 향해 추락해 가기 시작, 그리고 잠시 후 마침내 수로에 닿은 인형 병기가 붉은 불꽃으로 이루어진 반구체를 만들어 내면서 자신의 몸을 이루는 부분들을 폭발에 의해 일어나는 충격으로 인해 불꽃 속에서 소멸시키거나 격렬히 주변 일대로 발산하면서 그 모습을 감추었고, 그 이후로 하나의 목표가 된 거대 물체를 향한 앞길을 가로막는 마지막 장애물이 그것으로써 사라지게 되었다.
  그렇게 세 번째 수로를 지나치면서 눈앞으로 병기의 모습이 상반신의 일부분만 보이면서 그 모습도 눈이 비추는 상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커지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그 거대 병기는 지금껏 수로에 머무르고 있었던 모든 병기들을 파괴한 나를 비롯한 세 명의 모습을 주시하면서 악마의 눈처럼 보이는 그 붉은 눈동자를 유난히 붉게 빛나도록 하고 있었는데, 그 색이 마치 핏빛을 연상케 하는 것이어서 바라보면서 바로 불길한 느낌이 들게 되었다. 그 때, 레반테아가 위험을 감지했는지 붉게 깜박이기 시작. 그와 동시에 레반테아를 통해 샤리에나가 다급해진 목소리로 병기에 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전방에 보이는 병기의 이름은 '아르켐(Arcem)' 으로서, 모글레이(Morglay) 의 정보가 이식되어 모글레이라 인식이 되는 그런 존재이지요. 아르켐의 기본 무장은 머리와 팔, 다리 그리고 흉부와 등에 장착된 5 종이지만 모글레이의 정보와 병기가 이식된 이상, 모글레이에 사용되었을 법한 무장이 추가로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 그에 대한 염두 역시 하셔야 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나기 무섭게 갑자기 아르켐 혹은 모글레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거대 병기가 일행으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더니 아르켐이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마치 짐승의 목소리와 같은 괴성을 내지르더니 그에 이어 다시 일어서면서 오른발부터 먼저 앞으로 내밀어 지면을 두드리려 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